세상의 모든 리뷰 -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김리뷰 지음, 김옥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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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세상의 모-든 리뷰, 특히나 사이에 하이픈이 아니라 물결표를 잔뜩 넣어주고 싶은 기분까지 든다. 심지어 내 필요에 따라서 무시하고 싶은데 나는 보장받고 싶은 것으로 그가 직접 리뷰한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지키지 않으면 본인만 손해라지만, 확실히 저작권이 갖고 있는 느낌은 나 역시 요즘 표현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랄까? ^^;; 이 책에 사용된 사진이 무료 이미지라 조금은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친절한 설명이 있었지만, 책에 사용된 사진들이 글을 더욱 유쾌하게 만들어주었고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는 것을 꼭 언급하고 싶다. OK툰을 그리는 김옥현이 함께한 만화들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리뷰왕 김리뷰의 리뷰는 보통 우리가 접하는 리뷰와는 다르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천재로 추앙 받는 그의 말에 그다지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고 할까? 그런 말을 들을 때 마음속에서 슬며시 고개를 드는 약간의 비뚤어진 마음을 그는 정확하게 캐치해낸다. 그러고 보면 말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책을 사라, 있다면 한 권 더 사서 선물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 잔망스럽다라고 한다. 이 표현을 소설 소나기에서 처음 접했었는데, 사실 자주 사용하는 표현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이 표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런 배달은 아니지만, 한국인을 배달의 민족이라고 평하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외국에서 지내보면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한국의 배달문화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편리한 것인지 말이다. 정말이지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데 배달문화도 한 몫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또한 언어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성질 급하기로는 다른 민족 부럽지 않은 한국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맨 나중에 나오는 한국말의 조합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아마 나부터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는 말을 꽤나 써왔던 거 같아서 더욱 이 리뷰에 공감이 갔다. 사실 언어라는 것은 사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한다고 하는데,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이 갖고 있는 딜레마는 꽤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욕 문화가 발전했다는 것도 역시나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도 상당히 많은 비속어가 사용되어 있는데 한국인과 한국어의 상충작용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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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처럼 여행하기
전규태 지음 / 열림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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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그동안의 인연과 과감히 결별하고 떠나라"

췌장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저자에게 주치의가 남긴 충고였다. 그리고 과감히 결별하고 여행을 떠났던 그는 생의 끈을 이어서 세상을 부유浮遊하며 살아가게 된다. 간이역에라도 앉아 있어야 여행의 갈증이 풀리던 외할머니와 함께한 어린시절 그리고 열두살에 징용된 엄마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다렌에서의 순환기차의 추억까지, 어쩌면 그에게 여행은 하나의 각인이 아닐까 싶다. 왠지 베아트리체를 보고 마음을 빼앗긴 단테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문득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단테처럼 여행하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문인이자 대학교수였던 그의 여행기는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색채가 강하다. 그래서 삶, 죽음, 사랑을 다룬 산문집이라는 생각을 가끔은 했다. 특히나 사람들은 혼자 여행하고 사랑하고 죽는다라는 말이 어찌나 마음에 와닿는지 말이다. 특히나 기적적으로 양방통행이 이루어져도 일시적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은 내가 갖고 있었던 헛된 집착들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래도 여행을 떠나기 전 고마운 사람의 초상화라도 그려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배운 드로잉 작품이 실려 있어서 참 좋았다. 사실 그림이 참 좋아서 책을 다 읽고나서도 다시 한번 그림만 찾아봤을 정도긴 하다.

그런데 제목에서 자꾸만 영향을 받은 것인지, 단테의 신곡을 읽을 때의 난해함이 자꾸만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마음의 렌즈로 찍은 기억의 앨범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 그렇구나. 나도 여행을 참 좋아하는데, 사진은 그다지 찍지 않는 편이다. 물론 사진을 잘 찍는 남편이 있기 때문에 미뤄두는 것도 있지만, 나만의 감상을 가슴으로 머리로 기억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은 같은 여행지를 떠올리면서도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나름의 재미이다. 그동안 내가 읽은 여행기가 사진으로 찍어서 남기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기억의 앨범으로 남긴 것이 아닐까 한다.

아마 그래서 그의 아마존 여행기가 더욱 인상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위태롭다던 격류도, 잔잔한 본류로 접어들어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남겨져 있지 않지만 말이다. 사람들의 무게로 균형을 유지하며 그 위험한 물살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정말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여행기도 왠지 그 모습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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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블루 워터파이어 연대기 1
제니퍼 도넬리 지음, 이은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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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 자리잡은 인어왕국 미로마라의 공주 세라피나는 도키미가 있는 날 강의 마녀인 이엘레의 부름을 받는 악몽과 함께 잠에서 깨어난다. 도키미는 4천년동안 미로마라를 지배하는 메로빙거 왕조를 연 메로우의 후손임을 인정받고, 약혼을 결정하는 의식이다. 도키미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왠지 마음이 변한 거 같은 황태자와 그녀를 질투하는 시녀에 마음을 다치기도 하고, 친한 친구의 방문에 더없이 행복해하는 공주이기 이전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10대 소녀 세라피나다. 우여곡절 끝에 훌륭하게 의식을 마무리하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엄마의 눈길에 뿌듯해하던 것도 잠시, 그녀는 여린 인어공주에서 미로마라의 여왕으로 그리고 나아가 바다를 지켜야 하는 수호자로 나아갈 것을 요구 받게 된다.

인어라는 존재부터 남극의 바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 고대 괴물 아바돈까지 이 모든 것은 4천년 전 바닷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비의 낙원 아틀란티스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곳을 지배하던 위대한 여섯 마법사들의 후손들이 한 시대에 태어나고, 아바돈을 이용하려는 사악한 무리들이 등장한다. 강의 마녀는 그들의 사악한 의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여섯 명의 인어들을 자신이 있는 올트강으로 모이게 만든다. 추격자들을 피해 거울속으로 들어가 두려움을 먹고 사는 로림의 덫을 빠져나오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세라피나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아는 동화 인어공주에서는 언니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동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아서 동생을 살릴 방법을 구한다. 하지만 21세기에 등장한 인어공주는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라내면서 사랑에 눈물짓다 물거품이 되는 공주가 아닌 좋은 지도자로 자신의 왕국을 지켜나갈 인어여왕으로 성장해나갈 것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워터파이어 연대기 1편인 딥 블루는 그녀를 사로잡으려고 하는 죽음의 기사들을 피해 올트강으로 향해 가는 세라피나와 닐라의 모험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른 4명의 인어를 만나게 되고 강의 마녀를 이끄는 바바 브라저에게 사건의 전말을 듣고 소녀인어들은 자신들의 힘을 믿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긍정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사고가 부딪치기도 하고, 결국 한 명의 소녀인어가 떠나가기도 하지만, 남은 소녀들은 피의 맹세를 통해 아바돈과 맞설 것을 맹세한다. 책을 내려놓을 틈도 찾을 수 없이 빠져서 읽다보니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1편이 끝나버려 순간 멍해지기도 했다.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1편만으로도 환상적이면서도 더없이 흥미진진한 모험기인 워터파이어 연대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것을 생각하고 쓴 작품이라는데, 빨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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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져라, 내 마음 - 다시 나를 사랑하게 만든 인생의 문장들
송정림 지음 / 예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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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은

자꾸자꾸 착해지는 것입니다.

착해져서 다른 이의 삶을 부드럽게 하고

착해져서 나의 삶도 부드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16p)

착하게 살면 손해 보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끔은 그런 말에 공감하기도 했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샘내기도 했고, 그래도 내가 속한 무리 중에서는 유행가 가사처럼 내가 제일 잘 나갔으면 한 적도 많다. 그래서 때로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유를 스스로 깨우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 자꾸자꾸 착해지고 싶다는 송정림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그런 마음을 먹었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왜 나에게 주어진 기적과 같은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곁눈질을 하느라 바빴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그 어떤 이유도 아니고,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착해지기로 결심했다는 말 참 와 닿았다. 사실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나 홀로 부드럽게 흘러가며 살아갈 수는 없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내 삶이 순해지고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내 주위의 사람들도 당연히 그러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읽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좋아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독일인들은,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그리움'이라는 뜻의 'Sehnsucht'를 꼽는다고 합니다.

마음에 그리는 그림, 그리움...... (40p)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인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217p)

그때마다 소설가 강태식의 글 <페달을 밟아라>

간직해두었던 문장을 꺼내봅니다.

졌지만 달렸잖아.

페달을 밟았기 때문에 루저가 된 거잖아.

화낼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

싸우지 않으면 루저도 될 수 없다.” (81p)

사실 이 리뷰를 쓸 때쯤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았었다.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야구팀 한화이글스가 오래간만에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는 상황에서 자꾸만 패배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속으로 1점자 패배라니, 코 앞에 있는 승리를 뺏긴 기분이었다. 나 이제는 다시는 야구를 안보겠다며 투덜거리다 친구들의 놀림만 잔뜩 받고, 다시 서재로 돌아왔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며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이 너무 많아 따로 정리해놓았던 노트에서 이 글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처럼 엄청난 점수차이로 지거나 이미 가을야구와는 저 멀리 멀어져 있었다면 솔직히 지금처럼 화가 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작년만해도 인터넷을 통해 순위를 확인하거나 그조차도 안 하던 것이 일상이지 않은가? 그러고보면 8월이 넘어서까지 야구에 관심을 갖고 시간날때마다 경기를 챙겨볼 수 있게 된 것도 결국은 내가 응원하는 팀이 삐걱거리더라도 달려나가고 있고, 끝까지 싸우면서 만들어내는 기적 때문이 아닌가? 왜 그 소중한 기적을 즐기지 못하고 더 큰 것에만 자꾸 욕심을 부렸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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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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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해결책은 가위바위보 코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한중일 삼국이 가위바위보를 한다. 한국 아이들은 '가위바위보', 중국 아이들은 '차이차이차이', 그리고 일본 아이들은 '장켄폰'이라고 외친다. 말은 달라도 호흡만 맞추면 빠르거나 늦지 않게 동시에 손을 내밀 수 있다. 그래서 절대 승자도 없고 절대 패자도 없는 가위바위보에서는 기러기의 편대비행처럼 날 수 있는 것이다. (49p)

절대적인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는 가위바위보를 통해서 복잡다단한 한중일의 관계의 균형을 잡고자 하는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이 쓴 이 책은 일본에서 10년전에 출간되어 일본 입시문제에서도 지문으로 등장할 정도로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다행히 이번에 한국어로 옮겨지면서, 일본어판과 합본으로 하여 출판돼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동북아시아에 자리잡은 3개국인 한국, 중국, 일본은 대륙과 반도 그리고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어령의 대표작인 축소지향일본인에서 언급한 것처럼 섬인 일본은 바위라고 할 수 있고, 펼친 형태를 갖고 있는 대륙의 중국을 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대륙과 섬 혹은 바다를 점유하고 있는 해양세력은 끊임없이 패권을 두고 충돌을 하는 형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 중간에 선 반도가 가교역할을 하면서 공존을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반도성을 잃어가면서, 균형이 무너지면서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역시 우리가 갖고 있는 고유한 능력을 인식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삼국의 공존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우리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통합해나가며 가위바위보 문명론을 설계해나간다. 동양의 역사 문화 정치뿐 아니라 서양의 것을 비교해가며 드러나는 동양이 갖고 있는 나름의 문화를 규명하고, 거기에서 다시 한국 중국 일본으로 좁혀오는 과정은 눈으로 읽으면서도 입으로는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특히나 서양의 동전던지기와 비교하여 동양의 가위바위보가 갖고 있는 의미를 탐구하며 동양인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탐구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최강자도 최약자도 존재하지 않는 가위바위보 문명론은 마치 기러기의 편대비행 같은 모습인데, 요즘 시대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적화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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