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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모험 - 인생의 모서리에서 만난 질문들
신기주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7월
평점 :
‘인물과 사상’ 그리고
‘에스콰이어’에서 진행한
16명과의 인터뷰를 묶어낸 <생각의 모험> 이
책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각기 다른 주파수를 가진
두 사람이 질문과 답으로 마주하며 이루어지는 통찰, 그리고 지혜를 탐구하는 과정은 이 책에서 담겨 있는
인터뷰 내내 이루어지는 일이기도 했다. 거기다 비슷한 주제로 2사람씩
묶어놓아서, 마치 생각이 교차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다른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책에서 인용된 폴 발레리의 “내가 늘 내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또한 몇 일전에 읽은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를 쓴 정신과 의사 김혜남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여러가지의 축을 갖고 살아가기 마련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가질 수 있는 생각의 축을
한층 늘려주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글들이 너무 많아서, 도리어 리뷰를 쓰기가 힘들다. 강신주, 김혜남, 주진우, 고종석, 강준만, 한상진, 장하성, 정태인, 정관용, 왕상한, 표창원, 김호기, 천명관, 원신연, 배병우, 황두진. 익숙한 인물도 있었고 낯선 이름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다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은 인터뷰이다. 주진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는 침묵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하는데, 문득 얼마전 읽은 다니엘 튜더 책이 떠올랐다. 그
역시 우리 사회에 피로가 너무나 누적되어 있다고 말하는데,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 공감하고
있는 내가 안타깝기도 했다. 또한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그 어떤 생각도 해볼 수 있다라고
말하는 표창원을 보며, 내가 어렸을 때라면 당연하다라고 생각했을 그 일이 지금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 알고 있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아마도 첫번째 인터뷰이였던 강신주의 삶을 관조하지
말라는 조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뿐만 아니라 나도 끼워놓고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생각하며 읽어서인지, 나 역시 생각의 모험에 함께한 듯 해서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