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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문 밖에 있다 -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일상 속 마이크로 어드벤처
앨러스테어 험프리스 지음, 김병훈 옮김 / 윌북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당신은 모험가지만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거든요."
2012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
‘올해의 모험가’, 앨러스테어 험프리스에게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모험가인 동시에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평범한 사람인 동시에 모험가로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 ‘마이크로 어드벤처’를 시작했다. 마이크로 어드벤처는 ‘작은’의 Micro와 ‘모험’을
뜻하는 adventure가 합쳐진 신조어로서,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모험을 뜻한다.
그는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모험은 문밖에 있다>를 통해 마이크로 어드벤처의 정수 38가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다. 출퇴근길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살짝 시간대를 바꿔야겠지만 ‘5 to 9’이라 하여
퇴근 후 그 다음날 출근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하기도 한다. 덕분에 자연 속에서 짧은 재충전을 하기도
하고, 익숙한 시간 속에서 낯선 풍경을 만나기도 하는 마이크로 어드벤처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어렸을 때 걸스카웃 활동을 한 것 말고는 나라는 사람은 모험과는 정말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 역시 ‘마이크로 어드벤처’를 조금씩은 즐기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애견과 산책을 할 때도 그렇다. 늘 사람을 위한 공간에 갇혀있는
그들이기에, 적어도 산책시간만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는 편이다. 물론
내가 두 마리의 애견을 동시에 컨트롤 할 힘이 조금 부족한 것도 인정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익숙한
산책로가 아닌 낯선 곳으로 발길을 향하게 될 때가 있고, 나에게 너무나 익숙했던 집 근처에 이렇게 아담하고
한적한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있었다. 그 역시 나름의 ‘마이크로
어드벤처’가 아닐까 한다.
물론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책이라, 어쩌면 우리와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험을 살려보면, 도심이라고
해도 생각보다는 ‘작은 자연’이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지오캐싱(GEOCACHING)’같은 현대식 보물찾기에 도전하는 것도 마이크로 어드벤처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모험은 좋지만 잠자리가 불편한 것이 싫다면 ‘신용카드 자전거 여행’도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로마시대 사람처럼 방랑하기’이다. 이 모험의 포인트는 작지만 오래된 곳인데, 한국에도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들이 많다. 그 시대에 대한 책 한 권을 들고 떠나는 모험,
생각만해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