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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
미르카 크네스터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5년 9월
평점 :
무닌드라, 사실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번역자인 류시화에 대한 믿음으로
선택한 책이 바로 <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무닌드라에게 나 역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인도 벵골 지역 출신의 불교 스승이자 학자이며 20세기의
중요한 위빠사나 명상 스승이라고 한다. 눈앞에 마주한 사람들을 직접 가르치고 변화시키는것에 힘썼기 때문에, 딱히 그가 남긴 책 같은 것은 없는거 같다. 대신 그가 가르친 제자들이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그의 가르침이 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명상 분야와 불교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들의 ‘마음속의 스승’으로 알려진 분이기도 하다.
무닌드라는 자신이 가르치는대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했던
사람들은 무닌드라를 “진리가 구체화된 살아있는 화신”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무닌드라에 대한 일화가 많이 실려 있다.
기억에 남는 것이 정말 많았는데, 그 중에 “단순하고
편해져라”라는 메시지였다. 내려놓고 비우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찬미는 많이 듣게 된다. 하지만 그 다음 이야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땅콩 한봉지를 사기 위해 열정적으로 흥정하고, 우유배달이 오면 비중계를
들고 나가는 그에게 제자들은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무닌드라는 그럴 때, 단순한 삶과 바보는 다르다고 왜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게 두느냐고 말했다. 붓다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고 하면, 약간 세속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가르침이 조금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때도 있는데, 그래서 삶속에서 수행을 해나가는 무닌드라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다가온 거 같다.
이 책의 원제는 ‘Living This Life Fully, '이 생을 충만하게 살라'이다. 이 일화 역시 바로 그가 남긴 메시지와 참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자신이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며, 내 몸을
떠나는 법을 알고 싶다는 소년에게 무닌드라가 한 말이다. "몸안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몸 밖에서도
행복하지 않단다", 사람들은 어떤 것만 바뀌면, 혹은
어떤 것만 이루어내면 자신의 삶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막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다. 무닌드라의 말처럼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환경이 혹은 내 처지가 바뀐다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행복이 깃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명상과 수행을 하는 이유를 ‘길가에 자라고 있는 작은 보라색
꽃’을 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무닌드라가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