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 위대한 여성들의 일러스트 전기 라이프 포트레이트
제나 알카야트 지음, 니나 코스포드 그림,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20세기 영국 문학에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을 더한 버지니아 울프, 그녀는 특히나 의식의 흐름기법의 탁월한 해석자이자 실천자로도 알려져 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것이 난해하기도 하고, 또 그녀를 평생 괴롭혔던 신경쇠약과 우울증 그리고 자살로 이어진 삶에 대한 이야기 때문인지, 아니면 버지니아 울프하면 떠오르는 초상화의 느낌때문인지 그녀를 떠올리면 상당히 어둡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도서출판 이종에서 "Life Portraits"시리즈로 나온 <버지니아 울프>에는 평화롭고 따듯한 그녀의 일상이 담겨 있다. 수채화톤으로 그려진 그림이 그런 감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녀의 책상에 올려져 있던 물건도 그렇지만 형제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읽고 쓰는데 집착했던 버지니아와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던 바넷사, 두 자매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참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책을 오랜시간에 걸쳐 감상하고 나니 문득 <댈러웨이 부인>이 떠올랐다. 물론 이 책의 시작이 "그녀는 칼처럼 모든 것을 얇게 저미는 동시에, 그것을 밖에서 바라보았다."라는 댈러웨이 부인의 한 구절로 시작되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말이다. 댈러웨이부인을 읽으면서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그 내면의 이야기가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것이 독특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던 댈러웨이 부인을 통해서 그녀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도 그런 것이 아닐까? 내가 기억하는 우울한 색조로 점철된 시간도 있겠지만, 분명 이 책에서 보여주는 밝은 색조로 물든 시간도 있었을 테니 너무 쉽게 자신의 삶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는 속삭임이 들려오는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유의 손글씨, 시를 쓰다 - 따라쓰기로 연습하는 캘리 라이팅북
허수연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전에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직접 고른 시를 필사해보는 라이팅북을 만나고 정말 좋아했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마음을 위로해준다는 컬러링북은 나의 감각부족으로 잘 맞지 않았었다. 하지만 라이팅북은 그냥 눈으로 읽는 것과 손으로 써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시를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캘리그라피와 라이팅북이 합쳐진 캘리 라이팅북에 도전해보았다. 바로 보라빛소에서 나온 허수연의 <치유의 손 글씨 시를 쓰다> 굳이 출판사까지 밝힌 이유는 캘리그라피 도구소개를 보고 구입한 캘리그라피펜이 보라색이었다는 작은 우연 때문이다. 처음에 캘리그라피펜을 들고 나도 이제 글씨를 잘 쓰게 될 거라고 의기양양 했었다. 물론 나의 악필을 익히 알고 있는 친구들은 들은 체도 안 했지만 말이다.

일단 캘리그라피 라이팅북 가이드부터 차분히 읽어나갔다. 느끼기, 쓰기, 즐기기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캘리그라피는 내 예상과 달리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보다는 글의 의미를 글씨에 담아내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대로 시를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도 작가가 직접 고른 명시 48편의 좋은 구절을 캘리그라피한 작품과 자신이 담아내고자 하는 느낌을 메모해놔서 도움이 되었다. 이준관의 <구부러진 길>에서는 반듯한 길과 울퉁불퉁 구부러진 길을 어찌나 감각적으로 담아냈는지, 절로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학창시절 정말 좋아했던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에서는 작가가 담아낸 담백하고 초연한 느낌보다는 자꾸만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거 같아서, 내가 쓴 캘리그라피에는 밝은 웃음기가 잔뜩 배어 있는 거 같기도 했다.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는 나이여서 그랬던 것인지, 이 시를 배울 때 교실 가득 웃음꽃이 피어났던 기억이 참 강렬한 거 같다.

캘리그라피중 몇 개는 겹쳐 쓸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큰 맘 먹고 하고 보니 뒷면에 꽤 많이 번져서 다음장 글씨가 보기 좋지 않았다. 따라 쓸 수 있는 지면도 참 예쁘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 점은 아쉽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종이를 꺼내서 따라 써보았다.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흘림체보다는 마치 레고조각 같은 반듯반듯한 글씨체가 쉬워 보였지만 막상 해보니 내 맘 같지는 않았지만, 몇 번을 고쳐 쓰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게 나오면 참 행복했다. 덕분에 좋은 시 구절들을 여러 번 쓰고 여러 번 생각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 최진우 독한국사 최신 3개년 기출문제집 (시행처별) - 7.9급 공무원, 경찰, 경간부, 법원직
최진우 지음 / 배움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기출문제를 통해 정리를 하는것이 참 좋은데, 광범위한 분량을 다루고 있어서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뿐사뿐 교토 살랑살랑 고베 소곤소곤 나라 - 세 도시를 즐기는 오감만족 13가지 코스
비사감 지음, 소년장사 사진 / 마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특이해서 구입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교토로 여행을 다녀서 궁금하기도 했고요~ 관광위주가 아니라 일상속의 설렘을 잘 담아낸 책이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느리게 오는 편지 - 최돈선의 저녁편지
최돈선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후감을 쓰기 전에, 책에서 받았던 느낌이나 좋은 문장을 메모해놨던 노트를 옆에 펼쳐놓곤 한다. ‘최돈선의 저녁편지 <느리게 오는 편지>를 읽고 밤에 읽기 좋은 책’, ‘짙은 감수성이 배어있다그리고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 물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고 끼적여 놓은 걸 보고 어떻게 글을 시작해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출판사에서 올려놓은 책 소개에 사람들은 최돈선을 물빛의 시인’, ‘시인이 닮고 싶어하는 시인이라 부른다라는 문장을 보고 웃고 말았다. 최돈선의 시를 전에 읽어 본적은 없지만, 에세이로도 충분히 그런 감각이 전해졌다는 것이 조금은 놀랍다.

지인과 주고받는 편지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손으로 편지를 쓰는 사람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왜 이렇게 마음 아프던지.. 생각해보면 나도 편지에 대한 추억이 정말 많았는데, 이제는 거의 손으로 편지를 쓰지 않는다. 멀리 가버린 친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나도 모르게 그리움을 넘어 서운한 마음까지 편지봉투 안에 눌러 담은 채 우체통에 넣어버린 적도 있다. 그러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내 우편함에 담겨 있는 친구의 편지를 보며, 행복해하면서도 겸연쩍었다. 그래서 사실 내 맘은 그게 아니었다며 다시 편지를 쓰기도 했던 적도 있다. 그런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문득 손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볼까 하는 마음에까지 이른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내리는 저녁 숲 가에 서서>, 사실 나는 이 시를 영어로 공부했었다. 아 시에 공부라는 말을 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학창시절부터 나에게 시는 그런 대상이다. 그때 공부했던 교재를 꺼내보면, 청각적 요소와 시각적 요소의 대비나 현실과 이상향의 대비 같은 것을 표까지 그려서 정리해놨다. 그래서 책에서 이 시를 처음 봤을 때, 나의 반응은 오올!! 아는 시다!!!!’ 였다. 심지어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얼추 암기하고 있는 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앞뒤로 덧붙여놓은 글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이 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나름 익숙하다고 인식했던 시에서 느껴지는 낯선 감각이 참 좋았다. 따뜻한 밥을 지어놓고 기다리는 식구들이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했던가? 최돈선의 저녁편지는 그런 감정들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