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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과학관 - 세계 10대 도시로 떠나는 과학박물관 기행
조숙경 지음 / 살림 / 2015년 10월
평점 :
피렌체, 프라하, 파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스톡홀름, 워싱턴DC, 뮌헨, 도쿄에
이들 도시에 남겨진 과학자들의 흔적을 담아낸 ‘과학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는 <세계의 과학관> 단순히 과학관에
대한 소개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과학사도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1장은 과학박물관의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1851년 영국에서 개최된 최초의 세계 엑스포의 일화는 학창시절 잇몸에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돌아다녔던 대전
세계 엑스포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기도 했다. 가까운 미래를 미리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참 변함이 없는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21세기를
접어들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과학박물관 혹은 과학센터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계의 과학관에 대한 이야기, 그 중 몇 개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도시의 이미지와는 달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프라하에 있는 ‘케플러 박물관’이다. 프라하가 ‘천문학
혁명의 도시’라는 것도, 과학책에서나 보았던 케플러가 그렇게
어려운 삶을 살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종교와 정치적인 문제로 방랑하던 케플러가 가장 화려하게 보낸
시절이 바로 프라하였고 그 12년의 시간을 간직한 곳이 이 박물관이다.
최초의 SF과학소설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는 케플러의 ‘꿈’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통섭의 장이 펼쳐진 과학관들도 있었다. 세계 최초의 과학 체험
센터인 샌프란시스코의 ‘익스플로라토리움’과 뮌헨의 ‘도이체스 과학관’이다. 더불어
이들은 자국의 과학 중흥기를 담아내기도 했는데, 미국은 그렇다 치고 독일 역시 짧은 기간내에 정부주도로
과학의 혁신을 이끌어냈다는 것이 놀라웠다. 왠지 과학하면 독일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이것이 그렇게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었던 거 같다. 문득 케플러
역시 신교라는 이유로 독일을 떠났다는 것을 프라하편에서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익스플로라토리움에서는
과학자와 엔지니어, 기술자와 예술가가 협업하여 전시물을 제작하고 수리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끊임없이 꾀하고 있었다. 그리고 도이체스 과학관에서는
과학과 산업 그리고 과학기술과 사회의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과학관이라는 것 자체가 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