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할빈 하르빈 - 박영희 여행 에세이 도시산책 1
박영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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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르뽀작가인 박영희의 발걸음을 따라 낯선 도시로 떠날 수 있는 <하얼빈 할빈 하르빈> 하얼빈을 부르는 사람들의 발음을 제목으로 한 것처럼, 다양한 매력이 어우러져 있는 도시가 바로 하얼빈이였다. 물론 우리에게는 1901 10 26일 하얼빈역에서의 세발의 총탄으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있는 문구대로라면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擊殺))’한 일이 하얼빈에 대한 나의 기억의 시작이고 끝이기도 하다. 도마 안중근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이 하얼빈 국제 컨벤션 센터에 올랐을때, 그 공연을 관람하고 기념관을 방문한 작가의 발걸음이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내가 하얼빈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이와 비슷한 경로로 움직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도시산책>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이 책을 읽고 나니 하얼빈의 또 다른 매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겨울이 아름다운 도시 하얼빈은 만주를 통째로 삼키려던 야욕을 품고 있던 러시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했다. 심지어 지금은 중앙대가로 불리는 키타이스카야에서는 어지간한 것들은 100년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다고 한다. 거리뿐 아니라 모던호텔까지 이효석과 함대훈이 남긴 글에서의 정취까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니 관심이 가기도 했다. 아름다운 소피아 성당이나 러시아군이 세운 해방기념탑도 그런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거기다 앞서 이야기한 안중근 의사에 대한 것뿐 아니라, 중국의 3대 음악가로 추앙 받는다는 정율성과 조선족 문학을 지켜내고 있는 잡지 송화강의 이야기는 하얼빈의 다채로움의 한 축을 더하고 있는 듯 했다. 아무래도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 작가의 문체가 그런 것일까?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는 하얼빈의 풍경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한 문체와 어우러져 다른 여행에세이와 차별화되는 독특함이 있었다. ‘아시아의 산책로라고 하여 다음에 나올 책들이 2권 나와있었는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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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문답 - 내 삶을 성장시키는 물음과 대답
세바시 엮음 / 세바시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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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좋은 강연이라고 링크를 공유를 해줘서 알게 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 이제는 나도 매번 챙겨보는 강연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 프로의 최고 강연자들과 함께한 5분 인생 상담 영상 중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40개의 질문과 답을 모아 엮은 책이 바로 <성장문답>이다. 에필로그로 실린 팬과 프로듀서의 대화에서, 책으로 만들어져 내 마음을 건드렸던 대답을 곁에 두고, 만져보고 싶을 때 언제나 만져보는 그 맛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했는데, 나에게도 그런 대답이 여러 개 있었다.

"쉽게 상처받는 마음 약한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에 나온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마음도 근육처럼 단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자극받고 예민해지는 것은 바로 나도 알지 못하는 내면 깊은 곳에 상처가 있다는 이야기라고 한다. 때로는 별 일 아닌 것에 유난을 떠는 내가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조금 더 성숙하고 침착하게 행동하자고 수없이 다짐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나를 상처받게 하는 일들은 어쩌면 트라우마처럼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리어 계속 돌이켜보고 챙겨봐야 하는 지점이라는 조언이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고통받았던 시절의 나에게 그때 너는 무방비였지만 지금은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어라며 다독여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답이 끝날때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성장문답이 제시되어서, 자연스럽게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힘들어하는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궁금한 것들을 먼저 읽고 거기에서 파생되어 다른 질문들로 넘어가다보니, 시선이 가지 않는 질문들도 꽤 많았다. 나랑 동떨어져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막상 그런 부분도 챙겨 읽다보면 좋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궁금해했던 또 하나의 질문은 "인생의 철학이 없어서 고민하는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영향을 잘 받아서, 귀가 얇다 못해 없다라는 소리를 듣곤 해서 이 질문이 궁금했다. 딱히 내 인생의 철학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말이다. 그런데 나의 본성을 잘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답이 생각보다 간결했다고 할까? 그래서 도리어 내 본성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기도 했다. 그런데 글을 다시 읽다 보니 내가 가진 고민이 참 어이없는 것이었다. 그저 내가 원하는대로 사는 것이 내 본성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하는 것이 내 삶의 철학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삶의 철학이라는 거창한 말 때문에, 가장 쉬운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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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안드레아 - 열여덟 살 사람 아들과 편지를 주고받다
룽잉타이.안드레아 지음, 강영희 옮김 / 양철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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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은 책을 읽고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이상한 부분에 꽂히고 말았다. 아들이 편지에 쓴 비유적인 표현에 ‘urgent’라는 제목의 메일로 이것이 묘사인지 비유인지 물어본다던지, 자신이 오해를 받는 부분을 호소하고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되물어보는 부분이 그러했다.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해 본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요령이 없었던 것인지, 전철을 타기 위해 줄을 서있다가 엄마만 탄 적이 있었다. 다행히 다음 정거장에서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놀라기도 했고 그래서 울 뻔 했다는 식으로 농담을 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나는 그만큼 놀랐다는 뜻이었는데, 엄마는 성인이 된 딸이 대중교통 안에서 정말 울 거라 생각을 하고 진지하게 걱정을 하셔서 나름 해명을 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엄마에게 자식은 그런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사업을 야무지게 꾸려나가던 우리 엄마도 그리고 대만의 대표적인 지성이며 편지글에서도 깊이있는 사색과 성찰을 드러내는 룽잉타이도 그러하다. 아마도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의 일에서는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했다.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는 열여덟 살의 아들 안드레아와 오래간만에 만난 엄마 룽잉타이는 아들이 자신의 기억 속의 사랑스러운 안안(집에서 부르던 아명)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그녀의 이야기처럼 새로운 세상을 향해 수없이 떠나가는 자식의 뒷모습에 말없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엄마라지만, 성인으로 접어드는 아들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서 편지를 주고받을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3년간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편지에는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고통은 언제나 절대적이고 실제적이라는 룽잉타이의 조언이나 도덕의 적극성과 소극성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는 편지들도 기억에 남는다. 교환학생에 떨어졌다는 말에, '인생의 트랙 위에서 충분히 빨리 달리지 않으면 뒤떨어지고 만다'라는 교훈 같은 답이 돌아왔다면, 싫은 느낌이 들었을 거 같다. 하지만 편지이기에 그랬을까? 룽잉타이가 그런 말을 떠올리게 된 이야기를 함께 적어주니 그 말이 더 마음에 와 닿고 그냥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그녀의 삶이 스며들어간 한마디로 느껴졌다. 그것이 편지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거기다 이 편지가 연재되면서 함께 받아본 다른 사람들의 글이 함께 실려 있어서 좋았고, 책 날개를 보니 이 책을 포함하여 룽잉타이 인생 3부작이라고 불리는 책들이 다 출간될 예정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다가 엄마의 청소년 시절을 궁금해하는 아들의 편지를 보면서,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친구들과는 정말 다양한 주제로 참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막상 부모님과는 그러지를 못한다. 부모님 생신이 다가오면 쓰는 카드, 그 작은 지면도 다 채우지 못해서 굳이 글씨를 크게 쓸 때도 있으니 말이다. 너무나 뻔한 말 말고 그냥 일상의 안부도 말고, 정말 내가 관심이 있는 이야기 혹은 요즘 나의 고민을 편지에 담아 부모님께 보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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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진짜 여행에 대한 인문학의 생각
정지우 지음 / 우연의바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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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에 대한 책을 챙겨보려고 노력을 한다. 특히 내가 다녀온 여행, 그리고 앞으로 갈 여행에 대한 의미를 탐구해볼 수 있는 인문학적인 사색이 더해진 책들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읽은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도 여행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을 담아내고 있었다. 보통의 여행에세이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나름의 매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인생에 비유하는 말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 대한 에세이라지만, 또 인생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해서이다.

예전에 꽃보다 할배를 보고 무작정 대만으로 떠났던 적이 있다. 거의 방송에 나온 일정대로 움직였었는데, 정말 딱 TV속 이미지를 내 눈으로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신체와 이미지가 분리되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그저 예쁜 풍경들을 보았다라는 느낌만을 남긴 여행을 직접 경험해서일 것이다. 학창시절 친구와의 유럽여행도 유명한 관광지만을 숨이 찰 정도로 열심히 돌아다니다 마지막 여행지에서는 방전이 되어서 카페에 앉아서 이 좋은 곳에 와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름 고민했었다. 그래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우러져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여행에서 찍은 사진도 정리하며 사진이라도 남겼으니 다행이라며 좋아하기도 하고 그랬던 시간들에 더 좋은 추억으로 남기도 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열심히 공부해두었던 관광지의 이미지를 내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보다, 그 곳에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함께하는 것이 여행인거 같다. 그러고보면 나도 언제부터인가, 여행을 가면 골목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남긴 일상의 흔적에 더 눈길이 간다고 할까?

그리고 사람들이 여행에서 느끼는 자유와 거기에 당연하게 수반되는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그와 대비하여 힘겨움만 견디면 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에도 관심이 갔다. 또한 3부에서는 영화속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런 키워드를 들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비포 선라이즈도 기억에 남았지만, 나에게 남겨진 날이 단 일주일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원 위크에 대한 글이 참 좋았다. 아무래도 이 영화를 감상하고 다시 글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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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로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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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자들의 성지라 불리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를 여행중인(On the road)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온 더 로드> 이 책은 2005 EBS '열린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던 것을 바탕으로 2006년 출간되어 큰 사랑을 받다, 2015년 다시 새 옷을 입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전에 <인도에서 만난 길 위의 철학자들>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이 책과 비슷한 형식을 갖고 있었는데, 자신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혹은 내 삶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기 위해 아니 수많은 이유로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고, 그들의 길에서 배운 것들에 공감하게 된다.

나는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떠난 것뿐이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나를 좀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보통 아이들은 하지 못하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해 보면 그런 특별함은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간 여고생의 이야기였는데, 왠지 이 책의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기분이 든다. ‘카오산 로드에 머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의 길을 찾아 다시 발길을 옮긴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내가 번 돈을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부부가 다 일을 그만두고 1년 넘는 시간을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기 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시선조차 떠나지 못하는 우리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리고 이 책을 출간하기 전에도 그 후에도 세상을 떠돌고 있는 저자 역시 그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개정판 서문인 자기만의 여행을 한다는 것을 읽으며,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미리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상세한 정보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여 미리 여행일정을 정하다 보니, 요즘의 여행은 저자의 표현처럼 여행자의 낭만, 여행자의 야성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이 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한번 여행의 자유로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 느릿느릿 여행하는 것이 좋아서 예쁜 마을이 있으면 3~4일 머물며, 마을사람들과 어울린다는 부부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남편은 자유로운 여행을 좋아하는데, 나는 어느 정도 짜인 여행을 좋아해서, 작은 충돌이 일어나곤 했었다. 남편이 나에게 맞춰주는 편이라, 어느새 여행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낭만이 살아있는 여행을 해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자유라는 공기가 가득한 카오산 로드가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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