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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애니 베전트 지음, 황미영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이생망’, 이번생은 망했다를
줄여서 사용하는 말이 있다. 실제로 최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청년층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이런 유행어의 뒤에는 이번 생은 이미 망했으니 다음 생이나 기대를 해보자는 식의 마음가짐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나도 컴퓨터 게임처럼 삶을 리셋하거나 리플레이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삶의 의미를 탐구하고 채울 수 있는 철학에 관심을 갖곤 한다.
이번에 읽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도 그런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책 제목 자체가 철학적인
문제의식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을 넘어 종교 아니 그 너머의 신비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주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많이 했던 생각은 ‘아스트랄하다’였다. 이 표현은 “전혀
알 수 없는 이상한 상태를 [아스트랄]이라고 하며, 보통 [아스트랄하다] 라고
쓰인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내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
책의 느낌과 정말 닮아 있었다. 그러다 2장에서 ‘아스트랄계’가 나오면서, 어떻게
보면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착각에 잠시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물질계, 아스트랄계, 카말로카, 멘탈계, 데바찬, 불계와 열반계, 카르마
그리고 로고스의 생명력으로 유지되는 코스모스로 이어지면서 정말 착각일뿐이였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러시아의 신비사상가, 신지학 협회의 창립자인 헬레나 블라바츠키의 신지학theosophy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배경지식이 너무나 빈약했다. 헬레나
블라바츠키라는 이름이 익숙한 것 같아 검색을 해보니, 한참 노스트라다무스에 빠져있을 때 접했던 인물이라는
것 외에는 신지학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니 도리어 그 미세한 배경지식이 책을 읽는데
더 방해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내가 ‘아스트랄’이라는 표현을 환타지 문학에서 읽어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용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신지학에 대해 설명해주는 말 중에 ‘모든 종교는 신지학이라는 바위에서 잘려나간 조각’이라는 표현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다. 하지만 ‘기독교 경전’에 사용되었던 표현을 빌려 신지학 역시 ‘어린 아이도 헤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얕은 여울과 거인도 헤엄칠 수 있는 심연이 공존한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다 심연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나 자신을 하나로 결합했고 나 자신을 온전하고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다시 한 번 젊어졌으니 나는 영원의 주主 오리시스입니다. <사자의 서> 43장 1,3절 p047
진화란 휴면 상태의 잠재력이 실제 힘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p085
인간의 본성이 어떻든 외부 형태와 겉모습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정신이 고결하면 아름다운 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본성이 더러우면 소름끼치는 불쾌함으로 나타난다. P141
천국의 모든 한계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혼이 넓어지고 깊어질수록
천국도 넓어지고 깊어진다. P199
상황이 불공평해 보이는 것은 우리가 이 세계를 진화라는 맥락에서 떼어내어 조상도 후손도 없는 곳에 따로 놓고
보기 때문이다. P263
해방을 갈망하기 시작한 인간은 ‘행동의 결과에 대해 욕심내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이 말은 어떤 대상을 소유하고자 하는 바람을
자기 내부에서 서서히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P351
진화의 현 단계에 있는 우리가 어떻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영광을 꿈꿀 것인가.
P421
그 심연에서 그래도 내가 건져 올린 말로 리뷰를 마무리 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