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버스 다이어리 - 나와 책에 관한 소중한 기록
타커스 편집팀 엮음 / 타커스(끌레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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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는 독후감을 쓰는 것을 참 싫어라 했지만, 이제는 그냥 눈으로 읽는 것보다 글로 다시 한번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안다. 주로 인터넷 공간에 서평을 쓰고는 하지만,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책들은 노트를 마련하여 정리를 해왔다. 그 동안 써왔던 독서노트를 거의 다 써갈 무렵, 운 좋게도 새로운 독서노트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청명한 초록색 표지의 <북 러버스 다이어리,Book Lover’s Diary>이다. 눈의 피로감을 덜 수 있다고 해서 녹색 이미지를 많이 보곤 해서인지, 책을 읽고 나서 이 표지를 보면 눈이 편할 거 같다는 생각부터 든다. ‘책을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가장 특별한 선물이라는 수식어답게 구성이 아주 알차게 되어 있다. ‘나는 왜 책을 사랑하는가?’, ‘나는 어떻게 읽는가?’의 부제를 가진 짧은 글이 있고, ‘My Book Log’라고 하여, 64권의 서평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저자의 다른 책 또는 연관도서그리고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책을 읽고 한번 더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에 쓰던 독서노트에서도 좋아했던 부분인데, 리뷰를 쓸 수 있는 공간이 분할되어 있어서, 키워드를 정리해놓을 수 있는 면도 마음에 든다. 나중에 키워드 별로 정리를 해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리고 북러버스에게 어울리는 명화와 명언이 중간중간에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내 인생을 바꾼 책’, ‘내가 좋아하는 소설 캐릭터’, ‘가보고 싶은 책 속의 장소같이 재미있는 주제로 다시 한번 자신이 읽은 책을 돌아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는 그 주제에 맞는 질문들이 더해져 있었다. 예를 들면, ‘선물받은 책혹은 내가 선물한 책의 주제에서는 누가, 언제, 라는 질문이 있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확장해볼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디자인과 장정이 아름다운 책의 경우에는 그림을 더할 수 있는 공란이 주어져 있기도 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이 책에서 본 좋은 글로 마무리를 해볼까 한다.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다. 책은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가장 현명한 상담자이자, 가장 인내심 있는 교사이다. -찰스 W. 엘리엇, 전 하버드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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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리사 고이치 지음, 김미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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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냥 가게 해다오, 가고 싶어."

여든 다섯에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결정하고자 하는 엄마 밀리 고이치와 엄마의 선택을 존중하며 ‘2주 동안의 작별파티를 함께한 딸 리사 고이치의 이야기를 담은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14> 더 이상 신장투석을 받지 않겠다는 엄마의 발표에 리사는 자신은 어떤 죽음을 원하게 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자신의 삶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시한부 삶을 선택한 그녀와 달리 나는  갑작스러운 죽음 1순위 선택이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또 엄마가 천국에 가서도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을 챙겨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행복하게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이 마지막 입을 옷까지 고르는 것을 보면서, 어이없는 발상일지 몰라도 마치 출산을 준비하는 가족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죽음의 형태에 있어서만은 꽤 확고하게 지켜왔던 나의 마음이 흔들릴 정도로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죽음은 그렇게 행복한 이야기일 수 만은 없다. 행여나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 오해를 해서, 오랜시간 교류해온 신부님의 발걸음을 막을 정도로 강인하게 보이던 그녀지만 말이다. ‘부서진 영혼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은 힘들어한다. 화학치료나 기계같은 인공적인 수단에 의지하여 살지 않겠다는 엄마의 선택은 자살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신부님의 말에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다시는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없고, 엄마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에 수없이 무너지기도 한다. 가족과의 이별은 그래서 힘이 들다. 냉정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꽤나 무덤덤하게 그 시간을 받아들였던 나였지만, 일상속에서 느껴지는 그 공허함은 심장을 쥐어짜는 것과 비슷한 아픔을 주곤 했었다.

그래도 매번 더 큰 힘을 내서 엄마와의 시간을 가꾸어 나가는 모습에 그녀의 엄마와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한없이 길게만 느껴지기도 했던 지극히 짧은 시간이 흘러, 그녀는 ‘49 3개월 24일째의 내 인생에서 엄마 없이 일어나는 첫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시간을 담아낸 이 책은 가족의 사랑이 갖고 있는 큰 힘을 오롯이 담아냈다. 아직 2016년이 한참 남았지만, 2016년에 읽은 책 BEST 5안에 들어갈 거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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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마음으로 깊이 듣기 -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지구, 평화, 행복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 시공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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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불교 지도자, 평화운동가, 명상수행가 그리고 4대 생불(生佛)인 틱낫한 스님의 < 깨어 있는 마음으로 깊이 듣기>은 자꾸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불과 몇 일전에 일이었다. 이왕이면 푸르른 공원을 거쳐서 은행에 들렸다가 집으로 가겠다며 발걸음을 옮겼었다. 하지만 어느새 나는 집근처에 도착해있었고, 은행은커녕 가는 길에 지나는 공원의 풍경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차를 마시면서도 다음 업무를 고민하나요?”라는 질문에 뜨끔하기도 했고, “한 걸음 한 거름이 삶의 기적을 누리는 기회입니다라는 말에 내가 놓친 순간들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매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다른 것에 정신을 팔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그저 스쳐가는 기분이 든다. 마치 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 더 큰 행복을 위해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지금 이 순간을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까?

생각해보면 나는 늘 생각이 많다. 때로는 너무 재어 보느라 행동으로 옮기지를 못한 채 넘어가기도 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생각을 비우는 것이 참 어렵다. 예전에 친구와 함께 템플스테이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잡념을 비워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요가를 하면서도 명상의 시간이 가장 어렵다. 그래서 그 부분에 신경을 쓰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지구별의 일부이자 지구별과 하나인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은 생각을 멈추는 것에 있었다.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지구별과 호흡하는 그 순간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는 것, 책을 읽다 말고 아주 잠깐 해보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지구별과 함께 숨쉬는 법을 계속 실천하다보면, 내가 누리고 싶은 행복이 현실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몸을 진정시킨다.

(숨을 내쉬며) 내 몸은 평화롭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지구 어머니 품에서 쉰다.

(숨을 내쉬며) 나는 모든 고통을 지구별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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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 현대 미술을 만나는 가장 유쾌한 방법, 싱글녀의 오춘기 그림토크
권란 지음 / 팜파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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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감상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현대미술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무제혹은 단상이런 식의 제목이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비어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내 생각과 감정을 더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 <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을 읽으면서 현대미술의 또 다른 재미에 빠져들게 되었다. 공성훈 <>, 유한숙 <그래 넌 성공하겠다>, 손종준, <자위적 조치(Defensive Mesure)>, 김태동<데이 브레이크Daybreak> 책을 다 읽고나서도 마음에 오래 남는 작품들이 정말 많았다.

이수경 <번역된 도자기>는 작가의 말처럼 나 역시 꼭 갖고 싶은 작품이 되었다. 깨진 자기를 맞춰서 그 틈을 금으로 채워낸 만들어낸 화려한 모습에도 눈길이 갔지만 오롯이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인생의 이 가는 순간, 탄생되는 것들이라는 소제목이 내 마음에 와 닿았고, 그 것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내가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싶을 때, 이 작품을 평생 곁에 두어도 질리지 않을 거 같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수경의 작품 역시 그런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의 저자인 권란은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겼냐고 목놓아 울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그녀의 인생 선배이자 언니는 교만한 생각이라고 답해주었다. 그런데 나 역시 그런 교만함을 아직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슬픔을 피할 수 있다면 행복도 어느 정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상처를 받을 때마다 더 크게 흔들리고 좌절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던 거 같다. 문제는 그때의 나뿐 아니라 지금 그리고 미래에 힘든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 나는 여전히 교만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 작은 흠집이 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에게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아 탐이 난다.

그리고 난다의 <시선의 제물>, <콩다방>이라는 작품들도 참 좋았다. 대학시절 동기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들어가니, 다들 너무나 당연히 그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하곤 했다. 아마 그런 전제들이 적령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다는 이유로 나에게 확인없이 쏟아지는 이야기들은 난처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내가 뭔가 부족한 사람인 느낌마저 들게 했다. 난다의 작품은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그래서일까? 책에 인용된 버지니아 울프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타인의 시선은 우리의 감옥이고, 타인의 생각은 우리를 가두는 새장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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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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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의사항에도 나와있듯이 <외로운 미식가>는 요리책이 아니다. 하지만 인생의 순간순간을 수놓고 있는 맛에 대한 이야기이다. 할머니의 가자미 식혜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어린시절의 작가의 이야기처럼 그리고 그 맛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린시절의 나는 야채를 즐겨먹지 않았었다. 그래서 야채를 먹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곤 하셨는데, 지금와서 그런 방식으로 먹는다는 것은 손발이 오글거리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맛이 절대 나지 않을 것임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음식에는 단순한 맛뿐 아니라 추억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오 이 맛있는 인생이라는 감탄사를 소리 내어 읽으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기도 했다.

"공부를 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어색해지는 것들, 사람 사이의 일이 참 어렵다."'

흰우유를 건내준 친구와 우정을 쌓게 되었던 학창시절의 이야기와 이제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책까지 읽게 되는 지금의 모습은 나랑도 참 닮아 있었다. 내 주위를 돌아봐도 거의 학창시절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그때는 생각해보면 참 쉬웠던 거 같다. 엄마들끼리 친해서 나도 자연스레 친해진 친구, 혼자 학원에 가기 싫다고 함께 가자던 친구와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다. 그때는 마음의 벽도 별로 없었고, 왜 나에게 친절한 것인지, 혹은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인지 그런 계산도 그다지 없었던 거 같은데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이라던지, 인맥을 쌓아가는 법을 고민하다보니 더욱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의 생각에 빠져들면 그 생각을 먹고 감정은 계속 몸집이 늘어난다".

먹지 않는 것도 음식 메뉴를 고르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하지 않는가? 가끔 늪에 빠졌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때가 있다. 그대가 딱 그렇다. 끝없이 분열하는 나의 생각과 상상속으로 점점 끌려들어가는 기분이랄까? 그럴때 필요한 감정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요즘 사이다를 마신거 같은 글, 혹은 고구마를 몇 개 먹은 듯한 글,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일까? 그런 감각을 물리적으로 바꾸는 법을 시도하는 것이 참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 마음이 이렇게까지 답답했구나, 라며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일거 같아서 꼭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정말 인생의 맛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살아가다보면 종종 생각이 나는 그런 책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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