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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니체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ㅣ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7
이진우.백승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에서 펴내고 있는 ‘인생 교과서’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에게 묻고 싶은 질문과 오랜시간동안 연구해온 대한민국 학자가 풀어내는 답을 만날 수 있다. 하나의 질문에도 때로는 각기 다른 시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현자 19명에게 건네고 싶은 질문이 겹치는 경우도 많아서 나름 비교를 하면서 읽어볼 수 있기도 하다.
니체 편의 서문은 “인생교과서의 질문을 아리아드네의 실 삼아 탐색해본다.”라고 마무리 하고 있었는데, 인생 교과서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
한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나온 ‘아리아드네의 실’은 ‘문제를 푸는 실마리, 또는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열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삶의
미로를 빠져나올 수 있다. 그래서 인생교과서는 인생의 미로를 빠져나올 수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이기도
하다.
니체 편에서는 이진우, 백승영 교수와 함께 니체에게 묻고 싶은 23개의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니체 편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는 자꾸만 헨젤과 그레텔의 빵가루가 떠올랐다. 일단은 빵가루를 여기저기
뿌려놓고 있는 기분이랄까? 생각해보면 내가 뿌린 빵가루는 어쩌면 동물이나 새가 먹어버릴 수도 있고, 말라 비틀어져 사라져버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내 나름의 길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흔적 같기도 하다.
실존주의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이 아직은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인 거 같다. 특히 죽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니체가 이야기하는 이성적 죽음관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성적 죽음은 차라투스트라의 말처럼 산 자들의 삶에 '자극'의 되고, 삶에 대한 '굳은
서약'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효용을 갖은 죽음일 수 있다. (90P)” 과연 이러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가
말하는 ‘위버멘쉬(ubermensch)’의 해석을
초인(超人)으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다 난해했던 것은 아니다. ‘네트워킹 시대에 왜
고독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읽을 때는 스마트폰에 있는 ‘방해금지모드’가 갖고 있는 딜레마가 느껴지기도 했다. ‘연결의 광기’라고 표현할 만큼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시대에서는, 스마트폰을
끄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조차 어렵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자아와 창조를 원한다면 "너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라!"고 권하는 것이다. (179P)”라는
말이 기억에 더 남는다. 어쩌면 자신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기는커녕 스마트폰의 전원조차 끌 수 없는 사람들의
세상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의미 있게 읽게 된 부분이 바로 욕망과 충동에 대한 부분이다. 여기에서는
다시 한번 ‘삶을 거스르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된다. ‘삶을 위한 삶’과 ‘삶을
거스르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도 니체는 언제나 그 자체를 직시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삶, 죽음,
행복, 고독, 그리고 욕망에까지도 말이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다룰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에
대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래서 니체의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어떤 격렬한 충동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는 우리의 권능 밖에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가, 이 방법으로 효과를 거두는가 못 거두는가 하는 것 역시 우리의 권능 밖에 존재한다. 오히려 이 과정 전체에서 우리의 지성이 우리를 괴롭히는 격렬한 충동의 경쟁자인 다른 충동의 맹목적인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2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