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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2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이렇게 책의 템포가 다른 책은 오래간만인거 같다. 느리지만 아주 견고하게
서사구조를 쌓아가던 1권과 달리 2권에서는 빠르게 아니 거의
폭발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1권에서는 한 장만 등장해도 충분했던 원형의 별자리 지도가 2권에서는 수없이 등장할 만큼 이야기의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덕분에 600페이지가 훌쩍 넘는 2권을 1권보다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천체의 역학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간의 관계와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 번 챙겨보며 고민하다보니 어느 정도 가늠이 되는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2권에서는 변호사의 일이 자신의 적성과는 맞지 않다며 금강사업을 하겠다던
월터 무디의 활약이 더욱 눈부셨다. 길잡이 역할을 해주던 1권과
달리 주도적으로 사건을 이끌고 나가고 있어서, 더욱 그의 매력이 반짝이는 느낌도 든다.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에디 레드메인이 이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소설은 내용을 쓰기가 참 만만치 않다. 다만 골드러시시대에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았던 황금, 심지어 ‘역연금술’이라는 표현이 나오기까지 했던 그 시대적인 분위기와 프랜시스
카버와 안나 웨더렐의 활약(?)에 비해 사건의 전말은 조금은 순수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화제가 된 드라마처럼 악역의 활약에 주인공이 가려진 느낌이 들 정도로,
카버와 웨더렐의 캐릭터가 상당히 입체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뷰를 쓰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어쩌면 사람들의 탐욕으로
혼탁해진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이야기의 결말이 더욱 대비되서 그렇게 느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냥 평범한 시대에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그 시대에 던져지면서, 그리고
황도 12궁을 상징하는 12명의 인물과 얽혀지면서, 이렇게 거대한 사건으로 부풀어 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3대
문학상 중에 하나인 맨부커상 수상작을 좋아하는 편이라, 최연소수상과 가장 긴 작품이라는 기록을 세운
‘루미너리스’에 대한 기대도 매우 컸다. 소설을 읽을 때보다 읽고 나서의 여운이 깊어서 빠른 시간내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