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
최지연 지음, 최광렬 그림 / 라이스메이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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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생각을 말로 끄집어내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러다 딱 내 마음을 그대로 읽어낸 듯한 문장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연애 7년 결혼 3, 그래도 여전히우리는 연애 중입니다라고 말하는 <결혼은 아직도 연애중>이라는 책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S’와 작가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다 책이나 영화 같은 곳에서 본 문장으로 마무리 할 때가 많은데, 또 그게 매우 적절하기 때문이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에 겁을 먹고 있는 그녀에게 "연애의 결론이 결혼이 아니라, 연애와 과정에 결혼이 있기를. 우리 지금처럼 열심히 연애하면서 살자."라는 문구를 남편이 보내주는 것처럼 말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작은 바람을 잘 표현해준 말을 남편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나는 반대로 연애가 좀 짧은 편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결혼을 하고 꽤나 부딪침이 많았던 거 같다. 책을 읽으면서, 축의금의 금액으로 친구간의 우정도를 정하려고 하는 일 때문에 헤어질 뻔한 에피소드에서 찰리 채플린의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봤을 땐 희극에 가깝다"라는 말 역시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생각해보면 감정싸움이 많았던 것은 기억나는데, 그 이유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때는 정말 진지했고,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던 거 같은데 말이다. 심지어 일기장을 넘겨봐도 그때의 절절한 감정만이 살아 있을 뿐이니 말이다. 그런데 또 그 사람과의 시간을 돌아보면 따듯하고 행복한 느낌이 가득한 걸 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작가와 S가 함께해온 시간을 읽으면서 나와 그 사람이 만들어온 사랑의 시간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래서 포털사이트에서 5년째 책 분야 파워블로거로 선정되고, 온라인 서점에서 글을 연재하면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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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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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미생물이 만든 질병이라고?” 이런 제목의 웹툰을 통해서 알게 된 <10퍼센트의 인간> 진화생물학자인 앨러나 콜렌은 박쥐를 연구하던 중에 살인진드기가 옮긴 풍토병에 감염돼서, 독한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 받게 된다. 그 후 독한 항생제가 자신의 몸에 있는 미생물 특히나 착한 균들이 다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미 체내 미생물 사회가 붕괴되면서 위장 장애, 알레르기, 자기면역 질환, 비만 같은 21세기형 질병이 생겨난다는 과학적 증거가 발표되고 있던 때여서, 그녀의 연구는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

물론 나도 다이어트는 아주 간단한 산수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체중관리라는 것은 단순한 열량 계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주 극단적인 예로 철새인 솔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인간의 손에서 길러지는 정원 솔새도 야생 솔새처럼 급격한 체중 증가와 감량을 겪게 된다고 한다. 체중증가야 유전자에 새겨진 대로 과식을 하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긴 여행을 하지 않는 정원솔새의 감량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그녀는 여기에 체내에는 체중을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했고, 인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추론을 한다. 그리고 비만은 이 메커니즘이 무너졌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정말 많이 먹지만 살이 정말 찌지 않아서 가족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꿀을 먹이면서 살이 붙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덕분에 고등학교 때는 과 체중으로 고민이 많기도 했었다. 그래서 엄마 때문에 체질이 바뀌었다고 많이 투덜거렸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다이어트를 독하게 한 것을 시작으로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면서 저 체중을 유지하게 되었다. 책을 읽다 보니 이런 과정 특히 체질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온 것이 결국은 체내 미생물환경의 변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방접종, 항생제, 정소 소독 기술, 병원 위생 덕분에 인간은 감염병의 위협에서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이제는 21세기형 질병이 다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인간의 장에는 100조개의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있고, 4,000종의 미생물들이 대장에 자리잡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질병과 면역계에 크게 관여를 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의 몸의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미생물에 무심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심지어 불필요한 장기가 아닌가 했던 충수 역시, 면역세포와 미생물을 위한 안전가옥 역할을 하고 있었다니 놀랍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나 역시 항생제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고, 그러다 보니 내 장에 미생물환경이 지속적으로 훼손되었을 확률이 아주 높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를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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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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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설전하면 말싸움이 먼저 떠오른다.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에 담긴 두 분이 나눈 설전雪戰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웃게 만드는 유일한 다툼인 눈싸움의 의미이기도 하고, 설전舌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화라고 하기에는 수도자로 살아온 두 분의 지혜와 통찰이 만나서 더 큰 생각으로 더해지는 과정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법정 이번 기회에 선의 요체를 한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성철 날이 추우니까 핫옷(솜옷)을 입었지요?

법정 에...... 하하, 알겠습니다.

그리고 성철스님을 가까이서 모셔온 원택의 내레이션이 있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 부분이 없었다면 법정스님이 깨달은 것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었을 테고, 그러면 이런 선문답을 내가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거기다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이 더해져서 마치 나 역시 그분들 곁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기분마저 들었다. 정말이지 책을 읽으면서는 뭐처럼 너무 행복했다. 남아있는 페이지를 확인하며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서평을 쓰려니 참 만만치가 않다.

나도 성철스님을 만나 뵈려면 3천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왜 그런 제안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알지 못해서, 그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자신을 보기 위해 3천배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절을 하고 기도를 하면서 스스로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일까? 남을 위해 살아가라고 하면 조금은 거창하게 희생 같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일체 중생이 행복하게 해주십시오라며 절을 하는 것만으로도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한 것이다. 예전에 간절한 바람으로 108배를 하는 친구 옆에서 딱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저 사람이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십시오라고 함께 절을 했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뭔가 많이 건너뛰면서 글을 쓰는 거 같지만서도, 늘 뭔가 대단한 것을 생각하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서, 이런 마음이 든 거 같다.

그리고 인간은 본디 깨끗한 거울이었다라는 말도 생각난다. 이제는 뭔가 마법의 주문 같기도 한 긍정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자꾸 읽다 보니, 도리어 부정적인 나의 사고방식이 더욱 부각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약간 삐뚤어지는 마음으로 나는 원래 부정적인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우기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나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태어날 때부터 아니 그 전부터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봤을까? 사실 그것은 알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지를 닦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내 마음을 움직인 거 같다. 물론 본래의 내 심성이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사실 제대로 닦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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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17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수는 마음을 거울로 보고 부지런히 갈고 닦는 점오의 길을 걸었지요. 반면에 혜능은 본래무일물이라 마음은 실체가 없으니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는 것이라고 하여 홍인대사로부터 의발을 전수받습니다. 돈오의 혜능이 신수보다 경지가 높았던 것입니다. 뭐. 이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돈오돈수냐, 돈오점수냐 가지고 선승들이 가끔씩 논쟁을 하곤 합니다. 깨끗하다. 더럽다라는 분별심을 넘어서야 선의 문 안에 들어선 것이라고 합니다. 다 실천의 경지지이지요. 신수는 문턱에 도달한 경지라고 하네요. 이 정도도 굉장한 경지입니다. ˝혜능 일대기로 읽는 육조단경˝을 추천합니다. 선불교의 묘미를 되새길 듯 할 겁니다. ;^^
 
죽고 싶은 의사, 거짓말쟁이 할머니
바티스트 보리유 지음, 이승재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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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불새 여인이 죽기 전에 죽도록 웃겨줄 생각이야>로 만난 적 이 있는 바티스트 보리유가 <죽고 싶은 의사, 거짓말쟁이 할머니>로 돌아왔다. ‘소설 제목이 왜 이렇게 긴 것인가?’ 하는 뜬금없는 의문과 함께 책을 펼치자 마자, 정말 딱 저런 인물 둘이 등장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아내가 죽고 흑백인간이 되어 자살을 결심한 의사와 이름과 택시기사라는 직업조차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혼을 쏙 빼놓는 할머니의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로를 구제불능에 가까운 비관론자’, ‘고질적인 낙관주의자라고 평을 하는데, 차라리 이렇게 서로를 부르는 것이 나름 합리적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랄까? 할머니를 상대하던 의사뿐 아니라 책을 읽는 나까지 어느새 의사가 자신이 죽기전의 7일간의 시간을 할머니에게 위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였다. 심지어 할머니의 주장대로 한달을 제시했던 것에 비하면 27일을 손해보고 있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7일간의 시간을 읽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첫만남처럼 요즘 말로 멘붕의 연속인 사건들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샤르트르는 '인생은 B(Birth)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말을 남겼다. 나는 그 말을 보면서 내가 진심으로 선택하고 싶은 것은 탄생과 죽음 그 자체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그래서 죽음을 선택한 주인공을 은근히 응원하기도 했다. 무덤에서 달리기를 시킨 할머니 덕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되자, “불행을 고스란히 느껴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었다라는 그의 마음에 정말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나조차 묘하게 설득되는 부분들이 정말 많았다.

문득 그가 최고의 식사를 떠올리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는 자신의 그토록 아름답고 적절한 처방전을 써본적이 없다고 말하는데, 그것이 가능하기까지는 환자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할머니 역시 그에게 아름답기보다는 좀 과격해보이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적절한 처방전을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내가 떠나고 세상에 홀로 남았다고 생각했던 그이지만, 그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사람의 사랑마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참 마음이 따듯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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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ng Animals : 세계 초고층 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
장노아 글.그림 / 이야기나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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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고층빌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도시를 굽어보며 식사를 하는 것도 좋고, 전망대에 올라서 구경하는 것도 즐거워하고, 스카이워크도 재미있어 한다. 아니 인간이 쌓아온 문명의 트로피라는 생각에 그 자체로만도 늘 경이롭게 생각한다. 하지만 <미싱 애니멀 MISSING ANIMALS>을 읽으면서, 그 빌딩에 거의 시선이 가지 않았다. 처음 이 책을 봤을때는 초고층빌딩을 담아내기 위해 세로길이가 36cm나 되는건가 생각을 했었을 정도인데도 말이다. 도리어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철저한 고증으로 정밀묘사한 동물들이었다. ‘세계 초고층 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이라는 부제답게, 이 책에 수록된 장노아의 20편의 수채화는 슬프도록 아름다운이라는 노래 제목을 떠올리게 한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인간으로 인해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더욱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자연의 다른 생명체들은 다들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왜 인간만은 그들과 함께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비둘기구름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개체수가 존재했던 여행비둘기도 사라졌다. 선사시대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코뿔소도 만년 이상 생존해왔던 파란 영양도 그 길을 따라갔다. 파란 영양은 정말 파란 색이었는지 조차 확인하기 힘들다. 실제로 본 사람들의 기록에 의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르표범이라고 불리던 한국 표범도 핀타섬땅거북이도 다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핀타섬땅거북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였다. 1959년에 세마리의 염소를 핀타섬에 들여왔는데 1970년에 대략 4만마리로 번식을 하면서, 섬의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인도양 남서부 모리셔스 섬에서 살았던 도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오고, 한마리를 잡으면 다른 도도들이 친구를 구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들어서 더욱 손해를 봤다.. 거기다 인간이 유입시킨 천적은 도도를 신비의 새로 남게 만들어 버렸다.

 

뿔이 멋있다고, 혹은 뿔을 갈아 만든 분말에 환각작용이 있다고, 고기나 가죽이 필요하다고, 어떻게 살펴보아도 타당해 보이지 않는 이유로 사라져갔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초고층건물을 짓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과 자본과 기술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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