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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 - 나서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들의 심리 수업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김병수 감수 / 샘터사 / 2019년 9월
평점 :
성격 장애 연구의 일인자라고 하는 오카다
다카시의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 사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유심히 읽게 되었어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면 심장박동이 너무 높아져서, 진짜로 살짝 어지러워했던 적도 있고요. 울렁증과 멘붕은 정말 기본중의 기본이죠. 그런데 단순히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렵게 여기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제 성격이 친한 사람들과는 신나게 어울리지만, 친해지기까지는 참 쉽지 않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정말 공감이 되었어요.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활용하여 자신의 불안장애를 진단하고 분석하고, 극복할 수
있는 계획을 짜고, 점검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요. ‘사교불안을
진단해볼 수 있는 설문지’처럼요. 단순히 ‘네, 아니오’로 답하고
진단하는 것을 넘어서, 그 질문들의 배경을 설명해줘서 더욱 정확하게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저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합리적 정서행동치료를 만든 앨버트 엘리스의 방식이 기억에 남아요. 그는 요즘으로 따지면 ‘사교불안장애’를 갖고 있던 인물인데요. 자신에게 과제를 주는 방식, 즉 노출치료로 문제를 해결해나갑니다. 과민함을 없앨 수 있는 노출치료에는
단계적 노출치료가 있고, 노출 감수성 한계를 단숨에 바꾸는 방식이 있는데 저는 전자가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자신의 노출일람표를 작성하고, 공포도를 정해야 하는데요. 40이하는 딱히 치료효과가 없다고 해요. 그리고 노출을 디자인하고, 실천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방식까지, 단순히 진단과 분석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면이 정말 유익하게 느껴집니다.
일본
도토루 커피의 창업자 도리바 히로미치는 사람들 앞에서 얼굴이 금새 상기되곤 했다고 해요. 그런 그가
커피숍을 만들고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해나가기까지, 어쩌면 책의 말 그대로 ‘운명의 소리에 답’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계속 두려워하고 결국 실제로 두려워지고 그런 심리적 역설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인생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