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책들과 실버 화투 색칠공부책입니다.
1 므레모사 김초엽
2 예술가가 사는 집 ~ 멀리사 와이즈 케이트 루이즈
3 팀 버튼의 위대한 세계~ 이레네 말러
4 컬러의 일~ 로라 페리먼
5 강신주의 철학 vs 실천
6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 최승자
7 이상한 날씨~ 올리비아 랭
8.그림으로 보는 하이데거~ 한상연
9 지금 우리는 문학이 필요하다 ~ 앵거스 플래처
10여성과 광기~ 필리스 체슬러
책이 10권까지만 추가가 되네요 ㅠㅠ
외에도
11.실버 화투 색칠하기,
12. 어른을 위한 펜글씨( 이건 저희 엄마 드릴 책이랍니다 ) ( 미치광이 여행자는 저번 영상에서 소개해 드린 건데 ㅠㅠ 새 책들 사이에 끼여있어서 얼떨결에 또 소개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https://youtu.be/FuoH-9CwX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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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10 21: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동영상 어서 뜨기를 기다리능! 1인! 🖐^^

똘망이 👌초 출연 열망, 열망 ^ㅅ^

mini74 2022-01-10 21:28   좋아요 5 | URL
요즘 말을 안 들어요 ㅠㅠ 그녀석이~ 제가 서열 최하위입니다 고맙습니다 스콧님 *^^*

scott 2022-01-10 22:08   좋아요 4 | URL
팀버튼 미니님 취향🐧내취향🤗

mini74 2022-01-10 22:11   좋아요 4 | URL
팀버튼의 세계가 그림으로 그려진 책인데 좋아요 ㅎㅎ

서니데이 2022-01-10 21: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 화투 색칠하기 책은 커서 크레파스나 마카로 칠해도 될 것 같은데, 디자인이 신기하네요. 어쩐지 현대미술 같기도 하고요. 이전에 나온 컬러링 책과는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2. 손글씨 악필이라서 글씨 책은 늘 관심있게 봅니다.
2. 마리 로랑생은 몇 년 전에 전시를 보고 왔는데, 벌써 기억이...
영상 잘 봤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mini74 2022-01-10 21:38   좋아요 6 | URL
조영남 아저씨 화투 연작 같지 않나요 ㅎㅎ 엄마가 요즘 색칠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얼마전엔 안 어울리게 디즈니 샤랄라 공주 색칠하고 계시길레 ㅎㅎ 하나 사봤습니다 ~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 *^^*

2022-01-10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0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0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0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0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01-10 21: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제 북플(핸폰)에서 동영상 볼 수 있는건가요?
여러 가지 다양한 책이 많네요.
미니님, 조회수 많아지면 얼굴 보여주기로 공약걸어요, ㅎㅎ
머리 많이 길다는 사실, 최근에야 알았어요~~

mini74 2022-01-10 21:44   좋아요 6 | URL
얼굴은 좀 ㅎㅎ 코로나로 미용실 출입도 안했다니 길었어요. 앞머리는 남편께서 심혈을 기울여 잘라줍니다 반듯하게 간난이처럼 ㅎㅎ 꼬박꼬박 오백원 받아갑니다 페넬로페님 ~~

미미 2022-01-10 22:10   좋아요 6 | URL
미용실보다 저렴하네요ㅎㅎ 예약도 되나요?🤭

mini74 2022-01-10 22:17   좋아요 6 | URL
가끔 호섭이도 되고 그렇습니다 미미님 ㅎㅎ

책읽는나무 2022-01-10 23:47   좋아요 7 | URL
남편분이 앞머리도 잘라 주시고?? 넘 달달하잖아욧? 단 거 안드셔도 되겠어요ㅋㅋㅋ

오거서 2022-01-11 12:36   좋아요 5 | URL
오백원어치만큼 자르고 다듬어 주나 봐요… ㅎㅎㅎ

mini74 2022-01-11 13:14   좋아요 5 | URL
가끔 700원치 잘라서 맹구 만들기도 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2-01-10 21: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야 단 한권도 안겹치다니 ㅜㅜ 정리하고 알라디너 티비를 정독해야 겠어요 ^^ 미니님 오늘은 서서 진행하시는군요~! 옷과 커튼이 잘어울리는거 같아요~!!

mini74 2022-01-10 21:46   좋아요 5 | URL
ㅠㅠ 높은 의자에 앉았어요. 밑엔 수면바지 ㅎㅎ 제가 상체가 마이 길어 슬픈 짐승 ㅠㅠ 이라는 ㅎㅎ 고맙습니다 새파랑님 ~ 한 권도 안 겹치다니 이것도 인연입니다ㅋㅋ

미미 2022-01-10 22: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미니님 하이데거까지!!!👍
10권까지만 추가되는거 처음알았어요. 알라디너들의 배포를 관리자가 넘 모르는데요?!ㅋㅋㅋ 최승자 시인 저도 담아놨는데 미니님 어떠실지 궁금해요~♡ 여성과 광기도 반갑고 팀버튼 영화 너무 재밌죠? 이제 영상보러 갑니다🙆‍♀️

mini74 2022-01-10 22:10   좋아요 5 | URL
여성과 광기 줄 그으며 열심히 읽는데 ㅠ 화딱지가 나서요 미미님 ㅎㅎ 고맙습니다 ~

미미 2022-01-10 22:16   좋아요 4 | URL
맞아요ㅠㅠ

책읽는나무 2022-01-10 23: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잘 봤습니다^^
전 <컬러의 일> 책 궁금했었는데 영상에서 보니까 반가웠어요. 그런 스타일의 책이었군요? 한 번 구입해볼까?싶기도 하구요!!
하이데거 철학책을 그림으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도 같구요!!! 어려운 책을 좀 쉽게??ㅋㅋㅋ
팀버튼 그림책도 갖고 싶네요^^
화투 색칠공부책 저도 아빠한테 사다 드려볼까? 생각중입니다.하시려나???ㅋㅋㅋ
몇 권의 책들은 미니님 리뷰에서 읽었는데도 이상하게 영상으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책들은 더 색다르게 보이고, 구미가 댕기네요??ㅋㅋㅋ
암튼 여성과 광기 응원 합니다^^
계속 말씀 하시느라 목 아프셨겠어요.
물 많이 드세요^^

mini74 2022-01-10 23:57   좋아요 5 | URL
컬러의 일 색감이 쨍하고 좋더라고요. 색깔이 갖는 사회적 기능이나 역사 의미도 담겨있고요 ㅎㅎ 저희 엄마는 막 웃으시면서 크레용 많이 들겠다고 크레용 하나 더 사오래요. 금색 은색 좋다고 꼭 금색 은색 있는걸로. 울 엄마 아직도 물욕적인 삶을 추구하시는 ~ 고맙습니다 나무님 *^^*

오거서 2022-01-11 1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제 영상을 만나러 갑니다~ ^^

mini74 2022-01-11 13:11   좋아요 3 | URL
앗 부끄럽습니다 ㅠㅠ ㅎㅎ고맙습니다 오거서님 *^^*

오거서 2022-01-11 19:22   좋아요 2 | URL
미니님에게 스며들었어요. 벌써 다음 언박싱 영상이 기다려지네요 😊

외계인 2022-01-11 1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상에서 소개해준 책들 다 장바구니 속으로 쏘옥~!!! 전 색깔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영상보고, ‘컬러의 일‘ 책이 너무 보고 싶어지는 데요....

mini74 2022-01-11 13:12   좋아요 3 | URL
이 책 지금 다 읽어가는데 색감도 좋고 재미있어요 ~~ 외계인님. 고맙습니다 ~

오늘도 맑음 2022-01-11 1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작 서재로 들어와서 글을 봤어야 했어요~! 동영상도 바로 볼 수있고, 댓글 쓰기도 훨씬 편하고~!!
오늘도 여성스럽고 아름다우셔요~! 정말 많은 책들을 구입 하셨네요~ 그중에 한권이 겹쳐 얼마나 기쁘던지요~! 미니74님의 독서의 대한 열정과 사랑!! 늘 감동받습니다~!!

mini74 2022-01-11 13:13   좋아요 4 | URL
앗 저도 넘 반가운 ㅎㅎ 1권이나 겹치다니. ㅎㅎ 맑음님 항상 고마운 댓글 감동입니다 *^^* 맑음님 건강 조심하시고 아이디어 샘솟는 하루 보내세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

레삭매냐 2022-01-11 17: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열 권 사신건가요?
대단하십니다.

저도 씨제이택배가 파업
중인데도 오늘 책이 도착
했다고 하네요 :>

동네중고서점에도 책 사러
가야 하는데, 추버서 내일
사러 갈라구요 -

mini74 2022-01-11 18:08   좋아요 3 | URL
맞아요. 오늘 날씨가 추버요 ㅠㅠ 내일은 따뜻해지면 좋겠어요 ~ 내일 서점 가셔서 좋은 책 마니마니 득템하세요 ~

오거서 2022-01-11 20:35   좋아요 4 | URL
내일은 더 추버진다고 해요. 내일은 집에서 따뜻하게 … ^^

북다이제스터 2022-01-12 17: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봤습니다. 음향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습니다. ^^

mini74 2022-01-12 17:39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 아이가 마이크를 하나 사주더라고요 *^^*
 

엘자 폰 프레이타크 로링호벤을 기억하며












예전 막스 에른스트의 프로타쥬 기법의 엽서를 냉장고에 붙여놓은 적이 있었다. 남편은 도대체 이 요상한 그림이 뭐냐고 물었다. 어릴 적 동전 위에 얇은 종이를 얹고 연필로 문질렀던 거 기억나냐고, 그런 기법을 처음 만들고 그런 기법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더니, 막 웃는다. 무슨 애들도 아니고...... 그렇다 다다이즘이나 초현실주의는 아이들 같기도 하다. 기존 세력에 반발하는데서 시작했기에 자유로웠고 아이같은지도 모른다.

세계대전은 악몽이고 지옥이었다. 시체들은 분해되고 제대로 치료하거나 묻힐 곳도 없었고, 수많은 화가들은 배에 짐짝처럼 실려 미국으로 피난을 떠났다. 헐값에 그림들은 팔리고 불 탔고, 생존앞에서 인간성과 존엄은 흐려졌다. 전쟁을 외쳤던 기성세대들은 그저 껍데기같은 말들로 선동이나 해대며 뒤에 숨은 탓에, 결국 총을 들고 나가 싸워 온전한 시체로도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은 젊은이였다. 남아서 굶주림과 폭력으로 죽어가야 했다. 그들은 기성세대의 위선과 기만을 보았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부정했다.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림을 조롱하고 조각들을 비웃었으며, 그들의 기법을 증오했다. 기성세대가 만든 식민주의와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하기 위해 선동한 민족주의 등에 조롱과 경멸을 보냈다.

그렇게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과 전쟁의 고통과 두려움에 대한 방어기제로 시작된 것이 다다이즘이라고 한다.

다다는 다양한 외국어로, 아이들이 타는 목마나 혹은 안녕, 네가 맞다 혹은 아이들의 의미없는 소리라고 하지만, 결국 다다란 하나의 반란이 되었다.

다다는 연극과 시 등 문학에서 시작되었다.

다다시를 쓰는 방법을 트리스탄 차르가 소개한 적이 있는데, 간단하다. 신문기사 속 단어들을 오리고, 주머니에 넣어 흔든 다음, 나온 순서대로 쓰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다다이스트들은 예술에서 누구나 작품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우연성을 도입했다. 물감이 묻은 실을 떨어뜨려 작품을 만들고(뒤샹의 세 개의 표준 정지기란 작품) 장 아르프는 잡지등을 뜯어서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대로 풀로 붙여 작품을 완성했다. 레디메이드(기성제품)란 재료로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을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가 누구인지 결과가 어떤지보단 행위가 중요한 것.

조각과 유화는 사라진다. 독자성도 사라진다. 조각은 오브제이며, 유화는 우연의 결과일뿐 (자신의 조각을 처음으로 오브제라 부른 것이 자코메티라고 한다.)

그러나 다다이즘은 부정하는 것, 없애는 것, 파괴하는 것이 본질이다. 이런 다다가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것이 초현실주의라고 한다. 대부분의 다다이스트들은 앙드레 브르통이 주축이 된 초현실주의운동에 흡수된다.

 

초현실주의란 개념은 철학과 문학에서 먼저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다에서 시작되었기에 그들의 사상도 비슷했다. 전쟁이란 악몽으로 몰아넣은 기존세력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런 반발과 혐오를 조롱으로 혹은 비웃음으로 맞섰고,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그림이 가지는 강렬함은 초현실주의에서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고, 시발점이었던 철학과 문학을 앞서게 되었다.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발표했고, 화가들은 초현실주의란 이름으로 함께 모였다. 브르통의 독단이나 혹은 초현실주의 자체에 어떤 규정을 정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탈퇴를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현대미술에서 초현실주의가 미친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브르통은 1차대전 중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며, 노이로제 환자 등이 끊임없이 의미없는 중얼거림을 하는 모습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억압받지 않고 최대한 빨리 그리는 것이다.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것들을 그리고 쓰는 것이 개개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대표적으로 자유 드로잉, 프로타주, 데칼코마니 등이 있다. 이런 초현실주의자들에게 경의와 놀라움을 선사한 작가는 조르조 데 키리코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초현실주의 화가도 아니라 했고, 초현실주의자들을 싫어했다고 한다.

초현실주의 하면 떠오른 세 가지 가장 중요한 오브제는

바로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와 오펜하임의 털 달린 잔, 그리고 뒤샹의 샘이란 제목의 변기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천재라 불리며 현대예술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었다고 평가되는 뒤샹, 레디메이드로 예술가가 만들거나 창조하지 않아도 의미를 부여함으로 예술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런 뒤샹이 누군가를 모방한 것이라면? 사실은 그가 레디메이드의 최초가 아니라면?

 

이 책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이다. 바로 뒤샹의 독일 지인이었던 다다이스트 엘자 폰 프레이타크 로링호벤이다. 그녀를 검색하면 거의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으로 길에서 주운 커다란 금속 고리에 비너스를 나타내는 여성의 상징이라며 영원한 장신구란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그리고 싱크대 크랩 모양의 배관 부품을 이란 이름으로 제목 붙여 전시했다.



자신을 다다 작품으로 삼아 각종 행위에술 등 다양하고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면 얼굴에 소인이 찍힌 우표를 붙이고 머리를 박박 밀고 요오드를 발라 주홍색으로 만들었다. 엉덩이에 자전거 미등을 달았고, 석탄통을 쓰고 다녔다.

그리고 드디어

샘에는 R.무트라는 서명이 되어있는데 엘자의 모국어인 독일어로 가난 이란 단어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거기다 엘자는 무트라는 개를 키우고 있었다.

뒤샹은 자신의 누이에게 내 여자 친구 중 한명이 리처드 무트란 가명으로 소변기를 조각품으로 출품했다라고 쓴 편지도 있다. 물론 뒤샹이 샘이란 작품을 마치 여자친구가 보냈고, 그걸 전시하는 것으로 계획했단 설도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대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레디메이드는 결국 엘자란 독일인 여성 예술가가 만들어낸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철저히 잊히고 그 곳엔 뒤샹이란 이름만이 남은 걸까.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스 불을 켠 채 잠들었다가 사망했다. 엘자는 뒤샹을 열정적으로 따라다녔고, 그런 그녀가 뒤샹은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그만큼 엘자의 자유분방함과 앞선 예술은 뒤샹에게도 버거운 면이 있었다.

레디메이드, 누가 먼저 했는지 뭐가 중요하나, 널리 알린 것이나 개념을 정리한 것은 뒤샹이지 않느냐고 한다. 그렇다면 왜 뒤샹의 이야기에 엘자는 등장하지 않는 걸까. 그렇게 레디메이드에 뒤샹의 역할이 컸다면, 엘자가 먼저 시작하고 이란 작품도 그녀의 아이디어라는 걸 밝혀도 상관없지 않은가. 왜 그는 자신의 출품작이란 사람들의 오해를 바로잡지 않았을까.

그러니 레디메이드의 탄생이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셈이다. 이 책을 쓴 작가인 데즈먼드 모리스는 레디메이드를 정립하고 영업한 것은 뒤샹이라고 말한다.

나라도 꼭 기억하고 누군가 뒤샹을 말하면, 엘자 폰 프레이타크 로링호벤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레디메이드의 창시자이자 뒤샹에게 영감을 준 멋진 다다이스트 예술가로!

(파렴치하고 야비했던 여성에게 무자비했고 이기적이었던 뒤샹은, 돈이 부족하면 자신의 레디메이드 작품을 비싼 값에 팔았고, 그 후로 부유한 과부를 만나 잘 먹고 잘 살았다.)

 

반대로 오펜하임의 작품과 관련해선 꼭 피카소가 등장한다. 오펜하임이 카페에서 피카소와 마르도라를 만난 자리였다. 그녀는 털가죽으로 덮힌 금속 팔찌를 차고 있었고, 그걸 보고 피카소가 무엇이든 털가죽으로 덮을 수 있겠다는 농담을 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착안해서 오펜하임은 찻잔세트를 중국 가젤의 털가죽으로 덮었고, 오브제란 이름으로 전시했다.

뒤샹의 예로 들면 굳이 피카소의 이 한 마디가 이렇게 중요하고 세세하게 나올 필요가 있는가, 털 달린 찻잔을 만든 건 오펜하임인데 말이다.


아래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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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12 09:43   좋아요 1 | URL
앗. 정말 고맙습니다 *^^*

thkang1001 2022-02-12 06: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mini74님! 2관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mini74 2022-02-12 09:4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02-12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관왕!! 알라디너계의 금손!!ㅋㅋㅋ
축하드려요.^^
자료들 일일이 찾아 리뷰나 페이퍼 거기다 알라디너 TV까지 시간이 많이 들어갈텐데 부지런히 쓰신다는 건 참 대단한 일입니다. 2관왕 하시고도 남아요^^

mini74 2022-02-12 09:45   좋아요 1 | URL
금손 ㅎㅎ 과찬이세요. ㅠㅠ 저도 나무님 글들 정말 즐겁게 기다리며 읽고 있어요 ㅎㅎ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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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의 어벤져스팀! 이 모여서 과학책 서평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이명현님 필두로 김상욱 최재천 교수님 등 쟁쟁한 분들의 잡지.
봄은 어린이와 청소년. 여름은 MZ세대. 가을은 4050세대. 겨울은 시니어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과학책 소개 및 컬럼이 담겨 있고 창간호는 100 세 시대의 길고 멋진 인생이란 주제랍니다 ~
종의 기원,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우주를 꿈꾼 여성들 , 코스모스 등 좋은 과학책과 신간을 소개하고 있어요~~
( 과학팟캐 들으시는 분들에겐 익숙한 분들이 많을 듯. 그나저나 요즘은 글 잘 쓰는 과학자들이 왜 이리 많은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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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1-08 20: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재밌겠어요. 얼마 전엔 SF 잡지 나왔잖아요.
전 과학은 좀 벽창호인데 요즘엔 웬지 끌리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우리가 알만한 대중성을 장착한 과학자들이 중뿔나게
TV에 나온 덕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mini74 2022-01-08 20:49   좋아요 6 | URL
중뿔나게 ㅎㅎ 저희 아이가 김상욱 교수님 팬이에요. 뜻 맞는 분들이 모여 잡지를 만들었다고 사라고 사라고 ㅎㅎ 전 가을편이 기대됩니다 ~

scott 2022-01-08 21: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나왔군요 저는 봄 편을 읽어야 겠어용 (。♥‿♥。)

mini74 2022-01-08 21:25   좋아요 4 | URL
저기 스콧님 ㅎㅎ 이러시면 안되옵니다 봄편이라니요 ㅎㅎ 넘 웃겨요 ~ 스콧님 주말 즐겁게 보내고 계시지요 ~

얄라알라 2022-01-08 22: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천문학자 이명현 선생님은 글도 너무 잘 쓰시지만 음성도 좋으시고, 인품도 훌륭하신 듯 하고 팬입니다^^ mini74님 덕분에 갈다편집부에서 나오는 멋진 잡지를 알고 가네요. 필진이 다채롭습니다. 갈다에서 ‘코스모스‘ 읽기에 도전해 보려했는데 코로나로 계속 늦춰지네요

mini74 2022-01-08 22:25   좋아요 3 | URL
이명현쌤 말도 넘 잘하시죠 ㅎㅎ 저도 넘 좋아하는 분들 *^^* 입니다 ~

새파랑 2022-01-08 22: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봄 ^^ 저는 아는 분이 없군요 ㅎㅎ 미니님 이제 과학까지~!!

mini74 2022-01-08 22:27   좋아요 4 | URL
아이가 좋아해서 덩달아 같이 읽었어요 ㅎㅎ 문맹 수준입니다 새파랑님 ~~ 과학을 쉽게 잘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는 분들이 모이신거 같아요 ~

페넬로페 2022-01-08 22: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봄편 읽을래요~~ ㅎㅎ
근데 미니님은 진짜 기계로 바뀌신 것 같아요^^

mini74 2022-01-08 22:27   좋아요 3 | URL
ㅎㅎ 왜 다들 봄만 기다리시는지 ㅎㅎ ~ 사실 저도 봄편도 기대됩니다 *^^*

미미 2022-01-08 2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저도 봄봄이요!!ㅋㅋㅋㅋ😆
최재천 교수님 좋아요~♡

mini74 2022-01-08 22:55   좋아요 3 | URL
미미님 마저 ㅎㅎ 까짓거 저도 봄 ~~

프레이야 2022-01-08 2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과학잡지가 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요.
과학책을 많이 읽으라는 조언을 해준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아이들 어릴 적 구독한 잡지 과학쟁이ㅡ이후 과학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는데 좀 친하게 지내야겠어요. 전 mz세대 걸로 읽을래용

mini74 2022-01-08 22:55   좋아요 4 | URL
ㅎㅎ 과학쟁이 저도 기억납니다. 과학동아 과학쟁이 뉴턴 스켑틱스 등 ~프레이야님은 mz세대 ㅎㅎ

서니데이 2022-01-09 2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과학잡지인데, 계간지이고, 일년중 나오는 책들이 매번 같은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새로운 기획 같네요.
mini74님, 주말에 미세먼지가 좋지 않았는데, 내일도 비슷할 것 같아요.
추위가 찾아오면 좋아진다고 합니다만, 그 다음엔 추위가 걱정이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mini74 2022-01-10 11:15   좋아요 3 | URL
오늘 미세먼지 완전 최악이네요 서니데이님도 조심하세요. ~ 항상 따뜻한 댓글 고맙습니다 ~
 
예술가가 사는 집 - 지베르니부터 카사아술까지 17인의 예술가와 그들이 사는 공간
멀리사 와이즈 지음, 케이트 루이스 그림, 손희경 옮김 / 아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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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집을 그리는 케이트와 예술가의 집을 글로 쓰는 멀리사가 우연찮게 만나 시작된 책이다.
 

“나도 집이다”
루이즈 부르주아가 한 말이다. 너무 극단적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집이란 나를 표현하기도 한다. 내가 편하고 내가 좋아서 꾸미는 공간, 혹은 공간이란 의미없이 그저 몸만 뉘면 되는 이들에게도 결국 집은 자신을 나타낸다. 개성과 삶의 철학이 담긴 집이다.
평범한 이들에게도 집은 나름 그들만의 예술공간이다. 내가 꾸미고 내가 배치하고, 내가 원하는 곳에 화분을 놓는다. 시큰둥해질 때도 있지만, 가끔 재배치를 하기도 하고, 우울할 땐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그러니 예술가의 집엔 더 많은 것이 담겨있지 않을까.
 

처음으로 소개된 집은 조지아 오키프다. 그녀의 창작공간이자 생활공간이었던 그 곳이 케이트의 그림으로 멀리사의 묘사로 생생하게 표현된다.
모로코 출신 하산 하자즈의 쨍한 색감의 타일들과 화려한 무늬가 가지는 생동감있는 집과 모로코의 전통정원 리아드. 모로코의 전통적 모습과 현대적 감각을 함께 녹여낸 모습이, 그의 작품과도 일맥상통한다.
 

창작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만든 바네사 벨의 창의적이고 개방적이며 관용적인 분위기의 실내장식 (그녀는 불룸즈버리의 일원이었고,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이기도 하다.)
미니멀아트조각가이자 비평가이기도 한 도널드 저드의 실용적이고 환한 서재들.
너무나 유명한 지베르니 모네의 집, 고흐의 노란 방과 정신병동의 병실, 마티스가 노년을 보낸 바퀴달린 침대(병세가 악화되어 거의 침대에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가 종횡무진하던 집.
바스키아가 앤디워홀에 세 들어 살았던 집은, 그저 벽에만 그가 살았다는 흔적의 그라피티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들이 좋아했던 색, 느낌, 작업실을 그림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사진으로야 언제든지 검색을 하면 속속들이 볼 수 있지만, 따스한 색감의 그림으로 보니 더 정겹고 아름답다.
집은 공간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 집에는 시간도 담겨있다. 내가 가족과 보낸 시간, 혼자 책을 읽으며 보낸 시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편안하고 안락했던 그 시간들이 공간에 담겨 켜켜이 나를 만들고 키운다.(물론 흑역사를 만들며 오열했던 순간들도 있다. 가끔 화난다고 벽을 손으로 치기도 하는데 그러지 마라. 손만 아프다. 물론 그런 흑역사들은 나를 작게도 만든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 끝에 겸손과 신중의 나이테도 얻게 되는 것이다) 어지러워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가 있고, 곱게 바른 벽지에도 주방에 걸린 찻잔들에도 고민과 정성이 담겨 있다. 그 공간에서 그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고 싶은 것, 안전하다 느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느끼는 것 그 곳이 바로 집이 아닐까. 예술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 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상상을 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곳, 나를 닮은 그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위로받고 쉬고 싶었을 것이며, 그 것이 바로 집의 역할이다.


(나를 닮은 곳이 집이란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정리를 좀 해야겠다. 똘망이도 지 간식은 지가 치우는 훌륭한 견성을 가진 강아지로 자라길 바라본다.)

아래는 차례대로 하자즈의 정원, 바네사벨의 응접실, 도널드 저드의 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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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06 18: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수채화풍 그림이 매력적이네요
울프언니 바네사 벨 뛰어난 예술가로 그의 아들 줄리앙 벨도 화가/미술사 학자로 유명☺

mini74 2022-01-06 18:16   좋아요 4 | URL
오 아들도 유명하군요. ~~ 바네사 벨이 그린 버지니아 울프 초상화도 참 좋더라고요 ~ 글도 좋지만 그림이 큰 몫을 한 거 같아요 스콧님*^^*

기억의집 2022-01-06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이쁩니다. 저는 저렇게 집이 색을 품은 걸 좋아해요. 우리 나라처럼 하얀색에 텅빈 공간 정 없어서 별로예요. ebs 건축 공간 보는데.. 내부는 너무 닮아서. 그리고 집안에 색이 없어서 별로인데.. 너무 매력적인 책인 듯 합니다. 바네사 벨은 울프의 언니면..누구랑 결혼 한 걸까요?!!!! 조지아 오키프는 대담한 색의 집일 것 같은…

mini74 2022-01-06 19:05   좋아요 2 | URL
클라이브 벨과 결혼했지만 개방적 혼인관계라 집은 덩컨 그랜트와 함께 꾸몄답니다. 예술가들의 아지트같운 느낌이고 따뜻해 보였어요 ~

새파랑 2022-01-06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의 서재 멋지네요. 역시 예술가의 집은 뭔가 아우라가 있네요. 미니님 집도 뭔가 예술적일거 같아요 ^^

mini74 2022-01-06 19:06   좋아요 4 | URL
저희집은 사물들과 개방적 관계라 제멋대로입니다 ㅎㅎ 역시 서재가ㅎㅎ 저도 부러웠어요 ~

미미 2022-01-06 20: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년전쯤 ,작가들의 정원>읽었는데 떠올라요! 똘망아 간식 흘리지 말고 미니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맛있는거 득템도 하고 그러지 똘망이도 참* ^^*

mini74 2022-01-06 20:05   좋아요 5 | URL
작가들의 정원 ~ 관심이 가네요 ㅎㅎ 지금 제가 사과 먹고 있는데 엉덩이 딱 붙이고 제 입만 보고있어요. 사과가 왜 저 입으로만 들어가나 째려보네요 . ㅎㅎ 불량 강아집니다 ~

오거서 2022-01-06 2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니님이 고른 그림들을 잠시 넋을 넣고 보았어요. ^^
미니님은 화가들의 정원 한정판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

mini74 2022-01-06 20:37   좋아요 3 | URL
ㅎㅎ 오거서님 신간소개보고 바로 데리고 온 ~ *^^* 화가들의 정원도 살포시 담아봅니다. 고맙습니다 오거서님 *^^*

오거서 2022-01-06 21:14   좋아요 3 | URL
화가의 정원이 2020년에 출간되었는데 판형이 커진 한정판이 지난 달에 나왔어요. 참고하세요. ^^

scott 2022-01-06 22:17   좋아요 2 | URL
저도 🖑 오거서님이 셀렉팅 하신 목록에서 르코르뷔지 미워 바로 구매😄
증말로 르코르뷔지가 미워지고 있습니돵🤗

페넬로페 2022-01-06 2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술가의 집은 언제나 멋진 것 같아요.
집이 나의 삶의 일부이고 그곳에 어떤 향취가 나면 좋겠는데 요즘은 너무 일률적이라 조금 아쉬워요~~
올려주신 그림들, 너무 좋아요.
완전 워너비 입니다^^

mini74 2022-01-06 22:39   좋아요 3 | URL
저도 읽는내내 부러웠어요 ㅎㅎ 다양한 집들이 나오는데 모두 독특하고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

희선 2022-01-07 04: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술가의 집은 멋지겠습니다 마지막에 올리신 서재 멋지네요 저기에서 책을 보면 기분 좋겠습니다


희선

mini74 2022-01-07 10:08   좋아요 3 | URL
도널드 저드의 서재 저도 넘 맘에 들더라고요 *^^*

오늘도 맑음 2022-01-07 1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똘망이를 향한 간절한 바램에 또 빵터졌어요ㅎㅎㅎ
지성과 유머를 겸비하신 mini7님ㅎㅎㅎ, 정말 제 취향이세요~!!
제 플친님들 중 여성 명랑함에 1인자 mini74님,
남성 명랑함에 1인자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저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미니74님의 표현이 찰떡이네요~!
덕분에 잊고있던 집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슴돠~!
오늘부터 울집에 함께 거주하는 생명체들을 위해 정리좀 해야겠습니다.
소개해주신 책이 정말 예쁘네요^^


mini74 2022-01-07 11:21   좋아요 3 | URL
ㅎㅎ 저도 맑음님 댓글 제 취향인걸요. 읽으면 반갑고 정답고 ~맑음님 집 거주 생명체들과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항상 고맙습니다 *^^*

레삭매냐 2022-01-07 2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윈슬로 호머라고 요런 스탈
의 수채화 그리는 작가의 그림들
을 아주 좋아라하는데, 그 분 그
림이 생각나네요.

좀 너슨하게 그린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mini74 2022-01-07 20:36   좋아요 3 | URL
너슨한 스타일 ㅎㅎ 저도 좋아해요 ~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숲에올빼미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싸구려에 맛없는 빵을 먹고, 딱딱하고 볼품없는 침대에서 잠이 든다. 가장 좋은 것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편함을 선택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아름다움에서 추함으로, 안락함에서 불편함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 자신이 없다는 그 남자는 언제나 최악의 것을 선택했고, 그의 삶 또한 그가 살아갈 수 있는 삶에서 가장 아래의 것이었다. 삶에서 찾아오는 따스하고 좋은 것들을 외면하고, 추운 겨울로만 살아내는 그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이 닥쳐도, 따스했던 기억으로 마음을 데우며 살아간다는 걸 알지 못했나 보다.
그러나 이 책 속 주인공 크리스티네는 잠깐의 봄바람 같던 휴가를 잊지 못한다. 이제 자신이 그럭저럭 살던 곳은 더욱 끔찍한 곳이 되었다. 분노가 차오르고 화가 난다. 마음을 데울 추억이 아니라 마음을 베는 기억이 되었다.


크리스티네는 정반대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도, 맛있고 달콤했던 삶도 기억에서 너무 멀어졌다. 그런 삶보다 더 긴 추운 날들을 겪으며 그녀 주변의 모든 것들은 생존일뿐이다. 밀가루 부스러기조차도 계산하며 사는 삶, 비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청춘에도 사랑에도 웅크리며 살았다. 반쯤 얼어버린 몸은, 삐그덕 소리를 내며 청춘들의 스텝에도 꼬일 뿐이다. 그녀에게 청춘은 전쟁의 폭격 속에 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런 크리스티네에게 봄날 같은 소식이 날아든다. 추문에 휩싸여 사라졌던 이모의 초대, 그 곳은 별세계였다. 푹신한 이불과 부드러운 실크옷감의 드레스, 발에 맞는 신발, 달콤하고 부드러운 음식들과 친절해 보이는 이들에 둘러쌓여, 자신을 추앙하는 남자들에 황홀해하며 크리스티네는 천국을 맛보지만 곧 추방을 당한다. 차라리 몰랐다면, 경험하지 못했다면 크리스티네는 회색빛 칙칙한 옷을 입고, 우표에 도장을 찍으며, 옆집의 곧 홀애비가 될 보조교사와 결혼해 빵값을 걱정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동화였다고,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며 그저 추억으로 담기엔 크리스티네의 삶에서 그 순간은 너무 찬란했다. 한 번도 행복과 여유로움을 따스함과 포근함을 모른 체, 일만 하며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온 크리스티네. 이젠 모든 것이 구질하고 참을 수 없다.
크리스티네에겐 견딜만한 희망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형부의 친구인 페르디난트가 다가온다. 전쟁으로 불구가 되었고, 잔인하도록 가난한 페르디난트다. 둘은 마음이 통했지만 사랑을 속삭일 공간조차 가질 수 없다.
자유와 사랑을 억압하는 가난, 희망조차 없는 가난 속에 둘의 선택지는 파멸이다.


“저 거울 속 유령처럼 나도 아무 보람 없이 소모되고 늙어가며 조금씩 죽어가겠다.”


“가난이라는 좁은 골목에서 큰길로 나가는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는 믿지 않았다. 게다가 축축한 외투를 입은 잔인한 적과 같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1차대전과 그 후의 암담함, 부의 편중과 잔인함이 느껴졌다. 선택지없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전쟁에 휘말리며 어떤 고통과 아픔을 당하는지, 르포식의 글보다 오히려 크리스티네의 과거회상과 그녀의 지금의 모습이 더 와닿는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지친 그들의 선택이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언을 떠올리게 한다.
1942년 아내와 자살하면서 남긴 유언이다.
“인생에 이별을 고하기 전에 나는 자유로운 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마지막 의무를 다해 두려고 합니다. 60세가 지나서 다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한다는 것은 특별한 힘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향 없이 떠돌아다닌 오랜 세월 동안 나의 힘은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제때, 그리고 확고한 자세로 이 생명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친구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원컨대 여러분은 이 길고 어두운 밤 뒤에 마침에 아침노을이 떠오르는 것을 보시길 바랍니다. 성급한 사나이는 먼저 떠나야겠습니다.”

전쟁에 쫓기고, 유대인이라 추방당하며 노년의 몸을 이끌고 여기 저기 방랑했을 그에게, 이제 희망은 남아있지 않았고, 희망없는 삶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말처럼 그렇게 떠났다. 자신의 죽음앞에서도, 남은 이들에겐 희망이, 아침노을이 찾아가길 바란다.

( 표지그림은 클림트의 다나에다. 제우스는 황금비로 변해 갇혀있는 다나에를 찾아온다. 클림트는 이 장면을 그리면서 황금비를 황금동전처럼 둥글게 표현했다. 크리스티네는 황금에 취해버렸고 그런 그녀에게 아울리는 표지가 아닐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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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음 2022-01-05 1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또 mini74님께 영업당해 이책 장바구니에 넣으려고 했는데, 품절입네다ㅠㅠ
제가 좋아하는 스토리에요ㅎㅎㅎ 고전 소설도 보면 이런 스토리들은 대부분 평타는치더라구요~!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언은 저도 공감합니다. 가끔 죽는 것 보다 사는데 더 큰 용기가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mini74 2022-01-05 18:00   좋아요 4 | URL
맑음님 해석 👍도서관에도 많아요 맑음님 ~~ 전쟁 속 16살 소녀가 피폐해지는 모습 등 묘사가 참 좋았습니다. 슬펐어요 맑음님 ~

오거서 2022-01-05 19:43   좋아요 2 | URL
정신을 똑디 차리고 영업을 견뎌내겠습니다 ㅋㅋㅋ

scott 2022-01-05 18: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난이라는 좁은 골목에서 큰길로 나가는 출구를 찾을수 있을것 같았다ㅠㅠ
코로나 시대에 우리모두 잔인한 겨울을 ㅠㅠ
미니님 츠바이크의 마지막 순간 까지 감동의 눈물을😢
우리 모두 아침노을을 맞이 할수 있었으면

mini74 2022-01-05 18:15   좋아요 4 | URL
스콧님 말씀대로 정말 이젠 아침노을을 맞이할 때도 되지 않았나싶어요. ㅠㅠ

다락방 2022-01-05 18: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품절인가요? 제가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사두는 겁니다. 네, 저는 이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읽었지만 언제든 읽을 수 있지요. 이 책이 이런 내용인줄은 미니 님 리뷰로 처음 알았어요.

mini74 2022-01-05 18:26   좋아요 3 | URL
ㅠㅠ 전 제가 언제 샀는지도 몰랐어요. 집에 턱 하니 있더라고요. 가끔 혹시 제가 몽유병이 있고 잠결에 책을 사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ㅎㅎ

Falstaff 2022-01-05 19:06   좋아요 3 | URL
ㅋㅋㅋ 사셨으면 걍 읽어버리세요!!
나 참.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6 07:41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나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1-09 23:06   좋아요 0 | URL
몽유병이라니 ㅎㅎㅎㅎ
역시 책 사는 일은 남는 일인거죠? 그렇죠? 집에 둘 공간만 있으면 말입니다.. ㅠ

미미 2022-01-05 18: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가 전쟁이 끝난걸 봤다면,고향땅을 밟았다면 어떤 멋진 글을 또 썼을지...생각하면 아쉽네요. 자살한 작가들도 은근 많은듯 하고요. 미니님도 별5개라니 반갑습니다ㅎㅎ🥰

mini74 2022-01-05 19:07   좋아요 2 | URL
좀만 참았음 그들의 몰락을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ㅠㅠ 죽기전 이 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서 미완성의 소설이란 말도 있더라고요. 넘 안타까워요 ㅠㅠ 미미님 글보며 홀리듯 산 책입니다 ㅎㅎ

stella.K 2022-01-05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없네요.
저는 <체스>를 읽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심리 묘사가 압권이었거든요.
그후 발자크 평전까지도 좋았는데 이 책하고 또 뭐 한 권을 더 읽었던 것 같은데
갈수록 <체스>만한 작품이 없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 다시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있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찾느니 사는 게 날 것 같아요.ㅠ
근데 언제 또 품절이 되가지고...ㅉ

mini74 2022-01-05 20:17   좋아요 3 | URL
ㅎㅎ 전 초조한 마음도 좋더라고요 *^^* 체스 읽으신 분들이 다들 좋다하셔서 저도 중고로? 산거 같아요. 어딘가 있겠지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1-05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데울 추억이 아니라 마음을 베는 기억이 되었다!!!
캬~~~ 어쩜 어쩜!!!!
미니님 문장이 되려 압권입니다.
그런데 매일 매일 책 제목 외우기 바빠요.바빠ㅜㅜ
아니 1일 1독 하시는 거에요??
대단하십니다.거기다 1일 1리뷰까지!!!

mini74 2022-01-05 22:39   좋아요 3 | URL
그러다 또 조용해졌다가 ㅎㅎ 양은냄비독서법이러고 나무님 ㅎㅎ 빼먹지 않는 건 1|일 1간식 ~ 내일은 나무님 글에서 침 삼켰던 호떡먹을겁니다 *^^*

서니데이 2022-01-05 2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클림트 표지보고, 이 책 누구지? 했는데, 츠바이크책이었어요.
지금은 절판이니까 나중에 다시 개정판 나오면 좋겠네요.
츠바이크는 전기가 많지만, 이 책은 장편소설이니까요.
잘읽었습니다. mini74님,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mini74 2022-01-05 22:43   좋아요 3 | URL
안드래도 왜 다나에일까 했는데, 다나에가 황금비로 변한 제우스와 만나는 장면을 클림트는 황금비가 아닌 황금동전처럼 그려서가 아닐까 싶어요. 크리스티네가 황금에 도취되는 설정과 어울리는 그림같아요 ~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보내세요 ~

꼬마요정 2022-01-05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책장에 얌전하게 앉아 있지요. 이상하게 손이 안 가던데 이 글을 읽으니 당장 꺼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고맙습니다 ㅎㅎㅎ

mini74 2022-01-06 00:19   좋아요 2 | URL
저도 사놓고 깜박하고 있다가, 북플님 리뷰에 신나서 꺼내보곤 합니다 ~ 읽어주셔서 제가 더 고맙지요. 안녕히 주무세요 *^^*

새파랑 2022-01-05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 저도 이책 읽고 싶은데 큰글자 책 빼고는 품절이어서 못읽고 있어요 ㅜㅜ 표지부터 미니님 스타일~!!

mini74 2022-01-06 00:18   좋아요 2 | URL
저도 이 책 예전에 미미님 글 읽고 광활한 우주점에서 산 책입니다 ㅎㅎ 표지도 좋아요 *^^*

coolcat329 2022-01-06 0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새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이화북스에서 나올거 같은 예감이...

mini74 2022-01-06 07:30   좋아요 2 | URL
반가운 소식이네요. 그냥 품절되기엔 넘 아까운 책 ㅎㅎ 좋은 아침입니다 ~

coolcat329 2022-01-06 08:22   좋아요 2 | URL
저의 예감이라 확실한건 아닙니다😅

레삭매냐 2022-01-07 2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절판되었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