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반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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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마음은 아직 펄펄 뛰어다니는 청춘이지만 신체와 나의 주변 상황들은 나와 함께 점점 늙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슬프지는 않다. 만약에 어떤 신적인 존재가 다시 십 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나이 듦이 슬픈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에게 나이 듦은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볼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과 앞으로 만남보다는 이별의 순간을 더 많이 겪어야 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나는 지금 젊음과 늙음,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 굳이 선택하자면 아마 늙음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이쪽도 저쪽도 아닌 마흔 즈음에 서성이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는 책, <마흔에게>를 만났다.


'미움받을 용기'로 국내에 아들러 심리학 열풍을 일으켰던 기시미 이치로가 들려주는 이야기 <마흔에게>. 이 책은 자신이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는 30~40대와 그들이 맞닥뜨려야 할, 혹은 이미 겪고 있을 부모 간병과 죽음에 대한 에세이이다. 저자는 쉰 살 때,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일 년 후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았다. <마흔에게>는 많지 않은 나이에 죽음을 목전에 두고 기시미 이치로가 느꼈던 삶과 나이 듦, 그리고 죽음에 대해 말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문제들에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거리에 서 있는 마흔들에게 기시미 이치로는 묻는다. '나이 든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건가요?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이미 기시미 이치로의 팬이지만 이번 <마흔에게>는 어떤 책보다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몇 년 전부터 나 역시도 끊임없이 고민해 왔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나이 듦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들과의 관계도 앞으로의 내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에 <마흔에게>는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마흔에게>는 크게 두 가지의 주제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나이 들어가는 자신에 대한 삶의 태도와 둘째, 간병이나 죽음을 앞두고 있는 부모님들과의 관계이다. 두 가지 주제에 대한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나이 듦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그중에서도 아버지를 간병하며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인상 깊었다.

뭔가를 해야 간병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는 만년에 밥 먹는 시간 외에는 내내 잠을 자며 보냈습니다. 저는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주무시기만 하니 제가 없어도 되겠어요." 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있어서 안심하고 잘 수 있단다."

한국보다 빨리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도 이미 부모 간병은 사회적인 문제라고 한다. 저자는 부모와의 관계 역시 '내가 변하겠다'라고 결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조언한다. 나이 든 부모에게 남은 시간, 우리의 부모로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화내고 짜증 부릴 시간이 없다. 지금 간병이라는 현실에 서 있다면 화내지 않겠다는 각오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습관처럼 '이제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는 나이는 지났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삶이 여유롭지 않은 이유는 바로 시간과 인생을 한 줄의 직선으로 보는 삶의 태도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시작점에서 끝을 향해 달려가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당신이 젊다면 아직 달려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느낀다. 반대로 나이가 들었다면 이제 시간이 부족하다고 달리기를 멈추려 한다.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런 '키네시스'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저자가 말하는 '에네르게이아'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어딘가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의 한순간이 완전하며 완성된 것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시간이나 인생의 길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에네르게이아'는 '이루고 있는 것'이 전부이며, 그것이 그대로 '이룬 것'이 되는 움직임입니다. 인생도, 살아 잇는 '지금, 여기'가 그 자체로 완성된 에네르게이아입니다.

누구나 늙는다. 그것은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진실이자 현실이다. 그리고 또 하나, 누구도 남은 인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의식의 변화로 앞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며 살아갈 수 있다. <마흔에게>를 읽은 후 '지금, 여기'라는 구절을 메모장에 적어 두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알 수 없다.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뿐이다.

젊었을 때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문제들이 나이가 들면서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런 현실들이 두렵고 무섭지만 청춘이 아니라 나이가 든 지금, 겪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듦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만으로도 노년이 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불안하게만 바라보지 않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인생이 앞으로 오래 지속된다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인생을 뒤로 미룰 수가 없으니 지금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하기로 정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저자처럼 지금, 이곳에 있는 당신의 삶을 즐기길 바란다. <마흔에게>를 다 읽은 후 책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꽂아두었다. 앞으로 문득 나이 들어가는 나 자신이 서글프고 주변 상황에 지칠 때마다 나는 이 책을 꺼내 함께 춤을 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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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왕초보 영어 (2018 하편) - 하루 30분 투자로 외국인 앞에서 당당해진다 EBS 왕초보영어 워크북 EBS 영어 왕초보 시리즈
EBS 미디어 기획, 마스터유진 지음 / 서울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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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영어공부를 해야지 생각하지만 쉽지 않다.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영어 학원을 다녀볼까 싶다가도 피곤함을 핑계로 다닐 수 있을까 지레 포기해 버린다. 유행한다는 영어 교재를 구입하지만 늘 수학의 정석을 공부할 때처럼 앞 몇 장만 뒤적이다 덮어버린다. 결국엔 EBS 라디오를 튼다. 생각해 보면 언제나 내 영어 공부의 시작과 끝은 EBS였다.

왕초보부터 시작해 수준별로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과 하루 종일 들으며 일할 수 있는 재미있는 외국어 전용 라디오 방송. 영어공부를 한다면 절대 빼놓은 수 없는 것이 바로 EBS이다. 그중에서도 꼭 빼놓지 않고 듣는 방송이 있는데 바로 <EBS 왕초보영어>이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재미있게 영어를 즐길 수 있는 방송. 방송만 듣기엔 뭔가 부족해 이번에 2018년 하편으로 출간된 <EBS 왕초보영어> 워크북을 이용해 보았다. 

 

<EBS 왕초보영어>는 2018년 8월 27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방송되었고, 앞으로 방송될 내용을 미리 제공함으로써 방송 전의 예습 및 방송 후의 복습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한 워크북이다. <EBS 왕초보영어>를 이용해 공부하고 있다면 따로 필기할 필요 없이 <EBS 왕초보영어> 워크북을 이용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EBSe 홈페이지(www.ebse.co.kr) 통해 방송 다시 보기와 MP3 자료를 무료로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으니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EBS 왕초보영어를 통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BS 왕초보영어>는 703회인 Day 1을 시작으로 Day 130(832회)으로 끝난다. 8월 27일부터 방송된 강좌를 하루에 하나씩 공부해도 좋고 날짜와 맞춰 공부하고 싶다면 앞선 내용을 빠르게 학습해도 좋을 것이다. 짧은 시간,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어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EBSenglish' 홈페이지의 '왕초보 영어' 페이지에서는 VOD 다시 보기와 MP3 다운로드뿐만 아니라 영어 공부 중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 학습 Q&A 및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참여 코너도 준비되어 있다. 혼자 공부하다 보면 포기하기 쉬운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응원의 한마디를 건네다보면 어느새 왕초보영어를 넘어선 영어 고수가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책은 워크북답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하루에 두 페이지씩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30분 강의와 함께 공부하기에 부담 없는 분량이라고 생각한다. 

 

 

 

어렵지 않은 왕초보영어지만 좀 더 재미있게 공부하고 기초를 탄탄히 다지기 위해서는 EBS 왕초보영어 방송과 함께 하길 추천한다. 언제나 유쾌한 마스터 유진과 개그우먼 이희경 씨 덕분에 공부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EBS 왕초보영어> 워크북은 총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STEP 1은 전체 대화를 듣고 빈칸을 채운다. 모르는 단어라도 빈칸으로 놔두지 말고 들리는 대로 한글로라도 적으라고 조언한다. 처음에는 들리지 않더라도 반복해서 듣고 적다 보면 어느새 문장 전체를 완벽하게 들을 수 있을 때가 올 것이다. 

 

 

 

STEP 2는 빈칸의 단어를 확인하고 예문을 통해 익히는 단계이다. 단어와 뜻이라는 단편적인 암기보다 문장에서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공부 방법이니 제시된 예문 외에도 자신만의 영작문을 적어보길 바란다.

 

 

STEP 3에서는 패턴과 어휘를 사용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영작을 해보고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마지막 STEP 4는 손으로 영작하고 입으로 영작하고 반복하여 낭독해 보는 단계이다.

손과 입을 통해 영작 연습을 하고 전체 대사를 5회 이상 실감 나게 반복 낭독해 보는 연습을 한다면 해당 문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함께 영어공부하는 모임이 있다면 서로 파트를 나누어 연기하듯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더욱 효과적으로 이해와 암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바쁜 일상으로 VOD 시청이 어렵다면 'EBS 왕초보영어' 홈페이지에서 MP3를 무료로 다운로드하자. 휴대폰 안에 저장해 두고 일상 속 틈틈이 귀로 영어공부를 하다 보면 <EBS 왕초보영어> 속 다양한 영어 문장들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워크북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한 권의 완벽한 영어 학습서인 <EBS 왕초보영어>는 영어공부를 하고 싶지만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영어 학습 교재라고 생각한다. 쉽고 재미있는 영어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쁜 일상 속 따로 노트 정리를 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영어학습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다.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는 분량과 어렵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여행을 하면서 꼭 필요한 실용적인 문장들로만 채워진 <EBS 왕초보영어>와 함께 2018년 하반기에는 진짜 영어공부를 시작해 보길 바란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EBS 왕초보영어>와 함께 이제 재미있는 영어 공부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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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의 책 - 수천 년 동안 깨달은 자들이 지켜온 지혜의 서
스킵 프리처드 지음, 김은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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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를 꼽으라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잘못된 점을 고쳐나간다. 성공은 바로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쌤앤파커스에서 나온 <실수의 책>을 읽으며 생각해 봤다. 나는 어디에서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걸까? <실수의 책>에서 알려주는 9가지의 실수 대부분이 바로 나였다. 어렴풋이 잘못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수천 년 동안 깨달은 자들이 지켜온 지혜의 서'라는 부제가 붙은 <실수의 책>은 깨달은 자들이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삶의 지혜였고 앞으로 한발 더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인생 명언이었다. 


스킵 프리처드의 <실수의 책>은 자기 계발서지만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당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렇고 이런 실수를 하면 절대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일, 현재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겪고 있을 것 같은 두 가지의 사건을 교묘하게 잘 섞여 재미있는 이야기 두 편을 읽는 느낌이었다. 수호자들이 오랜 시간 지켜온 비밀스러운 책. 지금 바로, 세상의 모든 지혜가 담겨있는 <실수의 책>이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1425년 잉글랜드, 책의 지혜를 알아챈 사람은 누구든지 성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불손한 의도를 가진 악인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 수호자들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옮겨진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실수의 책>은 두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흥미 없는 회사 업무에 시달리고 앞으로의 비전도 없이 하루하루 그냥 살아가는 2017년의 데이비드. 책의 수호자인 삼촌이 돌아가시면서 자신이 책의 수호자가 되어 안전한 곳으로 지혜의 서를 옮겨야 하는 1771년의 아메리카 식민지에 살고 있는 아리아.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알지 못했던 데이비드는 어느 날 우연히 한 장의 종이를 줍게 된다. 종이에는 '노스 카페, 9월 14일 금요일 오전 10시'라고 쓰여 있다. 종이 뒷면에 쓰여 있는 아홉 가지 실수에 대한 이야기. 간절함은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몰랐던 데이비드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종이에 쓰여 있는 날짜에 그곳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데이비드의 운명을 바꾸어 줄 아홉 가지 실수를 배우는 과정. 


아홉 명의 사람을 만나며 배우는 아홉 가지의 실수는 우리 모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실수의 책>의 데이비드와 함께 알아가는 아홉 가지의 실수가 가슴 깊이 와닿는 이유는 성공이라는 것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문제는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알려주기 때문이었다. 

데이비드는 우연히 주운 종이를 통해 첫 번째 실수를 가르쳐 주는 성공한 경영인을 만났다. 의아했다. 어떻게 내가 이런 사람을 만나 고민을 나누며 조언을 듣게 되었을까. 노인은 말한다. "이보게 젊은이, 어떤 일이든 그것이 발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라네. 난 자네가 그 초대장을 발견해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걸 기쁘게 생각하네. 그건 자네를 위한 초대장이었거든." 인생은 이렇게 우연 같은 필연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실수의 책>은 당신을 위한 초대장이다.


데이비드의 배움과 지혜의 서를 수호하는 아리아의 모험에 관한 두 가지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듯하지만 하나의 이야기이다. 데이비드가 배우는 아홉 가지의 실수, 그리고 아리아가 찾아가는 수호자의 세 가지 법칙 모두 <실수의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조언들이다. 

세 번째 실수는 변명과 관련된 거예요. 변명할 때 쏟는 에너지와 창의력을 자신의 목표에 쏟을 때 우리는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요.

남이 연출하는 삶에 대한 조언을 시작으로 부당한 꼬리표에 순응한다는 것, 변명거리는 곳곳에 널려 있다 독을 내뿜는 사람들, 누구나 안락한 의자에 앉으면, 단 한 번의 실패, 무난해짐의 덫, 문제는 당신이 마음에 그린 한계선이죠 그리고 시간은 무한한 거라는 믿음. 먼저 실수했던 선배들의 경험담처럼 데이비드가 만나 실수를 배우는 아홉 명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별하지 않아 깊이가 있고 쉽게 실천하고 변화할 수 있어 더욱 위대한 지혜들이었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한다. 그 성공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똑같은 기준은 아닐 것이다. 자신만의 성공. <실수의 책>이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성공의 길로 걸어가세요. 성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을 이루는 것이 바로 성공입니다.

깨달은 자들에 의해 지켜져 내려온 지혜의 서인 <실수의 책> 속에는 이 책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특별하고 엄청난 비밀은 없다. 그래서 아마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직 이 책에만 있는' 그런 것이 없어서 <실수의 책>이 더욱 좋았다. 성공의 기준을 단 하나로 이야기하지 않아 좋았다. 분명 나는 지금 실수하고 제자리에 멈춰 서 있지만 반복되는 실수를 조금만 줄여도 조금 더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말해줘서 좋았다.

우리는 모두 이미 답은 알고 있다. 문제는 그 답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절대 비급이라는 족자를 펼치면 늘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백지뿐이다. 그게 바로 답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한다. <실수의 책>을 열고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성공의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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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마이클 샌델.폴 담브로시오 지음, 김선욱.강명신.김시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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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바람은 중국에서도 어김없이 돌풍을 만들었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철저하게 중국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쉽지 않은 책이다.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지 않은 나로선 그의 정의를 넘어서 중국의 유가적 관점으로 재해석, 비교하는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녹록지 않은 책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를 손에서 놓지 않은 이유는 중국의 철학과 마이클 샌델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인문학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낯선 것은 어렵다. 어렵지만 그래서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처음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를 접했을 때 마이클 샌델과 중국 학자들의 대담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활동하는 학자들이 유가적 관점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이론에 대해 이야기였다. 마지막에는 학자들이 주장하는 10편의 글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마이클 샌델 교수가 대답하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유가를 기본으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가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면 본격적인 읽기에 앞서 김선욱 저자가 요약해 놓은 해제 부분을 먼저 읽어보길 추천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글을 읽는 것이지만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우선 어떤 내용인지 알고 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유가는 이 가장 타당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심각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유가의 이러한 의구심을 해명하는 최선의 방식은, 샌델이 발전시킨 관점을 포함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관과 일치하면서 동시에 그의 정의관의 구성 요소가 되는 유가적 정의관의 한 측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는 것이다.


솔직히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를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완벽히 낯선 이야기, 나와 접점이 없는 중국 철학과 정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를 원했다. 나는 이 책을 새롭게 바라볼 것이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라는 한 권의 책이 아닌 샌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10명의 학자와 그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샌델 교수의 이야기를 각각 하나의 책처럼 읽으려 한다.

총 11권의 책이 놓여있다. 리첸양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마이클 샌델부터 폴 담브로시오가 되어 이야기하는 샌델까지 천천히 읽어볼 것이다. 시간을 더 걸리겠지만 그 시간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마이클 샌델과 중국 유가를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를 살고 있는 나의 시각이 아니라, 공자와 장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 동서양을 넘나드는 이야기인 만큼 그 깊이와 넓이는 방대하다. 지식의 향연에 자칫 겁을 먹고 물러설 수도 있지만 그들의 대화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시대를 넘나드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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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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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중 작가의 책에 달린 댓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별로다, 공감할 수 없는 작가의 넋두리일 뿐', '일기는 일기장에', '처음 사보는 에세이인데 읽고 나서 앞으로 에세이는 신중하게 사기로 했습니다.' 등 작가 본인에게 콕콕 박히는 가시와 같은 말들이 많았다. 여러 댓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이 부분을 읽고 있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에 뭘 바라고 있는 거지?

나는 에세이는 작가의 넋두리, 감정의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일반인이 아닌 작가의 손을 거쳐 나온 글이라 조금 더 있어 보이고 조금 더 울림을 주는 것일 뿐 에세이는 말 그대로 일기, 편지, 감상문, 기행문 등 광범위한 산문 양식이다. 그렇다면 왜 나는 작가의 넋두리를 사서 읽는 것일까? 아마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위로받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아, 이 사람도 나랑 비슷하구나, 저런 작가들의 고민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나만 유별나게 살고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혼자만 느끼는 공감. 책을 읽으며 나만 느끼는 공감과 위로지만 이미 나는 작가와 소주 한잔 나누는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신회 작가의 신간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왜 내가 에세이 읽는 걸 멈출 수 없는지 알게 해 준 책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무심한 듯 진솔했다. 작가의 짧은 한숨이 느껴지는 구절에서는 나도 모르게 같이 한숨을 내쉬었다. 몇 권의 책을 내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작가의 푸념을 들을 때면 배부른 투정이라 쓴소리를 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그런 에세이였다. 폭설이 내려 인적이 끊긴 골목을 나 홀로 눈을 밟으며 자박 자박 걷는 듯한 느낌. 책에는 그녀의 즐거움과 화남과 분노가 담겨있지만 내게는 소복이 쌓이는 눈처럼 그녀의 감정들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쌓여갔다.


만화 <보노보노>를 만든 이가라시 미키오 작가의 내한 강연이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목숨 걸고 하지 마세요. 무슨 일을 하든 죽을 듯이, 아등바등 대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말을 듣고 머릿속이 반짝! 했다는 편집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 '죽는 것도 아닌데 뭐.' 따지고 보면 사람 목숨이 달린 일도 아닌데 뭐 그렇게 흥분하고 안달복달해왔나 싶어요. 그 생각을 하면서 일하니까 마음이 편해요.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너무 열심히 살지 말라고, 당신은 충분히 쉬어가도 된다고 말한다. 손가락이 아파 어쩔 수 없이 긴 휴가를 얻어 독수리 타법으로 쓴 글을 읽으며 작가의 상황처럼 힘듦과 포기, 여유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나도 손가락이 아파 조심하며 쓰고 있는데, 만약에 나에게도 그녀처럼 억지로라도 긴 휴가가 생긴다면 뭘 해볼까 잠시 슬프지만 기쁜 상상을 해 봤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20대가 아닌 30대 이후, 적어도 35세 이상의 여자들이 읽었으면 한다. 내가 20대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책을 덮으며 '그래서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고 말했을 것 같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대라서 그런가, 나에게 이 책은 참 서글프면서도 공감되고 위로받는 책이었다. 에세이를 쓴다면, 한 번쯤 이야기해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도저히 부끄러워 쓰지 못하는 얘기들을 김신회 작가는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하지만 마흔을 넘기고 나니 달라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나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잔소리를 듣는 일도 줄어들었다. 내 얼굴에 나이가 새겨져 있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는 숨겨지지 않는 외모가 된 건가. 이렇게 나이를 먹는 건가 싶어 씁쓸한 적도 있었지만, 어느새 판에 박힌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궁리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

'당신 글은 찌질해서 좋아요.' 김신회 작가가 독자에게 종종 듣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그녀의 글을 찌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역시 같은 글을 읽어도 받아들이는 것은 제각각인가 보다. 주말 오후 거실을 뒹굴뒹굴하며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를 읽었다. 책표지처럼 고양이는 없지만 고양이 대신 이 책을 손에 쥐고 아무 생각 없이 늘어져 있었다. 작가의 글에서 찌질함을 보고 동질감을 느끼며 아무 생각 없이 한껏 여유롭게 읽은 수 있는 책. 그게 에세이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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