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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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버킷 리스트 중에는 '담백하게 살아가기'라는 항목이 있다고 한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태도가 아닐까. 내가 원하는 삶의 태토는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관계든, 일이든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단순한 삶의 태도. 그것이 나의 버킷 리스트다. 물론 꽤 어렵다. 누군가 단순한 삶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정확하게 이런 것이라 답하지 못할 것이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삶에 대한 '단순함'을 대신해서 말해주는 책이었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로 인간관계 사이에서의 당당함을 알려준 정신의학과 전문의 양창순 저자의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이전의 책과 같은 듯 다른 책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사례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생과 그 속에서 생겨나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담백하고 단순한 인생에 대한 정의와 함께 삶의 태토와 불필요한 감정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태토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차분히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5장에 걸쳐 담백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하나하나가 짧은 에세이였다. 목차를 보고 마음에 와닿는 글부터 먼저 읽어도 좋다. 프롤로그를 거쳐 저자가 가장 먼저 들려주는 이야기는 '먹방과 스트레스, 담백함의 연결고리'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먹방에 대한 글이다. 

먹방이 유행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정신 의학적으로 분석해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는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만 한 시간 동안 방송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누가 먹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왜 그럴까? 그건 곧 우리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데, 정작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적다는 사실을 뜻한다.

공감한다. 몇 년 전부터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 비해서 특별히 더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살은 꾸준히 찌고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먹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스트레스 받을 때면 더더더더 자극적인 음식만을 찾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인식하지 못한 채 자극적인 음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에서 특히 더 눈길이 가는 부분은 바로 소제목들이다. 글을 읽어보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는 제목들은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그만큼만', '너도 나도 이번 생은 처음이다', '자존심은 내가 사는 집이다'등 프로필에 매일 바꿔 적어놓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문장들이었다.


담백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담백하게 산다는 것> 4장과 5장에 걸쳐 마음 솔루션을 제시한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인복'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은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인복이 없다"라는 말이다. ~ 흔히 '인복이 있다'는 말은 자신을 아낌없이 사랑해주고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배우자가 부모, 혹은 친구를 만났음을 의미한다. 또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에게 잘해주고, 원하는 대로 이끌어주는 경우에도 인복이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살면서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읽은 후 "우리에게 있는 건 "지금, 그리고 여기' 뿐"이라는 구절을 프로필에 적어 두었다. 지나간 과거도, 어떻게 다가올지 예상할 수 없는 미래도 나의 삶이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의 의지로 관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 그리고 여기뿐이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책의 제일 뒷장에는 '담백한 삶을 위한 마음 에너지 체크 리스트'가 있다. 책을 읽은 후에 체크해도 되지만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마음 에너지를 체크해 본 후에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읽어보길 권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이 책을 매일 아침 근무 시작 20분 전에 읽었다. 끝없는 한숨이 나오는 나의 일상에 대한 예방주사가 되었다. 관자놀이 혈관이 파악 올라올 만큼 짜증나는 누군가를 대할 때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되어 주었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단순하고 담백하게 살고 싶지만 여전히 버킷 리스트일 뿐인 나에게 무한의 격려를 건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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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머니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
러닝메이트 지음, 이기문 엮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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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몇 발자국 앞서 세상을 보는 북바이퍼블리에서 새로운 분야와 직업에 대한 책을 가지고 나왔다.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관심 있던 사람이 아니면 이름조차 생소한 VC,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NEW MONEY>에서 알려주는 벤처와 투자, 스타트업 세계는 나에게 완벽하게 낯선 분야였다. 처음 들어보는 VC라는 직업이 세상을 바꾸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는 사실은 무척 놀라웠다.

알지 못했던 세계를 안다는 것은 언제나 설렌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NEW MONEY>를 통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벤처캐피탈리스트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겠지만 앞으로 세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허투루 보아 넘기지는 않을 것 같다. 


<NEW MONEY>는 한국 VC의 세계와 현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쓰인 책이다. 작가들은 현역 VC들로 책을 통해 벤처 투자의 세계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VC의 전체 운용 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한국 상장 주식시장의 1% 남짓이다. 등록된 VC들도 1000명 남짓으로 많은 숫자가 아니다. 그래서 VC의 세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NEW MONEY>는 한국 스타트업과 투자 세계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은 6명의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구성된 현역 VC 그룹인 러닝메이트에 의해 쓰였다. 그들은 이 책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NEW MONEY>는 교과서적 벤처 투자 개론서로는 적합하지 않다, 성장 유망한 스타트업을 찍는 투자 전략 내용은 없다, 현직 VC들의 성공 노하우도 담지 않았다. 그렇다면 러닝메이트는 이 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첫째, 벤처 투자 산업이 궁금한 독자가 알아야 할 업계의 현재와 미래
둘째, 현역들이 진단한 현재 한국 벤처캐피탈 산업의 문제점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대안
셋째, 다양한 VC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스타트업 투자의 기회와 타당성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일러두기에서 책에서 다루는 여러 단어들의 정의를 알려준다. 더 많은 사람들과 벤처 투자와 앞으로 한국의 벤처 투자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NEW MONEY>를 읽기 전 책에 등장하는 경제 용어의 뜻을 먼저 이해하자. 

<NEW MONEY>는 한국 벤처캐피탈 산업에 관한 이야기로, 현재 VC로 활동하는 현역들이 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실제로 투자한 사례를 다룬다. 한국의 벤처 투자 산업은 2011년에 처음으로 시장 규모 10조 원을 돌파한 이래 2017년에는 20조 원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앞으로 그 시장 규모는 더욱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여전히 그 분야는 베일에 싸인 세계이다. 


책은 총 7장으로 벤처캐피탈의 개론과 투자, 사후관리 그리고 회수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과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 대담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여전히 생소한 독자들은 작가들이 알려주는 길을 천천히 따라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NEW MONEY>를 통해 이야기하는 VC나 벤처 투자라는 낯선 그들의 분야를 금방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 책은 내용의 완벽한 이해보다 지금까지 몰랐던 분야를 알게 되었다는 즐거움에 목적을 두기를 추천한다. 

<NEW MONEY>를 읽으며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그들이 바로 세상을 바꾼 주역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두 개의 회사를 예로 들어 벤처캐피탈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 애플의 경우, 1976년 법인을 설립할 때 25만 달러를 엔젤 투자자로부터 받았다. 2년 후 50만 달러를 세퀘이아, 벤록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그 이후 IPO를 하기 전까지 700만 달러를 더 받았다. 검색엔진으로 세계를 장악한 구글 역시 1998년에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앤디 벡톨샤임으로부터 엔젤 투자 10만 달러를 법인 설립 전에 확보했다. 구글은 추가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스탠퍼드 대학교수인 데이비드 체리턴등으로부터 추가 엔젤 투자를 받았다. ~ 만약 이 두 기업이 초기 엔젤 투자자와 벤처캐피탈의 도움 없이, 창업자의 호주머니 돈이나 은행에서 빌린 자금으로만 사업을 했다면 과연 오늘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구글에서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을까.


<NEW MONEY>는 벤처 투자의 세계를 보여주는 책이다. 하지만 책 한 권을 통해 벤처 투자와 스타트업, VC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NEW MONEY>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벤처 투자 시장을 알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여전히 벤처 투자는 어렵고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알듯 모를 듯 반복해서 읽게 만든다. 몇 번이나 일러두기의 정의를 찾아봤다. 분석표나 수익률은 여전히 형이상학적 그림처럼 다가왔다. 그럼에도 <NEW MONEY>를 꽤 흥미롭게 읽은 이유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또 하나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닝메이트의 말처럼 <NEW MONEY>는 시작 버튼이다. 이 버튼을 누르면 당신이 모르는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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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디자인하라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개념 확장판
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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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대한민국 1호 관점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박용후의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읽으며 생각해봤다. 나는 나를 무엇이라 칭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일을 해왔고 여전히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나를 지칭할 특별한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아마 내가 아직 다른 관점을 가지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스스로 위로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다른 곳을 보는 사람들을 우리는 반항아, 관종, 별난 놈 등등 다수에 속하지 않는 그들에게 깊은 선을 긋는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 우리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알지만 바꾸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인류가 시작된 이 후보다 지난 백여 년 동안이 더 빨리 변화했다. 그 흐름을 바꾸는 사람들 역시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이다.

이제 발전될 만큼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살아있을 동안 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미래사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그 흐름을 당신만 바라보지 못할 뿐.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그런 당신에게 운명의 만남으로 다가간다. 멀리 보고, 깊게 보며, 남들과는 다른 관점과 통찰력을 가지게 도와줄 것이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2013년에 출간되었다. 책 출간 이후 5년이 흘렀고 세상 역시 굉장히 많이 변화했다. 이번에 개념 확장판으로 재출판된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바뀐 것들과 변화된 생각들을 넣고 바로잡고 걸러냈다. 5년 전의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읽어보지 않아 예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다는 설명을 할 수 없어 아쉽다.

2018년 개념 확장판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마케팅을 기본으로 삶을 다르게 바라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문 자기 계발서와 같은 책이다. 늘 다른 사람과 다른 시각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박용후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전히 소망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기업 컨설팅을 하며 한 달에 20번 월급 받는 남자 박용후. 온라인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그는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통해 가장 먼저 자신이 생각하는 마케팅에 관해 설명한다. 짧게 구성된 이야기는 어느 것 하나 대충 넘길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끊임없이 다른 시각을 가지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은 나 자신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 주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다양하고 다른 관점을 가지라는 책답게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의미로 다가간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케터의 자세와 앞으로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은 마케팅보다는 자기 계발서나 인문학에 가까웠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와 앞으로 변화될 사회를 읽는 눈을 알려 주었다.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을 적어보라. 그리고 그 단어들에 대해 자신만의 정의를 나름대로 만들어보라. 그러다 보면 지금까지 나 자신의 삶을 나의 관점, 나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내린 정의에 따라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내린 정의 말고,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려고 노력해보라. 자신이 내린 정의에 대해 생각이 바뀐다면 바뀐 정의를 적어보자. 그렇제 하면 생각이 깊어지고 진화하는 것이 보일 것이다. 생각이 깊어지고 진화하는 삶을 계속하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성공한 사람들의 반열에 서 있을 것이다.


관점, 전망, 마케팅 등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통해 저자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Part 5 인생을 주관식으로 풀어내는 법과 앞으로 최고의 마케팅이 될 것이라는 링크 투 링크 마케팅에 대한 글이었다. 

나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관심 있는 SNS를 링크를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매일 하던 그 행동이 마케팅 방법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처음 놀랐고, 단순히 SNS가 앞으로 각광받는 온라인 마케팅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스스로 마케팅 활동을 하게 만드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에 두 번 놀랐다.

최근 가장 핫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을 만든 것도 결국은 SNS 마케팅, 링크 투 링크 마케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제 링크를 보낼 이유를 만들 수 있다면, 이 콘텐츠를 공유하고 싶게만 만들 수 있다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상품이든 서비스든 뜨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링크를 보낼 이유를 만들어라. 그렇게 한다면 당신의 수직 상승은 거의 보장되어 있음과 다름없다. 이제 홍보 영상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붙들어둘 수 없다.

<관점을 디자인하라> 5장을 통해 성공을 좇는 청춘부터 청춘은 지났지만 여전히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격려한다. 저자는 마흔 살이 넘어서 사업에 실패하고 어머니한테 매일 용돈을 받아썼다고 한다. 보통의 눈으로 본다면 마흔이 넘어서 실패한 그가 지금처럼 다시 일어서리라고 믿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는 대한민국 유일무이 관점 디자이너로 10개가 넘는 기업에서 월급을 받고 누구보다 바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주저앉아 있다면, 앞으로 걸어갈 힘이 없다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S자 곡선이다. 지금 좌절에 빠진 사람이건 지금 성공해서 행복한 사람이건, 지금의 그 상태는 언제까지 계속되지 않는다. 실패했다고 생각될 때 그 자리에서 포기하느냐, 다시 일어서느냐가 인생을 좌우한다. 설사 실패했다고 생각하더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지 말자. 인생은 넘어졌을 때가 아니라 일어서는 것을 포기했을 때 실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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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다이어리 북 - 인생이 명랑해지는 야옹이 라이프!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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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대청마루 있는 한옥에 살았던 어린 시절, 며칠 밤을 내 방 앞에서 울어대던 고양이 덕분에 몇 년 전까지 고양이를 무척 싫어했었다. 이런 내가 요즘 랜선 집사가 되어 매일 SNS에 올라오는 고양이들 사진을 찾아보고 있을 줄이야.

지인이 키우던 고양이, 정확하게 말하지만 뚱뚱한 개냥이의 매력을 알게 된 후 고양이는 무섭고 사악한 동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났다. 자꾸만 달려드는 개가 귀찮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는 고양이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고양이를 귀여워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고양이가 없다.

키우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늘 친구네 고양이와 SNS로 만족하던 내게도 드디어 고양이가 생겼다. 그것도 일 년 내내 함께 할 수 있는 엄청난 냥이들. 

 

다이어리와 고양이의 조합이라니.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은 아마 나처럼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키울 수 없는 사람들에게 완벽한 다이어리가 되지 않을까. 고양이 작가로 유명한 이용한 작가의 똥꼬발랄한 고양이가 가득한 상상출판의 <고양이 다이어리 북>을 소개하겠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이라는 이름답게 다이어리보다 책에 가까운 다이어리이다. 고양이에 관한 한 권의 가벼운 에세이를 보는 듯, 책 안에는 다양한 고양이 사진과 편안한 글이 담겨있다. 물론 일 년, 한 달, 매일의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는 다이어리는 기본이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은 yearly plan, monthly plan, weekly plan으로 스케줄 관리를 할 수 있다. 페이지 중간중간에는 걸어가는 고양이, 쉬거나 놀고 있는 고양이들이 살금살금 등장한다. 손재주가 있다면 고양이들 주변을 귀여운 그림으로 채워보고 싶어졌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에서 가장 좋았던 페이지는 free note이다. 밋밋한 빈 노트가 아니라 여러 고양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함께 구성되어 있다. 뭔가를 말하는 듯한 고양이의 표정이나 나른하게 쉬고 있는 고양이 사진 덕분에 free note에 짧은 에세이라도 쓰고 싶어졌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에는 고양이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과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길고양이와 친구가 되는 방법, 캣맘이 꼭 알아야 하는 상식, 함부로 냥줍하면 안되는 이유, 고양이가 먹으면 안 되는 것들 등 고양이에 대한 기본적이지만 꼭 알아야 할 사항들을 배울 수 있다.

 

 

매달 고양이들은 인간에게 조언을 해준다. 호기심을 잃지 마라, 적당한 쉼이 필요하다 등 지극히 고양이적인 조언들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12월의 고양이 조언이 참 좋았다.

'고양이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말이 있지. 당신도 그래.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해. 그러니까 그냥 거기 있어. 어디 가지 말고.

 

 

기록을 남기면 추억이 된다는 고양님의 말씀처럼 일 년 동안 모든 것을 기록해 보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하루 일과와 자신의 일과를 적어보며 비교해 봐도 좋다. 나는 키우는 고양이가 없으니 고양이 타임 테이블에 '만약에 내가 고양이가 되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고양이처럼 한껏 늘어지는 일과를 작성해 볼 것이다.

 

 

<고양이 다이어리 북>에는 다이어리보다 더욱 귀엽고 특별한 선물이 포함되어 있다. 초판 한정 2019년 아깽이 달력과 냥스티커이다. '아고, 아고~'라는 말과 함께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로 채워진 작은 달력은 사무실이나 책상 앞에 꽂아두고 일 년을 함께 하기에 적당하다. 그리고 다양한 표정의 고양이 스티커는 다이어리나 휴대폰, 노트 곳곳에 숨기듯이 붙여 놓았다. 우연히 노트를 펴다, 다이어리를 쓰다 발견하게 되는 고양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랜선 집사들의 냥 부족함을 충족시켜 줄 <고양이 다이어리 북>과 함께 2019년은 조금 더 느긋하고 조금 더 적당하고 조금 더 고양이처럼 살아보자. 책 속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나를 응원하고 있는 <고양이 다이어리 북>이 있다면 왠지 나의 일 년이 더욱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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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24시 - 상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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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미있다.' <장안 24시>를 읽으면서 가장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다. 중국의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불린다는 작가인 마보융을 이번 <장안 24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제 막 <장안 24시> 상권만을 읽었지만 그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 검색을 하고 메모해 두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상, 하 두 권으로 구성된 <장안 24시>는 먼저 그 두께에 압도된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한 페이지, 두 페이지 넘기다 보면 당신도 나처럼 책이 조금 더 두꺼웠으면 하고 바라게 될 것이다.

빠른 말을 타고 질주하는 느낌이었다. 휘몰아치는 이야기는 하나가 아니었다. 어느 구석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툭 하고 튀어나올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단 순간의 지루함도 없이 흡입력 강하고 소설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장안 24시>는 인구 100만의 대도시인 당나라 장안에서 24시간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책을 펼치는 동시에 장안의 미로 같은 도시 속에 갇힐 것이다. 째깍. 이제 당신의 24시간도 시작되었다.

돌궐이 장안을 테러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특수기관 장안사. 나름의 대비책을 세웠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들에게 필요한 자는 장안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는 사람인 장소경. 하지만 그는 상관을 살해한 사형수로 감옥에 갇혀있다. 장안사의 수장인 이필을 오직 장안의 혼란을 막고자 그를 석방하고 이필의 지략과 장소경의 추리로 돌궐인들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장안에 잠입한 돌궐인만 찾아내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큰 사건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장안의 테러는 진짜 돌궐인들의 소행일까, 그들은 조종하는 더 큰 세력은 누구일까, 이필과 장소경은 장안을 혼란의 지옥으로 만들려고 하는 계획을 저지할 수 있을까?

이야기는 주저함이 없다.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면 또 다른 추격전이 시작된다. 이쪽 골목에서 사건을 해결하면 저쪽에서 다른 싸움이 시작된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하지만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고 쉽게 읽힌다. 우리는 작가가 짜놓은 촘촘한 이야기의 그물에 기분 좋게 걸려들어 그저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장안의 24시를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장안 24시>는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장안의 테러를 저지르고 그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인간들의 가치관을 통해 과연 어느 것이 옳은 대의이며, 무엇이 틀린 것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계속해서 묻는다. 

"한 명을 죽이면 백 명을 살릴 수 있어. 한 명을 죽이겠는가, 백 명을 죽게 내버려 둘 텐가?" 장소경이 다시 답을 재촉하자 요여능이 난감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장 도위는 어떻게 할 겁니까?" 요여능은 비겁한 줄 알지만 이렇게 떠넘길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을 죽이겠네." 장소경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힘 빠진 목소리로 설명을 덧붙였다. 
"이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분명 잘못된 일이야.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니까 하는 것뿐이네. 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난 똑같은 선택을 할 거야. 하지만 잘못은 분명히 잘못이야."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재미있는 소설 추천을 원한다면 망설임 없이 <장안 24시>를 권할 것이다. 빨리 다음 사건을 알고 싶어 조바심이 나는 책은 오랜만이었다. 중국에서 뛰어난 필력으로 인정받는 작가답게 마보융의 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장안 24시>를 읽으며 말을 타고 장안 구석구석을 누비는 장소경의 뒤에 앉아있기도 했고, 높은 망루에 올라 넓은 장안 곳곳을 내려다 보기도 했다. 

이때 사방 망루에서 동시에 등불 신호가 깜빡였다. 장소경이 눈살을 찌푸리며 망루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긴급 상황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같은 문구가 여러 번 반복됐다 그는 곧 이 문구를 풀어냈다. 대망루에서 출발한 이 신호는 아주 간단했다. '돌아오지 말라, 돌아오지 말라, 돌아오지 말라.'

오전 10시에 시작된 사건은 12시간이 지난 후에도 해결될 가능성은커녕, 장안을 구할 마지막 히어로였던 장소경은 장안 제1의 수배자가 되어 버렸다. 이제 장안 대혼란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12시간. 누가 이런 테러를 계획했으며 과연 장소경은 이 혼란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장안 24시>의 마지막 12시간 속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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