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코코 샤넬 - 그래픽으로 읽는 코코 샤넬 인포그래픽 시리즈
소피 콜린스 지음, 박성진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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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은 정보나 데이터,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개념적인 정보들을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최근에는 표지판이나 지도, 문서에서의 사용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인포그래픽을 활용하고 있다. 인포그래픽을 통해 시대의 아이콘들의 인생 흐름을 전체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 있다. 큐리어스에서 출판되는 예술가 시리즈로 인포그래픽만으로 구성된 획기적인 이 책은 제인 오스틴, 모네, 클림트, 반 고흐, 다빈치 그리고 프리다 칼로를 인포그래픽을 통해 소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자들의 영원한 아이콘, 코코 샤넬에 대한 인포그래픽을 보여준다.



누구나 알고 있으며 가지고 싶은 브랜드인 샤넬. 하지만 우리는 그 샤넬을 만든 코코 샤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 사람의 인생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변화무쌍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의 경우 일반적인 책 두께를 넘어서는 분량이 나올 것이다. 감히 도전하기 힘든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시간을 두렵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인포그래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은 샤넬의 삶에서 찾아낸 사실과 생각, 습관, 업적 등을 생생하고 간결하게 전달한다.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은 코코 샤넬의 생애, 세계, 작품, 유산으로 나눠 설명한다. 극과 극을 오가는 그녀의 삶은 무척 매력적이다. 그 누가 정해준 길로 가본 적이 없다는 그녀의 말처럼 책을 통해 알게 된 샤넬의 인생은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단지 운으로만 되지 않는 일임을, 부유하게 태어나지도 않은 그녀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알아보자.




인포그래픽의 장점 중의 하나는 방대한 양을 간략하고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코코 샤넬에 대해 말하지만 단지 그녀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다. 그녀가 살았던 역동적인 시대, 전 세계 곳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 본다면 복잡해서 금방 이해하기 힘든 샤넬의 가계도 역시 인포그래픽을 통해 쉽게 파악된다.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를 가진 코코 샤넬은 1883년 프랑스의 소도시 소뮈르에서 태어났다. 1895년 어머니가 결핵으로 사망한 후 언니, 여동생과 함께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코코 샤넬. 하지만 이미 잘 지어진 궁전에 살았던 것이 아니라 끝없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살아남았고 최선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코코 샤넬의 생애에 이어 그녀의 세계와 작품, 유산에 대해 보여준다. 샤넬이 지은 샤넬의 별장인 라 파우사,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러브콜을 받은 디자이너로 미국에서의 활동,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난 가수 생활 등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그녀의 삶을 알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샤넬의 로고는 샤넬이 어릴 적 지냈던 오바진 수녀원의 복잡하게 맞물려 있던 창문 장식에서 아이디어를 떠 올렸다고 한다.



샤넬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많은 것을 떠올린다. 검은색 풀오버 스웨터와 진주 목걸이, 메릴린 먼로가 잠들 때 사용한다는 가장 유명한 향수 No5, 주얼리 등 샤넬을 대표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많은 여자들의 들고 싶어 하는 2.55백을 빼놓을 수 없다. 1955년 2월에 론칭되어 2.55백이라고 불렸던 이 가방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특유의 클래식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샤넬 역시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샤넬이 공식적인 자서전을 쓰지 않은 데다가 소문을 몰고 다니는 편이라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현재 남아있는 그녀의 작품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으니 명언의 진실 유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녀의 매력적인 삶에 비해 무대나 스크린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을 통해 코코 샤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대별 영화를 알게 되었다.

샤넬은 1971년 1월 10이 87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없지만 그녀 자체였던 브랜드 샤넬은 여전히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패션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코 샤넬. 에너지로 가득했던 그녀의 삶을 인포그래픽으로 살펴 본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은 잘 만들어진 요약노트처럼 쉽고 일목요연하게 그녀의 매력적인 삶과 작품 세계를 알 수 있었다. 인포그래픽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 본 샤넬의 삶과 사랑 그리고 작품의 세계는 심플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작품과 달리 너무나도 화려한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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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 -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감정 정리법
와다 히데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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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소한 일에 화를 잘 내는 사람인가? 화를 내고 나면 곧 후회하는 습관이 있는가? 별것 아닌 것 같은 화 때문에 손해 본 적이 있는가?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왜 화를 내지 말아야 하는지, 욱했던 순간들이 모이면 결국엔 자신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최근에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사소하거나 혹은 큰 사건들이 많다. 그런 일들은 언제나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를 통해 내가 얼마나 자주 화를 냈는지 체크해 보자. 책에서 이야기하는 '화'는 큰일에 불같이 반응하는 화를 말하지 않는다. 순간적인 짜증, 습관적인 화냄이 나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불쾌하게 만들고 인간관계가 나빠지는지 알려준다.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제목처럼 내용 역시 쉽다. 철학적이거나 어려운 이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따라 하기 힘든 미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숙제를 주지도 않는다. 가벼운 에세이처럼 일상 속에서 생각날 때 문득 한 페이지씩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짧은 이야기들이다. 

순간순간이 쌓여 하루가 되듯 사소하게 화낸 순간들이 모여서 불편하고 껄그러운 인간관계를 만든다.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를 읽는다고 그 순간 삶이 변하는 터닝포인트가 오지는 않는다. 작은 일, 짧은 순간에 일어난 감정들을 고침으로 인간관계부터 인생의 많은 것들을 천천히 바꿀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르쳐준다. 

기분이 쉽게 나빠지는 사람은 점점 더 불평불만이 많아지고,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사소한 일에까지 금세 감정이 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분이 나빠졌다가도 바로 풀리는 사람은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심기가 불편해져도 곧 평상시 상태로 돌아가므로 주변 사람은 그가 화났는지 눈치조차 못 챌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항상 침착한 사람으로 높게 평가됩니다.


화내는 일이 줄어들면 변화가 찾아온다. 그런 변화를 맞을 수 있게 책에서는 총 6장에 걸쳐 화가 나는 다양한 원인을 없애는 방법들을 말한다. 각 주제에 3~4페이지 정도 짧은 이야기라 꼭 처음부터가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것부터 읽어도 좋다. 이야기는 화를 내는 사람들이 빨리 화남을 풀거나 화를 내지 않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국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의 대부분의 것들은 삶을 부드럽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준다. 

요즘 많은 책에서 SNS 속 관계를 빼놓지 않고 말하는데 <오늘도 사소한 이러에 화를 냈습니다>에서도 역시 SNS에 대해 언급한다. 당신이 왜 점점 더 '좋아요'에 얽매이게 되는지, 자신을 위해 SNS 친구를 줄어야 하는 이유 등을 말한다.


책 속의 여러 가지 조언 중 가장 와닿는 것은 '인생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였다. 언제나 현재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믿음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 의문을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그런 고민에 갇혀 어느 순간 미간에 주름을 잡아가며 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작가는 그런 나에게 말한다. 변화가 두려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쩌지. 해고되는 게 아닐까?', '30년 후에 밥은 먹고 살 수 있을까?',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가족은 어떻게 될까? 아이의 교육비랑 대출은 어떻게 하고?' ~ 하나의 길 밖에 없다는 믿음이 결국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만드는 셈입니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나 스스로를 다스리면 주변 사람들이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낼 수 있다. 내가 화내는 문제는 내가 아니라 누구 또는 무엇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화내는 원인 대부분이 외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다시 한번 찬찬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원인이 외부에서 오더라도 그런 외부 상황을 짜증이나 화로 받아치는 것은 결국 당신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시간을 누구 때문에 기분 나쁘고 누구로 인해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게 하지 말자. 일희일비하지 않는 당신의 순간, 그것에서부터 즐겁고 행복한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욱해버리면 결국 손해 보는 건 당신이라는 사실,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알고 있으니 이제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와 함께 고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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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수업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우리 미래가 여기에 있다
EBS <100세 쇼크> 제작팀 지음, 김지승 글, EBS 미디어 / 윌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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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프라임 '100세 쇼크'를 봤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100세 쇼크'는 제목처럼 쇼크로 다가왔다.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노년. 그 노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EBS 다큐 프라임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100세 쇼크' 속,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그분들의 모습에서 나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100세 수업>은 EBS 다큐 프라임 '100세 쇼크'를 책으로 옮겨 놓았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나이 듦을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노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100세 수업>은 네 번의 수업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번째 수업 100세의 사생활에서는 노년의 하루와 몸과 마음의 변화, 그들의 감정과 표현에 대해 들려준다. 아직 그들의 나이가 되어 보지 못한 우리들은 고령자들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생물학적 노화로 인해 가능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일상을 살아간다. 그뿐만 아니라 고령자들은 끊임없이 자기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욕구로 인해 인정받았던 일들을 할 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노인의 심리적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죽음이라는 문제다. 자신의 죽음뿐 아니라 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앞선 죽음의 문제가 불가피하게 주어진다. 이 지속적인 상실과 죽음의 문제는 노인에게 잘 표출할 수 없는 우울감을 안긴다.

늙었다고 말하는 나이는 몇 살일까? 60대를 노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노인의 기준을 다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살아갈 날은 점점 더 길어지지만 우리는 여전히 노년은 덤으로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 노년에도 우리는 생활을 하고 병원을 가야 한다. 자녀들에게 부담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돈이 필요하면 보태줘야 할 상황이 오기도 한다. 우리는 제대로 질문해야 한다. 노년기는 덤으로 사는 게 아니다. 단순하게 오래 산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오래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노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15년 UN에서 생애 주기별 연령을 새롭게 구분했다. 그들이 말하는 '100세 시대 생애 주기별 연령'에서는 17세까지 미성년, 17세에서 65세까지 청년, 65세부터 79세까지 중년, 79세부터 99세까지 노년, 100세 이상을 장수 노인이라고 말한다. 이 구분에 따르면 우리가 말하는 수많은 노인들은 노인이 아니다. 

100세 시대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없었고 겪어보지 못한 타임라인이다. 노인이 된다는 것을 단순히 병들고 아프고 초라해진다는 의미로 생각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100세 수업> 이전에도 노년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는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노후준비를 어려워한다. 왜 그럴까?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빠르다. 참고할 만한 국가가 없을뿐더러 위 세대를 보고 배워야 하지만 그럴만한 롤모델도 없다. 이런 상황들은 고독한 무연고 사망률의 증가, 65세 이상의 높은 빈곤율 그리고 고령자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우울한 지표들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갈 수 있을까? <100세 수업> 네 번째 수업에서는 현재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이가 들었다고 노년을 일생을 마무리하는데 쓰지 않고 매일 새로운 경험으로 채우고 있는 한정숙(88세) 씨, 사립유치원 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봉사를 하는 조경숙(80세) 씨, 교정 구석에 마련된 허름한 공간에 거주하며 여전히 학교를 위해 살고 있는 이사장 채현국(83세)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잘 늙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개인의 삶에서는 늘 최초이자 돌아오지 않을 시간인데, 은퇴 후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의 무게가 10대, 20대가 하는 '앞으로 커서 뭐 하지?' 같은 고민의 그것과 크게 다를까? 우리는 모두 처음 살고, 처음 늙고, 처음 죽는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사실 '어떻게 살 것인가'와 다르지 않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특정 나이 이후를 생각해 본 것 없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때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삶을 상상해보게 되는 것이다. 

늙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식상한 말이지만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청춘이 지나가 버렸다. 지금보다 몸과 마음이 더 고된 것이 노년일까? 매일 아침 일하러 갈 곳이 없는 것이 노년일까? 노인들을 보며 나이 듦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 수는 있겠지만 그들은 내가 아니니, 나는 여전히 나의 노년이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다.

<100세 수업>은 노후준비에 대한 경각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들게 하는 책이었다. 노인은 죽기 전에 잠시 거쳐가는 슬픈 시간이 아니다. 이전과는 또 다른 열정으로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늙으면 죽는 것이 아니다. 늙었으니 이제 늙음으로써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100세 수업>과 함께 그런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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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감성 콜라보 에디션)
최대호 지음, 낭만배군 사진 / 넥서스BOOK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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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나고 겨울에 들어서며 밤이 길어졌다. 코끝이 차가워지는 밤공기는 의외로 사람을 무척 감성적으로 만든다. 이런 기분이 드는 밤에 잘 어울리는 책은 에세이, 그것도 감성을 한껏 머금은 사진과 글이 있는 가득한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만큼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또는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싶을 때 무척 잘 어울리는 에세이인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최대호 작가와 낭만 배군의 감성 콜라보 에디션으로 만나보았다.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의 밤이 책을 안고 있다. 제각각의 불빛이 모여 만들어내는 도시의 야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화려한 야경이라도 도시의 빛은 너무 쓸쓸하게 느껴진다. 어두워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 속 어딘가에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글 작가 최대호와 사진작가 낭만 배군이 말한다. '내가 너의 힘든 하루를 안아줄게.'

 

 

 

일상의 감성을 담아 SNS에 올리는 최대호 작가의 글은 담백해서 좋다. 이해하지 못할 은유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는 그의 글은 바쁜 하루 중에 잠시 동안의 여유로움을 선물해 준다. 

 

 

최대호 작가의 글에 SNS 인기 사진작가인 낭만 배군의 사진이 더해진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책 속을 가득 채운 낭만 배군의 사진은 일상이지만 때로는 꿈결인 듯하다. 언제나 고개를 돌리면 만날 수 있는 장소와 시간들이 낭만 배군의 눈을 통해서 전혀 다른 감성으로 태어난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에세이이다. 사진과 글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책 속의 장소들이 어디인지 궁금해졌다. 저곳에 가면 왠지 나도 마음껏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최대호 작가의 시는 마치 다정다감한 남자친구 같다. 지친 하루의 저녁에 읽으면 힘내라고 토닥여 주는 손길 같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면 귀 기울여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글이 사람보다 더욱 위로가 된다는 것.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를 읽으며 다시금 공감했다. 

 

 

일상 속 풍경을 담은 사진은 요즘 말하는 SNS 감성이 가득한 한 컷이다. 사진을 찍어 프로필로 사용하고 싶은 책 속의 사진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 같았다.

 

 

기분이 좋은 날엔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이 좋은 기분을 혹시 나눠 줄 수 있을까 해서.

최대호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달콤한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책은 끊임없이 말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을 응원해요. 나는 당신에게 설레요.

 

 

책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는 자신이, 써본 거라고는 일기와 독후감이 전부였던 작가가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지 시를 통해 전해준다.

시작도 하지 전에, 도전도 하기 전에 겁먹지 말라던 글을 읽으니 시작도, 도전도 해보지 않고 겁을 먹고 뒷걸음쳤던 나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문득 슬퍼졌다.

 

 

그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그 누구의 삶도 따라 하지 마라. 너는 그냥 너니까. 

처음에는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가 단순히 핑크빛 가득한 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단지 보송보송한 감성만이 아님을, 낭만 배군이 보여주는 사진 속 공간이 SNS 감성만 담은 곳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곳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하고 안아준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이다. 소설이든, 여행이든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처럼 사진과 함께 하는 짧은 호흡의 에세이든 간에 지금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중에 몇 명이 그 버킷리스트를 실현할까.

인생도 시를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도 하기 전에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지. 교육비도 많이 드는데 아기를 낳아 언제 키우고 언제 뒷바라지하지...' 미리 고민부터 하고 걱정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글 쓰는 게 너무 좋았고, 지금도 좋다는 최대호 작가의 말처럼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두 명의 작가들이 따뜻하고 달콤한 감성들이 힘든 하루를 보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침대 옆에 두고 잠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보기 좋은 책이다.

책 속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최대호 작가의 글을 읽으며 유난히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찬 바람이 창문 틈새로 스며 들어오는 오늘 같은 밤에 잘 어울리는 감성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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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7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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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이 짧은 단어에는 참 많은 의미와 생각이 담겨 있다. 나에게 '끌림'이라는 단어는 몽글몽글한 느낌이다. 늦은 저녁 부끄럽지만 감성 잔뜩 묻어나는 짧은 문장 몇 구절 적어낼 수 있게 만드는 단어. '끌림'은 꽤 로맨틱한 단어로 각인되었다. 그래서 상큼한 민트색 가득한 <끌림>을 처음 봤을 때 철학이나 인문학이 아니라 '끌림'이라는 주제로 쓴 알랭 드 보통의 시집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끌림>의 시작은 뭔지 모를 감성이었지만, '끌림'의 마지막은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철학의 이해였다. 


알랭 드 보통의 인생 학교 시리즈는 언제나 믿고 읽는 책이다. 이번 <끌림> 역시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매력학 강의였다.

'끌림'이라는 단어가 아닌  상대방에게 끌림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 선량함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책이다.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우리가 선량함을 제대로 이해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인생의 의미가 된다.'


'당신은 착한 사람이 되고 싶나요?'라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요'라고 답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착함이란 어리석음, 남보다 뒤처진다, 손해 보고 산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지만 착하고 선량하다는 의미를 비딱하게 보고 있는데 작가는 이것이 개인적인 감정 이전부터 역사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라 말한다. 

착한 사람에 대해 오해하는 네 가지 문화 기원이 있는데, 첫째 '착한 사람은 무능하다'라는 기독교가 남긴 유물, 둘째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아 나온 '착한 사람은 재미없어!', 셋째 자본주의가 남긴 유물인 '착한 사람은 쫄딱 망해!' 그리고 마지막은 '착한 사람에게는 몸이 끌리지 않는다'라는 에로티시즘이 남긴 기원이다. 

<끌림>을 읽으며 여러 번 뜨끔했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들을 당연한 듯 우스갯소리로 하고 다닌 적이 많았다. 말로는 착한 사람, 선량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좋다고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은 착한 사람이 되어 남들에게 피해 보고 살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 우리는 선량함과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지 않았을까. 착하면서도 성공한 사람, 착하면서도 재미있는 사람, 착하면서고 부유하거나 관능적인 사람도 있는데도 착함을 당연한 듯 지워버리고 기준을 세웠던 걸까. <끌림>을 통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선량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었다.


<끌림>은 선량함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책 속에는 마치 심리학 관련 서적을 읽고 있는 듯한 문장들이 많다. 나를 이해하는 관점을 비롯해 상대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들려주는 이야기는 인간관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다. 

누군가의 장점 이면에는 반드시 그만한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일장일단 이론, 자신이 정말로 쓸모없는 인간임을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확인받으려 하는 자기혐오와 끔찍한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는 괴로움의 근원인 바늘 찾기, 아무리 상대방이 당당하고 씩씩하고 말짱해 보여도 그들이 보여주는 언행을 보면 그들이 병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 <끌림>에는 나를 위해 혹은 상대방을 위해, 보다 너그러운 눈을 가질 수 있는 방법들을 들려준다.


<끌림>은 150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읽기에 무척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이지만 어렵지 않고 매력적이고 끌리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니 어떤 책보다 더욱 집중력 있게 읽을 수 있다. 바로 <끌림>의 3부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14가지 방법에 대해 말한다. 

알랭 드 보통의 책답게 두루뭉술한 이론이 아니라, 정곡을 꼬집어 하나하나의 이유를 정확하게 이야기한다. 14가지 방법 중 첫 번째로 친구에 대해 정의하는데, 그는 우리가 우정에 대해 너무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정이 겉도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겪는 우정의 문제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목적의식 부재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도 여기에 있다. 우정 나누기가 겉도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우정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이 떨떠름한 이유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을 미심쩍게 보고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 있다고 해서 우정이 손상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우정의 목적을 명확하게 규정할수록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혹은 함께하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군인지 결론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수줍음을 극복하는 방법, 애정 어린 장난이 필요한 이유, 훈계하는 꼰대가 되지 않기 등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끌림> 속 문장들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날카롭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을 때면 가장 먼저 마음을 열고 책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권한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것들은 이미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선량함과 착함을 자신만의 생각으로 단정 짓고 읽는다면 이 책은 단순한 인문학 책 중의 하나가 될 뿐이다. <끌림>을 통해 인생을 조금 더 풍요롭고 너그럽게 살아갈 수 있는 '선량함'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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