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은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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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진작에 구매는 했지만 이제서야 도서관에서 읽어 보게 된 서은채작가님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아름답고 겉표지에 역시 매력적인 안표지까지...... 도서관에서는 양장커버를 빼지 않아서 좋았지만 겉표지를 빼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희완이라는 인물이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나무가 아닌 ‘람우‘를 교통사고로 잃고 폐인이 되어가다 6년이 지난 후에 불현듯이 람우가 희완에게 다시 돌아와서 ‘일주일 후에 교통사고로 죽는 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세 번만 부르면 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전에 희완이 하고 싶은 것을 버킷리스트로 작성하라고 하죠.
람우를 잃고 삶의 미련이 없던 희완이 버킷리스트에 작성한 대로 영화를 보고 기차로 여행을 떠나 하룻밤을 지새는 등 람우와의 추억을 쌓아가는 사이에 람우가 죽기 전에 갔던 놀이공원을 가게 되는 데요.
사실 이 소설의 큰 줄기는 80여쪽에 다 나와 있어서 그런지 결말이 생각보다 빨리 나왔는 데, 그 이후 희완과 람우, 람우의 엄마와 람우의 생물학적 아빠의 현부인, 그리고 버킷리스트에 있던 ‘친구 사귀기‘로 인해 알게 된 특별한 능력을 지닌 고영현의 이야기와 나머지 람우 없이 살아가는 희완이와 희완을 만날 수 없는 람우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을 읽고 글을 남긴 다른 북플 회원 분처럼 약간의 인터넷소설을 읽는 듯한 유치함이 아주 조금 느껴지기는 했지만 람우가 좋아하는 희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하는 와중에
어쩌면 자신 때문에 람우를 잃게 만들었다며 죄책감을 느낄 희완이에게 ‘사실은 나도 살고 싶었다. 그래도 나는 네가 살아갔으면 해.‘(230쪽)라며 독백하는 대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까지도 버려가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더군요.
확실히 잘 읽혀지기도 했었기에 나중에 드라마로 만들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언제‘가 얼마나 걸릴지는 몰라도 람우와 희완이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날이 왔으면 좋겠으며 만나서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은채작가님의 써내려가실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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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토니오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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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었던 책들 중 미지 레이먼드작가의 「나의 마지막 대륙」과 류커샹작가의 「혹등고래 모모의 모험」이 동시에 생각나게 했었던 정용준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프롬 토니오」를 편의점픽업으로 받자 마자 제일 먼저 꺼내서 읽어보았습니다.
스포일러로 가득하지만 「나의 마지막 대륙」에서 끝끝내 켈러가 뎁의 곁을 떠나는 모습이 「프롬 토니오」에서는 시몬을 두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앨런, 「혹등고래 모모의 모험」에서는 모모가 험난했던 모험의 여정을 끝내기 위해 바다를 벗어나 육지로 향해가는 모습이 「프롬 토니오」 초반의 흰수염고래 룸이 토니오를 유토에서 마데이라까지 힘겹게 죽을 힘을 다해 옮겨주고 죽은 룸의 입에서 토니오가 나오는 것을 읽으면서 생각이 나더군요.
저는 문학동네카페에서 오래 전에 연재를 했고 끝난지도 2년정도 되었으며 연재 당시에도 그 이후 출간되어 책을 받아보기 전까지 큰 관심은 없었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는 채로 읽어 보았는 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토니오의 행동, 부탁, 시몬과 데쓰로, 그리고 늘 오케이 오케이하던 마우루에게 들려주는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처음에는 저도 응?하는 식으로 읽었으나 점점 시간이 흘러 토니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이해하게 되고 믿어버리게 되어 버렸어요.
심지어는,
˝우리들에게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뭘까? 죽는 순간의 통증? 더 살 수 없다는 아쉬움? 아니야.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혼자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지. 떠나는 자도 남겨진 자도 같은 이유로 두려워하네.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죽음 저 너머로 떠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들을 가슴속에 데리고 간다네. 남겨진 자들은 반대로 죽은 자들을 떠나보내지 않고 기억 속에 담아 함께 살아가지. 그것이 기억이고 추억이야. 그것은 환상이나 환영 같은 것이 아니야. 영혼은 바로 그곳에 머문다네. 그리고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만날 수 있지. 아니, 반드시 만나게 되네. 죽은 자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누군가가 간절히 찾는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밖에 없어.˝(276쪽)라고 토니오가 도쿄대지진으로 인해 가족들을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진 데쓰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대목을 읽으며 사는 것에 대해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죽겠지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갑자기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언젠가는 분명히 죽어야 하지만 그 때까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살아보고 싶은 강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용준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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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외계인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7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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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로 만나 보았던 이상권작가님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7번째 「서울 사는 외계인들」을 출간하셨고 저는 뒤늦게 읽어보았습니다.
초등학생때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끔찍한 경험을 갖게 되는 사우가 사랑하는 엄마까지 자신의 곁을 영원히 떠나버리자 학교도 그만두고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2층집에 홀로 살아가기 시작할 무렵에 분명 처음보지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고양이와 대화를 하게 되고 1층에 사는 글을 쓰지를 못하는 결코 사우또래의 미미의 엄마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젊어보이는 ‘찔레꽃‘씨에게 글을 가르쳐주는 일을 얼떨결에 하게 됩니다.
어릴 적 끔찍한 상처로 인해 중학교에 가서도 적응하지 못하여 학교를 그만 둔 상태에서 같은 반이었으나 기억나지 않던 진구라는 동급생을 만나 친하게 지내는 가 싶었지만 알고 보니 진구라는 녀석은......
사실 저는 선생님으로 부터 뺨을 맞거나 발로 차여본 것 말고는 크게 상처받을 일은 없었는 데 제 몸에서 냄새가 나고 가난하게 산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하고 마지막 6학년 때에는 아이들이 이런 제 사정을 알고 잘 해주고 친한 척을 해주기는 했지만 이 게 오래가지는 않더군요.
어떤 대가나 목적이 있어서 그렇게 제게 했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같은 반 아이들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진구녀석을 보니 화가 치밀어오르기는 했는 데 진구의 여자친구인 새민이는 진구같은 애가 아니어서 그런지 저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고 사우와 대화하던 고양이가 나중에 사우의 잊고 있었던 추억 속에 등장하는 모습과 사우 뿐만이 아니라 그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보여지는 대상도 달라지는 모습을 책으로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 세상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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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사원
김개영 지음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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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오른 쪽 눈이 희뿌옇게 보였지만 오늘 완독한 김개영작가님의 「거울 사원」을 읽으면서 그 증상이 조금 더 심해지는 것 같고 그 것을 떠나 무기력해지면서 활자를 읽기가 힘들었다는 핑계같지 않는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이 소설집을 너무 열심히 읽었던 탓인지 책의 은박들이 다 지워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관흉국), (거울 사원), (봄의 왈츠), (틈), (개와 늑대의 시간), (뷔통)은 3월 중순 경에 읽었고 마지막 단편 (라리루레로 파피푸페포)와 해설은 오늘 새벽에 읽어서 그런지 앞에 읽었던 6편의 단편들이 구체적으로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해설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랐습니다.
집안을 모욕하고 더럽렸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을 당할 위기를 겪고 한국으로 와 정식적인 난민으로 인정 받은 표명희작가님의 청소년소설「어느 날 난민」의 찬드라와 비슷하지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닌 한국의 이태원이라는 낯선 나라에서까지 형제들이 명예살인을 시도하는 광경을 목격하는 주인공(거울 사원)이나 죽은 형을 대신하여 태어났다고 믿는 엄마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엄마를 죽이게 되는 아들(틈),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차에 치여 죽게 되는 창민이(개와 늑대의 시간)등 소설이라는 거울에 비쳐진 모습들은 고풍적인 표지와는 다르게 끔찍하고 절망만 가득한 모습들만 투영되어 차마 똑바로 마주보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인지 마지막 단편이자 역시 머지않아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에 도달될 것이 분명한 (라리루레로 파피푸페포) 를 읽기를 두려워하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소뇌위축증이라는 유전성이 강한 병을 앓고 온종일 누워지내야만 하던 엄마와 아들 역시 구마비가 와 온 몸에 통증을 호소하며 죽음이라는 마지막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절망스럽게 보여져서 책을 읽은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김개영작가님, 감사합니다.
(참고로 굳이 은박을 쓰지 않고 그냥 일반적인 검은 글씨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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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민 - 제10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3
표명희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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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4월 1일 만우절에 3월 한 달 동안 읽은 책들을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4월달에도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제 스스로에게 하던 약속을 만우절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대면서 깨어버렸고 15일이 되어서야 전아리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를 읽고 리뷰를 썼고 또 다시 침묵하였네요.
북플을 시작한 것이 2015년 8월이었고 그 후 1년 뒤에 최은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읽기 시작하자 2달 정도 잠시 북플활동을 하지 않았었죠. (그 때에는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고 나서의 느낌을 쓰기가 매우 힘들었고 그 것을 표현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껴서 그런지 멀리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번에는 읽기 조차 힘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첫 소설집「해협의 빛」이후 전혜정작가님의 두 번째 책이자 첫 장편소설 「첫번째 날」을 40쪽 정도 읽다가 은행나무에서 출간한 7명의 작가님이 쓰신 「서로의 나라에서」를 작년 첫 소설집 「스크류바」를 출간하신 박사랑작가님이 쓰신 (방갈로, 1996)까지만 읽었으며 역시 첫 소설집을 내신 김개영작가님의 「거울 사원」을 마지막 단편 (라리루레로 파피푸페포)와 해설 빼고 읽었습니다.
솔직히 오늘 읽은 표명희작가님의 「어느 날 난민」도 4월 초에 읽었어야 하는 데 읽지 않고 제가 사는 부산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 기증을 했고 그 기증한 곳에서 책을 빌려서 읽었습니다.
난민이라는 의미가 꼭 다른 나라에서 신분이나 국적이 다른 상대와 사랑에 빠지거나 어떤 계기로 인해 강제로 추방당했거나 혹은 가족, 집안 더 나아가 부족의 뜻과 반대되는 행동이나 뜻을 지녀 투명인간취급은 물론 심지어 명예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도 서슴치 않는 모습에 다른 나라로 떠나 살아가기를 결심하여 우리나라로 오게 되는 외국국적의 사람들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날 난민」을 읽으며 느꼈습니다.
저 역시도 한국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소속되었던 가족이나 친척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 살아가고 있으며 북플이라는 울타리에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난민‘이라는 것을 다소 과장된 것 같고 「어느 날 난민」을 읽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국무위원장의 만남과 관한 뉴스를 TV로 접하면서 ‘난민‘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빼어난 ‘수작‘이라는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표명희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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