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1 사계절 1318 문고 104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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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님의 작품들은 제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되던 시기에 제목을 들어봤거나 읽어보려고 책을 빌린 기억이 나는 데 끝까지 읽어 본 기억은 없네요. 이번에 출간된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이금이 작가님의 첫 역사소설이고 사계절1318문고 104번째와 105번째로 총 2편으로 이루어졌으며 방금 다 읽은 1편이자 1부에서는 1920년에서 1939년까지의 윤형만 저작과 그의 딸 윤채령. 그리고 논 서 마지기에 팔려 온 여덟번째이자 호적 나이로 일곱살인 수남이가 채령의 생일선물이자 몸종이자 하녀로 살아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갖고 싶은 것은 다 가졌으며 부족함 없이 자라 온 채령과 논 서마지기에 스스로 자청하여 팔려 온 수남이가 성장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들이 흥미로웠고 멸시하는 남들과 다르게 자신에게 잘해주던 맏아들이나 첩의 자식인 강휘에게 수남은 애틋한 감정을 가지지만 알다시피 채령의 몸종이자 하녀인 자기 자신의 처지등 여러가지 이유로 마음 속에서만 품고 있는 한편, 채령은 부모의 감시와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어 미국으로 가고 싶었으나 너무 멀어서 마침 윤형만저작 밑에서 일하던 준페이의 고모가 있다는 교토로 유학을 가게 되는 데 거기에 수남도 채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저작에게 보고하기 위해 동행하게 됩니다.
교토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던 채령은 학교모임에서 정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회동에 있을 때부터 한글과 일본어공부를 일하는 틈틈히 하던 수남은 채령대신 전해주기위해 브래들리여사에게 갔다가 브래들리여사에게 영어를 배우게 됩니다. 만약 수남이 스스로 자청하지 않았다면 넓고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까막눈이 되어 끼니를 걱정하거나 굶어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인데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이 한마디가 수남의 인생에 큰영향을 주게 되어서 제목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규가 독립운동과 관련되어 체포되고 독립자금을 채령이 주었다는 사실을 형만이 알게 되자 채령이 감옥에 가는 대신 황군여자위문대로 가게 만들었고 거기를 수남이 채령이 대신 자기가 가겠다고 자청하는 데요. 그래서 채령은 준페이와 강제로 혼인하고 준페이의 삼촌이 준페이에게 초청장을 보내줬고 준페이의 삼촌이 있는 로스엔젤리스에 도망치듯 떠나지만 검문에 걸려 준페이만 통과되고 채령은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지면서 1부는 끝나는 데 빨리 2부도 보고 싶어요. 앞서 에필로그에서 「저작의 딸」다큐멘터리에 출연하고 증언한 윤채령이 진짜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궁금합니다. 저는 빨리 2부를 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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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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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다양한 주제, 다양한 장소를 바탕으로 진행되며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조금은 생소하고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곧 등장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데 정말 광범위하게 글을 쓰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이 세편의 소설집에는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정말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미모의 작가님과 더불어 소설집의 표지도 예뻐서 궁금했었는 데 이번에 나온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에서도 예쁜 표지와 함께 8편의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떼인 돈을 받으려 했으나 무거운 된장 2통만 가지고 온 아버지, 다른 사람들은 조금씩 돈을 돌려받았으나 오히려 축의금으로 벌금으로 돈을 줘버리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떼인 돈을 받을려다 받지 않고 된장 2통을 떼어 먹은 아버지보다 한 살 아래이자 회사동료를 찾아 준 남자에게 주고 남자도 웃으면서 받는 이야기(된장이 된)가 재미있었고 X-ray대신 Y-ray로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포착되는 것(Y-ray, 그런데 저는 X-ray로 제목을 처음에 봤었고 읽어보니까 제목이 Y-ray인 걸 알았습니다.)이나 넓은 마당과 정원이 있는 집의 주인이 `개`라는 것과 그림을 전시한 뒤에 예외없이 그림 그린 작가가 보는 앞에서 불태운다는 것(불타는 작품)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저자인 박태원이 2010년대로 와 자신의 집이 있던 곳에서 소설가 박태원처럼 관광객들에게 안내하고 나중에는 「날개」를 쓴 이상이 되었다는 것(다옥정 7번지, 최근 6개월안에 이상과 관련된 소설을 많이 접한 것 같아요.)도 기억에 남지만 표제작인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가 인상적이었어요.
울룰루에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유명한 양말브랜드 홀튼의 사장을 만나러 약속된 차를 타고 떠나려했으나 잘못타게 되었었는 데 알고보니 목적지가 울룰루였고 가는 도중에 나이든 운전자가 연식이 오래된 차와 자신의 형에 관한 추억을 상기하고 얼떨결에 히치하이킹하게 된 그녀도 우연히 만난 룸메이트 위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마음이 아팠어요. 위키는 그녀를 보고 미용학원에 따라갔다가 같이 살게 되었는 데 허망하게 길거리에서 무리들에게 이유없이 맞고 죽게 되는 데 그의 생존가방에서 그녀와 찍은 사진과 가위가 있었다는 것이 슬펐어요. 그리고 스포일러지만 처음엔 울룰루에 연료가 없어 버려진 차를 찾으려 했다가 우연하게도 찾게 되었고 울룰루에 형을 묻어두고 와야했으며 살아남기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서 지금의 홀튼의 사장이 된 사람이 바로 그녀 옆자리에 운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잘 된 것 같아 좋았어요. 그리고 작가님의 말씀처럼 저도 최근에 출근하려고 버스를 탔는 데 57번인 줄 알았고 57번전광판을 보고 탔는 데 상공회의소에서 꺽어서 돌아가야 되는 데 직진하시길래 이상하다 했는 데 알고보니 82번버스여서 내릴까하다 종점까지 갔는 데 정말 다행이었어요. 일하는 곳이 근처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밤에 종점이 동네 위에 있어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흥미로웠어요. 잘못 타지 않았으면 이런 구경도 못했을 텐데 말이에요. 작가님 덕분에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저는 작가님의 책을 잘못 골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내용이든 어떤 느낌이 들든 간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고 당연히 읽어야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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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
최민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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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의 머리검은토끼밴드는 머리검은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서 따왔으며 토끼는 리더가 토끼띠라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 데 이 밴드의 드러머의 아이를 가진 두번째 아내 현숙의 딸 민경이와 이제는 지방무대행사에 간간히 오를 뿐인 「마음먹은 대로 가는 인생」의 가수 덕진이 지방행사와 어울리지 않는 오페라 홀에서 하는 것도 의아해했었고 한 때 뜨겁게 사랑하던 민희가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에 잠시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무대에 오른 검은머리토끼밴드. 무대가 끝나고 무대 뒤에서 드러머에게 욕을 하는 리더에게 한방먹이는 덕진(검은머리토끼)이 멋있었어요. 아마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1인 돈까스가게와 1인 우동가게사업을 진행하는 고울 차에 깨달을 오(레오파드), 집을 나간 엄마가 어르신대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건강식품을 비싼 값으로 파는 사기에 거미라는 바람잡이역할로 등장하게 되거나([반:]) 딸에게 몹쓸짓하는 새아버지를 토막내어 버려 교도소에 있다가 지금은 동네마트 정육코너에서 고기를 자르고 있는 부용(여자처럼)까지 이 소설집에는 온전하지 않은 반쪽짜리 인생들이 등장하는 데 사실, 지금 우리도 완전하게 꽉 채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나저나 이 소설집의 표지는 누가 했을 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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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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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에서 주관하는 세계문학상이 벌써 12회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1회가 문이당에서 출간된 고현정씨가 출연하여 큰 인기를 끈 드라마의 원작이기도 한 김별아작가님의 [미실], 2회가 영화로도 나왔던 박현욱작가님의 [아내가 결혼했다]였고 3회는 신경진작가님의 [슬롯]이었습니다. 이중 [미실]은 지금 1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조영주작가님의 [붉은 소파]를 출간한 해냄출판사에서 더 추가되어 재출간되었고 [아내가 결혼했다]는 문학동네에서 재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4회부터는 예담출판사에서 역시 김혜수씨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드라마의 원작인 백영옥작가님의 [스타일]이 5회부터 8회까지는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작년 초에 개봉했던 이민기, 여진구 주연의 영화의 원작 정유정작가님의 [내 심장을 쏴라], 최근 민음사경장편을 출간하신 임성순작가님의 [컨설턴트], 작년 키스방아르바이트를 하는 탈북소녀의 이야기를 소설로 출간하신 강희진작가님의 [유령], 그리고 제가 이 소설의 초판1쇄를 찾으려고 은행나무출판사에 전화하고 오프라인 서점을 이 잡듯이 찾아다녔던 추억을 주신 전민식작가님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가 수상을 했었고 9회부터 11회는 나무옆의자에서 대상 박향작가님의 [에메랄드 궁], 우수상 임재희작가님의 [당신의 파라다이스], 김호연작가님의 [망원동 브라더스], 김서진작가님의 [선량한 시민], 정민작가님의 [사이공 나이트], 최욱작가님의 [슈나벨 자손의 최후] (9회), 공동대상을 수상한 이동원작가님의 [살고 싶다], 정재민작가님의 [보헤미안 랩소디] (10회), 작년에는 대상을 수상한 다소 황당하진만 유쾌했던 김근우작가님의 [고양이를 잡은 오리], 우수상 김소연작가님의 [꽃그림자놀이], 이성아작가님의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김의작가님의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날들] (11회)까지 정말 1회부터 빠지는 회 없이 당선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은 많은 작품들이 있었고 올해 해냄출판사에서 출간된 12회 당선작 조영주작가님의 [붉은 소파]는 사진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연쇄강간살인사건에 접목시켜 연쇄강간살인사건으로 인해 사랑하는 딸 은혜를 잃은 사진작가 석주와 그 사건의 피해자였으나 베란다로 도망쳐 살아남아 강남경찰서 형사가 된 나영이 파헤치는 이야기인데요. 거기에 붉은 소파는 이 소설의 중심이 되어 우리에게 감춰져있던 진실을 보여주는 데요. 저는 솔직히 나영이 석주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지만 자신의 딸 은혜와 매우 닮아서 마치 딸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인물에게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 다시 그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방식도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아요. 사건에 비해 범인이 제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고 뭔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읽으면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왜 붉은 소파가 그 곳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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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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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 소설집 제목도 좋았고 표지도 보기 좋아서 기대를 했었는 데 소설집의 차례를 보니 샹들리에라는 제목은 없었고 처음 (고드름), 연작소설인 (그녀)와 (미진이)를 읽었을 때 왜 제목이 샹들리에일까 생각을 해봤는 데 (만두)와 마지막 중편 (이어폰)을 다 읽고 나니 소설집 제목이 샹들리에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고드름)은 3명의 아이들이 PC방에서 뉴스기사를 보고 살인모의를 재미삼아 하게 되는 데 고드름으로 찔러 죽이면 고드름이 녹아 증거도 없어져 괜찮다고 했다가 금방 녹아 사용하기 어렵고 한 여름에 고드름을 구하기 어렵다는 등 열띤 토론을 하던 것 때문에 조금은 황당한 사고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인데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가 끝부분에 가정폭력같은 사회문제가 자연스럽게 나와서 경각심을 가지며 읽을 수 있었어요. (그녀)와 (미진이)는 연작소설형태인 데 (그녀)에서는 미진이가 이유도 없는 싸가지가 없는 아이인 줄 알았으나 (미진이)에서는 미진도 미진의 부모도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으며 괜찮은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솔직히 (그녀)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셔 시골로 내려온 상수가 미진이할머니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러 미진이집에 갔다가 미진과 한바탕 싸우게 되는 데 (미진이)에서도 미진이의 시선으로 언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에 불과했던 대상이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등 이야기들이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파란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누나의 이름을 물려받고 누나처럼 키워진 파란 입술의 아이가 나오는 데 이미 저는 창비청소년문학 50번째 기념 소설집 [파란 아이]에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이어폰)은 이어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생겨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소년이 이어폰을 쓰지 않게 되는 이야기인 데 사랑하는 엄마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데 아빠와 할머니는 너무 빨리 엄마를 지운 것 같다는 소년의 독백이나 고모가 아빠보다 소년을 더 걱정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어폰을 쓰지 않았더라면 아빠의 말처럼 이어폰을 한 쪽만 끼고 있더라면 엄마는....
저는 사실 그런 존재조차 너무나도 짧게 제게 있었다 사라졌는 데 아니, 있었는 지 조차 모를 정도로 자각이 없었는 데 고모의 한 마디가 묵직한 울림을 주고 순간 울컥할 뻔했어요. 정말 샹들리에라는 것이 어두운 방에 밝게 비춰주는 것처럼 이 어두운 세상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환하게 비춰주는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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