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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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장편만 쓰셨던 공지영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가 출간되어 읽어보게 되었는 데 「봉순이 언니」,「도가니」, 「높고 푸른 사다리」같은 장편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첫번째로 실린 (월춘장구)에서의 어렵게 시간을 내어 현실을 잊고 쉬게 되었는 데 막내아들이 아프다는 전화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당장 아들을 보러 가는 소설가이기 전에 엄마로서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혹시나 엄마가 아들에게 도착하기 전에 병이 깊어져 눈을 감아버리지 않을 까라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모습에 저도 조마조마했지만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표제작인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에서는 금방이라도 돌아가실 것 같던 할머니가 위기를 넘기시고 살아계시는 데 위기를 넘기실 때마다 엉뚱한 사람들과 동,식물들이 죽어나가 정말 괴이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는 공지영작가님의 실명이 등장하기도 하는 데, 작가님과 전혀 닮은 곳이 없는 작가님의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5년 전 부터 작가님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오던 의문의 여자가 실은 작가님은 자신의 엄마의 막내 딸이었고 어릴 때 공씨 집안에 맡겼으며 다시 찾아오려고 했으나 공씨 집안 가족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고 공씨 집안에다 아버지가 군인이었던 것, 독실한 천주교신자였다는 것을 내세워 자신의 가족이라고 여기는 여자와 유전자검사를 하는 데 결과가 나오는 날 결과는 알 수 없었지만 필연적으로 아니 본능적으로 자신은 공씨 집안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이렇게 소설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은 것 같습니다.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인 (부활 무렵)은 순례, 정례 자매가 등장하는 데 동생인 정례가 주인집에서 가방을 몰래 훔쳐오다 걸려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되었는 데 순례가 아픈 딸을 살리기 위해 성모상에다 기도하여 기적적으로 딸이 나은 것 때문에 용서를 받게 되었는 데 순례가 지닌 능력이 부럽기도 했었습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맨발로 글목을 돌다)의 ‘글목‘을 골목으로 인식하고 있었는 데 ‘글이 모퉁이를 도는 길목‘이라는 뜻이었어요. 이 단편에서는 일본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 북한에 끌려가게 된 번역가 H의 이야기와 작가님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이 겹쳐지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영화로도 제작되어 송해성감독과 함께 일본에 가게 되었고 작가님의 작품들을 일본어로 번역을 한 H를 만나게 되었고 이제 다시 H를 만나기 위해 후배의 부탁을 받고 취재하러 가게 된 작가님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요.
사실, 「봉순이 언니」는 MBC 느낌표선정도서였기 때문에 읽었고 (그 당시에 재생용지로 책을 만들었고 책 가격이 6000원이었는 데 할인하여 4800원에 팔기도 했었지요. )「도가니」는 도서관에서 빌려봤었고 영화로도 나와서 2번 본 것 같아요.
단편집은 제게 이 번이 처음인 데 앞으로 단편을 계속 쓰신다면 기다려질 것 같아요.
(그리고 인터뷰를 봤는 데 벌써 새로운 장편을 구상중이시라고 하는 데 제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해리성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등장하는「해리」라는 소설이라네요. 「해리」라고 하니 작년 초에 힘겹게 구해서 읽은 「꽃섬」의 해리작가님 생각이 났어요. 공지영작가님의 새로운 장편소설도 해리작가님의 장편소설도 꼭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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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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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국에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현정부의 무능력함과 무책임함을 비난하는 글들도 있는 반면에 참여정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글도 심심찮게 보여지고 있는 데 이번에 읽은 윤태영작가님의 장편소설(!) 「오래된 생각」은 2009년 5월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험난했던 참여정부이야기를 사실과 허구를 잘 버무렸더군요.
사실, 굳이 소설로 써야 했을 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지금 이렇게 참담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보면서 차라리 소설을 읽으면서 위안을 받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설이었으면 하는 상황이 제 눈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을 보면서 어떤 것이든 소설로 쓰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소설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함을 쓰지는 않았지만 ‘임진혁‘이라는 인물로 참여정부의 수장의 험난하고 가시발길이었던 삶을 표현해냈고 실제로 소설을 쓰신 윤태영작가님이 참여정부의 대변인이었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그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져있어서 흥미롭기도 했지만 2009년 5월, 사랑하는 국민들과 또 자신의 곁에 있어주었던 소중한 사람들과 또 너무나도 사랑했던 자기자신과의 이별을 스스로 택하신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곧 다가올 대통령선거에는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여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나가실 한 사람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합니다.
저 또한 한 표를 행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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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녀 혹은 키스 사계절 1318 문고 109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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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부터 풋풋한 사랑의 느낌을 주는 최상희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 「바다, 소녀 혹은 키스」를 읽으면서도 풋풋하면서도 투명하고 영롱한 구슬같은 8편의 첫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기예보가 빗나가버린 날에 불행하게도 엄마를 떠나보낸 아버지와 아들이 각종 천재지변이라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엄마가 소중하게 가꾸던 마당에다 방공호를 설치하여 그 곳에서 생활하는 데 학교에 새로 전학 온 온세계라는 여자아이가 부자의 비밀기지에 관심을 보이는 (방주), 사랑하던 여자친구가 있었으나 사고를 당하여 10년이 통째로 사라져버린 25살의 남자와 발레밖에 몰랐던 10살 연하 여중생의 야생너구리찾기 (잘자요, 너구리), 지극히 평범한 선배를 짝사랑하는 윤화의 판타지 로맨스 (한밤의 미스터 고양이 -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인간과 너무나도 똑같이 생긴 지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던 남자애들의 순정이 듬뿍 담긴 (굿바이, 지나),
신비스러운 전학생 오란디를 사랑하게 된 소년의 눈부셨던 (아이슬란드),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두 손 꼭 잡고 함께 할 소년과 소녀의 (무나의 노래),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불행해져버린 소녀를 사랑한 소년의 뒤늦은 후회 (수영장), 어떤 말로도 하지 못했지만 너에게 이제 이 말을 하기 위해 수차례 입 안에서 맴돌았고 외우고 있던 그 말을 너에게 고백하려는 (고백)까지......
정말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담고 있는 데요.
저에게도 이렇게 순수하게 상대방을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깨닿게 해주었습니다.
멋모르고 좋아한다 말하며 뽀뽀를 하던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나만 심하게 괴롭혔던 아이가 전학을 가자 엉엉 울던 3학년이 었던 그 때, 좋아하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와 겨루던 친구에게 눈여겨보던 이성친구가 힘내라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질투를 느껴 미친듯이 친구를 이긴 중학교 1학년때의 모습이 제 머리 속에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나는 너를 좋아해. 이 말을 하기가 어려웠고 쑥스러웠고 거절당할까봐 두려웠고 할 생각도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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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2
손현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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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로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이 책의 초판 1쇄를 우연하게 작은 서점에서 구매하여 읽은 기억이 납니다.)하였고 첫 소설집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를 내신(수록된 단편들 중 ‘라스코 동굴‘과 ‘콜라버리기‘가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손현주작가님의 신작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를 읽어봤는 데 사랑을 받았으나 병이 들었거나 너무 커버렸거나 실증이 나서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강아지 17마리와 고양이 5마리를 버스종점이 있던 곳에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는 고물버스에서 주노, 주디와 함께 동거동락하는 엄마가 키울 능력이 되지 않는 데도 키우기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을 사고로 잃고 모든 것을 손 놓아버리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에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경제적이거나 주변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유기동물보호소로 보내는 것을 한사코 거절하고 버티는 모습을 보면 조금 무모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주노는 혈기왕성한 10대청소년인 데 고물버스에서 산다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주노가 다니는 중학교가 명문중학교여서 위장전입의 의혹에 노심초사하기까지 하니......
그래도 이 소설을 통해 아무리 작은 생명도 인간이 함부로 죽이거나 결정 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주인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오늘 아침에도 지나가다 보니 애완동물을 애타게 찾는 전단지가 붙여져있던 데 하루라도 빨리 주인의 품으로 아무 탈없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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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 2016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8
박하령 지음 / 비룡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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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에서 출간된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인 박하령작가님의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이 소설을 읽으면서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고 게임 하는 것을 공부보다 더 잘하는 고등학생 정하돈처럼 나만 알고 나에게만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존재를 원했던 적이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상상이지만 남들에게는 없는 나만이 가지고 있고 내 곁에만 있어서 뭔가 특별한 일이 나에게만 생기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만 하느라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또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조차 생각하지 않고 시간을 어영부영 흘려보냈더군요.
솔직히 지금도 그런 것 같아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우연히 악마가 악마에게 쓴 편지를 주워 읽어버리게 되어버린 하돈에게 편지의 주인인 악마 아낙스가 나타나게 되었고 악마 아낙스의 존재를 알게 되어버린 하돈의 옆자리 모범생 진유에게 전교1등으로 만들어 주기로 하였고 너무나도 직설적이어서 반에서 왕따를 당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학교를 자퇴 하여 홈 스쿨링을 하는 은비의 동생인 강아지 하몽을 간접적인 영향으로 고양이로 바뀌게 한 아낙스같은 존재가 제 곁에 있다면.... 비록 악마라 할지라도... 혹시 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제 곁에 제가 걸려 넘어지거나 안 넘어지더라도 발을 걸고 있다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던 , 하돈이 곁에 ‘반드시 다시 돌아올‘ 아낙스처럼.
(책을 읽으면서 보니 159쪽이 찢어져있어서 교환신청했는 데 사실 교환신청하는 입장인 제게도 그 맞교환하실 택배기사님도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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