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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녀 혹은 키스 ㅣ 사계절 1318 문고 109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17년 3월
평점 :
표지에서 부터 풋풋한 사랑의 느낌을 주는 최상희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 「바다, 소녀 혹은 키스」를 읽으면서도 풋풋하면서도 투명하고 영롱한 구슬같은 8편의 첫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기예보가 빗나가버린 날에 불행하게도 엄마를 떠나보낸 아버지와 아들이 각종 천재지변이라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엄마가 소중하게 가꾸던 마당에다 방공호를 설치하여 그 곳에서 생활하는 데 학교에 새로 전학 온 온세계라는 여자아이가 부자의 비밀기지에 관심을 보이는 (방주), 사랑하던 여자친구가 있었으나 사고를 당하여 10년이 통째로 사라져버린 25살의 남자와 발레밖에 몰랐던 10살 연하 여중생의 야생너구리찾기 (잘자요, 너구리), 지극히 평범한 선배를 짝사랑하는 윤화의 판타지 로맨스 (한밤의 미스터 고양이 -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인간과 너무나도 똑같이 생긴 지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던 남자애들의 순정이 듬뿍 담긴 (굿바이, 지나),
신비스러운 전학생 오란디를 사랑하게 된 소년의 눈부셨던 (아이슬란드),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두 손 꼭 잡고 함께 할 소년과 소녀의 (무나의 노래),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불행해져버린 소녀를 사랑한 소년의 뒤늦은 후회 (수영장), 어떤 말로도 하지 못했지만 너에게 이제 이 말을 하기 위해 수차례 입 안에서 맴돌았고 외우고 있던 그 말을 너에게 고백하려는 (고백)까지......
정말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담고 있는 데요.
저에게도 이렇게 순수하게 상대방을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깨닿게 해주었습니다.
멋모르고 좋아한다 말하며 뽀뽀를 하던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나만 심하게 괴롭혔던 아이가 전학을 가자 엉엉 울던 3학년이 었던 그 때, 좋아하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와 겨루던 친구에게 눈여겨보던 이성친구가 힘내라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질투를 느껴 미친듯이 친구를 이긴 중학교 1학년때의 모습이 제 머리 속에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나는 너를 좋아해. 이 말을 하기가 어려웠고 쑥스러웠고 거절당할까봐 두려웠고 할 생각도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