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 - 김남숙 소설
김남숙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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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자신만의 독특한 문장들로 소설을 쓰시는 작가분들이 많습니다.
정영문, 한유주작가님처럼 익히 들어 접하게 되면 의외로 잘 그 작가님들의 매력에 빠지고 내성이 생겨 작품을 음미하지만 이름을 처음 접한 작가님이 쓰신 첫번째 소설(장편이든 소설집이든)을 읽다가 의외로 당황스럽고 읽으면서 비교적 시간이 조금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 데 2016년에는 너무 순하고 순했던 최은영작가님의 「쇼코의 미소」가 (다행히도 두번째 소설집인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는 내성이 생겨서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그랬고 그 이후로 한동안 북플활동은 커녕 책을 읽기에도 어려움을 겪었죠. 바로 작년에는 쉴새없는 대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최정나작가님의 「말 좀 끊지 말아 줄래?」가 그랬는 데 이 소설들을 출간했던 문학동네에서 또 하나의 신인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약 한달 전에 출간하였습니다.
그 것이 바로 김남숙작가님의 「아이젠」이었습니다.
이 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접하고 책을 읽으면서 누구 하나 멀쩡하지 않고 아픈 인물들을 보면서 저 또한 제 정신인지 아닌지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게 했어요.
나는 혼자인 데 이 소설 속의 사람들은 어딘가로 사라졌다가 두번 다시 나타나지 않게 되고 그 사라진 사람들을 기다리거나 한 번 정도 떠올려보는 인물들을 눈으로 읽으며 정말이지 이렇게 ‘이상한 소설(마지막에 실린 단편의 제목이 (이상한 소설)입니다.)‘을 쓰는 김남숙작가님에게 종수가 영주에게 재차 물었던 것처럼 계속 그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쓰실 것이냐고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아이젠)의 두치, (파수)의 성아, (제수)의 제수, (캐치볼)의 용이, (자두)의 경태, (염소와 나)의 석이, (귀)의 예지, (이상한 소설)의 종수같은 인물들을 소설이 아니라 실제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데 만약에 있다면 곁에서 귀를 쫑긋하며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줄테니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남숙, 김남숙, 김남숙이, 남숙이, 남수기...... 작가님, 그 짓을 하는 인물들이 나오는 이상하지만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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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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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떠도는 땅」을 읽으면서 우리 역시, 종착지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채로 사나흘, 열흘 넘게 달리고 있는 화물열차 안에 숨쉬는 인물들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마다 자전하며 태양을 주위로 1년을 주기로 공전하는 푸른 별 지구에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떠도는 땅‘에서 숨을 쉬며 각자에게 주워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합니다.
제게는 「L의 운동화」속의 이한열과 「한 명」, 「흐르는 편지」의 처절한 삶을 살아가던 그녀들과「바느질하는 여자」속에서 누비바느질을 하는 모녀의 이야기들이 너무 먼 이야기들처럼 느껴졌고 「떠도는 땅」역시 너무 멀리 있는 이야기라고 여겨졌고 실제로도 제가 사는 이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읽다 보니 어느새 그 시간들의 경계가 허물어져 마치 얼마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김숨작가님의 작품들을 물론 다 접해보지 않았고 몇몇 작품은 읽다가 포기하기도 했지만 비교적 출간되는 시기에 꾸준하게 읽어보고 글을 적게 되는 데 다음에 출간되는 작품들도 꾸준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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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오늘의 젊은 작가 26
김병운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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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26번째로 김병운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를 이 시기에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은 작가님도 저도 출판사도 예상이나 했겠습니까만)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앞서 읽은 김봉곤작가님의 두 권의 소설집과 박상영작가님의 두 권의 책을 접하면서 나와는 다른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설득당하였고 마침내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아직 저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박상영작가님의 에세이도 있습니다만)
강은성이란 본명대신 공상표라는 이름으로 연예활동을 활발히 하던 인물이 연애하는 사람이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면 안 되는 사람이며, 이제는 그 사람을 두 번 다시 우연을 가장하면서라도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아직 누군가와 추억같은 것등을 함께 공유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되어버리게 될 줄은 공상표인 강은성도 강은성이 숨길 수 밖에 없던 그 사람도 그리고 그 누구도 몰랐을 테지만 그저 너무 안타깝다라는 표현밖에는 하지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안타깝다는 표현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데 아무리 밝고 긍정적인 것처럼 보여도 누구에게나 제 몫의 어둠과 그늘이 있고 오랬동안 꼭꼭 숨겨 두어서 자신조차도 그 모양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마음의 우물을 누군가에게 열어 보인다는 것이 정말이지 쉽지 않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169~170쪽, 일부 변형함)을 알지만 자신을 죽이면서까지 자신이 원치 않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258쪽, 일부변형함) 왜냐하면 우리는...... 살아 있으니까요. 아직 기회가 있으니까요. (245쪽, 일부 변형함)
아무튼 김병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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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와 칸타의 장 - 마트 이야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5
이영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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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영도작가님이 어떤 작가님인지 정확하게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저는 국내 순수 문학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외의 장르소설을 쓰시는 작가님들에게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지요
사실 작년에 이영도작가님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만 알았고 그 것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 데 월마다 내는 현대문학 월간지에 이영도작가님이 쓰신 소설이 실렸다는 소식을 접할 때도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고 새로운 핀 시리즈의 시작을 이영도작가님의 「시하와 칸타의 장 - 마트 이야기」로 맞이할 때도 이영도작가님의 이름보다 핀 시리즈에 초점에 맞춰졌는 데 많은 분들이 이영도작가님의 팬이고 이 책이 종합순위에 오를 정도로 뜨겁게 불타오를 줄은 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늦게 구매했더라면 친필 서명본은 커녕 1쇄본 받기도 어려워 오프라인 서점을 부랴부랴 찾아가야 할지도 몰랐을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술술 잘 읽힌다는 점과 읽히기는 하지만 너무 방대하고 생소한 세계가 눈 앞에 펼쳐져서 매우 낯설었습니다.
이영도작가님의 작품을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하기도 해서 그런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는 데 책장을 덮는 마지막까지 한눈 팔 틈을 주지 않으셨고 데르긴이 만든 사랑의 묘약을 스스로 삼키며 칸타에게
‘난, 너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220쪽)‘ 라고 말하는 시하의 한마디가 제 마음 속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울림과 용오름이 치솟았고 저 역시 앞서 글을 남기신 분들처럼 이영도작가님의 작품들을 사랑하고 기대하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예감이 들었어요.
저에겐 「시하와 칸타의 장 - 마트 이야기」가 이영도작가님과 작가님의 작품을 사랑하게 될 ‘사랑의 묘약‘이 되었습니다.
더 말하고 싶지만 표현하기에는 제 그릇이 작기에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영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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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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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김봉곤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여름, 스피드」를 읽었을 때 내용보다는 다소 생소한 스타일의 여러 옷들이 눈에 들어와 나름 젊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무지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하고 너무나도 다른 사람인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고 취향을 떠나서 내게는 조금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만 단편을 7-8편 연달아 발표하셨다는 소식을 2019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신문에서 접하고는 곧 나올 김봉곤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을 학수고대까지는 아니어도 나오면 읽기는 해야지 했는 데 생각보다 조금 오래(물론 다른 작가님들에 비하면 빠르지만)걸려서 두번째 소설집인 「시절과 기분」이 출간되었는 데 꼭 단편을 계간지나 지면에 발표한다고 해서 다음 소설집에 전부 포함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여러 단편을 발표하셨지만 「시절과 기분」에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6편밖에 실리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의아하기는 했지만 소설집 분위기에 맞는 단편들만 추려서 내기도 하는 작가님들이 많으시니까 그러려니 생각이 들었고 사실 불과 며칠 전 앞서 나온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그런 시절)이 포함되어 있어서 읽어봤더니 김봉곤작가님의 작품이 맞는 데 첫 소설집에 비해서 무언가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절과 기분」에 실린 (시절과 기분), (데이 포 나이트), (나의 여름사람에게), (엔드 게임), (마이 리틀 러버), (그런 생활) 6편의 단편들을 읽었을 때에 분명 김봉곤작가님의 단편이 맞는 데 이전과는 무언가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는 데 그것은 왜 그럴까하는 의문이 들었는 데 아마도 김봉곤작가님의 소설집을 처음 접했을 때와 두번째로 접했을 때의 느낌이 달라서이기도 하고 확실히 두번째 소설집에서는 패션용어들이 비교적 덜 나오기도 했고 이어서 나온 박상영작가님의 소설집도 접해서인지 이제는 하나의 장르라 여겨지기도 했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자연스러움이 묻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데이 포 나이트) 역시 「2019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접해봤지만 「여름, 스피드」와 같은 느낌이 났었고 김봉곤작가님은 「여름, 스피드」와 「시절과 기분」에 실린 단편들을 일정하게(?) 쓰셨지만 읽은 제가 받아들이는 마음이 변하지 않았나 싶어요.
「여름, 스피드」에서는 처음 접한 것이라 그런지 이질적인 느낌도 들었지만 「시절과 기분」을 읽으면서 그런 이질적인 느낌은 이제 사라진 것 같습니다. 확실히 (데이 포 나이트)를 두번째로 읽으니까 제 마음이 달라진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어떻게 글을 그 어떤 누구나 읽어도 호감을 가질 수 있게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항상 들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제 능력 밖의 일이라 이만 끝내야겠네요.
김봉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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