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과 입자
황여정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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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펜데믹을 지나와 완전하게는 아니어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이제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신 분들도 꽤 있지만 아직도 저는 마스크 벗는 것에 주저하고 있고 기저질환이 있기에 예전에 코로나에 감염되었으나 또 감염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더 나아가 미래에서 제게로 다가 올 시간과 순간들의 대한 생각을 막연하게 되었는 데 오늘 완독한 황여정작가님의 세번째 장편소설 [숨과 입자]를 통해 읽고 나서도 그런 마음과 생각이 증폭되었습니다.
매일 오후 2시 30분이 되면 들려오는 제목은 몰라도 ‘푸르구나‘로 들리는 노랫소리, ‘숨‘ 요가원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도이수라는 인물이 그 노랫소리의 근원인 원룸의 욕조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쳐 결국 세상을 떠난 남자의 이름이 길병소이며 이 사람의 연인인 여자가 찾아와 자신을 정확히는 자신의 동생인 도이영을 찾게 되고 마침 도이영은 독후감대회에서 수상하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로 여행을 떠난 상태이며 거기서 독후감을 쓴 책의 저자와 만나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라 전화통화도 되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는 데 이영이 항공권을 끊어줘 무작정 여행을 하게 된 이수가 포르투갈에서 하루정도 만난 아드리아나로 인해 요가에 관심을 갖게 되며 요가를 배워 요가원을 차리게 되며 헌책방에서 기념품으로 사온 책을 이영이 길병소에게 주었고 그것을 길병소의 연인이 이수에게로 가지고 와서 길병소와 이영의 관계를 물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또 6개월간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받게 된 모멸감과 수치심, 종교에서 믿음이란 무엇인지 또 하나님에게 기도하면 그 기도에 응답을 하시는 지에 대한 의문과 점점 멀어져갔으나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친구가 자신의 전공과 무관했던 현장실습에서 사고를 당하여 생을 갑작스럽게 마감해야했던 불행한 일들이 소설 속에 펼쳐져 그야말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고나 할까.
250여쪽에 길지 않은 분량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어 마음과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 이수가 처음 배웠고 혼자서 하던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해보면 점차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여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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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시대 새소설 17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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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설 시리즈의 17번째로 장은진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부끄러움의 시대]가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이번 장편에서는 북유럽에서 시작된 펜데믹으오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격리되고 세상을 떠나며 4년전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던 때가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소설 속에서 2년전 여기에 B시에서 일어난 호텔 화재 사고와 소설 후반부에 벌어진 교각 붕괴 사고로 서울로 가던 호남선 KTX가 강으로 추락하는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로 생을 마감하는 불행이 벌어졌지만 책임을 지려는 사람들은 없고 모두 잘못을 다른 이에게 떠넘기거나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그야말로 ‘부끄러움의 시대‘속에 호텔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결코 고객에게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유령이 되어버린 아버지 정식 씨와 장인의 정신을 물려받아 수제로 우산을 만드는 것을 고집하는 아들 한해와 외로워서 결혼했다가 3년만에 스스로 결혼에서 박차고 나와버린 한량처럼 살아가는 누나 노라가 티격태격하며 버텨가는 모습들이 인상깊게 비춰졌는 데 단순하게 수작업으로 우산을 만드는 일을 하는 한해씨를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전작 [날씨와 사랑]이 생각났습니다.
전작에서는 우산을 만드는 인물은 없지만 장갑 공장을 운영하는 해주와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하루 종일 우산을 쓰고 광장을 돌아다니던 정체모를 우산 씨가 있었는 데 여기서도 망가져버린 우산을 고쳐달라고 고집을 부리며 한해의 우산 가게를 기웃거린 이봐요 씨같은 미스터리한 인물이 등장하며 한해와 자연스레 엮이게 되어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을 주었고 일하던 호텔에서 만난 부끄러움이 많아 고객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청소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좋아하기에 부끄러워지고 오히려 그 사람 눈에 띄려고 하는 아버지 정식 씨와 그 반대로 부당한 일에 주눅들지 않고 부당함을 외쳐대는 반항아이지만 자신과 완전 반대인 아버지 정식 씨를 사랑하게 된 어머니 희숙 씨의 사랑 이야기와 이제 호텔에서 마음껏 누구의 눈치 볼 것 없이 영원히 사랑하게 될 두 사람의 앞날이 어두컴컴한 세상 속에서 환하게 비춰주길 간절하게 바라봅니다.
장은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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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율 연습
김유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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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문학동네에 [미래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셨던 김유진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평균율 연습]을 읽었습니다.
영세한 출판사에서 주로 번역서를 편집하는 수민이 수찬의 요구로 이혼을 하는 상황에서 불안한 출판업계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다소 막차이지만 배워두면 나쁘지 않을 전망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피아노 조율을 배우게 되는 데 내용은 다르지만 피아노 조율에 대한 단편을 쓰셨던 것이 생각나 제가 예전에 쓴 글을 찾아보니 2018년 세번째 소설집 [보이지 않는 정원]에 실린 (음의 속성)이라는 단편을 읽고 1년에 한 번 시행하는 피아노 조율 기능사 자격증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보였고 정확히는 한 번씩 도보로 퇴근하면서 지금은 카페로 바뀐 피아노수리, 판매점을 지나치면서 자격증을 취득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리뷰를 쓰고 난 후로 곧바로 자연스레 잊어갔지만.
확실히 단편 (음의 속성)보다는 장편소설 [평균율 연습]이 구체적인 피아노 조율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갔지만, 단순히 피아노 조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여겨지는 데 초반에 수민이 프랑스 유학을 하던 중 수찬과 데이트를 했었으나 지지부진하여 친구로 남았다는 내용을 읽으며 어떻게 둘이 결혼을 하게 되고 이혼까지 하게 되는 지 결혼을 해보지 않(못하는)은 저로서는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수민의 엄마인 임정희씨가 수민의 아빠이자 전남편이었던 양정수와 결혼을 하게 되는 이유와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 그리고 승려로 출가를 하기 위해선 이혼을 해야한다던 수찬이 이혼하려고 하는 이유등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알겠더군요.
뒷표지의 음에서 크게 이탈한 현은 변화가 크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저항도 크기에 단번에 조율이 되지 않고 어르고 달래듯이 천천히 고쳐나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글을 읽으면서 ‘세상은 개인의 실패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굴러간다는 자명한 사실.(35쪽)‘이라는 것을 저도 알지만 우리 대부분의 인생 또한 이처럼 시간이 필요하며 폭설로 길이 막히고 수도가 어는 등 미래가 다소 비관적일지언정 눈은 곧 그칠 것이고 그렇게 쌓였던 눈이 녹은 그자리에 삽을 들고 쌓인 눈을 치우며 위기(실패)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유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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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맥주 마음산책 짧은 소설
조우리 지음, 이영채 그림 / 마음산책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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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에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으나 11월이 되고 중반에 되어서야 구매하고 읽게 된 조우리작가님의 짧은소설 [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멕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지 않기에 무알코올 맥주같은 것에도 딱히 관심이 가지 않고 커피를 좋아하지만 주로 디카페인보다는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자주 마시기에 이영채작가님의 감성넘치는 그림과 배합한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작은도서관이 혹여나 폐관이라도 되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들었던 (이 책을 펼치면)을 읽으며 어릴때 복지관에 있던 도서실에서 주로 보냈는 데 그때 은퇴를 하셨거나 은퇴를 앞두신 분이 제게 유명한 전기에 나오는 위인들의 사망당시의 나이를 알려주셨던 기억이 났고 북클럽이나 독서모임에는 시간적인 여유나 말주변이 없는 성격탓에 쉽게 참여하기가 어렵지만 기회가 된다면 용기내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조만간 12월이 되면 치아 엑스레이를 찍으러 치과에 가야되는 데 사실 저는 어렸을 때 멋도 모르면서 잇몸성형을 상담하기 위해 치과에 들렸는 데 의사선생님이 이건 이를 닦지 않아서 잇몸이 망가진 것이고 우선 스케일링부터 해야한다고 해서 물어보니 5만원이더군요. 그때 당시에는 치과보험이 전무하던 때라 도망치듯 나왔던 기억이 (양 치과의원의 비밀)을 읽으며 떠올랐고 혹여나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제게도 저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꼭 끌어안을 수 있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된 이후 재택근무를 하시는 직장인들과 원격화상수업으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보며 그 전에 이미 학업을 마친 저로서는 외로울지언정 이러한 모습들이 부럽기만 했는 데 (메타버스 학교에 간 스파이)를 읽으면서 가상 속에 있어도 결국 사람과 사람으로 의사소통을 하기에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낮에 직장을 다니지는 않지만 가끔씩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랜덤으로 국과 반찬이 바뀌는 정식세트나 도시락을 시킬 때 실패하지 않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던 순간이 (점심시간의 혁명)을 읽고 떠올랐는 데 오늘 점심은 무엇으로 해결할지 고민이 듭니다.
저의 MBTI는 잘 모르지만 저의 별자리는 황소자리인데 (마담 G의 별자리 운세)의 운세로 인해 큰 대박은 아니더라도 예언이 적중하는 모습들을 보며 저도 제 별자리의 오늘의 운세를 확인해보고 싶었고 (밀크드림)의 최정상 인기아이돌과 단지 옷의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엮여 각종 살해협박과 피해를 받은 밀크드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떠올린 걸그룹과 그당시 인기가 데일 정도로 최절정 아이돌그룹이 동시에 떠오른 것은 저뿐만이 아니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이 쓰다보니 이별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주로 많아졌다고 하시는 데 누구라도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 헤어진 후에도 웃으면서 다시 만날지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칠지는 다 알 수 없겠지만 아무튼 저도 이 책과 잘 작별하고 새로이 다시 만날 작가님의 작품들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조우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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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3
안보윤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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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53번째로는 안보윤작가님의 [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입니다.
자신이 크게 잘못한 것이 없는 데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내 곁에 그 존재가 항상 있었고 그 존재로 인해 온갖 비난의 화살이 내게로 쏟아지며 수렁 속에 빠져 벗어날 수가 없고 그런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어릴때부터 몸소 깨달았기에 그 존재에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그 존재보다 먼저 이 지긋지긋한 세상을 떠나는 것이기에 마음의 정리를 하며 실행에 옮기려는 찰나에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 존재로 인해 죽지도 못하는 상황이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데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악한 인물이 전수미이며 전수미의 영향 아래 부모님은 수미보다 1년 늦게 태어난 수영을 방관하고 수미가 저지른 사고들의 뒷처리를 하기에 급급한 모습과 그런 가족들 곁을 떠나 물류센터에서 3년간 쉬지도 않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갈아가며 일하였지만 한순간의 부상으로 인해 산재처리는 커녕 해고를 당하게 되며 악착같이 모아둔 돈으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다 전세사기의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등 전수영에게는 시련만 가득한 나날이기에 죽고 싶은 마음이 진작에 생겼을 것 같지만 구원성 동물병원 겸한 노견돌봄센터에서 보호자들을 대신하여 병들고 나이많은 개들을 보살피며 여기까지 왔으나 점차 자라나는 어떤 마음으로 인해 자신이 하는 일과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모습을 눈으로 읽으면서 선택권은 커녕 어떤 의견조차 낼 수 없는 반려동물들이 오로지 주인의 의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것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115쪽의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견뎌야 했다. 존중받고 싶어 하는 나를,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 하는 나를 기를 쓰고 찍어 눌러야 했다.
나를 무시하는 것.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
손쉽게 나를 짓이기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묵인하는 것.
몸이 버티는 동안에는 마음이 지옥이었고 마음을 억누르자 그에 대한 반동처럼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
어느 쪽이든 내가 망가져야만 끝나는 일상이었던 것이다.‘ 같은 문장들 중 물류센터 대신 제가 일하는 편의점이나 다른 일터로 갈음하고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에서 당뇨가 발병되었다나 손가락이 잘려나갔다등으로 읽혀지며 구원장이 수영에게 말한 ‘순진한데 오지랖까지 넓은 사람은 항상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125,163쪽)‘는 이 대사또한 제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소설이지만 수영이 3년 동안 쉬지 않고 했었고 오팔이를 맡기며 오팔이의 보호자가 일하고 있는 물류센터가 특정되어서 혹여나 그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일터에 대한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으로 그려지는 것에 반감을 들지 않을까, 구원장이 절박했던 수영을 포함한 하림과 소란을 채용했듯이 이 일터에 절박하게 지원하고 일하는 그 누군가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의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지 않으므로 꿋꿋하게 허리를 펴고 살아갈 세상 모든 곳의 ‘전수영‘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안보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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