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의 소개팅과 다섯 번의 퇴사
규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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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64쪽이어서 금방 읽어버린 소설입니다. 중간 중간에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있어서 그 것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00번 넘게 소개팅을 받아 얼마 못 가 남자들이 잠수타고 그 이후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징크스를 가진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이지만 무매력녀인 9월 출생 구월이와 무려 5번이나 정규직에서 퇴사를 하고 남자친구 단오와 연애중이며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우영이 한 집에서 같이 동거하는 이야기입니다. 일기형식으로 그날 먹었던 음식메뉴를 언급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자유롭게 쓰고 싶어 여섯번째 다니는 마케팅회사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단오와의 결혼은 하고 싶지만 결혼하자고 말하지 않고 능력좋은 워커홀릭 오빠에게 돈을 받았지만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알기에 돌려주고 결국 그만 두고 1인 출판사를 차리는 유영과 소개팅해서 만난 세 살 연상의 엔지니어를 간호해주다 운동(?)하고 애완 견 웰시코기 굥굥이를 남자친구 대신 유영과 돌보다 두 달도 안 되어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여 또 솔로가 된 구월이 근육질의 전도사와 또 소개팅을 하고 유영과 함께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떠나고 벌레 안 나오는 집으로 이사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는 데요. 솔직히 금방 읽었는데 으음... 잘 모르겠어요.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약간 복에 겨운 듯한 두 처자의 이야기가 조금 거리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작가님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너무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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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컨드라이프
윤효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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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본 [나는 달린다]의 윤효 작가님이 이번에 세번째 소설집인 [그의 세컨드라이프]가 출간되어 읽어봤어요. 솔직히 긴 분량이 아니었고 대체적으로 잘 읽어졌지만 제가 아직 결혼도 안 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한 가족안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심지어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총 7편의 단편들이 낯설고 마지막으로 실린 (우리가 강을 건넜을까)에 이르러 읽기를 주저했었어요. (북유럽풍의 푸른 꽃무늬 접시)에서는 남편에게 파혼당하고 (눈이 어둠에 익을때)는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모르는 척하는 아내가 (아리의 케이크)는 남편이 만나고 있는 이은주라는 여자가 일하는 백화점에 찾아가는 아내도 (그의 세컨드라이프)에서는 현실의 아내보다 가상 속에 있는 아내 테리에게 사랑을 느끼는 남편이 있으며 (숨을 참아봐)에선 부모의 지나친 기대때문에 동생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는 수완이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울창한 전나무 숲이 있는 집에 이사를 하여 세오의 아토피가 호전되는 등 행복한 가정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집 주인 미세스 엄이 있는 등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인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단편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다른 것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저 평범하게 모자르지 않고 넘치지도 않은 균형적인 삶을 살고 싶었는 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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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를 보다
이인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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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사회가 공평하지 않고 서로 잇속챙기기 바쁜 속에서 `갑`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 `을`의 입장에 있는 힘없고 잘 모르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것들을 보장해주지 않고 착취, 유린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5편의 소설이 실린 [폐허를 보다]를 읽었는데 작가님의 아내분이 많이 편찮으셔서 아내를 지키기 위해 글쓰기를 중단하시고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합판공장(공장의 불빛)과 핫도그를 만드는 식품공장(폐허를 보다)에 직접 일하시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피신 덕분에 지금은 건강이 좋아지셨다는 것에 제가 더 기쁘네요. 사실 이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본적이 없었고 이 소설이 [날개 달린 물고기]가 출간되고 10년만에 출간된 것이어서 저에겐 조금 생소한 작가님이었어요. 비정규직철폐를 외치며 분신한 이용석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쓰려 지내던 만해마을에서 만해 한용운에게 푹 빠져버리는 자신을 발견(알 수 없어요)하고 최집사가 자신을 내쫓으려는 사장에 맞서다 목을 메고(공장의 불빛) 군사독재에 맞서다 분신한 박영진과 온갖 고문을 받고 어린아이처럼 되어버린 윤세진을 자신이 죽게 만든 것 같아 자책하다 쓸쓸히 죽은 이강산(필명 강이산)이나 암으로 남편을 잃고 식품공장에서 일하다 굴뚝에 올라간 정희(폐허를 보다)등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세상과 사회에 맞서는 약자이자 `을`의 입장에 있는 인물들이 나오는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이 버스안내원, 전자공장에서 일하며 `을`의 입장에 있던 얼굴에 큰 점이 있던 여홍녀가 최승주를 만나 딸 최하늘을 낳고 살아가다 억대의 보험을 가입하고 죽게 되는 (그 여자의 세상)이었어요.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힘없고 그저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던 노동자들이 `갑`인 회사와 공장 더 나아가 사회를 맞서 공평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반면에 제가 (그 여자의 세상)에서 느꼈던 것은 태어날 때 부터 가족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여홍녀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다니게 된 공장과 회사에서 유린, 노동을 착취당하고 몸까지 팔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최승주를 만나 딸 최하늘을 낳고 딸에게 자신의 어두운 과거때문에 딸의 삶에 영향주기 싫어서 이사를 하고 자신도 술집을 정리하고 공장에 들어가 용접을 하고 용접기능사자격증도 따고 거액의 보험을 들어놓는등 남편과 딸을 많이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어떻게보면 평범한 것이겠지만 제일 인상 깊었고 그런 딸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많은 여운이 남는 소설입니디. 아무쪼록 아내분이 많이 건강해져서 다행이고 더 많은 작품들로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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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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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에 받아서 바로 읽었어요. 2012년에 (팜비치)로 등단하신 최정화작가님의 첫 소설집인데 총 10편이 실렸어요. (그런데 10편들이 제가 읽었던 단편치고는 조금 짧은 편이어서 그런지 300쪽을 넘을 줄 알았는데 275쪽 정도 되네요. 하지만 손홍규작가님의 [그 남자의 가출]에서 봤지만 이 작품에도 책의 디자인이 참신해서 좋았어요. 단편마다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채택하셔서 좋았어요.) 읽고나서 초록창으로 검색해보니 눈 가리고 책 읽는 당 2기에 선정되어 미리 읽어보셨던 분들이 계셨더군요. 뭐랄까 이 소설집에 나오는 인물들이 집착을 하거나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평도 있었고 10편의 단편의 편차가 좀 있다는 평도 있었는데 읽은 저 역시 몇몇 주인공은 조금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고 작품 자체가 수준이 낮거나 별로라기보다는 조금낯선 느낌이 드는 작품들이 있더군요.
처음에 실렸던 (구두)는 3주동안 아내대신 가사도우미를 하려고 면접보러 온 남편을 잃은 여자를 아내가 자기 자리를 빼앗을까 의심하고 (오가닉 코튼 베이브)는 건강보조식품을 자주 사던 약국의 약사와 결혼하고 요가와 유기농에 관심을 갖고 그 것에 미친 사람처럼 열심히 하다 후꾸시마(창비는 외래어표기가 유독 다른 출판사에 비해 발음에 유의하여 표시하더군요. 처음엔 당혹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표시가 창비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 같아 책을 펼쳐보면 그 표시부터 찾게 되더군요.)에서 만든 인형에 손대지도 않은 여자가 등장하고 교통사고로 앞니 6개가 빠져 틀니를 하게 된 남편이 틀니때문에 성격이 변하고 술을 자주 마시고 틀니를 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될 예정이고(틀니) 소설가가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무는데 소설을 보여주고 품평하는 등 친밀해졌다고 생각했으나 배신감을 느껴 싸인회를 하는 곳에서 소설가에게 소설가의 책과 소설가가 남기고 간 종이칼을 내밀지 고민하는 여자(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는 조금 무서웠어요. 부인도 아닌 돈 받고 같이 사는 여자가 거짓말에 뒤늦게 눈을 뜨기 시작해 끝없이 거짓말을 늘어놓거나(홍로) 여자를 돈보고 만나는 남자가 여자의 가족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언니의 대머리를 보고 밑도 끝도 없이 웃어버리는등(대머리) 정말 아름답지 못한 관계를 가진 인물들도 나옵니다. 솔직히 상어튜브를 가지러 가는 남편이 나오는 작가님의 등단작인 (팜비치)는 읽었는데 낯선 느낌이 들었고 체육시간에 뜀틀을 넘다 다쳤는데 알고보니 임신한 딸과 기자인 아빠가 나오는 (타투)는 결말이 의아했고 하이데거의 파란색 5cm두께를 지닌 책을 장식용으로 구매하다 다른 사람과 달라보인다는 말에 읽게되는 현존재라는 닉네임가진 여상나온 아내(파란 책)의 이야기는 다른 단편보다 유독 짧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가면 갈수록 집이 넓어지는 다세대 주택(집이 넓어지고 있어)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실었어요. 작가님의 책을 읽은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무엇이 크게 균열이 일어나고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작가님이 실패하신것은 아니라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쓰는 글이 조금 이상하게 보여지기 시작한 것은 왜 그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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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루 24번지 - 제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5
손서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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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리스에서 말입니다. 그리스사태로 아테네에서는 홈리스들이 넘쳐나는 나라의 테오도루 24번지에서 5년째 살아가고 있는 니코스아저씨의 수블라키가게에서 일하는 아빠 경호의 18살차이 나는 16살 아들 민수가 아빠가 5년동안 보육원에 자신을 버렸다는 아픈과거를 가지고 있는데요.
아래층에 사는 콘스탄티노스가 갑자기 찾아온 돌아가신 아버지의 또 다른 아들이자 보육원에 있던 레오니스 때문에 무작정 가출을 하게 되는데요. 가출해서 머무른 곳이 바로 윗층 민수의 집이었으며 민수와 아빠 경호가 니코스아저씨의 부탁으로 올리브유를 가지러 집을 비우는 동안 있었으며 이들이 오고 나선 홈리스처럼 길거리에 방황하다 니코스아저씨의 수블라키가게에서 숙식하며 일을 하게 되었지만 뚱뚱하여 일을 능숙하게 하지 못합니다. 한편 올리브유를 가지러 갔다가 차가 고장나서 아테네로 가는 배를 못탈 뻔 하였지만 나이지리아에서 왔다는 민수와 비슷한 나이의 요나와 그의 딸 줄리아 덕분에 배를 가까스로 타게 되었는데 민수는 아빠가 자신을 5년동안 버렸다는 것에 아직 아빠를 용서하지 못하고 집을 박차고 나올때 길에서 요나를 만나 산티그마광장에 있는 킹 조지 호텔 앞에서 요나의 전재산이던 이미테이션가방을 팔고 그 과정에서 민수가 봉변을 당했지만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고 레오니스와 콘스탄티노스를 만나 요나와 함께 다시 테오도루 24번지에 있는 집에 돌아가 아빠와 화해했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재있었고 그리스사태와 외국인의 대한 인종차별이나 그 것을 겪는 외국인들의 소외감같은 것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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