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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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난 권비영작가님의 신작 [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가 나왔더군요. 최근 가슴아픈 영화 [귀향]이 300만명 고지에 다가서고 있는 가운데 이 소설이 출간되어 의미있게 다가왔어요. 사실 위안부를 다루는 소설이긴 하지만 이 소설에는 위안부의 삶을 강제로 살게 된 기생이 되기 싫어 화월각에서 뛰쳐나온 은화외에도 강제징용으로 일본의 탄광에 거의 무보수로 일하던 아버지를 둔 일본의 화과점에서 일하는 영실이, 그리고 일본의 앞잡이로 삶을 유지하는 아버지의 딸이자 불란서로 유학 온 정인 이 세 소녀의 엇갈린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40년대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의 불안한 모습을 그려냈어요. 솔직히 위안부문제를 생각보다 좀 더 깊이 다룬 것 같지 않은 것 같고 결말도 조금은 뭔가 확실하게 나온 것 같지 않아서 읽고 나서의 느낌이 아쉬웠긴 했지만 강제징용이나 강제로 성을 착취당하는 청년들과 일본이 패망한다는 소문이 나돌아 불안하던 시기의 모습들을 잘 포착해서 좋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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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의 목소리 문학동네 시인선 71
최문자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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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71번째. 최문자시인의 [파의 목소리]는 표지색부터 파를 연상시키는 진한 녹색이라 아주 알싸할 것 같았어요. 표제를 연상시키는 「파밭」과「사과처럼」, 「사과꽃」, 「사과보다 더 많아」, 「해바라기」처럼 식물을 소재로 하는 시들도 좋았지만 제가 선택하는 시는 「2013년」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구성되어 있고 (봄)의 수없이 아파서 수없이 고쳤다 한 번도 부르짖지 못하고 고치기만 했다/ (여름)의 잃어버리기만 했다 ••• 매일 푹 잤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겨울)의 기어이 내게서 하차하려는 그들에게 안녕을 연습했다등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가을)의 절뚝거리다 까르르까르르 넘어간 풍뎅이 한 마리와 교회 간 사이 어제로 까르르까르르 넘어가버린 남편등 (봄)에 폐를 잘라내고 (여름)에 2400만원을 보이스피싱에게 사기당하고 (겨울)에 나에게서 떠나가는 존재들에게 미리 안녕하는 것을 연습하는 그녀가 마음이 아팠어요. 나에게 2013년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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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탁, 탁 문학동네 시인선 70
이선욱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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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70번째.
2009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하신 이선욱시인의
첫 시집 [탁, 탁, 탁].
표제작인 「탁, 탁, 탁」과 18쪽에 달하는 긴 시인「종소리」그리고 「연인들」도 있지만 제가 선택하는 이 시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바로 「감옥에서」라는 시인데요.
희망을 생각하면 /구체적인 얼굴이 떠오르지 않아요와
필체처럼 구체적인 현실의 얼굴이었죠/희망은 보이지 않았어요라는 시어가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실제로 감옥에 있지는 않지만 마치 저는 무기징역을 받은 죄수이며 죽기 전에는 인생이라는 감옥 안에 수감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시집을 잘 안 읽는 데 조금씩 읽어보고 싶어요.
손으로 쓰기가 이렇게도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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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시집과 달리 일직선이 아니라 약간 기울어져있어요. 제본은 다른 문학동네 시인선과 같은 경원문화사에서 제본을 했는데 왜 이럴까요? 그래서 한 번 교환받았는 데도 그렇네요.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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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인트가 조금 많지 않아 안심하고 주문했는 데 11월 15일 1쇄가아닌 11월 27일 2쇄본을 받아서 조금 속상했어요. 제가 초판 1쇄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서 교보문고에 주문을 따로 넣었더니 역시나 2쇄본...
문학동네 시인선 70 [탁,탁,탁]부터 81[나는 커서]까지 초판1쇄본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만 2쇄본이면 뭔가 안맞아서 예스24에 주문을 넣어봐야겠어요.
(만약 예스24에서 2쇄본이 오면 문학동네에 직접 물어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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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2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고구마님도 진정한 애서가군요. 저도 초판 1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아니면 그냥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넘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