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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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개와 늑대의 시간]은 제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인 1982년 우순경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황순경으로 나오는 데 아버지가 순경이었고 명사수였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아 순경이 되었고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목표물을 명중시켜 한 방에 죽게 만들 정도로 명사수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데 갑자기 돌변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55명이나 죽였다(사실 56명인데 11살 야구선수가 꿈이자 거제리 롯데제과공장에 롯데 자이언츠 어린이회원에 내일 가입하기위해 롯데칠성사이다와 각종 주전부리를 챙긴 (지금도 있습니다.)고동배는 황순경이 가지고 있던 수류탄을 던졌으나 자신에게로 돌아와 터져 그만 죽게 되었죠)는 것이 미친 게 아닐까, 혹은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순경이 무서웠어요. (그리고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며 죽인 사람들에게 총으로 쏴 죽일 정도의 악감정도 없었다는 것이 더 무서웠어요.)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미국 아이오와에 사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아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돌아오지 않은 수잔에게 펜팔을 보내던 지금은 사라진 직업인 궁지우체국 전화교환원 손영희(22세, 여)와 평생 사랑받지 못했던 세번째 사랑이던 황순경의 아내인 미용실에서 일하던 손미자(24세, 여)가 황순경의 총에 희생된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물론 11살의 나이로 야구선수의 꿈을 강제로 접어야만 했던 고동배도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데 황순경 아니, 실제 우순경은 어떻게 되었는 지가 궁금하네요. 초록색 검색창에 나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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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를 베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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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작가님의 작품들은 대체로 큰사건들이 없고 소소한 웃음을 주는 데 2009년에 도서관에서 빌려본 [감기]나 2012년 초에 읽은 [웃는 동안], 제겐 별 감흥이 없던 장편 [구경꾼들]이 그랬었고 이번에 출간된 6번째 소설집인 [베개를 베다] 역시 우리 일상을 다루면서 소소한 웃음까지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웃는 동안]을 읽고 나서 윤성희작가님의 소설을 읽어본 것이 없어서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없고 굵직한 줄거리가 아니어서 조금 실없어보이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구경꾼들]을 읽긴 했지만 내용이 생각이 잘 안나고 느낌을 정리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고모가 운동화 한 짝을 줍다가 담벼락이 무너져 일주일째 병원신세(가볍게 하는 말)를 지고 있고 전선에 앉은 새들을 찍어 「학교종이 땡땡땡」계이름에 맞춰서 엄마에게 선물하는 딸(못생겼다고 말해줘 : 그런데 왜 제목이 못생겼다고 말해줘인지 생각을 해봤는 데 잘 모르겠어요.), 슬리퍼만 신고 다니는 남자친구와 연애한 누나가 외국에 사는 남동생에게 새벽마다 전화를 걸고(날씨 이야기) 필리핀에 어학연수하러 가는 전부인이 전남편에게 집을 부탁(베개를 베다)하고 감기에 한번도 안걸린 남자가 감기에 걸려 하루 쉬게 되었는 데 이틀을 쉬게 되고 화물트럭의 틈에서 쉬고 있던 할머니의 텃밭을 가꾸는 일을 하는 등 특별하지는 않지만 편안해지는 단편들을 읽으니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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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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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작가님의 작품도 마지막입니다. 2008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던 [밤은 노래한다]가 2016년 문학동네에 새롭게 출간되었지만 저는 읽어본 적이 없었는 데 읽어보니 바로 앞에 읽은 3번째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마지막에 실린 (이렇게 한낮속에 서 있다)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일제시대가 시대적배경이긴 했지만 우리 조선이 아닌 멀리 만주나 러시아에 가까운 용정이라는 곳에 파견나온 만철 본사직원이라 측량기사인 김해연이 간도임시파견대의 나카지마 다쓰키중위의 사랑하라는 말을 듣고 우연히 만난 이정희와 사랑에 빠졌으나 이정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김해연은 영문도 모른 체 잡혀가 고문을 받고 만신창이가 되어 정희가 목을 매던 나무에서 스스로 죽으려다 죽지도 못하고 용정의 사진관에서 일하게 되는 데 그 곳에서 잔심부름을 도맡던 여옥에게 사랑을 느끼고 경성에 돌아가 같이 살려고 했으나 여옥이의 언니 결혼식에 갔다가 토벌대의 습격을 받아 해연만 살아남고 여옥도 살았으나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되는 등 해연의 앞날과 사랑이 처참하게 희망도 가지지 못할 정도로 무너지는 것을 보고 무섭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해방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롤레타리아라는 등 마르크스주의 같은 사회주의와 일본과 중국의 사이에 어느 곳에서 속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고뇌를 담고 있으며 적들이 아닌 어제까지만 해도 웃고 지냈던 동료가 하루아침에 민생단으로 몰려 총살당하는 등 서로를 믿지 못하고 총을 겨누는 모습들이 섬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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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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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창비에서 출간된 3번째 소설집이자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으나 읽지는 않고 반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읽어보려고 펼쳐보았지만 손이 가질 않아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05년 출간당시 책의 디자인을 했던 윤종윤씨가 2016년 문학동네에서 새로 출간하며 디자인을 하게 되는 군요.) 그래서 2016년에 읽으면서 바로 앞에 읽었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보단 읽는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광범위한 시공간적 배경들이나 여러국적의 인물들 그리고 제2외국어들이 소설 속에 등장하면서 여태 읽었던 김연수작가님의 소설들 중 가장 심오하고 다른 느낌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의 일본어로 쥐라는 뜻의 일본인 네즈미가 영국에 머무르면서 세영과 세희자매와의 불완전한 관계도 은자의 나라인 조선에 조지 워싱턴 브룩스의 약혼녀 엘리자베스 닷지를 찾아 일본을 거쳐 배를 타고 제물포로 가는 탐정 벤저민 스티븐슨(거짓된 마음의 역사),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르기 위해 자신을 언급하지 않고 자살한 애인이 마지막으로 읽었다는 「왕오천축국전」을 옮기며 소설을 섰던 남자(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도
언어장애가 있는 동생 성수를 데리고 하얼빈에 가서 성수와 결혼할 여자를 만난 형 성재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사살한 안중근의사와 우덕순(이등박문을, 쏘지 못하다)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인물들이 광범위한 시대와 공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그려가는 작가님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밤은 노래한다]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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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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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출간 되었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는 동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뉴욕제과점)이 가장 많이 들어본 것 같아서 왜 그런가했더니 정말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작가님의 자전소설이기도 했고 연필로 쓰신 소설이지만 소설을 읽고나서 군침이 돌았어요. 물론 작가님의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뉴욕제과점이야기지만 읽으면서 향긋한 빵냄새가 저를 자극하는 것 같았어요. 작가님이 질려하신 카스테라 부스러기인 기레빠시조차 맛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생양아치인 일명 똥개 재만이(똥개는 안 올지도 모른다), 천문학자가 꿈인 동생 뒷바라지하기 위해 술집에서 일하는 혜지누나(첫사랑), 명사수 도라꾸아저씨(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시궁쥐, 지붕쥐라고 안하고 라투스 노르베기쿠스나 라투스 라투스라고 말하며 우표수집을 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인 괴짜의사(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고아원출신이나 유순한 성격이며 원재에게 하모니카를 선물한 태식이(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까지 정말 매력적인 인물들이 나오는 이 소설을 저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소설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기억에 남는 구절인데요.
구름 속에 숨어 있는 B, 5월 5일을 좋아하는 I, 수박에서 귀찮은 것 C, 모기가 먹는 것은 P, 당신의 머리 속엔 E, 닭이 낳는 것은 R, 밤말을 엿듣는 것은 G, 입고 빨기 쉬운 T, 기침이 나올 때는 H, 깊은 밤 골목길 조심해야 할 곳은 D,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U, 바로 너야.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소설의 분위기와는 다르지만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0년대초 느낌도 나면서 말입니다. 남은 두편의 소설은 다른 출판사에서 먼저 출간했다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소설들인데 소설집 다음에 소설집을 읽기엔 조금 벅찰 수도 있지만 출간된 순서로 따지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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