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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그늘 집
윤순례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6월
평점 :
윤순례작가님의 성함을 들으면 내내 했던 생각이었는 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남쪽으로 튀어]를 연출하신 임순례 영화감독님이 떠올랐어요. 성함이 비슷해서 이번에 읽은 [공중 그늘 집]을 보면서도 처음에 임순례 영화감독님이 소설을 쓰셨구나, 또 새로운 소설을 쓰셨구나했는데 자세히보니 윤순례작가님이라는....
사실 이 작가님의 작품은 [공중 그늘 집]이 처음인데, 역마의 기운을 가지고 있으며 미친년 널뛰듯 느닷없고 갑작스럽게 멀리 여행을 떠나시는 작가님의 말처럼 7편이 실린 소설집에서 무려 6편이 외국에서 여행을 하거나 (사바아사나), (색, 스스로 그러한), (발로), (레고랜드를 가다), 먼 타국에서 한국으로 온 사람들(북화의 백한 번째 생일을 위하여), (발로), 그것도 아닌 한국에서 살다가 부모가 태어나 살던 곳으로 돌아가서 살아가는 이(공중 그늘 집)도 등장하는 데 이 소설집에서 느낀 것은 책 뒷편에 나와있는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이 자식이나 가족에게 채이거나 깊고 오래된 굳은 살같은 것이 여러군데 새겨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랑하던 이가 다른 사람과의 사랑에 빠져 자신을 비참하게 하지만 사랑했던 추억이 담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보내지 못한 엽서 속의 남자와 그 엽서를 읽은 여자(사바아사나),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머나먼 타국에서 온 여자들(공중 그늘 집),(발로)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험난 삶을 살고 있는 인물(북화에 백한 번째 생일을 위하여)이나 자식이나 며느리를 따라 간 타국에서 타국의 언어가 울리는 곳에서 길을 잃은 인물(발로), (레고랜드를 가다)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다 살아가면서 곳곳에 생겼을 세월의 흔적들이 한 눈에 보였어요.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굳은 살같은 세월의 흔적들이 제 몸에 생겨나고 깊숙히 자리잡을 지는 몰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