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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구광렬 지음 / 새움 / 2016년 4월
평점 :
[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어서 계속 되뇌이고 있었으며 사실 구매한지는 2달정도 되었는 데 다른 소설들을 먼저 읽은 바람에 뒤로 밀린 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끝까지 읽은 지금 [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라는 제목과 양장의 책 뒤면에 나온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는 표현이 너무 소설의 말미에 나온 것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 데 다른 것은 몰라도 제목은 곰곰히 생각해보니 충분히 이런 제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도강하는 일명 노팬티작전으로 불리는 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조선에 쳐들어 와서 총을 겨누던 북한 공작단들이 남조선에서 훈련을 받고 다시 북조선으로 침입하여 사살하게 되는 입장에 놓여져 있는 데 이 소설에서는 창욱이 북조선 공작단 4명을 훈련시키며 북으로 침입하여 작전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는 데 이 모든 것이 국가기밀이라 창욱자신과 정부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혹시 실패하여 사살되거나 북에서 생포되어도 남한정부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게 되는 그야말로 밑져야 본전인 훈련을 받고 있는 현석, 태형, 평래, 기태 이 4명의 북조선의 기껏해야 지금의 저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한참 어린 청년들이 자신들을 인간적으로 나름 대해주는 창욱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 아프고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매운탕집 딸인 은령을 사랑하는 평래가 창욱에게 돈을 빌려서까지 주고 싶었던 머리핀을 직접 전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슬프면서도 기억에 남습니다. 솔직히 260쪽 안팎에 그다지 긴 소설이 아니었으나 조금 오래 붙잡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 데 북에서 온 다른 공작단이 박정희의 모가지를 따러 임무를 수행하다 생포되어 창욱이 위기를 느끼게 되며 같이 했던 대원들의 이름을 바꾸고 마치 죽은 듯이 살게 시켜주는 다짐을 하는 데 그 뒷내용이 궁금하기도 하고 나머지 3명의 대원들이 남한에서 적응하는 모습을 다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