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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링 맨
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0월
평점 :
「해머링 맨」을 읽으면서 저는 처음에 이전에 비슷한 느낌을 주었던 소설을 한 번 읽어봤던 기시감을 느꼈는 데 책의 뒷 날개를 보고 알았습니다.
2012년 6월에 출간되었던 김하서작가님의 「레몽뚜 장의 상상발전소」를 읽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어요.
(공교롭게도 김하서작가님과 「해머링 맨」의 신희작가님이 같은 자음과모음에서 2010년에 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하셨군요.)
몽환적이면서도 무언가 쉽게 정의하기에는 어려운 소설이라고 말씀드려야겠어요. 독자들의 호불호도 있을 것 같다는 다른 분의 의견도 솔직히 구매하고 읽기에는 조금 난해하다는 의견도 있던 데, 저는 솔직히 읽기에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만,
장편소설보다는 연작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제목이 「해머링 맨」이지만 ‘해머링 맨‘이 직간접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광장 앞에 세워진 망치질하는 거인에게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 도로에 멍하니 차를 움직이지 않고 다른 운전자들에게 본의아니게 민폐를 주고 친구 그린의 아내인 바이올렛의 걸음걸이와 주먹을 쥐고 있는 손에 빠져들어 회사의 입구 회전문에 한동안 갇혀 있고 심지어 대리석으로 빛나는 바닥에 꽈당 넘어지기까지 한 거래처에서 회사로 온 옐로의 남편 인디고의 이야기만이어서 연작소설로 출간했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중 죽은지 200년도 지난 베토벤이 찾아와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가로수길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려 했으나 끊임없이 나타나는 골목들에 지쳐가는 중에 나타난 가게에서는 염소가 주문을 받고 동물가면을 쓰고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는 사람들을 보고 임종을 앞둔 늙은 개를 만나는 바이올렛의 남편인 그린과 제약회사에 다니며 그린의 집에 들고 갈 와인을 고르려고 와인 가게에 갔다가 와인 가게 문에 비치는 밖에 있는 사람들을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응시하고 지하철안에서 바닷가재를 들고 온 킬힐 신은 여성에게 눈길이 가고, 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젠타의 남편 블루와 오랜친구인 인디고가 저녁에 바이올렛이 해주는 랍스터를 먹기 전까지 그들에게 일어난 황당무계한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는 이 소설에 유난히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들어 가 읽는 내내 소리내어 따라 읽어보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사전정보 거의 없이 책을 구매하고 읽어봤는 데 조금은 난해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