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이 된 사나이
오한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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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사랑하고 싶어지는 날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오한기작가님의 「홍학이 된 사나이」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작년 11월 30일에 오한기작가님의 첫소설집 「의인법」의 리뷰를 올렸을 때(시간이 빨리 지나가네요. 리뷰를 올린 게 벌써 1년전이었네요.) 리뷰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득 들었던 생각은 단편도 조금 난해했는 데 장편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홍학이 된 사나이」를 읽기 전에도 살짝 걱정했었는 데 솔직히 의미없는 낱말들이 쏟아지긴 했는 데 165쪽의 경장편에서 멜로, 미스터리, 액션, 호러, 판타지 다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마치 오한기작가님의 분신과도 같은 한상경은 등장하지 않네요. 아쉬워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역시 작년 12월에 출간했던 이상우형의 첫소설집「프리즘」의 (나방, 평행)에서 오한기작가님과 홍학이 언급되는 부분이 잠깐 나오는 데 정신병자 같다고 했던 부분이었네요. (상우형, 잘 지내시죠? 보고 싶어요. 상우형의 작품도...)
외삼촌이 운영하던 원자력발전소 부근의 낡고 허름한 펜션(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머물렀던 펜션과 같은 곳일까요?)을 이어 운영하는 이른 바 홍학에 관심은 없지만 점차 홍학이 되어가고 있는 사나이와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아빠가 사고로 죽은 후로 암소들과 다른 이들의 목소리로 암소들과 다른 이들의 말을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수다쟁이 소녀 DB, 죽은 딸 제이니를 그리워하며 DB에게 잘못된 애정을 쏟아붓는 물수리 햄버거를 만드는 늙은 노인, 그리고 홍학이 되어가고 있는 사나이가 한 눈에 알아봤고 애타게 그리워하고 계속 찾게되는 사람이 아닌 암컷 홍학의 사랑이야기가 마치 시처럼 다 알 수는 없지만 아름답게 (?제가 읽었을 때는 아름답다 못해 눈부시더군요.) 그려지고 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라, 뒤에 리뷰를 쓰셨던 방영은님처럼 한동안 다른 소설들이 눈에 안 들어올 것 같아요.
(이제 겨우 5권밖에 안 되었는 데 눈에 안 들어오면 정말 큰일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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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세기
백민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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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내 말을 전할 불의 혀가 될 결심이 섰느냐.˝
˝너희가 불의 혀가 되겠느냐.˝, ˝너희 몸뚱이로 내 말을
직접 전하여라.˝ ˝내가 열쇠로 그 문을 닫을 것이오, 내가 그 책을 펼쳐 능히 읽을 것이라.˝ ˝나의 불이 세상을 깨울 거야, 나의 피가 세상 전부를 깨울 거야.˝
제가 지금 언급한 이 성경의 한 구절같기도 한 이 말들은 이번에 읽은 절필을 선언하신 후 첫 장편소설을 내신 백민석작가님의 「공포의 세기」후반에 등장하는 말(방금 「공포의 세기」와 같이 딸려온 금정연서평가와 백민석작가님의 인터뷰책자를 보니 실제 성경 구절에서 가져온 것도 있었네요.)들인 데 정말 무섭습니다.
혀에다 열쇠와 책모양의 문신을 세기는 성별도 사는 지역도 나이도 다른 그야말로 이렇다할 접점이 없는 사람들이 시너를 몸에 뒤집어쓰고 불을 질러 유명인사에게 달려들어 함께 불구덩이가 되는 모습들을 보며 너무 섬뜩하고 끔찍했는 데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기가 바로 「공포의 세기」여서 실제로 이러한 행위가 일어난다면 더 아수라장이 되지 않을 까 생각했습니다.
이정재, 정우성, 장동건처럼 웃으려고 했으나 그렇게 웃지 못한 모비. 그 모비를 잉태하고 낳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끝내 얘기하지 않은 모비의 엄마 연희.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지만 받아들이고 키운 모비의 양아버지.
마치 요셉과 성령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한 마리아의 관계처럼 이 들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어요. 특히 아빠, 엄마, 할머니 이 세 단어만 말하고 잘 울거나 잘 웃지 않던 모비에게 태초에 만물이 생겨날 때부터 최초의 인간인 남자아담과 여자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되고 형 카인이 아벨을 살해하여 들판이 핏빛으로 물들이고 파라오의 재앙이 오는 이야기를 쉴새없이 밥도 먹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마리아 발 밑에 묻은 자국이 마치 신성한 처녀가 흘린 피로 피어난 꽃이라며 처녀의 몸으로 모비를 가진 엄마가 거듭 강조하는 모습은 의뭉스럽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자란 모비가 폭력을 행사하고 바로 사망에 이르지 않을 만큼 무자비하게 행하는 것을 특히 앞부분에 나오는 모습등을 보며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모비‘라는 이름이 혹시 ‘모비 딕‘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살짝 그런 생각을 했었는 데 인터뷰를 보니 역시 모비 딕에서 따왔으며 모비가 이미 2003년에 나온 장편 「러셔」에서도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모비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미술치료를 받는 데 미술치료를 담당하는 한창림또한 2000년에 출간 된 「목화밭 엽기전」에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더 써야될 것 같은 데 이만 줄여야겠어요.
이번 달에는 지금 겨우 4권밖에 읽지 않아,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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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6-12-1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읽을려는데 각오해야겠네요

물고구마 2016-12-20 01:43   좋아요 0 | URL
읽어보시면 조금 덜 공포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이 더 공포스럽고 섬뜩하니까요.
 
아무도 아닌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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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이 아닌 황정은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아무도 아닌」을 읽어봤는 데, 제가 앞서 읽었던 2권의 소설집「일곱시 삽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과 2권의 장편소설 「백의 그림자」,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었을 때의 느낌과 좀 달랐던 것 같아 놀랐는 데 황정은작가님의 작품을 오래간만에 읽었다고 하기에는 「계속해보겠습니다」를 e-book으로 읽은 것이 8월~9월이어서 그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황정은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 이 작품이 처음이어서 그런 것 같고 종이책으로는 두번째 소설집「파씨의 입문」을 읽은 것이 2012년, 「백의 그림자」도 그 당시에 읽었으니 오랜만에 황정은작가님의 작품을 읽게 되어서 그런지 낯선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제와 오제의 어머니와 함께 고추를 따러가는 여자(상행),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호재와 사귀었으며 진주라는 아이가 행방불명이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여자(양의 미래), 사전예약을 해야하는 수목원에 제희의 가족들과 같이 가는 여자(상류엔 맹금류), 마리코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드넓은 들판에 하염없이 서 있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실리를 기다리고 있는 이 소설집의 제목과 표지의 모티브가 되는 ‘아무도 아닌‘이 빠져버린 (명실)의 이야기와 층간소음의 이야기를 다룬 것 같은 (누가), 사랑하던 아이가 물에 빠져 죽었으며 부부가 유럽으로 여행을 하다 열차에서 아내가 내리지 않고 출발해버리는 1997~8년쯤의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디디의 우산「파씨의 입문」)의 디디와 동명이인인지 아니면 같은 사람인지 모를 디디가 등장하는 제목에서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웃는 남자), 이어서 시도때도 없이 웃는 백회점 9층에서 침구류를 파는 여자(복경= 아마 이 여자의 이름이 아닐까 싶어요.)의 이야기의 간극이 조금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뒤에 실린 4편은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것도 있고 앞의 실린 4편에 비해 약간 비속어나 소파를 난도질(복경, 실제 난도질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도 없는 시간에 그 소파를 만진 것이 CCTV에 찍혀 있으므로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당하는 상황)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윗집에 대한 분풀이로 잡히는 대로 천장으로 던지는(누가) 폭력적인 성향도 있어서 그런지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황정은작가님의 작품을 종이책으로 오래간만에 읽는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장편소설인 「야만적인 앨리스씨」를 읽어보지 못하여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자꾸 「아무도 아닌」이 제목인 데 「아무것도 아닌」으로 인식이 되는 것은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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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봄은 맛있니
김연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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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작가님의 첫소설집인「너의 봄은 맛있니」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고 표지바탕색이나 디자인을 보아 6월에 읽었던 김금희작가님의 「너무 한낮의 연애」와 비슷한 느낌을 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읽어봤는 데 비슷하지는 않았습니다.
「너의 봄은 맛있니」에 실린 8편의 단편들이 대산창작기금을 수여((사과), (아 유 오케이?), (카프카 신드롬), (서천꽃밭 꽃들에게))받고 차세대 예술인력에 선정((너의 봄은 맛있니), (트란실바니아에서 온 사람), ([+ 김마리 and 도시]), (블루 테일))이 된 작품들이어서 놀랍기도 하면서 기대를 많이 하였습니다.
해설을 읽어보니 여성들이 결혼, 임신, 출산, 육아등을 하고 또 직장을 다니면서 그녀들을 구속하는 주변사람들이나 상황들이 잘 드러나있다고 하는 데 제가 읽어보고 난 느낌은 물론 해설과 같은 느낌도 받았지만 8편의 여성인물들이 대부분 힘든 삶에 지쳐있어 가끔 지난주였던 친구의 결혼식 날짜를 혼동하여 이번주에 결혼식장에 찾아가거나(아 유 오케이?), 축구리그를 열정적으로 시청하다 잠들고 여행가고 싶었던 이국의 도시 관련 책자가 왔을 때 바로 생각나지 않고 어리둥절하고(카프카 신드롬) 공상에 빠져 하던 일을 잊어버리는 엄마를 둔 딸(서천꽃밭 꽃들에게)등 멍하게 있는 모습들이 많았고 아이가 좋아하는 트란실바니아라는 이름을 가진 개의 종이나 트란실바니아(트란실바니아에서 온 사람)의 유래나 주영이가 보낸 문자에 있는 아라베스크, 그랑 주떼같은 발레용어([+ 김마리 and 도시]), 서울의 지역구가 몇 개 인지 특히 지역구 안에 예식장이 몇 개(아 유 오케이?)인지 친구이자 입사동기인 김이 호주출장에서 사 온 블루 테일 와인(블루 테일)을 검색하는 등 주로 궁금한 사항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가하면 사과에 대한 지식을 「사과견문록」이라는 책을 통해서 접하고(사과) 소설의 소재를 얻기 위해 신문 기사를 쓰던 중 무언가 변신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실종차찾기사이트 해우소게시판에서 읽어보고(카프카 신드롬) 아이의 숙제와 관련된 자료를 인터넷에 찾아서 해결(서천꽃밭 꽃들에게)하는 모습들이 종종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첫번째에 실린 표제작 (너의 봄은 맛있니) 의 첫사랑,첫키스 그리고 처음이라는 단어가 어떤 이에게는 설레게 하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소름돋고.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 김연희작가님의 처음으로 낸 책이자 처음으로 낸 소설집이고 그 소설집 처음에 실린 (너의 봄은 맛있니). 겨울이 시작되는 처음에 읽어보니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사계절의 맨처음으로 오는 ‘봄‘이라는 계절이 오면 한번 더 읽어보고 싶어요.
그래야 저의 봄은 어떤 맛인지 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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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서진
조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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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세상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사는 게 재앙처럼 여기질 때, 지독한 악몽이라면 무섭고 소름끼치는 꿈이라면 언젠가는 깨어날 수가 있는 데
깨어나도 악몽같은 현실이 계속되어 빠져나갈 수 없고 사슬에 묶여있는 것처럼 끝 없는 지독한 현실에 갇혀버린 지금 이 순간에 조수경작가님의 첫소설집 「모두가 부서진」을 읽어서 그런 지 정말 (오아시스)에서 매번 불운한 자신의 인생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려고 극단적으로 발버둥치는 그녀의 ˝사는 게, 재앙 같아˝ 말 한마디가 와닿았습니다.
좋은 집에서 좋은 직업을 둔 부모와 함께 행복하고 불행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같은 친구 유리의 진실(유리)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같은 반 아이들에게 했던 거짓말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단칸방에 살면서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였고 아이들에게 들켜버릴까 소풍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 가서 아이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부끄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은 들켜버렸지만.
초등학교 4학년이었 때 성당에 다니긴 했으나 세례를 받지 않았고 (마르첼리노, 마리안느)의 불륜을 저지른 남녀를 보며 성당에 디니고 세례를 받을 정도로 신앙심이 깃들어 있어도 죄를 안 짓고 살 수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주에서 떨어진 로또라 불리는 운석을 주으러 가는 세 친구의 이야기(떨어지다)를 읽으며 가끔 로또 1등에 당첨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였던 게 떠올랐으며 주로 맨 윗층에 자리 잡고 있던 허름한 간판의 성인용품점(젤리피시)에 한번 가보고는 싶었으나 한번도 가본 적은 없고 요즘 새로 런칭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라는 게임에 푹 빠져있는 데 (할로윈 - 런,런,런 :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좀비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좀비맛쿠키가 생각나서 언급해봤습니다.)처럼 게임에 미쳐버려, 이 게임의 좀비가 되지 않을 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한번 발을 들였더니 정말 벗어나기 힘들고 플레이를 하면 항상 최고 레벨에 있는 보물이나 쿠키의 레벨이 높은 유저들이 1,2등하고 현금투자를 하지 않으면 최하위에 머물러 다음 랜드에 필요한 트로피=‘경험치‘를 잃게 되는 것을 경험하며 (사슬)을 읽으니 더 새로웠는 데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질 때 조금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아이는 커녕 결혼도 못해본 제가 (지느러미)속의 아이가 생기길 바라는 시어머니와 그런 시어머니 때문이라도 아이 갖기를 거부하는 아내가 이해가 되더군요.
이처럼 ‘모두가 부서진‘ 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첫소설집「모두가 부서진」을 내신 SBS 새벽 라디오방송 작가를 10년 동안 하신 조수경작가님,
저 역시 앞으로도 작가님의 소설들을 잘 지켜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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