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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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작가님의 작품은 아주 오래 전에 「칼의 노래」를 읽었던 것 같기도 한데 저의 아버지께서 「칼의 노래」를 읽으시고는 아주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하시던 것이 기억이 남네요.
이번에 출간한 「공터에서」가 김훈작가님의 작품을 읽은 것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공터에서」가 출간되기 전에 배우 옥택연씨와 권율씨가 낭독하신 것을 잠깐 들어봤는 데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1979년 12월 20일, 마장세와 마차세의 아버지이자 이도순의 남편 마동수가 마차세가 머지않아 아내가 될 여자친구 박상희를 만나러 나간 사이에 빈 병실에서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부터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끝이 없는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아무도 아무런 흔적도 없는「공터에서」인가 봅니다.
아버지 마동수가 세상을 떠난 지 8년만에 어머니 이도순도 에인젤 요양원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나고 마차세와 박상희의 첫 딸 누니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마차세부터 아니 아버지와 어머니, 더 나아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두려워 고향냄새가 나지 않는 머나먼 곳에 있던 마장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의 명령으로 머나먼 곳에 3년간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야하는 모습들을 보며 소설 속 상황이지만 제가 태어나기도 제가 작은 씨앗으로 존재하기도 훨신 전의 이야기들인 데 지금 알 수 없는 느낌을 받고 있는 건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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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7-02-22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인받으셨네요-,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은 영광이지요:-)

물고구마 2017-02-22 11:03   좋아요 1 | URL
직접 받은 것은 아니고 예약구매를 하면 선착순으로 양장본과 서명본을 주더군요.
어쨌든 받아서 더 좋았어요.
 
분홍 손가락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1
김경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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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짧은 시간에 김경해작가님의 「분홍 손가락」을 읽었어요.
180쪽정도 되는 분량이고 문장들이 길지도 않은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이제는 어엿한 웹소설 작가 19살 나래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엄연히 신춘문예에 등단한 작가이지만 베스트셀러가 있는 작가가 아닌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문예창작과 (=문창과)로 진학하기 위해 시인이 원장으로 있는 학원 ‘고도를 기다리며‘ 를 다니게 된 나래는 학교에서 하는 야간자율에 합법적으로 빠져도 된다는 기쁜 마음도 들었는 데, 학원에서 자신과는 다르게 정말 좋은 글을 써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보며 자괴감을 받기도 합니다. 한편, 스마트폰에 연재된 로맨스 소설을 휴대폰으로 결제까지 하며 읽을 정도 푹 빠져버린 나래는 그 곳에다 글을 쓰게 되고 쓴 글을 올리자마자 반응이 좋아서 정식으로 연재하고 계약을 하게 되면서 힘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는 이야기인데 사실 읽을 때는 몰랐는 데 읽고 나니까
청소년문학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야기가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장남인 오빠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부모, 너무나도 힘든 환경이기에 포기해버린 오빠가 군복무를 하는 데
오빠와 주인공에 대한 에피소드가 하나 정도는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북플친구분께서 쓰신 글을 보니 전문작가가 쓰는 글같지가 않다고 하는 데 정말 전문작가가 쓰는 것 같지가 않고 여고생이 쓴 것 처럼 뭐랄까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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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빌라
조창인 지음 / 위즈덤경향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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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가시고기」를 출간하여 많은 사랑을 받으셨던 조창인작가님의 2017년 신작 「해피빌라」를 읽어봤습니다.
저의 중학교 3학년에 「가시고기」로 국어독서시험을 봤었고 제가 「가시고기」에서 나온 문제를 틀린 것이 아직까지도 기억이 나네요. 여기 북플친구분들 포함하여 그래도 다들 읽어보셨을 「가시고기」를 전 읽어보지 않았어요. (그러고보니 만화로 읽는 가시고기도 출간되었는 데 읽어보지는 않았네요.)
2012년 말에 출간되었던 「살아만 있어줘」로 처음 조창인작가님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작「해피빌라」를 읽으면서 보니 정말 세월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더군요.
2000년대 초중반만해도 조창인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하면 구매하고 바로 읽어보지 않았을까
(사실 저는 당시에는 서점보다 도서관을 많이 다녔기에
정확하게 알지는 못합니다만 「가시고기」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고 「등대지기」도 나름 사랑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기에 사람들이 신작들을 많이 기다리지 않았을 까 싶어요.) 싶었는 데 이번에 나온 「해피빌라」가 출간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읽고싶어요 누른 북플친구가 한 사람도 없어서 너무 의아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누르지는 않았는 데 8월~9월에 잠깐 슬럼프가 와서 그런지 읽고싶어요나 읽고있어요 버튼을 막 누르지는 못하겠더군요. 이상하지요.)
왜 그럴까 싶었는 데 읽어 보니 알 것 같더군요.
엄마가 파라과이로 떠나버리고 아버지도 없이 혼자 사는 우동동이 해피빌라에서 항상 비가 오는 지만을 묻는 비온닥삼촌과 말속에 영어를 넣기 좋아하는 미쑤노이모, 기면증으로 인해 시도때도 없이 쓰러지는 아저누나와 그녀의 아버지 손씨아저씨, 만물고물상을 하는 장사장님과 붕어빵을 파는 할아버지 그리고 욕쟁이 삐턱이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힘들지만 꿋꿋하게 돌아오실 엄마를 기다리면서 잘난척을 하여 왕따인 수애를 좋아하고 화가아저씨를 만나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 과정에서 6년이 지났는 데도 돌아오지 않고 편지로만 소식을 전하는 엄마와 엄마에 대한 것을 숨기는 해피빌라 식구들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는 동동이의 모습이 그려지는 데요.
2000년대 초반이었다면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아요.
저는 읽고 나서 뭉클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감동을 받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다가 너무 복받쳐 울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린 것 같아요.
지금은 2017년이며 벌써 1달이 지나 또 1달의 절반이 지나버려서 감동을 받고 위안을 받기에는 너무나도 참담한 현실이 눈 앞에 있어서 버겁기만 하네요.
우동동이 엄마를 만나 엄마와 해피빌라식구들과 함께 해피한 삶을 살아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듯이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감동받아서 울고 웃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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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9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시고기》 안 읽어봤어요. 제 동생이 그거 읽고 싶어서 샀긴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 책을 읽어보고 싶지 않은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

물고구마 2017-02-19 10:28   좋아요 0 | URL
저는 읽어보려고 했는 데 손이 잘 안가게 되더군요. 김하인작가님의 「국화꽃 향기」처럼, 그러고보니 두 작품 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고 두 분 다 2000년대 초중반에 많은 사랑을 받으셨네요.
 
망상,어語 - 김솔 짧은소설
김솔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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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로 제게 강인한 인상을 남겨주신 김솔작가님의 첫 짧은소설 「망상, 어語」가 출간되어 읽어봤습니다.
책띠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솔작가님은 정말 독보적인 이야기꾼이 아닐까 싶어요.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는 사실을 신부가 될 여자에게 말하지 않다가 결혼 후 첫날밤에 여자가 알게된 사연(의심)이나 6년 전에 죽은 아들을 못잊어서 냉장고에 아들을 시체를 보관하고 있다가 지진이 발생하여 전력이 끊겨지자 이 사실을 전세계가 알게 되는 사연(냉장)등 신문기사를 읽고 영감을 받아 글을 쓰신 것도 있었지만 맥주와 콜라, 도서관과 서점을 비교하여 쓰신 글(맥주와 콜라의 대위법, 서점과 도서관의 대위법)이나 새가 부리로 글을 써 책을 출간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거나(공쿠르상) 책을 출간하기 위해 원작자를 찾아가서 전재산도 모잘라 빚까지 냈지만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몰락하는 이야기(원작)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단편소설보다 짧아서 읽기에 어려움은 없었으며,
제가 첫 소설집에서 받았던 인상을 「망상, 어語」에서는 잘 느끼지는 못했지만 ((노총각 M의 위산이 녹인 크리스마스)에서 김솔작가님의 특유의 스타일을 느낀 것 말고는 없었던 것 같아요.)
다음 선보일 작품들이 기대가 되고 출간하게 되면 무조건 구매해서 읽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구매하니 260자나 되는 반야심경을 쌀 한톨에다 새겨넣었으나 한톨도 남기지 않고 밥을 하여 기네스 신기록 달성에 물거품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반야심경)와 그림자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찾고 싶어하는 이야기 (그림자) 2편이 박순용작가님의 그림과 함께 있는 별책 스토리북을 초판 한정으로 주고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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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여인들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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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난설헌」으로 제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하신 최문희작가님의 신작 「정약용의 여인들」을 긴 시간동안 읽었습니다.
앞서 썼던 리뷰들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은 아무래도 배경지식이 없으면 재미도 재미지만 개인적으로 몰입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들어 청소년소설들이 제게 멀게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요.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정약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업적을 남겼는 지를 몰라 인터넷검색을 해봤더니 「목민심서」를 쓰셨고 거중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정약용의 호가 ‘다산‘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정약용의 여인들」을 출간한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와 애민정신을 실천하는 출판사 다산책방 덕분에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끄러웠어요.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최문희작가님이 쓰시고 출판사 다산책방에서 작정하고 출간한 「정약용의 여인들」은 정약용의 아내 혜완과 정약용이 유배를 하면서 정약용을 아무런 댓가없이 보살핀 진솔이라는 여인과 정약용이 거둬들이려다 혜완의 반대로 그렇게하지 못한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팔자와 인생을 살게 되는 초분, 정약용과 진솔 사이에서 낳은 딸 홍임이까지 정약용의 생애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여인들의 험난한 삶을 그리고 있는 데요.
유배지에서 정약용을 보살핀 진솔과 딸 홍임이 정약용과 한 집에 사는 것을 원치 않는 혜완, 딸 정약용과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은 속내를 숨기고 비록 멀리 떨어져있지만 그저 선물같은 정약용의 딸 홍임을 품고 홍임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진솔,
아버지를 부르지도 보지도 못한 채로 어머니 진솔과 살아가는 딸 홍임, 그리고 그 여인들 사이에 갇혀버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정약용까지......
사실, 중반까지는 정약용의 두 아들 학연과 학유, 그리고 정약용의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 많아서 「정약용의 여인들」이라는 제목에 조금 의아함을 주었는 데, 다 읽어보니 「정약용의 여인들」말고 마땅한 제목이 생각나지가 않고 제목을 정하더라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문희작가님의 작품은 이 작품이 처음인데요.
「난설헌」이 첫 작품인 줄 알았는 데 이 전에 많은 작품들을 발표하셨더군요. 조금 더 알아가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기록된 역사(과거)와 기록되고 있는 현재, 그리고 기록될 미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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