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생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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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뜻밖의 生」을 읽으면서 인생이라는 게 정말 무엇하나 나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운 계기가 된 것 같았습니다.
특히 박호구 (작가님이 지으셨지만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어떤 의미로 지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박호구가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똥개 ‘칠칠이‘의 행방을 찾으려고 어머니의 곁을 떠나 좋아했던 단심이네를 찾기 위해 칠칠이와 함께 터미널에 있었던 것이 생각 나 터미널에 하염없이 기다리다 사복경찰들의 눈에 띄어 이름을 물어봐 박호구라고 대답하니 ‘호랑이의 아가리‘라는 뜻이냐고 빈정거리던 게 생각이 나던 데 그런 뜻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요즘 쓰이는(?) ‘호구‘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라는 버젓이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또래는 물론 이웃들은 호구라고 부르지 않고 무시하거나 놀리고 심지어 호구를 낳고 기른 부모조차 호구에게 관심을 보이기는 커녕 아예 투명인간 취급하고 아들로 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구한 삶을 살게될 호구의 모습의 인상적이었습니다.
키가 작아 군대에 갈 수 없음에도 군대를 다녀오고 다녀와서도 할 일이 없어 무기력하게 잠을 자다가 그 걸 측은하게 여긴 군고구마장수 장씨가 옆에서 풀빵장사를 하게 허락해주었고 그렇게 장사를 하다 단심이네가 어떻게 호구가 이 곳에서 풀빵장사를 하는 지 알았는 지 아이를 데려와 아이의 아버지가 호구라고 하며 호구에게 떠맡기고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고 곧 죽을 것 같이 허약하던 무럭무럭자라서 건강을 되찾을 무렵에 또 어떻게 알았는 지 한때 호구에게 호의를 베풀고 키웠던 강단장이 찾아와 자신의 아이이며 호구가 단심이네와 부정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것에 호구가 격분하여 강단장을 폭행을 하고 강단장이 아이를 데리고 가버리고 호구를 고소하여 호구를 한순간에 파렴치못한 인간으로 낙인찍히고 교도소에서 무려 16년간 복역을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정말이지 이름대로 삶을 살아가고 나이가 들어 범상치 않은 박순희를 만나 당나귀같이 덩치가 큰 칠칠이, 개의 평균수명으로 보아도 이미 세상에 없을 것이 분명한 칠칠이를 찾기 위해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이지 인생이 뜻밖인 일들로 가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 : 1. 인생은 정말 많은 뜻밖인 일들로 가득하며 오직 나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2. 작가님이 어떤 의미로 박호구의 이름을 지으셨는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름대로 살아가는 박호구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불호 : 1. 그렇지만 너무 속절없이 호구잡힌 박호구에게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그리고 돈 많아 보이는 남자를 따라갔다 낭패만 당한 박순희의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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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가들
정영수 지음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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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레바논의 밤)으로 등단하신 정영수작가님의 첫 소설집 「애호가들」을 읽으며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서도 ‘미친 사람‘, ‘미쳐가고 있는 사람‘,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이 등장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레바논의 밤)에서 장이 도서관 자료실 서가에 숨겨놓은 시체(등단작부터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아무리 규모가 작은도서관이라도 어떻게 시체를 도서관 서가에 숨길 생각을 했는 지......)를 장의 전 여자친구와 함께 암매장을 하기 위해 삽을 땅을 파내는 주인공부터 표제작인 (애호가들)의 안정적이지 않는 시간강사일에 지쳐있으며 스페인에서 1~2년간 번역일을 하며 자신의 삶에 새로운 변화를 주려 했으나 뜻하지 않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하나의 미래)에서는 아예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고 또 살아가기 힘든 외주편집자가 고전소설읽기 모임에서 만난 고등학생 오하나에게 약을 건내주게 되면서 곧 다가올 ‘하나의 미래‘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게 되고 (여름의 궤적)에서는 20대에 일찍 결혼했으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을 하고 약 20년간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이 일본 아케부꾸로에 있는 서점에서 우연히 뜻하지 않게 재회를 하며 다른 단편과 달리 매우 짧은 (음악의 즐거움)에서는 기타를 배우고 밴드를 결성하고 곡을 썼으나 끝장나는 곡이 아니어서 끝장나는 공연을 하지 못하고 유명해지지 않아 ‘록큰롤 스타‘가 되지 못한 채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얼마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현수와 남겨진 ‘나‘가 전립선암의 위험성을 실감하게 되는 이야기이며 (특히나 영원에 가까운 것들)에서 무기력하고 지루한 하루를 비극을 암송하면서 스위치를 딸깍거리는 일을 반복해서 하는 노동자가 암송했던 비극들을 번역한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이를 만나러 가고 (북방계 호랑이의 행동반경)에서는 서울에는 없는 서울동물원에서 북방계호랑이이자 아무르호랑이인 5살 ‘로스토프‘가 탈출을 하여 고양이탐정과 함께 포획하기 위해 산에 오르고 (지평선의 닿기)에서는 정말로 어쩌면 사소한 계기일지도 모르는 엄마의 부름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져버린 동생 서지연의 싦을 살던 언니 서주연과 같은 핏줄이었으나 사고만 치고 다닌 형과 달리 올바르게 살면서 지긋지긋한 가족에서의 영원한 독립을 꿈꾸었던 동생이 형이 사고를 쳐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게 되고 정작 자신이 아닌 서지연의 삶을 살던 서주연이 가족으로 부터의 영원한 해방을 하게 되는 등 정말 정상적이라 볼 수 없는 인물들 천지인 정영수작가님의 첫 소설집 「애호가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미친 사람‘, ‘미쳐가고 있는 사람‘, ‘미칠 것 같은 사람‘이 소설 속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정영수작가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호: 1. 정말이지 일상이 지긋지긋하고 따분할 때 읽으시면 꼭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받을 지도 모르겠어요.
2. 고풍스러운 표지를 디자인하신 윤정우님의 안목.

불호: 1. 현실에서도 ‘미친 사람‘, ‘미쳐가는 사람‘, ‘미칠 것 같은 사람‘이 넘쳐나는 데 소설까지 ‘미쳐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에 읽게 되시면 우울해질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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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5-2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단 나누기 좀..

물고구마 2017-05-2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바일로 입력한 것이라 그런지 너무 길었나봅니다. 죄송합니다.
 
위안의 서 - 제3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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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효작가님의 「노래는 누가 듣는가」, 조남주작가님의 「고마네치를 위하여」에 이어 올해에도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이 나왔는 데 박영작가님의 「위안의 서」입니다.
사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쪽수가 180여쪽정도 되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거니 싶었어요. 표지를 봤을 때도 그저 아픈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이렇게 서로를 껴안으며 위안을 가진다는 그런 이야기일 것만 같았는 데 읽어보니 4분의 1정도만 맞았더군요.
오랜시간동안 땅 속에서 시간을 먹고 부식되고 일부 사라져버린 유물들을 조금이나마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남자 정안과 늘 항상 죽음이 사방에 있으며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다시 살아가라고 지금 이렇게 스스로 삶을 버리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고 기계적으로 이야기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에 서서히 죽음이 쌓여가는 여자 상아가 미라전시회에서 서로를 만나면서 관계가 이어져 있는 데 아무래도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직업으로 삼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여서 그런지 비록 174쪽 밖에 되지 않음에도 쉽게 읽어지진 않았어요. 오래 전에 죽어 미라가 된 존재나 빛을 잃어버리고 시간에 의해부패되고 풍화, 부식되어버린 것들을 그 때 그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남자와 죽음을 매번 목격하면서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죽지 않게 붙잡으려고 하는 여자가 만나 끌어안고 위안을 주고 받는 이야기라 저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찍 세상을 떠나는 엄마처럼 서서히 그러나 남들보다 빠르게 죽어가는 정안이 상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데 어차피 엄마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로 인해 곧 죽을 수 밖에 없었겠지만서도 ‘살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봤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상아가 자신이 곧 죽는 다는 것을 알면 ‘죽음‘을 자주보게되는 그녀에게 또 한번 ‘죽음‘을 보게 하는 것 같아 말하지 않는 그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안이 떠나버리면 그 자리에 상아가 ‘홀로‘ 남겨질 것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호 : 1. 전혀 다르면서도 비슷한 점이 있는 서로가 만나 꼭 껴안아주고 위안을 받는 모습이 아름답고 인상적입니다. (비록 얼마 만나지는 않았지만)

불호 : 1. 이 사랑에는 곧 죽음을 앞둔 남자와 죽음을 자주 맞닥뜨리는 여자등 죽음이 너무 가까이 도사리고 있어 자칫 슬프거나 우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해피엔딩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죽음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다는 것은 너무 힘들고 괴로울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겪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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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롭스크의 밤
유재영 지음 / 민음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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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 - 이 단편이 대단하다‘에서 처음 본 유재영작가님의 단편 (하바롭스크의 밤)을 읽어보지는 않았는 데 곧 소설집이 출간될 예정이기 때문에 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유재영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하바롭스크의 밤」이 출간되었고 마침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총 8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처음 표지를 봤을 때에는 저는 나뭇가지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정체불명의 미생물체(예를 들면 ‘연가시‘같은)로 보여서 뭔가 기괴함을 품고 있지 않을까 했는 데 약간의 기괴하기 보다는 고어Gore적인 장면들이 있어서 조금 읽기가 무서웠어요. (표지를 한번 더 보고 지금 생각해보니 새벽에 나무들로 둘러싼 숲의 모습이어서 음산함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표제작 (하바롭스크의 밤)에서 늑대들이 득실거리는 숲에서 늑대들이 냄새를 맡고 올까봐 노심초사하면서도 나무를 베고 있는 사연많은 남자들의 모습부터 불륜을 저질러 이혼당하고 ‘돌싱‘소재를 이용히여 짝짓기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남자출연자가 아무런 미동이 없니 쓰러져있자 매장하려고 땅을 파다 의식을 되찾은 남자출연자 때문에 땅을 판 구덩이에서 배변을 하는 PD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똥),(실제 짝짓기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도중에 출연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종영되었다고 하죠.), 딸과 아내를 잃은 남편이 생전 아내와 딸에게 정신적인 존재였던 교회 목사를 찾아가 응징하는 모습(네 개의 눈), 아내와 딸을 스노우볼에 작게 축소한 채 입주하였고 자신도 뒤따라 들어가려고 했던 그 순간에 프로젝트가 중단되어 아내와 딸 그리고 약 7만명의 사람들이 입주해있는 스노우볼을 가방 안에 가지고 다니게 된 남자(아주 작은 세계)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세계유명작가들의 명작들을 대신 써준 신비하고 진기한 ‘만화경‘(만화경)이 있는 가 하면 높고 높은 건물을 지키는 보안경비원이 등장하는 (타워), 의문의 사고로 죽은 작가의 글을 자신이 번역하여 자신이 썼던 글인냥 내놓았으나 ‘표절‘의혹으로 함부로 남의 작품을 빼앗은 대가를 치르게 된 작가의 이야기(Keep going, 이 단편에서 유재영작가님의 단편제목과 같은「아주 작은 세계」, 「타워」, 「네 개의 눈」이 등장하기도 합니다.)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가출청소년들이 동거동락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단편 (팸)에서 값비싼 아이폰이나 갤럭시 휴대폰만을 훔쳐서 다시 장물로 되팔아가면서 살아가던 사과가 새로 출시되는 휴대폰을 휴대폰매장에서 훔치려고 계획하였고 그 과정에서 계획이 틀어졌으나 어쨌든그 곳에서 휴대폰기기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고 좋아했지만 알고 보니 휴대폰 전시모형이었다는 사실이 앞서 읽은 (똥)처럼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이전에 읽었던 김봄작가님의 첫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의 (우리의 나나)가 떠올랐습니다.

호 : 1. 무수한 상상력과 소재들 그리고 각기 다른 세계를 담고 있는 유재영작가님의 첫소설집!
신인작가님의 첫 작품은 무조건 읽어봐야합니다.
2. 읽게 되면 다 알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생각의 깊이가 폭 넓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될지도 모르겠어요.(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불호 : 1. 비위가 약하신분들이라면 (모든 단편에서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 단편들의 일부 장면-신체를 손괴하는 폭력적인 장면등에서 비위가 상하실 수도 있으니 유의하셔서 읽으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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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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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첫 소설집「지극히 내성적인」으로 미세하게 갈라퍼지는 균열을 포착하셨고 첫 장편소설 「없는 사람」을 내신 최정화작가님, 역시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로 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신 최은영작가님등 첫 책을 내신 신인작가님들이 평론가와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걸로 기억이 남습니다.
바로 2012년에 단편 (폭우)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셨고 2013년 첫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로 많은 독자들과 평론가들에게 사랑을 받으셨던 손보미작가님이 2017년 첫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을 출간하셨습니다.
정이현작가님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손보미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고 저 역시도 「그들에게 린디합을」아주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기대를 하였고 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출간되자 구매를 하여 읽어보기 시작했는 데...... 물론 짧은 단편과는 긴 호흡을 요구하는 장편이 읽기에는 조금 힘들 수는 있지만 (꼭 장편이 단편보다 읽기에 힘든 것은 아닙니다만 단지 장편은 분량이 길기 때문에) 제 생각보다 ‘읽기‘가 힘들었어요.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고 해야 할까?)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고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공부만 하던 종수가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수영의 부탁으로 ‘랄프 로렌‘ 에게 쓸 편지를 영어로 번역(영역)하는 일을 하다가 수영과 같이 맥도날드에서 만나 의논하면서 편지 쓸 내용을 생각해보는 데 ‘랄프 로렌‘에게 편지를 보냈는 지 안 보냈는 지는 모른 채, 시간이 훌쩍 지나 수영이 자신이 (종수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보내고 그 뒤로 또 시간이 흘러 노벨상 시즌이 지나면 아이스링크장에서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미츠오 기쿠 박사님 밑에서 연구를 하다 기쿠박사님에게 쫒겨나게 되는 종수가 수영이 보낸 청첩장을 다시 보고 그 때 둘이서 얼굴과 머리를 맞대며 편지를 보내려고 했던 ‘랄프 로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분명 ‘시간낭비‘지만 이제는 사간이 ‘널널하게‘ 남아있으니까)하게 되었는 데 ‘랄프 로렌‘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의 흔적을 이잡듯이 찾고 또 미처 보지 못하고 놓쳐버리고 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데요.
사실, 내용 자체에는 어렵지는 않았지만(그렇다고 마냥 가볍고 쉽지도 읺았지만) 뭐랄까, 문장 곳곳에 괄호나 특정한 문장에 돋음체로 표시되어있고. 무수한 작은 따옴표들이 숨어 있어서 그 것들의 ‘유의해서‘ 읽었기 ( 그리고 ‘랄프 로렌‘과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랄프 로렌‘과 함께 지냈던 조셉 프랭클을 반세기 동안 함께 지냈던 잭슨여사와의 인터뷰 그러니까 ˝십- 년 전의 일이-라우. 여름이었어. 로마-로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지.˝ 같은 문장까지는 ‘유의하게‘ 읽진 않았지만)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지체하게 된 것 같았어요.
(5월달부터는 저만의 방식으로 ‘호‘와 ‘불호‘를 정하여서 남길려고 합니다.)
호(적극권유합니다.) : 1.「그들에게 린디합을」읽으셨던 분들이라면
2. ‘손보미‘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고 기다리신 분들이라면

불호(읽지 마시라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유의하셨으면 하는 제 생각입니다.) : 1. 단어 하나 하나 눈으로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특히 쉼표, 마침표, 큰 따옴표, 작은 따옴표, 느낌표, 물음표, 말줄임표, 특수문자 하나 하나 세심하게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좋아하실 수도 있겠지만 읽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지 않을 까 싶어요.)
2. ‘소설‘이고 ‘허구‘이나 등장인물인 ‘랄프 로렌‘을 정말로 ‘존경‘하고. ‘매우‘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랄프 로렌‘이 ‘실존인물‘이고 현재 살아계시지만 이 소설에서는
2001년에 세상을 떠나버리셨기 때문에 ‘소설‘이지만 오해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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