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5년 창비에서 출간된 3번째 소설집이자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으나 읽지는 않고 반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읽어보려고 펼쳐보았지만 손이 가질 않아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05년 출간당시 책의 디자인을 했던 윤종윤씨가 2016년 문학동네에서 새로 출간하며 디자인을 하게 되는 군요.) 그래서 2016년에 읽으면서 바로 앞에 읽었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보단 읽는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광범위한 시공간적 배경들이나 여러국적의 인물들 그리고 제2외국어들이 소설 속에 등장하면서 여태 읽었던 김연수작가님의 소설들 중 가장 심오하고 다른 느낌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의 일본어로 쥐라는 뜻의 일본인 네즈미가 영국에 머무르면서 세영과 세희자매와의 불완전한 관계도 은자의 나라인 조선에 조지 워싱턴 브룩스의 약혼녀 엘리자베스 닷지를 찾아 일본을 거쳐 배를 타고 제물포로 가는 탐정 벤저민 스티븐슨(거짓된 마음의 역사),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르기 위해 자신을 언급하지 않고 자살한 애인이 마지막으로 읽었다는 「왕오천축국전」을 옮기며 소설을 섰던 남자(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도
언어장애가 있는 동생 성수를 데리고 하얼빈에 가서 성수와 결혼할 여자를 만난 형 성재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사살한 안중근의사와 우덕순(이등박문을, 쏘지 못하다)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인물들이 광범위한 시대와 공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그려가는 작가님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밤은 노래한다]도 기대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2년에 출간 되었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는 동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뉴욕제과점)이 가장 많이 들어본 것 같아서 왜 그런가했더니 정말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작가님의 자전소설이기도 했고 연필로 쓰신 소설이지만 소설을 읽고나서 군침이 돌았어요. 물론 작가님의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뉴욕제과점이야기지만 읽으면서 향긋한 빵냄새가 저를 자극하는 것 같았어요. 작가님이 질려하신 카스테라 부스러기인 기레빠시조차 맛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생양아치인 일명 똥개 재만이(똥개는 안 올지도 모른다), 천문학자가 꿈인 동생 뒷바라지하기 위해 술집에서 일하는 혜지누나(첫사랑), 명사수 도라꾸아저씨(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시궁쥐, 지붕쥐라고 안하고 라투스 노르베기쿠스나 라투스 라투스라고 말하며 우표수집을 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인 괴짜의사(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고아원출신이나 유순한 성격이며 원재에게 하모니카를 선물한 태식이(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까지 정말 매력적인 인물들이 나오는 이 소설을 저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소설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기억에 남는 구절인데요.
구름 속에 숨어 있는 B, 5월 5일을 좋아하는 I, 수박에서 귀찮은 것 C, 모기가 먹는 것은 P, 당신의 머리 속엔 E, 닭이 낳는 것은 R, 밤말을 엿듣는 것은 G, 입고 빨기 쉬운 T, 기침이 나올 때는 H, 깊은 밤 골목길 조심해야 할 곳은 D,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U, 바로 너야.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소설의 분위기와는 다르지만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0년대초 느낌도 나면서 말입니다. 남은 두편의 소설은 다른 출판사에서 먼저 출간했다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소설들인데 소설집 다음에 소설집을 읽기엔 조금 벅찰 수도 있지만 출간된 순서로 따지면 어쩔 수가 없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꾿빠이, 이상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꾿빠이, 이상]. 이상이 세상을 떠난 날에 출간일로 잡은 출판사 문학동네의 기획력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1년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했다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네요. 김영하작가님에 이어 출간했던 소설집이나 장편소설이 죄다 문학동네로 출간이 되어서 마치 김연수소설전집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는 사실 김연수작가님의 소설을 퍼음 접한 것은 2012년에 나온 [원더보이]로 마지막 문장에 치명적인 오타가 나왔던 것이 생각나네요. (초판 2쇄부턴 수정이 되었어요.) 그리고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안타까웠어요. 그 일만 아니었으면 문학동네에서 재출간되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에요. 2013년에 나온 [사월의 미, 칠월의 솔]까지 읽어보고 작년에 재출간된 [스무 살], [사랑이라니, 선영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안읽어봤어요.
이상에 관한 소설을 읽은 것이 작년 12월에 출간된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김석희 작가님의 [하루나기]의 마지막에 실린 단편에서 읽어 본 적이 있는 데 이상을 직접적으로 다룬 소설은 이 소설이 처음이에요.
이상의 데드마스크와 자신의 형이자 이상과 똑같은 일본에서 자살한 이상과 같은 삶을 살려고 했던 서혁민이 쓴 이상전기와 이상이 발표하지 않은「오감도 시 제16호 실화: 잃어버린 꽃」을 가지고 있는 서혁수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다 데드마스크가 진위여부에 휘말리면서 기자직에서 밀려난 김연화. 그런 김연화에게 서혁민이 쓴 글과 발표하지 않은 실화를 받은 입양된 피터 주까지 정말 이상이자 김해경이기도 했던 사람에게 이토록 많은 인물들이 빠져들고 심지어 그처럼 살기위해 일본에서 죽기까지 하는 모습들을 보니 정말 부러웠어요. 물론 이상이자 김해경이기도 한 인간은 괴로웠을지 몰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릉 윤후명 소설전집 1
윤후명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는 김원일작가님이 등단하신지 50년이 되는 해여서 2월에 소설집 [비단길]을 출간하셨고 내년이면 윤후명작가님이 등단하신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윤후명 소설전집을 내년까지 완간하는 것이 목표인데 올해 4월에 첫 시작을 알리는 [꽃의 말을 듣다]이후 신작소설집이자 윤후명 소설전집 첫번째인 [강릉]이 출간되었어요. 이번에 출간된 [강릉]은 신작 9편과 마지막에 실린 등단작이었으나 그 간 넣지 않은 [산역]을 엮어서 출간하였는 데 강릉에서 태어나고 전쟁후 강릉을 떠났다가 70이 넘어 강릉으로 돌아와 강릉에서 문화작은도서관 명예관장으로 계시는 작가님의 글을 읽어보니 솔직히 어렵기도 하였지만 작가님의 삶이 제 눈 앞에 상영하는 영화처럼 보여지는 것 같아 푹~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강릉에서 태어났고 강릉의 바다에 어머니를 보냈고 다음달이면 머리만 남고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소녀를 기리는 강릉단오제가 절정에 다다르고 북유럽에 자일리톨로 유명한 국가 핀란드가 아닌 러시아의 도시 핀란드역에서 만난 다른 나라의 국경을 넘으려고 하는 소녀. 워비치의 소녀가 제 눈에도 겹쳐보였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임69 2016-04-2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기쁜 마음으로 볼께요
 
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문학동네에서 2010년부터 이맘때쯤이면 출간하던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관심이 없어서 출간했을 때도 큰 괸심이 없었어요. 5500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과 300쪽넘는 쪽수에도 불구하고 거들떠보지 않은 건 개인적으로 여러작가님들이 참여한 작품들이 모여있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여러 작가들이 한 가지 테마로 쓴 소설집은 읽어보긴 하는 데 수상작품집은 손이 잘 안갑니다. 일단 공통적인 키워드가 없어서 읽고 난 후의 느낌을 정리하기가 어렵고 오롯이 한 작가의 작품을 한 곳에 모은 소설집을 많이 읽다보니 그 게 편하기도 해서요.) 관심을 안 갖고 있다 이번에 또 출간되었기에 선택을 하여 읽어보았습니다.
김금희. 기준영. 정용준. 장강명. 김솔. 최정화. 오한기
이 7명의 작가님들의 소설집이나 장편소설을 한 번씩 다 접해봐서 제겐 익숙한 작가님들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실린 오한기작가님의 (새해)는 이미 작년 11월에 출간한 첫소설집 [의인법]의 마지막에 실려 있던 작품이어서 읽어봤는 데 여기서도 한상경이 등장합니다. (저는 [의인법]에 유모차를 샀다고 썼다라는 작가의 말을 보고 작가님이 결혼하여 아이가 있을 줄 알고 있었는데 지금 작가노트를 보니 미혼이라고 하셔서... 살짝 놀라긴 했었어요.)
대상인 김금희작가님의 (너무 한낮의 연애)의 필용이 양희에게도 회사에게도 밀려나 우는 모습을 보며 너무 안타까웠어요. 기준영작가님의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와 최정화작가님의 (인터뷰)는 솔직히 읽을때는 잘 모르겠던데 읽고나서보니 정리가 되었고 남자들이 어린 H(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나 40대 여기자(인터뷰)에게 육체적, 언어적인 폭력을 의도하지 않고 우발적으로 하게 됨으로 불행의 원인이되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김솔작가님의 (유럽식 독서법)은 출간당시에 읽었던 첫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 세일 두번째]에 실린 소설들 보다는 독특하고 재밌는 구성은 아니지만 벨기에라는 이국적인 나라에 한국인이 아닌 태국출신의 불법체류자부부가 주인공이고 그들이 쓴 소설(한국어로 번역될일이 희박한)을 김솔작가가 번역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장강명작가님의 (알바생 자르기)와 정용준작가님의 (선릉 산책)은 비규정직이면서 계약직인 아르바이트생(알바생 자르기)과 시급이 만원이나 자폐아를 돌보는 고된 일을 하루동안 아는 형 대신 하게 된 남자(선릉 산책)이 등장하는 데 많은 공감이 되었어요. 곧 출간예정인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하는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도 출간되면 읽어보고 싶어요. (대상 수상작가가 정지돈작가님인 걸로 아는 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