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기 전, ‘왜 자꾸 90년대생 빼고 90년대생 이야기하세요?’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90년대생이 없는 90년대생 이야기는 결국 오해와 잘못된 이해, 편견만 불러올 뿐이다. 90년대생을 알고 싶다면 그 세대와 소통을 하고 알아가야 한다. 즉 90년생이 없이 90년대생 이야기를 하고 90년대생과 소통하기는 싫어하면서 90년대생을 이해하려 하는 것은 단팥빵을 먹어 본적도 만들어 본적도 없지만 나는 단팥빵에 대해 엄청 잘 안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렇지만 ‘90년생 ~~’ ‘90년대생 ~~’ 이렇게 ‘90’이라는 숫자가 앞에 오는 책이나 카드 뉴스, 이야기들이 모든 90년대생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그런 이야기들을 읽고 모든 90년대생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세대 간의 차이도 크지만 개인 간의 차이, 지역 간의 차이, 환경과 성장과정의 차이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저자도 이 책으로 모든 90년대생들은 이렇다라고 단정하며 정의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이 책을 통해 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오히려 나는 당신들이 억지로 힘들어가며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어떤 세대가 아니라 어떤 시대가 지닌 감정, 좀 더 구체적으로는 슬픔이다. 우리의 슬픔이 곧 당신들의 슬픔이 되고, 당신들의 슬픔이 우리의 슬픔이 된다.‘ 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어떤 세대가 아니라 어떤 시대가 지닌 감정, 좀 더 구체적으로는 슬픔이다. ’ 라는 표현이 이해가 되어 좀 슬펐다. 어느 세대라고 슬픔이 없고 어려움이 없겠는가. 그렇지만 각 세대마다 가지고 있는 슬픔의 유형이 다른 것 같다. 우리는 경제적 보릿고개는 겪은 적이 없겠지만 한 편으로 ‘정서적 보릿고개’를 살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세대라고 선을 긋고 모두 공감하는 부분은 아니고 세대 이전에 각 개인 마다의 슬픔도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세대’라고 말하며 서로 공감하고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있고, 세대라는 구분 가운데 ‘세대 간의 갈등’ 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 그만큼 비슷한 시대를 비슷한 나이로 살아온 ‘세대’가 가지는 공통점과 문화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같은 세대의 저자가 우리 세대를 다루고 있는 글이기에 읽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외로워도 슬펴도 울 수 없는 캔디 증후군’,‘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 했으면서’,‘우리는 부모님의 부캐가 아니에요’,‘우리에게 말걸지 않는 택시가 필요한 이유’ 등은 제목부터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읽는 과정에서 ‘잘모르겠다’는 말이 우리 세대의 유행어라는 표현에 ‘이게 유행어였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텔레비전이나 개그프로그램에서 나오지 않아도 우리도 모르게 자주 사용하는 말이었다. 누군가가 유행시키거나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많이 사용하는 ‘잘 모르겠다’ 는 유행어. 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정말 잘 모르는 상황인 경우도 있고, ‘못하겠다, 싫다’는 표현을 애둘러서 좋게 표현한 긍정어 일수도 있다. 이 말을 직접한 다면 요즘 애들은 싸가지가 없다는 이야기가 직구로든 변화구로든 다시 돌아올 테니까 이를 피하기 위한 언어적 표현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혹은 이유가 없어서 (이유가 필요할까?) ‘잘 모르겠다’는 말을 정말 많이 사용하는 세대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납득이 되는게 90년대생들은 기성세대처럼 발전의 시작에 있지도 않았고 지금 ‘z세대’처럼 아주 빠른 문화에 있지도 않았다. 즉 ‘어정쩡한 속도와 변화’를 경험하는 세대인 것 같다. 그런 어정쩡함 가운데 초등학교 때 배운것과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내용의 초점이 달라지고 혼동을 겪기도 했다. 중간에 갑자기 다른 시험체계가 등장했다가 사라지도 했다. 우리가 지나온 과정도 사회도 명확치 않은데 우리들이 무언가 명확하게 표현하고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모든 부분에서 공감이 가는 것은 아니다. 성교육에 관한 부분이나 노력에 대한 부분, 연애에 대한 부분, 개인적인 경험의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고 서로 엇갈린 의견일 때도 있고 모르겟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완벽히 똑같을 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는 없다. 이렇게 세대를 다루는 책을 같은 세대가 읽는 것은 서로 같은 세대라고 해도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간의 노력도 내가 모르는 내 세대의 이야기도 있으니, 서로 다른 세대간의 이해 뿐 아니라 서로 같은 세대들도 알아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지만 애쓰며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가지며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도 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