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이 정조가 되기까지...

만화 정조대왕 이산 2
동네스케치 지음, 김이영, 신병주 감수 / 대교출판 / 2007년 11월

이산, 요즘 드라마나 책을 통해 무척 친숙해진 이름이다. 이산은 정조 대왕의 이름이다. 이산은 어렸을 때 만난 친구 송연과 대수의 도움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외로움과 힘겨움을 극복하고 왕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도화서 다모가 된 송연을 지극한 사랑과 세자익위사가 되어 이산에 대한 충성을 끝까지 지킨 대수의 도움으로 조선 문화의 부흥을 이룩한 위대한 성군이 된다. 그런 이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이 책이다.
  

  1권에서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뒤에 살아남기 위해 왕이 되기로 결심한 이산이 정적들의 배척을 이겨내면서, 그리고 왕으로서의 자질이 있는가에 대한 영조의 끊임없는 시험을 감내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산의 친구인 송연과 대수를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2권에서는 숙종 대왕릉 참배길에 쓰려진 영조를 살려내기 위해 이산이 애쓰는 장면에서부터 결국에는 왕좌에 오르고, 규장각을 설치하고 화성을 축조하는 등의 업적을 이룬 뒤 운명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이 책에서 보면 이산은 왕세손시절 때부터 목숨의 위협을 느껴 잘 때도 갑옷을 입고 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갖은 위기를 다 겪으면서 왕조에 올랐으면서도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용서를 할 줄 알았던 그 마음을 가졌기에 많은 문화적 업적과 정치적 개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고난에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과 용서하는 마음 등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책 뒷편에는 정조의 문화적 업적과 정치적 개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 있다. 또한 정조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화성의 이모저모를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해 준다.

  드라마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역사만화이지만 줄거리가 재미있고 교훈적인 내용도 많이 들어있으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역사와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초등 4학년부터는 문화유산을 통해 국사공부가 시작되는데, 역사는 방대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니만큼 짧은 시간 안에 내용을 습득할 수는 없다.  따라서 많은 역사 책들을 읽어서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을 미리 갖춰 놓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도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왕이 되고자 결심한 이산

만화 정조대왕 이산 1
동네스케치 지음, 김이영, 신병주 감수 / 대교출판 / 2007년 10월

 드라마 '이산'을 원작으로 한 만화다. 왕세손 이산이 화완옹주와 정순왕후를 비롯한 주위의 정적들의 갖은 모략과 술수 속에서도, 어려서 만난 동무인 송연과 대수, 그리고 그 후에 만난 책사 홍국영의 도움으로 왕좌에 올라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순정만화를 보는 듯하게 아름답게 그려진 만화들과 이산이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위기들이 모험 만화를 보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게 되는 큰 아픔을 겪을 때에는 같이 슬퍼하게 만든다. 이산이 왕이 되는 과정을 통해 왕이 가져야 할 바른 자세 즉 리더가 가져야 할 자세도 알려주고,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이고 사랑은 또 어떠해야 하는지를 은연 중에 알려준다.

이 책 1권에서는 숙종의 능에 참배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영조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아직 이산에게 왕권을 물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영조가 쓰러졌다는 것은 이산에게나 정순왕후측에게나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 위기를 이산이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다음 권이 기대된다.

 그러나 드라마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역사만화인 만큼 사실과는 다른 허구도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계기로 아이들이 역사이야기도 재밌는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고 더불어 역사와 친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책 뒷편에 영조, 사도세자, 정조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산이 정조가 되기까지 드라마 같았던 삶

정조대왕, 이산
김이영 원작, 박신식 지음, 홍남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10월

요즘 들어 정조와 정조시대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이나 드라마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는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는 진즉에 문학적 소재로 많이 다뤄진 데 비해 조선의 문화 부흥에 크게 기여한 역사적 업적이 많은 정조에 대한 이야기에 지금에 와서야 조명을 받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한편으론 매우 반가웠다.

  드라마를 통해 먼저 알게 된 이산의 이야기를 책으로 접하게 되니 책을 읽을 때마다 드라마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서 더욱 재밌었다. 책을 읽으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임금들도 결코 편안하게만 살지는 못했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들이 먼저 들었다. 왜 조선시대 왕들이 오래 살지 못하고 단명했는지 이해가 갔다. 왕권을 향해서 무수히 도전하는 세력들을 견제하면서 군왕으로서 도리를 다하고자 노력했던 정조의 힘겨움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 아팠다. 더욱이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뒤주에 갇혀 죽는 뼈저린 아픔을 겪어야 했으며 그것이 정조의 평생이 한이 되어 가슴 속을 떠나지 않았음을 알게 돼 더욱 가슴이 아렸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대역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당파라는 정치적인 이념 싸움의 희생양이 되어서 아무 죄 없이 죽어야 했기에, 왕좌에 오르기까지 할아버지인 영조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얼마나 몸을 낮추며 살아야 했을까 상상이 갔다.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에 의하면 송연, 대수, 홍국영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정조라는 성군이 역사에 남지 못했을 것 같다. 이산이 왕좌에 오르기 전 세손 시절에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이 세 사람이 주었던 도움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서라도 기필코 왕이 되려 했던 이산,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았던 권신들과 정사를 의논해야 했던 정치의 아이러니 속에서도 조선 문화의 부흥을 이룩했던 정조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왕에 대해 조금 인간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책이었다.

도심에 있는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 하천

양재천에 너구리가 살아요 ㅣ 아이세움 자연학교 3
김순한 글, 김명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0월

대도시인 서울에 흐르고 있는 양재천에 너구리가 산다는 것이 보도된 적이 있다고 한다. 양재천에는 너구리 말고도 아무르장지뱀도 살고 있다고 한다. 뱀이 산다는 건 생태계가 살아난다는 신호라고 한다. 거의 콘크리트 숲이라고 할 수 있는 대도시의 하천에 너구리와 뱀 같은 숲 속에나 있을 법한 동물들이 살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환경문제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될 우선과제가 된 만큼 환경에 대한 책들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많은 어린이들이 봐야 할 것 같다. 하나의 하천을 망가뜨리기는 쉽지만 재생하기는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데 좋을 것 같다.

  원래 양재천은 원래 탄천과 만나지 않고 한강으로 곧장 흘러드는 한강의 제1지류였지만 한강 개발과 도시 개발에 의해 탄천의 지류가 되었다. 홍수를 막는다고 콘크리트 둑을 쌓고 굽은 물길도 직선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되자 양재천은 하수도가 되다시피 했고 죽은 물이 되었다. 그러다가 1995년부터 양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리는 운동을 벌여 콘크리트 둑을 걷어내고 구불구불한 물길로 되돌렸다. 군데군데 여울과 소를 만들고 하천 바닥에 호박돌을 놓아 물 속 생물의 보금자리도 꾸몄다. 하천 기슭에 흙을 덮고 나무와 풀을 심자 곤충과 새, 물고기가 돌아왔다.

  이처럼 이 책은 양재천이 변모한 모습과 양재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 식물들, 새들 및 기타 동물들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뿐만 아니라 물의 깨끗한 정도별(급수별) 어류 서식 분포도와 하천의 역할, 서울의 하천 소개 등이 들어있다. 갈대와 물억새의 차이점, 물을 정화하기 위한 노력, 잎사귀가 하트 모양이며 양재천에서 관찰할 수 있는 식물 가운데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쥐방울덩굴과 쥐방울덩굴을 먹고 사는 꼬리명주나비 등도 소개해 준다.

  이밖에도 도시 하천이 하는 일, 생태지도 만들기 등이 수록돼 있고, 책 내용에 대한 퀴즈도 들어있다. 물에 대한 이야기, 풀잎배 만들기, 풀피리 불기, 자연물을 이용한 작품 만들기, 물소리 쓰고 그려보기, 양재천 관찰기록 작성 방법과 양재천 환경교실 프로그램 소개 등 다양한 정보 페이지가 들어 있어서 다양한 체험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책에서 소개한 식물과 새들의 사진 카드도 들어 있다.

왜 우리나라 신들은 학교로 갔을까?

학교로 간 터줏대감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91
전다연 지음, 전병준 그림 / 대교출판 / 2006년 6월

 우리 아이들이 외국의 신인 그리스-로마 신들은 좔좔 외면서도 정착 우리나라의 각 가정을 지키는 가신들-터줏대감, 성주나리, 부뚜막신, 삼신할미, 측간각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른이 나 역시도 부뚜막신인 조왕신과 심산할미, 터줏대감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집안의 각 장소마다 신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한 마디를 한 집안을 지켜주는 수호천사들이다. 그리고 이 신들은 그 집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성을 먹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깨끗한 물 한 대접,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이들에게 사람들이 받치는 정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요새는 이들에게 그런 정성을 바치는 사람도 없고, 아니 그런 신들이 있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으니 정말로 이 신들이 슬퍼할 것 같다. 또한 이 신들의 말처럼 지금의 가옥구조 또한 신들이 거주하기에 적합하지도 않다. 부뚜막도 없고 대문도 없고 어두컴컴한 측간(화장실)도 없으니 어디에 거주하겠는가?

  하지만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집안의 안녕과 복을 위해 집안 곳곳에 신을 설정하고 그 신들에게 정성을 들이고 정갈한 마음으로 복을 빌고 화를 멀리 보내기 위해 애썼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대문에는 대문신을, 부엌에는 부뚜막신을, 집을 지키고 보호하는 신으로는 성주나리를, 자손의 탄생과 건강을 돕는 신으로는 삼신할미를, 땅을 맡아 다스리는 신으로는 터줏대감을, 화장실을 지키는 신으로는 측간각시를 두었다. 집안을 깨끗이 쓸고 닦는 것에서 나아가 집안 곳곳에 의미를 두고 정성을 들임으로써 집안에 화복을 불러오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소박하고도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괜한 일로 말썽꾸러기로 몰려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창수가 겪게 되는 마음의 상처와 다시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창수네 집안의 가신이었던 수호신들이 도와주는 이야기가 즐겁게 펼쳐져 있다. 신들은 어디서 살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아이들을 도와주는지 재밌게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