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물리학 - 인류 문명을 끌어가는 숨은 거인
이광진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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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물리학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어렵다는 느낌이거나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이다. 나 역시도 물리학에 대해 그 정도 생각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물리학에 관한 책을 한 번쯤 읽어보고는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진격의 물리학>은 과학적인 물리학 지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학의 역사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보다 편한 마음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소개는 이 책 9쪽에 잘 나와 있다. ‘이 책을 통해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태어나고 역경 속에 성장해 온 역사와, 다른 학문과의 융합으로 성큼성큼 진격하고 있는 현재의 상태,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 갈 물리학이 품고 있는 인류의 꿈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고자 합니다.‘라고. 그래서 책도 물리학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3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인 과거에서는 최초의 물리학자라 할 수 있는 플라톤의 물질에 관한 이론과 중세까지 자연과학에 대한 기본 학설로 자리를 지켜온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적인 주장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준다.

2장인 현재에서는 러더퍼드의 원자핵 발견과 중력파 발견 같은 과학 이론의 발견뿐 아니라 기초 과학의 중심이 독일에서 미국으로 옮겨지게 된 이야기, 물리학자들의 연구 과정, 연구소와 업체와의 협력, 그리스시대보다 수학과 과학이 쇠퇴했던 로마시대가 주는 교훈, 과학 분야간의 융합, 과학과 철학간의 관계,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데서의 고전물리학의 한계 등 근대와 현대의 과학과 관련해서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장인 미래에서는 모든 것의 이론이라 불리는 최종이론의 방정식과 초끈이론, 입자물리학, 창발주의, 게놈 암흑물질로 불리는 정크 DNA 등 아직은 논란이 있는 물리학 이론들에 대해 들려주는데, 아무래도 최신 과학 용어들이 나와서인지 다소 어려웠다. 하지만 책 전체적으로는 아래 사진들처럼 이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삽화나 흥미를 끄는 과학사 관련 사진도 있어서 지루하기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동안 철학자로만 알고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물리학적인 고찰과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과학 발달에 끼친 갈릴레이의 업적을 알 수 있었고 미세물리학이 고전물리학과는 다른 개념을 사용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물리학은 어려운 것 같고 어쨌든 그 어려운 물리학을 연구한 과학자들 덕분에 우리가 현대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보다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당연히 한 번 읽어서는 그 의미를 다 알 수는 없을 것 같다. 몇 번 다시 읽어야겠고 읽고 나면 세상의 많은 것들의 작용에 관심이 생길 것 같다. 지금은 철학에 과학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철학의 위대함도 느낄 수 있었다. 과학적인 지식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어려운 과학 용어들을 접해봤다는 점만으로서 이 책에서 얻는 큰 소득이다. 이 책은 나처럼 물리학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 다른 책에 앞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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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 1 - 의리를 무기로 천하를 제압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유연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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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위안이 쓴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삼국지>를 요약본으로나마 재미있게 읽어 어느 정도는 삼국지의 줄거리를 알고 있는 데다 삼국지의 등장인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제갈량이라서 그의 행동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라고 하여 그 책을 무척 관심을 가지고 읽었었다. 그런데 이번 편은 관우이다. 관우는 중국에서 무()와 충(), 의리와 재물의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중국이나 대만에 가면 관우를 모신 사당도 많고 식당이나 상점의 계산대에 관우 인형이 놓인 것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관우를 모시는 사당인 동묘가 있을 정도의 인물이니 그의 심리를 읽는 것이 얼마나 흥미롭겠는가.

<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는 유비 군대가 조조 군에게 참패를 당해 뿔뿔이 흩어지고 관우가 유비의 두 부인인 감 씨와 미 씨와 함께 조조 진영에 생포된 때부터 들려준다. 인재를 귀하게 여겼던 조조가 관우를 투항하게 만들어 부하로 삼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 나온다. 투항을 거부했던 관우는 장료 덕에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조조에게 투항을 하고 나중에서 그 조건 덕에 무사히 유비에게 되돌아갈 수 있게 되는데, 처음 투항을 제시받았을 때 관우는 유비를 배신할 수 없다며 죽으려고 했다. 이 책은 이런 관우의 행동에 깔린 심리학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의 행동 변화, 투항을 받아들인 조조의 심리, 투항을 권유했던 장료의 심리 상태까지 이야기해준다.

이 책은 이렇게 관우가 조조에게 투항하게 되는 부분에서 시작해 관우가 다섯 관문에서 여섯 명의 장수를 베고 조조의 진영을 탈출하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우가 조조 휘하에 있을 때의 유비의 동향과 그에 관련된 이들에 대한 심리 이야기도 들려준다.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매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관우가 왕식이 지키고 있던 관문에서 자신의 외모 덕에 호반의 저격을 피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제갈량도 외모 턱을 톡톡히 봤는데 관우 역시도 그랬다는 것이 오늘날의 외모지상주의적인 세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인간관계에서 첫인상이 상대방에 대한 평가의 80% 이상을 결정한다는 것이 바트 심슨의 실험 결과에서 나왔다고 하여 바트 심슨 효과(277)라고 한다는데, 그런 만큼 좋은 첫인상을 주려고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은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맺고 보다 많은 성취를 이루기 위함이다. 이 책을 통해서는 충과 의리의 인물로 영원히 남게 된 관우의 선택에 깔린 심리적인 작용을 배우고, 많은 투자를 했지만 관우를 놓치게 된 조조의 어리석음에 바탕이 된 심리 작용을 통해 어떤 것이 보다 옳은 선택이고 행동인지를 배우게 된다.

아무튼 이 책은 <삼국지>라는 많은 이들이 흥미로워하는 텍스트 속의 인물들을 통해 사람의 심리 작용과 효과적인 선택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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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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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런 삶을 추구하고 싶지만 우리 집에는 물건이 너무 많다. 나는 무엇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잘 버리지를 못한다. 이상하게도 잘 두었다가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아 버리면 그것을 쓸 일이 생긴다. 그렇다 보니 무엇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이런 일이 쌓이다 보니 물건을 잘 안 버리게 된다. 그러니 집 정리에 시간 소요가 많이 된다. 어떨 때는 내가 물건을 쓰고 있는지 물건을 모시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다. 이것이 큰 문제라는 생각은 들지만 이런 성향이 잘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아직 죽음을 논할 나이는 아니지만 50대 중반을 넘어서니 이제는 조금씩 내 물건들을 정리할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심플 라이프>를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3개 파트 10장으로 구성돼 있다. 파트 제목을 보면 심플 하우스(단순한 공간), 심플 스토리(단순한 관계), 심플 마인드(단순한 마음)이다. 즉 공간 정리뿐 아니라 인간관계 정리와 자신의 마음 정리에 대한 내용까지 담았다.

이 중 내가 유심히 본 파트는 공간에 대한 부분이다.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공간 정리이기 때문이다. 이 공간 정리에서 다룬 내용을 책의 장 제목으로 살펴보면, 1장 가장 먼저 작별해야 할 것들, 2장 추억 정리, 3장 오늘의 심플한 아웃핏, 4장 에어비앤비 같은 공간, 5장 잡동사니 정리이다. 이렇게 이 책도 공간 정리에 내용의 반을 할애하고 있다. 그만큼 공간 정리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80%를 버리라고 한다. 엄청난 비율이다. 그렇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다 보면 슬로 라이프가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내 성격은 너무나 급하다. 내 성격이 이렇게 급해진 것도 아마 정리를 못한 탓도 있는 것 같다. 제한된 시간이 많은 것을 하려다 보니 성격이 급해질 수밖에. 책의 조언대로 많은 것을 버리고 미니멀하게 산다면 슬로 라이프도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는 일본의 정리 컨섵턴트인 곤도 마리에의 <정리의 힘>이라는 책에서 큰 감동을 받아 정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책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이 책이 계기가 되어 나의 삶을 심플하게 바꿔야겠다. 그리고 이 책 뒷표지에도 적혀 있다. ‘인생을 바꾸려면 단순하게 정리하라.’ 명심해야겠다. 물건 정리에 쏟을 시간을 보다 창의적인 일에 썼더라면 지금보다 나은 성취를 이루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든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 책의 조언을 하나씩 실천할 계획이다. 아무튼 자기 주변이, 그리고 삶이 복잡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이 책을 통해 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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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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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은 <고백>이란 추리소설로 알게 된 일본의 여성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이다. <고백>은 교사가 자기 딸을 죽인 초등생 제자들에게 직접 복수하는 내용인데 굉장히 스릴이 있었다. 이 작품은 <고백>만큼 흡인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곧 무언가가 밝혀질 것 같은 기대를 가지며 읽게 만든다. 예전에 나왔던 작품인데 개정판으로 나왔다.

이야기는 한 여고생이 다세대 주택에서 뛰어내린 사건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의식불명이라 그것이 사고인지 자살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녀가 릴케의 시를 베껴 쓴 공책 마지막 쪽에 ‘엄마, 용서해주세요’라는 문장이 있어 자살 쪽에 관심을 두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엄마는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이렇게 된 것이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무엇이 원인인지 짐작도 못한다. 이 엄마와 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엄마가 신부에게 고백하는 내용을 시작으로 엄마와 딸의 회상이 번갈아 등장하는데, 엄마가 남편을 만나게 된 이야기부터 나온다. 딸은 여중생 때 자신에게 사랑을 듬뿍 주셨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며 다른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 못했던 중학생 시절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이 책에는 여러 엄마들이 등장한다. 사건의 당사자인 딸의 엄마, 외할머니, 할머니, 그녀의 고모들, 엄마와 교류했던 또 다른 엄마들. 이들을 통해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딸의 이름은 집에서 떨어져 마당에 쓰러져 있는 딸을 보고 엄마가 놀라서 외칠 때 처음 등장한다. 이것 역시도 엄마의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 작가가 모성애라고 하지 않고 모성이라고 한 것은 엄마의 성향이 따라 모성애가 달라짐을 생각해 보라는 의도인 것 같다. 모성으로 극복가능한 일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보라는 것 같고. 아무튼 이 책은 엄마와 딸의 번갈아가면서 회상하는 형식이라 마치 텔레비전의 사건 토크 프로그램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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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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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업이나 사회적인 관계 때문에 가면을 쓸 때가 많다. 나도 외향성보다도 내향성이 많기 때문에 가면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기 성격대로 일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그렇지만 나만 힘들게 가면을 쓰고 사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생계를 위해 또는 사회적인 관계를 위해 사회가 요구하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본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음을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가면을 지속적으로 쓰면서 살다 보면 지치고 정체성에 혼란도 오게 마련이다. 다 그만두고 싶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이렇게 내향적인 사람들이 보이는 외향성을 가짜 외향성이라 하는데, 이 책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는 이런 이들의 내적 성장에 도움을 주는 조언을 담았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내면은 우울한 미소우울증,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사람, 뭘 해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 가족으로부터 상처받은 사람, 친밀한 관계에서의 갈등 해소, 불안의 극복과 실망의 수용 등 여러 면에서 그들이 겪는 문제와 갈등을 짚어보고 그 치유 방법을 들려준다. 이 방법들은 오랫동안 많은 이들과 상담하고 그 내용을 컬럼으로 기고했던 저자(양스위엔)의 경험에서 얻은 것들이라고 하니 효과적일 것 같다.

사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기 고민조차도 누구에게 속 시원히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자보다는 책을 통해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많기에 이 책이 더 유용할 것 같다. 부제처럼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이므로 꼼꼼히 읽고서 내적 에너지를 키우는 데 사용하면 가면을 쓰고 사는 삶이 덜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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