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각종 SNS 들이 사람들의 집중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것의 원인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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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요즘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용어인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의 핵심은 우리가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p.203)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우리가 볼 것들을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알고리즘은 우리를 해당 플랫폼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 설계되는데, 이러한 설계와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가 합쳐져서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컨텐츠들이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진다는 말이다.

본문의 내용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소식들보다는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상당부분 채워져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었다. 또한 각종 드라마나 영화같은 것들도 무슨 막장 드라마나 기막힌(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본문 내용과 그에 걸맞는 사례들을 함께 생각해보면서 저자의 얘기에 더욱더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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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10분 규칙‘과 ‘타임박스‘라는 것이 나오는데, 실제 생활에서 적용해보면 좋을만한 꿀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페이스북과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의 사업 모델을 이해해야 한다 - P194

페이스북은 우리가 화면으로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는 시간만큼 돈을 벌며, 우리가 화면을 내려놓을 때마다 돈을 잃는다. - P194

페이스북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확실히 광고도 더 많이 보게 된다. 광고주들은 우리의 시선을 얻는 대가로 페이스북에 돈을 지불한다. - P194

"페이스북과 구글 서버 내부에 우리를 본뜬 작은 저주인형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 P195

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건 언제나 저주 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 P197

이 시스템을 칭하는 전문용어 (뛰어난 하버드 대학 교수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가 만들었다)는 ‘감시 자본주의‘다. - P197

"체스를 둘 때 내가 당신보다 앞서서 당신의 수를 전부 예측한다고 상상해봐요. 당신을 이기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거예요. 이게 바로 전 인류의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 P198

이들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우리의 주의력을 흩뜨려야 한다. - P198

이건 우리가 구축해서 계속 허용하고 있는 유인 구조의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 P199

"그들의 사업 모델은 스크린타임이지, 우리의 일생이 아니에요." - P199

문제는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앱과 노트북에서 여는 웹사이트가 설계되는 방식이다. - P200

진짜 논쟁은 이것이어야 한다. 어떤 기술이, 어떤 목적에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는가? - P201

알고리즘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일관된 핵심 원칙이 하나 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 정보를 보여준다. 그게 다다. 우리가 화면을 더 많이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므로 알고리즘은 언제나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도록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보를 파악해서 그 내용을 점점 화면에 들이붓는다. 알고리즘은 집중을 방해하도록 설계된다. - P202

알고리즘이 신경쓰는 것은 단 하나, 즉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릴 것인지다. - P203

안타깝게도 인간의 행동에는 기이한 특성이 하나 있다. 대체로 우리는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 - P203

이 타고난 인간 특성이 온라인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점점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싶다면 영상 제목에 어떤 단어를 넣어야 할까? (유튜브 트렌드를 감시하는 가장 훌륭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 단어들은 ‘증오, 말살, 혹평, 파괴‘다. - P204

그러므로 우리를 화면 앞에 붙잡아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알고리즘은 (의도는 없었지만 불가피하게) 우리를 화나고 격노하게 만드는 일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분노를 많이 일으킬수록 참여도도 높아진다. - P204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분노하는 데 쓰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 트리스탄이 말했듯이, 이러한 현상은 ‘증오를 습관화‘한다. 증오가 우리 사회의 뼈대에 스며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 P204

우리가 분노에 보상하고 자비에 벌을 주는 알고리즘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오늘날 (비난은 더 하고 이해는 덜하는) 이러한 태도는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모두의 반응이 되었다. - P205

이 시스템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여섯 가지 방식 - P206

첫째, 이 웹사이트와 앱들은 우리의 정신을 길들여 잦은 보상을 갈망하게 만들도록 설계된다. 우리가 ‘하트‘와 ‘좋아요‘ 를 갈구하게 만든다. - P206

한번 이러한 강화에 길들여지면 "현실과 물리적 세계에 머물기가 무척 힘들"다..."이만큼 잦은 보상을 즉각적으로 주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갈망 때문에 우리는 이 시스템에 연결되지 않았을 때보다 핸드폰을 더 많이 집어 들게 된다. 달디단 리트윗의 황홀감을 얻으려고 일과 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 P206

둘째, 이 웹사이트들은 평소보다 전환을 더 자주 하게 만든다. 핸드폰을 집어 들거나 노트북에서 페이스북을 클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전환이 집중력에 일으키는 피해가 고스란히 발생한다. 앞에서 다룬 증거들은 이러한 전환이 술이나 약에 취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사고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206

셋째, 이 웹사이트들은 (트리스탄이 말했듯) 우리를 "내침"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이들은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우리가 무엇을 즐겨 보고, 무엇에 흥분하고, 무엇에 화를 내고, 무엇에 격노하는지를 배운다. 우리의 개인적 트리거를 구체적으로 무엇이 우리를 어지럽힐지를 배운다. 즉 우리의 집중력을 뚫고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 P207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은 우리의 과거 행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을 조금씩 내놓으며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리게 만든다. 종이책이나 텔레비전 같은 오래된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겨냥하지 못한다. 소셜미디어는 정확히 어느 지점을 뚫고 들어가야하는지 안다. 우리가 가장 산만해지는 지점을 학습해 그곳을 겨냥한다. - P207

넷째,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 때문에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자주 화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실험을 통해 분노 자체가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해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평소만큼 집중하지 못하며 "정보 처리의 깊이가 얕아"짐을 발견했다. 즉, 더 얄팍하고 부주의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분노로 온몸이 떨리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 웹사이트들의 사업 모델은 매일같이 우리의 분노를 부채질한다. 이들의 알고리즘이 퍼뜨리는 단어가 ‘공격, 나쁜, 비난‘임을 떠올려보라. - P207

다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에 더해, 우리가 타인의 분노에 에워싸여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 현상은 우리에게 다양한 심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P207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가 분노와 적대감으로 가득한 환경에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이로써 우리는 더욱 각성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위험을 찾는 상태로 바뀌고, 책을 읽거나 자녀와 함께 노는 활동처럼 더 느린 형태의 집중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 P208

여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사회 전체에 불을 지른다. 여러 단계로 구성된 이 현상은 우리의 집중력에 가해지는 가장 복잡한 형태의 피해이자, 내가 보기에 가장 해로운 피해다. - P208

인류가 이 위험(프레온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은 과학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거짓 정보와 구분하고, 힘을 합쳐 조치를 촉구하고, 정치인들을 압박해 행동에 나서게 하는 모든 단계에서 사회 전체가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 P209

한 사회로서 힘을 합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우리의 능력을 이 웹사이트들이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 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뿐만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집중력까지 파괴한다. - P209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는 거짓주장이 진실보다 훨씬 빨리 퍼져나가는데, 알고리즘이 분노를 유말하는 내용을 더 빠르고 멀리 퍼뜨리기 때문이다. - P209

우리가 거짓말 속에서 길을 잃고 끊임없이 동료 시민에게 화를 내면 여기서부터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우리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집단으로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지고 악화된다. 그 결과 사회는 위험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실제 위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더욱 각성 상태가 된다. - P210

알고리즘은 그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영상을 더 오래 보게 만들 내용을 선택할 뿐이다. - P211

"어디에서 시작하는 말도 안 되는 것에서 끝이 납니다." - P211

"우리의 시스템이 매일 크랭크를 돌리듯 조직적으로 급진화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썩은 사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썩은 사과 공장입니다. 우리가 썩은 사과 농장이에요." - P212

어떤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 P217

현재 우리가 "인류의 집단적 퇴화와 기계의 진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합리성과 지성, 집중력을 갈수록 잃어가고 있다. - P218

낙천주의가 폭발하는 가운데 인류가 무언가를 만들었다가 자신이 만든 발명품을 더 이상 제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문학에 가득하다...(중략)...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 역시 그에게서 탈출해 살인을 저지른다. - P219

"자기 발명품이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할 때, 우화에서는 그때가 바로 그 발명품의 작동을 멈추는 순간 아니야?" - P219

다이어트 책은 비만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고, 디지털 다이어트 책은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한다. - P222

어린 시절은 아이와 부모 사이의 작은 연결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그 순간들을 놓치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다. - P223

"제게는 평생 나를 통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고, 결국엔 제가 그걸 통제했어요." - P225

"내적 트리거는 불편한 감정 상태입니다." - P227

"핵심은 회피예요. ‘이 불편한 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나지?‘가 핵심이죠." - P227

우리 모두가 자신의 내적 트리거를 탐구하고 고찰해 그것을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 - P227

마음을 들쑤시는 감정이나 지루함,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마다 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했고, 포스트잇 한 뭉치를 집어 알고 싶은 내용을 그 위에 적었다. - P227

"우리는 습관에 매여 있지 않습니다. 습관은 끊을 수 있어요. 언제나요. 우리는 습관을 바꿀 수 있어요. 그 방법은 내적 트리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과 그 행동 사이에 일종의 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 P227

우리 모두가 ‘10분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데, 그 규칙이란 핸드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때 10분만 기다리는 것이다. - P227

우리가 ‘타임박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매일 할 일의 자세한 계획을 짜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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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3주만에 다시 읽는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적정량의 수면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예전 포스팅에서 ‘수면 부채‘라는 것이 적정량의 수면보다 적게 잤을 때 피로가 누적되어 만성화되는 것을 지칭한다고 했었는데, 이것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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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수면 부족이 야기할 수 있는 비만, 당뇨병, 치매, 불면증, 수면 무호흡 증후군, 기면증 등에 대한 내용들이 자세히 나온다. 또한 생물 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특성상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불규칙한 생활보다 건강에 좋다는 얘기도 만나볼 수 있다.

만성적으로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은 ‘수면 부채‘가 축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수면 부채가 축적된 상태를 가리켜 의학적으로는 ‘행동 유발성 수면 부족 증후군‘이라고 한다. 단지 ‘수면 부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장애의 일종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 P60

나아가 수면 부채를 안고 있는 사람의 심신에는 여러 가지 악영향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는 암이나 치매와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 P60

수면 시간이 긴 사람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로는, 오래 자는 것 자체가 악영향을 준다기보다 어떤 질병에 걸려 있기 때문에 오래 잘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생각된다. 그런 병의 하나로 주목되는 것이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다. - P60

하루에 대략 5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데도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을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라고 하는데, 진정한 쇼트 슬리퍼는 수백 명에 1명 이하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반대로 매일 오랜 시간 자는 사람을 ‘롱 슬리퍼‘라고 한다. 이론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하루 10시간 정도 자는 롱 슬리퍼였다고 한다. - P61

쇼트 슬리퍼가 되는지 아닌지는 유전자로 정해진다고 생각된다. 훈련으로 쇼트 슬리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무리하게 짧은 시간의 수면을 계속하면 건강에 악영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루 4시간밖에 자지 않았다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도 실은 한낮에 자주 졸았다고 전해진다. 쇼트 슬리퍼라고 자칭하는 사람 가운데는 한낮에 졸면서 수면 시간을 보충하는 사람도 많다. - P61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살이 찌는 경향이 있다. - P62

성인의 경우는 1시간 수면시간이 적어지면 비만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BMI(body mass index)가 0.35 올라갔다. BMI 0.35는 키 170cm인 사람의 경우 대략 1kg에 해당한다. - P63

장시간 자고 BMI가 높은 사람은 ‘수면무호흡 증후군‘ 등의 질환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질환이 있으면 호흡이 멈추기 때문에 밤중에 몇 번이나 깨어나고, 오래 자도 졸음이 해소되지 않는다. - P62

BMI는 ‘몸무게‘를 ‘키(m로 나타낸 수치)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를 말하며, 한국과 일본에서는 25이상이 비만이라고 한다(미국은 30 이상). - P62

내장 주변에 축적된 지방(내장 지방), 피부 아래에 축적된 지방(피하 지방) ...(중략)...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장 지방이다. - P63

수면 부족이 되면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 [그렐린(ghrelin) 등]의 분비량이 늘어나는 한편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렙틴(leptin)등]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 결과 먹는 양이 늘어난다고 생각된다. - P64

수면 부족인 생쥐는 단것과 기름진 것을 탐낸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되었다. - P64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낮에도 졸음이 오거나 피로감이 강해진다. 그래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어 비만이 진행된다. - P64

수면 부족이었던 사람이 충분한 수면(특히 델타파가 보이는 논렘수면의 3단계)을 취하면 혈당값이 내려가거나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량이 정상화된다는 보고가 있다. 수면 부채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이들 성인병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 P64

주로 위에서 만들어지는 그렐린은 식욕을 높이는 호르몬이다. 수면 부채가 축적되면 그렐린이 늘어나 식욕이 잘 증가한다. - P64

한편 식욕을 내리는 호르몬인 렙틴은 온몸에 존재하는 지방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수면 부채가 축적되면 렙틴이 줄어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 P64

수면은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수면 시간이 짧으면 비만, 고혈압 등이 될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뇌의 노화가 빨라진다. - P66

수면의 교란은 그 밖의 생활 습관이나 호르몬 분비 등의 교란으로도 이어지며, 그 영향은 온몸에 미친다. - P66

수면 중에는 뇌 속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노폐물이 제거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단백질의 일종이며, 이것이 뇌 속에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계기가 된다. - P66

아밀로이드 베타를 씻어 내는 것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뇌척수액‘이라는 무색투명한 액체이다. - P66

뇌척수액은 뇌 속의 빈 공간인 ‘뇌실‘에 있는 ‘맥락총(脈絡叢)‘이라는 기관에서 만들어지며, ‘글리아 세포‘라는 세포가 만드는 동맥 주변의 빈 공간(동맥주위강)을 통해 뇌 세부로 들어간다. 거기서 신경 세포 주변에 흘러들어 아밀로이드 베타를 씻어 내고 정맥 주변의 빈 공간(정맥 주위강)에서 흘러나간다. - P66

낮 동안 뇌 속은 신경 세포와 글리아 세포로 파묻혀 있지만, 수면 중에는 글리아 세포의 일부가 찌부러짐으로써 뇌척수액의 흐름이 좋아져 노폐물의 제거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 P66

"질 좋은 수면을 취하려면 생활 전체의 주기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 P66

수면은 생물 시계에 의해 제어되며, 매일의 생활 리듬을 확실하게 지킴으로써 정해진 시간에 졸음이 찾아오게 된다. - P66

수면 2~3시간 전에 운동이나 목욕을 하면 쉽게 잠이 온다고 한다. - P66

뇌척수액은 동맥 주위에 있는 ‘동맥 주위강‘이라는 빈 공간을 타고 뇌 속으로 들어가 아밀로이드 베타 등의 노폐물을 씻어 내면서 정맥 주위에 있는 ‘정맥 주위강‘을 통해 뇌 밖으로 운반된다. - P66

뇌척수액은 뇌 속의 빈 공간인 ‘뇌실‘에 있는 ‘맥락총‘이라는 기관에서 만들어지며, 뇌 속에 들어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씻어 낸다. 그 후 ‘지주막(거미막) 과립‘이라는 장소에서 정맥에 들어가 흘러나온다. - P67

객관적인 측정으로는 충분히 자는데도 주관적으로는 ‘거의 잠을 못 잔다‘고 느끼는 상태를 ‘수면 오인‘이라고 하며, - P68

고령자는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밤에 오래 잠을 자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을 때와 같은 시간만큼 자야 한다.‘고 생각하면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끼게 되어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 P68

‘3P 모델‘이라는 가설에서는 불면증에 이르는 요인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 P68

첫째는 그 사람의 나이와 성별, 성격 등에서 불면증이 나타나기 쉬운 것을 좌우하는 ‘소인(Predisposing factor)‘이다. 예컨대 걱정이 많은 사람은 불면증이 생기기 쉽다고 한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불면증이 생기기 쉬운 경향이 있다. 나이를 먹으면 필요한 수면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젊을 때와 같은 정도로 잠을 자야 한다고 생각함으로써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 P69

둘째는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 불면증을 나타나게 하는 ‘촉진 인자(Precipitating factor)‘의 발생이다. 예컨대 재해가 일어나거나 자신 또는 가족이 병에 걸리는 등의 스트레스가 증상을 나타내는 방아쇠가 된다. 이 단계의 불면증은 일과성이며, 며칠내지 몇 주일 사이에 자연스럽게 치료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 P69

셋째는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지속 인자(Perpetuating factor)‘이다. 예컨대 낮잠을 오래 자거나 카페인 다량 섭취 등 ‘좋지 않은 습관‘을 계속하면 불면증이 오래 가고 만성화된다. 또 잠들지 않은 채 오랜 시간 이불 속에 누워 있으면 ‘왜 잠이 안올까?‘ 하고 걱정하는 바람에 더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있다. - P69

자고 있을 때 크게 코를 골고 때때로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기도 한다면 ‘수면 무호흡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중략)... 방치하고 지내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질병을 초래하며, 정도가 심하면 심장 질환이나 뇌경색 등 뇌혈관 장애로도 이어진다. - P70

수면 무호흡 증후군에서는 수면이 여러 번 중단되고 깊은 논렘수면(3단계)이 적어진다. 자고 있는 동안에도 몸이 쉬지 않아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로가 가시지 않으므로 오래 자는 경향이 있지만, 오래 잔다고 해서 원기를 되찾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한낮에도 졸음이 심하게 오고 피로감이 가시지 않는다. - P70

왜 호흡이 멈추는 것일까? 그 이유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막히기 때문이다. 기도가 막히는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머리 내부의 구조와 혀의 크기, 목 주위에 붙어 있는 많은 지방 등이다. 비만인 사람에게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P71

수면 장애의 해결 방법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은 살을 빼기만 해도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또 잘때 코나 입으로 공기를 계속 보내는 치료법이 있다. 이 같은 치료를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이 편안해져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개선된다. - P71

수면무호흡 증후군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지속 양압 호흡) 요법‘ ...(중략)... 수면 중에 코나 입으로 공기를 들여보냄으로써 혀나 입 안쪽에 있는 연구개(입천장 뒤쪽의 연한 부분)가 기도를 막는 것을 방지한다. - P70

오랜 회의 도중에 졸음이 찾아오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대화 중이나 운전 중처럼 긴장된 경우에도 참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졸음이 오고, 그런 현상이 한낮에 여러 차례 되풀이된다면 ‘기면증(narcolepsy)‘이라는 질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 P72

각성과 수면을 변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략)... ‘오렉신‘이다. 기면증 환자의 대부분은 오렉신이 뇌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 P72

오렉신이 없으면 각성 유지가 불안정해져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졸음이 밀려온다. 한편 그와는 반대로, 각성과 수면이 빈번하게 뒤바뀌어 잠을 자는 동안에 눈이 뜨이는 경우도 있다. - P72

기쁨이나 웃음으로 감정이 크게 변할 때 근육에 힘이 빠져 버리는 ‘정동 탈력 발작(情動脫力發作)‘이 잘 일어나는 것도 기면증의 특징이다. 기면증은 단순한 졸음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실수나 사고로도 이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 P72

정상적인 수면 : 렘수면은 잠든 직후가 아니라 논렘수면 뒤에 생긴다. - P73

기면증 환자의 수면 : 렘수면이 잠든 직후에 생기는 등 불규칙해진다. 중도 각성도 빈번하게 생긴다. - P73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물은 약 24시간 사이클의 ‘생물 시계‘를 가지고 있어 수면의 리듬이나 혈압, 체온, 호르몬 분비 등을 제어한다. - P74

불규칙한 생활로 생물 시계 교란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체 등을 물리치는 시스템인 면역 기능의 노화가 진행되고 신체 장기에 만성 염증이 일어나는 등의 영향이 생기는 것 - P74

생물 시계는 ‘시계 유전자‘라는 10여 종류의 유전자가 거의 24시간 주기로 작동함으로써 유지된다고 생각되는데, 명암 사이클의 변화에 어느 정도는 대응 가능하지만 극도로 불규칙한 생활이 계속되면 적응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 P75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획득 면역(한번 걸린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얻는 것. 적응 면역이라고도 한다)의 능력이 떨어지는 이외에 면역 질환이 생기기 쉬워지거나 온몸의 장기에서 만성 염증이 계속되는데, 이것을 ‘면역 노화‘라고 한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여러 가지 병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 P75

잠들면 먼저 논렘수면의 1단계가 시작되고 이어서 2단계에 들어간다. 이 2단계가 선잠에서 중요한 잠이다. 2단계에서 졸음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때문이다. - P78

지하철 안에서 말뚝잠(꼿꼿이 앉은 채로 자는 잠)을 자는 경우에는 2단계에 들어가면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지기 때문에 목이 휘청하게 되어 눈이 떠진다. 선잠을 잘 때는 가능한 몸을 눕히고, 책상에서 엎드려 진다면 베개를 사용해 목을 확실히 지탱하는 것이 좋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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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는데, 여기서 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점점 증폭시켜나갔던 과정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천문학자의 꿈을 키워왔고, 결국 천문학자가 되어 지금 이《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추가로 얘기를 덧붙이자면 저자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노력들이 우주에 직접 가보기 힘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우주라는 세계를 알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기에 저자의 노력이 더욱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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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지중해 동부 연안의 이오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과학사史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닌, 전체 지도를 본문의 지면에 할애(p.345)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만약 지도없이 텍스트만 있었다면 연상이 잘 되지 않아서 지루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좀 더 보태자면 지역의 이름과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이 함께 매칭이 되어있었던 것이 본문의 내용과 지도를 연계하면서 읽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행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단지 태양의 빛을 반사할 뿐 - P330

만일 우리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지구와 행성들은 아예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눈부신 태양의 광채 속에 완전히 파묻힌 채 태양광선을 반사하는 희미한 점일 뿐이다. 좋아, 그렇다면 다른 별들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행성들 중 몇몇에는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을까? 살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겠어? 그 생물은 물론 브루클린의 우리와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 P330

그때부터 나는 천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별과 행성 들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다면 그곳들을 방문해 보겠다고 - P330

생물학에는 반복설反復說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가설은 모든 상황에 100퍼센트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의 발생 과정에 관해서는 비교적 잘 들어맞는다. 반복설의 핵심 내용은 개체 하나의 발생 과정이 해당 종이 겪어 온 진화의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 P331

나는 개개인의 지적 성숙 과정에서도 반복설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조상들이 해 온 사고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해 간다. - P331

가젤 ㅡ 아프리카에 사는 영양의 일종 - P333

우리와 동물 사이를 이어 주는 끈이 있다. 우리는 동물을 사냥해서 먹고 동물도 우리를 잡아먹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짐승의 일부이고 짐승은 우리의 일부다. - P333

음식을 미리 다 먹어 버리면 나중에 우리 중 누군가가 굶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모든 사람은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는 항상 규칙이 있다. 규칙은 신성한 것이다. - P334

불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보호받고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원시적‘ 개념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은 수많은 근대 문명의 뿌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류의 유산이다. - P335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각 집에는 반드시 화로가 있있다. 고대 인도의 브라만 계급 사람들의 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화로를 돌보는 규칙이 아주 엄하게 정해져 있었다. 밤에는 물이 죽지 않도록 재를 덮어 두어야 했고, 아침에는 불을 되살리기 위해 나뭇가지를 더 넣어 줘야 했다. 화로 속 불의 죽음을 가족의 죽음과 동격으로 여겼다. - P335

이 세 문화권 모두에서 화로의 의식은 조상숭배와 관련이 있었다. 이것이 ‘영원의 불‘의 기원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종교 의식, 정치적 행사, 스포츠의 제전 등에서 두루 통용되는 횃불 점화 의식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 P335

그들은 불꽃을 두려워하지만 우리는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불꽃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불꽃을 돌보고 불꽃은 우리를 돌보아 준다. - P336

하늘은 중요하다. 하늘은 우리를 덮고 있다. 하늘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 P336

밤하늘의 그림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똑같은 그림이 매년 거기에 걸려 있다. 달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해 가느다란 은이 되었다가 둥그런 동그라미로 자란다. 그리고 또다시 사라진다. - P336

달은 천천히 움직이며 별 앞으로 지나가지만, 나중에 보면 별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달은 별을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들은 분명 달 뒤에 있다. - P337

별은 다른 세상의 사냥꾼들이 밤에 피우는 모닥불이겠지. - P337

어떤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다른 때에는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 P339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 P339

정교한 생각들은 원시 공동체의 집단에서 흔히 볼 수있다. 예를 들어,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Kung 족도 은하수를 그들 나름대로 설명할 줄 안다. 그들이 사는 위도에서는 은하수가 사람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다. 그들은 하늘이 거대한 짐승이고 우리는 그 짐승 뱃속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머리 위의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수를 "밤의 등뼈"라고 부른다. 이렇게 해석을 해 놓고 보면 은하수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 P340

!쿵 족 사람들은 은하수가 밤을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은하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둠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우리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지고 재미있는 상상이며 설명이다. - P340

글자 앞의 느낌표(!)가 뜻하는 것은, 이 소리를 낼 때 앞니 안쪽에 혀를 대는 동시에 K를 발음하라는 것이다. - P339

하늘의 모닥불이나 은하수 등뼈 같은 비유적 해석들은 대부분의 인류 문화에서 점차 다른 생각들로 대체돼 갔다. 하늘에 있다고 생각한 그 막강한 존재들이 다양한 이름의 신으로 승격됐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고 계보도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우주 속에서 수행해야하는 임무도 맡겨졌다. - P340

인간이 염려하는 모든 일을 관장하는 남신 또는 여신이 정해졌다. 신들이 자연을 다스렸다. 신들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었다. 만일 그들의 기분이 좋으면 식량이 풍부해졌으며, 따라서 인간도 행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무엇인가 신들을 언짢게 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가뭄, 폭풍우, 전쟁, 지진, 화산, 돌림병 등이 인간을 덮쳤다. 그러면 신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혀야 했다. - P340

신들을 달래기 위하여 사제와 예언자로 이루어진 방대한 조직이 구성되었다. 하지만 신은 변덕스러웠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자연은 신비에 싸여 있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 P340

헤라는 올림포스 신의 우두머리인 제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을 사모스 섬에서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스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때 헤라의 유방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젖이 밤하늘에 흘러서 빛을 내는 띠가 됐다고 한다. 서구인들이 은하수를 부를 때 쓰는 ‘젖 길Milky Way‘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이 신화에는 하늘이 지구를 기른다는 통찰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은하수의 원래 의미를 수천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셈이 된다. - P341

오랫동안 자연에 대한 종교의 피상적인 해석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가로막아 왔다. 호메로스 시대의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늘과 땅, 천둥 번개와 폭풍우, 바다와 지하 세계, 불과 시간, 사랑과 전쟁 모두에 신들이 관여했다. 나무나 풀숲 한구석, 자연 어디에나 요정이 살았다. - P342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억눌러 온 생각은 이 우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신 또는 신들이 실을 당겨 조종하는 꼭두각시연극이라는 생각이었다. - P342

이오니아는 이오니아 해에 있지 않다. 이오니아 해에서 에게 해 연안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이오니아라고 불렀다. - P342

사고의 혁명을 통해서 사람들은 혼돈 Chaos에서 질서 Cosmos를 읽어 내기 시작했다. - P342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초에 ‘형태가 없는‘ 혼돈이 있었다고 믿었는데 그 내용은 「창세기」의 구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혼돈의 신 카오스가 먼저 밤의 여신을 만든 다음 짝짓기를 했다. 거기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결국은 모든 신과 인간이 됐다. 혼돈으로부터 이렇게 우주가 탄생했다는 생각은 그리스인들의 자연관과 잘 맞는 것이었다. 변덕스러운 신들이 다스리는 예측 불허의 세상이 자연이라는 그들의 자연관과 상통했다. - P343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사조가 태동했다. 그것은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위대한 생각들 중의 하나이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 P343

하나가 꾸며 낸 것이라면 둘 다 꾸며 낸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346

문화는 일정한 박자와 일정한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문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한다. - P346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뇌의 가장 고등한 부분과 잘 들어맞고 그부분을 아주 잘 설명하며 또 그 부분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에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권이라도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 과학을 발견하게 되고 말 것이다. 다만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과학과의 만남에서 앞서거나 뒤설 뿐이다. - P346

탈레스, 유클리드, 뉴턴의 연속성 - P348

오늘날 우리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에 근거해서 만물을 설명 - P349

‘Enuma elish‘는 ‘높이 있을 때‘라는 뜻으로 시의 첫 구절이다. - P348

에누마 엘리시는 일본과 아이누족의 신화를 연상케 한다. 그 설화들에 따르면, 원래 코스모스는 진흙투성이였는데, 새의 날갯짓에 두들겨 맞아 육지가 바다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피지 제도 사람들의 창조 신화도 이런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로코마우투Rokomautu가 육지를 만들었다. 그는 대양의 밑바닥에서 진흙을 자신의 큰 손 가득히 퍼 올려 여기저기에 쌓아 놓았다. 그렇게 해서 피지 섬들이 만들어졌다." 물이 말라 육지가 되었다는 생각은 섬에 사는 사람들이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었을 것이다. - P348

탈레스의 친구이자 동료인 밀레투스의 아낙시만드로스 Anazimandros는 연구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최초의 인물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수직으로 세워 놓은 막대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을 관찰하여 1년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계절의 시작과 끝도 제대로 알아냈다. 오랜 세월 상대방을 때리고 찌르는 무기로만 사용돼 온 막대기가 아낙시만드로스 덕분에 처음으로 훌륭한 시간 측정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 P350

그(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의술이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과 화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353

히포크라테스의 전통에는 이론적인 내용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저술했다는《고대 의술에 관하여 On Ancient Medicine》를 보면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 P353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별이 떠오를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천랑성天狼星, Sirius와 대각성大角星, Arcturus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좀생이Pleidades가 저물 때를 주의해야 한다." - P353

공기에 대한 실험을 최초로 했다고 기록에 나오는 인물은 기원전 450년경에 활약했던 엠페도클레스 Empedocles 라는 이름의 의사이다. - P353

이 실험(공기에 대한 실험)은 혈액 순환에 관한 완전히 잘못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수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 탐구에 실험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학하기에서 매우 중요한 혁신임에 틀림이 없다. - P353

엠페도클레스가 사용한 실험 기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수세기 동안 사용해 오던 가재도구였다. 예를 들면 물시계depsydra 또는 ‘물도둑‘ 이라는 기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중요한 결론에 이르렀다. 물도둑은 끝이 열려 있는 가늘고 긴 대롱이 놋쇠 공 위에 붙어 있고, 놋쇠 공 밑에는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물건으로서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 국자 대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 P354

물도둑을 물속에 담가 놋쇠 공 안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대롱 끝을 연 채로 물에서 꺼내면 밑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물이 가는 빗줄기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대롱의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제대로 막은 다음 꺼내면 손가락을 떼지 않는 한 물은 놋쇠 공 안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또 엄지손가락으로 대롱 끝을 막은 채로 놋쇠 공을 물속에 담가 보면 물은 놋쇠 공 안에 채워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물이 놋쇠 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엠페도클레스는 그것이 공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P354

그(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멍청하게도 대롱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은 채 물도둑을 물에 넣는다면, 그 안에 들어 있던 공기가 물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엠페도클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공기가 너무 작게 나뉘어 있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공기도 물질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 P356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엠페도클레스는 미쳐서 스스로 신이라 여긴 나머지, 에트나 대화산의 칼데라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용암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매우 용감한 지구물리학자였다고 상상해본다. 그의 죽음은 생명을 무릅쓴 관측 중에 일어난 실족사였을 것이다. - P356

데모크리토스Democritos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해는 곧 즐거움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P356

데모크리토스가 만들어 낸 ‘원자 atom‘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자를 수 없다.‘라는 뜻이다. ‘원자는 궁극의 입자로서,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려는 시도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라는 뜻이 이 한 단어에 담겨 있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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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신없이 지내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프로빈스타운이라는 곳에 가서 세상과 잠시 연락을 단절하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와서 앞으로 묵을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 뒤 중요한 용무를 마치고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거기서 느꼈던 어떤 감정이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독자들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여기서 내가 느낀 핵심은 우리가 평소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그닥 신경도 안쓰는 것들에 나 혼자 많은 신경과 시간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자신이 이런 경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현실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서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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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좀 더 읽다보니 다시 현실로 돌아간 저자는 어느 순간부턴가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프로빈스타운에서 느꼈던 좋았던 감정과 생각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자는 새로운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이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말이다.

본문에서 언급하는 다른 무언가는 바로 ‘환경‘이었다. 이 사회의 시스템이라는 말로 치환해 볼 수도 있겠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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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시스템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본문에서는 마술사 이야기가 나온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마술사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잘한 내용들은 거두절미하고 이 이야기에서의 핵심은 마술사들이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사람들을 속인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독자인 나는 눈에는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이 거대한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어떤 것이 일반 대중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되었다. 아직 뒷부분을 읽기 전이라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나 여러가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위와 같은 예상을 하는 것이 그리 뜬금없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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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B.F. 스키너의 철학에 나오는 ‘강화‘행동에 기반하여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게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었다. 인스타그램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오늘 독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등장한 배경이 스키너의 ‘강화‘행동 이론에 기반한 것을 깨닫고 좀 놀랐다.

인스타가 나오기 전에 앞서 나왔던 페이스북도 보면 ‘좋아요‘같은 ‘강화‘ 도구를 사용했었고, 오늘 본문에 나온 인스타그램의 경우도 ‘하트‘라는 ‘강화‘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치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장치들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들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했으니 얼마나 강력하게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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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이어 읽다가 요즘 유튜버들이 많이 외치는 구호(?) 중 하나인 ‘좋댓구알‘ 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이것은 ‘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설정‘의 줄임말인데, 본문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에 시청자들이 참여하면 할 수록 그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집중력과 시간을 좀 먹는다고 말한다. 반면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들은 조회수 상승에 따른 광고수입이라든지 기타 추가적으로 생기는 부수적인 수입을 얻는 것이다.

물론 유튜브가 여러가지 순기능들도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의 시간을 적지않게 좀먹는 경우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사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구글같은 거대 기업이 전세계인들이 웹상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수집하고 있다는 생각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기대보다는 왠지 모를 우려가 드는게 사실이다. 참 좋은 세상 같으면서도 무서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조하게 수신함을 열어 이메일들을 훑어보았다. 별게 없었다. 나는 두 시간 만에 이메일을 전부 확인했다. 세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나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메일이 이메일을 낳는다는 것. 내가 멈추면 이메일도 멈춘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55

그때, 나의 시간을 원하는 이 모든 열광적 요구가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줬음을 알게 되었다. - P156

약해진 기분이 들었다. 프로빈스타운에서 많은 통찰을 얻었는데, 그것들이 더 커다란 무언가, 내가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에 쉽게 부서지는 허약한 것들이라는 느낌이들었다. - P158

내가 진짜로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답은 우리가 그동안 믿도록 유도된 것보다 더욱 복잡하며 다양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 P159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을까?" - P162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 P162

디지털 디톡스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 P163

"일주일에 이틀씩 바깥에서 방독면을 쓰는 노력이 환경오염의 해결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예요. 개인 차원에서는 단기간 특정 효과를 볼지 몰라요. 하지만 지속 불가능하고,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죠." - P163

"실제로는 환경의 변화만이 진정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절제가 주요 해결책이라 말하는 것은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 P163

나는 오늘날 기술이 여섯 가지 방식으로 집중력을 훼손한다는 것과, 우리가 극복해야 할 하나의 근본적 힘이 이 방식들을 통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164

"마술은 사실 집중력의 한계에 관한 겁니다." - P165

마술사의 일은 (본질적으로는) 우리 주의의 초점을 조종하는 것이다. 사실 그 동전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관심이 다른 데 쏠렸을 때 마술사가 동전을 옮겼기 때문에 우리의 초점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을 때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다. - P165

마술을 배우는 일은 곧 다른 사람의 주의를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 P165

일단 마술사가 관객의 초점을 통제할 수 있으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 P165

마술에 얼마나 잘 넘어가느냐가 지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 P165

"그보다는 더 미묘한 요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약점과 한계, 맹점, 또는 우리가 갇힌 편견 같은 것들이요." - P165

마술은 인간 정신의 한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의를 통제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내 주의를 건드리면 알아챌 거라고, 또 바로 저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잘 속는 고깃덩어리이며, 마술사가 파악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속아 넘어간다. - P166

마술사는 우리를 자기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릴 만큼 우리의 주의를 조종할 수 있다. 마술사는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데, 그러는 내내 우리는 본인이 자유의지를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66

"마술사가 어떻게 마술을 할 수 있올까요? 사람들의 강점을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마술사는 그저 우리의 약점만 알면 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약점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 P167

"사람들이 정말로 자기 약점을 잘 안다면 마술은 불가능할 겁니다." - P167

마술사는 이런 약점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 P167

스키너는 행동에 적절한 "강화"를 제공해 비둘기와 쥐, 돼지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시킬 수 있음을 발견한 인물이었다. 수년간 유행에 뒤처져 있던 그의 발상이 다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 P169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이 있다면, 그게 바로 권력이에요. - P169

계절성 정서장애란 오랫동안 음울한 날씨가 이어지면 쉽게 우울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 P170

이들(마이크와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은 이미 B. F. 스키너에게서 얻은 이 수업의 다른 핵심 교훈, 즉 즉각적인 강화 요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용자의 행동을 끌어내고 싶으면 사용자가 즉시 ‘하트‘와
‘좋아요‘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두 사람은 이러한 원칙들을 이용해 새로운 앱을 출시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P170

구글에서 성공이 주로 ‘참여도 engagement‘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참여도는 사용자의 시선이 상품에 머문 시간으로 정의되었다. 참여도가 높으면 좋은 것, 참여도가 낮으면 나쁜 것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들이 핸드폰을 더 오래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보는 광고도 많아지고, 그만큼 구글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 - P174

구글의 직원은 언제나 최대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참여는 더 많은 수익을, 이탈은 더 적은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P175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 P175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디자인 때문이다. 우리의 산만함은 그들의 연료다. - P176

"지난 몇 년간 정말로 우려되기 시작한 것은, 처음에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업계에 들어온 친구들이 [이제는] 인간 본성을 조종하는 군비 경쟁에 휘말려 있다는 거예요." - P176

"기술을 설계하는 방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설계자들이 그 매체에 온 세상을 밀어 넣으면 다른 한쪽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나오기 때문이에요." - P177

사람들이 "끊임없이 핸드폰을 확인하는 트레드밀"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 P177

구글은 악의적인 마술사처럼 그러한 취약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점을 존중해야 한다. - P178

친구가 올린 새 사진을 클릭하라고 사용자를 유도할 때마다 사진을 클릭하는 사람은 평균 20분이 지난 후에야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같은 화면 위에서) 경고할 수 있다. 사진을 보는 데 몇 초밖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 P178

"인간은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할 때 다른 결정을 내립니다" - P178

‘우리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차분한 정신 상태를 만드는 방향으로 [우리의 상품을] 설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 P180

어쨌거나 소크라테스도 기록이 사람들의 기억력을 파괴할 거라고 말했으니까. - P180

그러나 이들의 사업 모델은 사회 전체의 집중 시간을 장악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엑손모빌이 고의로 북극의 빙하를 녹이려 하는 것이 아니듯, 집중력 파괴도 이들의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집중력 파괴는 현 사업 모델의 불가피한 결과다. - P182

"제가 실패한 이유는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변화할 적절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 P182

"모든 것이 주의를 차지하려는 경쟁" - P183

제프(래스킨Jef Raskin)는 기술의 책무가 사람들을 고양해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기술의 목적이 뭘까? 우리는 왜 기술을 만들까? 우리가 기술을 만드는 이유는 기술이 우리 안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끌어내 확장하기 때문이야. 그게 붓의 목적이야. 첼로도 그렇고, 언어도 그래, 이 기술들은 전부 우리 안의 어떤 면을 넓혀줘. 기술은 우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는게 아냐. 우리를 더욱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지." - P184

보수적으로 추산하면 무한 스크롤은 트위터 같은 웹사이트에서 시간을 50퍼센트 더 많이 보내게 만든다 - P185

수십억 명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50퍼센트 더 많이 보낸다는 것이 사실상 어떤 의미인지 알아내고자 했다. 계산을 마친 그는 총합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발명한 기능의 결과로, 총 20만 명이 넘는 인간의 삶(태어나서 죽기까지의 모든 순간)이 매일 화면을 스크롤 하는 데 쓰이고 있다. 이 시간들은 무한 스크롤이 없었다면 다른 활동에 쓰였을 것이었다. - P185

"설계자와 기술 전문가로서 얻은 가장 큰 배움 중 하나는 무언가를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꼭 인간성에도 좋은건 아니라는 거예요." - P186

소설미디어 사용이 늘면서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잃고 화와 적대감을 더 많이 표출한다 - P186

사실 그들이 파는 것은 사람들의 주의를 붙드는 능력이다. - P187

"아이러니 중 하나는, 비반응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신적 공간을 마련하는 마음챙김 워크숍이 페이스북과 구글에서 무척이나 인기를 끈다는 겁니다. 그들이 바로 이 세상이 마음을 챙길수 없게 하는 가장 큰 가해자인데 말이죠." - P188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시간과 주의력을 가능한 한 많이 소비할 수 있지?" - P188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은 우리의 과거 행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을 조금씩 내놓으며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리게 만든다.
종이책이나 텔레비전 같은 오래된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겨냥하지 못한다. - P192

현재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의 더 심각한 문제(와 이 방식이 우리의 집중력을 훼손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싶다면,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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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이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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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를 읽으면서 저자인 손흥민 선수의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교육 철학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손웅정 감독님이 언론사와 인터뷰하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는데 방송에서 잠깐 봤던 그 이미지와 철학을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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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독일의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가게 된다. 독자인 나는 외국 유학을 별도로 가본적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외국 유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같은 것이 있었다. 그냥 다 좋을 것만 같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지면으로 접한 저자의 축구 유학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어릴 때부터 꿈꾸던 유럽이라는 무대에서 축구를 할 수 있기에 좋은 점도 당연히 있었겠지만, 낯선 언어와 문화, 음식 등으로 인한 문제라든지 비자같은 행정적인 절차 등을 비롯한 신분적인 불확실성의 연속 등 이루 다 말하기 힘들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들도 많았음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위와 같은 갖가지 어려움들을 딛고 지금 저자의 성공을 이루게 해준 이면에는 당연히 저자 본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역할도 크다는 게 느껴졌다. 아버지의 확고한 교육철학은 저자의 멘탈이 종종 흔들릴 때 나침반같은 역할을 하여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저자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저자의 성장 스토리를 보며 진짜 그냥 이루어지는 건 없다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고 마음 깊이 느껴졌다. 힘듦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것들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그게 정도正道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역경없는 성공은 없다. No pain, No gain.

90분이 지났을 뿐인데 세상이 둘로 쪼개졌다. 승자와 패자. - P11

나는 기계가 아니라서 당연히 힘들다. 경기를 위해서 대륙과 대륙을 왕복하다 보면 피로가 쌓인다. 그래도 행복하다. 경기에 계속 출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할 뿐이다. - P12

나는 둥근 물체를 보면 무조건 발로 찼다. 집에서든 골목에서든 운동장에서든 늘 공차기를 하며 놀았다. 공을 차고 놀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 P20

"나가 놀아" - P20

아버지는 지금도 "자유라는 연료를 태워야 창의력이 빚어진다"라고 말씀하신다.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고 관찰하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지론이다. - P20

항상 이기는 게임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을까. - P22

바깥세상은 춥다 못해 시릴 정도야. - P22

자식의 고집과 부모의 걱정이 부딪히면 언제나 자식이 승리한다. - P23

단순해 보이는데 제대로 해내려면 오랫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 P24

나는 훈련만 하는 대신, 훈련을 위해서 100%를 쏟아야 했다. - P24

싫증이나 게으름도 사치였다. 조금만 느슨해졌다 싶으면 곧바로 불벼락이 떨어졌다. - P24

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자그마치 5,110시간이다. - P25

매일 똑같은 볼리프팅과 8자 드리블 프로그램만 반복하니까 당연히 따분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능숙해졌다고 생각해도 아버지는 계속 두 아들에게 똑같은 메뉴만 시켰다. 이런 반복 훈련을 버틸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그래도 축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둘째,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감히 지루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셋째, ‘필요하니까 하는 거겠지‘라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 P25

아버지의 이론은 간단했다. 하나를 제대로 할 수 있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쪽 발로 볼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알아야 패스도 하고 크로스도 올리고 슛도 때릴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다음에 움직임을 익히고 전술을 배우는 순서였다. 아버지는 나름대로 정한 기준에 다다르기 전까지 두 아들을 절대 다음 단계로 보내지 않았다. - P26

아버지는 기본기를 중시했고, 성적(경기 결과)으로 유소년을 평가하는 지도 방식을 정말 싫어하셨다. - P27

훈련도 축구, 노는 것도 축구였다. 재미있으니까 멈출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음악만이 세상이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내게는 축구가 그랬다. - P28

우리는 아직 ‘발로 볼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연습하는‘ 과정에 있었다. 밤에 정전이 되어도 밥숟가락을 자연스럽게 입으로 가져가는 동작처럼 말이다. - P29

뛰어난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만큼 재미있고 동기 부여가 되는 일은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유럽에서 볼을 차고 싶다는, 춘천 촌놈에게는 말도 안 되게 거창한 찬스 말이다. - P36

꼬마 시절부터 꿈이 둘 있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 그리고 유럽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꿈. - P37

꿈은 일단 크게 가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세뇌(?)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 P37

춘천 맨땅에서 종일 볼리프팅을 반복하는 꼬마의 꿈치고는 정말 거창했다. ‘이 다음에 커서 토니 스타크가 되겠어요‘ 이런 느낌이랄까. - P38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10대 소년이 유럽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함께 개인의 스타일도 중요하다. 경기장 안에서 뛰는 스타일이 유럽과 잘 맞아야 한다. 볼을 다루는 개인 기술만큼 ‘어떻게 뛰는지‘도 유럽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유럽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섞일 줄 알아야 한다. 섞이지 못하면 꾹 참고 버티기라도 해야 한다. 쉽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사춘기 소년이 혼자 버티기란 정말 어렵다. - P40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축구 선수들은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당연하게 들려도 실천이 그만큼 어렵기에 지도자들이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 찾아온 기회, 그때는 몰랐지만 마지막이 될 기회를 내가 잡았다. 온 가족이 어려움 속에서도 나의 꿈을 끌어주고 응원해주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다. - P44

구텐탁. 이히 하이세 흥민 손. 이히 프로이에 미히 디히 켄넨출레르넨. - P45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죽어라 파는 가풍 - P46

생전 처음 만나는 독일어는 황당한 녀석이었다. 단어마다 성별을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는 사실부터 충격적이었다. - P46

제도권에서 한 번 밀리면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 P46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면 처음부터 가지도 않는다면서 배수의 진을 쳤다. - P46

"민아. 너는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걸 명심해. 네가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유럽에 진짜 갔다고 만족하면 안 돼. 유럽 진출, 프리미어리그라는 꿈이 있잖니. 지금 너는 지금까지 꿈꾸던 곳의 옆 동네까지만 일단 간 거야. 거기서 행복하게 최선을 다하면 정말 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 P49

도공이 단 한 개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수많은 도자기를 빚고 깨기를 반복해야 한단다. 아버지는 나라는 도자기를 빚기 위해서 아무런 대가 없이 7년 세월을 보냈다. 내가 여기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엄청난 불효일 수밖에 없다. - P50

어릴 때부터 나는 유럽에서 뛰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꿈을 키웠다. 유럽에 가기만 하면 자신 있게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정작 그런 바람이 이뤄진 날, 처음 자려고 누웠는데 흥분되기는커녕 걱정부터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눈을 감았지만 쏟아지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 - P50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 P60

해당 국가의 언어를 최대한 빨리 습득해야 한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면 도움이 되지만 최고의 의사소통 방법은 역시 그 나라 말이다. 습득 과정은 쉽지 않다. 그걸 극복해야만 한다. 살아 보니 그랬다. - P60

독어는 어려웠다. 속성 과외로 얻은 일말의 자신감은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현지 독일어 앞에서 깨끗이 녹아 내렸다. 손짓 발짓으로라도 의사소통하려고 애썼다. - P61

어렵게 잡은 기회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야 한다는 절박함 - P61

동료들의 독일어를 빨리 알아듣고 싶어서 선택한 방법은 ‘다짜고짜 들이대기‘였다. - P62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때마다 큰 목소리로 ‘구텐 모르겐!" 이라고 외쳤다. 처음엔 당연히 창피했다. 그 다음에 돌아오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으니까. 한국이나 독일이나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 P62

학교 수업에서 새로 배운 표현을 그날 훈련 중에 무조건 써먹었다. - P62

독일 아이들은 뜬금없는 들이대기에 "너 그 말 어디서 배웠어?"라며 재미있어 했다. 덕분에 한마디라도 더 말을 섞을수 있었다. 내가 잘못 말하면 고쳐 주기도 했다. 그렇게 독일 친구들과 직접 주고받은 단어나 문장은 신기하게 저절로 외워졌다. - P62

나는 내가 뛰는 팀이 지는 꼴을 못 본다. 눈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어렸을때부터 뭔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울음이 터졌다. 슬퍼서 운다기보다 그냥 눈물이 나온다. - P62

누가 봐도 쉽게 알 정도로 아이들은 내게 패스를 주지 않았다. 인종 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아이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텃세였을 것이다. - P63

연습 경기 중에도 나는 패스를 받지 못해 혼자 뛰다가 끝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가서 볼을 빼앗아 오기로 결심했다. 안 주면 내가 직접 챙길 수밖에 없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대가 볼을 잡을 때마다 과감하게 달려들었다. 남들 눈에는 이런 모습이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 P64

경기에서 득점도 조금씩 쌓여 가다 보니까 독일 친구들도 천천히 내게 마음과 패스를 열어 줬다. 내가 좋은 위치로 파고들 때마다 패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P64

1년 연수 기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렸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P64

기량의 종합 점수를 중시하는 한국 축구와 달리 유럽에서는 개성을 중시한다. 차별화된 무기가 하나만 있어도 잠재력으로 평가받기가 수월하다. 내게는 슈팅 능력이 그런 무기였다. - P66

유럽에서 뛴다는 판타지의 실사판은 늘 배고픈 일상이었다. - P69

내가 힘든 티를 낼 때마다 아버지는 "성공은 선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인생을 투자해야 10년, 20년 후에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 P69

게으름이나 꾀병을 위한 틈은 없었다. 아버지는 말만 하고 뒷짐 지는 타입의 지도자가 아니다. 모든 근력 운동을 나와 똑같이 하셨다. 심지어 나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들 때도 있었다. - P70

나를 위해서 한국에서 날아온 아버지가 눈앞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내가 게을러질 수는 없었다. - P70

나는 아버지께 감사할 뿐이었다. 그때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는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혼자 버티기에는 함부르크 유소년 생활이 너무 외롭고 배고프고 힘들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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