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에 차마 못다 쓴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 끄적여본다. 7권에서 나온 이야기의 후반부에 신입사원 2명이 들어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때 작가가 복선을 까는(?) 장면이 나온다. 뭔가 느낌이 쌔하다는 문장이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나중에 뭔가 반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역시나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신입사원 중 한명이 연수 성적도 굉장히 우수하고 상사들한테도 싹싹하게 잘 하고 심지어는 야근까지도 도맡아 하는 열심을 보여주는데 그 야근이 위기의 발화점이 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자세한 얘기를 더 할 수도 있지만 스포가 되는거 같아 이정도만 적는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사람을 믿어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어떤 사람의 행동의 의도를 조금은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그렇게 순수하고 깨끗한 곳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있는게 이 세상이라 갑자기 어떤 사람이 특별한 이유없이 필요이상으로 너무 과하게 잘해줄 경우 저 사람의 숨은 의도같은 건 혹시 없나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기 7권에 나왔던 저 신입사원이 야근을 자청해서 했던 이유도 그러했고, 소설 속 뿐만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금전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부지기수고 어떤 종교단체에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잘해주려는 사람들도 왕왕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러한 행위자체가 나의 이해관계와도 합치한다면야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어느 한쪽이 특별히 원하지도 않는다든가 혹은 금전적인 손해를 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관계가 꼬여버리게 될 경우 굉장히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도에 내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 보다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표현하면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대방의 의도대로 끌려다니지 않고 내 삶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몇일전 wns930511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내가 올린 글에다가 악플성 댓글을 단 일이 있었다. 나는 그 아이디를 생년처음 보는지라 솔직히 뭔가 싶었다. 그런데 이번 7권 후반부를 읽으면서 이 아이디가 혹시 가까운 사람이 이중으로 쓰는 아이디일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의심은 해볼 수 있는거니까.. 의심은 하지만서도 부디 내 의심이 틀렸길 바래본다.
중후반부에 정말 간만에 신입사원 2명이 들어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이 신제품 설계도면 유출의 발단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뜨거운 커피는 잠들었던 소화기관을 일깨웠고 한입 베어문 빵은 탄수화물을 든든히 채워주었다.
‘성능에 뒤따르는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제품.‘의류관리기는 안타깝게도 그런 제품이다."특히 소음 문제가 제일 골아프네요. 의류관리기는 주로 야간에 구동한다. 게다가 주인이 곤히 잠든 방안일 확률이 매우 높다. 성능을 끌어 올리면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소음 문제에 발목이 잡힌다.
실사는 인수합병 절차의 신호탄과 같다.
설계가 늦으면 실제 테스트를 해야 할 연구소엔 그만큼 부담을 주게된다.
"흠. 그러니까 바지는 다림질 선을 살리는 게 중요해요.내부 벽에 바지를 걸 수 있는 부분을 만들고 평평한 판으로 누르는 방식이면 다림질 선을 살릴 수 있죠."
"그럼 평평한 판에 열선을 넣으면 다리미 같은 기능을 하겠네요."
늦은 밤 분명 지쳐 있을 몸이었지만 피곤함을 느끼진 못했다.
"옷걸이는 별도로 제공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모션기능을 제대로 살리려면 정해진 옷걸이를 쓰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일반적인 옷걸이도 호환이 되는 게 좋겠죠? 별도 옷걸이만 쓰게 되면 그만큼 소모품비가 들어가고 컴플레인 요소가 될 수 있으니까요."
"미처 몰랐네요. 설계 검토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었는지."
전략기획팀, 홍보팀, 제품개발팀. 한때는 한 조직으로 묶어놓기 참 어려운 세 팀이었지만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이젠 어느새 한 팀처럼 화합하게 되었다.
타 부서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하면서도 홍보팀은 협력할 줄 몰랐다. 무엇보다 잘못된 결정에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오만함은 늘 마찰을 일으켰다.
제품 개발은 항상 비밀이다. 경쟁사는 물론 유통업체에도 알려져서 좋을 게 없다.
가전제품을 만들 수 있는회사라면 도면으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 더구나 그것이 제품을 낼 때마다 대박을 쳐왔던 유니콘의 신제품이었기에.조유미는 손에 쥔 설계도면을 모종의 보상을 대가로 보명전자에 넘겼다.
[연결점이 있더군요.......]조유미의 아버지는 경기도 외곽에서 플라스틱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력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기에 인사팀은 고용노동부를 통해 조유미의 근무 경력을 확인했고 공백으로 기록되어 있는 3년 동안 조유미는 아버지 회사에 임시로 소속되어 있었다. [그 회사의 최대 납품처가 보명전자예요.]
보지 않아도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만약 그녀가 범인이 맞더라도 혹은 범인이 아니더라도 조유미는 사무실에 남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당황해 사무실에서 도망쳤든 아니면 눈물을 흩뿌리며 사라졌든.
아쉽지만 M&A는 상대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 아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로기 상태의 복서에게서 글러브를 빼앗고 헤드기어와 마우스피스를 빼앗는 사냥에 가깝다.
"서광 전자의 모태인 유선스피커 사업은 정리해야 합니다. 시장 경쟁에서 이미 도태한 분야는 버리고 필요한 부분만을 추려 취하면 됩니다."상대에겐 가차 없는 손길이지만 이는 기업 간 인수 매각의 세계에서는 상식에 가까운 절차.
TV 광고는 비싸다. 하지만 비싼 만큼 여전히 훌륭한 홍보효과를 가지고 있다.
스팀, 형태 유지, 그리고 건조.
나 역시 녀석의 평가에 동의한다. 하지만 뒤통수에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불안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때로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 뜻하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생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은 의식하고 있지는 못해도 우리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순간에 다가온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죽음이 두렵습니까?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고속도로에서 조금만 더참고 그냥 기다렸어야 했는데……………."
"한 시간만 참고 기다릴걸. 그걸 못 참아 두 시간을 허비한 데다 지금은 여기가 어딘지 알 길도 없으니………."
연료 눈금이 계속 내려가는 것과 반비례하여 가슴속 분노는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사실 애초에 휴가를 내려고 한 이유가 지금 같은 분노와 좌절감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것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직장 일과 밀려드는 고지서, 그리고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나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나는 소진된 인생의 배터리를 여행으로 충전하고 싶었다.하지만 여행길 초입부터 상황은 내가 원하는 것의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정말 이해가 안 가는군."
"다 소모하고,충전하고, 또 다 소모하고 재충전하고.그래서 결국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