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6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6
아피로 / KW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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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었다. 악덕업주와 주인공 간에 급박한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술술 읽혔다. 이외에도 돈보다는 가족과의 시간을 좀 더 소중히 여기는 음식점 사장님의 사연도 기억에 남았다. 등장인물간의 대화 속 각종 건강관련 꿀팁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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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의 노동력을 불법으로 마구 착취하던 악덕 업주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주인공은 경찰, 공무원 등과 협력하여 해당 악덕업주를 검거하는데 성공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의를 참지 못한 주인공이 해당 악덕업주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려버리는데, 때마침 이 장면을 촬영하고 있던 사람에 의해 인터넷에 이 장면이 전부 공개가 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여론은 악덕업주를 응징한 주인공에게 우호적이었고, 그 해당 악덕업주도 여론의 등쌀을 못 이긴건지 주인공을 별도로 고소하거나 하진 않은채 사건이 종결된다. 이 사건 이후 주인공은 한 언론사 기자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주인공의 건강상담 이력 때문이었는지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도 본인의 건강상태를 물어보며 주인공에게 건강 상담을 받는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일상생활 속 건강 유지법에 대한 노하우를 엿볼 수 있었다.

법이라는 거 원래 원리원칙에 의해 굴러가야 하지만, 마냥 그렇지도 않다. 분명히 여론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는 경우가 왕왕보인다.
판사 또한 사람이다. 기계처럼 망치를 땅땅 두드리지 않는다.
이래저래 잘 풀렸다고 볼수 있었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내가 가진 모든 사업체들의 매출도 상승했다. 좋게 생각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면 그 결과도 좋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사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모든 일에 대한 결과가 내게 돌아온다고 믿는다.

애초에 도와주지 않았다면 모를까, 한 번 손을 내밀었으면 끝까지 물에서 건져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처음에는 딱한 마음 가지고, 연민이나 동정심도 생기고, 도와줘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쩌면 그 생각 자체가 되게 건방진 거 같아서. 그냥 똑같은 사람인데, 운이 없어서 나쁜 일을 당했을 뿐이고, 열심히 일하려고 온 사람들일 뿐인데, 동등한 사람인데 마치 뭐..... 내가 뭐라고! 되는 것처럼...... 그러는 거 같아서."

유명해지니 좋은 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다.
어디서나 행동 하나, 말 한마디를 조심해야 한다.
단점을 감안해도 장점이 더많긴 하지만.

"누군가 아프면, 환자만 아픈게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도 힘듭니다. 실제로 암 환자의 보호자들 중 절반이 넘게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고 하죠."

"눈이 건조해지는 거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일하는 환경에서 습도 조절 그리고 인공눈물을 넣어주시는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 주시고, 잠을 충분히 주무셔야 하고요."

"허리에 가장 안 좋은 자세가 뭘 거 같나요?"
"글쎄요......?"
"여러 가지 자세들이 있긴하지만, 일상에서 우리가 허리에 부담을 가장 많이 주는 자세가 바로 앉아 있는 겁니다.
앉아 있는 자체로 허리에 부담을 줘요."
"아......."

"일단 바른 자세는 기본입니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시고, 엉덩이에서 아래 쪽으로 툭 튀어나오는 뼈 있죠? 거기가 좌골인데요. 그 좌골이 의자에 딱 닿아 있게 앉으셔야 합니다. 허리와 가슴, 어깨를 펴는것도 기본이긴 한데요. 너무 억지로 그렇게 하는 것보다 일단 엉덩이의 위치만 제대로 잡아줘도 어느 정도 자세가 교정이 됩니다."
여자는 의식한 듯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리고 일하시는 중간중간 한 번씩 일어나셔서 스트레칭을 해주시고요. 적어도 50분에 한 번은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요즘은 스탠딩 데스크라고 해서 아예 일어나서 일을 할 수 있게 나오는 것도 있더군요."

"두통이 올 때 눈알까지 아프고 그럴 때 있지 않나요? 마치 눈알이 빠질 것처럼."
"네, 맞아요."
"그게 열이 있어도 그럴 수있지만, 기자님 같은 경우는 경추에 무리가 가서 그렇습니다."
"경추에요?"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네, 기자님의 경우 허리보다는 목에 무리가 많이 가 있는 상태일 거예요. 거북목까지는 아니지만, 일자목 때문에 그런 겁니다. 사람의 경추는 약간 C자형으로 커브가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잘못된 자세로 그게 펴지거나 앞으로 쏠리는 경우까지 생기는 거죠."
"이것도 자세 때문인가요?"
"그렇습니다. 일단 모니터 높이를 조절해 주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안 좋은 자세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모니터높이가 낮으니 자꾸 아래를 보려고 고개를 앞으로 빼는 거죠. 눈이 안 좋아도 그럴 수 있고요."

"일자목이나 거북목이 두통도 유발합니다. 뒷목부터 뒤통수를 지나 눈이 있는 곳까지 신경이 이어져 있어서 아픈 거고요."

"그리고 눈이 뻑뻑하다고 하셨잖아요?"
"네, 네." "이건 현대의학적인 부분과는 거리가 조금 있을지도 모르지만, 목이 안 좋아지면서 순환이 나빠지고, 그게 안구건조증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면이 부족해도 안구건조나 두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그리고 수면 시 자세도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바르게 누워서 주무시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규칙적인 수면을 하는 게 좋고요."

"나트륨 과다는 몸에 안 좋지만, 부족해도 문제가 됩니다. 일부러 소금을 먹고 그럴 필요는 없지만, 너무 나트륨을 줄이려고 애쓰시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나트륨이 부족해도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요?"
"네, 수분 부족 또한 그렇고요. 기자님께서는 충분한 나트륨과 수분 섭취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몇 안 되는 소수의 케이스들을 제외하고, 건강은 사소한 데서부터 무너집니다. 그렇게 시작되는 거지요. 건강은 잃은 뒤에 되찾는 게 아니라, 있을 때 지켜야 합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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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을 보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두 단어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지금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진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왔을 때 그 일을 하는 데 쓸 힘이나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인생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바로 내 관심을 끌고 시간과에너지를 가져가려 하는 모든 사람, 일 그리고 사물이라는 걸 알았어요. 내 인생의 진정한 목적과는 무관한 것들이요.

밀려가는 파도는 바로 내 존재 목적을 충족시키는 것을 도와줄 모든 사람, 일, 사물이라는 걸 깨달았죠.

지금 밀려오는 파도와 씨름하는 건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라는 사실을…………. 그러고 나면 나중에 밀려가는 파도에 쓸 힘이나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지요.

"어떤 상황에 얼마나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열심히 파닥거려야 할지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케이시가 한 말은 허튼소리가 아니었다. 대학 졸업후 78세까지 매일 20분을 읽으나 마나 한 이메일과 우편물을 보는 데 소비한다면 결국 나는 내 인생에서 꼬박 1년을 그 쓸데없는 광고들을 살펴보는 데 허비하는 셈이었다. 대학 졸업 후 남는 인생은 56년 정도. 그 귀중한 56년의 시간 중에서 꼬박 1년을 그런 쓸데없는 일에 허비하다니!

"나는 매일매일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소중한 순간임을 깨달았습니다. 아까 메뉴판에서 잠깐 
보셨던 그 질문에 대한 답, 즉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오늘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퇴직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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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그토록 매정할까? 아니 그럴 리 없다. 하지만 자애로운 신 못지않게 사탄 역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음올 올라이는 의심해본 적이 없다. 세상은 좀더 미약한 신이나 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자애로운 신 역시 존재하니까, - P14

그것참,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지, - P15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새, 물고기, 집, 그릇, 존재하는 모든 것이, 올라이는 생각한다, - P16

아마도 그건 신의 영혼이 아니겠는가, 모든 것에 내재해 무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의미와 색을 부여하는, 그리고 그것이 올라이는 생각한다, 모든 것에 신의 말씀과 영혼이 내재하는 이유다. 그래, 그렇지, 그러나 사탄의 의지 역시 작동한다는 것, 그 역시 확신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더센지, 그것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일이라고 올라이는 생각한다.
그 둘은 누가 더 강한지 겨루고 있으니까, 아마 태초부터 그랬을거야,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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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배경이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된다.
주인공은 새해부터 가게에 나와서 일하는 사촌동생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약간은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듣는다. 사촌동생은 가게를 오픈하면서 홍보모델을 한적이 있는데, 그게 발단이 되어 SNS에서 유명해지고 일약 SNS스타가 되어서 그 이후로 여기저기서 모델일 제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이게 평소에 일할 때는 크게 문제가 안됐었는데 얼마전 2박3일 일정으로 해외 촬영을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일 이상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가게 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주인공에게 털어놓는다. 주인공은 사촌동생에게 아르바이트 구하면 되니까 당장 잡지사에 연락하라고 하며 사촌동생의 꿈을 응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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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과는 별개로 주인공은 미국에서 김밥사업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이를 위한 적임자로 사업 초창기부터 주인공과 함께 했던 직원 1명을 따로 준비시킨다. 김밥 마는 법은 기본이고 현지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 영어학원까지 보내면서 트레이닝을 시킨다. 이런 저런 대화들이 오간다.

등장인물의 대화들 속에서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어 유익했다. 예를 들면 수비드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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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는 숙모에게 경영을 맡긴 가게에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들어왔는데 이런저런 복잡한 사연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요즘은 그런 게 먹혀. 다 똑같이 고치고, 똑같이 생긴것보다 개성이 센 게 낫지."

믿을 수 있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은 큰 재산이었다.

가족들이 아니었으면 어디 내가 지금의 삶을 꿈이나 꿀 수 있었나. 시간은 절대 멈추는 법이 없고, 새해가 찾아왔다.

1월 1일.
여전히 특별한 건 없다.

나는 아침의 시작을 간단한 식사 그리고 공부로 했다.
언제 누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나라도 더 익히고 있는 게 나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응. 예전에 시작하기 전에도 그랬잖아. 이렇게 내 가게를 갖는 게 꿈이었어. 조금 다른 점이라면......."
"왜, 뭐가 생각처럼 안 돼?"
"내가 생각한 가게는 엄청 여유롭고 느긋하고 그런 거였거든. 근데 할 것도 너무너무많고 바쁘네. 뭐, 손님들이 많다는 건 좋은 거지만."

"요즘 내가 이리저리 모델활동을 좀 하잖아?"
"그렇지."
"전부 오빠 덕분이야. 처음에 웰니스 모델 한 번 했던 게 잘 돼서 SNS로 좀 유명해지고 여기저기서 일이 들어오더라고. 협찬까지 들어오고."

"그 일이 생각보다 재밌더라고. 들이는 시간에 비해 이것도 조금 짭짤하고."
강인나가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다.
나는 피식 웃었다.
"계속 얘기해."
"근데 촬영 스케줄 맞추는게 어렵더라고. 웬만한 날들은 괜찮은데, 딱 하나를 할 수가 없어."
"뭔데?"

"사실은...... 저번에 해외 촬영이 들어왔었거든. 잡지 화보였는데, 발리로 가야 된대. 2박3일 일정이더라고. 근데 난최대 쉴 수 있는 게 이틀이잖아."
"그거 때문에 일을 거절했던 거야?"
"그랬지."
나는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바보야, 그럼 나한테 말을하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챙긴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빈곳들이 드러난다.
사람과 사람이 엮이는 이상 인간관계고, 거기서 완벽함이란 없겠지.
하지만 분명히 신경을 쓰면 더 개선이 가능하다.
더 노력하면 된다.
대부분의 문제들은 안 해서 문제지, 하면 된다.

"그러시겠죠. 근데 식사 전에 도수가 낮은 술을 소량 섭취하면 소화를 촉진해서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어요. 요즘 막걸리 칵테일 같은 것들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유산균이 있어서 좀 더 위장운동을 촉진한다고도 하죠. 뭐... 사실상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요."

언젠가부터 내 삶의 중심은 일이 돼 있었다.
능력을 얻은 이후가 아니라,
훨씬 전부터 그랬다.
차이점이라면 그때는 일에 치였고, 지금은 일을 좇는다.

새해에도 시간은 빠르게도 지나간다. 아니, 해가 바뀌니 더 빨라진 느낌이다.
10대에는 시간이 10km 속도로, 20대에는 20km로, 30대에는 30km로,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고들 한다.

내가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다는 게 기뻤다.

다들 ‘시간 참 빠르다‘ ‘세월 빠르다‘라는 말을 달고 산다.
나 역시 그렇다.
그런데 진짜로 이렇게나 시간이 빠르게 흐름을 느끼는 건 처음인 듯하다.
벌써 3월을 바라보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게 일이 되니 편하다.
생계를 이어감과 동시에 즐거우니까.

돈을 벌어보기 전에도 알고는 있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돈을 번 지금은 더욱 느낀다. 돈을 많이 벌어서 좋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말이 진짜다. 모자라면 고통스럽지만, 어느 수준 이상만 다다르면 돈으로 인한 행복도의 차이는 별로 없다고.
우리가 물질적인 풍요로부터 얻을 수 있는 행복의 값은 생각보다 낮다. 처음부터 목표가 그리 멀지만은 않다는 걸 알았다면 좀더 빨리 삶을 바꿀 수 있었을지도.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이루라는 말 역시 옳았다.
그랬다면 금세 돈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더 중요한 것들을 빠르게 찾았으리라.

나는 무엇을 망설이는 걸까

내게 더 잘 맞는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건 절박함이 없다.

언제나 텐션이 높다.
녀석의 밝은 모습은 주변사람들까지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나는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든다.
목표가 뚜렷하고 열심히 할수 있더라도 누군가 끌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그 빛을 더 빨리 볼 수 있다.
나 역시 할아버지가 끌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위치에 다다르지 못했겠지.

"아무튼,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두 분 함께 자리 안내해드려도 될까요?"
"그럼요."
그때 박종만이 안고 있던 유주나무 화분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거."
"또 이렇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장님께서 이거 주실때마다 가게가 잘 되더라고요."
"그래요? 매번 챙겨달라는 말씀을 또 이렇게 하시네."
"하하하하, 그런 거 아닙니다."

이전의 맛도 최대치라고 여겼지만, 분명히 더 나아졌다.
권호순도 마지막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뭐든지 그렇다.
끝이라고 생각해도 해보면 다음이 있다.
절대 멈추는 법이 없어야 한다.

"퀴노아도 좋을 거 같다. 그쪽에서 유기농 구하는 게 어렵지도 않고, 요즘 건강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유행하거든. 식물성 고단백 식품이기도 하고."
"퀴노아는 제가 먹어본 적이 없네요. 무슨 맛이에요?"
"난 그냥 밥에 살짝 섞어서 먹어보니까 약간 좁쌀 느낌 나고 좋더라고. 밥의 맛에 크게 영향을 안 미쳐."

내가 언제부터 베풀기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이렇게 챙겼을까.
곳간에서 인심 난다더니,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는 듯하다.

오픈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왜 음식장사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일이 고되더라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맛있는 걸 먹고 행복해하는 표정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건강상담을 마치고 홀가분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가는 사람을 보는 기분과 비슷했다.

브레이크 타임은 결코 쉬는 시간이 아니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니 식사를 하고, 저녁 장사를 준비하기 위해 더 움직여야 될 때였다.

"네, 일단 후토마키는 생각보다 꽤 괜찮더라고요. 밥에 그렇게 간을 하니까 사실 초밥느낌도 좀 나고, 전에 말했던아보카도도 들어가고....... 문제는 손이 너무 많이 가겠더라고요."

"개성 있고 맛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목적을 잊으면 안 돼. 건강."

"훈제는 맛에는 좋을지 몰라도 사실 건강에 좋다고 보기는 어렵거든."
"훈제도요? 직접 구워서 태우는 것도 아닌데 몸에 나쁜가요?"
"기본적으로 태워서 나오는 연기로 조리를 하는 거잖아.
그래서 좋다고 보기는 어렵지.
요즘은 방법도 더 간단하고 연기를 직접 쬐는 게 아니라면서목초액이나 화학조미료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글쎄......."

"훈제도 몸에 안 좋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삶는 것보다는 못 해도 굽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차라리 건강한 기름에 타지 않게 굽는 게 좋다고 봐."
"그럼 연어는 구워서 쓸까요? 좀 비싸지긴 하겠지만, 연어는 포기할 수 없는 재료 같아요. 건강적인 측면으로나 맛으로나요."

"중불 정도에 올리브유 살짝 해서 구워내면 좋을 거 같아요. 아니면 스프레이 오일써서 오븐에 구워 내거나요."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 미리 준비하기도 어렵고, 오븐에 미리 구워놨다가 회전이 늦어지면 맛이 떨어지잖아."
"아무래도 그렇죠."

"연어를 먹는데 촉촉한 맛이 있어야지."
"흠......."
그때 뭔가 머릿속에서 반짝하고 떠올랐다. 내가 ‘촉촉‘이라고 해놓고는 그게 힌트가 됐다.
"수비드한 걸 살짝 구워서내는 건 어떻겠냐? 연어 스테이크처럼"
"수비드로요?"
노우민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은 요리도 조예가 깊으신 거 같아요."

"비행기 태우지 마라 인마.
수비드 가지고 무슨 조예씩이나 나오냐. 그냥 그런 조리법도 있다는 걸 아는 것 뿐인데."
수비드는 밀폐된 비닐봉지에 재료를 넣어 중온에서 고온 사이의 물로 가열하는 조리법이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채 천천히 익히는 방법인데,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수비드의 가장 큰 장점은 수분을 잃지 않고 맛과 향을 보존한다는 것. 식감도 다르고.

"네, 아마 60도 이내에서 온도 잡고 2, 30분 정도만 하면 될 거 같은데요? 비린내만 확실하게 잡으면 진짜 괜찮겠네요. 오히려 고급 요리라고 할수 있죠."

"그라브락스라고 있어요. 혹시 아세요?"

"원래 신선한 연어를 소금, 설탕, 후추, 허브 등을 넣어서 숙성시켜 먹는 건데요. 이걸로 수비드를 하면 비린내가 안 날거예요. 그다음 올리브유에 살짝 구워낸 다음 김밥에 쓰면진짜 맛있을 거 같은데요?"

노우민은 만약에 안 됐을 때를 걱정하지 않았다. 안 되면 다시 하면 된다고 여겼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어떤 면에서는 존경스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녀석의 나이 때 저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지 못했으니까.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여겼다.
공부라는 건 평생 해야 하는 것이고, 나보다 나이가 적든 많든, 어리석든 똑똑하든, 돈을 적게 벌든 많이 벌든, 어떤 환경에 놓인 사람이든 배울점은 있다. 심지어 막 나가는 개차반이더라도 배울 게 있다. 반면교사로 삼으면 되는 거니까.

먹는 걸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할아버지에게 능력을 전수받고 나서는 더 와닿는 말이다. 그래서 저 말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들.

앞으로가 기대된다.
세상 사람들이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즐거워하며 더 건강하길 바랄 뿐이었다.

-으응, 사실 할 말이 있긴해.
"금방 갈 거니까 만나서 얘기해요."
-그래, 곧 봐.
궁금했지만 전화를 붙잡고 오래 통화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숙모가 이야기를 정리할 시간을 주고 싶기도 했고.
경험상 꽤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제대로 된 사람들은 이런상황에 처했을 때 변명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최대한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변명은 티가 난다.
변명이나 늘어놓을 사람이면 서서히 멀어지는 게 맞다.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 자리에서 자르는 거고.
그 대상이 누구든 간에 예외는 없다.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나 스스로 선택하고, 그선택이 결과로 이어진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선택을 강요당하는 건지도 모른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니까.

선택을 하면 반드시 결과가 따른다. 그 결과는 책임이라는 것도 업고 있다.
지금 나는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연민은 쉽게 지치는 법이다. 여기저기서 연민을 다 거둬들이고 다니면 답이 없다.
내가 안고 있는 연민꾸러미에서 어떤 걸 흘리고 다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계속 위로는 쌓는다.
연민이 쌓여 시야를 가리게 된다. 결국 스스로 해야 한다.
연민이 아니라, 우러나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된다.
잠시 품어보는 연민이 아니라, 스스로의 보람을 위해 하는 게 낫다.

사람은 어쩔 수 없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가족을 가장 끔찍이 생각한다.
촌수도 없는 배우자, 나의 분신과 같은 부모님과 자녀,
핏줄이 이어진 가족들 등.
자신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면 끊임없이 할 수 있다.
내가 좋으니까.
결국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소리다.
한 번의 삶에서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루지는 못해도, 그걸 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언제부터인가 생각 구조 자체가 바뀐 나는 사람들을 돕는게 좋다.
그 무엇보다 즐겁다.
돕고 나서 보람찬 기분, 사람들의 칭찬과 고마움의 표시가 좋아서 그렇다.
지금도 내가 원하는 걸 하려고 한다.
바뀌었다고 하지만, 과거의 나 역시 나다.

"그만하세요! 이것도 폭행입니다!"
경찰은 내 팔을 거세게 당기지 않았다. 그냥 감싸고만 있었다. 그리고 눈으로 말했다. 더러워도 참으라고. 이러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나는 천천히 팔을 내리면서도 씩씩거렸다. 나 역시 폭행을 저지른 순간이었다.
경찰이 나를 있는 힘껏 제압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건지 질책하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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