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예전에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고 한국의 악덕업주에게 노동착취를 당하던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 2명을 구해준 일이 있었는데, 이후 그들의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힘입어 주인공의 사업들 중 일부가 동남아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물론 단순히 이 일 때문만은 아니고 다른 여러가지 원인들이 혼재해 있었지만, 2명의 외국인 노동자의 역할이 핵심적인 것임은 변함이 없었다.

비록 소설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러한 모습들을 보며 사람을 진심을 다해 돕는다면 그 대가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도울 당시에 이런 것들을 예상하고 도운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들이 술술 풀리는 것들을 경험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부분에서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자 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덕분일까.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모든 게 빵빵 터졌다.

시작은 전혀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는 데서부터였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법. 나는 노를 젓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터를 장착하고 싶었다.
사람만 찾으면 됐다. 동남아 쪽에 진출하여 장사를 해줄 사람들을.

나는 멀리서 찾지 않았다.
원래 한국에서 돈을 벌어서 귀국한 다음 카페를 차리는 게 목표였던 야야도 있었고, 벌써 한국 음식도 곧잘 만드는 짜가 있었다.
두 사람의 성실함은 이미 입증돼 있었다. 숙모가 함께 일하면서 쭉 지켜봤으니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충분하다고 여겼다. 직원들을 뽑을 때도 면접이나 잠깐보는 게 전부지, 일하는 걸 지켜보고 채용하지는 않는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은 ‘이미지‘ 덕분이다.
내가 의도를 한 거든 아니든 뭐든 사람들은 결국 이미지를 보고 판단했다.
좋은 이미지 덕분에 기회가 생겼다.
이미지 하나가 가지는 파급력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미지가 가지는 힘은 생각이상으로 엄청났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게 되니까. 그렇게 나의 이미지를 깎고 다듬고 쌓아 만들어가는 것이다.

겁이 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걱정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뭘 하든 처음은 설레기도 하고 조금 두렵기도 하고 그러니까.

15초를 웃으면 수명이 이틀 늘어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웃음은 중요하다.
어쩌면 최고의 약일지도 모른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고, 그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게 웃음이니까.
사람은 행복할 때 웃곤 하니까.
웃는 얼굴이 제일 예쁘다는 건 어쩌면 본능적인 부분일지도.

행복했다. 몸 건강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웃을 수 있으니 더 바랄게 없었다.

배우자를 존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존경할 점이 있다는건 상당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난 축복받았다.
건강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생애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건강상담은 놓치지 않고 있었다. 내가 이걸 놓는 순간 초심을 잃는 거라 생각했다.

삶은 언제나 기적의 연속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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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선 감자의 효능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어떤 이슈가 발생해서 주인공과 해당 당사자 간에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한 뇌리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는 뇌성마비인줄로만 알았던 사람이 세가와병이라는 뇌성마비에 비하면 그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병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주인공이 건강상담을 통해 발견한 것인데, 주인공은 이로 인해 다시한번 이슈가 된다.

시간 약속은 중요하다. 가장 기본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짜증을 낸다고 바뀌는 건 없다.
좋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하고.
나는 나대로 기다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게 쓰면 된다. 여유를 가지는 거다.

때로는 알고 있는 사실이더라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게 되면 더 머리에 깊이 박히기도 한다.

"일단 감자에는 비타민C가 상당히 많아요. 보통 신 과일이나 채소 같은 것만 생각하시는데, 감자도 훌륭한 비타민C 공급원입니다. 그리고 칼륨, 칼슘, 마그네슘, 인, 망간 같은 미네랄도 풍부해요."

"식이섬유도 풍부하니 감자하나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은지 아실 수 있죠? 오죽하면 땅속에서 나는 사과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감자는 쌀이랑 밀 그리고 옥수수랑 함께 4대 작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피로회복에도 큰 도움을 주고, 피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주죠. 감자 자체가 여러가지로 이점이 많은 탄수화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램당 칼로리도 낮은 편입니다. 100그램에 65칼로리 정도니까요. 소화도 잘 되는 편이고, 감자에 함유된 이눌린이라는 성분은 체지방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요.
아, 그리고 조금 전에 피부에 좋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아예 팩으로 하셔도 효과를 보실 수 있고요."

"여러 가지로 성분이 참 좋은데, 감자에 칼륨이 있다 보니 너무 과다하게 섭취하면 배탈이 날 수도 있고, 신장이 약하신 분들은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하죠. 그리고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감자 싹입니다. 감자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게 있는데, 이건 가열을 해도 안 없어지는 독소거든요."

"감자가 사과랑 같이 보관하면 좋아요. 사과가 감자의 발아를 억제하거든요. 그리고 햇빛에 노출되면 녹색으로 변하면서 독성이 증가하니까, 꼭 서늘한 그늘에서 보관하시고요."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없는 듯하다. 뭐든지 100%라는 것은 없다. 아마도 그렇다.
특히 사람의 마음만으로,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것은 더욱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단언하거나 확언하는 걸 가능하면 아낀다.

당연하겠지. 평소의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다니려고 노력하지만, 그렇다고 인상이 마냥 부드럽지는 않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격도 좋은 편이다.
김영기 입장에서는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 일이 더 꼬일게 뻔했고, 계약서라도 쓰고 스파링을 붙는다고 해도 나한테 그러니 짖는 거다. 원래 겁많은 개가 짖는 법이다.

나는 가게를 빠져나가는 김영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잘 있었다. 주머니에서 빼 든 것은 녹음기였다.
별의별 일을 다 겪으면서 언제나 생활화 된 부분이었다.

나는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차는 아니었다.
하지만 심신의 안정은 확실히 도왔다. 그래서 일부러 마셨다.

"제가 볼 때는 뇌성마비가 아니라 세가와병인 것 같습니다."
"그게 뭔가요?"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 이상이라는 건데요. 세가와병도 균형을 잡을 수 없고, 근육의 이상이 생기면서 점점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따님께서는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않아서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듯하고요."
"뇌성마비가 아닐 수도 있다구요? 정말로요?"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뇌성마비였다면 보통 인지기능이나 지적능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따님께서는 오히려 지적능력이 뛰어나신 편이잖습니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화제가 되면, 그로 인해 인지도가 올라가면 돈이 되기도 하는 세상이니까.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요즘 세상인데.

내가 하는 모든 일을 하늘이 알고 있는데 어찌 막 살겠나.

중요한 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걸 받아들이고 나면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도 쉬워진다.

왠지 모르게 장모님보다는 장인어른이 더 어렵다. 아마 대부분은 그렇겠지. 남자들은 장인어른이 더 어렵고, 여자들은 시어머니가 더 어렵고.

말도 행동이고 행동도 말이다. 결국은 표현하는 거니까.
그리고 둘 다 조심해야 한다. 그 표현이 죄가 될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야 하는 듯하다. 바로 생각, 마음이다. 생각으로도, 마음으로도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내가 품고 사는 생각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방향은 다르지만 지금도 결국은 그렇게 됐다.

시금치도, 두부도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두 식품은 함께 했을 때는 궁합이 나쁘다.
시금치에는 옥살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두부의 풍부한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게다가 과다섭취를 할 경우 결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정확히는 생당근과 생오이를 함께 넣었을 때가 문제다.
생당근에 들어 있는 아스코르비나아제는 오이의 비타민C를 파괴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근을 익혀 먹든지, 식초를 첨가하면 된다.

생선과 마늘은 궁합이 좋은 식품이다. 기본적으로 둘 다 건강에 좋은 식품이기도 하고.

나의 생각이 무조건 옳으리란 법은 없었다. 나의 방식이다 들어맞는 건 아니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거를건 거르자는 게 내 생각이었다.
너무나 기본적인 부분들은 물론, 건강식을 파는 식당의 정체성만 잃지 않으면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지고자 했다.

"삼촌도 아시겠지만, 어디를 가서 뭘 하든 불만은 나오잖아요. 비평이든 악평이든 안 좋은 소리가 나오면 귀를 기울이긴 해야겠지만, 또 그거에 전부 흔들리면 안되니까요."

"그냥 내일부터 나오지 마십쇼."
처음에는 반말로 시작했던 통화의 마무리는 존대로 끝났다.
존대로 시작해 반말로 끝나는 것만큼이나 나쁜 경우다.

3분.
컵라면에 카레고 짜장이고 전부 완성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뭐 하나 그럴싸한 게 나올 수 있는 시간. 짧다면 짧지만, 길 수도 있었다.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의 아버지를 뵙는 일이었다. 당연히 좋은 첫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겉모습은 어디까지나 겉모습이다. 그게 내면을 대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휘황찬란하게 꾸밀 필요는 없어도 말끔해 보일 필요는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의 무엇을 보고 판단하겠는가. 겉모습이다. 실제로 겉모습과 내면은 다르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결해서 보게 마련이다.

깔끔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 당연히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입술을 삐죽거리는 것보다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게 보기 좋지 않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자기의 얼굴에 책임져라‘는 성격과 성향 같은 것이다. 사람은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표정이다.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은 화를 내는 대로, 자주 웃는 사람은 웃는 대로 그 흔적이 얼굴에 고스란히 남는다. 세월이 오래 흐를수록 더 진하게.

내면을 갈고닦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외면을 놓아서는 안된다. 가장 먼저 보여지는 거니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신경 쓰며 살 필요도 없지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사회라는 틀에 녹아들어 살아가니까.
삶이란 게 그렇다. 하나하나가 다 그렇다. 간단한 듯하면서도 복잡하다.

예비 장인어른과 예비 사이의 관계.
이게 편한 사람은 세상에 몇 안 될 거라 장담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통 그렇지 않은가.
사위는 장인보다 장모가 편하고, 며느리는 시어머니보다 시아버지가 편하다. 대개 그렇다. 이유는 모르겠다. 저마다이유야 다르겠지만, 결론은 같다는 게 오묘한 부분이다.

초면인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는 건 기본이다. 한국에서는 그렇다. 설령 상대가 미성년자라도 조심스럽게 말해야 한다. 그게 예의다.

경우에 따라 초면일지라도 연장자가 편하게 말을 하는 것이 실례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래도 최대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는 쪽이 보편적으로 더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어. 가족이 있어야 돼."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 아니라고,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라 신중해야 한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겠지.

"다른 거 바라는 거 없어.
둘이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살았으면 좋겠어."

그래, 나는 저 여자와 인생을 함께 꾸려 나가고 싶다.

어쩌면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하객들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일지도.
결혼식 진행이 아무리 재미있고 즐거워도 밥이 맛없으면 욕먹는 거고, 결혼식이 다소 지루하거나 해도 밥이 맛있으면 결혼 잘했다고 좋은 말이 남는 듯하다.

통곡물은 섬유질이 풍부할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과 염증 반응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억 T세포 수치도 증가한 게 발견되기도 했다.

"당연한 겁니다. 사람이니까 두렵죠. 두려워하니까 사람입니다."

"먹는 것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있잖습니까."

경제호황이라고 해도 어려운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어디 모두가 여유로웠던 적이 있던가.

재산을 축적하고 사회적 지위를 올리려는 마음이 이해가 간다. 위기의 상황에서 힘이 되니까. 내가 돕고 싶은 사람을 도울 수 있으니까.
그런 말이 떠오른다.
힘이 없는 정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아무 의미가 없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돕고 싶은 마음도 그렇다.
직접 돕지 못하면, 그저 마음에서 그친다.
숭고한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거 하나로는 세상을 살 수 없다. 그래서 감사한다.
지금 내가 있을 수 있게 한 모든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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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카페 세상 끝의 카페
존 스트레레키 지음, 고상숙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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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고작 한 줄 밖에 안 되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들었을 때 막힘없이 그럴싸하게 답하는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이었다.

물론 제목에 카페라는 단어가 나와 있기는 하지만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느낀 것은 여기 나오는 카페라는 배경보다는 위에 내가 적어 놓은 질문이 핵심이라는 것이었다. 카페는 단지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기 위한 하나의 바탕 혹은 배경 정도로 느껴졌다.

위에서 말하는 질문은 결국 존재의 목적, 이유 이런 것을 묻는 것인데, 물론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이미 명확한 답을 가지고 거기에 맞춰서 인생을 멋지게 살아내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이 계실 것이기에 이 책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선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그려져 있는데, 궁극적으로 저 질문에 대한 정답은 각자의 상황 혹은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게 내가 느낀 이 책의 결론이었다. 결국 스스로 자기의 상황과 여건에 맞게 존재의 목적에 대한 답을 찾고 거기에 맞춰서 불필요한 것들에 가급적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본인 스스로가 내린 답에 따라 열심히 살아가라는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느꼈던 이야기 중 하나는 ‘파도 이야기‘(?) 라는 것이었다. 이 세상을 살면서 내 삶의 존재 목적과는 아무상관없는 파도들이 내게 다가올 때 그 파도를 거스르려고 힘을 빼지 말고 파도가 빠져나갈 때 힘껏 헤엄치라는 내용이었는데 비유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갈 때 참조해볼만한 내용이었지 않나 싶었다.

이외에도 등장인물들이 얘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주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데, 독자들마다 소위말해 꽂히는 부분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지만 쭉 읽다보면 여러모로 뇌리에 박힐만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을 듯 하다.

리뷰를 쓰면서 문득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책 말미에 이러한 고충을 알았는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얘기가 나와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소한 이유라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나가다보면 궁극에는 크고 거창한 이유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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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때 이사할까 해."
나의 한마디에 나도혜의 눈빛이 흔들렸다.
영화는 계속 흘러가고 있었지만, 더 이상 어떠한 내용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도혜의 영향도 컸다. 나도혜 역시 나를 만나고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혹은 서로에게 숨겨져 있던 모습을 서로 끄집어내줬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조심스럽게 깎아내고 키워간 셈이다. 그렇게 두 톱니바퀴가 맞물리도록.

내가 함께 놀 때 가장 즐거운 사람이, 휴식할 때 가장 편한 사람이 나도혜였다.

하지만 생각 외로 혼자 돌아오는 길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조금 전까지 좋았던 모든 것들을 곱씹을 수 있었으니까. 심지어 그 시간마저 길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봐야 한다. 그래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내일은 정말 끝내주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멋진 일들을 맞이할 수 있으니까.

나도,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도 항상 건강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리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당연히 모르는 모든 사람들까지도. 정말 큰 죄인들은 빼고. 내 마음이 아직 그 정도로 넓지는 않아서인지 가끔 세상에는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병에 걸리라고 저주할 마음은 없다. 그런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 법의 심판을 받길 바라지. 그리고 무병장수를 기원하지는 못한다. 그런 좋은 걸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니까.

불면증에 대한 민간요법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긴 했다. 먹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개선을 기대해 볼 수도 있었다. 재료도 구하기 쉬웠고.
사과식초와 꿀을 물에 타서 마시기만 해도 효과가 있었다.
아니면 바나나 껍질과 계피를 우린 물을 마셔도 좋았고. 갈초근 차, 상추 차, 캐모마일 차도 효과가 있었다. 심지어 따뜻한 우유 한 잔조차 도움이 됐다.

하지만 불면증은 대개 심리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게 가장 중요했다. 그렇기에 완화는 조금 기대해 볼 수도 있었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불면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조심스럽다. 특정 가맹점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거기서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망친다. 무엇을 하든 이미지는 중요하다. 이미지가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이미지가 좋으면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달라진다.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냥 하라고.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허황된 이야기를 늘어놔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책 하나, 기사 하나를 보고는 갑작스레 인생의 목표를 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내가 파급력이 커서가 아니다. 좋은 면만 보고 뛰어드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한때 오지로 여행을 다니는게 유행한 적이 있다. 국가에서 여행 자제를 권고한 국가임에도 떠나는 것이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며. 실제로 그 말만 믿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가 큰 사고가 날 뻔하거나, 실제로 사고가 난 경우들이 있다. 

영향력이라는 게 별거 없었다. 내가 퍼뜨린 건강 정보가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면, 이미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셈이었다.
나는 다양한 형태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
사업을 벌이고 있는 식품을 먹든지, 건강상담을 받든지,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정보를 보게 되든지, 나로 인해 퍼진 정보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든지.
전부 의미가 깊은 일이었다.

편하다고 해서 무례하게 굴지는 않는다. 서로 선을 지키고 존중한다.

여유라는 게 생기고 바뀐 점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생긴 좋은 일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고 배를 아파하거나 질투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전부터 그랬다. 부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진심으로 축하해줬느냐, 그건 또 아니었다.
소위 말하는 은수저, 금수저. 그런 사람들을 보면 툴툴거리기 일쑤였다. 인생 참 편하게 산다고. 누구는 없는 집에서 태어나 개고생하는데.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금전적인 부분만큼 와닿는게 많지 않다.

매번 애써 외면하던 기억이 난다. 어차피 나랑 상관도 없는 일이라고, 그냥 떫은 감을 씹은 양 적당히 불쾌한 기분을 퉤퉤 뱉어내며 내게 집중했다.

건강.
잃었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이다.
사람에게 전부라고 할 수있다.
불공평한 점은 대체로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이 건강도 안 좋은 경우가 많다.
환경이 그렇게 만드는 건지, 여유가 없어 마음의 병이 몸의 병까지 키우는 건지 그냥 운인지. 여러가지가 복합적인 거겠지.

건강은 잃기 전에는 소중함을 모른다. 그래서 무섭다.
돈은 없어서 불편한 게 바로 티가 난다. 하지만 건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평소에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있다. 공기와 같다. 인지하기가 어렵다.

금전적인 여유 그리고 건강.
둘 다 가졌으니 세상 전부를 가진 기분이다. 굳이 하나를 더하자면 좋은 사람이겠지.
어느 한 90대 노인이 임종을 앞두고 ‘행복이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공감한다.

인생의 즐거움에서 절반은 먹는 것에 있다고 한다.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 고통 외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게 식욕이 떨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삶, 명예, 권력, 막대한 부 등등. 가져서 나쁠 건 없다. 사람마다 인생의 중심이 되는 목적은 다른 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 의미가 없는 것이다. 혼자라면 그 빛이 바래게 마련이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게 나쁘지는 않다.
단지 이미 누릴 수 있는 행복마저 저버리면서, 그 행복을 모르고 나아가서는 안 된다. 심지어 그걸 잃어서는 더더욱 안 되고.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짧은게 인생이다.

매일 맛있는 것만 먹고 살고, 웃기만 하며, 행복하기만 해도 마지막에는 아쉬움이 남을 것이 삶이다.
그러니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충분히 누려야 되지 않겠는가.
눈앞의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넓은 숲을 보다가 눈앞의 나무를 지나치기도 한다. 그 아래 피어있는 꽃과 풀, 떨어져 있는 열매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멀리 내다보기도 하고,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볼 때가 있으면, 주위를 둘러보면서, 때로는 발밑을 살피고 뒤를 돌아봐야 할 때도 있다.

나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니 행복하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일에서도 즐거움을 찾으면, 분명히 더 큰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짐을 뜻한다. 원효대사 해골물 이야기가 괜히 있겠는가. 그렇다고 진짜 해골물을 들이킬 필요까진 없겠지만.

날이 맑으면 날씨가 좋아서 좋은 거고, 흐리면 흐린 대로 선선해서 좋다.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밤새 굳어 있는 몸을 풀어주는 게 중요했다.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가 쌓여서 건강을 결정짓는다.
나는 화장실로 가서 가글을한 뒤 미지근한 물을 마셨다.
자는 내내 입안에 생겼을 세균들을 충분히 없애주고,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가글, 미지근한 물 섭취. 이 세가지만 꾸준히 지켜도 체감할 정도로 건강이 달라진다.

결혼식 사회를 본 적이 없는지라 괜히 인터넷에 검색을 했다. 나름대로 식순과 대본이 전부 정해져 있어서 조금 놀라웠다.

"하하하하, 억지로 요즘 애들 말 따라하고 그러면 더 나이 들어 보여요."

돈을 보고 발을 빼버리면 그 순간 내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들의 의미가 퇴색된다.

직원들은 어찌할 줄 모르며 눈치만을 살폈다.
나는 먼저 착즙기와 중탕기 등 기계들을 쭉 훑어봤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인상을 팍 찡그렸다.
언제나 새것 같던 기계들에 이리저리 즙이 묻은 채 굳은게 보였다.
"하...... 이런......"
뒤에 쌍시옷이 붙으려는 걸 겨우 참았다.

"제가 말씀드렸죠? 절대 섞어서 쓰면 안 된다고. 사과에는 사과, 포도에는 포도, 석류에는 석류, 그렇게 써야 된다고요. 착즙기는 그나마 세척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괜찮았을건데, 중탕기에는 무조건 그향이 뱁니다. 맛에 영향을 준다고요."

"가장 기본적인 거 아니었습니까! 제가 그렇게 못 해드렸어요? 일하시면서 당연한거였잖아요!"
주방에 내 목소리가 울렸고,
직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와중에 정말 놀라운 게 하나 있었다.
화를 낸다고 화가 풀리지는 않았다.
문득 과거에 할머니가 말했던 게 떠올랐다.

화를 내서 바뀌는게 있으면 화를 내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화를 내지 마라. 화를 내봤자 좋을 게 없다. 오히려 화는 화를 부른다.

화를 내지 않고도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다.

정직.
우선시해야 되는 것이었다.
기본이었다.

그런데 정직함이 결여되면 누가 믿고 먹겠는가. 누가 내게 건강상담을 받으려 하겠는가.
그렇기에 정면으로 부딪쳤다.

모두가 행복한 답안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 정도의 대처가 그나마 제일 합리적이라 여겼다.

다행이었다.
내게 소중한 가족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이런 건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었다.
꼭 이런 준비를 해두면, 보험을 들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보험의 덕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보험이 없거나, 해지를 하면 그 순간 꼭 일이 터진다.

신뢰라는 게 그렇다. 쌓아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나도 물렁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며 좀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과 호구처럼 당하고 사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고 무조건 채찍만 휘두르지는 않았다. 적절하게 당근도 주고 있었다.
일일이 계산을 하면서 사람을 굴리는 것은 아니었다. 지적이 필요한 부분은 가차 없었지만, 칭찬을 할 부분 또한 아끼지 않았다. 그만한 보상도 따르게 했고.

혹자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라고 할지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하나하나가 전부 특별하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행복의기준이 타인의 시선에 맞춰져있는지, 아니면 내가 진정으로 느끼는 것인지, 한 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결국 전부 경우에 따라 다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듯이 건강한 정신을 가져야 건강한 몸도 가질 수 있다.
정신의 건강이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하다. 그런 관점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행복이 아니라 허영심일 뿐이니까.

단순히 허영만 문제가 되는게 아니다.
명품만 밝히다 보면, 물질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물질이 기준이 되게 마련이다.
이건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명품에도 급이 있듯이 사람에도 등급을 매기고 만다.
나보다 더 좋은 명품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기준에 맞춰서 행동한다.
빌빌거리고 움츠러들고 마는 것이다.

물질이 기준이 되면 행복하기 어렵다. 절대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없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세상에 너무나 많으니까.
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계속해서 그러한 생각을 갖고 살아왔고, 잘못된 점을 느낄 수 없으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중요한 건 당연한 일이기에,
그러한 기준의 잘못된 점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데도 계속해서 억압되어 불행하게 지낸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물질적 풍요로움에 다다른다고 해도,
또 위가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시 더 위로 가기 위해,
자신이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잠깐의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불행하게 보낸다.

설사 전 세계에서 최고 부자가 된다고 해도 그게 끝일까. 정말로 행복할까. 물질적인 풍요 하나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다.

실제로 통계도 있다. 한화기준 연봉 1억600만 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도가 높았다. 이보다 더 높은 소득을 가진 이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소득과 별개이거나, 오히려 행복도가 감소하는 경우를 보였다. 결국 행복을 위해서는,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스스로가 주체여야 한다.
이미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서, 그걸 놓치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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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들 쓰고 또 쓰고, 사고 또 사고, 한잔 하고 또 한잔 하거든, 그가 말한다 - P118

내가 연주자의 운명을 타고났을지 모르지만, 난 그 운명과 싸우고 싶었어, 그래서 난 바이올린을 판 거야, 난 더 이상 연주자가 아니야,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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