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고립의 시대를 읽고

사람들이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사회라는 것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각종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나 빈부격차 등으로 인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보다는 소위 말하는 ‘끼리끼리‘ 어울리거나, 그냥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을 진단함과 동시에 저자가 생각하는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1년 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가 현실을 보는 시각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해결책 제시부분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조금 비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던 책이었다. 하지만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떨쳐내고 우리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혹은 지향점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공감할 수 있었던 유익한 책이었다. 근데 저자가 제시하는 이런 이상적인 세상이 과연 현실에 나타날 수 있을지를 물어본다면 글쎄다... 인간의 이기심은 본능이라서 자신의 이익을 상대방의 이익보다 조금이라도 더 생각했으면 했지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미래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참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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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100자평] 별뜨기에 관하여

북플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이라 밑줄도 전혀 긋지 않고 그냥 후루룩 읽고난뒤 100자평만 간단히 적었던 기억이 난다. 학창시절에 과학 쪽이 상대적으로 약했던지라 간간이 SF쪽 소설을 접하게 될때면 내가 과연 이 내용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 때가 많았는데, 이 소설에서는 뭔가 독특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난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특유의 독특함으로 인해 세상에 이런 글도 있구나 하면서 신기한 마음으로 글을 읽었던것 같다. 이 책 이후에 SF소설을 몇 권 더 접하면서 SF소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던 것 같다.

글을 읽다보면 실제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듯한 느낌에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3년 전 내가 100자평에 적었던 것처럼 고리타분한 일상에서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받고 싶을 때 읽어봄직한 책이 아니었나 기억을 반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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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개념이라 볼 수 있는 프라이밍(priming)은 점화효과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정의는 11월5일자 독서노트에 밑줄친 부분에 나와있다. 이를 나만의 용어로 끄적여보자면, 어떤 한 단어나 개념을 인지했을 때 그에 수반되는 여러가지 용어들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떠올라 연상되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끄적인 이유는 오늘 독서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개념이기에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내용의 이해를 돕기위한 목적으로 보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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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니지만, 책 속에 나오는 드바인이라는 사람의 편향과 관련된 연구활동을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 우리가 보통 고정관념이라고도 부르는 이 편향이라는 것을 세부적으로 잘게 쪼개면서 분석하는데, 이 분석을 통해 우리 내면의 사고체계가 좀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별히 암묵적 편향implicit bias 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속에서 사고의 체계가 어느정도는 잡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독자인 내가 읽으면서 머리와 마음으로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을 배우게 된 것 같아서 인간의 행동양식을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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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사람들의 행동이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도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었다. 실제로 말을 하든 글을 쓰든 어떤 행동을 하든 간에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는 어떤 행위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 그것을 의식해서 내 행위의 수위를 본능적으로 조절하게 되는 나 자신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을 권위있는 심리학자들의 말이나 연구들을 통해 좀 더 위에서 바라보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약간은 흥미롭기도 하다.


드바인은 이와 반대로, 진정으로 편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에게는 ‘검정‘이라는 범주에 연결되는 인종주의적 신조의 네트워크가 없을 것이라고, 건드릴 만한 고정관념의 거미줄이 없고, 활성화할 전제가 없을 것이라 추론했다.

‘검정‘이라는 단어로 그들을 프라이밍하더라도 그들이 다른 시나리오를 해석할 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편견 없는 사람에게서 고정관념적 반응을 끌어내려고 애쓰는 것은 마치 진공상태에서 성냥불을 켜려는 것과 같을 것이다.

백인들이 자신에게 편견이 없다고 말할 때 그들에게 ‘검정‘이라는 단어로 프라이밍해도 행동에 변화가 없다면, 이는 그들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프라이밍은 사람들의 숨겨진 신조를 밝혀내는 방법일 것이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마음이 두 가지 상이한 작동 양식을 띤다고 보았다.

하나는 노력의 소산이고 의도적인 생각이며, 다른 하나는 신속하고 자동적인 생각이다. 전자는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하는 작업을 할 때 작동한다. 생전 처음 자전거를 탈 때나 까다로운 대화를 따라가려고 애쓸 때가 그런 예다. 후자는 익숙한 일을 할 때 작동한다. 수백 번째 자전거를 탈 때나 보지도 않고 키보드를 치는 것 같은 경우다.

동일한 행동이나 생각을 반복하면 노력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마음의 습관이 된다. 이 두 양식은 독자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상충하는 방향으로 행해질 수도 있다.

자동적 반응과 의도적 반응은 하나의 두뇌 속에서 상충할 수 있다.

"자동적 과정이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을 저지르게 만드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평등주의자의 곤경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편견이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게 그때였어요."

드바인은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의식적으로 편견을 거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습관처럼 편향적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식적 신조에 근거해 행하는 결정을 인지하겠지만 깊은 내면의 연상에 영향받은 반응에는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것들이 습관이며, 사람들은 생각 없이 습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그녀는 결론지었다. 불안해질 때면 손톱을 씹는 것도 그런 예다.

사람들의 행동이 마음속 숨겨진 방에서 은밀하게 발생하는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드바인이 처음은 아니었다.

미네소타주 최초의 흑인 여성 변호사 레나 올리브 스미스 Lena Olive Smith는 거의 한 세기 전에 그 현상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제시했다. 1928년에 그녀가 쓴 글에 따르면,
"어떤 감정이 그 사람의 무의식에 깊이 잠복해 있고 예속되어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그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적절한 자극이 가해지면 그것은 전면에 나설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듣는 것이 정의의 소리라고 믿지만 기만당하고 있다. 사실 그것은 편견으로, 그가 모든 정의와 공정성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다."

드바인의 글이 발표되기 전에 다른 연구자들도 사람들은 스스로 인정하거나 직면하지 못한 편견을 갖고 있을 수 있고,
내재한 고정관념이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드바인은 편견 패러독스가 백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전제 없이도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마음에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인정하는 신조와 함께, 인정하지 않는 고정관념과 연상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신조는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어떤 것인 반면 연상은 주위에서 흡수하는 어떤 것이다. 동의하거나 인지하지 않아도 습득되는 문화적 지식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신조는 당신이 원해서 구독하는 신문이고, 연상은 어떤식으로든 당신 주소를 얻어낸 회사가 보낸 스팸 메일과 같다. 스팸 메일은 당신이 선택하지 않았고 원하지도 않지만 당신의 수신함을 채우고 있고, 그들의 발송자 명단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반면 명시적 편견을 지닌 사람은 선택한 신조와 숨겨진 고정관념 간에 갈등이 없다. 그들은 스팸 메일의 구독자다.

이 차이가 암묵적 편향implicit bias이라는 개념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것은 차별적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새로운 길이다. 그것은 깊은 연상에 뿌리내린 습관적 반응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신조와 연상은 모두 마음속에 있으며, 둘 다 타인으로부터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상충할 때 그 상충관계는 그가 귀중하게 여기는 가치 체계와 그렇지 못한 고정관념 간의 내면적 투쟁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고정관념은 별다른 요구가 없어도 작동할 수 있다.

차별은 의도 없이, 심지어 무의식적으로도 행해질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 행동 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화가 남긴 얼룩이다.

‘고정관념이 활성화되면 의식적으로 관찰되지는 않더라도 편견 있는 반응과 닮은 자동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

편향적 연상이 있다는 것이 곧 당신이 악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어떤 문화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암묵적 편향이라는 발상은 편향이 하나의 회로처럼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그 회로는 우리가 주위에서 ‘문화적 지식‘을 흡수할 때 시작된다.

회로로서 암묵적 편향이라는 이 개념은 만남의 범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가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입을 닫고 있으면, 동료들은 그가 내용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구오의 경험은 편향에 관련해 중요한 것을 조명해준다. 편향은 일부 경우에는 불이익만이 아니라 이익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하나의 그룹이 이로운 고정관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해로운 고정관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가끔은 하나의 고정관념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암묵적 편향이라는 개념은 차별이 반드시 악의나 강력한 편견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차별적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 중 일부는 도저히 변호할 수 없는 인종주의자나 성차별주의자다. 그러나 많은 수는 평등주의를 믿으면서도 차별적으로 행동한다.

사회 지배 이론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서로를 고정관념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지배할 능력을 갖추었는가 하는 것이며, 자기들 집단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동기를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 억압은 절대로 철폐되지 않으며 약해지기만 할 뿐이다.

많은 경우 낙인stigma이 찍힌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도 문화적 지배 집단에 대한 암묵적 선호를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연상테스트 점수가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지는 것이 연상 자체가 안정적인 성질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심리 상태에 종속된 균일하지 않고 성질이 잘 변하는 연결임을 시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예를들어 어느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맛에 집중하도록 촉발될 때는 기름진 음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상하고, 건강에 집중하도록 촉발될 때는 부정적 방향으로 연상했다. 연상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어떤 한 가지 정신적 구조가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시해주지는 못한다. 사람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목표, 타인의 기대치 등에 의해서도 인도되기 때문이다.

주변적 집단에 대해 한 사람이 지닌 진정한 신조는 묻혀 있을 수 있지만 적절한 여건이 주어지면 가시화된다.

실제로 ‘암묵적‘ 고정관념은 특히 사람들이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시간에 쫓길때, 아니면 정신적 압박을받을 때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더 ‘명시적‘인 신조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할 동기나 정신적 자원이 있을 때 우세해진다.

편견 패러독스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신호가 아니라그들이 자신의 내면을 철저하게 뜯어보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면 갈등은 사람들의 진실하고 평등주의적인 신조와 그들의 습관적인 연상 사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점검되지 않은 신조와 그들의 도덕적 가치관 사이의 갈등일지도 모른다.

암묵적 편향이라는 개념은 편견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첨예하게 구분하자고 주장하지만, 그 구별은 그리 분명하지 않다. 심지어 마음속에 서로 구별되는 두 과정이
ㅡ자동적 과정과 의도적 과정ㅡ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 일부는 두 과정이라는 개념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본다.

심리학자들은 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전개되는 수많은 과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행동의 십중팔구는 자동적인 과정과 의도적인 과정, 그리고 이 둘이 복합된 여러 과정에 지배된다.

사람들의 행동 역시 그들과 교류하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심리학자 니콜 셸턴은 개인의 편견과 차별에 대한 검토 자체에 한계와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편향은 사람들 사이에서 역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고정관념을 수동적인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이 아니다. 양쪽 모두 상대방의 행동에 반응한다.

오해와 상이한 지각perception이 실제 상황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상호 교류할때 각 인물은 상대방의 행동에 압력을 행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암묵적 편향‘이라는 용어를 아예 쓰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그들은 태도가 아니라 도구를 구별해 ‘암묵적으로 측정된measured implicitly‘ 편향이라 표현 했다. 드바인이 선호하는 용어는 ‘비의도적 편향 unintentional bias‘ 이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상반되는 편향을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 용어는 단순하게 ‘무비판적 편향unexamined bias‘이다. 실질적으로 말해, 이것과 더 공개적인 편견의 차이는 한 사람이 의식적으로 의도한 것과 다른 사람이 경험한 것 사이에 존재하는 큰 간극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모든 사람의 근본적 평등성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볼 때 성별과 인종과 민족성, 종교, 연령, 능력, 성적 지향성 등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행동은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연상과 전부 검토하지 못한 신조의 이해 불가능한 한 복합에 기인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편견 섞인 행동이 우리 가치관과 충돌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행동을 직면했을 때 마음이 불편해지고 가책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양심의 발로이며, 자신의 편향적 행동을 변화시킬 결정적인 출발점을 만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정관념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한 뭔가가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그것이 옳다는 증거를 찾는 일 역시 확인 작업이다. 음악을 듣거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자신의 고정관념을 확인받으면 생리적으로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모든 경우에 결과는 불확실한데, 연구에 따르면 뇌는 불확실한 결과를 올바르게 예견하는 것을 쾌감처럼 느낀다고 한다.

스테레오타이핑* 역시 불확실한 결과를 예견하는 행동이다.

*타인을 평가할 때 경직된 편견을 지니고 그가 속한 사회적 집단에 따라 평가함으로써 잘못을 범하는 일

부정적 사태를 제대로 예견해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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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밑줄 치진 않았지만 대학 졸업해서 받는 초봉은 대기업, 전문직을 제외하고 평균 2천 중후반대 정도로 대동소이한 반면 현장 기술직으로 벌어들이는 봉급은 대졸 초봉보다 2배에서 많게는 3배 가까이 높다는 자료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저자가 여타 다를 이유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술직을 하기로 선택했겠지만, 경제적인 이유의 비중을 결코 간과할 수 없음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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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으면서 여기 일일이 밑줄 긋진 않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거친 기질에 대해 각종 사례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현장 작업자들의 거친 기질을 타산지석 삼아 자신의 경쟁력을 스스로 깨달은 저자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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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이들 하는 논쟁 중에 성공의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재능이냐 노력이냐 하는 걸로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데서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이 책의 저자가 제시한 사례(p.36)를 본다면 그 답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인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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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의 저자의 경험담을 보면서 몇 달 전에 읽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읽었던 내용과 비슷한 점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세이노 저자는 무슨 일을 하든지 그 분야의 달인이 될 정도로 상세히 알고 있어야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이 디깅의 저자 역시 자신의 분야를 세세하게 파고들어 알고자하는 마음가짐이 글속에서 느껴졌다.

사람마다 종사하는 분야가 다들 다르지만, 자신의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될 정도의 실력을 갖춘다면 금전적인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음을 머리만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성공은 ‘될 때까지 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월계관이다 - P4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삶의 방향성이 설정되는 것과 같다. 군더더기에 신경쓸 필요없이 본질에만 집중하면 된다.
매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삶의 방식이다. 잘하든 못하든 한우물만 꾸준히 파면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핵심 역량이라는 필살기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 P5

비가 내릴 때까지 지내는 기우제처럼 그것이 무엇이든 될때까지 해낸 집념이었다. - P5

무슨 일이든 일련의 수준에 도달하려면 ‘시간을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어떤 일이든 그렇다. 최소 3년은 디깅해야 한다. 업종과 직종을 막론하고 기본기를 배우는 3년 동안은 실력이 대동소이하다. 그 격차는 5~10년 후 급격하게 벌어진다. - P6

직장에 의존하지 않고 일에 종속당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역설적이지만 인생의 한 시기를 철저히 일에 저당 잡힐 필요가 있다. 얕은 우물은 금방 완성되지만 깊고 넓은 우물을 파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P6

한놈만 패겠다는 한 우물만 파겠다는 여기서 끝장을 보겠다는 강한 집요함과 집념만 있으면 누구라도 성공이라는 이름의 계단을 오를 수 있다. - P7

한 우물을 판다는 건 결국 전문가가 된다는 뜻이다. 전문성은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숙련하는 지난한 과정 위에 쌓인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지루한 반복을 지속해야만 익숙함을 변주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100가지 기술을 가진 사람보다 한 가지 기술을 100번 연습한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다.
누구는 출발선에서 포기하고, 누구는 중간에서 유턴한다.
그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사람만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대충, 적당히는 누구나 한다. 그래서 대충,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P7

넓게 파려면 깊이 파야 한다. 높이 올라가려면 더 깊게 파야 한다. 자잘한 우물 100개보다 제대로 된 우물 하나를 파는게 중요하다. 그 우물 하나가 100가지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우물을 파고 있는가? - P7

위대한 이들은 목적을 갖고, 그외 사람들은 소원을 갖는다.《워싱턴 어빙, 소설가》 - P14

스마트폰 하나를 사도 사양과 성능, 요금 등을 꼼꼼히 비교하면서 왜 우리 삶의 전반을 투자하는 인생 최대의 투자처인 ‘일‘에 대해서는 별다른 점검을 하지 않는 걸까? - P16

워런 버핏의 투자 제1원칙은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이고,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마라"다. 한마디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지금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중년 이후 수익률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 P16

실제로 대기업과 전문직이 아닌 이상 사회 초년생의 연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 격차는 경력 5~10년 차에 급격히 벌어진다. 연차가 쌓여도 연봉이 고만고만하거나 직급이 높아질수록 퇴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잃는 투자처‘ 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지금 자신이 어디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그 투자로 받게 될 이익과 혜택은 무엇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 - P16

자본 가치는 경제적 가치를 의미한다. 자신의 커리어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재산이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면 5년, 10년후 샐러리맨 영업직의 자본 가치는 얼마일까? 제로다. - P17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를 찾는 잡 노마드 job nomad 시대다. ‘특화 영역‘이 없으면 노마드라는 단어에 걸맞게 일거리를 쫓는 유목민이 될 확률이 높다. 현장에서도 보면 특화 영역이 없는 잡부 철거 인력이 가장 바쁘고 정신없다. 가장 힘든 일을 하는데 가장 낮은 일당을 받는다. 역량은 일의 고됨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5년후 자본 가치를 계산해 보라. 그러면 답이 나올 것이다. - P17

그런데 여전히 늙은 말의 지혜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
바로 현장이다. 현장에서는 축적된 연륜과 집약된 노하우, 한마디로 특화 역량을 가진 기술자가 주도권을 잡는다.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경험하고 수습해 온 시간이 강력한 자본 가치를 만들어낸다. 숙련된 시간과 몸값의 정당한 등가 교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 P19

어린 시절부터 나는 ‘선택받는 사람‘이 아닌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조직에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넘쳐난다. 아무리 애써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넘사벽,
완전체가 많아도 너무 많다. 어차피 이기지 못할 싸움이라면링 위에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체급이 다른 상대와 붙어 봤자 실컷 두들겨 맞을 뿐이다. 차라리 그레이드를 낮춰 지렁이라도 머리가 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게 낫다. - P20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하나다. 무엇으로 남과 다른 변별력을 갖출 것인가.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특별한 삶을 살려면 전문성이라는 차별화로 평범함을 커버해야한다. 이것이 내가 아는 유일한 성장 공식이다. 그래서 나는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 P20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더라도 신경 쓰지 마라.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마라.
-필 나이트, ‘나이키‘ 명예 회장 - P21

인간이 자의적으로 안전 경로를 벗어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현재 상태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다. 두 번째, 필요를 발견하고 이를 찾아갈 때다. 세번째, 타고난 재능이나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뒤늦게 발견했을 때다. - P21

세계적인 애널리스트 윌리엄 오닐 William O‘Nell은 "많은 투자자가 지나치게 분산투자를 한다. 최고 실적은 집중에서 나온다.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바구니에만 달걀을 담는 게 좋다. 보유 종목의 숫자가 많을수록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 P22

시드머니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쪼개 여러 종목에 투자하면 주식이 올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괜히 이것저것 관리하다가 팔 때와 살 때를 놓치고, 결국에는 감당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분산투자가 오히려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 P22

인생도 마찬가지다. 경험 자본, 능력 자본, 인력 자본, 금전 자본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특화 영역을 발굴해야 한다. 얕은 우물 100개를 파는 것보다 깊은 우물 하나를 제대로 파는 게 중요하다. 제대로 판 그 우물 하나가 100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디깅의 힘이다. - P23

‘채굴, 발굴‘을 뜻하는 디깅은 어떤 것에 집중해 깊게 파고드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혁신의 아이콘을 보라. 무서울 정도의 집요함과 답답할 정도의 진득함으로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굴해 낸 디거 digger. 깊게 파는 사람들이다. - P23

빌 게이츠는 코딩, 스티브잡스는 디자인, 일론 머스크는 우주라는 특화 영역을 통해 비범한 생각,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채굴해 낸다. 무엇이든 뚫고 나가는 드릴처럼 자신의 한계를 뚫을 때까지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 일단 방향이 결정되면 시간이 얼마 걸리든 멀리 돌아가든 개의치 않고 어떻게든 그것을 완성해낸다. - P23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책과 문제집부터 찾는 사람이 있다. 반면 한 문제집을 마지막 장까지 풀어내는 사람도 있다. 누구의 성적이 더 좋겠는가. 학창 시절태권도 선수 생활을 꽤 오래했다. 그런데 당시 나를 두렵게만드는 상대는 100가지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발차기 기술 한 가지를 100번, 1,000번 연습한 사람이 더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감히 성공은 학력이 아닌 태도, 환경이 아닌 마인드, 자본이 아닌 실행력이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 P24

혹자는 "인맥이 없으면 노동력 착취당하는 게 노가다 판이다"라고 말하지만 어떤 업종, 어떤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인떡보다 중요한 게 실력이고 실력보다 중요한 게 태도다. 본질을 헷갈리지 마라. - P24

시작도 하기 전에 "안 된다" "이미 해 봤다"라는 사람들의 말은 노이즈일 뿐이다. 건전한 비판이 아닌 비관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의 말을 듣고 ‘잘못된 합의 효과‘
에 휩쓸려선 안 된다. 잘못된 합의 효과는 자신의 의견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적 가치로 간주하고 근거 없이 다른사람도 자기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성을 말한다.
자기합리화를 잘하는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프레임이다. - P25

이런 유형의 사람은 타인의 노력을 혐오하고 비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다른 사람의 피땀 어린 고군분투를조롱하며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려고 든다. 어떻게 보면 아무런 욕심 없이 무념무상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차라리 낫다. 돈에 대한 욕심, 성공에 대한 열망은 끊어넘치는데 노력하지 않는 삶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잘되는 놈은 꼴 보기 싫고, 잘나가는 놈은 죄다 사기꾼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 P25

늘 그렇듯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낡은 지도를 손에 들고 금과옥조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잘못된 길을 찾아 헤맬 때, 새로운 지도를 손에 넣은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목적지를 향해 전진한다. 제일 높은 곳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낡은 지도를 들고 올라오는 이들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한탄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 P26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넘기는 미루기 대마왕, 아무런 의욕과위기의식이 없는 귀차니스트, 생각만 많고 실행은 하지 않는게으른 완벽주의자, 말만 번지르르한 방구석 전문가가 목표를 이루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지금‘ ‘오늘‘ ‘여기‘ ‘당장‘이 아은 "내일 ‘다음‘ ‘언젠가‘를 선택하는 사람에게 변화의 문이 열리는 것도 보지 못했다. - P26

98퍼센트가 장애물을 바라볼 때 나머지 2퍼센트의 디거는목표를 본다. 장애물을 피할 방법이 아니라 디깅을 이어 나갈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노력이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진 않지만,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람에게 뛰어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 P27

그러니 다른 사람의 성과를 시기, 질투할 에너지를 오로지나 자신에게 써라. 핵심 영역 강화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만드는 디거가 돼라. 그러면 어느새 시기와 질투를 받는 존재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P27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은 마인드가 가난한 사람이다.
아주 많은 생각을 하지만 장님보다 적은 일을 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 P28

기술은 곧 권력이 되기도 한다. - P29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인간의 의식과 행동은 도구를 통해 매개된다"라고 말한다. 실제 일부 학자는 서양인이 동양인에 비해 공격적인 이유를 ‘식사할 때 사용하는 도구‘ 차이로 보기도 한다. 숟가락을 들면 음식을 뜨고, 젓가락을 쥐면 음식을 잡고, 포크를 잡으면 음식을 찌르고, 나이프를 들면 음식을 자르게 된다. 365일 하루 세 번 뜨고 집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과 찌르고 자르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의 의식과 행동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 P32

당장은 돌도끼라도 손에 쥐어야 하는 입장이라서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쇠도끼를 얻으면 얼마든지 판을 뒤집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실력이 아닌 태도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결론이다. - P33

초보자는 특히 그렇다. 업종과 직종을 막론하고 일을 처음 배우는 사람의 실력은 거기서 거기다. 타고난 손재주와 센스에 따라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은 평균점까지 무난하게 도달한다. 이때 승패를 가르는 게 태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태도가 만들어내는 완성도다. - P33

현장에서는 일당이 낮은 사람보다 일당이 높은 사람이 더 바쁘다. 이미 몇 달 치 일정이 잡혀 있어 스케줄을 조정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단지 속도 때문이 아니다. 끝까지 파고들어 일을 마무리하는 디테일, 즉 디깅력이 몸값을 결정하는 것이다. - P34

인생에는 두 개의 성장 곡선이 존재한다. 질보다 ‘양‘, 밀도보다 ‘부피‘를 기반으로 수평 성장하는 X점과 양보다 ‘질‘,
부피보다 ‘밀도‘를 기반으로 수직 성장하는 점이 그것이다.
이 두 개의 곡선이 교차할 때 비로소 폭발적 성장이 이루어진다. - P34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도예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재학생들을 무작위로 A, B 두 그룹으로 나눈 뒤 A그룹에게 다음과 같은 미션을 내렸다.
"남은 한 학기 동안 ‘퀄리티‘에 집중해 최대한 멋진 도자기를 구워 오세요. 학점은 퀄리티 순으로 부여하겠습니다."
반면 B그룹에게는 A그룹과 다르게 최대한 많은 도자기를구워 올 것을 지시했다.
"퀄리티는 신경 쓰지 말고 최대한 많은 양의 도자기를 구워 오세요. 가장 많이 만든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 - P34

과연 최고 도자기는 어느 그룹에서 나왔을까? 의외로 품질이 아닌 개수로 승부한 B그룹에서 탄생했다.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실행의 양이 퀄리티를 일궈낸 것이다. - P35

대충, 대강, 적당히, 정도껏은 누구나 한다. 그래서 남들이 안하는, 아니 못하는 일을 ‘끝까지‘ ‘마지막까지‘ 하는 사람이승자의 자리에 서는 것이다. - P35

성공은 숫자 게임이다. 3점슛 연습을 100번 한 사람과 1,000번 한 사람, 1만 번 한 사람의 감각이 같을 수 없다. 누가 더 많이 시도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한다. 현장에서도 보면 못질을 10년 이상 한 사람은 망치를 내려치는 손목의 스냅부터 다르다. - P35

한 달에 한 번 타일을 붙이는 사람과 한 달에 15번 타일을 붙여본 사람의 경험치는 절대적으로 다르다. 1년이면 168번, 2년 336번, 3년 504번의 차이가 난다. 이 집약적 수치가 만들어내는 레벨업의 속도는 그야말로 어마무시하다. 한 달 걸리던 일을 15일, 일주일, 하루로 단축시키고 결국에는 반나절이면 끝낼 수 있게 만든다. - P36

사람들은 ‘최선‘이라는 노력이 눈에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선이라는 노력은 남과 다른 디테일로 그 역량을 드러낸다.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한 태도가 승부를 가르는 것이다. - P36

19세기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파블로 데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는 "3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14시간씩 연습했는데,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고 부른다"라며 재능보다 노력이 한 수 위임을 강조했다. 고통스러을 정도로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만 ‘익숙함을 변주하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 - P36

명확히 설정된 목표가 없으면 사소한 일상을 충실히 살다가결국 그 일상의 노예가 되고 만다.
-로버트 하인라인, 소설가 - P37

중국을 대표하는 문장가이자 시인 소동파는 "새는 갇혀 있어도 비행을 잊지 않고, 말은 매여 있어도 항상 달릴 것을 생각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위치와 자리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나 역시 그랬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지금 이 순간 뭘 배우고 있는가‘를 항상 체크했다. - P38

초보 시절 일 년 동안 허드렛일만 도맡아 할 때는 모든 공정을 따라다니며 눈에 익혔다. 싱크대를 철거하면 싱크대가 뜯겨 나간 자리는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했다. 욕실, 세탁, 수도 배관 등 책에서만 보던 설비를 현장에서 두 눈으로 확인하며 관련 이해도를 높여나갔다. 철거가 끝나면 눈치껏 천장, 바닥, 주방, 욕실 등의 소재와 마감재도 파악했다. 현장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 P39

현장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을 기공이라고 부른다. 반면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초짜는 데모도(조공)라고 한다. 철거가 끝나면 기진맥진하기 일쑤였지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모든 공정의 데모도를 자처하고 나섰다. 변기를 교체하고 조명 하나 설치하는 데도 엄청난 궁리가 필요했지만그 과정을 통해 남보다 빠르게 기술을 익혀 나갈 수 있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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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풍경이나 사람, 사물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장하나하나가 정말로 섬세하게 느껴졌다. 소설 속 배경은 크게 일제시대와 해방이후로 나눠볼 수 있는데 소설 속 내용에 몰입하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마치 그 시대 속으로 잠시 들어갔다가 나온듯한 느낌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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