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들어가는 말과 함께 처음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를 읽어 봤는데 몰랐던 사실들을 이것저것 알게 되었다. 근데 실용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들어보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을 읽어본다는 느낌이 좀 더 강했다. 향후에 어떤 내용들이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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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p.29에 밑줄 친 디킨스와 도스토옙스키간의 대화는 허구라는 얘기를 하면서, 공론의 장에 유통되는 가짜 인용구들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냥 유명인이 언급했다고 무작정 믿었던 것에 대해 한 번 쯤은 의심해보는 마음을 가질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일일이 밑줄치진 않았지만 이러한 가짜 인용구들을 인용하여 논문에 사용하는 사례도 소개되는데, 굉장히 스펙타클(?)하게 느껴졌다. 한 예로, 러시아어 문헌에 대해 영문학자들이 러시아어를 모를거라는 예상과 더불어 그 문헌을 일일이 확인할 리도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가짜 인용구들을 논문에 넣어 학술지의 심사를 통과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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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개인적으로는 처음 들어보는데 티옴킨이라는 러시아 출신 작곡가에 관한 이야기가 간단하게 나온다. 근데 이력을 보니 꽤나 유명한 사람인듯 하다.

이 책은 읽으면서 각종 지식들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생년 처음 들어보는 외국의 인물들이나 사건들에 대해 나오는데 읽으면서 어떤 교훈적인 것보다는 배경 지식의 확장에 초점을 두는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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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로 밥 딜런이 201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때 있었던 일들이 간략히 소개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나왔던 갖가지 말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읽혔다.

여기서 특별히 p.44에 밑줄 친 칭찬과 관련된 영국의 문인 새뮤얼 존슨 박사가 한 말은 굉장히 날카롭고 예리하게 느껴졌다. 마치 정곡을 찌른 것 같은 느낌이었다.


p.50에 밑줄 친 ‘마음이론‘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름 흥미로운 읽을거리였다. 특별히 추리작가 챈들러가 했던 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밑줄 친 마지막 부분에는 미국의 영화 평론가인 ‘폴린 케일‘이라는 사람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쪽 분야에 무지한 터라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잘 몰랐는데, 저자가 쓴 이야기에 근거해보면 굉장히 영향력이 있었던 평론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오늘도 하나 배운다.

그녀의 평론 방식은 기존 평론가들의 것들과는 상당부분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p.54에 밑줄 친 부분에도 잠깐 나오지만, 그녀는 영화를 볼 때 늘 친구를 대동하고 본 반면, 대다수의 남성 평론가들은 주로 혼자 영화를 보러 다녔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폴린 케일의 평론은 마치 친구에게 건네는 말 같은 생생함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오는 표현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기존의 평론이 상투적이고 뭔가 딱딱한 느낌이었다면, 폴린 케일의 평론은 고리타분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뭔가 기존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줬다는 것으로 보였다.

읽으면서 나름대로 흥미가 느껴지는 글이었다.

어머니에게 드립니다. - P5

버스에서 우린 웃으며 승객들과 게임을 했는데 그녀는 개버딘 정장을 입은 남자가 스파이로 보인다고 했고 나는 "조심해. 그 남자 나비넥타이, 실은 카메라야."라고 말했다.
ㅡ 폴 사이먼, 「아메리카」 - P7

이 책에서 언급된 작품이나 작가들 대부분은 스파이로서 읽었던 것이지 업계인으로 읽은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업계인으로서 읽었던 책은 그리 인용하게 되지 않는다. - P11

제목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는 존 르카레의 장편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974)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 P12

1부 ‘작가‘는 작가나 문필가, 넓은 의미의 문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이 책 전체가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특히 여기 실린 글들은 인상적이었거나 좀 웃기게 생각됐던 에피소드에서 출발한 것이 많다. 몇몇 작가들, 보르헤스, 토마스만, 그레이엄 그린 등은 이 책에 너무 단골로 등장시키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폴린 케일이나 윌리엄 트레버에 대한 글처럼 팬으로서의 마음이 너무 드러나 버린 것도 없지 않다.
이런 개인적이고 편향적인 시선이 문학에 대한 독자의 시들해진 호기심을 다시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물론 너무기쁠 것이다. - P12

2부 ‘업계인‘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관련된 경험들을 다룬다. 나는 업계인이라는 말이 가진 뭔가 구식의, 지금보다 덜 유동적인 사회에서 통용되었을 법한, 블루칼라적이면서도 계급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 - P13

나는 어린 시절 에릭 앰블러와 르카레의 소설에 매료되었다. 당시 번역된 게 많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니 이 책에 실린 글들과 제목까지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집착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P14

글쓰기를 육상선수의 자세로 해야 하며 어슬렁거려서는 안 된다고 했던 베냐민이 몰두한 주제가 산책자였던 것은 내게 늘 재미난 아이러니로 생각된다. 낭비하는 동작 없이 결론으로 질주할 것. 한눈을 팔아서도 안 되고 방금 떠올린 하찮은 생각을 적느라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 됨. 그의 이런 스파르타적인 규칙은 실용적인 조언이라기보다 하나의 사상에 가깝다. - P14

어떤 피아니스트들은 모두가 아는 곡들을 마치 자기는 지금 처음 쳐본다는 듯이 머뭇거림과 놀라움을 드러내며 연주하고는 한다. 완벽한 기교를 과시하는 연주보다 늘 더 많은 흥미를 주는건 그들의 연주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것은 정교하게 배치된 정지 화면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극장이기 때문이다. - P15

누구든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것만 가져올 수 있을 뿐이다. - P28

1862년 런던에 들른 도스토옙스키는 디킨스를 방문했다. 대화 중 디킨스는 털어놓았다.
"내 속에는 두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을 지닌 자이고, 또 한 사람은 그와 완전히 반대입니다. 전자는 내 삶에 지침을 주고, 후자는 사악한 등장인물의 소재가 됩니다."
도스토옙스키가 반문했다. "단지 두 명뿐이라고요?" - P29

한마디로 서두의 디킨스-도스토옙스키 회동은 완전히 허구다. 창작자는 노년에 접어든 무명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임이 밝혀졌다. 그는 주목받지 못한 자신의 논저와 소설들을 찬양할 목적으로 십여 개의 필명을 지어내 서평을 투고해 왔다.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만 빼면 수십 년간 이 불장난은 딱히 위험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를 곁가지로 - 왜 그랬을까? - 건드리면서 그는 꼬리가 밝히게 되었다. - P30

공론의 장에 유통되는 가짜 인용구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꽤 많을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 P31

가짜 인용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본인이 읽고 확인한 구절만 인용하는 것이겠다. 그러나 이건 시간과 노력이 꽤 드는 일이다. - P32

불확실한 것은 불확실한 채로 남긴다. 딱히 동조하는 인상도 주지 않는다. - P32

티옴킨은 흥미로운 인물이다.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공부했고 혁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었다. 오스카상을 네 번 받았다. 그의 장기는 서부극이었다.「하이 눈」, 「OK 목장의 결투」, 「리오 브라보」, 「알라모」등 고전 서부극은 이 러시아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자이언트」나 「알라모」 주제곡을 다시 들으면 여전히 미국 음악 같으면서도 러시아 합창 음악 비슷한 요소가 떠오른다. - P34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여럿은 사무라이 웨스턴 즉 일본 옷의 서부극이다. 「7인의 사무라이」(1954) 등을 미국인들은 감탄하며 역수입했고 이후 서부극 장르에는 구로사와의 영향이 감지된다. - P35

말년의 인터뷰에서 구로사와는「7인의 사무라이」의 여러 원천 중 하나로 알렉산드르 파데예프의 『궤멸』(1927)을 들었다. 파데예프는 스탈린 시대 어용 작가로, 『궤멸』은 내전기 파르티잔 이야기이다. - P35

문화는 서로 모방하면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물론 연원과 소유권을 따지는 게 부질없는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명해 보이는 장르도 조금 더 살펴보면 누가 누구를 모방했는지, 무엇이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는지 결국 알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P36

적어도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체를 고려하는 것이다. 독자라는건 얼마나 순수하고 공정한 자리인가. 현실에서는 보통 이러지 않는다. - P39

우리의 현실 판단은 크게 믿을 바가 못 된다. 우리의 판단력이란 책 읽을 때 쓰려고 최적화되어 있는 듯하다. - P40

레넌과 매카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봤어요.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우리는 지식인이 아니니까요." 비틀스는 음악뿐 아니라 인터뷰에도 천재였다고 하는데, 사실 이보다 좋은 대답은 상상하기 어렵다. 만일 그들이 감사하다든지, 그 기사가 흥미로웠다든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해 보자. 그들과 음악 평론가는 사람들 보는 앞에서 만나야 했을 테고, 서로 ‘음악‘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으며 터지는 플래시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전혀 불필요한 장면이 연출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건 비틀스와 어울리지 않는다. - P42

그해 수상자는 미국 가수 밥 딜런이었는데, 핵심은 팝 음악가사의 문학성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 인정한다는 데 있었다. 예상 밖의 결정을 한 스웨덴 아카데미는 칭찬받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문제는 딜런이 협조했을 때만 원하는 그림이 된다는 건데, 딜런은 일주일 넘게 전화도 받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단지 공연 중 「왜 나를 바꾸려 드나」라는 노래를 불렀을 뿐이다. 당황한 스웨덴 아카데미 인사가 "무례하다" 라고 말한 것이 보도되었다. - P43

‘왜 나를 바꾸려 드나‘는 ‘나를 광대처럼 이용하지 말라는 말의 순화된 표현이었겠지만, 결국 상황은 딜런이 양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참사의 원인을 그가 제공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 P43

"말하는 데 한 푼도 들지 않은 당신의 찬사가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는 먼저 생각해 보시죠." 18세기 영국 문인 새뮤얼 존슨 박사가 한 말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칭찬이 모두 무가치하냐 아니냐가 아니고, 칭찬을 말한 쪽이 빠지는 고유의 착각이다. 그는 원가(=제로)와 무관하게 자신의 칭찬이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받은 쪽이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수표라도 써 준 것처럼 말이다. - P44

사실 노벨상은 공짜가 아니기 때문에 수상자가 예를 
표하는 건 당연한 일로 여겨졌을 수도 있다. 딜런은 나중에 상금은 받지 않았다. - P44

지식이나 지능을 자랑하는 소설 주인공처럼 안타까운 것도별로 없다. 도덕과 양심을 자랑하는 것보다는 참아 주기 쉬울 수도 있지만, 왜 하필 소설 속에서 그러고들 있을까? - P45

번잡한 논의는 생략하지만, 소설에서 부정직이라고 하면 대개 거짓을 들켜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이다. 화자나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 반칙에 의해 유지된다면 진실성 있게 보이기는 어렵다. - P46

언제 독자는 소설의 화자를 믿게 되는가. 사실 독자는 진실성의 문제에서 그리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언제 화자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는가로 물음을 바꿔도 좋겠다. 답은간단한데, 화자가 알 수 없는 것을 아는 것처럼 보일 때 신뢰를 잃는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대화 상대방 등 타자의 모든 의도를 꿰뚫고 있는 슈퍼맨이라면 그런 책을 끝까지 읽어 주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작가가 자신을 전지전능한 창조자라고 느끼는 게 일이 잘 풀리고 있다는 뜻은 못 된다. - P47

움베르토 에코는 친구가 쓴 어느 소설에 붙인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함이다." 현명하게도 그는 독자들이 소설로 배우는 게 어떤 종류의 지식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그는 소설이 얼마나 제대로 된 학습 도구일 수 있느냐는 식의 반론을 회피할 수 있었다. - P47

좋은 소설은 불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무지를 숨기지 않고 행하는 탐구의 기록처럼 보인다. 사실 우리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많다고 느끼니 소설이 계속될 여지는 충분한 것 같다. - P48

뭐든 끝장이라고 말하면 효과가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런 발언은 우리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준다. - P49

보니것의 소설『제5도살장』(1969)에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평론가가 "이제 소설은 끝났다."라고 선언하는유명한 장면이 있다. 옆에 앉은 평론가가 맞장구치듯 말한다. "현대 독자들은 글을 읽고 이를 장면으로 떠올리는 능력을 상실했다." 그 뒤 반세기가 흘렀는데 앞에 나온 것들중 실제로 죽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49

사실 평론가2의 말은 편집자가 작가에게 수정을 강요할 때 쓰는 말이다. - P50

소설이 정말 죽었는지 따져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라고 한 얘기도 아닐 테니 말이다. 소설의 추락한 위상을 과장해서 한탄한 정도로 이해한다. 나는 지금 소설이 받는대접이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 소설이 사회에 기여하는 점이 분명치 않은 것, 그래서 사회로부터 받는 보수가 큰지 작은지 모르게 된 것. 이게 더 문제 아닐까. - P50

1970년대 영장류를 연구하던 학자들은 뜻밖에 침팬지가 상대방의 생각을 고려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게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인데, 이론이라고 하니 어렵게 느껴지지만 ‘타인의 생각과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수 있는 능력‘을 그렇게 표현한다. 인간의 기본탑재 능력 같은데 꼭 그렇진 않다. - P50

마음 이론이 결핍된 사람은 예컨대 약속 장소가 바뀌었을 때 상대방에게 알려 줘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옆에서 아무리 안달을 해도 그 연락을 마지못해, 가능한 한 나중에 하는 사람을 살면서 몇 번은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들에게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평생 감당하기 힘든 수수께끼인 것이다. 이런 능력을 어렸을 때부터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약물 중독이나 뇌손상, 조현병 등으로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 P51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 것이 마음 이론의 유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한다.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타인의 상황과 감정에 일단 공감하는 게 전제되고, 읽기를 마치면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공감을 돌려받게 되니, 좋은 훈련이 되는 게 당연할 것이다. - P51

추리작가 챈들러의 데뷔 시절, 잡지 편집자들은 그의 문학적인 묘사나 대사를 통째로 삭제하곤 했다. "이런 건 우리 독자들이 원하는게 아니에요. 액션에 집중하시죠." 프레드릭 제임슨에 따르면 이 문제에 ‘확고한 이론‘을 갖고 있던 챈들러는 뒷날 이렇게 썼다. "독자 스스로 액션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감정, 묘사와 대사가 빚어내는 감정이다. 단지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 P51

챈들러의 좋은 점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데있다. 그것은 독자를 타자화하지 않고 스스로를 진정 독자의 입장에 놓아 봤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여기에서 몇 마디더 시켜 봤다면, 예를 들어 왜 독자는 감정을 원할까요라고물어봤다면, 그는 마음 이론 비슷한 것을 말했을지 모른다. - P51

우리는 정신 건강을 위해, 마음 이론을 유지하기 위해 소설을 읽을 수 있다. 한편 ‘감정‘을 느끼기 위해 소설을 읽을 수도 있다. 그게 같은 목적이라는 걸 이해하기는 어렵지않아 보인다. - P52

중고생 시절, 미국의 ‘물질주의‘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처음의심하게 된 계기는 히틀러를 피해 건너온 망명자들이 제공했다. 그들은 걸핏하면 자기들 ‘문화‘를 우리 ‘천박한 물질주의‘와 대비시키곤 했다. 들여다보니 그들의 ‘문화‘라는 건 유럽 시절 하인을 부리고 살았다는 것과 그들이 황홀해하는 릴케, 슈테판 츠바이크, 브루크너, 말러에 대한 지식 정도가 다였다. 그들이 말하는 ‘문화‘가 신세계에서 형편만 허락한다면 제대로 누리고 싶은 중산 계급식 물질주의와 감상주의를 뜻할 뿐이라는 걸 발견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폴린 케일,《나는 영화관에서 그것을 잃었다 (I Lost It at the Movies)》, 1965) - P53

문화가 자기편에 있다고 믿기 시작하면 보통 이상의 어리석음에 빠지게 마련이다. - P54

나중에 그녀(폴린 케일)는 문화든, 윤리든, 깜찍한 최신 예술 사조든 주머니에서 화폐처럼 꺼내 흔들어 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한칼에 베어 버리곤 했다. 영화 평론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 P54

그녀는 늘 친구를 대동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나중에 제일 놀란게 평론가들(주로 남자)이 혼자 영화 보러 다니는 것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 P54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윌리엄 허트의 빨간 스카프가 터무니없다든지 「모리스」에서 ‘키 큰 제임스윌비 옆에 서니 더 작고 머리는 커 보이는 루퍼트 그레이브스‘라는 식의 귀여운 코멘트에는 극장을 나서며 친구에게 건네는 말 같은 생생함이 있다. - P54

어떤 주의나 이론에 의지하지 않았다는 것, 맨땅에 헤딩 하듯 자기 느낀 대로만 썼다는 것, 겁도 없고 양보도 없었다는 것은 하나의 특질ㅡ자유든, 정직이든ㅡ을 여러 다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 P55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말해 왔고 그게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 P55

"친구의 기분을 맞춰 줄 목적이라면 평론을 쓸 이유가 없다.
정중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 P55

즉 케일의 반응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대체로 재능 있는 젊은이의 미숙함 (‘과잉‘)에는 호의적이었지만, 완전히 노장이 되어 반복되는 결함이 하나의 잔꾀가 되어 버린 사기꾼(스타일리스트)들에게는 냉혹했다고 할 수는 있겠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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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맡길때 흔히들 그 사람을 믿어줘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오늘 읽은 실험 사례를 통해 어느정도 이 말이 납득이 갔다. 책의 내용을 나만의 문장으로 풀어쓰자면 타인의 인정이 자기 충족적 예언에 더욱 확신을 심어주는 촉매제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충족적 예언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유사용어로 피그말리온 효과가 함께 검색되었다. 개념을 읽어보니 이 책에서 글쓴이가 주장하는 논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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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편견 혹은 고정관념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 혹은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편향은 개인의 성공 역량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한순간 고정관념의 렌즈를 통해 지각되는데 대한 걱정, 즉 고정관념 위협stereotype threat이라 알려진 현상이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을 가로채고, 주의를 분산시키고 이탈시켜, 업무 수행 능력이 기대에 비해 낮아지게 만들 수 있다.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다른 감각기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잡아뒀다가 기억하는 것

사람들이 당신을 재능 있다고 인지한다면 당신은 더 재능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인지는 난관을 뚫고 넘어서는데 필요한 근성도 부여한다.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전망은 부분적으로는 타인의 인정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한 집단 사람들이 인정을 적게 받으면 그들의 확신과 결단력에 대한 격려도 더 적어진다.

직장 내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성별, 인종, 기타 배경이 상이한 사람들을 한 팀이나 조직에 포함시킴으로써 얻는 이득 (또는 손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연구 결과 다양한 팀이 더 뛰어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이 밝혀졌지만, 그런 팀은 내부적으로 더 큰 갈등과 분쟁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성에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동종성에도 장단점이 있다. 동종적인 팀은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겠지만 심각한 맹점도 있다. 예를들면 동종적인 팀은 자신의 수행에 대한 평가에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배심은 부정확한 발언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 사건을 판정할 때 고려하는 사실의 범위가 더 제한되어 있다.

추론 상의 이 착오는 공공보건에서 ‘생태 오류ecological fallacy‘라 알려진 것과 비슷하다. 이는 어떤 인구 전체 차원에서 발생하는 연상 하나를 그 인구집단을 구성하는 개인에 대한 속성을 추론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류다.

생태 오류 ecological fallacy

조사 연구 중 자료 수집 및 해석 과정에서 집단에 대한 관찰만으로 개인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잘못을 말한다. 다시 말해 분석 단위를 잘못 설정한 것이다.

일상의 편향이 눈에 보이는 인상보다 더 광범위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사소한 행동도 그처럼 타인에게 지나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편향을 끝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편향적 행동이 영구히 존속될 이유는 없다. 그것이 일상적인 것이고, 원치 않고 의도치 않은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학습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학습된 것이라면 벗어던질 수도 있다. 그것이 습관이라면 그 습관은 깨질 수 있다.

"누군가를 두려워할 때 당신은 그들을 사물화합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고, 위협이 됩니다. 그래서 그들에 관련된 모든 것은 실제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거지요."

코니 라이스(민권 변호사)

읽기는 워낙 강한 습관이어서 자연스럽게, 또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이 습관을 방해하기는 힘들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진심으로 편견을 없애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심리적 습관에 취약하지요. 의도만으로는 부족해요."

편견은 습관적이고 자동적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행동을 바꾸려면 문제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노력할 만큼 충분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들의 예전 반응을 새로운 반응으로 교체할 만큼 구체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

다양성 훈련의 목표는 일반적으로 차별을 줄이고, 다른 집단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술을 발전시키며, 조직 내에서 더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루게 하는 데 있다.

어느 솔직한 침술사는 침을 놓기 전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 치료를 받은 뒤 더 나아질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고,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스테레오타이핑이 정상이라고 믿는다면 굳이 변해야 할 동기가 줄어들 수도 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가 객관적이라고 느낄 때 더 심하게 차별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편향적 행동을 중단하려면 먼저 차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이는 차이에 대해 ‘눈을 감으려고‘ 애쓰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런 차이를 부정하려고 애쓰는 것이 차별을 강화한다고 드바인은 단언한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차이를 인지한다. 어쨌든 인간은 연령과 성별과 피부색을 본다. 그건 시각이다. 사람들이 이런 범주에 대한 연상을 하는 것은 문화다. 이런 연상을 이용해 어떤 인물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습관이다. 드바인은 그렇게 믿는다.

문제는 차이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차이에 대해 해로운 방향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정관념을 확인해주는 정보를 찾고 싶어 하고, 그것과 상충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현실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마음속에 있는 세상의 지도에 끼워 맞추려고 애쓴다.

누구에게든 사연이 있었는데, 그것은 편향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강조했다.

"저는 편견 때문에 가족을 잃었어요. 그래서 편견과의 싸움에 제 인생을 바치고 있어요"

워크숍 최종 단계에서 드바인과 콕스는 각자의 편향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했다. 고정관념이 작동하는 것을 인지하면 능동적으로 그것을 대안적 이미지로 바꾸라고 제안한다.

한 사람의 행동이 선천적 특징에서 나온다고 짐작하기보다는 그 행동을 한 상황적 이유를 찾아보려 하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또한 다른 사람의 관점에 서보라고 제안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 접근법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 더 강력해진다.

"나는 여러분에게 편향은 깨질수 있는 습관이라는 의견을 제기합니다."

흘낏 지나치는, 보이지도 않고 제어되지도 않으면서 행동과 반응과 생각을 건드리는 것이 편향이다.

한 인간의 감지되지도 않은 가정으로 시작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결국 편향이란 깊이 각인된 것이고 변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며, 24시간 내내 연중무휴로 온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문화적 메시지 때문에 강화된 것이 아닌가.

약물 남용 습관은 너무 강력해서 사람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굴복한다. 그러나 약을 하거나 보상을 받거나 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앞에 놓이면, 사람들은 저울질 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그들을 습관적 사고 밖으로 끌어내 기존과는 다르고 더 의도가 있는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습관적 사고는 대뇌 기저핵basal ganglia과 소뇌cerebellum를 포함하는 뇌의 여러 부위를 사용한다. 의도적 사고를 할 때 전두엽 피질을 사용하는데, 속도가 느리고 더 많은 노력이 소요된다. 그 부위는 계획과 복잡한 결정을 담당한다.

레디시와 레지어는 약물과 현금의 선택지에 대한 의식적 생각이 사람들로 하여금 행동의 결과를 더 많이 고려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습관적 사고를 떨쳐버리는 것은 약물 복용자들이 다른 길을 선택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준다.

편향을 선택지 중 하나로 보는 것이 그가 자동적인 사고양식에서 의식적 사고로 나아가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그 워크숍이 꾸준히 달성하는 효과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편향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의 확대다.

단순히 반응만 하던 것에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는 쪽으로 태도가 변하자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났다.

1960년대 후반, 밀턴 로키치Milton Rokeach라는 사회심리학자는 자아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 층위 중의 몇 가지는 다른 층위보다 더 중심에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가치는 자기감sense of self에서 핵심에 위치한다. 신조나 세계에 대한 지식은 그보다는 약간 덜 중요하다. 우리가 보유한 연상과 고정관념은 우리의 정체감에서 그보다 더 멀리 있을 것이다.

자기감 내에 존재하는 이 계층적 서열은 중요하다. 중심에 가까울수록 변화에 대한 저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가령 한 사람이 전통이나 안전이나 공정성을 귀중하게 여기는 걸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장 깊은 심층부의 어떤 것을 바꿀 수 있다면 그에 따른 영향은 파급력이 클 것이다.

‘치료법therapy에 대해 생각할 때 그 목표는 흔히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방식에서 중심이 되는 절차process를 바꾸는 데 있다.‘

한 사람의 가치관 ㅡ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판단ㅡ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그들 자신과 세계에 대한 신조와 지식을 바꾸기는 더 쉬울지도 모른다.

매디슨 워크숍은 바로이 층위에 집중한다. 자신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의 믿음이나 그런 편향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이 층위는 실제로 변화 가능하다. 사람들이 그들 자신이 교외는 아니어도 차별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더라도, 공정성과 평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그 깨달음은 행동을 촉구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내적 일관성을 이루고 싶어한다.

콕스는 "우리가 사람들의 가치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가치에 걸맞게 살지 못하고 있음을 일깨워줄 수는 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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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젊어지는 기적의 눈 건강법 - 백년 쓰는 눈 만드는 내 눈 사용 설명서
주천기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눈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들부터 건강한 눈을 위한 각종 관리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노안과 관련된 각종 안과관련 질환들을 소개하면서 의사들이 수술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 까지도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다. 눈 건강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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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1-29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 건강 명심해야겠습니다 곧 이 달도 끝나네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1-29 19:23   좋아요 1 | URL
눈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이 책에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서곡님도 눈 건강관리 잘 하시면서 즐거운 독서생활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눈과 연관된 질환들을 언급하며 예방 혹은 발병 후라면 철저한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자외선은 대부분 수정체가 흡수한다. 그러나 수정체가 모든 자외선을 충분히 흡수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외선에 노출되면 망막이 손상을 입는다. 자외선으로부터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외출을 할 때는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 P217

금연과 식이 조절 역시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지난 10년 동안 호주에서 흡연자의 안질환 발병률을 연구했다. 그 결과, 흡연을 하는 사람은 노년기에 황반변성이 나타날 위험도가 4배 정도 높았다. 과체중도 마찬가지다. 비만인 사람일수록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약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니, 흡연하는 습관을 버리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를 권한다. - P217

가족력이 있거나 한쪽 눈에 이미 황반변성이 있으면 항산화제를 포함한 비타민을 먹자. 비타민 C와 E, 아연 등의 항산화제를 복용하고, 녹황색 채소와 등 푸른 생선을 꾸준히 섭취해 황반변성을지연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 - P217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눈 상태를 항상 점검하는 태도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 근시나 두통이 심한 사람은 40대부터는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자. 60세 이상은 6개월에 한 번, 60세 이하는 1년에 한 번 황반변성이 있는지 검진받아야 한다. 조기 발견과 빠른 치료로 심각한 시력 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제일이다. - P217

백내장과 함께 흔히 들어본 안질환이라고 하면 녹내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백내장은 수술을 하면 비교적 치료가 간단하지만 녹내장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을 입을 때 발병하는데,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손상의 정도가 심할수록 실명의 위험이 높다. - P218

안압이 상승하면 시신경이 손상을 입는다. 눈 속에 있는 액체 즉, 방수의 양에 따라 안압 수치의 높고 낮음이 좌우되는데, 노화로 방수가 줄면 눈 내부의 압력이 정상치보다 높아진다. 이로 인해눈이 단단해지면서 망막의 시신경에 장애를 일으킨다. 이는 곧 시야가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나중에는 시력을 영영 잃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녹내장이다. - P219

녹내장이 진행되면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쳐 안압이 서서히 증가한다. 그래서 눈에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환자가 먼저 증상을 자각하고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극히 적다. 시신경이 상당히 손상된 말기에 이르러서 시야가 좁더라도 시력은 적잖이 정상으로 나온다. 환자가 시력 장애를 느끼고 병원을 찾으면 이미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되어 손쓸 수 없는 상태일 때가 많다. - P219

증상이 없는 질환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나이 들수록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 P219

녹내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압이 높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하기 쉽고 근시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발병률이 더 높다. 특히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다면 일찍부터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P220

녹내장을 자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시력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거나 두통, 구토, 어깨 결림이 함께 찾아온다면 진찰을 받아보자. 눈에 통증이 있거나 심한 피로와 이물감, 흐린 시야 등으로 거슬린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없는 사람이 3명 중 1명 정도로 그 수가 많은 편이다. 자각 증세만으로는 개인차가 있기에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조금이라도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P221

급성 녹내장은 갑작스럽게 눈이 충혈된다. 각막이 부어서 시력이 저하되고 심한 눈의 통증과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이 함께 나타난다. 이때는 즉시 수술 등의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 P222

하지만 급성 녹내장보다는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 녹내장이 훨씬 흔하다. 중년이 지나서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이상해지고 나서야 느끼는 경우가 많다. - P222

약이나 수술로 녹내장을 완전히 없애는 건 어렵다. 최근 소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약제들을 통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조절할 수밖에 없는 병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조절하고 치료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실명의 위험이 적다. 하지만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발견됐으면 실명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만 한다. - P223

녹내장은 안약으로 안압을 낮추며, 필요에 따라 수술을 하기도 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점안약과 내복약을 쓴다. 안약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눈의 상태에 따라 적당한 안압 하강제를 처방한다. 점안약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먹는 약을 추가하기도 한다. - P223

간혹 증상이 없다고 마음대로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도 있다. 녹내장 약을 먹다가 말면 시야가 이상해지는 증상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으니, 도중에 멈추지 말고 꾸준히 치료를 받자. - P223

녹내장 증상이 있다면 많은 양의 물이나 커피,차 등의 음료를 한꺼번에 마시지 말자. 그리고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곳에서 오랜 시간 영화를 보거나 책을 들여다보지 말고, 될 수 있는한 목이 편한 복장을 한다. 특히 넥타이를 너무 조이면 목의 혈관을 압박해 안압을 높일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자. 녹내장은 조기 발견이 최선이고, 지속적인 관리만이 실명을 막는 최고의 방법이다. - P224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혈관 장애가 생기면서 2차 합병증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당뇨병으로 인한 신장병증, 신경병증, 망막병증이 있다. 그렇다. 당뇨병은 눈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앓은 사람의 눈에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주로 망막층을 침범하고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라고 부른다. - P225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서서히 진행된다. 비증식성 시기를 거쳐 점차 증식성 시기로 옮겨간다. 모세혈관이 좁아지고 결국에는 막혀, 망막의 미세혈관에 순환 장애가 나타나면서 비증식성 망막병증이 시작된다. 이 상태에서 순환 장애가 악화되면 망막조직에 산소가 부족해진다. 그러면 그 부위에서 혈관 신생인자가 분비되고, 시신경이나 다른 망막 부위에서 신생혈관이 증식한다. 이를 증식성 망막병증이라고 한다. - P226

새로 만들어진 혈관은 정상적인 혈관보다 약해서 쉽게 출혈을 일으킨다. 가벼운 출혈이 일어나면 눈앞에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 나타난다. 출혈이 반복되고 악화되면 유리체가 혈액으로 가득차 시력이 떨어지고, 유리체의 섬유조직이 증식되면서 망막박리도 일어나 결국 실명한다. - P226

당뇨병성 망막병증 역시 녹내장처럼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상당히 무서운 병이다. 눈이 불편해지는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아오면 당뇨병으로 인한 황반부종이 생겨, 시야 한가운데의 물체를 바라보는 중심 시력이 떨어졌거나 유리체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견인성 망막박리 등이 동반된 증식기에 접어든 케이스가 많았다. 이때는 이미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추가적으로 안과 진찰을 받아 눈의 상태를 살피고,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다음 단계로 병이 악화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 P228

당뇨 합병증과 가장 관련 있는 인자는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다. 보통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았다면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에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눈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 P228

당뇨병성 망막증에 시행하는 처방은 가난한 집의 장남을 대학교에 보내기 위해 온 식구가 희생하는 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눈에서 제일 필요한 시력인 황반부의 혈관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를 전부 레이저로 지져버리는 치료를 한다. - P230

당뇨병은 혈관병이다. 혈액이 몸의 구석구석까지 원활하게 공급되어야 하는데, 썩은 파이프 같은 혈관으로는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제대로 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파이프의 시작 지점은 괜찮은데 중간 지점에 문제가 있으니, 가는 도중에 산소와 영양분이 줄줄 새고 난리가 나는 것이다. 이때 혈액 공급을 기다리던 끝 지점에서는 SOS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받고 출발지점에서 다시 파이프 즉, 혈관을 새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한다. - P230

문제는 신생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약해, 기존에 있던 파이프보다 더 썩었다는 데서 발생한다. 신생혈관이 오히려 눈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파이프 끝 지점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멈추고, SOS 신호를 못 보내도록 아예 레이저로 태우는 치료를 시행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들이 받는 레이저 치료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230

당뇨병성 망막증의 관리는 당뇨병을 앓은 기간과 혈당 조절 정도가 어떻느냐에 달렸다. 초기에 혈당을 엄격히 조절할 경우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고지혈증과 고혈압이있거나 흡연이나 비만 등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요소들도 함께 주의해야 한다. - P231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고혈압을 앓는 사람이 늘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 발생률이 높은데 뇌와 심장, 신장, 대동맥, 눈 등에서 혈관질환을 유발한다. 우리 몸에 혈관이 없는 곳이 어디 있던가? 그중에서도 특히 혈관이 밀집한 중요 기관에 고혈압성 질환이 생기기 쉽다. - P232

혈압이 상승하면 망막의 혈관이 수축 즉, 좁아지는데 이때 망막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아주 심한 고혈압일 경우에는 망막의 모세혈관이 막히기도 한다. 대부분 고혈압 때문에 망막이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출혈과 회복을 반복해 망막의 혈관 벽이 두꺼워지는 경화성 변화가 오고, 이로 인해 혈관이 더욱 좁아진다. 망막혈관이 좁아지면 시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합병증까지 겪을 수 있다. - P233

망막의 혈관이 막히면 시신경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녹내장이 발생할 가능성도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 훨씬 높다. 고혈압성 망막질환을 앓는 사람은 "요즘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오른쪽 눈이 흐려졌어요"라고 증세를 설명하거나 "시력이 떨어졌나봐요. 앞이 잘 안 보여요"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증세는 다를 수 있지만 어쨌든 시야에 이상을 느낀다는 점은 같다. - P233

다시 말하자면 고혈압성 망막증은 혈압 상승에 따른 망막 혈관벽의 경화성 변화로부터 비롯된다. 혈관이 심하게 좁아지고, 망막이 제대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다. 허혈성 변화가 나타나고, 심한경우 혈관이 터지면서 망막에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 P233

또한 고혈압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망막의 세동맥이 굳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실명할 수 있으므로 고혈압인 사람은 시력 이상 증세를 절대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 P234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고혈압에 의한 눈의 이상 증세는 정상 혈압인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고, 동맥경화성 변화는 연령의 증가와도 관련이 깊다. 따라서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약을 복용하며 망막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고혈압 병력이 없는 사람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고, 망막 검사를 받아 초기에 안질환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자. - P234

혈압이 높아지면 망막혈관에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에도 정맥과 동맥이 있는데, 이 혈관들의 두께가 좁아진다거나 똑바로 쭉 뻗어 있어야 할 혈관들이 뒤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단순히 수치만 보고 혈압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면 안 된다. 혈압때문에 혈관이 어떤 형태로 변했는지를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 - P234

혈압이 높은 수치여도 사람에 따라 큰 영향을 주기도 하고,
이렇다 할 반응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정상 혈압의 수치를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니 망막혈관의 변화를 살피며 고혈압이 눈의 혈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를 관찰하는 게 고혈압성 망막질환을 제일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 P235

당뇨병이 있을 때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필수적으로 확인해봐야 하듯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고혈압성 망막질환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 P235

고혈압성 망막질환은 약이나 레이저로 치료한다. 단, 혈압을 낮추는 약을 먹으면 망막의 출혈이나 질환의 경과를 막을 수 있지만 다른 안질환과 마찬가지로 한번 진행된 병세는 회복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레이저는 변화가 생긴 망막의 일부를 응고시키는 치료다. 혈관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막는 예방적 처방이라고 보면 된다. - P235

혈관의 변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기관인 눈 안을 들여다봄으로써 고혈압성 망막질환은 추적과 관찰이 용이하다. 따라서 병의 진행상태를 주기적으로 살펴 그때그때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자. 정기적인 검진의 중요성은 고혈압성 망막질환도 예외가 아니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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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선 눈 수술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눈에 관해 잘 몰랐던 나같은 사람도 책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여기에 밑줄긋지는 못했지만 특별히 글과 함께 눈과 관련된 그림들도 곁들여져서 저자가 설명한 내용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눈 건강과 눈 수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서 읽어 볼 수 있게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환자 역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 및 합병증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처방받은 안약을 지시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해야한다. 특히 눈을 비비거나 수술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등 의료진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자. 수술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P187

수술로 노안의 모든 불편한 증상이 사라지면 정말 좋을 텐데, 사실수술은 모든 치료의 종착점이 아니다.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이 있다. - P188

첫째, 노안 시력 교정 수술로 평생 눈이 잘 보일 것이라 착각하면 안 된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의 신체는 계속 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노안 역시 진행 중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노안시력 교정 수술은 수술을 받는 시점에 제시하는 해결책이다. 노안시력 교정 수술 이후에도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불편한 증상을 다시 겪을 수 있다. - P188

둘째, 수술 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수술은 시작일 뿐 수술 결과를 유지하는 것은 환자 스스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각막의 혼탁, 원추각막, 감염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안질환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 P189

수술 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감염이다. 눈에 손을 대지 말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안약을 넣을 때도 손을 씻은 뒤 넣는다. 또 안약을 넣을 때 절대로 눈을 누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수술 당일에는 세수나 목욕, 화장, 운동도 금물이다. 수술의 종류에 따라 눈에 자극이 되는 활동을 허용하는 날짜도 다르니, 반드시 병원의 안내를 따른다. - P189

보호용 안대도 제대로 착용하자. 수술을 받은 뒤 1~2개월은 잠을 잘 때 보호용 안대를 쓰는 것이 좋다. 어떤 상황에서든 눈을 비비거나 세게 누르면 안 된다. 자는 동안 눈에 손을 대는 일이 없도록 보호용 안대를 꼭 사용한다. 그리고 음주도 한동안은 피한다. 음주로 인해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술에 취해 눈을 문지를 염려도 있다. - P189

자외선은 백내장이나 익상편 등의 안질환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백내장 수술을 하면 수정체에서 걸러지는 자외선의 양이 줄어들고, 빛이 바로 눈을 통과하기 때문에 반드시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백내장 수술뿐 아니라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직후에도 자외선이 각막표면에 손상을 입혀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으니 주의하자. - P191

이밖에도 수영장이나 대중 목욕탕 등 각종 안질환이 옮을 수 있는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이 너무 많아 공기가 탁하거나 통풍이 되지 않는 밀폐된 장소도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여 전염성 안질환에 걸리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고, 수술 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다. 부디 수술받은 직후에는 전염성 안질환을 평소보다 더욱 조심하자. 수술을 받은 눈은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예민하고 약한 상태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이러한 노력이 더는 귀찮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 P191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부족한 병이 아니다. 꼭 건조하다는 느낌이 아니더라도 눈이 자주 충혈되거나 눈 안에 뭔가 이물질이 들어간 것처럼 툭툭 걸리는 느낌, 햇빛이나 형광등 아래에서 발생하는 눈부심 등도 안구건조증의 증상에 속한다. - P194

눈곱이 자주 끼는 증상도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건조함으로 인해 눈물막이 파괴되면 일시적으로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니 위와 같은 증상에 각별히 신경 쓰자. - P194

자잘하다고 해서 눈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병이 아니라고 단정짓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병원 근처에도 가보지 않고는 혼자 ‘별것 아니겠지‘ 하며 판단하는 일도 금물이다. 평소 안구건조증의 증세와 정도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자. 심각한 안질환으로 발전하기 전에 말이다. - P194

대부분 안구건조증을 눈물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여기지만 사실 눈물이 부족한 현상만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눈물이 많이 나오는 사람도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눈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눈물이 더 나는 현상일 수 있다. - P195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윤활유 역할을 하는 ‘정상적인 눈물‘이다.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줄줄 흐르는 눈물은 정상적인 눈물이 아니다. 그저 안구 내의 눈물이 부족할 때 나오는 반사적인 ‘물‘일 뿐이다. 비정상적인 눈물은 윤활유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 따라서 눈물이 줄줄 나온다고 해서 눈물이 충분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 P195

눈 표면에는 눈을 깜빡일 때마다 안구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눈물막이 형성된다. 눈물막은 크게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한 가지 층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져서 안구건조증이 온다. - P195

사실 눈물막에서 중요한 건 지방층이다. 즉, 물보다 기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지방층은 눈물이 증발하지 않도록 보호해, 눈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준다. 지방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눈물은 금세 말라버리고, 눈물이 다시 생성되어도 보호막이 없어 눈이 쉽게 건조해진다. - P196

지방층에는 기름이 나오는 피지선의 일종인 ‘마이봄샘‘이 있다. 그런데 눈가에 노폐물이 쌓이면 마이봄샘의 입구가 막힌다. 화단에 물을 주는데 누군가 호스를 밟으면 물이 찔끔 새어나오다 곧 멈춰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마이봄샘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으로 기름이 나올 수 없는 상태로 방치했다가는 눈 곳곳에 염증이 생기고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 P196

속눈썹이 있는 눈 가장자리가 빨갛게 붓거나 눈 끝에 고름 같은 눈곱이 생기는 것, 눈이 뻑뻑하고 쿡쿡 찔리는 느낌, 속눈썹이 자주 빠지거나 눈이 자주 충혈되는 증상은 대부분 마이봄샘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이때는 안과에 가서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평소에 마이봄샘에서 원활하게 기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손바닥 찜질 (138p)과 온열 찜질(141p), 눈꺼풀 청소(146p)를 꾸준히 실시하자. - P197

온열 찜질로 눈을 촉촉하게 만들었다면 눈가 노폐물을 깨끗이 제거하는 눈꺼풀 청소도 시행해보자. 기름샘 주변의 노폐물을 닦아내 노폐물로 기름샘이 막히는 일을 예방한다.
눈꺼풀 청소는 집에 있는 도구로 아주 간단히 할 수 있다. 면봉과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만 있으면 된다. - P146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눈꺼풀을 닦은 뒤 면봉을 보면 먼지와 노란색 기름이 묻어나온 흔적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눈꺼풀을 닦아내는 청소 역시 하루에 두 번 한다. 특히 눈에 화장을 한다면 저녁에 화장을 지운 뒤 눈꺼풀 청소를 꼼꼼하게 해보자. - P146

온열 찜질로 막힌 기름샘을 녹인 뒤 인공눈물을 적신 면봉으로 기름샘을 닦아내면 기름의 분비가 훨씬 원활해진다. 온열 찜질과 눈꺼풀 청소를 연달아 하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눈꺼풀 청소만 해도 괜찮다. - P147

안구건조증은 왜 생길까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노화에 의한 것으로 가장 흔하다. 노화가 진행되면 눈물의 분비량이 줄거나 눈물막의 상태가 불안정하게 변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노안으로 인해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안 보이는 시력 저하 증상도 불편한데,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이 한층 더 불편해지는 셈이다. - P197

둘째는 환경적 요인이다. 공부하거나 일하는 공간이 건조하거나 연기, 먼지, 햇빛,바람 등의 영향으로 눈이 자극을 받으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독서나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오랜 시간 집중해 눈을 사용하는 습관도 경계해야 한다. 무의식 중에 눈의 깜빡임 횟수가 줄면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 P198

셋째, 만성 결막염에 의한 발병이다. 결막에는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있다. 그러나 염증으로 인해 세포수가 줄면 점액 분비량이 적어져 수분을 점액층에 붙잡아둘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눈물막의 수성층이 눈을 촉촉하게 감싸지 못하고, 곧바로 눈물관을 통해 코로 흘러나간다. 즉, 염증이 건조한 안구를 만드는 것이다. - P198

넷째,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한 원인이 있다. 갱년기 때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눈물이 생성되는 양도 줄어든다. 여성호르몬이 눈에 인접한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 P198

다섯째, 갑상선질환에 의해서도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갑상선항진증으로 안구가 돌출되거나 눈이 커질 수 있는데, 이때 과도하게 눈물이 증발되거나 눈물 생성량이 감소할 수 있다. - P198

그 외에도 류머티스성 관절염, 눈과 입 등 몸전체가 건조해지는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공피증, 비타민 A 결핍증,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으면 눈물의 양이 감소한다. 약물 복용에 의해서도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항생제나 항히스타민제, 이뇨제, 고혈압치료에 쓰이는 베타차단제(교감신경 차단제), 수면제, 피임약, 일부여드름 치료제나 항우울제, 마취제 등이 눈물을 마르게 한다. - P198

사람은 보통 하루에 2~3ml 정도의 눈물을 흘린다. 눈물이 없으면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꺼풀과 안구 표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력 때문에 각막과 결막 표면의 상피세포들이 손상된다. 이러한 세포의 손상을 막기 위해 인공눈물을 처방한다. - P199

인공눈물은 안구건조증에 아주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 도구다.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은 자주 넣을수록 도움이 되고, 방부제가 있는 제품은 하루에 6회 정도 사용하는 게 좋다. 인공눈물은 눈물이 부족할 때뿐만 아니라 지방층의 이상으로 안구건조증이 생길때도 적절한 처방이 된다. - P199

이와 더불어 안구건조증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생활습관이 있다. 첫 번째, 지나친 난방 기구 사용을 자세하는 것이다. 난방 기구는 실내를 건조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눈속의 수분까지 빼앗는다. 겨울철엔 18~20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로 60% 이상의 습도를 유지한다. - P199

두번째,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쓴다. 자외선을 눈에 그대로 쪼이면 각막에 자극을 주고, 염증이 생겨 안구건조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 P199

세 번째, 과도한 음주를 피한다. 술을 마시면 몸에서 탈수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곧 눈물막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눈물을 쉽게 증발시켜버린다. - P200

백내장은 눈 안에 위치한 수정체에 나타나는 혼탁을 말한다. 문자 그대로 불순물이 생겨 흐려지는 것이다. 깨끗하던 유리창에 비바람이 들이친 뒤 불투명해진 모습을 떠올려보자. 투명한 유리창은 정상적인 눈의 수정체를 의미하고, 더러워진 유리창은 백내장에 걸린 눈의 수정체를 뜻한다. 즉 수정체의 혼탁은 유리창을 지저분하게 만들어 제대로 보는 것을 방해하는 얼룩과도 같다. - P202

눈으로 들어온 빛을 굴절시켜 초점을 맺게 해주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면 가장 먼저 시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사물을 바라볼때 눈부심 현상이나 두통이 생길 수 있고,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뿌옇게 보인다. 백내장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 P202

노안은 가까운 글자가 침침하게 보이는데, 백내장도 시야가 뿌옇게 보이기 때문에 백내장을 노안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백내장은 물체와 눈의 거리가 멀고 가까운 것에 관계없이 모두 뿌옇게 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노안의 경우, 밝은 곳에서 볼 때나 가까운 거리의 물체는 그나마 잘 보인다. 백내장은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침침하게 보이는 주맹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니,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했다면 백내장인지 노안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 P203

평소에 괜찮다가도 밝은 곳에서 때때로 뿌옇게 보이면서 눈이 부신 경우에도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시야가 희미한 상태에서 사물이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나 갑자기 가까운 곳의 작은 글씨가 또렷하게 잘 보이는 현상도 백내장 증상의 일부다. - P203

갑자기 눈이 안 보이는 것도, 갑자기 눈이 잘 보이는 것도 눈에 찾아온 이상 변화다. - P203

백내장이 생기는 주된 원인은 노화다. 그러나 노화 외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눈 속의 염증, 선천적인 요인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복용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포도막염을 앓거나 녹내장 약을 오래 사용한 경우,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경우에도 백내장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 - P204

노화 현상에 의한 백내장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서히 진행되며, 대부분 몇 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발전한다. 그러나 노화가 아닌 외부 원인에 의한 백내장은 갑자기 생기고 빠르게 진행된다. 즉, 똑같이 백내장으로 진단받았어도 발생 원인과 개인차에 따라 진행 속도나 경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 P204

백내장 수술은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넣는다. 기존의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거리 조절 능력이없어서, 가까운 곳이나 먼 곳 중 하나만 택해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수술 후에도 초점을 맞추지 못한 거리를 잘 보려면 안경을 써야했다. 요즘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렌즈로 수술한다. 가까운 곳이나 먼 거리 모두 조절이 가능해져,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바로잡는 기가 막힌 효과를 내고 있다. - P206

황반부는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색과 사물을 구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황반부에 이상이 생기면 보고자 하는 사물의 가운데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중심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 결과 전반적인 시력의 감소나 상실까지 초래한다. - P212

황반변성은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눈다. 노화로 인해 황반부조직이 얇아지거나 위축되면 황백색 노폐물이 쌓여 망막세포가 죽는다. 이를 건성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고, 시력 감소가 그다지 크지 않다. - P212

한편 환자가 "갑자기 눈앞에 까만 게 보여요" 또는 "윙크를 하다가 우연히 사물이 휘어져 보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왜 그러는 걸까요?"라고 말한다면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한 것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빠른 진행이 특징이다. 망막 밑에서 약하고 터지기 쉬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들이 생기면서 황반부 아래에서 삼출물과 혈액이 새어나간다. 이때 황반부가 압력을 받는다.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급격히 나타나고,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치료가 시급하다. - P213

황반부가 노화하면 직선이 휘어지듯 보인다. 특히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볼 때 비틀려 보이고,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심하거나 그림의 특정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잘 안 보이는 증상을 겪는다. 그러다가 황반부의 세포가 완전히 죽으면 시야 한가운데에 검은색 점이 생기며,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 P213

갑자기 물건이 휘어 보이기 시작했거나 볼록 렌즈를 씌운 것처럼 사물이 왜곡되어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보자. 황반변성에 걸렸는지 아닌지 걱정된다면 물체가 비틀려 보이는 정도를 꾸준히 체크하고, 증상이 심해지는 느낌이 들면 바로 병원을 찾자. - P214

황반변성은 자가진단법을 통해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바둑판 모양의 직선과 가운데의 까만 점으로 이루어진 암슬러 격자라는 검사표가 있다. 30cm 떨어진 거리에서 한쪽 눈을 가린 채 까만 점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보면 된다.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네모 칸이 일정하지 않거나, 동그란 점이 퍼져 보이거나 희미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꼭 암슬러 격자가 아니더라도 모눈종이를 가지고 집에서 체크해볼 수 있다. - P214

황반변성은 나이와 관계 있는 질환이다. 노화에 따라 망막의 대사기능이 떨어지고, 활성산소가 황반부에 손상을 주면 황반부에 변성이 온다. 흡연을 하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비만일 때, 자외선을 많이 쬐는 것도 황반변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정확히 꼭집어 ‘무엇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니, 세월의 흐름이 몸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노인성 안질환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 P215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황반변성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시야 가운데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있다. 또는 시야 가운데에 검은색 점 또는 흰 부분이 보인다. 직선이 구불구불하게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한쪽 눈은 정상이고, 다른 쪽 눈에만 황반변성이 생겼을 때다. 위와 같은 불편한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발병 후 몇 년까지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다. - P215

비문증으로 불리는 안질환은 검은색 점이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라 눈앞에서 날벌레처럼 움직이는 증상을 겪는데, 황반변성에도 이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다만, 황반변성 때문에 생기는 검은색 점은 위치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황반변성과 비문증을 구분하는 건 움직임이다. 두 질환을 구별해야 한다. - P215

황반변성은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고, 비문중은 불편함을 야기하지만 시력은 보존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자칫 황반변성을 비문증으로 가볍게 치부해 영영 앞을 못 보게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 P216

아직 황반변성은 조기 검진으로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황반변성의 유발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노화나 유전적인 요소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재 조절 가능한 원인들이 있는데 자외선 차단과 금연, 식이 조절이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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