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에티오피아 단세 모모라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8월
평점 :
품절


마시면서 은은한 향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리뉴얼된 포장 디자인도 깔끔한 느낌이 들었는데 포장 디자인처럼 목넘김도 깔끔한 느낌이 드는 드립백 커피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느낌이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지는 않은 제품입니다. 간단한 선물용으로 지인분들께 선물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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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내용들이 나오는데 특별히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데 정신없는 나머지 역사를 비롯한 옛 것에 그다지 관심없는 한 인물(은하수)과 역사와 옛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우리 민족의 뿌리를 탐구하고 연구하는 한 인물(형연)간에 주고 받는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소설의 제목이 풍수전쟁이다보니 역사에 조예가 깊은 인물의 말에 의해 이야기가 흘러가기는 하나 어느 한 쪽만의 삶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하기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양 쪽의 삶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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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의 대화 중에 인문학과 관련하여 형연이 은하수에게 하는 얘기들이 있는데 인문학의 본질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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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간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가고 이후에 이들에게 암호처럼 던져진 ‘회신령집만축고선‘ 이라는 말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쭉 펼쳐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소설은 처음이라 좀 낯설긴 하지만 암호같은 메시지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색다른 긴장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총독부가 이 주문을 실행했고 아직 아무도 다이이치의 여덟 글자를 풀지 못했으니 주문이 아직 살아있다 볼 수밖에 없어. 우리가 모르는새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을 거야"

"내 눈에는 풍수니 주문이니 하는 게 허황되기 짝이 없지만 너는 죽도록 이 숙제 아닌 숙제에 도전하겠지. 돈 한 푼안 나오는 케케묵은 갑골문까지 연구하는 참이니."

"갑골문 연구는 아주 중요한 거야."

"하이가 아니라면·혹시 헬로우라고 했나?"
"그건 아냐."
"하하, 좀 받아 주지 민망하네. 그럼?"
"바다."
"바다를 뭐라 했냐니까?"
"해를 바다라 발음했어. 은나라 때는."

늘 허황된 것만 같은 형연의 말은 항상 따라가다 보면 튼튼한 근거와 논리가 이어져 있었다.

"글쎄. 나는 언젠가 어느 순간부터 우리 한국인은 작아져야 마음이 편하게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 과거의 빼앗긴 역사를 알고 나면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 상태가 중국이나 일본 같은 강대국들이니 피하고 싶은 잠재의식도 있겠지."

은하수는 형연이 긴 이야기로 우회하여 자신을 꾸짖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 너는 우리의 역사에 관심이 없냐고. 의미를 상실한 현대인들처럼 이기적인 삶만을 추구하냐고. 

"나는 이 편하고 재미있는 세상에 그런 거 생각하는 자체가 싫어. 너는 왜 그런 데 관심을 가지는 거야? 그냥 경제나 잘 꾸리고 일상에 충실하면 행복하지 않을까?"

"마주하는 않는 역사는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우리를 형성하고 있어. 그러나 올바른 역사를 밝히는 건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거야."

"역사를 모르면 나 자신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 멀리 이민 가서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존재란 시간이 쌓여 형성되는 거야, 종적 개념이지. 여기저기 횡적으로 좋은 것만 짜깁기해서는 정체성이 없어."

"스스로를 깊숙이 돌아보면 반드시 역사를 마주치게 돼. 그러나 마주칠때마다 보이는 건 중국과 일본에 의해 형편없이 구부러지고 축소된 모습이지. 싫을 수밖에 없어. 외면하고 싶은 게 당연해."

"나는 작아져야 마음이 편한가 봐. 역사가 싫어서 외면하고 물질적인 가치만 따져서 짜깁기한 작은 사람. 너한테 한참 혼나니까 이제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네."

"너를 비난하려고 했던 건 아냐. 너의 길에도 충분히 큰 의미가 있어. 단지 나는 누구에게든 역사의 중요성을 말할 수밖에 없어."

"네가 꼭 내게 동의하거나 공감할 이유는 없어. 나는 나의 길이 있고 너는 너의 길이 있으니까."

"알았다니까! 왜 자꾸 쓸데없는 말을 하는데?"
한껏 짜증을 낸 뒤 전화를 끊어버린 은하수는 형연과 조금 가까워지나 싶다가도 또 옛날처럼 어긋나기만 하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니었는데도 형연은 항상 은하수의 깊은 곳을 아프게 찔러왔다.

"자기는 법학이 철학의 좀 더 엄중한 단계라 생각했대. 철학이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법학은 옳지 못하다는 판단이 서면 처벌까지 다루니 철학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 법학을 택했대."

"그런데 도대체 그런 이상한 친구 때문에 의기소침할 필요가 뭐 있어? 그 친구가 하는 건 애국이 아니야, 사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패배자의 몸짓일뿐이야. 사람들에게 제발 좀 봐달라는 거지. 그런 것에 넘어가면 안 돼. 그 친구는 잘 알아. 본인 스스로 본인을 기만하고 있다는 걸."

생각을 이어 간 끝에 은하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이 형연이든 누구든 남이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기인하고 있으며 그 실체는 헛돌고 있다는 무력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제의 핵심은 형연과 마주친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어떤 일을 하건, 그것이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건 없건 자신이 이토록 처지는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었다.

‘본질?‘
형연과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차이였다. 허황되기 짝이 없어 보이지만 나라에 걸린 주문을 풀겠다고 외치는 형연과 달리 자신은 떠맡은 일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었다.

대통령에게 보내진 주문을 푼 일, 그것이 인구감소의 비극을 경고하는 메시지인 것을 알아낸 일, 그 주범을 잡는 경찰들을 독려하는 일 등, 그 모두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인지도 몰랐다.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싶었다. 껍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청량리에서 KTX로 불과 한 시간밖에 안 걸리는 제천까지 가는 길은 기찻길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과 치악산의 절경이 끊임없이 이어진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사회는 구조적으로 경쟁을 붙이게 되어 있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그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이 경쟁하고 또 경쟁하지. 끝날 수 없는 굴레야."

"오해하지 마. 나도 경쟁 사회가 무조건 옳다고 말하는 건 아니야. 세상 모두가 치열하게 살아가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이 시대에 어떻게 경쟁이 없을 수 있겠냐는 거야. 조금이라도 더 능력있는 사람이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하잖아."

"다른 힘이 있어. 인문학이지. 세상의 모든 학문은 사회가 잘 돌아가게 하고 일이 잘 풀리도록 하는 게 그 본연의 역할이지만 인문학은 그 반대야. 잘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줄곧 시비를 걸어대는 거지. 왜 그렇게 잘 돌아가는 거요? 그렇게 잘 돌아가는 데는 필시 문제가 있을 거요, 하는 거야."

"인문학이 추구하는 힘은 실용적, 실질적 학문과는 갈래가 아예 달라. 과거에 네가 했던 공부는 직업을 구하고 평생의 벌이가 되는 공부지만 인문학 공부는 사회의 쓸모와 그다지 연결이 잘 되지는 않아."

"대신 인문학 공부는 돈이나 지위같은 같은 다른 힘과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힘을 가져다 줘. 바로 내면의 힘이지.
눈에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가지면 가질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이 차오르며 삶이 떳떳하고 행복해져."

"나는 돈을 많이 안벌겠다, 조금 벌고 그 대신 검소하게 살겠다, 그리고 남는 시간과 열정을 더 의미 있는 일에 쏟겠다고 생각하는 거지."

"불안하지. 하지만 인문학이 깊어지면 불안이 인간의 존재 조건임을 알게 돼. 인간이란 어차피 불안에 시달리며 살게 되어있다는 말이야. 그래서 당황하거나 극단적으로 반응하지 않아. 오히려 실패와 푸대접을 즐기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소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자아의 품위를 간직하며 어려움의 한복판에서 오히려 상대를 위해 베풀기도 해. 일을 할 때도 과정의 진실에 천착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에 덜 좌우돼."

"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겠어. 또 네가 무슨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려고 하는지도 알 것 같아. 하지만 나는 여전히 너의 말에 공감할 수 없어. 그게 옳은 길이라고 할 수는 없을것 같아."
"그럼 너는 왜 지금 그렇게 괴로워하고 있는 거야?"
"......"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모두가 싫어하겠지. 어째서 안정을 깨느냐고, 조용히 살아갈 수는 없겠냐고.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삶을 살아야만 해. 누군가는 계속 돌을 던져야만 해."

회신령집만축고선淮新嶺摯萬縮高鮮.
"자, 먼저 주문의 뜻을 확실하게 하자. 회신령집만축고선. 회신령에 사람 만 명, 혹은 나무든 돌이든 뭔가를 만 개를 잡아 가두면 고려와 조선이 찌부러진다는 거지?"
"그래."

글자를 파고들수록 은하수는 머리가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살아왔던 정답과 오답의 세상에서는 이런 모호한 문제 풀이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여덟 글자를 계속해서 외웠다. 회신령집만축고선 회신령집만축고선.

"어? 잠시만. 뒤에 네 글자를 붙일수도 있지 않을까?"

"맞아. 회신령집만, 축고선이 아니라 회신령집, 만축고선 이렇게 말이야."

은하수의 말대로 네 글자를 붙이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한문학에 정통한 입장에서 접근하다보니 동사인 모을집과 줄일 축이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함정이었다. 저주나 주문의 음율이라 생각하면 그 편이 더 자연스러운데도.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은하수이기에 오히려 자유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었을까.

"네 말대로 한다면 만을 숫자가 아니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 아주 오랜 시간. 혹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시간으로. 만세, 만년 이런 단어들처럼."

"그래. 그렇게 보면 만축고선이 앞의 네 글자 회신령집과 대구가 되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집의 목적어를 만으로 보지 않고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회신령집, 회신령에 잡아가두어."
그녀의 해석에 형연이 덧붙였다.
"만축고선, 영원히 고려와 조선을 축소시킨다."

칭찬할 수밖에 없는 가장 빛나는 인재. 그런 그녀가 더욱 대단한 점은 가장 뛰어난 두뇌로 가장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이었다.

"너는 수석인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해?"
"열심히 하니까 수석이라는 생각은 안 해 봤어?"

"은하수. 네가 준 노트는 꼼꼼히 읽었어. 하지만 나는 지는 변론을 하고 싶어.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을 겪고 싶어. 이겨서 승리를 만끽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야. 그렇지만 나는 법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필사적으로 대처해도 무지하거나 혹은 법리에 닿지 못해서 질 수 밖에 없는 약한 사람들의 억울함을 생각해 보고 싶어."

"의미는 확실해졌어. 회신령에 잡아 가두어 고려와 조선을 축소시킨다. 네 해석 덕분에 만을 목적어로 둔것이 아니라 목적어가 생략되었다는걸 알았으니까. 이제 남은 일은 회신령이 어디인가 찾아내는 것뿐이야."

"그런데 생략된 목적어가 뭘까? 무엇을 회신령에 잡아 가둔다는 거지?"
"어떤 해석을 하든 회신령을 찾아야만 해, 목적어가 생략되었기에 회신령의 위치를 찾는게 더 절실해졌어."

"아까도 얘기했지만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야. 나는 끝을 봐야겠어."

"먼저 서울에 올라가면 무라야마가 쓴 《조선의 풍수》 원본을 구해 거기 나오는 모든 고개 이름을 한 번 찾아봐. 한국어 판본으로는 안 돼. 최근의 개발 등으로 지명이 많이 바뀌었을테니."

"그리고 과거 조선총독부에서 이케다라는 사람을 좀 찾아볼래? 후손까지 그 편액을 죽어라 지키고 있으니 뭔가 자취를 남겼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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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3-12-05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라탄이즐라탄탄님 2023년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선정되심 축하드립니다 🎉
한 해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의 시간도 행복한 글읽기와 글쓰기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2-05 21:33   좋아요 1 | URL
나와같다면님 친히 댓글까지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글 보니 북플 마니아 6년만에 선정되시고 서재의 달인까지 겸해서 달성하셔서 겹경사인듯 합니다. 앞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독서생활 계속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저까지 이렇게 축하해주시니까 더더욱 기분이 좋아지는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 반드시 결과를 내는 탁월한 실행의 기술
이소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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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Objectives : 목표, Key Results : 핵심 결과)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저자가 자신의 실제 사례를 예로 들며 OKR을 적용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책에서 배운 내용들을 독자들이 개인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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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선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커다란 성취를 이뤄낸 실제 성공 사례들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굴하기 보다는 인생을 길게 보고 하고 싶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때 장기적인 인생에서 성공적인 성취들을 이루어 낼 수 있음을 역설한다.

OKR을 경직된 공식으로 받아들여 완벽한 방식으로 재현하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지침이라 생각하고, 부분적이라도 좋으니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어쩌면 더 효과가 좋을 수도 있다. - P234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OKR은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하나의 도구이다. - P235

IT 업계에는 특정 기술이나 방법론을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에반젤리스트‘라는 타이틀이 있다. 직역하면 ‘전도사‘라는 뜻이다. - P235

하지만 나는 이 용어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한다. 용어는 우리의 생각을 정의하기 때문에 되도록 바르게 사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교리가 아닌 것을 ‘전도‘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방법론을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여 문자 그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방법론을 권할 때에는 종교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이고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 P236

혹시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OKR을 삶에서 체험해본 결과,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을 받았다면 ‘OKR 에반젤리스트‘가 되기보다는 ‘OKR 실험가‘가 되어, 자신이 경험한 내용과 성공한 점, 실패한 점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준다면 나는 더 바랄 바가 없다. - P236

학생시절에 체화한 잘못된 통념은 평생의 습관이 된다. 매사에 시간과 노력을 태워가며 죽기 직전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는 방식을 성인이 되어서도 버리지 못한다면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번아웃일 뿐이다. - P239

내가 그동안 업계에서 자칭 워커홀릭들을 지켜본 바에 의하면, 그들의 업무 스타일은 관리 능력의 부족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오늘 언제까지 무엇을 끝마쳐야 하는지 미리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정시에 일이 끝나지 않는 것이고,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밤이 되도록 업무를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 P243

가끔가다 정말로 에너지가 풍부해서 아무리 연료를 파내고불태워도 끄떡없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다. 이렇게 선천적으로 풍부한 에너지를 가진 이들은 번아웃이 뭔지, 수면 부족이 뭔지 잘 이해하지 못했고 하루에 3시간씩 자고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면서도 지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한정된 체력을 가진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이들을 흉내 냈다가는 몸을 망가뜨릴 수 있다. - P243

나는 효율적으로 일할 줄 알아서 야근을 그만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야근을 그만두자 업무 시간 내에 일을 마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8시간 내내 일에 완벽하게 몰두한 것도 아니었다. 인간은 하루 8시간씩 집중할 수 없다. 대신 4시간 정도는 온전히 집중해서 일했는데 그것만으로 그날의 핵심적인 업무는 대체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머지 4시간은 이메일을 읽거나, 동료와 업무를 공유하고 가벼운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 머리를 덜 쓰는 일로 채우는 식으로 하루를 계획해도 한 사람 분의 일을 끝마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 P244

"뭐? 하루 4시간? 겨우 그것만 일하고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 많은 직장인들이 이렇게 반응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몰두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4시간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적당히 흘려보내는 12시간보다도 생산성이 훨씬 높을 수 있다. - P244

휴식의 중요성을 다룬 서적 <일만 하지 않습니다>에서는 하루에 4시간씩만 일하고도 어마어마한 성취를 거둔 과학자와 예술가의 사례를 다수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찰스 다윈은 90분씩 시간을 쪼개 하루에 3번만 일을 하면서도 『종의 기원』을 써냈다. 호주 출신의 작가 피터 케리는 "하루 작업 시간은 3시간이면 족하다"라고 말하며 총 13 편의 소설을 썼고 그중 두 편은 맨부커 상을 수상했다. 스티븐 킹도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독서하고 글을 쓰는 일과를 가리켜 ‘격렬한 하루‘라 묘사하였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도 오전 8시에서 11시까지만 글을 썼다. - P245

1950년대 과학자들의 연구 생활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자들이 연구실에 머무는 시간과 그들이 발표한 논문의 개수는 정비례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당 10~20시간에서 생산성은 정점을 찍었고, 주당 60시간 이상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은 성과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생산적인 연구자들은 연구실에 10~20시간 머물렀고, 집이나 다른 곳에서 연구하는 시간을 합쳐 일주일에 25~38시간 일을 했다고 하는데, 일주일에 6일을 일했다고 하면 하루 평균 4~6시간이 나온다. - P245

이쯤 되면 한국인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장시간의 노력이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은 하나의 거대한 미신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하루에 12시간 일하는 것보다 4시간 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직감적으로는 잘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무리해서 수면 시간을 줄이고 장시간 일하는 생활보다도, 짧은 시간에 몰두해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을 잘 쉬고 즐겁게 보내는 생활이 판단력과 집중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온다. - P246

충분한 잠과 적극적인 휴식은 시간 낭비가 아니다. 이 시간들은 오히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보완해준다.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는 능력에 달려 있으며" 이런 능력은 수면과 휴식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극대화시킬 수 있다. - P246

나는 이렇게 피로도에 따라 활동을 분류하여, 가장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 에너지를 크게 소모하는 일은 하루에 최대 6시간만을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은 단순한 작업을 하거나 휴식 또는 운동을 한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의 특징을 인식하고 단시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루의 계획을 세워보는 게 좋다. - P247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은 양질의 휴식을 취해 무의식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짜내겠다고 책상 앞에 14시간을 내리 앉아 있다고 해서 "유레카!"의 순간이 저절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할수록 좋은 생각은 그만큼 멀어진다. 집중력과 영감, 새로운 시각을 위해서라도 휴식은 필수이다. - P249

수면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줄여서라도 일이나 공부에서 더 큰 성취를 거두고 싶어 하지만, 《일만 하지 않습니다》에서는 자는 동안 뇌가 "기억을 합하고, 신체를 회복하며 손상된 세포를 치유하고, 뇌의 노폐물을 배출해준다는 연구 결과 또한 소개한 바 있다. 수면 부족 상태가 장기화되면 우리의 반사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 학습 능력과 같은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면역력 등의 신체 기능도 크게 떨어지게 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도 자신이 내리는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하루에 8시간 이상 잔다고 한다. 이처럼 수면은 일의 능률과 직결되어 있다. - P249

적극적으로 몸을 쓰는 활동 C나 의식적으로 생각을 비우며 심신의 휴식을 취하기 위한 활동 D도 체력을 유지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창의성을 증폭시켜주는 중요한 활동이다. 적어도 하루에 1시간 이상은 머리를 비우고 일에서 완전히 분리된 시간을 보낸다면 격렬하게 머리를 쓰는 활동 A에서 비롯된 피로와 짜증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 P250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요한 또 다른 마음가짐은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 P250

뇌의 기능이 20대에 정점을 찍는다는 믿음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굳이 어떤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변명거리가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뇌과학 연구에 의하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들어내고, 환경과 습관을 바꾸면 뇌도 그에 맞추어 바뀐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 한다. 통념과는 달리 뇌는 60대가 넘어서도 끊임없이 발전하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 P251

사람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변화할 수 있으며, 뇌는 가소성이 있어 우리의 인지능력과 행동도 지속적으로 진보할 수 있다. 나이가 든다고 해도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뇌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시간이 내 편이라 믿고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올린 작은 노력들은 언젠가는 우리를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 P251

당신의 사명, 삶의 목표,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모습을 항상머릿속에 그려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해보자. 서른 안에 뭐라도 되어보겠다고 무리를 해서 번아웃에 빠지는 것보다 인생을 60대, 70대, 80대까지 사용할 수 있는 긴 지평으로 보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더 유리한 전략일 것이다. - P252

미디어에서는 20대에 요절한 커트 코베인이나 에이미 와인하우스, 바스키아 같은 천재들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환상을 불어넣지만, 수많은 천재들이 80세가 넘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활기차게 살았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나이가 든 뒤에는 더 이상 의미 있는 학술적인 업적이나 예술적인 성취를 이룰 수 없다면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모두 다 청년이어야 할 텐데, 정작 가장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는 이들이 중장년 이상의 작가들이다. 이것만 보아도 오랜 시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 P253

기억을 잃은 스파이 이야기인 ‘본 시리즈‘를 집필한 작가 로버트 러들럼은 마흔의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드라큘라』를 쓴 브램 스토커도 마흔세살에 영감을 얻어 그 이후 6년간 집필에 몰두한 끝에 명작을 출간했다. 하지만 이들의 성취는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로버트 러들럼은 배우와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200개 이상의 작품에 참여하였고, 브램 스토커는 더블린 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썼다. 긴 시간 동안 조금씩 쌓아올린 인생 경험이 마흔이 넘어 뛰어난 작품의 형태로 빚어진 것이다. - P253

미국의 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76세에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3600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고, 커널 샌더스는 65세에 받은 노령 연금으로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사업을 시작했다. 젊을 때 무언가 이루어야 할 것 같아서 무리하게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의 인생은 충분히 길다. 되고 싶은 나의 모습과 나의 사명을 정했다면,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으려 애쓰기보다는 장기간의 계획을 세워 작은 노력을 꾸준히 쌓고 불려보자. - P253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 P255

내가 원하는 일을 뚜렷하게 알고 나서 취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공부와 일은 또 다르고, 대개 적성이란 일을 직접 해보아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 백퍼센트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지 못했더라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이 모든 것이 평생에 걸쳐 나에게 더 맞는 일을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길 권한다. 지금은 평생직장의 시대도 아니고 본업에만 매진해야 하는 시대도 아니므로, 다양한 일에 도전해보면서 내가 즐기며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수 있다. - P256

일단 나 자신에 대해서 더 잘 알아봤으면 좋겠다.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가? 무엇을 할 때 괴롭고 불행한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가 없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보인다면, 나 자신에게 즐겁고 행복한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가 보자. - P256

영어 문법만 달달 외우는 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영어가 왜 즐거운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영어를 잘하게 되면 외국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미국 드라마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며, 해외 취업의 길도 열리게 된다. - P257

세상에는 즐거움을 주면서도 실생활에서 돈을 벌게 해주는 스킬이나 직업이 많고도 많다. 어떤 일을 잘하게 되면, 돈과 자아효능감은 저절로 따라온다. - P257

월급이란 원래 고통을 인내한 대가라며 평생 합리화하며 살아간다면, 이렇게 실력과 뿌듯함, 또 그 보상이 선순환을 일으키며 점점 커져가는 경험은 절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커리어에서 돈과 즐거움은 둘 다 중요한 것이며 무엇 하나도 버릴 필요가 없다. - P257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목표를 세워서 그것을 달성하는 성공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자신의 능력을 체감하게 되고, 그 자신감을 토대로 다음번에는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실패를 했더라도 그 경험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것은 훌륭한 자산이 된다.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반복하며 매번 열정을 쏟아 무언가에 세게 부딪혀 확고한 진보를 이끌어낸 경험을 하고 나면, 그 후에 다시 퇴보하는 일은 거의 없다. 무언가를 정말로 잘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있다면 이 책에서 소개한 많은 내용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닥치는 대로 하는 노력이 아닌 타깃을 정확하게 노린 효율적인 노력으로 독자들이 원하는 곳으로 향하기를 바란다. - P258

나는 여러분이 원하는 인생을 살 효율적인 노력을 이끌 방법으로 OKR을 제시했다. 어떤 방법론도 마법의 지팡이는 아니라고 이미 말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OKR을 성실하게 적용하고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낸다면, 그때그때 겪는 실패마저 결국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자 과정이 될 것이다. OKR은바로 그 과정에 최적화되어 있는 방법론이다. - P258

OKR은 흔히 구글의 성공 방정식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성공의 방정식은 OKR 그 자체가 아니다. 뚜렷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꾸준한 실천을 장기간에 걸쳐 쌓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방정식이다. - P258

성공 = (뚜렷한 목표 + 효율적인 계획 + 습관의 정착)X 시간에 의한 복리 효과 - P258

피상적인 기법이나 공식에 휘둘리지 않고 성실함과 꾸준함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 - P258

한때 알고 지냈던 사람이 별똥별과 소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들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별똥별에 슈퍼 파워가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 짧은 찰나에 떠올릴 수있을 정도로 강렬하게 마음에 새긴 무언가라면 자신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평소에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 짧은 순간을 놓치고 말 것이다. - P259

여러분도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 짧은 순간에 떠올려서 외칠 수 있는 강렬한 소원을 하나씩 마음에 품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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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2-05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의 소원...명심해야겠어요 오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2-05 12:39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에요. 하나 배웠습니다. 오늘 날씨가 좋네요.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미국에서 경찰이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는 흑인계열의 사람을 총으로 쏜 사건이 있었는데, 저자는 이것이 흑인에 대한 일종의 편향과 관련이 있음을 주저리주저리 설명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읽고 밑줄도 치면서 저자의 주장에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저자는 심리학 전문가 혹은 뇌과학 전문가들의 말이나 연구결과 등을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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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편견에 대응하기 위한 어떤 연구에서 출발한 마음챙김 명상이라는 것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멘탈을 잡거나 마음을 다스리길 원할 때 시도해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조를 ‘골딜록스 층위Goldilocks layer‘라 부를 수도 있겠다. 이는 변화에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는 기준에서 볼 때 딱 알맞은 것*을 가리킨다. 이 층위의 자아는 달성하기 힘든 핵심가치에서 충분히 멀어져 있어서, 제대로 압박을 가하면 변화에 순응할지도 모른다. 이런 신조가 움직이면 그것을 따라 다른 변화도 급류처럼 밀려올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상태. 영국의 전래동화 《골딜록스와 곰 세 마리》에서, 곰이 끓여둔 수프 세 그릇 중에서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당한 것을 먹었다는 데서 나온 이야기다.

사람들은 공격받는 기분이 들면 마음을 닫아버린다.

사실 연구 결과를 보면 역사에 대해 깊이 이해할수록 현재의 편견을 더 많이 파악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연구에서백인 미국인은 흑인 게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부가 차별적 주택정책을 통해 발휘해온 역사를 배웠다. 나중에 이 연구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 역사적 지식을 알지 못한 사람들 보다 현재의 인종주의를 더 많이 인정하게 되었다.

밥 말리Bob Marley의 노래처럼 ‘당신 역사를 안다면/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될 거야.‘ 실제로 연구자들은 과거의 진실에 대한 이해가 현재의 차별에 대한 깨달음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을 ‘말리 가설 Marley Hypothesis‘ 이라 부른다.

그것이 요구하는 것은 소박하다. 잠시라도 당신이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나게 행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라는 것.

궁극적으로는 인지 행동 접근법 cognitive behavior approaches만으로는 편향을 해소할 수 없다. 우리는 사유하는 개인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적 존재이고, 상호 연결되는 존재다. 우리는 우리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속에서 작동하는 구조적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제약하는 구조물―정책,법률, 알고리즘―을 쇄신하지 않고 개인에게 의존하는 것은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또 자신들의 교류 관계를 형성하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처리하는 감정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몸속에 정당화와 트라우마, 보살핌과 소홀함의 기억을 저장하고 있는 신체적 존재다. 이 모든 요소가 우리가 타인에게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주변 시야의 상실은 극단적 스트레스와 공포 반응의 징후이며, 그 전에 일어난 세부사항과 자신의 감정 장애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다.

약함vulnerability은 약점 liability으로 간주된다.

연구에 따르면 반드시 지배 집단에 속하지 않아도 해로운 암묵적 연상을 품을 수 있다.

괼링은 고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 상태가 신체를 사용하는 방식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mindfulness는 요가의 명상 수행이나 불교의 참선과 같은것에 뿌리를 둔 단어로, 구체적 명상 방법을 일컫는 용어다. 국내에서는 이것을 명상 또는 마음챙김으로 번역한다. 마음 챙김은 통상 산스크리트어의 스므리티, 팔리어의 싸띠 sati 등에서 유래하는 매 순간의 알아차림moment-by moment awareness‘이란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마음 챙김은 어떤 순간에든 몸 안팎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에 대한 판단 없는 깨달음nonjudgmental awareness 의 상태다.

마음 챙김 훈련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감정, 생각, 감각에 집중하는 법을 훈련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피하거나 부정하거나 억압하는 일 없이, 또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끌려 들어오는 일 없이 현재 일어나는 일을 인식하는 것이다.

신체 탐색과 숨 쉬기 인식 breath awareness 같은 훈련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습관적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과 주어진 순간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다정하고 ‘친밀하기‘까지 한 호기심을 갖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법학과 마음 챙김의 연구자인 론다 마기Rhonda Magee는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는 ‘전체‘를 보게 되고, 서로의 삶을 긍정하면서 존재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경찰관은 일반인에 비해 심장 질환을 앓는 비율이 높으며, 전문직 가운데 질병과 부상을 겪는 비율이 가장 높은 쪽에 속한다.

이런 장애는 적대감, 협박, 고통의 부정, 감정의 불관용 등 괼링이 ‘치명적인 한 방울a toxic drip‘이라 부르는 직업 문화 때문에 더 악화된다.

만성적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경찰관이 오류를 범하고 빈약한 판단을 내리기가 쉬워진다.

스트레스는 경찰관들의 부적절한 공격성과 연결되어있다. 또 불면증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잠이 부족하면 시민에게 분노를 터뜨리기 쉽다.

만성적 스트레스가 쌓인 경찰관은 치명적인 총격에 개입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특히 만성적 스트레스는 뇌가 위협을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의 공포 반응에는 뇌의 여러 부위가 개입된다. 환경에서 현저한 위협을 탐지하는 데 기여하며 공포와 불안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편도체, 그리고 반응을 조율해 현실에 맞추게 하는 전두엽 피질 및 다른 부위도 그런 종류에 속한다. 감정이 제어되고 있을 때 이 부위들의 반응은 균형이 잡혀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편도체의 활동을 증가시켜 이 구역에서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반면 전두엽 피질의 힘은 줄어든다. 그 때문에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편도체의 활동이 고조되고 전두엽 피질의 반응이 약해지는 증상은 공격성과도 결부되므로, 그런 상태에서는 폭력을 더 쉽게 휘두르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는 인지 통제, 즉 개인의 충동을 억제하고 의도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지 통제력이 더 강한 사람은 습관적 반응을 더 잘 방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인지적, 신체적, 혹은 감정적 손상 때문에, 혹은 시간적 압박감때문에 두뇌에 부담이 가해질 때, 정신적 자원은 고갈되어 버린다. 그리고 인지 통제력은 만성적 스트레스로 대폭 감소한다.

마음에 압박이 과중해지고 힘이 고갈되고 인지 통제력이 줄어들면 고정관념 같은 정신적 지름길에 의지하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 상태에 처한 경찰관은 십중팔구는 행동할 때 인종적 고정관념의 영향을 막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만성적 스트레스는 편향을 작동시킬 완벽한 폭풍우를 만들어낸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마음챙김과 명상이 인간의 정신과 신체에 어떤 영향을 발휘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보려 노력해왔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성의 감소, 주의력과 타인에 대한 관심의 증가, 그리고 신체 감염과 우울증, 불안감의 감소 같은 효과였다.

우리는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해석하거나 범주화하며, 감정, 행동, 생각을 일부 조합해 반응한다. 

기쁨이나 안도감 섞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로 반응할 수도 있다.

이런 단계는 너무 빠르게 발생해ㅡ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자동적으로 반응해ㅡ본질적으로 하나인 것처럼, 끈으로 단단히 묶인 막대기 뭉치처럼 작동한다.

다수의 반응을 저울질해본 다음 단호한 응답이 최선인지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단번에 느끼고 반응한다.

판단없는 깨달음 nonjudgmetal awareness
감정적 반응을 덧붙이지 않고 현재를 의식하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불안을 막는 명상 방법. 불교와 요기의 수행 방식이다.

어떤 습관의 상이한 부분이 한데 묶인 막대기 하나하나와 같다면, 마음 챙김은 묶은 끈을 풀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 막대기들ㅡ습관의 부분들ㅡ이 부드럽게 분리되면, 그것들을 차례차례 살펴볼 수 있다.

깨달음을 훈련하면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이 발생하는 동시에 그것들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판단 중지를 훈련하면 이런 생각과 감정에 등을 돌리기보다는 설사 불쾌한 것일지라도 그것과 공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의력 훈련은 우리의 인지 통제를 강화해주므로 자신의 반응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일단 어떤 습관이 방해받으면 대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마음 챙김은 습관적 소극성을 방해하고 불안 같은 힘든 내면 상태를 제어하게 해주기 때문에 전반적인 복지에 기여할수 있다.

까다로운 동료 작업자의 경우, 여전히 그 사람에게 반응할 때 긴장할 수 있겠지만, 마음 챙김을 훈련했다면 잠시 멈춰 고조된 불안감이나 턱이 뻣뻣해지는 등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 것을 일단 알아차리고 나면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할수 있다.

숨을 깊이 들이쉬고 차분해질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관점에서 상황을 보려고 노력할지, 아니면 반응하기 전에 그 감정이 지나가도록 기다릴지 선택하는 것이다.

마음 챙김 명상이 현재의 순간을 명료하게 판단 없이 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자애 명상은 자아와 타인에 대한 자비에, 고통받는 자를 돌보고 돕기를 기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훈련에서 당신은 눈을 감고 당신에게 매우 소중한 누군가를 상상한다. 그런 다음 그 사람을 그려보는 동안 스스로되풀이해 생각한다. ‘당신이 잘되기를. 당신이 행복하기를. 당신이 해를 입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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