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알렉산더라는 사람은 부모-자식간의 관계에서 ‘부모는 자식에게 명령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자식 자신의 유전적 적합도와 충돌하더라도 부모 의 유전적 적합도라는 이득에 복무하게끔 자식을 강제할 수 있다‘(p.109) 는 말을 했었다.

오늘도 이에 대한 얘기가 이어지는데, 독자분들 중에 이 알렉산더의 얘기가 자신에게 해당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듯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알렉산더의 말이 나에게 해당되는 편이라 생각되어 좀 더 주의를 집중하여 읽어볼 수 있었다. 나름 흥미로운 주제였다.

알렉산더는 자녀에게서 나타나는 이기적 경향, 부모 이익에 반하게끔 행동하는 경향은 퍼져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자녀가 장성했을 때 또한 갖게 될 자기 자녀에게, 부모 이익에 반하게 행동하는 이기성이 유전되어 자신의 번식 성공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 P111

알렉산더가 품은 이런 생각은 "모든 부모-자식 간 상호 작용은 두 개체 중 하나, 즉 부모에게 이익을 주려고 진화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번식 성공이 증진되지 않는다면 어떤 유기체도 부모의 양육 행동이나 부모 양육을 확장하도록 진화할 수 없다"(Alexander, 1974, p. 340) 라는 확신에서 비롯한다. - P111

알렉산더는 확고하게 이기적 유기체라는 패러다임 내에서 사고하며, 동물이 자신의 포괄 적합도를 증진하려고 행동한다는 중심 정리를 옹호하고, 이 점이 자식이 부모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방지한다고 이해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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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저자는 대한민국 엔터계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고, 최근에는 새로 들어선 정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TV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저자의 인터뷰 또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은 것들도 봤던 기억이 있다. 책 제목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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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읽다보니 가수로써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써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었던 것은 미국 진출의 실패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실력만으로 쭉 성공가도를 달려온 줄로만 생각했지만, 저자가 미국에 진출하는 시점에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계획해왔던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저자는 이로 인해 그동안 벌었던 돈들을 상당히 많이 잃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성공에는 운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그제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성과 논리에 기반하여 철저히 노력하며 준비하는 삶을 살아왔던 저자의 모습을 책의 앞부분에서 봤었기에 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저자의 고백이 다소 생소하면서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인 내가 느끼기에 저자의 미국진출 실패가 저자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된 것처럼 보였다.

이외에도 저자가 어릴때부터 매순간 꿈꿔왔던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것이 현실적으로 충족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저자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갖고 살아왔던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신념이 그를 엔터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결혼 생활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이래저래 저자 나름의 내적 갈등을 꽤나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자인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신념이라고 하는 것이 영원불변할 줄로 생각했다 할지라도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너무 이상적인 것만 바라보다가 현실 세계와의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것들 때문에 삶에서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느껴봐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 게 아닐까 싶다.

왜 태어난지도 모른 채 태어나,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죽기 때문이다. - P8

가장 중요한 건 진실을 ‘아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을 알려고 하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거나,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불우이웃을 돕거나, 종교 행위를 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달랜다. 마음의 병은 그대로 있는데 진통제를 먹으면서 증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그러면 물론 잠시 괜찮아지긴 하지만 근본적인 병은 고쳐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전히 ‘모르기‘ 때문이다. - P9

(・・・・・・) 곧 인생의 마음에는 악이 가득하여 그들의 평생에 미친 마음을 품고 있다가 후에는 죽은 자들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
-전도서 9장 3절 - P9

우린 이 미친 마음에서 벗어나 답을 찾아봐야 한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 P10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 P10

나는 책에 빠져 살았다. - P17

사랑에 대한 나의 환상이 남들과 달리 유난히 컸다 ...(중략)...  남들에게 사랑이 막연한 환상이라면, 나에게는 꼭 이뤄야 하고 또 이룰 수 있다고 믿은 환상이었으며, 남들에게 사랑이 이뤄야 할 여러 목표 중의 하나라면, 나에게는 단 하나의 유일한 목표였다. 공부도, 가수도, 음악도, 사업도 나에겐 언제나 이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 P27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얼마나 파워풀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감정이 사랑으로까지 이뤄지는 것이 내 인생의 확고한 목표가 되었고, 그걸 위해서 나는 반드시 정말 특별하고 멋진 남자가 되어야 했다. - P28

남들에게 사랑이 막연한 환상이라면, 나에게는 꼭 이뤄야 하고 또 이룰 수 있다고 믿은 환상이었으며, 남들에게 사랑이 이뤄야 할 여러 목표 중의 하나라면, 나에게는 단 하나의 유일한 목표였다. - P30

나는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 P31

멀어져야 할 그와 그녀의 사이는 더 깊어졌고, 좁혀져야 할 나와 그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 내 기준점이 더 올라가버린 것이다. 여신을 만나려면 내가 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신이 더 대단해져 있었다. 난 오히려 안에서 의욕이 더 불타올랐다. 반드시 그보다 더 특별하고 멋진 남자가 되겠다고. - P47

내 인생의 목표가 사라지니 나 자신을 미친듯이 드라이브했던 원동력도 사라졌다. - P53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희열을 느끼면서 이게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 P57

이 남자가 내가 그동안 좇고 있던 목표였단 말인가? 갑자기 두려웠다. 만일 그가 신이라고 생각했던 게 착각이었다면, 그녀가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착각이었을까…………… 그럼 그들이 갖고 있다고 믿었던 ‘특별한 사랑‘도 혹시 환상이었을까……………. - P67

광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나는 연예인의 길에 들어선 것에 대한 회의가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다른 동료들은 모두 어느 시점이 되면 ‘연예인이 정말 내 적성에 맞나?‘ 하고 회의가 든다는데, 나는 점점 더 신이 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꾸었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꿈을 잃어버렸다 되찾았기 때문이었다. - P71

‘20년 뒤를 보자‘ - P72

20년 뒤에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 나는 몸 관리, 춤 연습, 노래 연습, 음악 공부를 매일 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가수들이 놀 때, 쉴 때, 잘 때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아껴 썼다. 불규칙한 가수생활 속에서도 매일 해야 하는 루틴들을 빠짐없이 했고, 가수활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조건 음악 작업을 했다. - P73

나는 지금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할 정도의 일들을 한다. 계절당 옷 두 세트를 정해놓고, 그 두 세트만 교대로 입고, 바지는 고무줄로 되어 있는 바지만 입으며, 신발도 발을 한 번에 쏙 집어넣을 수 있는 것만 신는다. 시간에 대한 강박이 이때부터 생겨난 것 같다. - P73

20년 뒤라는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당장의 하루하루가 힘겹고 지겹게 느껴졌고, 실력만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버티며 노력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내 꿈은 포기할 수 없었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기에 오히려 이 억울함을 곱씹으며 나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 P73

속으로 끝없이 되뇌었던 말 ‘20년 뒤를 보자‘가 실제 이루어졌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이 20년을 다시 살라고 하면 나는 죽어도 못할 것 같다. 단순히 승부욕이나 자존심 때문이었다면 나는 못했을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꿔온 완벽한 사랑에 대한 대가라 생각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 P75

세상엔 좋은 선택, 나쁜 선택도 있지만, 선택 후의 노력에 따라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 되기도 한다. - P75

만일 내가 열성팬들의 인기에만 의지해 가수생활을 해나갔다면 지금의 나는 분명히 없었을 것이다. 모든 스타는 한 번의 큰 고비를 넘어야 한다. - P75

‘인기‘를 ‘인정‘으로
‘Popularity‘를 ‘Respect‘로 바꿔야 한다 - P75

인기는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있을 때 어떻게든 실력을 쌓아서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 고비를 못 넘기면 인기와 함께 사라져가는 것이다. 나는 본의 아니게 그 고비를 일찍 자초한 덕분에 일찍 넘을 수 있었다. - P75

I‘m the last man standing! - P75

정의는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가? - P79

난 딴따라다
태어났을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리고 그게 자랑스럽다 - P82

내가 직접 기획사를 차리고 싶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특별하니까
특별해야 하니까
그래야 그녀와 내가 특별해질 수 있으니까 - P87

내가 가수를 뽑는 기준은 ‘진심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가?‘ 였다. - P89

나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돈을 버는 것도 좋고,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재미있는 일이어야 했다. 그런데 가수의 일을 하는 게 재미있으려면 그 친구가 성공하는 걸 꼭 보고 싶을 정도로 그 친구가 착하고 성실해야 했다. - P91

JYP 성공의 이유를 또 하나 꼽아보자면 패키징 (Packaging) 능력이었던 것 같다. 나는 작사, 작곡, 편곡, 안무를 모두 할 줄 알았기에 가수를 프로듀싱하면서 일관성을 만들어내는 데 유리했다. 작곡가에게 곡을 맡기고, 작사가에게 가사를 맡기고, 뮤직비디오 감독에게 비디오를 맡기고, 안무가에게 안무를 맡기고, 스타일리스트에게 패션을 맡기면서 일관성을 갖추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 P92

난 내가 제작할 가수를 오래 관찰하며 그가 추구해야 할 이미지를 결정한 후, 그 정해진 이미지를 근거로 곡을 썼다. 그리고 곡을 작업하는 사이사이에 일어나 춤을 추면서 안무를 짰고, 그러는 도중에 뮤직비디오 아이디어와 패션스타일까지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발표하는 가수들이 선명한 이미지를 갖고 데뷔할 수 있었다. - P92

이미지를 갖추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횡적 일관성과 종적 일관성인데, 횡적 일관성은 음악, 가사, 안무, 스타일, 뮤직비디오, 마케팅 등이 일관성을 갖추는 것을 말하고, 종적 일관성은 1집, 2집, 3집 등이 일관성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런 일관성들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가수에게 억지로 이미지를 만들어 입히지 않고, 가수 내면에 실제로 존재하는 면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들에게도 그 이미지가 진정으로 어필이 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우리의 강점인 패키징 능력이었다. - P93

나 자신을 동료들로부터 차별화시켜 나갔다. - P93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면서, 나는 내가 꿈꾸던 ‘특별한 사랑‘을 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칠 수 있었다. - P93

다른 사람들에게는 결혼이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성공이 결혼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물론 이 결혼은 일반적인 결혼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결혼이었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여자를 만날만한 특별한 남자가 되는 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던 것이다. - P96

문제는 삶은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 P99

정말로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 ‘조금도 식지 않고 질리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4학년 때 Penny, 6학년 때 짝사랑, 중2 때 여신과 사랑하게 된다면 영원히 행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들과 제대로 사랑을 하게 되었더라면 어떠한 사랑도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을 텐데, 초반의 가장 강렬한 자극만을 느끼고 환상을 갖게 되어버린 것이다. - P99

내 마음속에 생기기 시작한 빈 공간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그 존재는 너무나 확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그 원인도, 해결책도 몰랐던 나는 일에 더욱더 매진하기 시작했다. 마음속의 빈 공간 같은 것들이 느껴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나 자신을 몰아붙였고 점점 더 벅차고 힘든 일들에 도전하게 되었다. - P101

You can run, but you can not hide. - P101

힘든 순간들을 많이 겪었지만 그럼에도 한 번도 주저앉아 포기한 적은 없었다. 실패를 하면 곧바로 대책을 찾아 다시 도전했기에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끝내야 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성공할 자신이 아니라 될 때까지 계속 도전할 자신이 있었다. - P104

나는 살면서 힘들었던 적, 슬펐던 적은 많았지만, 우울했던 적은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 자신에게 우울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속상한 날에는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그 습관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내 목표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뤄낼 수 있었다. 가수에서 프로듀서, 프로듀서에서 제작자까지. - P104

미국에서 태권도에 빠져 자란 아이가 성공한 후 한국에 와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나 역시 그랬다. 우리 회사의 가수들이 우리가 하는 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인정받는 것을 보고 싶었다. 물론 그럴 경우 회사로 들어올 천문학적인 수익도 동기가 되었다. - P105

무명일 때 무명 대우를 받는 것보다 스타가 되었다가 무명 대우를 받는 게 더 힘들었다. - P107

‘운이 뭘까?‘ - P111

생각해보니 운이라는 것이 인생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내가 그때까지 거둔 성공도 운이 따라주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 P111

왜 내 성공이 내 노력만으로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 정도 일(미국진출 실패)을 당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성공과 실패에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 ‘운‘이라는 것의 정체를 모르면서 계속 노력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운이 안 따라주면 또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진인사대천명‘ 등의 말은 듣기에는 그럴듯하나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 P112

운은 그냥 랜덤하게 일어나는 것일까?
아님 운을 컨트롤하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일까?

결국 미국에서의 첫 좌절은 나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져주었다. 다시는 이런 좌절에 빠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답을 찾아야만 했다. - P113

What is ‘luck‘? - P113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에 대한 소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망은 있었을지 몰라도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대신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완영행‘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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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화자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와 함께 희랍어 수업을 듣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처음 밑줄친 문장은 여자와 함께 수업을 듣던 한 대학원생이 한 질문인데, 역시 대학원생이라 그런지 질문에서 예리함이 느껴졌다. 지금 학습하고 있는 희랍어의 의미를 활용하여 신의 본질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도출해내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독자인 나 또한 신의 본질적인 속성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어서 두번째 밑줄친 문장은 여자와 같은 수업을 듣던 철학과 학생의 질문인데, 앞서 대학원생이 했던 질문과 마찬가지로 이 학생의 질문도 꽤나 날카로운 질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공통된 속성을 언급한 뒤 이와 비슷한 속성을 가졌지만 예외가 되는 사례를 언급함으로써 본질적인 것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파고들려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느껴졌다.

신령한 것, τὸ δαιμόνιον, to daimonion과 신적인 것, τὸ θεῖον, to theion 의 차이가 궁금한데요. 전 시간에 θεωρία , theoria에 ‘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셨는데, 신적인 것, τὸ θεῖον , to theion도 ‘본다‘는 동사와 관련되어 있습니까? 그렇다면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 - P104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을 해치는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걸 논증하는 부분에서요. 안염이 눈을 파괴해 못 보도록 만들고, 녹이 쇠를 파괴해 완전히 부스러뜨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들과 유비를 이루는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 - P105

허기 때문에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눈부신 조도 때문에 그 안에 있는 것들이 비교적 또렷하게 보인다는 사실에 놀라곤했어. 그 차갑고 선명한 공간이 마치 얼어붙은 낙원 같아서, 나는 냉장고 문을 열어둔 채 시간을 끌었어. - P109

고대 희랍인들에게 덕이란, 선량함이나 고귀함이 아니라 어떤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고 하잖아. 생각해봐. 삶에 대한 사유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언제 어느 곳에서든 죽음과 맞닥뜨릴 수 있는 사람...... 덕분에 언제나, 필사적으로 삶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람………… 그러니까 바로 나 같은 사람이야말로, 사유에 관한 한 최상의 아레테를 지니고 있는 거 아니겠니? - P113

찬란한 것,
어슴푸레하게 밝은 것,
그늘진 것. - P115

이해할 수 없어.
네가 죽었는데, 모든 것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갔다고 느낀다.
단지 네가 죽었는데,
내가 가진 모든 기억이 피를 흘린다고, 급격하게 얼룩지고 있다고, 녹슬어가고 있다고, 부스러져가고 있다고 느낀다. - P116

문학 텍스트를 읽는 시간을 견딜 수 없었어. 감각과 이미지, 감정과 사유가 허술하게 서로서로의 손에 깍지를 낀 채 흔들리는 그 세계를, 결코 신뢰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어김없이 그 세계의 것들에 매혹되었지. - P117

내가 감동한 것은. 오직 그 중첩된 이미지의 아름다움 때문이었어. - P117

플라톤의 후기 저작을 읽을 때, 진흙과 머리카락, 아지랑이, 물에 비친 그림자, 순간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작들에 이데아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내가 그토록 매혹되었던 것도 마찬가지였어. 오직 그 의문이 감각적으로 아름다웠기 때문, 아름다움을 느끼는 내 안의 전극을 건드렸기 때문이었어. - P117

모든 이데아는 아름다움이며 선함이며 숭고함이라고 너는 말했지. - P118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니. 그러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이데이는 좋음의 이데아와 관계맺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니. 서울과 베네치아와 프랑크푸르트와 마인츠의 광장들이 같은 하루에 모두 존재하는 것과 같이. - P118

하지만 말이야.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 - P118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 - P118

어둠에는 이데아가 없어. 그냥 어둠이야, 마이너스의 어둠. 쉽게 말해서 0이하의 세계에는 이데아가 없는 거야. 아무리 미약해도 좋으니 빛이 필요해. 미약한 빛이라도 없으면 이데아도 없는 거야. 정말 모르겠어? 가장 미약한 아름다움, 가장 미약한 숭고함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플러스의 빛이 있어야 하는 거야. 죽음과 소멸의 이데아라니! 너는 지금 동그란 삼각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야. - P119

라틴어를 곧잘 하는 친구들도 희랍어의 문법에는 두 손을 들었으니까. 바로 그 복잡한 문법체계가ㅡ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라는 사실과 함께ㅡ나에겐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처럼 느껴졌어. 그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차츰 나는 희랍어를 잘하는 신기한 동양애로 알려지기 시작했지. 자력에 이끌리듯 플라톤의 저작들에 이끌린 건 그 무렵부터였어. - P120

한칼에 감각적 실재를 베어내버리는 불교에 매료되었던 것처럼. 그러니까 내가, 보이는 이 세계를 반드시 잃을 것이기 때문에. - P120

그 새벽에, 왜 나는 너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지 못했을까. 왜 너처럼 용기를 내서, 대범하게 상처를 감수하며 되물을 수 없었을까. 나의 조건이 그렇다면 너의 조건은, 바로 너의 조건은 너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느냐고. - P120

우리가 가진 가장 약하고 연하고 쓸쓸한 것, 바로 우리의 생명을 언젠가 물질의 세계에 반납할 때, 어떤 대가도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 P120

언젠가 그 순간이 나에게 찾아올 때, 내가 이끌고 온 모든 경험의 기억을 나는 결코 아름다웠다고만은 기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 P120

완전한 것은 영원히 없다는 사실을. 적어도 이 세상에는. - P121

모든 존재의 뒤편에 물 위의 환한 그림자처럼 떠올라 있는.
모든 존재가 수천의 눈부신 꽃으로 피어나 세계를 싸안고 있는, 열여섯 살의 내가 온 힘으로 붙들었던 화엄華嚴. - P121

물리적 실재와 시간.
무無에서 뜨겁게 폭발하며 태어난 세계.
전진하기 전에 영원히 서성이고 있었던 시간의 씨앗.
그래, 시간.
보르헤스가 자신을 태우는 불이라고 불렀던 것.
그 수수께끼를 한 순간 쏘아져 영원히 날아가는 화살을, 그 안에서 불붙은 채 소멸에 맞서는 생명을 너는 맨손으로 만지고 싶어했지. - P122

넌 나에게 말했지.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아름다움은 오직 강렬한 것, 생생한 힘이어야 한다고.
삶이란 게 결코 견디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는 건 죄악이라고.
그러니까, 너에게 아름다운 건 붐비는 거리였지.
햇빛이 끓어 넘치는 트램 정류장이었지. - P123

네가 나를 처음으로 껴안았을 때, 그 몸짓에 어린, 간절한, 숨길수 없는 욕망을 느꼈을 때, 소름끼칠 만큼 명확하게 나는 깨달았던 것 같아.
인간의 몸은 슬픈 것이라는 걸. 오목한 곳, 부드러운 곳, 상처 입기 쉬운 곳으로 가득한 인간의 몸은. 팔뚝은. 겨드랑이는. 가슴은. 살은 누군가를 껴안도록 껴안고 싶어지도록 태어난 그 몸은. - P124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 P124

ἐπὶ χιόνι ἀνὴρ κατήριπε
χιὼν ἐπὶ τῇ δειρή.
ῥύπος ἐπὶ τῷ βλέφαρῳ.
οὐ ἐστι ὁρᾶν

αὐτῷ ἀνὴρ ἐπέστη
οὐ ἐστι ἀκούειν

한 사람이 눈 속에 엎드려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는 흙.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한 사람이 그 앞에 멈춰 서 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 P127

그렇지 않다고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할 거라고. 단지 아주 뿌옇게 될 뿐이라고.
그게 뭔지 나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어요.
오른쪽 눈을 감으면, 그때 이미 아주 나빴던 왼쪽 눈으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였으니까. - P146

혈육들을 추억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어둡고 단단하던 그의 얼굴이 연해진다. 어렴풋이 밝아진다. - P146

아무것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이탈리아의 다른 어떤 것도. 미술품이며 성당, 음식 같은 것도. 단지 거기, 카타콤베 묘지만은 잊을 수 없어요.
..... 그곳은 죽은 자들의 도시더군요. - P153

여러분 눈앞에,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 - P153

・・・・・・ 토할 것 같았어요.
내가 보고 있는 흙이 무서워서.
그 흙이 내 몸에 묻을 것만 같아서.
하지만 도망칠 수 없었어요.
너무 어두웠어요.
모조리 똑같아 보이는 세 갈래 갈림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어요. - P154

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담담함 위에 담담함이, 미소 위에 미소가 짓눌러진다. - P155

오래전에는 해가 진 직후와 해가 뜨기 직전의 어스름을 호呼......로 시작되는 한자어로 불렀다고 했다. 멀리서 오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어, 큰 소리로 불러 누구인지 물어야 한다는 뜻의 단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서양식 표현과 비슷한 연원을 가진, 호......로 시작되는, 끝끝내 완전해지지 않는 그 단어가 목구멍보다 깊은 곳에서 뒤척인다. - P157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 암석들의 단층처럼 날카롭게 어긋나 다시는 그녀의 시간이 그들의 시간과 겹쳐질 수 없을 것 같았다. - P160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몸에 눈꺼풀과 입술이 있다는 건.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잠길 수 있다는 건. - P161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기억해야 한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면,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어떤 감정도 없이, 먼 친분이 있을 뿐인 타인을 기억하듯 그녀는 그날의 자신을 기억한다. - P164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 - P165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P166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 P167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방금 내가 쓴 글씨지만, 십 센티미터 이상 눈에서 떨어지면 보이지 않아요.
암기한 대로 소리내어 읽을 때 공포를 느껴요.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든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
내 목소리가 퍼져나가는 공간의 침묵에 공포를 느껴요.
한번 퍼져나가고 나면 돌이킬 수 없는 단어들, 나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단어들에 공포를 느껴요. - P167

안개 속을 나아가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그 도시의 겨울에 종종 찾아오던, 새벽에 호수에서 시가지로 밀려온 안개가 저녁까지 걷히지 않던 날처럼.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들이 안개에 덮여 흔적도 보이지 않는 회색 건물들 사이를, 축축한 석벽에 바싹 몸을 붙이고 천천히 걸어야 하던 밤처럼. 아무도 자전거를 타지 않던 밤, 사람의 자취 없이 무거운 발소리들만 들려오던 밤, 아무리 더 나아가도 싸늘한 집에 다다를 수 없을 것 같던 밤처럼. - P168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는 모른다.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그것 역시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는 모른다. - P169

가늘게 떨리는 획과 점 들이 두 사람의 살갗을 동시에 그었다가 사라진다. 소리가 없고 보이지 않는다. 입술도 눈도 없다. 떨림도, 따뜻함도 곧 사라진다.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 P170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단어들이 보도블록에,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에, 검은 웅덩이에 떨어진다. 튀어오른다.
검은 빗방울에 싸인 모국어 문자들.
둥글거나 반듯한 획들, 짧게 머무른 점들.
몸을 구부린 쉼표와 물음표. - P175

내가 말했지. 언젠가 너 자신이 성립 불가능한 오류가 되어버리고 말 거라고. - P177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부드러운 곳을 찾기 위해 그는 눈을 감고 뺨으로 더듬는다. 선득한 입술에 그의 뺨이 닿는다. 오래전 요아힘의 방에서 보았던 태양의 사진이 그의 감은 눈꺼풀 속으로 타오른다.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의 표면에서 흑점들이 움직인다. 폭발하며 이동하는 섭씨 수천 도의 검은 점들. 그것들을 가까이에서 본다면, 아무리 두꺼운 필름조각으로 가린다 해도 홍채가 타버릴 것이다. - P183

눈을 뜨지 않은 채 그는 입맞춘다. 축축한 귀밑머리에, 눈썹에. 먼 곳에서 들리는 희미한 대답처럼. 그녀의 차가운 손끝이 그의 눈썹을 스쳤다 사라진다. 그의 차디찬 귓바퀴에 눈가에서 입가로 이어지는 흉터에 닿았다 사라진다. 소리없이, 먼 곳에서 흑점들이 폭발한다.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난다. - P184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어요.

울음을 터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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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의 소제목은 ‘전문직 시장에서도 매력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이다. 일반적으로 전문직 시장에서는 소위 전문성이라고 일컬어지는 실력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수많은 전문자격사가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전문성이 높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에 전문성이라는 것 하나만 어필해서는 개업시 비교우위를 가져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생각만큼 이성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해당 자격사의 전문성 외의 다른 요인들도 전문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의 선택을 결정하는데 얼마든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한가지 일화가 생각났다. 예전에 눈이 충혈되어서 동네에 있는 안과를 갈 일이 있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도보로 갈 수 있는 안과가 3개 정도 있는데, 어떤 병원이든 관계없이 대부분 전문의가 진료를 하기에 의사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간혹 어떤 분들은 의사가 졸업한 학교가 서울대 같은 메이저 의대인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마이너 의대인지 꼼꼼하게 따지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해당 분야의 전문의라면 무슨 큰 수술도 아니고 간단한 안과진료 정도를 하는 경우라면 의사의 출신학교가 내 눈을 진료하는 데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에서 그나마 제일 가까운 B라는 안과를 갔었는데 거기서 만난 의사는 내 망막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눈 검사를 해볼 것을 권했다. 당시 나는 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전문가인 의사가 검사를 해보자고 하니 그냥 별 생각없이 순순히 검사에 응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의사가 권유했던 검사가 비급여 항목에 해당되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했던(순진해서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 이후 병원을 갈 일이 생기게 되면 어떤 진료과목을 불문하고 단지 전문성이 있다고 그냥 무작정 의사들의 말만 믿고 진료를 받았다가는 마치 눈뜨고 코가 베이는 것처럼 내 수중에 있는 돈이 의사들의 주머니 속으로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이 빨려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사건 이후로는 병원에 갈 일이 있을 때 의사들이 무심코 권유하는 검사라든지 약처방 등에 대해서 무비판적으로 수긍하기보다는 일단 의심을 해보고 때론 거부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이후 B라는 안과에 다녀왔던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소위 말해 눈뜨고 코베이듯 검사비용을 지불하고 나왔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당시 너무 화가나고 열이 받아서 구청에 민원이라도 넣어볼까하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겠다는 판단하에 그냥 다시는 그 B안과는 가지 않는 걸로 결심하고 다른 안과로 갈아탔다.

이후 내가 갈아탄 S안과는 B안과처럼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검사같은 것을 별도로 하지 않고도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당연히 진료비도 B안과에 비하면 훨씬 저렴했다.

물론 B안과든 S안과든 의사의 전문성만 놓고본다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다만 고객인 내가 느끼기에 B안과는 고객을 단지 돈으로 보는 느낌이 좀 더 강했고, S안과는 본질적인 진료와 치료에 집중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여러분이 만약 병원을 선택한다면 의사가 나를 단지 돈으로 보고 어떻게 뜯어먹을지만 궁리하는 병원을 가고 싶을까 아니면 본질적인 치료에 집중하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가고 싶을까.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책에 나온 전문직의 매력과 관련된 얘기를 하다가 개인적인 얘기로 좀 많이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얘기를 보태자면, 전문직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으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받으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단순히 전문성만이 아닌 다른 요소들이 들어가는 것이다. 제일 먼저 가격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고 다음으로는 소비자를 응대하는 전문직의 고객지향적인 태도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독자인 내 생각에 저자는 단순히 전문직의 전문성만을 고려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1차원적인 생각을 뛰어넘어, 그 이상의 것이 있음을 독자들에게 깨우쳐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생각은 지금 현재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거나 혹은 미래에 전문직이 되려는 사람들이 개업을 하는 등의 형태로 자기 사업을 할 때 필요한 것이 단순히 전문성 이외에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킴으로써 자기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게 하는데 동기부여가 된다.

원래 오늘 본문을 읽기 전에는 나도 전문직이 실력만 좋으면 되는 거지 무슨 브랜딩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비본질적인 것까지 고려해야 하나라는 1차원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읽은 본문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선택을 받는데는 단지 전문직의 실력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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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 개인적으로 눈에 띄었던 것은 저자가 ‘트라우마 글쓰기‘라는 용어로 지칭한 글쓰기였다. 이것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트라우마를 안겨 주었던 사건에 대한 기억과 생각을 적어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글쓴이 본인의 모습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글쓰기의 쓸모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트라우마 글쓰기‘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강조하는 브랜딩 글쓰기를 보다 더 잘 하기 위함이다. 글을 쓰는 것에 재미를 못 느끼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글쓰기를 하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글쓰는 행위를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날 수도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글쓰기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는 전문직들이 자신을 브랜딩하기 위한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문에 따르면 글쓰기는 전문직이 자신의 전문성을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인데, 이 수단을 잘 활용하여 자신의 특성화된 업무분야에 대한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놓는다면 전문직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하는 잠재고객들로부터 선택받을 확률이 높아질 거라는 게 저자의 핵심 논리다. 독자인 나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글쓰기의 가치가 정말로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서비스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실무 능력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로 나뉩니다. 즉 이제는 매력이야말로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 P56

사람은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움직이는 동물이 아닙니다. 머리로는 ‘실력을 제대로 파악해서 전문가를 고용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으로는 ‘다른 건 모르겠고, 이 사람에게 맡기고 싶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P56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할 때 곰곰이 따져서 결정하기도 하지만, 단 몇 초 만에 직관적인 느낌으로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겉모습과 매력에 따라 서비스의 가치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비록 고도의 전문 지식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문제라도 말입니다. - P56

아무리 전문성이 있어도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없으면 전문직 유튜브를 통한 브랜딩의 효과는 반감됩니다. 자극적이고 짧은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이 과연 전문자격사의 재미없는 브이로그나 법률 콘텐츠를 끝까지 봐줄까요? 수험생 외에는 잘 보지 않을 것입니다. 현실은 정성스럽게 편집한 영상 콘텐츠를 올려도 몇십, 몇백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조회 수를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 P57

‘해봐야 안다‘ - P57

비즈니스의 셀링 포인트와 업무 철학 - P58

•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가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전문가 A
• 꾸준히 운영해온 블로그를 통해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B

만약 두 명의 전문가 중 한 명을 고른다면 어떤 분을 고르겠습니까? 대체로 전문가B를 선택할 것입니다.

...(중략)... 왜 그럴까요? 이는 전문 서비스가 고관여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 P58

고관여 상품들은 가격이 대체로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은 구매 실패의 위험을 피하고자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전문 서비스는 가격뿐 아니라 서비스의 품질에 따라 고객의 이익도 크게 좌우됩니다. - P58

꾸준히 작성해온 블로그 콘텐츠 덕분에 전문가B는 전문가A보다 잠재고객에게 더 많은 신용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신용은 사회생활에 있어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이어주는 바탕입니다. 그리고 신용은 시간을 쌓아서 천천히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 P59

전문직 브랜딩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많은 신용을 만들 수 있고 브랜딩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문자격사가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조금씩 알리며 신용을 쌓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가장 간편한 브랜딩 도구이자 마케팅 도구입니다.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고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도 적습니다. 그리고 급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클라이언트와 연결되기도 쉽습니다. - P59

중요한 것은 ‘브랜딩 기획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해답을 내놓는 일입니다. - P60

페르소나를 잘 정의해야 한다 (중략) 고객을 잘 정의해야 한다 - P60

필자는 법률 산업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 바로 ‘정보 비대칭‘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렇다면 법률 산업의 정보 비대칭이 무슨 의미일까요? 바로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사이에 정보 격차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 정보 격차를 줄여야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더 어필할 수 있고,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전문가를 선택하기 용이합니다. 이 정보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가 퍼스널 브랜딩과 마케팅 활동인 셈입니다. - P61

법률 산업은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전형적인 정보 비대칭 산업입니다. 정보 비대칭 산업은 품질의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구매자가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줘야 하는 산업입니다. 의뢰인은 전문가의 법적 지식의 깊이를 직접 판단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전문가가 직접 자신의 전문성을 표현할 수 있어야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할 수 있습니다. - P61

성과 이력이나 수치와 같이 직관적으로 보여줄 실적이 있다면 가장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적이 없거나 실적만으로 전문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플루언서처럼 자신이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의 가치를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수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61

고객은 전문가가 내실이 있는지 없는지를 바로 알아내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내실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표현해야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은 콘텐츠를 보지, 사람을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 P61

매해 전문직 수는 늘어나고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퍼스널 브랜딩은 개업 생존 기술 - P61

전문가로서 퍼스널 브랜딩을 어떻게 기획해야 할까요? 필자는 특성화할 법률 비즈니스와 타깃고객을 잊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 P62

퍼스널 브랜딩의 목표는 고객에게 ‘내가 찾던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을 원하는 고객에게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이런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넓은 분야를 브랜딩하는 것보다 특정 분야를 콕 집어서 브랜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자신 있고 강점이 될만한 세부 분야를 한두 가지 정도 추려서 정해 놓아야 합니다. - P62

아직 전문성을 어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괜찮습니다. 이제부터 정해서 만들어가면 됩니다. 앞으로 만들어갈 브랜딩 · 마케팅 콘텐츠는 부족한 전문성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쌓아놓은 특정 분야의 콘텐츠를 곧 전문성으로 받아들입니다. - P62

실제로 전문성은 다소 부족해도 관련 콘텐츠가 여럿 보이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훨씬 믿음직스럽습니다. 콘텐츠의 양이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강점이 될 세부 분야를 선택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을 먹여 살릴 비즈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 P63

특성화해나갈 업무 분야를 정했다면, 이제 자신의 전문성을 잘 알려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 P63

브랜딩 콘텐츠는 제작 목적이 뚜렷해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만들면 아무런 효과도 얻을 수 없습니다. 공략할 고객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타깃 고객을 정확하게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목표 설정이 잘못되어 있으면 그 이후에 어떤 좋은 과정이 있더라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으니까요. - P63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의 문제를 내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자신의 업무 철학이나 실력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전문가로서 매력이 생기고 신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P64

성공적인 브랜딩은 타인을 고민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것이고, 여러분이 가진 전문성은 타인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어떤 전문성으로 어떤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지 생각할 차례입니다. - P64

‘이것도 만만치 않다.‘ - P65

글을 자주 써 볼 일이 없었던 사람이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록하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글쓰기가 많은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입니다. - P65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면 번아웃이 빠르게 찾아옵니다. 처음에는 매일 하던 글쓰기도 점점 시들해지고 드문드문 올리게 됩니다. - P66

블로그 포스팅을 꾸준히 하고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글을 쓰면서 번아웃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평생 번아웃 없이 글을 쓰고 블로그를 완벽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착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글을 써서 퍼스널 브랜딩을 하겠다는 압박감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글쓰기 자체에 대한 재미를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P66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연습 방법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필자는 이것을 ‘트라우마 글쓰기‘라고 부릅니다. 필자가 제안하는 글쓰기 연습을 한 번이라도 해보길 추천합니다.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의 브랜딩 요소를 뽑아볼 기회가 될 겁니다. - P66

트라우마 글쓰기 방식은 간단합니다. ...(중략)... 본인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감당해왔던 모든 트라우마, 두려움, 걱정, 불안, 실수, 실패, 상처, 창피함 등을 적어보는 것입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기억일수록 좋습니다. - P66

지금껏 외면해왔던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문장으로 쏟아 내보세요.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이어도 좋습니다. 문장 형식이 틀려도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무 생각없이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쏟아지듯이 글이 써질 것입니다. 심적으로 참 힘든 글쓰기가 될 수 있습니다. ...(중략)... 나의 트라우마, 창피함, 실패, 불안 등을 직접 마주 보면서 글을 쓰는 것이 참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고비를 한 번 넘어가고 나면, 후련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표출할 곳이 없어 스스로 막고 있었던 감정들을 한 번에 표출해냈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외면해왔던 자기 모습을 되돌아볼 계기가 생기고, 글쓰기의 쓸모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 P67

《지적 생활 습관》의 저자 도야마 시게히코는 글쓰기의 쓸모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더 잘 기억하기 위해서 글을 쓸 때가 많은데, 사실 글의 또 다른 쓸모는 기억하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잊어서 머리를 정리하는 데 있다." 우리는 대부분 좋은 추억들을 기록하기 위해 글을 쓰는데, 오히려 안 좋은 일을 빨리 잊기 위해서도 글이 활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P67

쓴 것은 잊기 쉽고, 잊으려면 오히려 써야 합니다. 망각은 머리를 개운하게 하는 데 아주 큰 작용을 합니다. 글을 다 썼을 때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이유는 감정과 생각의 배출이 끝나 마음놓고 잊어버릴수 있다는 상쾌함 때문입니다. - P67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글이 차곡차곡 쌓일수록 내가 쓴 글에 대한 애착과 글쓰기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 트라우마와 걱정을 쓴 글에 감정이입하고,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글쓰기를 통하여 나만의 브랜딩 요소를 발굴해내는 것입니다. - P68

퍼스널 브랜딩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기능‘이 아니라 ‘사람‘으로 인지되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여러분이 법률 서비스 자판기가 아니라, 사람으로 인지되려면 어떤 글을 써야 할까요? 단순히 법률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관점과 해석이 글에 녹아들어 있어야 합니다. - P68

본인의 관점과 해석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바로 여러분이 작성하신 트라우마에 대한 글로부터 발견할 수 있습니다. - P68

인생이란 고통을 통해 교훈을 주는 스승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결핍, 편견, 나쁜 습관 등은 여러분이 겪어야 했던 힘든 순간들의 결과물입니다. 이 힘든 순간들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자신의 상처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 상처가 어떻게 자신을 억압했고 행복을 가로막고, 충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왔는지 인지해야 합니다. 그 깨달음 자체가 여러분이 사람으로서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관점과 해석이 됩니다. - P68

내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순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기록해보세요. 전문가로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점과 해석을 그만큼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 P68

브랜딩 교육 강의를 들으면, 대부분 ‘페르소나‘를 정하라고 강조합니다. 페르소나란 한마디로 말해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몇 개의 단어로 본인의 캐릭터를 정의하고, 그 정의에 맞춰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일관성을 잃지 않고 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필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이 몇 개의 단어로 정의될 수 있겠습니까? - P69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관점이 잘 표현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고, 그 관점을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한 교훈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을 반복할수록 단순히 페르소나를 정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퍼스널 브랜딩이 만들어집니다. - P69

‘전문성‘이라는 방패로 본인에 대한 고찰을 건너뛰어서는 안 됩니다. 전문성을 내세워 본인을 치장하기보다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는 사람이 깊이 있는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 수 있습니다. - P69

다만 트라우마 글쓰기를 하면서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트라우마 글쓰기의 목적은 자신이 얼마나 불쌍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퍼스널 브랜딩의 재료를 찾기 위함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 P69

우리는 지식 사회 속에 살고 있습니다. 지식 사회는 정보가 유력한 자원이 되고, 정보를 가공하고 처리해 만들어낸 가치에 의해 사회와 경제가 운영되는 사회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생각에 가치를 매기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의 전문성이 아니라, 생각의 창의성과 기발함, 다른 관점의 해석만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지식이 곧 돈이 되는 사회에서 독보적인 무기가 됩니다. - P70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특징은 언어를 듣지 않고 ‘본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말로 설득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세상 소음에 지쳐서 이어폰으로 귀를 막아버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낯선 사람이 접근하는 것 자체를 꺼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곁에 바짝 다가가 말로 설득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듣고 결정할게요"라는 말이 아니라, "보고 결정할게요"라는 말이 더 친숙해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 P70

요즘 고객은 말로 듣고 구매하기보다 눈으로 읽고 삽니다. 즉 언어를 듣지 않고 언어를 봅니다. 오히려 정보 불안증에 의한 강박으로 고객은 더욱 자발적으로 검색엔진과 SNS를 찾아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말‘보다 ‘글‘로 승부해야 합니다. 글로 브랜딩과 마케팅을 하여 세일즈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습니다. - P71

전문 지식을 일반인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풀어내는 것만으로 브랜딩을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이 인터넷에서 쉽게 설명된 법률 콘텐츠를 발견하면,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하고 그냥 지나쳐버립니다. 바로 ‘여기에서 상담을 받아봐야겠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긴 어렵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법률 정보를 일반인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가공하는 것을 넘어서 다른 관점으로 글을 써야 브랜딩을 만들 수 있습니다. - P71

어떤 관점으로 글을 써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내 주변에서 보고 듣고 겪은 법률적 문제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글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비록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이 깊은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고객은 ‘압도적인 전문성‘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 P71

기본적인 지식으로라도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고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지식에 가치를 부여하여 전문적인 브랜딩을 만들 수 있습니다. - P74

시험을 통과한 전문가조차 지식만 갖췄지, 그 지식을 실제로 활용하는 훈련은 거의 되어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더 이상 능력은 전문 지식의 암기량과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전문 지식을 찾는 작업은 구글링 30분, 기껏해야 한두시간 안에 일반인에게 따라잡힌다는 냉혹한 현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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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어느 한 요리사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처음 밑줄친 문장에서 느낄 수 있듯이 창의성이 남달라 보이는 요리사인 듯하다.

저자는 이 요리사의 창의성과 관련된 얘기를 함과 동시에 그녀가 직접 개발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게 된 대표 메뉴가 어떤 한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서 제한된 시간의 압박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결핍과 관련된 얘기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그것들을 오늘 나온 내용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시간이 결핍되어 있다고 느낄 때가 오히려 시간이 무한정 주어질 때보다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어떤 것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글을 쓰다가 문득 이와 유사한 사례 하나가 생각났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평소에는 공부를 안하다가도 시험이 임박하면 주의력과 집중도가 급격히 상승했던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것도 어쩌면 나에게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결핍감으로 인해 나오는 집중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슬슬 이 책에 조금씩 흥미가 붙기 시작했는데, 뒤이어지는 내용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

채소는 땅에서 나는 사탕이라는 신념 - P-1

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기량을 연마해 온 요리사였지만, 사실 이 요리사의 대표적인 요리는 두 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의 극심한 압박 속에서 탄생했다. - P-1

창의력의 폭발은 여러 달 혹은 여러 해 동안 각고의 노력과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시간 제한이라는 압박이 정신을 집중하게 만들고, 이전의 노력을 당장 급한 어떤 결과물로 압축해 내도록 만든다. - P-1

아이디어야 많지만 이것들을 한데 묶어서 최종적인 완성본을 만들려면 이런 저런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마감 기한이 임박하면 꾸물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결핍이 그 모든 선택들을 강제한다. 추상적이던 것이 구체적인 것으로 바뀐다. 이 마지막 압박이 없다면, 당신은 여러 생각만 떠올릴 뿐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 - P-1

결핍이 우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든다 - P-1

사실 사람들은 모두 어떤 요소가 부족할 때 그리고 무언가에 제한을 받는다고 느낄 때 멋진 성과를 거두며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 P-1

결핍이 정신을 사로잡을 때 결핍은 우리가 가진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이 말은, 결핍이 비록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긴 하지만 어떤 이득을 안겨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 P-1

중간 궤도 수정은 결핍이 정신을 사로잡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잘 보여준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지면 사람들은 집중을 한다. 이런 일은 심지어 혼자서 일할 때도 일어난다. - P-1

결핍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학생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관리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했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대학 생활의 모든 활동에 열심히 참가하며 하루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했다. 또한 이들은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마도 대학교가 제공하는 것을 보다 많이 즐기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P-1

시간 결핍이 없는 바람에 관심을 덜 받고, 심지어 잊히기까지 한 것이다. - P-1

영업직 사원들은 전체 매출 주기의 마지막 몇 주 (혹은 마지막 며칠) 동안에 가장 열심히 일한다. - P-1

급료 지급일이 다가올수록 더 열심히 일한다 - P-1

‘영국인의 정신은 시간적으로 거의 너무 늦었다 싶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 - P-1

마감 기한이 생산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정확한 이유는 시간의 결핍 상황이 생겨나고 이것이 정신의 집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 P-1

제2차 세계 대전 때의 굶주림 연구에서 배고픔이 배고픈 사람의 정신 맨 꼭대기에 음식을 올려놓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감 기한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과제를 정신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는다. - P-1

회의 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든 혹은 대학 생활이 몇 달 남지 않았든 간에 마감 기한은 거대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해당 과제에 보다 많은 시간을 쓴다. 온갖 산만한 생각들에는 덜 빠져든다. 써야 할 원고의 마감 기한이 코앞일 때는 한가하게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지 않는다. 회의가 이제 막 끝나려고 할 때는 대화가 안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졸업이 코앞이니만큼 남은 대학 생활을 보다 알차게 보내려고 최선을 다한다. - P-1

시간이 부족할 때면 사람들은 그 남은 시간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어낸다. 그게 업무의 성과이든 즐거움이든 간에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집중배당금focus dividend‘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정신을 사로잡는 결핍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결과이다. - P-1

어떤 종류의 결핍이든 결핍은 당연히 집중배당금을 낳는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일상적으로 목격한다. - P-1

‘결핍이 정신을 사로잡는다‘ ...(중략)... 여기에서 ‘사로잡는다 capture‘ 라는 단어가 가장 중요하다. 이는 인간이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초월해서, 즉 불가피하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 P-1

결핍은 사람이 자의적으로는 쉽게 할 수 없는 어떤 것을 할 수 있게 해준다. - P-1

결핍 상태에 놓여 있지 않으면서 결핍 상태에 놓인 것처럼 꾸미기란 매우 어렵다. 집중배당금이 발생하는 것은 결핍이 자기 스스로를 우리에게 부과함으로써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여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 개인의 의식적인 통제 범위를 초월해서(수천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에) 일어난다 - P-1

마감 시한 그 자체가 유혹과 잡생각을 떨쳐 낸다. - P-1

자기 자신을 간지럽히기가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마감 기한이 없는데 마감 기한이 설정된 것처럼 스스로를 속여서 자기를 더욱 열심히 일하게 하기란 매우 어렵다. 상상의 마감 기한은 그냥 상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실제 마감 기한만큼 사람의 정신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 P-1

수천 분의 1초에서부터 시작되는 결핍의 영향력은 여러 행동으로 축적되며, 이 행동은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단위로 확대된다. - P-1

결핍은 우리가 빠르게 생각할 때나 느리게 생각할 때나 항상 우리의 정신을 사로잡는다. - P-1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것들을 무시한다는 뜻이다. - P-1

집중의 힘은 뒤집어 말하면 다른 것들을 지우는 힘이다. 쉽게 말해 결핍이 ‘집중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tunneling을 하도록, 즉 임박한 결핍을 제어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고 할 수 있다. - P-1

터널링은 터널 시야tunnel vision 현상을 연상하도록 일부러 선택한 용어다. 긴 터널 안에 들어가면 오로지 멀리서 빛을 발하는 출구만 보이고 주변의 사물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관심을 두는 대상만 보이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현상을 터널 시야 현상이라고 부른다. - P-1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틀을 만든다는 것이고, 틀을 만든다는 것은 (나머지 것들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_미국의 소설가 수전 손택Susan Sontag - P-1

‘집중‘은 긍정적이다. 결핍은 우리로 하여금 현재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터널링‘은 긍정적이지 않다. 결핍은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을 유도해서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다른 것들을 무시하게 만든다. - P-1

터널링은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는다. - P-1

마감 기한이 좁은 범위의 집중을 만들어낸다. 당신이 아침에 일어날 때 당신의 정신은 이미 가장 급한 그 필요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 P-1

터널링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바꿈으로써 작동한다. - P-1

어떤 것 하나에 집중하면 이것과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모든 것들은 억제된다. - P-1

억제는 누군가에게 화가 나있을 때 발생하는 일과 비슷하다. 이런 때에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기억하는 일은 어쩐지 한층 어렵다. 당신을 신경 쓰게 하는 어떤 특성에 집중할 때 좋은 기억은 억제된다. - P-1

정신은 단지 말이나 기억만 억제하는 게 아니다. - P-1

자기에게 중요한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면 신경 써야 하는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을 덜 할 수밖에 없어진다. - P-1

목표 억제는 터널링에 내재하는 기제(메커니즘)이다. 결핍은 어떤 강력한 목표(현재의 급박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표)를 생성하고, 이 목표는 다른 목표들이나 고려해야 할 것들을 억제한다. - P-1

억제는 결핍이 가져다주는 편익(집중배당금)의 이유인 동시에 결핍이 주는 비용의 이유이기도 하다. 잡생각을 억제하면 집중이 가능해진다. - P-1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터널링에 사로잡히며 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는 이유는 하나다. 터널 속에서는 오로지 출구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P-1

우리의 정신은 비용 편익 분석이라는 미묘한 문제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마감 기한이다. 터널 시야 안에 들어오는 고려 사항은 매우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살피지만, 그 시야 바깥에 놓여 있는 것은 깡그리 무시한다. - P-1

사람은 긴장할 때보다 산만할 때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 - P-1

‘결핍에 대한 집중은 비자발적이며, 또 이 집중이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는 탓에 다른 일에 집중하는 우리의 능력은 방해를 받는다.‘ - P-1

심지어 결핍은 우리가 다른 일을 하려고 할 때조차도 우리를 터널 안에 가두고 놓아주지 않는다. 어떤 사회적 계급에 속한 사람의 결핍을 경험한다는 것은 이 사람이 사는 삶의 나머지 영역에서 주의력이 부족해지고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

대역폭bandwidth은 우리가 가진 계산 능력, 즉 주의를 기울이고 좋은 판단을 내리며 앞서 세웠던 계획을 고수하고 유혹에 저항하는 능력의 척도이다. - P-1

결핍은 우리를 끊임없이 터널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우리의 대역폭에 세금을 매기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 결핍은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역량이 발휘되는 걸 가로막는다. - P-1

집중을 하고 생각을 모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 P-1

소음이 집중과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P-1

아주 사소한 산만함이 빚어내는 강력한 영향 - P-1

잡생각들이 빚어내는 소음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 잡생각들은 누가 부르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차보다 더 자주 출몰한다. 그리고 이 잡생각의 기차는 당신을 강제로 붙잡아 태운다. 세컨드 카를 처분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또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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