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화학자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1920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DNA의 구조를 파악할 수있는 일명 ‘51번 X선 회절 사진‘을 찍어 이중나선 구조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기억된다. - P115
프랭클린은 습도에 따라 액체에 들어있는 DNA의 형태가 변화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A형과 B형으로 명확하게 구분했다. 1930년대의 결정학자들이 이러한 차이를 모르고 A형과 B형 DNA를 혼합해 X선 회절 실험을 진행한 탓에 흐릿한 패턴만 얻었던 혼란을 해결한 것이었다. - P115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 구조 논문을 발표하기 두 달여 전인 1953년 2월, 프랭클린 역시 A형 DNA가 두 가닥의나선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만 염기 A, T, G, C가 A-T, G-C로 결합하는 상보적 염기쌍을 이룬다는 점 등을 깨닫지 못해 이중나선 구조를 밝히지는 못했다. - P115
프랭클린은 1958년,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훨씬 다양한 연구 업적을 남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P115
프랭클린은 DNA 구조 발견과 관련한 연구로 널리 알려졌지만,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흑연, RNA,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 등 다양한 화학물질의 구조를 발견하는 데에도 공헌했다. - P116
프랭클린은 과학적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협력들을 이끌어내는 데 분명한 재능을 보였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DNA 구조를 연구하던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만 그렇게 독선적이고 고립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걸까? 그 답은 프랭클린의 성격이 아니라 킹스 칼리지 런던이라는 기관의 성차별적이고 위계적인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프랭클린이 근무하던 1950년대 초 그곳은 여성 과학자가 남성동료들과 협력하기 어려운 문화를 갖고 있었다. 가장 큰 식당은 남성만 출입가능했고, 심지어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는 휴게실조차 성별에 따라 분리돼 있었다. 동료 연구자들과 실험실 바깥의 공간에서 지적으로 교류하거나 유대 관계를 맺는일이 구조적으로 차단돼 있었던 것이다. - P117
여기에 더해 생물물리부서를 이끄는 연구자 존 랜달의 부족한 리더십은 프랭클린과 동료 연구진들 사이의 오해와 단절을 낳았다. 프랭클린은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펠로우십을 받고 연구진에 합류했으며, 랜달은 프랭클린에게부서 내에서 오직 그녀만이 DNA 구조에 관한 결정학적 연구를 수행할 것처럼 알렸다. 따라서 프랭클린은 비록 연구소 소속이지만 자신이 DNA 구조의 X선 회절 분석에 관한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연구 책임자라고 생각했다. - P117
하지만 생물물리부서의 교수이자 X선 회절 분석을 그전부터 수행해왔던 윌킨스는 랜달에게 이와 같은 조치를 전혀 통보 받지 못했고, 프랭클린을 자신의 연구를 보조하는 조교로 대했다. 독립 연구자이자 동료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의 상황은 프랭클린을 함께 일하기 어려운 성격의 사람으로 비춰지게 만들었다. - P117
아이작 뉴턴, 에드윈 허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앙투안 라부아지에. 역사 속 위대한 과학자들에게는 모두 사색하고 상상을 펼치는 공간이 있었다. - P119
‘청소년을 위한 기초 과학관‘을 표방하는 서울시립과학관은 기초과학에 특화된 콘텐츠와 체험하고 사고할 수 있는 역동적인 전시 기획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 P120
(1687이라는 숫자는 뉴턴이 물리학의 구약성서라고 불리는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를 발표한 연도에서 따왔다). - P122
과학관의 전시는 보통 각종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기획 단계를 거쳐 디자이너, 영상 전문가와 연출을 구상하는 단계, 공간에 실제 전시물을 구현하는 제작 단계를 거친다. - P122
1929년은 허블이 우리은하에서 멀리 떨어진 외부 은하일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는 ‘허블-르메트르 법칙‘을 발견한 해이다. 이러한 법칙은 과학자들이 둘러앉아 토론하고 논쟁을 펼치는 과정을 통해 발전돼 왔다. - P123
위대한 법칙들은 책상 위가 아니라 산책하고 사유하는 과정을 통해 시작됐거든요. - P123
"공부는 정답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면, 연구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 - P125
정답은 나 말고 다른 이들이 제시한 것이다. 연구자는 기존 정답 말고 다른 답도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내는 사람이다. 연구와 공부가 완전히 별개의 것은 아니다. 연구는 공부없이 이뤄질 수 없다. 모든 연구는 앞서 누군가가 제시한 답에서부터 출발하고, 새로운 답을 제시하는 과정 또한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P125
연구의 시작은 무엇을 연구할지 정하는 것, 곧 주제 잡기다. - P125
"대학원이 기쁘거나 즐거울 순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작가는 "대학원은 고통스러운 곳이다" 잘라 말했다. 대학원은 일정 수준의 연구자가 되기 위해 수련 및 단련을 하러 가는곳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다면 그건 수련이나 단련이 아니"라고 말하는 작가는 "아무리 연구 환경이 좋더라도 힘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덧붙였다. - P125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1년을 세고, 그 1년을 ‘한 해‘라고 부르는 게 무척 재미있죠. 새삼 인간들이 해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느껴지는 지점입니다. - P126
혹시 산꼭대기나 능선에서 원형의 무지개를 보게 된다면 이 글을 기억해 주세요. 제일 바깥쪽에는 붉은 원이 제일 안쪽에는 보라색 원이 나타나는 둥근 무지개의 정체는 바로 ‘브로켄 현상‘입니다. ‘그림자 광륜‘이라고도 불립니다. - P126
브로켄 현상은 빛이 물방울을 지나며 180° 회절해 나타나는 대기광학 현상입니다. 회절은 파동이 장애물이나 장애물 사이의 틈을 지나며 그 주변으로 퍼지는 현상입니다. 태양 빛이 구름 사이 작은 틈으로 퍼져 나오는 걸 본 적이 있나요? 어딘가 성스러워보이는 이 모습도 빛이 회절하며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 P127
<브로켄 현상의 원리>
브로켄 현상은 관측자 뒤에서 빛이 비치고, 관측자 앞에는 구름이나 안개 등이 있을 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빛이 구름이나 안개 속의 작은 물방울에 의해 180° 회절해 다시 관측자의 눈으로 들어온다. - P127
브로켄 현상이 생길 때 빛은 관찰자의 등 뒤쪽에서 들어온 다음, 물방울을 지나며 180° 회절해다시 관찰자 쪽으로 향합니다. 이때 빛의 색에 따라 물방울을 지나며 굴절하는 정도가 다르죠. 이 굴절도 차이 때문에 빛이 분산해 무지개색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관찰자가 빛을 가리고 서 있는 무지개 가운데 부분에 관찰자의 그림자가 생기는 겁니다. - P127
왜 하필 ‘브로켄‘ 현상일까요? 이는 브로켄 현상이 독일의 브로켄산에서 자주 관측됐기 때문입니다. 둥근 무지개 안에 관찰자인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 보이는 장면은 뭣 모르고 봤다간 귀신으로 오해하기 딱 좋아요. 그래서 브로켄 현상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는 종종 귀신으로 오해받았다고 합니다. 독일에선 브로켄 현상을 두고 ‘브로켄의 요괴‘라고 부른다네요. - P127
브로켄 현상은 주로 산이나 비행기처럼 높은 곳에서 관측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듯 일반적인 브로켄 현상은 관찰자의 발, 그러니까 관찰자 기준으로 지평선 아래에 생깁니다. 일반적인 무지개가 왜 지상에서 볼 때는 둥글지 않고 반원처럼 형성되는지는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반쪽이 지평선 아래에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지평선 아래에는 나머지 반쪽이 있고, 우리 눈에는 지평선 위의 반쪽만 보이니까요. - P127
사실 브로켄 현상은 일반적인 무지개와는 몇 가지 차이점이있습니다. 일반적인 무지개의 경우 빛을 굴절시킬 물방울 외에 무지개가 비쳐 보일 곳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브로켄 현상은 구름과 같은 곳에 빛이 비쳐야만 보입니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무지개는 속이 빈 도넛을 반으로 자른 모양인 반면, 브로켄 현상은 속이 차 있습니다. - P127
국내에서는 비교적 최근인 2023년 8월 2일 오전, 제주도 한라산 정상에서 브로켄 현상이 목격됐습니다. 대단한 행운이 따라줘야 만날 수 있는 현상이에요. 일본에서는 과거부터 브로켄 현상을 문수보살의 현신으로 보고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행운의 상징이니 만약 만난다면 기뻐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P127
학문의 길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언어‘와 ‘역사‘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야에서 쓰이는 개념들의 올바른 정의부터 파악해야 한층 더 깊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연구는 지금까지 쌓인 학문 위에서 이뤄지기에, 먼저 그 축적된 기반을 내 것으로 삼아야한다. - P129
핵물리학은 원자핵의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다. 원자핵은 원자의 중심에 있고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 P130
대부분의 핵물리 실험은 가속기 시설에서 진행된다. 핵 등의 입자를 가속해 다른 입자에 충돌시켜서 핵반응이 일어나는 양상을 확인하고, 여기서 핵의 질량이나 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성질을 파악할 수 있다. 실험은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진행된다. 그 전후의 실험 준비와 데이터 분석, 논문 작성 등을 모두 합치면 연구기간이 보통 한 해를 넘기고, 때에 따라선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 P130
하루하루를 충실히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에 삶을 아우르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적은 없다. 큰 연구 업적을 남기려는 욕심도 없다. 작아도 학계에 기여하면 충분하다. 다만 좋은 연구자들과 함께 계속 연구할 수 있길 바란다. 협력자이자 경쟁자인 동료들은 내가 연구를 지속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서로 배우며 자연의 탐구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성장해간다. 그들도 연구의 길을 함께한 좋은 동료이자 선후배로 나를 기억하길 바란다. - P131
기초과학은 인문학이나 예술에 가깝다. 하지 않아도 먹고 살지만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지적 경계를 넓힌다.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수백 년 후엔 전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일. 그것이 기초과학이다. - P131
우주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그 기저에 뭐가 있는지 알고 싶다면 도전하자.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는 미지의 세계가 있고 우리의 지적 가능성은 무한하다. - P131
과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문학을 익히고 예술을 향유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듯, 과학은 우리에게 세계를 향한 또다른 눈을 열어줍니다. - P131
원자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을 뜻하는 아토모스(atomos)에서 기원했습니다. 원자는 중성자, 양성자로 이뤄진 원자핵과 그 주위의 전자로 구성되죠. 원자를이룬 양성자의 개수에 따라 화학적 특징이 달라지며, 이를 기준으로 원자들을 분류해 원소라고 부릅니다. 원자의 화학적 특성은 양성자의 수에 의존하므로, 같은 화학적 특성의 원소로 분류돼도, 무게는 서로 다른 원자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 P133
동위원소는 원소의 화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양성자의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서로 다른 원소를 의미한다. 중성자의 수가 다르므로 동위원소들은 그 물리적 질량도 다르다. 탠덤 질량 태그는 동위원소의 질량 차이를 이용해, 소량의 단백질까지 정확히 측정하는 도구다. - P133
탄소는 6개의 양성자, 6개의 중성자와 6개의 전자로 이뤄진12u의 12C가 존재하며, 6개의 양성자, 7개의 중성자와 6개의전자로 이뤄진 13 13C도 존재합니다. 이때 12C와 13C는 화학적 특성은 같지만 그 질량이 다르므로, 동위원소라고 불립니다. 탄소동위원소 12C, 탄소동위원소 13C 식으로 말이죠. - P133
《u》
원자나 분자 등의 질량 표준 단위. 원자 질량 단위 또는 돌턴이라고 부른다. 다수의 원자나 분자를 6.02214076×1023 개씩 한 단위로 묶은 집합 개념이다. - P133
이런 동위원소들은 모든 원소에 있습니다. 다만 자연계에서각각의 존재 비율이 다른 까닭에, 그 비율을 고려해서 평균 질량을 사용하죠. 12C의 질량은 12g이며 13C는 13g이나 자연계에서 이 두 동위원소의 비율이 98.9%, 1.1%이기에 탄소의 평균 원자량은 12.011u 가 됩니다. 더 복잡한 물 분자(H2O)는 2개의 수소와 1개의 산소로 이뤄져 평균 질량이 18.016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소의 동위원소(1H, 2H)와 신소의 동위원소(16O, 17O, 18O)가 짝을 이뤄, 18.011, 19,017 등 질량이 서로 다른 단일 동위원소 질량의 물 분자가 99.73%, 0.06%의 비율로 존재합니다. 즉 우리는 무게가 비슷한 분자들이 섞여있어도 동위원소의 비율(동위원소 패턴)을 이용해서 정확히 어떤 분자인지 유추해낼 수 있죠. - P133
《12.011u》
구체적인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12×98.9(%)+13×1.1(%)=12.011 - P133
류신(Leucine)은 세포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쓰이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다. - P134
질량분석법은 전하를 띠는 물질인 이온의 질량 대 전하비(m/z) 및 이온에 있는 동위원소의 비율을 측정해 이온의 종류와 그 양을 분석하는 실험 기법입니다. 발생한 이온을 살펴보는 방식에 따라 검출법도 달라집니다. 질량분석기로 형성된 전구체 이온(Precursorion)을 살펴보면 질량분석법(MS), 전구체 이온을 힘으로 쪼개 파편이온(Production 혹은 Fragment ion)을 살펴보면 탠덤 질량분석법(MS/MS)이라고 부릅니다. - P134
<전체는 같아도 부분이 다르다>
그렇다면 왜 많은 과학자는 질량분석기 측정법 중 탠덤 질량분석을 사용할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형성된 이온의 분자 구조에 따라서 서로 다른 패턴 이온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해 물질을 분리, 분석하는 것입니다. - P134
이번 주제 논문은 단백체 정량분석에서 가장 많이 쓰는 동위원소 표지법 중 하나인 ‘탠덤 질량 태그(Tandem Mass Tags, TMTs-labeling)‘의 시초입니다. 구조와 질량이 같지만 동위원소의 위치가 다른 탠덤 질량 태그인 두 물질 TMT, TMTb를 이용해, 단백질 정량분석법을 혁신한 논문이죠. 구조는 같아도 질량이 다른 동위원소들의 특성이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P134
이 논문이 제안한 두 종류의 TMT는 파편화 부분, 파편화를증가시키는 부분, TMT 분자의 전체 질량을 맞추는 부분, 펩타이드의 N-말단과 화학반응을 하는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펩타이드의 N말단과 TMT 분자의 해당 부분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펩타이드를 각각의 TMT/TMTb로 표지합니다. 이 TMTa/TMTb는 구조가 동일한 물질이므로 그 전구체 이온들도 같습니다. 즉 질량분석법으로 동일한 양의 펩타이드-TMTa와 펩타이드-TMTb를 혼합해 분석하면, 이 둘을 따로 분석할 때보다 펩타이드-TMT에 해당하는 m/z에서 신호가 2배로 커지죠. - P134
펩타이드-TMT, 펩타이드-TMT가 섞인 이 펩타이드-TMT 이온으로 탠덤 질량분석을 하면, 각각의 동위원소에 따라 파편화 이온의 질량이 달라집니다. 즉 우리는 먼저 펩타이드-TMT/TMTb를 혼합해 질량분석법에서 신호의 세기를 더 키웁니다. 이렇게 신호가 커진 펩타이드-TMT 이온을 탠덤 질량분석하면 시료에서 펩타이드-TMTa, b의 정확한 비율을 얻게 됩니다. 구조는 같고 질량이 다른 동위원소의 특성을 이용해 혼합물질의 신호 자체를 키우고, 훨씬 미세한 질량까지 측정하는 것이죠. - P135
현재 정량분석에 널리 쓰이는 TMT는 가장 흔한 원소 중 하나인 수소는 물론 탄소, 산소, 질소의 동위원소까지 이용해 최대 18개의 동위원소를 표지하는 수준으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18개의 TMT로 시료를 표지하고 이 시료들을 혼합, 분석하면 아주 소량의 펩타이드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시료 1개엔 펩타이드가 단 1%만 있어도, 서로 다른 동위원소가 표지된 시료 18개를 섞으면 신호가 18배 이상 증가해서죠. 펩타이드, 단백체 정량분석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원리입니다. 따라서 개개인의 신체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 물질인 단백체에 관한 의학, 약학 등을 연구할 때 TMT처럼 동위원소 치환법을 이용한 탠덤 질량분석법은 반드시 필요한 연구 기법입니다. - P135
치료, 완치가 어려운 대표적인 질환인 암은 암 유발 요인, 치료 약물에 대한 저항성 요인 등 여러 생체요인이 치료에 영향을 미칩니다. 단백질도 이런 요인들과 관계가 깊다고 알려졌죠. TMT를 이용한 단백체 정량분석으로 암세포에서 다량 발현되는 단백질의 종류와 그 구체적 역할 등을 많이 규명했고, 이를바탕으로 해당 단백질을 겨냥한 항암제도 계속 개발 중입니다. 이처럼 단백체 정량분석은 생명 연장과 질병 극복을 달성하기 위한 현대 의학, 약학의 핵심적인 연구 수단으로 자리잡았기에, 이 논문의 의의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 P135
Q. 단백질의 총합인 단백체와 단백질의 최소단위인 펩타이드의 정량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간 체내 세포 속의 모든 단백질을 뜻하는 단백체의 연구는 특정한 생명현상이나 질병을 파악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단백질은 세포 내 모든 기능의 주체여서 질병의 특징을 이해할 때도 중요하죠. 암세포의 경우, 대표적인 특징이 빠르고 제한없는 성장인데요. 이런 특징은 암세포의 세포 주기, 발달에 관한 단백질들의 과발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단백질들의 발현량을 정확히 분석해야 높은 수준의 단백체 연구가 가능하고, 한 생명체의 정보가 담긴 유전자 전체인 유전체와 단백체를 통합한 유전단백체 연구가 바이오 및 정밀 의료분야의 기술력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P135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원인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다. 인간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지구에 따뜻한 열을 잡아둬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 이산화탄소를 아에 배출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량은 줄이면서 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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