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에 다른 독자님들이 써주신 리뷰를 잠깐 살펴봤는데 전반적으로 좋다는 평이 많아서 어떨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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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뭔가 행복한 봄날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우박이 비오듯이 내리면서 소설 속 분위기가 급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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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린샹푸)과 사랑하는 사이인줄로만 알았던 샤오메이라는 여인이 기약없이 도망을 간 것이다. 그것도 그냥 간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재산을 훔쳐서 말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주인공도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뒤통수 맞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은 역시나 절대적으로 믿을 수는 없는 존재인 듯 하다. 뭐 인간이니까 원래 그런건가 싶기도 하다.

어찌됐건 이후에 이러한 배신을 극복하기 위한 주인공의 노력이 시작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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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조금 더 읽다보니 신기하게도 샤오메이가 다시 되돌아오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도 잠깐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정처없이 또 사라진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위에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역시나 인간이란 절대적으로 믿을 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금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씁쓸한 현실이다. 비단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나는 일이기에 새삼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서로서로 잘 협력하면 참 좋을텐데 그렇지 못한게 이 세상이고 이 사회가 된지 오래이기에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게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도 바뀔 수 밖에 없다.

모든 사람의 가슴에는 원청이 있다

세상에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지요. 그럴 때 우리는 상상 속에서 찾고 추측하고 조각을 맞춥니다.

난세의 전기적 이야기를 다룬 《원청》은 중국 청나라 말기에서 민국 초기까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들은 봇짐을 멘 채 대문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말이 어찌나 빠른지 글자가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양쯔강을 건넌 뒤에도 600여리를 더 가야하는 그곳은 강남 물의 고장이라고 했다.

샤오메이는 갑자기 쓰러졌던 것처럼 갑자기 건강을 되찾았다.

식탁 앞에 앉으면 두 사람은 주로 그 아창이라는 오빠를 화제로 삼았다.

밭에서 돌아온 린샹푸는 마당에 들어섰을 때 베틀 소리를 듣고 어머니가 방에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곧 샤오메이일 거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린샹푸는 어머니의 베틀 덕분에 샤오메이가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이후 그는 대문턱에 앉은 샤오메이를 보는 대신 끊임없이 울리는 베틀 소리를 듣게 되었다.

린샹푸가 더 이상 아창을 거론하지 않으면서 그 이름도 차츰 멀어져 갔다.

"이제 어떻게 살라고?"

"살 방법이 없구나."

"가축은 농가 가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니까요."

"천하의 관은 7척 3촌이랍니다."

관은 무겁고 커서 혼자 만들기 무척 힘들고, 혼자였다면 하루는 고사하고 사나흘을 일해도 완성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했다.

"너무 상심하지 말게."

우박에 뚫린 지붕 구멍으로 달빛이 흘러들어와 물기둥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우박이 지나간 뒤 사람들은 쓰러진 초가를 세우고 문과 창문을 고쳤다.

그런 겨울인데도 린샹푸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차가운 낮이 지난 뒤 뜨거운 밤을 맞을 수 있어서였다. 잠자리를 같이할 때 샤오메이 몸에서 줄기차게 발산되는 열기에 린샹푸는 봄날의 꽃밭에서 잠드는 듯 했다.

숙취로 인한 두통에는 생강차가 도움이 된다고

린샹푸는 한숨을 내쉬며 사람이 죽을 때는 자손이 옆을 지켜야 하는 법이라고, 누구든 빠지면 달도 그만큼 조각나 망자는 눈을 감지 못한다고 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샤오메이가 멀어지자 그녀에 대한 분노도 점점 옅어졌다.

"천만금의 재산을 가진 것보다 얄팍하더라도 기술을 가진 게 낫지."
재산을 잃은 뒤 린샹푸는 그 말을 자주 떠올렸다. 생각할수록 일리가 있는듯 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탕진할 수 있다.

인생에서 화복을 예측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도 기술이 있으면 재앙을 복으로 돌릴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기술은 탕진될 리 없었다. 린샹푸는 자신의 목공기술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할 것 같아 계속 가르침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곳곳에서 스승을 모셨는데 하나같이 기술이 뛰어난 장인이었다.

세상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

원형 의자 목수는 신선한 버드나무의 촉촉하고 잘 휘는 특성을 이용해 팔걸이를 제작한다네.

"언뜻 간단해 보이는 톱장이와 멜대 목수도 전문성이 있어. 톱장이는 커다란 톱으로 나무판을 자르잖나. 그때 좋은 톱장이는 목재를 뭉그러뜨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톱질도 아주 가지런하게 하지. 멜대 목수도 마찬가지야. 장례 때 사용하는 멜대가 보기에는 나무 막대 몇 개에 불과하지만, 전문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인부의 어깨가 견디지 못하니 이 분야도 전문가에게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네."

매파는 생월생시와 띠를 알아야만 상생인지, 상극인지 알 수 있고 길흉화복을 점칠 수 있다고 했다.

"말띠는 소띠와 어울릴 수 없고 양띠는 절대로 쥐띠와 사귀면 안 돼요. 백마는 푸른 소를 두려워하고 양과 쥐는 만나면 싸운다는 말이 있지요. 뱀과 호랑이의 결혼은 칼부림과 같고, 토끼가 용을 만나면 눈물을 흘리며, 닭과 개는 재난을 피하기 어렵고, 돼지와 원숭이는 끝까지 함께할 수 없답니다. 개 두마리는 한 구유를 쓸 수 없고, 용 두마리는 한 연못에 있을 수 없으며, 양은 호랑이 입에 떨어지고요... 도련님은 양띠니까 두 사람은 양과 쥐였거나 양과 호랑이였을 거예요."

"속담에 찢어진 부채도 부치면 바람이 일고 망가진 가마라도 타면 당당해진다고 했어요. 당당함은 일단 제쳐놓고 가마에 태워오지 않았으면 여자 발은 도련님 게 아니라 여자 것이지요. 언제든 갈 수 있다고요. 샤오메이는 틀림없이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그는 그 모든 게 인연이고 운명이라고 결론지었다.

샤오메이가 떠났어도 계속 살아가야 하고, 매파와 맞선 자리에 나가 백년해로할 아가씨를 찾아 가문의 대를 이어야 했다.

이번에는 법도 있는 집안의 참한 아가씨를 찾을 작정이었다. 더는 내력이 불분명한 여자를 만날수 없었다.

그는 너무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낫을 떨어뜨렸다.

남포등 붋빛에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반은 밝고 반은 어두웠다.

"왜 돌아왔어요? 대대로 모아온 우리 집안의 금괴를 훔쳐 갔으면서 어떻게 감히 빈 손으로 돌아와요?"

"어서 나가요. 내가 발작하기 전에 빨리 가요."
샤오메이가 조용히 말했다. "당신 혈육을 가졌어요."

그는 당나귀를 토닥이며 슬픈 듯이 말했다.
"항상 내 곁에 있는 건 너뿐이구나."

"당신은 나를 속이고 우리 집안의 금괴를 훔쳐갔어요. 원래는 당신을 받아주면 안되지만 이미 내 아이, 린씨 집안의 후손을 가졌으니....."

그러다 린샹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우리 부모님 앞에서 맹세하지 않았어요.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않더군요."

"우리 집안 금괴를 절반이나 훔쳐 달아나서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지만, 내 아이를 벌판에서 낳지 않고 데려왔군요."

"금괴를 전부 훔쳐갈 정도로 독하지는 않았지요. 훔쳐 간 것보다 남겨둔 게 더 많으니."

"임산부 안색이 누렇고 초췌하면 아들이고, 선명하고 붉으면 딸이래요. 또 임산부가 걸을 때 왼발을 먼저 들면 아들, 오른발을 먼저 들면 딸이라고 하고요."

그는 예전에 있었던 일이 다시 벌어졌음을 알았다.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모두 잘 섞으라는 옛말이 있잖아요."

"시일이 길수록 사람 마음을 잘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지요. 하늘도 똑같습니다."

"목공에는 분야만 있을 뿐 귀천은 없습니다. 솜씨 좋은 톱장이는 매끈하게 톱질해 목재를 뭉그러뜨리지 않고 정성을 다하는 멜대목수는 인부의 어깨를 힘들지 않게 하지요."

오랫동안 쓸쓸하게 지냈기 때문에 온기를 더욱 절절히 느꼈다.

그는 엄동설한에 죽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 일부를 그에게 나눠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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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상의 전환이 ‘IAP호흡법‘ 을 실시하게 된 계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단순히 피로 회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피로가 덜 쌓이는 방법 즉, ‘평소 움직임에서 쌓이는 피로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에 기반하여 생각해 낸 결과물이 바로 ‘IAP 호흡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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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3에 밑줄친 부분을 읽으면서, 독자인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좋지 못한 호흡인 ‘역행성 호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흡법을 바꿔보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듯 하다.

마침 1990년대 말엽부터 스포츠의학계에서는 선수 개개인에 맞춘 기능성트레이닝 functional training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탠퍼드에서는 이를 피로 해결의 열쇠로 보았다. 기능성트레이닝이란 모든 선수에게 동일한 훈련을 시키는 것이 아닌, 경기별로 선수에게 필요한 훈련을 각기 다르게 시행하는 방식이다. 선수 각자의 상태에 맞춰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앴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선수가 느끼는 피로를 조절할 수 있으며, 연습 동안 발생하는 부상의 위험도 막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활동 중에 쌓이는 피로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P81

그런데 경기에 나가는 선수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합하고 효율적으로 몸을 단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 끝에 만난 것이 IAP 호흡법이었다. - P81

LAP는 체코의 저명한 물리치료사 파벨 콜라르 Pavel Kolar 박사가 제창한 동적신경근안정화 Dynamic Neuromuscular Stabilization (이하 DNS) 이론에서 가장 중시하는 개념으로, DNS는 근육보다는 신경에 주목한 신체기능 이론이다. - P82

콜라르 박사는 체코의 전통있는 스포츠의학 전문기관인 프라하스쿨Prague School 출신으로 세계 각국의 트레이너와 물리치료사, 신경과의사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 P82

프라하스쿨에서는 개교 이래 꾸준히 IAP를 중시해왔는데, 그들은 우리가 아기였을 때 모두 배의 압력을 유지한 채 호흡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기들이 복압호흡을 통해 몸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목을 가누고 몸을 뒤척이며 마침내 두발로 설 수 있게 되었다. 프라하스쿨은 아기의 이러한 방식이야말로 몸의 중심을 안정시키고 중추신경과 신체 각 부위를 긴밀하게 연계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보았다. 파벨 콜라르 박사는 이를 IAP 호흡법이라는 의학적 이론으로 체계화한 장본인이다. - P82

LAP 호흡을 실천하면 뇌(중추신경)에서 명령하는 가장 적합한 움직임이 근육과 관절에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그리고 근육과 관절에는 고유감각proprioception 이라는 조직이 있어 신체가 움직일 때의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센서와 같은 작용을 한다. 비유하자면, 현장직원에 해당하는 각 신체 부위가 고유감각이라는 전달 수단을 통해 사장에 해당하는 뇌에 상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 P84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사장의 명령과 현장 상황이 일치할 때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사장이 아무리 어깨를 움츠리라고 명령해도 현장에 있는 관절이 이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반응한다면 우리의 움직임은 모두 흐트러지고 만다. 이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현장 직원이 뛰어드는 것은 결국 몸에 무리가 가고 피로감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 P84

일류 선수일수록 사장의 명령(뇌)과 현장의 상황(신체)이 일치한다. 즉, 복압호흡으로 생긴 체내 압력이 체간과 척주를 지탱해 몸전체가 가장 적합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틀어지거나 치우치지 않은 최적의 상태라 할 수 있다. - P84

현장에 닿는 연락 경로가 원활한 상태라면 사장이 내린 ‘어깨를 움츠려라!‘라는 명령을 차질 없이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다. 다시말해 우리 몸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을 때 고유감각에서 보내는 ‘이정도의 어깨 각도를 유지할 때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뇌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우리의 뇌는 전달받은 감각 정보를 패턴화해서 저장한다. - P85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선수의 움직임은 점점 더 능숙해지고 매끄러워진다. 신체 기능이 향상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움직임이 줄어들어 쉽게 지치지 않는다. IAP 호흡법으로 복압을 높여서 몸의 중심을 바로잡고 중추신경의 명령 전달 경로를 정비하면 우리 몸에서도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 P85

IAP 호흡법으로 복압을 높여 몸의 중심을 바로잡자. 그러면 근육은 물론 뇌의 명령이나 정보 전달시스템도 정비돼 자연스럽게 피로에 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 P85

• 등이 굽지 않았다.
• 허리를 뒤로 젖히고 있지 않는다.
• 몸을 움츠리고 있지 않는다.

키가 커 보이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위와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평소 최적의 자세를 유지하고 싶다면 본인이 가장 키가 커 보일 수 있는 자세를 떠올리자. 동시에 IAP 호흡법을 실천해 몸의 중심을 안정시키면 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 P87

근력운동이나 체간트레이닝만으로 몸의 중심을 단련하고 신체 각 부위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정비하기는 어렵다. 체간트레이닝을 비롯한 대부분의 근력운동은 근육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 P87

근육이 수축한 상태에서 키가 커 보이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힘을 잔뜩 줘 단단히 뭉친 주먹밥과 부드럽게 쥔 부슬부슬한 주먹밥을 생각해보라. 두 주먹밥에 사용된 쌀의 양이 같다면 힘껏 쥔 주먹 밥이 더 작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 P88

근력운동을 하면 배의 근육이 수축해 단단해진다. 이때 근력은 바깥에서 안쪽을 향해 작용하므로 배는 움푹 들어간다. 근력운동할 때의 배는 튀김옷은 단단하지만 속은 텅 빈 크로켓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IAP 호흡법을 통해 복압이 상승하면 배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동시에 힘이 작용한다. 튀김옷도 단단하고 속도 꽉 차서 빵빵해진 크로켓과 같다. - P88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복압호흡의 원리를 되새겨보자. 호흡을 할때 횡격막을 내리면(위쪽에서 내리누르는 형태) 배가 압축되어 복부 내부에 압력이 발생한다. 그러면 배가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다(바깥쪽으로 향한 화살표). 압력으로 인해 배가 부풀면 숨을 내쉴 때 배의 근육이 복부 내압에 맞서서 안쪽으로 수축하려 한다(안쪽으로 향한 화살표). 이렇게 바깥쪽 화살표와 안쪽 화살표가 동시에 작용하면 몸의 중심이 더욱 단단해진다. - P89

허리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선수들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훈련 중에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근육을 수축시키는 호흡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IAP호흡법과는 반대로 숨을 들이마실 때 배를 수축해서 몸을 단단히 조이면 마치 코르셋을 착용한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난다. - P90

게다가 배를 안쪽으로 수축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복압이 충분히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몸의 중심이 불안정해진다. 이 상태로 훈련을 계속하면 허리의 근력을 사용해 몸을 강제로 안정시키려 하므로 척주는 불안정해지고 허리에 가해지는 과도한 부담으로 만성적인 요통에 시달리게 된다. - P90

나는 요통에 시달리는 신입생 전원에게 훈련을 시작하기 전LAP 호흡법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무엇보다 배를 집어넣는 호흡을 그만두게 했다. 그 대신 IAP 호흡법으로 복압을 높여 몸의 중심을 안정시키고 중추신경의 명령이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몸의 상태를 재정비했다. - P90

배를 집어넣는 호흡 = 충격을 방어하는 자세 - P91

배를 집어넣으면 안쪽으로 강한 근력이 작용해 근육이 수축한다 = 방어 자세 - P91

배를 집어넣으면 몸이 굳어 기동성이 떨어진다. - P91

평소에 자주 피로를 느낀다면 자신의 호흡 습관이 어떤지 확인해보자. 1장에서 이야기했듯이, 갈비뼈의 위치를 통해 자신의 호흡방식을 알 수 있다.

• 복장뼈의 하단 끝과 좌우 갈비뼈의 끝을 이은 각도가 90도 이상이다.
• 아래쪽 갈비뼈가 튀어나왔다. - P92

두 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되는 사람은 평소 가슴으로만 호흡한다고 볼 수 있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사람은 대부분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는데, 횡격막을 제대로 아래로 밀어내지 못하는 지나치게 얕은 호흡이 버릇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 P93

운동선수의 트레이너들은 이와 같이 ‘가슴으로 하는 호흡‘을 역행성 호흡이라고 부른다. IAP 호흡법과는 반대로 숨을 쉴 때 가슴이 올라가고 배가 움푹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행‘이라는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환영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호흡시 가슴이 올라가고 배가 내려가는 것은 인체의 메커니즘을 벗어난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행성 호흡을 지속하면 자세가 망가지는 등 단점이 훨씬 크다. - P93

종목이 무엇이든 경기 중 집중력을 잃은 선수는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목을 움츠리고 자세를 앞으로 숙인 채 배를 집어넣는 역행성 호흡에 빠지는 일이 많다. 이때의 우리는 중추신경의 명령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자연스레 몸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반복하게 된다. 결국 부상의 위험은 점점 커지며 피로가 계속해서 쌓이는 결과를 낳는다. - P93

"타임아웃 시간에 IAP 호흡법을 시도해봐. 15초면 한 세트는 충분히 할 수 있어. 몸을 올바른 상태로 되돌리고 피로를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되니까 경기력을 높일 수 있을 거야." - P94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이러한 방법은 운동선수뿐 아니라 직장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 중 집중력이 떨어질 때, 업무에 차질이 생겨 초조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릴 때에도 응용할 수 있다. 횡격막과 자율신경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IAP 호흡을 통해 횡격막의 올바른 움직임을 찾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조절할 수 있다. - P94

피곤하거나 긴장해서 호흡이 얕아졌다면 IAP 호흡법을 통해 복압을 높이자. 그러면 몸은 반드시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 P94

대부분의 트레이너는 부상 때문에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선수에게 가능한 부상 초기에,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몸을 움직일 것을 조언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낮에 몸을 충분히 움직여야 밤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신체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 P95

부상을 이유로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으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역할 교대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자율신경이 흐트러져 밤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다. 깊이 잠들지 못하면 신체의 복구작업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즉,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가만히 있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신체회복을 방해해 그만큼 쉽게 피로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 P95

이 이론을 바탕으로, 피로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한다. 낮동안 꾸준히 운동해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도록 만들자. 그러면 우리가 휴식을 취하는 밤에는 부교감신경으로의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수면 중에 충분히 피로를 풀 수 있다. - P95

특히 평소 바쁘게 지내는 사람, 스트레스가 쌓인 사람, 가슴으로 호흡하는 사람일수록 활동을 담당하는 교감신경이 우세하다. 이들은 평소에도 피로가 풀리기는커녕 몇 배로 불어날 위험마저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잠들기 전 2분간 IAP호흡법을 실천하는 습관을 들이자. - P96

나는 재활치료 중인 모든 선수들에게 신체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가벼운 운동과 함께 취침 전 반드시 IAP 호흡을 실천하라고 권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IAP 호흡법의 열쇠를 쥔 횡격막에는 자율신경이 집중되어 있는데, 배를 부풀리며 길고 느리게 호흡하면 횡격막이 움직이면서 부교감신경이 자극돼 잠을 자는 동안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 P96

일본의 야구선수인 스즈키 이치로 선수는 경기는 물론, 훈련을 할 때에도 혈중산소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설계된 별도의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운동할 때 근육을 움직이려면 대량의 산소가 필요하므로, 신체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훈련 방식은 일리가 있다. 게다가 근육에 산소가 부족하면 피로물질이 쉽게 쌓이므로 혈중산소농도를 높이는 것은 피로 예방에도 도움된다. - P97

1장에서 격렬한 운동과 상관없는 직장인의 피로는 젖산과 상관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산소는 젖산과 달리 격렬한 운동을하는 운동선수와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는 직장인의 피로에 모두 관여한다. - P97

격렬한 운동 후에 피로가 쌓이는 이유는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세포에서 대량으로 산소를 소비하면서 발생한 활성산소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건강한 세포를 훼손하는데 이렇게 손상된 세포에서는 노폐물(피로물질)이 발생하며, 이들이 쌓이면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세포가 제대로 일하지 못하면 몸의 움직임이 둔화하고 그 결과 피로를 느끼게 된다. - P97

활성산소의 주된 원인은 바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시달리는 스트레스와 야근이다. 게다가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때에도 어느 정도 발생하므로 활성산소를 아예 없애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활성산소가 만들어낸 노폐물을 제때 제거하는 것이 피로 관리의 핵심이다. - P97

이를 위해서는 혈액 속의 영양과 산소가 신체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전달돼 세포가 건강한 상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온몸에 신선한 산소가 공급되면 몸 안의 세포는 활발히 활동을 시작한다. 바로 이때 세포의 자연치유능력이 발휘되면서 육체 피로를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 - P98

피로를 쌓아두지 않는 체질을 만들기 위해선 충분한 산소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IAP 호흡을 하면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복식호흡을 할 때보다 더 많은 대량의 공기가 유입된다. 다시 말해, IAP 호흡법을 실천하면 충분한 산소를 혈액에 공급할수 있고 이를 통해 피로 예방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 P98

배를 부풀린 채로, 좋은 산소를 충분히 들이쉴 수 있도록 호흡하자. 그러면 복압 상승으로 인한 체간과 척주의 안정은 물론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P98

근육만을 단련하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최신 트레이닝의 비법은 근육과 상호작용하는 신경 관리다. - P99

평범한 수면 시간이 최고의 회복 시간이 된다. - P102

많은 이들이 ‘연휴 동안 밀린 잠을 자면 쌓였던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한다. 하지만 부족한 잠을 몰아서 자는 방식으로는 피로를 해소할 수 없다. 오히려 그저 가만히 있으면 더 피로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피로는 적극적으로 풀려고 노력해야만 해소할 수 있다. - P104

피로는 제때, 적절한 방법으로 해소하면 체내에 쌓이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피로에 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 P104

구체적인 회복법을 다루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야근이 없거나 매일 7시간씩 숙면을 취하는 사람이라도 피로는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신체가 비대칭이기 때문이다. - P106

IAP 호흡법의 핵심 요소이기도 한 횡격막은 오른쪽이 더 두꺼운 커다란 돔 형태다. 오른쪽 횡격막이 더 두꺼운 이유는 꽤 커다란 장기에 속하는 간을 횡격막이 위쪽에서부터 감싸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먹 하나보다 작은 비장을 감싸는 왼쪽 횡격막은 더 길고 앏다. - P107

우리 몸 내부의 모든 요소는 비대칭이다. 주먹 크기의 심장은몸의 중심에서 왼쪽으로 치우쳐 있으며 심장보다 커다란 간은 몸의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다. 근육 역시 자연스레 장기의 위치에 영향을 받는다. - P107

스트레칭은 일시적인 근육의 피로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진짜 문제인 만성피로를 뿌리 뽑을 수는 없다. 기지개의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몸이 뻣뻣하게 굳는 경화 현상은 어디까지나 피로의 결과일 뿐이다. 우리가 피로를 느끼는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우리 몸에 밴 잘못된 버릇들이다. - P109

피로는 중추신경과 신체 각부위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잘못된 동작을 무리하게 반복한 결과 피로가 쌓이는 것이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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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1-31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복압! 명심하고 주의해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늘 이달말일의 오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피로의 원인을 알아보고 그 원인을 제거하여 일상생활을 더욱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읽다보니 IAP 호흡법이라는 게 소개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론 처음 들어보는 호흡법이다. 밑줄 친 내용에 따르면 배를 부풀린 채 숨을 쉬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호흡법의 정의를 보아하니 복식호흡과 유사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호흡법 이름이야 어찌됐든 피로에 강한 몸이 된다고 하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어보인다. 뭐 따로 돈이 드는것도 아니니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이 호흡법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체내에 산소 공급을 더 많이 해줘서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혹시나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해보자.

뒤이어 읽으면서 플라시보 효과가 아닐까 하는 반신반의하는 독자인 나에게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을 통해 획득한 데이터를 통해 ‘독자님, 이거 플라시보 효과 아니라 과학적인 노하우 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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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읽어나가다가 p.65에 ‘IAP호흡법‘과 ‘복식호흡‘이 명백히 다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내가 위에서 복식호흡과 유사한 것 같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잘 구분해야겠다.

p.69에서 이 ‘IAP호흡법‘ 은 실제로 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와 함께 의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독자인 본인도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호흡을 해보니 무의식적으로 IAP호흡법이 아닌 원래 호흡 하던대로 숨을 쉬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참 놀랍기도 하고 신기했다. 의식적으로 연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이 공감되었다.

허리는 우리 몸의 중심이므로 신체 모든 부위의 부담을 떠안으려 한다. 허리가 뻐근하거나 아플 때는 허리 자체의 피로보다 신체 곳곳에 무리가 온 상황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요통은 그 자체로 피로의 신호로 봐도 좋다. - P53

가슴만으로 얕게 호흡할 경우 두가지 이유로 인해 쉽게 지친다.
첫째, 가슴으로만 호흡하면 체내 산소가 부족해 피로를 느낀다. 체내 산소가 부족하면 뇌와 몸(세포와 근육)의 구석구석까지 산소가 골고루 퍼지지 않는다. 그러면 뇌와 신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고 머리가 멍하고 몸이 뻐근해진다. - P53

둘째로, 가슴으로만 호흡하면 자세가 틀어져 쉽게 피로를 느낀다. 가슴으로만 호흡할 때는 ‘몸을 지지하는 근육(몸통 근육)‘이 운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를 바르게 만들려면 몸의 중심(몸통과 척주)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가슴으로만 호흡해 배를 충분히 부풀리지 못하면 몸통과 척주를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없다. - P54

중심이 불안정한 몸은 기둥이 흔들리는 집과 같다. 그 상태에서 아무리 단단히 벽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봤자 결국 집은 쓰러지고 만다. - P54

사람의 몸도 기둥이 안정되지 않으면 아무리 손, 발, 목, 허리 등을 열심히 단련해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없다. 몸의 중심이 균형을 잃으면 도미노가 쓰러지듯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중추신경에서 보내는 명령이 제대로 도착하지 않아 피로와 부상을 초래하는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게 된다. 결국 피로에 점점 약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다 그대로 굳어지고 만다. - P54

<호흡법만 바꿔도 몸의 중심이 바로잡힌다>

결국 피로에 강한 몸 만들기의 핵심은 호흡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호흡법이란 과연 무엇일까?
‘IAP 호흡법‘이 바로 그 답이다.
MAP는 Intra Abdominal Pressure의 약자로 복부내부압력(복합)이라는 뜻이며, IAP 호흡법이란 쉽게 말해 배를 부풀린 채 숨을 쉬는 방식이다. - P55

IAP 호흡법을 실천하면 몸의 중심 압력이 높아지고 이때 생기는 압력이 몸통과 척주를 지탱해 몸의 중심은 안정된다. 몸의 중심이 안정되면 중추신경의 흐름이 원활해져 불필요한 움직임과 근육의 부담이 줄고 피로도 적게 쌓인다. - P55

실제로 내가 관리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IAP 호흡법을 적용하자 ‘쉽게 지치지 않는다‘ ‘피로가 오래가지 않는다‘ ‘이전보다 신체 반응이 빨라져 경기 성적이 올랐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 P57

"LAP 호흡법을 실천하면 몸의 중심이 안정된 느낌이 들고 몸이 수면(surface of the water)과 평행한 감각을 익힐 수 있습니다. IAP 호흡법을 실천하자 시즌 내내 허리 컨디션이 좋았어요.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 P58

엘라 이스틴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기록을 깰 수 있었던 이유는 피로 예방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예 피로가 잘 쌓이지 않는 몸으로 스스로를 변화시켜 피로 자체를 예방해 승리를 거두었다. - P58

감기에 걸린 뒤 약을 먹는 게 아니라 평소 손을 잘 씻어 감기를 예방하자.

충치가 생긴 뒤 치료받는 게 아니라 평소 이를 잘 닦아 충치를 예방하자.

병에 걸린 뒤 수술받는 게 아니라 평소 식습관을 개선해 병을 예방하자. - P59

우리는 평소 감기나 충치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피로도 마찬가지다. 오늘날처럼 피로가 늘 우리와 함께하는 시대에는 무엇보다 피로의 예방이 중요하다. - P59

그렇다면 피로를 예방해 피로에 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스탠퍼드 선수들이 현재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자, 앞서 설명한 바 있는 피로와 부상 방지에 관한 최신 이론인 IAP에서 찾을 수 있다. - P59

실제로 IAP 이론을 선수들의 회복 프로그램에 도입하자 부상이 크게 줄었으며, 특히 수영선수들의 고질적인 고민이었던 허리 통증은 1년 만에 7건에서 1건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 P59

숨만 제대로 쉬어도 피로가 풀리고 어린아이의 활력을 되찾는다 - P61

배를 부풀려 숨쉬는 것만으로 하루 3만 번 피로를 덜어낸다. - P62

IAP란 앞 장에서 설명했듯 복부내부압력(복압)이라는 뜻이다. 인간의 배 안에는 위나 간 등이 자리한 복강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이 복강에 가해지는 압력이 바로 IAP이다. - P65

IAP가 높은(상승한) 상태란, 폐에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가면서 복강 위에 있는 횡격막이 내려가고, 이에 복강이 압축되어 복강내부압력은 높아지면서 바깥쪽을 향해 미는 힘이 작용하는 상태를 뜻한다. - P65

IAP 호흡법은 숨을 들이쉬거나 내쉴 때 모두 배 안의 압력을 높여 복부 주변을 단단하게 만드는 호흡법으로, 배를 단단히 부풀린채로 숨을 내쉬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이해하기 쉽도록 복압호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P65

지금부터는 복부내부압력을 IAP, 복압을 높이는 호흡을 복압호흡, 복압호흡을 익히기 위한 훈련을 IAP 호흡법이라 정의하겠다. - P65

그런데 종종 ‘복압호흡‘과 ‘복식호흡‘을 혼동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 두 호흡법은 전혀 다른 방식이다. 숨을 내쉴 때 배가 들어가는가 들어가지 않는가 하는 큰 차이가 있다. - P65

복식호흡을 하면 숨을 내쉴 때 배가 들어간다(IAP 저하). 반면 복압호흡을 하면 숨을 내쉴 때도 배를 부풀려 배 바깥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유지해야(높은 IAP 유지) 한다. 복부 주변을 단단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며 호흡하는 것이다. - P66

복부내부압력이 높아지면 몸의 축, 즉 체간과 척주와 같은 몸의 중심이 안정된다. 그 결과 별다른 노력 없이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몸의 중심이 곧게 바로 서면 중추신경의 지령이 원활하게 전달되고 신체와 뇌신경의 연계가 좋아져 신체가 느끼는 불필요한 부담이 줄어든다. - P66

배를 집어넣는 복식호흡은 1990년대에 처음 도입되고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트레이너들이 복식호흡을 권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트레이너로서 쌓아온 20년의 경력 중 선수들에게 복식호흡을 시킨 적이 없고 스탠퍼드에 있는 16년 동안에도 마찬가지다. - P67

부상을 예방하고 피로에 강한 몸을 실현하는 데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숨을 내쉴 때도 배를 집어넣지 않고 부풀리는 IAP 호흡법‘이었다. 이 책에서는 스탠퍼드 스포츠의학센터에서 직접 시도해 효과가 있었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IAP 호흡법을 설명하겠다. - P67

IAP 호흡법을 실천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복압이 높아져 몸의 중심(체간과 척추)이 안정된다.

•체간과 척주가 안정되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쉽다.

•올바른 자세에서 중추신경과 몸의 연계는 더욱 원활히 이루어진다.

• 중추신경과 몸의 연계가 원활해지면 신체 각 부위가 본래 있어야 할 위치에 제대로 자리한, 이른바 최적의 상태를 이룬다.

• 몸이 최적의 상태를 이루면 몸에 무리가 가는 불필요한 움직임이 사라진다.

• 불필요한 움직임이 사라지면 신체 기능이 향상되고 피로와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 P68

IAP 호흡법을 꾸준히 반복하면, 몸의 중심이 안정된 올바른 자세를 뇌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다. 만약 제때 해소하지못한 피로로 인해 최적의 상태가 무너졌다 하더라도 IAP 호흡법을 통해 쉽게 몸의 중심을 바로잡아 빠르게 ‘최적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 P68

신체 균형과 피로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몸의 중심이 틀어져 나쁜 자세가 굳어지면 틀어진 어깨를 보호하려 허리 근육을 당겨 쓰는 등 가벼운 동작을 할 때도 불필요한 움직임이 더해진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 한정된 에너지를 쓸데없는 데 소모하게 되어 피로에 약한 몸이 되고 만다. - P68

IAP 호흡법을 통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 불필요한 움직임이 사라져 쉽게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무척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 P68

세계적인 운동선수나 성악가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복압호흡을 한다. 오랜 훈련을 통해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이고 스트레스가 심한 일반인들은 가슴으로만 하는 얕은 호흡이 버릇으로 굳어 있다. 그래서 ‘배를 부풀리며 호흡하라‘는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한다. 의식하지 않고 배를 부푼 채 숨 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 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 P69

많은 사람이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근육을 사용하는 버릇이나 골격의 차이, 생활습관 등을 원인으로 몸의 중심이 틀어진 상대로 지낸다. 심지어는 어떤 자세가 바른 자세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지내기도 한다. 하지만 높은 복압을 유지할 수있는 IAP 호흡법을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올바른 자세를 되찾을 수있다. - P69

호흡을 훈련한다는 개념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신경 써서 훈련하지 않으면 평상시의 버릇으로 돌아가고 만다. 훈련을 통해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평생 얕은 호흡만 하게 되는 것이다. 계속 얕은 호흡을 유지하면 자세도 바로잡을 수 없다. 자세가 틀어진 채 기존의 호흡 방식을 유지하면 평생 피로에서 벗어날 수 없다. - P69

<횡격막이 움직여야 호흡이 깊어진다>

LAP 호흡법을 익히기 전에 먼저 횡격막에 대해서 알아둘 필요가있다. 횡격막은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으로 아래의 그림처럼 갈비뼈에 둘러싸여 있는 얇은 막이다. 그리고 바로 이 횡격막이 IAP 호흡법의 핵심이자 피로 예방의 열쇠다. - P70

횡격막은 갈비뼈에 둘러싸였으며 위쪽에는 폐, 아래쪽에는 복강(위, 간 등 장기가 자리한 공간)이 있다. - P70

가슴을 이용한 얕은 호흡을 할 때는 폐 아래에 있는 횡격막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올바른 호흡을 할 때는 위아래로 움직이는 횡격막이, 얕은 호흡에서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배의 압력을 높이기 어렵다. 자연스레 몸이 움츠러들고 자세가 틀어지며, 중추신경에서 보낸 신호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결국 점점 더 피로에 약한 몸으로 변한다. - P71

반대로 횡격막을 내리고 숨을 들이쉬면 복강 위쪽에서부터 압박이 가해진다. 자연스레 복부 내부의 압력이 배 바깥쪽을 향하면서 배가 부풀어 오른다. 자연스레 숨을 힘껏 들이쉬고 배를 단단하게 부풀린 채로 숨을 내쉬는 상태가 되며 배안의 압력을 유지하면서 호흡할 수 있다. - P71

이처럼 횡격막을 내려서 배안의 압력을 높이면 배는 바깥으로 부풀고 체간 주변을 둘러싼 근육도 늘어난다. 복압호흡을 할 때 배가 크고 단단해지는 이유다. - P71

게다가 배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압력이 가해진다. 동시에 배 바깥에서 안쪽으로 향하는 근력도 함께 작용한다. 이 두 가지 상반된 힘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자연스레 몸의 중심 (체간과 척주)이 안정된다. 복압호흡을 통해 횡격막의 움직임은 물론 평상시 자세도 바로 잡히는 것이다. - P71

횡격막을 내린 상태에서 숨을 내쉬려면 배를 부풀리고 어깨의 힘을 빼야한다. - P72

IAP를 높이면 몸의 중심이 잡히고 기초가 탄탄해진다. 횡격막을 의식적으로 내리거나 배를 부풀린채 숨을 내쉬는 동작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의 설명에 따라 연습하다 보면 그 감각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 P73

지금부터 IAP 호흡법을 직접 실천해보자.
배를 부풀린 채 숨을 내쉬는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는 의자에 앉아서 연습을 시작하는 편이 좋다.

준비 자세

☆ 온몸에 힘을 빼고 최대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자.

☆ 결코 무리해서는 안 된다. 도중에 컨디션이 나빠졌다고 느끼면 즉시 중단하고 몸 상태가 회복됐을 때 다시 시도하자.

☆ 피로 예방을 위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실천하자. - P73

(1)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를 바로 잡고 편안하게 앉는다.

배와 허벅지, 무릎 뒤쪽(허벅지 끝과 종아리)의 각도를 각각 90도로 유지한다.

손바닥이 위를 향하고 손끝이 복부 쪽을 향하도록 유지하며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둔다. - P74

(2)

두 손을 천천히 복부 쪽으로 끌어와 허벅지 윗부분(서혜부)에 손끝을 가볍게 끼워 넣는다. - P75

(3)

5초 동안 코로 힘껏 숨을 들이마시면서 서혜부와 복부 사이에 끼워 넣은 손가락을 밀어내듯이 천천히 배를 부풀린다. 바로 이 지점이 복압이 높아진 상태다.
이때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래야 횡격막이 쉽게 내려간다. - P76

(4)

코로 들이마신 공기를 5~7초 동안 입으로 천천히 내쉰다.
숨을 내쉴 때는 복압이 낮아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부풀린 배가 손가락을 밀어내는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숨을 내쉬자.
숨을 전부 뱉었다면 복부의 힘을 빼고 (3)단계로 돌아간다.
(3)과 (4)를 5회 반복한 후 종료. - P77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데 1분 정도면 충분하다. 아무리 바쁜사람이라도 충분히 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상승한 복압의 상태와 호흡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라도 서혜부에 손끝을 끼워 넣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
이 단계가 익숙해지면 손을 쓰지 않고 시도해보자. 일어선 상태에서도 IAP 호흡을 실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생활 속에서 틈틈이 실천해 평소에도 복압을 높여 호흡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가자. - P78

IAP 호흡법은 피로를 예방하고 해소하는 간단하고도 강력한 방법이다. 호흡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우리 신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1분 동안 평균 12~20회 호흡한다. 이를 계산하면 우리는 하루에 어마어마한 양의 호흡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분 동안 12회 호흡한다면 하루에 17,280회.
1분 동안 20회 호흡한다면 하루에 28,800회. - P78

우리의 몸이 음식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사는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해도 며칠간은 살 수 있다. 수면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하룻밤 깨어 있는다고 해서 목숨을 잃는 일은 없다. - P79

하지만 숨을 쉬지 못한다면? 우리는 5분 안에 목숨을 잃는다. 이는 다시 말해, 우리가 IAP 호흡법을 실천해 복압호흡으로 숨쉬기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엄청난 양의 호흡을 통해 신체의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 P79

숨을 들이마실 때뿐 아니라 내쉴 때도 배를 단단하게 부풀리자. 1일 3만 번, IAP 호흡을 통해 피로를 덜어낼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놓치지 말자.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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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관계의 기술
김달 지음 / 빅피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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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연애 상담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수많은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들이라 신뢰가 갔고 내용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던 책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연애에만 국한짓지 않고 인간관계 전반에 걸쳐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계에 대해 좋은 공부가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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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얘기들이지만, 좀 더 구체적인 이유까지 볼 수 있었기에 거기에 의의를 두고 싶다. 저자의 수많은 상담 경험에 기반하여 쓰여진 내용들이라 내용자체에 더더욱 신뢰가 갔다.

특별히 오늘 읽었던 내용 중에는 맺고 끊음을 확실하게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아니다 싶은 관계는 빠르게 끊어내는 게 자신을 위해서나 상대방을 위해서나 상호간에 좋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은 이 책에서 논하는 연애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도 맺고 끊는게 잘 안되는 경우가 참 많은 현실에 대해 부정하진 않지만 그래도 향후 미래를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바람직한 선택을 해야한다고 역설한다. 독자인 나도 읽으면서 동의가 되었던 부분이었다.

똥차 가고 벤츠 온다? 절대 그렇지 않다. 똥차 만났던 사람은 계속 비슷한 똥차만 만난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사야를 넓혀라. 주변에서 어떤 연애를 하는지 보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 삶을 어떻게 꾸려가는지도 보라. 귀도 크게 열어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두루 듣고 수용하라. 다른 사람들한테는 보이는 게 당사자에게만은 안 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항상 의심하라. 내가 지금 하고있는 연애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 라는 말이 있는 이유는,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고칠 생각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은 스스로 변하고자 마음먹어야 변한다. 그런데 그 사람은 당신을 위해 고칠 생각이 없다. 그러니까 고쳐줄 생각을 하지 말라. 차라리 남이 고쳐놓은 걸 갖다 쓰는 게 훨씬 낫다.

상대방의 문제를 고쳐서 다시 잘 만나는 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설사 단점을 고쳤다고 해도 이 문제로 인해 다퉜던 일들이 내 기억엔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래서 다시 어떤 갈등이 생기면 "너 옛날에 그랬잖아. 그 버릇 어디 가겠니" 라는 말이 나오기 쉽다. 예전의 잘못을 떨쳐버리기가 힘들고 갈등이 생길 때마다 고스란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상대방도 연인에게 낙인찍혔다는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자신의 흠을 알고 있는 사람과 헤어져 새롭게 출발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 사람은 당신과의 연애에서 배운 점을 다른 사람을 만나 더 발전시키고 성장할 것이다.

그러니까 냉정하게 판단하고 이건 아니다 싶을 때 빨리 끊어내라. 당신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좋은 경험이나 아름다운 추억도 되지 않는 연애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스스로 갉아먹지 마라. 이미 꼬였지만 지금이라도 꼬인 부분을 잘라내 버려라. 꼬인 부분을 풀겠다고 애를 쓰다가 안 꼬인 부분까지 꼬여버리고 더 복잡해지는 수가 있다. 더 두껍게 꼬였을때는 잘라내려고 해도 잘 안된다. 그 지경까지 가기 전에 끊어내야 한다.

결혼을 생각할 시기에 곁에 있다고만 해서 결혼 상대는 아니다. 그 시기에 곁에 있고 현실적으로 비전이 보이는 상대가 결혼 상대다.

결혼하기 전에는 결혼이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것인지 몰랐다. 결혼은 두 사람이 아니라 두 집안이 하는 거라는 말을 결혼 이후에야 이해했다.

서로에 대한 감정도 돈에 좌지우지 되는 순간이 분명 온다. 현실적인 부분이 받쳐줘야 그 사랑도 유지된다.

앞이 빤히 보인다면 상대방을 놓아주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 안 될 일에 매달려 자신과 그 사람을 괴롭히지 마라.

물론 쉽지 않다는 걸 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보통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두 가지 부류다.

첫 번째는 애초에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건 좋아하되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구분 지어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보다는 두 번째가 더 많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마냥 감정만 키우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일찍부터 깨달은 사람들이다.

스스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만큼, 컨트롤이 될 만큼의 감정을 주고받을 사람을 만나야 한다. 좋아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도 할 수 있는 상대말이다.

‘헤어져야 한다는 걸 머릿속으로 아는데 잘 안된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결국 헤어져야 한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모르니까 계속 그러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을 놓고 결혼을 떠올렸을 때 걸리는 문제가 있다면 그건 조율하면 맞춰나갈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고질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말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 결혼한다고 가정해보라.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 사람은 나와의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걸 따져가면서 연애해야 한다.

현실적인 문제는 상대방을 놓아줄 충분한 이유가 된다. 누구나 그런 아픔을 극복하면서 성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그 사람한테 사랑을 갈구하는 건 그에 대한 사랑이 깊기 때문이 아니라 그한테 원하는 게 많은 것이다.

연애로 끝낼게 아니라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과 연애했던 시간에 비해 엄청나게 긴 시간이 남아있다. 그래서 긴 시간 동안 서로 질리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상대와 연애하면서 결혼하는 걸 목표로 삼지 말고 당신 자신이 성장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믿음이 생기면 서로 간에 어긋나는 일이 생겼을 때 상대방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이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장기적 관계의 비결은 역시 신뢰다. 너무 뻔하고 당연하게 들리는가? 그 뻔한 걸 당신은 제대로 쌓고 있는가?

보통 ‘신뢰‘와 ‘믿음‘을 똑같다고 여기지만 여자친구는 두 단어를 구분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즉, 신뢰는 믿음이 생기기 전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어사전에서는 두 단어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신뢰 : 굳게 믿고 의지함
믿음 :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

신뢰가 쌓이면 그때부터 믿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신뢰만 있고 믿음이 없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을 한 번쯤 의심해보게 된다.

오래 사귀고 있다고 해서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권태기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이때를 넘기는 방법은 진실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겉도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이야기.

연애를 오래 하다보면 오히려 연애 초반처럼 진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점점 사라진다.

‘이쯤 사귀었으면 말 안 해도 알겠지‘
‘우리가 만난 세월이 얼만데, 말해주지 않아도 그렇게 해줄 거야.‘
‘우리 사이에 굳이 말을 해야 아나.‘

이런 식으로 관계가 점점 변한다. 굳이 남녀가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오래된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오래된 관계에서는 많은 것이 당연시 된다. 그러나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 대화로 확인하고 조율하라.

진지한 대화를 피하려고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마음, 그리고 그걸 들어줄 수 있는 마음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보라.

연애를 오래하다가 권태기가 왔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내가 하지 못하게 막은 건 아닐까 살펴봐야 한다. 말을 하고 싶어도 눈 앞의 사람이 들을 생각이 없어 보이면 대화의 의욕이 사라지게 되는 법이다.

당신이 그 사람과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사람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갑자기 덜컥 혼자 되니 어쩔 줄 몰라서, 누구라도 옆에 있었으면 좋겠는 것이다.

한번 깨진 관계가 다시 잘되기는 어차피 힘들다. 상대방이 헤어지자고 하면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라고 쿨하게 보내주는 게 제일 깔끔하다. 그리고 뒤돌아보지 마라.

내가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게 만나봤던 사람을 또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세상에 만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한테 상처줬거나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또 만나려고 하는가. 한 번 쯤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매번 헤어진 뒤에 습관처럼 다시 만나는 사람이 있다. 그건 큰 문제다.

당신은 그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혼자인 게 싫은 거다. 솔직히 지금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있다면 예전 그 사람이 생각이라도 나겠는가?

서로 잘 안 맞거나 상대방이 나를 싫다고 하면 잘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을 잃어서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연애라는 걸 하다가 남들도 다 겪는 헤어짐을 맞았다고 생각하라. 이별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 익숙하지 않아서 좀 어색하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극복하기가 좀 더 쉬워질 것이다.

안 좋은 연애를 질질 끌어가면서 헤어지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니게 지속하는 사람보다는 단호하게 끊을 줄 아는 사람이 훨씬 나은 내일을 만든다.

제대로 통찰력 있게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걱정만 하는 것만큼 인생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연애를 짧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과 오래 연애한다고 해서 안정적인 사람도 아니다.

연애는 짧게 했든 길게 했든 각자 상황이 다 다르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맞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짧게 연애하고 헤어진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연애 기간뿐 아니라 헤어짐의 원인과 과정 또한 알아보고 깊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

두 사람이 만나 마음을 맞추고 사랑을 키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은 복합적이다. 올바른 판단의 시야를 가리는 ‘편견의 장막‘을 걷어내고, 진짜 내 사람이 될 상대의 진면모를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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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1-28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로 들어왔는데 스킨이 바꼈네요 너무 멋있고 눈이 시원해집니다~ 일요일 마저 잘 보내시기 바래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1-28 16:08   좋아요 1 | URL
아 랜덤 스킨인데 서곡님 보시기 좋았다고 하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ㅎㅎ 일요일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