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냉온요법과 관련된 설명이 이어진다. 특별히 이 냉온요법은 정확한 시간을 지켜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부상을 당했을 때 즉각적인 조치가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부상 뿐만 아니라 피로회복을 위한 냉온욕도 소개되어 있는데 실생활에 적용해볼만한 방법인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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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나오는 내용 중에는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세계적인 선수들 중에는 수면시간이 굉장히 긴(12시간)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들 역시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고, 실제로도 수면시간이 길수록 선수 생명도 길다는 연구결과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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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챕터에서는 먹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서 피로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가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혈당 스파이크‘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대략적인 개념을 설명 하자면, 아침을 거르고 점심에 폭식을 할 경우 혈당치가 급상승했다가 급강하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것이 위험한 이유는 당뇨병이나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자면 다양한 음식이 많이 나오는 뷔페같은 곳에 가서 외식을 하게 되는 경우, 그날 오전에 한 끼 굶었다가 배가 고플때 폭식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렇게 먹었을 때 영양소가 체내에 온전히 흡수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음식물을 꾸역꾸역 우겨넣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해서 신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어렴풋이 느낌으로는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전문가의 글을 통해 보게되니 더욱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는 아침 식사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솔직히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못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흔하게 들어봤을만한 얘기인데, 이 책에선 그 과학적 근거에 대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준다. 읽으면서 저절로 공감이 될 정도로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서 아침식사에 대한 중요성을 머리만이 아닌 내면의 마음으로도 동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p.162, 163의 밑줄 친 부분을 참조바란다.

① 부상 이후 24시간

큰 부상이 아니라면,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부상을 입은 직후부터 24시간 사이가 가장 심하다. 이때는 콜드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냉찜질을 시행해 다친 부위를 차갑게 식혀야 한다. 통증이 극에 달하는 부상 이후 24시간은 냉각의 시간으로 기억해두자. - P134

② 24시간부터 48시간까지

부상으로부터 24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몸은 자연치유 과정에 들어간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혈액을 통해 회복에 필요한 영양과 호르몬을 운반하기도 하고 다친 부위에서 발생한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기도 한다. 부상 후 36~48시간이 경과하면 통증은 거의 가라앉은 상태라 할 수 있다. - P134

24시간이 지나 극심한 통증이 가라앉으면 냉찜질을 멈추고 온찜질이나 입욕, 보호대 등을 사용해 다친 부위를 따뜻하게 관리해야 한다. 부상 이후 24시간이 지나면 온열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 P135

특히 냉에서 온으로 전환할 때는 반드시 정확한 시간 계산이 필하다. ‘부상 직후 상처를 차갑게 유지하고 24시간이 지난 다음 온열치료를 시작하라‘라고 조언하면 어째서인지 많은 사람이 ‘자고 일어난 다음 날부터 따뜻하게 하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곤 한다. 하지만 대개 부상을 입은 다음날 아침은 붓기가 가장 심하고 신체 가동 범위 역시 가장 적게 이루어질 때다. 바로 이때 통증이 가장 심하다. 그저 수면을 취하고 난 ‘다음 날‘일 뿐, 실제로는 부상 이후 약 반나절밖에 지나지 않은 때이기 때문이다. 날짜 상 하루가 지났으니 다친 부위를 따뜻하게 해야겠다고 판단하면 회복을 늦추는 것과 다름없다. - P135

냉각요법의 또 다른 장점은 통증을 마비시킬 뿐 아니라 염중도 가라앉힌다는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면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편이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근육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통증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근육은 부상으로 틀어진 상태 그대로 굳어버린다. 냉각요법으로 통증을 마비시킨 후에 부상부위를 조금씩 움직이면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 P136

냉각요법으로 통증이 가라앉으면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실천하자. - P136

이러한 냉온요법은 오래 걸어서 생긴 피로를 해소하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다.
많이 걸어 녹초가 된 날이라면 집에 돌아온 즉시 얼음주머니를 발에 대고 냉찜질을 시작하자. 15분간 냉찜질을 한 뒤 자신의 발이 평소의 온도로 돌아왔다면 40℃ 안팎의 물에 약 10분간 몸을 담근다(부상을 치료할 때처럼 24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간단한 실행으로 발에 쌓인 피로는 해소되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P137

그런데 사실 일반 가정집에서 냉찜질용 얼음주머니를 따로 준비해두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럴 때는 얼음주머니 대신 봉지에 든 냉동식품을 활용할 수 있다. 냉동완두콩, 볶음밥, 만두 등 어떤 냉동식품이든 상관없다. 냉동식품을 봉지째 환부에 대고 있으면 얼음주머니 못지 않은 냉찜질의 효과가 있다. 붕대 대신 랩을 이용하면 숙련되지 않은 사람도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어 편리하며 이방식은 타박상을 입었을 때도 유용하다. 상처나 냉찜질이 필요한 부위가 어디든 편리하게 이용해보자. - P137

최근에는 냉온요법 중에서도 찬물과 따뜻한 물에 번갈아 몸을 담그는 ‘냉온욕‘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스탠퍼드에서는 예전부터 선수들의 피로회복을 위해 냉온욕을 도입해 실시해왔다. - P138

훈련을 마친 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선수는 우선 찬물이 든 욕조에 들어가 달아오른 몸을 가라앉힌다. 운동 직후에는 몸이 뜨겁고 모공도 열려 있는 상태으므로 몸을 식히고 모공을 닫기위해 수온을 약 10℃로 설정한다. 찬물에서 2~3분을 보낸 뒤 따뜻한 물로 옮겨간다. 이때 물의 온도는 약 36°C를 유지한다. 그 다음 따뜻한 물과 찬물에 번갈아 60초씩 냉온욕을 실시한다. 이 과정을 4~5회 반복한 후 마지막으로 찬물에 2~3분간 몸을 담그는 것으로 목욕을 마친다. - P139

이러한 냉온욕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가진다.
첫째,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어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혈액순환이 원활하면 피로가 쌓여 있거나 부상을 입은 근육에 더 많은 양의 영양분을 운반할 수 있다. 회복도 더 빨라진다. 또한 세포에 쌓인 피로물질도 혈액을 타고 배출되기가 수월해진다. - P139

둘째, 자율신경이 균형을 되찾는다. 몸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다시 차갑게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자율신경이 효과적으로 자극받을 수 있다. 자율신경이 안정되면 온몸에 긴장이 풀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뇌의 피로도 함께 줄어든다. 실제로 냉온욕을 실천한 대부분의 선수는 ‘몸이 편안해졌다‘고 보고한 바 있다. - P139

냉온욕에 관해서는 한창 연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현시점에 밝혀낸 정보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순히 쉬는 것보다는 냉온욕을 하는 편이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것. 둘째, 냉수욕과 온수욕 모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피로가 풀리는 느낌은 받을 수 있지만 근육통을 직접적으로 줄여주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냉온욕의 모든 과정은 12분 안에 마쳐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밝힌다. - P140

스탠퍼드식 냉온욕은 일상에서 느끼는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집에서 욕조를 두 개나 마련하기는 어려우므로 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실천해보자.
우선 욕조에 37~38℃의 물을 받아놓는다. 그 다음 먼저 샤워기를 이용해 찬물로 샤워한다. 일종의 냉각요법이라 할 수 있다. 찬물 샤워를 마친 뒤에는 따뜻한 물을 받아둔 욕조에 다시 몸을 담가 온열요법을 실시한다. 이때 전신욕과 반신욕 모두 효과적이지만, 심장에 부담이 덜한 반신욕을 권하는 의견이 조금 더 많다. - P140

특히 냉온욕을 실시할 때에는 목욕 전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온욕 과정에서 많은 양의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미리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 - P141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탠퍼드식 냉온욕》

1. 목욕을 하기 전에 350mL짜리 페트병에 든 물을 반 정도(약 1컵 분량) 마신다.

2. 10~15℃의 찬물로 1분 정도 샤워한다.

3. 욕조에 받아놓은 37~38℃의 온수에 30초 동안 몸을 담근다.

4. 찬물로 약 30초간 샤워한다.

5. 3,4 를 10~12분 정도, 횟수로 약 10회 반복한다.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그 이상은 NG!)

6. 마지막으로 약 1분간 찬물로 샤워한다.

7. 목욕을 끝내고 1에서 남은 물을 모두 마신다.

목욕 시간이 12분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자!
냉온욕 전후에 반드시 수분을 섭취하자! - P141

뜨거운 물에 장시간 몸을 담그면 숙면을 취해야 하는 밤에도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너무 긴 목욕 시간은 피곤을 해소하려던 원래 목적과 달리 오히려 잠을 설칠 수 있으니 주의하자. - P142

전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선수들은 스스로 진단한 피로도 수치도 높고 실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경기 성적 역시 참혹할 정도다. - P144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교의 레이철 르프루트 교수 역시 일주일 동안 하루 5시간씩 잠을 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분비율이 10~15%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의 일종으로 근육 증강이나 피로 해소에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운동선수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즉,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감소하면 경기 성적뿐 아니라 경기 전후의 컨디션 관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P145

미국의 카네기멜런 대학교와 피츠버그 대학교 메디컬센터의 공동연구 결과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수면 시간이 7시간 이상인 사람이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감기에 걸릴 확률은17.2%인 반면, 5시간 이하인 사람은 45.2%로 증가했다. - P145

수면 시간이 5시간일 때 당분의 대사율 역시 30~40% 정도 하락해 쉽게 살이 찐다고 알려져 있다. - P145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선수 생명과 수면 시간의 관계‘를 조사했더니 수면 시간이 길수록 선수 생명도 길다는 결과가 나왔다. 선수 생명이 길다는 말은 그만큼 부상이나 질병, 피로에 따른 컨디션 난조가 적어 안정적인 성적을 거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P146

이처럼 세계적인 선수들의 수면 시간이 긴 이유는, 이들 스스로 회복의 열쇠를 쥔 수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수면이 선수 생명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P146

이러한 연구 결과와 사례를 바탕으로 나는 스탠퍼드 선수들에게도 적어도 하루 7시간(최소 6시간)의 수면 시간을 지킬 것을 권한다. 질 좋은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선수의 컨디션 관리에 필수적이다. - P146

내가 선수들에게 전하는 수면의 기본 원칙은 다음의 네 가지다.

① 너무 일찍 자거나 밤을 새지 않는다

취침 시간, 기상 시간, 수면시간은 되도록 일정하게 유지한다. 가끔 늦잠을 자더라도 1~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신체리듬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피로에 강한 몸을 만드는 기본이다. 또한 평소 취침 시간의 2시간 전이 가장 잠들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피하라고 지시한다. - P147

② 주말에도 평소의 신체리듬을 유지할 것

앞서 이야기했듯이, 주말에 긴 시간을 몰아 잔다고 해도 일상적인 수면 부족으로 생긴 피로는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 잠은 저축할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수면리듬은 무너뜨리기는 쉽지만 되돌리기는 힘들다.
게다가 늦잠을 자는 것은 평소 유지해오던 신체리듬을 깨뜨리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만약 주말 동안 평소와 달리 늦잠을 자고싶다면 1~2시간 정도에 그치는 것이 좋다. - P147

③ 목욕은 잠자리에 들기 90분 전에 끝내라

수면의 질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냉온욕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취침 직전에는 냉온욕을 피하라는 것이다. 냉온뿐 아니라 단순한 목욕 역시 잠자리에 들기 90분 전까지 모두 마무리지어야 한다. - P148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심부체온몸 내부의 체온이 상승한다. 심부체온은 상승하면 반드시 내려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심부체온이 내려가는 시점에 졸음이 찾아온다. - P148

약 40℃의 물에 15분간 몸을 담갔다면, 상승했던 심부체온이 평소만큼 낮아질 때까지 약 90분이 걸린다. 따라서 목욕을 마치고 90분이 지난 바로 그 시점에 깊이 잠들 수 있다. 하지만 취침에 들기 직전에 목욕을 했다면 심부체온이 올라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잠들기 힘들다. 목욕 후 취침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간단한 샤워를 하는 편이 더 낫다. - P148

④ 잠자리에 들기 전 배를 부풀려라

취침 전 IAP 호흡법을 활용해 복부 내 압력을 높인 다음 잠자리에 들어라. 앞서 피로를 예방하는 방법으로도 다루었지만, 대증요법으로서도 추천할 만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횡격막에는 자율신경이 집중되어 있다. 횡격막을 움직인 다음 잠자리에 들면 수면을 취하는 동안 회복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도와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 P148

수면의 양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후에 IAP 호흡법이나 취침 90분 전의 냉온욕 등으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인 피로 해소법이다. - P151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신체 능력‘과 ‘회복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 P153

오늘 먹은 음식이 당신의 컨디션을 결정한다. - P154

가령 미식축구나 농구를 하는 선수들은 몸집이 클수록 경기에 유리하므로 단백질바, 치즈, 단백질이 함유된 스무디 등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되는 간식을 준비한다. 반면 크로스컨트리 같은 스포츠는 근육량을 지나치게 늘리면 오히려 기록이 떨어진다. 따라서 바나나, 말린 과일, 시리얼 등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간식을 준비한다. - P156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비단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완벽하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것은 다시 피로를 부른다. 게다가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식사는 무엇보다 즐거워야 한다. 그러므로 그저 기본을 이해하고 가끔 떠올리고 실천할 수 있는 정도로 익힌다는 자세면 충분하다. - P156

양질의 단백질(부족하면 근육이 약해지고 장기의 기능도 떨어진다), 탄수화물(식이섬유, 당질), 비타민(회복을 돕는다) - P157

선수들의 강인한 몸과 체력 유지의 바탕에 음식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신체 능력과 회복력은 달라진다. - P157

우리가 느끼는 피로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뇌 피로 
• 근육 피로
• 내장 피로 - P158

뇌와 근육의 피로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볍게 몸을 움직이거나 IAP 호흡법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 P158

뇌나 근육의 피로보다는 직접적으로 느끼기 어렵지만 내장 역시 아무런 관리 없이 내버려 두면 조금씩 쌓이는 피로로 인해 손상된다. 특히 위장의 피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 먹거리다. 당연하지만 음식은 뇌와 근육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무엇을 먹으면 좋은지 고민하는 것 또한 선수 트레이너가 해야할 중요한 일이다. - P158

무엇을 먹는가, 언제 먹는가, 어떻게 먹는가. 피로에 강한 몸을 만들려면 이 세 가지를 철저히 의식하고 신경 써야 한다. - P158

운동선수에게는 칼로리 높고 기름진 등심스테이크보다 닭가슴살이 더 적절한 진수성찬이다.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하고 맛있는 팬케이크가 아니라 영양이 풍부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다. 비타민과 단백질은 피로 해소에 반드시 필요하므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미리 요청한다. - P160

호화롭고 맛있는 음식보다 소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이것이 일류 선수들의 기본 식사 원칙이다. 스탠퍼드의 영양사와 트레이너가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방침이기도 하다. - P161

나는 평소에도 선수들의 아침 식사 현황을 보고받곤 한다. 10년 이상 담당한 농구팀에서는 휴일이라도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일일이 문자를 보내 보고하도록 했다. 선수들의 아침 식사를 이렇게 꼼꼼하게 관리하는 이유는 아침을 먹었는지 먹지 않았는지,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선수의 기량이나 피로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 P161

특히 아침을 먹지 않아 발생하는 ‘혈당 스파이크‘는 매우 위험하다. 아침을 거른 상태에서 훈련을 받고난 뒤에는 많은 선수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점심을 먹는다. 인간의 혈당치는 항상 조금씩 오르내리는데, 공복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면 혈당치가 극단적으로 상승했다가 다시 급강하한다. 이것이 바로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 P161

혈당 스파이크가 특히 더 위험한 이유는 당뇨병이나 심장병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젊고 튼튼한 선수들은 곧바로 고혈압이나 뇌졸중 같은 생활습관병에 걸리지는 않지만, 혈당치의 급격한 변화가 졸음이나 피로감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선수들은 절대로 아침을 거르지 말아야 한다. - P162

식사를 거를수록 혈당치의 오르내림이 급격해지고 그만큼 피로 수치도 올라간다. - P162

아침을 먹지 않으면 체온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람의 체온은 잠들기 전부터 잠들어 있는 동안 내려가고, 반대로 깨어나기 전부터 눈을 뜰 때까지 다시 상승한다. 그런데 아침을 거르면 낮 동안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라가야 할 체온 상승 곡선이 완만하게 나타나 신체 기능이 쉽사리 활성화되지 않는다. - P163

게다가 아침은 그날의 활동을 위한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전날 섭취한 저녁은 잠들기 전이나 숙면을 취하는 중에 모두 소화되며 몸을 회복하고 고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아침 식사로 그날 사용할 에너지원을 충전해두지 않으면 우리 몸에 ‘에너지가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오전 업무를 맞이하게 된다. 결국 아침을 먹지않고 활동하는 것은 피로에게 어서 오라고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P163

아침을 거른 날은 ‘배터리 잔량이 한 칸만 남은 스마트폰‘으로 점심때까지 버텨야 하는 것과 같다. 머리가 가장 맑다고 여겨지는 오전 중에 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만큼 큰 손해는 없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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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온 좋은 얘기들을 하나라도 실천하기 위해 따라해보자. 어디선가 다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얘기들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하루하루 사는데 정신없어서 무심코 지나갈 때가 많았음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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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7에 밑줄친 문장 중에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열심히 기록한 사람조차도 10년 동안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데 사용한 시간이 10%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보면서, 예전에 아인슈타인인가? 뉴턴인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그 똑똑한 사람조차도 자기 뇌의 10%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문득 떠올랐다.

이러한 내용들을 보면서 시간을 관리하고 가치있게 사용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남들보다 조금만 더 가치있는 일에 몰두한다면 엄청난 퍼포먼스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 기록을 한 사람은 중국의 기업교육 전문가 가오위안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의 기록에 대한 분석을 통해 느끼는 바가 나름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고 효율이 높은 시간에 중요한 일을 할 것 - P117

일과를 끝낼 때는 계획한 대로 일을 했는지 점검 - P117

생산성은 결과물의 산출량을 자원(시간 노력, 비용 등)의 투입량으로 나눈 값이다. 자원을 적게 투입하고 많은 결과를 얻으면 생산성은 높아진다. - P117

투입되는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간을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다양한 시각에서 찾을 수 있다. - P117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할일 목록, 계획, 일정표 등의 도구를 적극활용해도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정말 원하는 것, 꼭 해야하는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표에 따라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지만 실제로는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급한 일 때문에 일의 우선순위는 뒤죽박죽된다. - P117

생산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려면 네 가지를 조심하면 된다. 첫째, 일과중에는 꼭 필요한 모임과 약속만 한다. 둘째, 걸려오는 모든 전화와 메시지에 응답할 필요는 없다. 셋째, 일정에 없던 약속이나 갑작스러운 요청에 대처하는 방법을 실천한다. 넷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 P118

중요한 일을 하는 시간에 방해받지 않는 환경, 즉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매일 사용하는 볼펜, 스테이플러, 가위, 풀을 찾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 P119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는 말은 휴식시간을 줄여서 일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람들이 만든 계획표를 보면 휴식시간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일과 일 사이에 휴식시간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일,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쉴 틈없는 계획표를 만든다. - P120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요인을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이 ‘미루는 습관‘이다. 그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대답은 ‘능력이 없어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다. - P120

기업체 임원들은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기, 비현실적인 시간 계획, 계획 미루기, 남의 말 안듣기, 거절 안 하기를 시간낭비 요인이라고 대답했다. - P121

한 번에 너무 많은것을 이루려고 하는 요인을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 번에 한가지 일을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바쁜 일상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 P121

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서 도파민(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즐거운 기분일 때 또는 쾌락을 느낄 때 분비된다. 일이 술술 풀릴 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낄 때도 도파민수치가 올라간다. 도파민 수치는 유익하거나 해로운 것과 관계없이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에 올라간다. 어떤 일을 당장 끝내야 할 때 사람들은 허둥지둥 일을 끝내고 만족을 느낀다. 그 일을 제대로 했든 그렇지 않는 상관없이 단지 끝냈다는 사실에 성취감을 느낀다. - P122

바쁨에 중독된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상태, 행동을 하면서 들떠 있는 기분을 좋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아무거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바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을 하면서도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 왠지 더 많은 일을 한 것처럼 느끼고 즐거워한다. - P122

바쁘게 일하면 당시에는 기분이 좋을 수도 있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중요도를 따져보면 실망할 수 있다. 단지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한다. 그 결과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운다. 고부가가치의 일이 중요한 지식산업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더 쓸모 있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 P122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려고 무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계획을 차일파일 미루다가 마감 시한에 맞춰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도 있다. 일을 미루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내적 동기가 부족하고, 둘째,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 P122

마감시간이 많이 남은 일이라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끝내고 잊는 편이 낫다. - P123

실패가 두려워서 또는 방법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미루는 습관이 발동한다면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떨쳐버릴 수 있다. 자기 능력을 비하하고 실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주위 사람들의 비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었다면 우선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 P123

실수와 실패는 누구나 한다. 어떤 목표든지 그것을 달성하려면 통과의례처럼 실패를 거쳐야 한다. 어떤 일에 능숙하다고 느낄수록 그 일을 미룰 가능성은 낮아진다. 실패는 일을 완성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미루지 않고 도전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 P123

중요한 일에 시간을 사용하려면 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거절해야 할 때 단호하게 거절하면 시간을 절약하고 쓸데없는 후회를 하지않는다. 마음속으로는 거절하지만 친절을 미덕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본심과 다르게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 P123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 수 없다면 빨리 거절하는 편이 현명하다.
다음은 《똑똑한 사장들의 9가지 경영원칙》에 실린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말이다.
"도와드리고 싶지만 저는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일은 손대지 않습니다. 지금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도와드리기 어렵습니다. 도와드린다고 말하고 무리하면 모두에게 손해가 됩니다." - P124

출퇴근길에 실천할 수 있는 자기계발도 자기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에 포함시켜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 P126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사용한 시간을 꼼꼼하게 기록한 사람도 10년 동안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데 사용한 시간은 총 사용 시간의 10퍼센트에 불과하다. - P127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기록하고 양적으로 환산하는 습관을 들이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 가계부를 금전출납부처럼 생각하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몇 시간 적자(시간 부족)였고 몇 시간 흑자(여유시간)었는지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시간을 사용한 내역을 기록하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진다. - P128

미래학자이자 경영사상가 패트릭 딕슨은 《퓨처와이즈》에서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 살게 될 주인공인 미래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술이 ‘문서를 훑어보는 일‘이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문서를 훑어보는 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독서와 다르다. - P129

문서를 훑어보는 일은 다른 사람이 쓴 글, 정보를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해서 다른 사람이 쓴 글 중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내용만 찾아내서 읽는다. 독서의 형태로 발췌독과 비슷하다.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검색하는 사람들은 발췌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필요한 내용을 찾는다. 문서를 훑어보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15초 정도면 책 한 페이지를 읽고 300페이지 분량의 책 한권을 1시간 정도면 훑어본다. - P129

귀로 듣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의 정보 획득 속도와 양을 비교하면 귀로 들을 때는 초당 112Kbps, 눈으로 볼 때는 초당 300만Kbps의 정보를 획득한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획득하는 데는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 P129

보는 것은 그림과 동영상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그림과 동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을 단어 수로 환산하면 그림은 1,000개, 3분 정도 짧은 동영상은 1만 개의 단어를 전달하는 것과 같다. - P129

같은 시간에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생각한다면 전화통화보다 이메일이 훨씬 낫다. 실제로 고위 경영자는 분당 2,000개의 단어를 훑어본다. 이는 문서를 훑어보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일반인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의 많은 양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은 필수다. - P129

미래에는 사실을 기억하는 능력보다 정보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이해력, 경험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 P130

문서를 빨리 읽고 이해하는 능력(문해력)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만약 하루에 책 한 권을 읽는 사람이 문해력을 키워서 한 시간에 한 권을 독파하고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한 시간은 책을 읽고 나머지 시간에는 독서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 P130

시간을 관리하는 이유가 더 많은 정보를 얻어서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아침에 일찍 깨서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자투리 시간을 모으는 데 열중하기보다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을 키우는 편이 더 낫다. - P130

가끔은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멍한 상태로 머리를 비우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동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낫다. 학생은 노트필기를 보면서 복습하거나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 직장인은 다이어리를 보면서 오늘 할 일, 어제 완료하지 못한 일을 점검하고 새롭게 해야할 일, 일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 등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 P131

나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다이어리에 메모해 둔 내용을 읽고 정리해서 다시 적는다. 그러면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실현 가능성 없는 내용은 삭제된다. 퇴근 시간에는 아침에 보지 못한 뉴스나 스포츠 경기 영상,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화콘텐츠를 보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 P131

계획은 효율과 관련이 있다.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계획을 잘못 세우거나 실행하는 과정에서 서두르면 계획에 없던 일을 하게 되고 한참 진행한 후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초기에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실행하기 전에 확실한 계획을 세우면 실행한 후에는 더 적은 노력으로 더 짧은 시간에 일을 끝낼 수 있다. - P133

효과의 관점에서 계획을 생각해보자. 효과를 보기 위한 계획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한다. 효율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놓치는 것이 효과다. 효율적이지만 효과와 거리가 먼 일을 계속하는 것도 어리석다. - P133

중요하지 않은 일을 잘 한다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해지는 것은 아니고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효율은 그 일이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지 상관없이 투입된 자원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효율은 ‘어떻게(방법)‘에 해당하고 효과는 ‘무엇(목표)‘에 해당한다. 할 일이 확실하다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방법만 고민한다면 결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효율은 목표한 일에 적용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 P134

효율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관심을 쏟고 몰두할 때 높아진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느냐에 따라서 효율은 월등히 높아질 수 있다. - P134

목표가 분명한 상태에서 계획을 세워야 어떤 일이든 순조롭게 할 수있고 돌발 상황도 줄어들어서 여유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통안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유지된다. 효율과 효과는 목표와 계획으로로 시작해서 실행과 여유로 마무리된다. - P134

목표-계획-실행-여유는 효율과 효과를 만드는 4단계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일이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계획이 없거나 구체적이지 않으면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 포기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물론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도 모든 일을 예상할 수는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모두 계획에 포함시킬 수도 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우면 어떤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 P135

상황이 바뀌어도 계속하는 힘을 주는 것이 계획이다. 계획을 세우면 실행하는 동안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빠른 시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확실한 목표, 구체적인 계획, 순조로운 진행의 결과로 여유가 생긴다. 이처럼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변화나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생긴다. 여유가 생기면 다음에 무엇을 할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어서 다음 일, 그 다음 일을 할 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계획은 다시 순조로운 진행으로 이어지고 여유가 생기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면서 여유를 누릴 수 있다. - P135

매킨지 컨설팅의 매킨지는 ‘시간관리‘라는 말은 틀렸다고 했다. 관리management는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상을 의도적으로 통제또는 조정하는 과정이다. 시간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관리도 불가능하다 시간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관리한다고 해야 맞다. 부유한 사람, 가난한 사람, 경영자, 직원, 학생, 직장인, 주부, 노인 등 모든 사람에게 하루는 24시간, 1,440분, 86,400초다. - P136

시간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서 일과를 계획하고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고 뉴스를 보며 정보를 수집한다. 지금 이 순간도 지나면 과거가 된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지금이 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사람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136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하루 일과를 빈틈없이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실천하는 사람을 ‘부지런하다‘라고 한다. 부지런한 사람은 시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고 더 많은 휴식 시간을 갖는다. - P136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둘째, 주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려고 한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한다. - P141

세 가지 이유 가운데 당장 시작하지 못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럴 때는 ‘밑져봐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이 해결책이 된다. 시작하지 않는 것과 시작해서 실패한 것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보면 똑같다. 물론 시작하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었기 때문에 손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시작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지 않고 얻는 것도 없지만 실패했을 때는 얻는 게 있다. 바로 경험이다. 실패해서 얻은 교훈은 시작하지도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크다. 실패로 얻은 교훈은 시작하지도 못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큰 재산이다. - P142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실패의 경험이 있다. 바꿔 말하면, 실패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이 말은 진리다.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실행력과 추진력은 배가 되고 결과도 더 좋다. 철도의 왕 제임스 힐은 실패에 대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바보이거나 비겁자 둘 중 하나다." - P142

시작하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려면 지금 시작해야 하는 이유와 지금 시작했을 때 얻는 잠재적 이익을 종이에 써보자. 이유가 분명하고 이익이 많을수록 의지는 커진다. 일을 시작하는 순간 자존감도 높아지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 P142

시작하기 전에는 생각만 한다. 해보나 마나 안 될 테니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시작해야 한다. 일단 시작하면 증거가 남는다. 그 증거를 보고 ‘더 해보자‘ 또는 ‘다른 방법으로 해보자‘라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시작해야 장애 요인을 알 수 있고 장애 요인을 피하거나 극복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 P143

앞으로 할 일을 소리 내서 자신에게 들리게 말하는 것도 시작하게 만드는 힘을 준다. "처음에 할 일은 무엇이고, 두 번째 해야 할 일은 무엇이다", "계획한 대로 실행하자. 첫 번째 단계는 이것이다"라고 소리 내서 자신에게 들리게 말하는 것이다. 소리 내서 행동을 자신에게 지시하는 것은 시작하기 전에 망설임은 없애는 효과가 있다. 시작하는 것을 미루기 전에 할 일을 각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P143

복잡한 일도 시작은 단순하다. 할 일이 많아도 일을 작게 나눠서 처음에 할 일, 그다음에 할 일, 또 그다음에 할 일로 나누면 된다. 당장 할수 있는 작은 일로 나누면 어떤 일이든지 시작할 수 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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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이야기에 이어서 악랄한 토비들에게 털린 시진 사람들은 구이민을 중심으로 토비들에 대응하기 위한 민병단을 조직하는데 함께 하고자 하는 인원들이 예상보다 굉장히 많았고, 지원자들의 인력 풀 또한 다양했다. 향후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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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단을 조직하고 난 뒤 토비들과 크게 한 판 붙을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러브라인이 형성된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뜬금없는 전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갑작스레 상황이 전환되어 ‘어 갑자기 이건 뭐지?‘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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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잠시 언급한 러브라인은 린바이자와 천야오우간의 것이었는데,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이 둘의 부모님들은 이들의 교제를 반대한 나머지 이들이 속한 환경을 따로 분리시키는 지경에 이르는데, 그 결과 천야오우는 다른 도시로 보내지고, 린바이자는 여학생 전용 학교로 보내진다. 이 와중에도 당사자인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고... 아무튼 이런 식의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 어찌보면 러브라인도 결국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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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위에서 언급했던 민병단과 토비들간에 전투가 발발하는데 여기 일일이 밑줄 치진 않았지만 참으로 처절하게 싸우는 장면들이 나온다.

민병단이 토비들을 쫓아내며 승리를 거두자 앙심을 품은 토비들은 계략을 써서 민병단의 우두머리격인 구이민을 납치하려 시도하고 결국 그들의 계략은 성공한다.

한편 시진에서의 사건과는 별개로 구이민의 아들인 구퉁녠은 선뎬이라는 지역에서 묘령의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얼핏 사귀는 사이처럼 지내다가 어느날 구퉁녠이 가지고 있던 돈이 다 떨어지게 되자 그 여자는 일자리를 소개시켜준다는 명목으로 구퉁녠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영어 계약서에 싸인하라고 한 뒤 그를 호주에 일꾼으로 팔아버린다.

보면서 참 살벌하고 무서운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비단 소설 속만의 얘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해주는 사람을 오히려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괜히 잘해주는 게 아니라 사소한 이유든 어떤 커다란 이유든 간에 잘해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잘해주는 미끼를 덥썩 물지 않도록 언제나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스스로가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그냥 생각없이 살면 당하게 된다. 그러니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나의 생각과 정신줄을 단단히 붙들어 매야 한다. 오죽하면 옛 속담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 같은 얘기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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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고 썼는데 뒤이어 읽다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하다. 린샹푸가 인질로 잡힌 구이민을 구하러 토비들의 소굴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토비들의 대장인 장도끼라는 사람한테 칼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온다. 원래 처음부터 장도끼가 린샹푸를 죽이려 하진 않았지만 린샹푸가 장도끼를 공격하려하자 장도끼는 가차없이 린샹푸를 제압해서 죽여버린다.

린샹푸가 장도끼를 공격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토비들이 준 간을 먹었는데 그 간이 구이민의 간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구하러 간 인질의 간을 자신도 먹었으니 웬만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멘탈이 완전히 나가고도 남을만 했던 것 같다.

달리보면 린샹푸가 이성의 끈을 놓고 감정에 이끌려 죽음을 자초한 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으나 한가지 주목할 점이 칼에 맞아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얼굴은 웃고 있어서 장도끼를 비롯한 토비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것을 보면 죽는 순간까지도 린샹푸의 정신만은 온전하게 살아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독자인 내가 뒤에 나오는 내용을 읽다가 알게 된 사실로 한 가지 안타까웠던 건 장도끼가 린샹푸에게 했던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었다. 즉, 린샹푸가 먹었던 간이 구이민의 간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든 간에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는 섣불리 상대방의 얘기에만 의존하여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구이민은 민병단을 서른 명으로 구성할 계획이었는데 뜻밖에도 지원자가 200명을 훌쩍 넘었다. 숲이 크면 별별 새가 다 있는 법이라고, 부잣집 도련님부터 집 없는 거지, 번듯한 사람부터 불량배까지 두루 있었다. 토비한테 납치됐던 시진의 인질 스물두명 가운데에서는 열아홉명이 지원했다.

구이민은 민병단 수장으로 성도에서 주보충이라는 사람을 초빙했다. 주보충은 청나라 의용군에서 십장을 맡았고 환계군벌의 서북군에서 연대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그가 가마에서 나왔을 때 시진 백성들은 백발에 흰 수염을 기른, 몸집이 크고 눈빛이 형형한 쉰 살 정도의 남자를 보고 놀랐다.

주보충이 입을 열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민병단은 잡화점이 아니므로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민병단은 약방보다 더 꼼꼼하게 물건을 골라야 한다면서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고 선언했다.

"총알에는 눈이 없으니 총알이 갈 길을 내주십시오."

"사부님, 총알 보셨습니까?"
"아니, 눈을 감고 있었어."
"저는 봤습니다. 머리 위의 그릇이 깨진 다음에 날아왔습니다. 총알이 어떻게 나중에 올 수 있죠?"

천야오우는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린바이자도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다. 화로 속 불꽃처럼 뜨거운 천야오우의 눈빛에 그녀는 천야오우가 변했고 자신도 변했다는 걸 알았다.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집에는 가법이 있습니다."

"밥부터 먹이고 한숨 재운 다음에 가법을 시행하게."

"아궁이에서 재를 가져와 채찍 맞은 곳에 뿌리세요. 그러지 않으면 독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이미 구씨 집안 사람이야. 혹시라도 이 일이 새어나가면 어떻게 고개를 들고 살겠니."

"팔자는 전생에 정해지는 거란다."

"원청이 가짜이니 샤오메이와 아창이라는 이름도 가짜겠지."

천융량이 말했다.
"지금 주변 100여리 에서는 시진의 목공소와 린샹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형님이 말씀하신 샤오메이와 아창도 틀림없이 알 겁니다."
천융량이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
"그들이 시진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처음에 시진을 원청이라고 멋대로 확신했던 게 잘못 같다고 , 원청은 시진이 아니라 다른 곳인가 보다라고 했다.

"천명을 따르는 수밖에요."

13년 동안 어머니가 누구냐고 한 번도 묻지 않았던 린바이자가 리메이롄이 떠나자 자기 어머니를 떠올렸다.

린샹푸의 기억이 샤오메이를 불러냈다. 샤오메이가 그의 눈앞에 나타나고 샤오메이의 얼굴과 음성, 체온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하지만 닿을 수 없기에 그의 가슴은 순식간에 상실감으로 뒤덮였다.

열여섯살의 천야오우는 린바이자와 헤어진 뒤 완전히 낙담해 매일 얼빠진 표정으로 치자촌 물가에서 시진 쪽을 바라보았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밤새 보호해주소서. 주님, 음식을 주시고 저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즐거움이 주님의 은총입니다."

"주님, 제게 평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린바이자는 일주일이 지난 뒤 마침내 눈물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한참동안 엉엉 울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홍수처럼 흘러넘쳤다. 만감이 교차하고 슬픔이 흘러넘쳤다.

린바이자가 중서여숙에서 그들 자매와 만났겠다고 생각하자 린샹푸는 무척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불붙는 듯했던 상황은 일시적이었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졌다.

집이 텅 비자 린샹푸의 마음도 휑하게 비어 갔다.

그런데 생전의 남편을 원망할 때조차 그녀는 그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여자에게는 어떤 남자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원수와 만나니 분노가 치솟는구나."

"이건 전쟁이지, 연극 구경이 아니라고."

"명심하게. 철천지원수와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네. 자네들은 토비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도록 성문을 사수해야 해."

"토비를 잡으러 가자."

순식간에 정육점의 칼과 철물점의 칼이 사라지고 재봉소의 가위까지 사라졌다.

토비들은 하늘을 찌르는 듯한 함성을 듣고 새까맣게 몰려나오는 무리를 보고는 놀라서 사방으로 달아났다.

"주 단장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 사부님을 단장으로 임명하셨고, 사부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저를 단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이제 제가 죽어가니 단장직을 회장님께 넘깁니다...... 사부님과 제 묘비에 ‘단장‘ 이라고 새겨주십시오."

구이민은 모제르총을 건네받은 뒤 쑨펑싼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런 다음 모제르총을 들고 밖으로 나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쑨펑싼의 죽음을 알렸다. 조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쥐 죽은듯 조용해졌다.

"절대 분란을 일으키지 마세요. 무사히 넘기려면 참는 게 최고입니다. 그래야만 화를 면할 수 있어요."

뱀을 잡으려면 급소를 찌르고 도둑을 잡으려면 그 왕을 잡아야 한다

"돌아가서 너희 성안의 사람들에게 알려라. 우리는 장도끼의 부하로 구이민을 납치해가니 우리 연락을 기다리라고 해."

명성이 자자한 시진 상인회 회장 겸 민병단 단장인 구이민이 토비에게 납치되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에 시진은 엉망이 되었다. 시진 백성들은 너무 놀라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버지, 아버지, 저 좀 구해주세요......"
하지만 울음과 비명으로는 호주 광산에서 헐벗고 굶주린 채 중노동에 시달리게 될 그의 운명을 바꿀 수 없었다.

"시진에 민병단은 없어도 구이민이 없어서는 안됩니다."

"회장님은 구해와야지요. 다만 모두의 목숨을 버리면서 구할 수는 없습니다. 천년 된 시진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는 없어요."

구이민이 나중에 모집한 민병단 병사는 대부분 타향 출신으로 원래 빈둥거리며 지내다가 밥이라도 얻어먹을 생각에 지원한 사람들이었다. 재난이 곧 닥칠 듯해 살길을 모색하던 중 생각지도 못하게 짭짤한 수입이 생기자 그들은 반색하며 받아들였다.

"재물운이 들어올 때는 대문으로도 막을 수 없지."

‘나뭇잎은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가고 사람은 죽으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온 몸이 피투성이셨어. 맞아 죽기 일보 직전이라고. 완전히 넋이 나간듯 했고."

"시진 상인회 구이민 회장은 차치하고, 다른 인질이라 한들 어떻게 구하지 않을 수 있겠나."

생명의 빛이 꺼지는 순간 그는 딸을 보았다. 옷깃에 주황색 꽃을 단 린바이자가 중서여숙의 복도에서 그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죽었는데 왜 웃고 계시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듯 옛일이 줄줄이 떠올랐다. 눈이 얼어붙었을 때 린샹푸가 커다란 봇짐을 지고 딸을 가슴에 안은 채 그의 집으로 들어왔던 모습이 제일 많이 떠올랐다. 그런 광경들이 비 내리는 날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하나씩 나타났다가 끊어지고 또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눈앞이 흐릿해진 것 같아 손으로 문질렀을 때에야 천융량은 자신이 울고 있는 걸 알았다. 그는 눈물을 닦은 뒤 린샹푸의 귀밑에서 칼을 뽑아냈다. 그러자 웃고 있던 린샹푸의 입이 다물어졌다. 천융량은 피 묻은 칼을 보며 린샹푸에게 말했다.
"이 칼은 장도끼에게 돌려줄게요."
그게 천융량이 살아서 린샹푸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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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이 잡지를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찾아보니 수년전부터 이 바닥에서 나름 자리잡은 문학잡지인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호로 처음 접해 본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어찌됐든 읽으면서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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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소설가 하가람 님의 리뷰가 2개 나온다. 찬찬히 읽어보면서 해당 책을 직접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마치 그냥 다 읽어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가가 느낀 핵심만 딱 집어서 리뷰에 녹여주셨는데 개인적으론 난생 처음 보는 책 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과 핵심 메시지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리뷰였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소설 리뷰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같은 깨달음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문가의 리뷰를 보면서 나 자신이 그동안 썼던 리뷰는 어땠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봤다. 그냥 느낌가는대로 마구 갈겨쓰진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되었다. 리뷰에도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정형화된 규칙이나 규범같은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이게 수학이 아니라 문학리뷰이기에 획일화된 정답은 없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 바닥만이 가지고 있는 어느정도의 노하우라는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난 이런 것들과 관련하여 따로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지라, 글을 쓰는 법 같은 책을 참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간혹 리뷰글을 보다보면 이런 글쓰기 노하우와 관련된 책들이 올라오는 것들을 보게 되는데 어쩌면 그런 책을 읽었던 분들도 내가 지금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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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후에는 소설가 장류진 님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몇 년 전에 이 분이 쓰신 ‘달까지 가자‘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인터뷰 내용에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 중에 《연수》라는 작품에 나오는 일부 글귀들이 인용되어 있는데,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인용된 문장만으로도 그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참고로 여기서 연수는 ‘운전연수‘ 를 의미하는 듯 보인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주인공 이름이 연수인가 했다가 인터뷰 내용을 통해 내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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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라는 책에 대해 시인, 평론가, MD 이렇게 세 분이 비대면 채팅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추석 무렵에 이 책을 읽어봤던 터라, 소위 말하는 업계 전문가 분들은 이 책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보고 느꼈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자인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내용들도 일부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한 예로 소유정 평론가 님이 말씀해주신 p.37에 밑줄친 부분은 독자인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한 책 내용과는 별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여기 비대면 채팅에 참가하신 MD분이 알라딘 해외소설 담당MD 라고 나와서 이름을 보니 어디선가 얼핏 들어본 분 같았는데 Axt 에서 보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다.

특별히 p.47에 밑줄친 내용 중에 알라딘 MD님이 말씀해주신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이라는 작품이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과 대비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던 책 중에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팅형식으로 이루어진 독서 전문가들의 대화를 통해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 받는 것도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다.


뒤이어 나오는 글은 공학박사이자 작가이신 곽재식 교수님이 쓰신 행복과 관련한 글이다. 어떤 광고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이런 말이 들어간 광고가 있다. 독자인 나도 글을 읽으면서 곧장 생각났던 CM송이었다. 이 노래와 관련해서 행복이란게 어떤 건지를 말씀해주고 계신데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갔던 내용이었다. 관련 내용에 밑줄도 몇 개 그어보았다. 아마 공감하실 분들이 많이 계실거라고 생각한다.

곽재식 교수님이 써주신 행복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보자면 행복은 그림자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바로 느껴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떤 고통스러운 것을 참고 한다기보다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공부 그 자체에서, 그 과정에서 행복해하고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게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이게 참 듣고 보면 뭐 대단한 건가 싶기도 한데 실제 삶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이 어디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는 글쓴이의 말이 왠지 모르게 공감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듯 하다.

이 다음에 나오는 글은 시인이자 여러가지 N잡을 갖고 계신 강혜빈 님의 글이었다. 이분이 생각하는 이번 호의 주제인 ‘갓생‘의 정의에 대해 볼 수 있었는데, 신선한 느낌이 들 정도로 뭔가 새로우면서도 공감이 되었다. 뒤에 이어서 써주신 글들을 읽으면서 굉장히 시간을 알차게 쓰고 계신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에 밑줄친 문장이 이분의 열심을 대변하는 것 같다.

‘몸이 강제로 전원을 끄고 기절할 때까지.‘

새해 다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버릇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갑작스레 기쁜 일이 생기거나 예기치 않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 들뜨는 기분이 될 때면 생각한다. 평정을 찾자, 현혹되지 말자. 나는 두 눈을 감고 그것의 이면에 대해 생각한다. 아름다운 벚나무 아래에는 반드시 시체가 묻혀 있다고 믿는 사람처럼. - P11

개체로서는 의미를 갖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불가해한 단편(片)들이 모임으로써 하나의 완성체가 되는구나, 그 완성체를 분해하면 무의미한 단편으로 돌아간다. - P12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모여 아름다움이 된다. 아름다움은 불완전하고 불가해한 단편들로 모인 허상. 아름다움은 없음. - P12

그래, 어리석다. 홀릴 것을 알면서도 왜 벚꽃 길을 피할 생각은 않는지, 결말을 알면서도 왜 꼭 그곳으로 발을 디디고야 마는지, 그리하여 곤경에 처하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깊은 마음 저편에서 나는 그가 사랑스럽다. 무엇이 사랑스러우냐 하면 이 어리석은 사람이 또 다짐하고,
후회하고, 실패하리라는 게, 여러 번 속아 넘어간 것에 기꺼이 몸을 던질 수 있다는 게, 현혹될 수 있다면 무서움쯤은 잠시 눈감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그것이 못 견디게 사랑스럽다. - P12

「도덕적 혼란」은 도시에서 내연 관계로 지내던 넬과 티그가 시골에 내려와 적응하는 1년여의 시간을 다룬다. 그들은 폐허와 다름없는 오래된 농장과 집을 값싸게 구입하여 그곳을 재건한다. 처음 넬의 눈에 시골은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이처럼 아름다웠던 봄은 이제껏 없었어,
하고 넬은 생각했다."(205쪽) 넬은 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집과 농장을 가꾼다. - P15

농장이 한 사람의 내면이라면 그것을 가꾸어 나가는 방식은 삶의 태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P16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내 손을 더럽히지 않고, 상대방도 다치지 않은 채 안온하게 한곳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방식이. 아무런 죽음의 대가 없이 깨끗한 농장을 꾸리는 일이. 내연 관계에 있는 남자와 가족이 되길 원하면서도, 그의 아내를 다치지 않게 하고 평화롭게 내 호칭을 찾아가는 방식이. 소설은 냉정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언젠가는 도끼를 쥐어야만 한다고 말이다. - P16

‘나는 육식 동물이야. 그녀는 이상할 만큼 초연한 태도로 생각했다.‘(247쪽)

스스로를 육식 동물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모든 것은 명료해진다. - P16

그 뒤로 이어지는 소설의 마지막 문단은 단숨에 그녀의 미래를 그려낸다.

[아마도 그녀는 이 농장 생활을 통해 술수에 능해질 것이다. 아마도 어둠의 일부를 흡수하게 될 것이다. 어둠은 결코 어둠이 아니라 지식일 수도 있다. 그녀는 다른 이들이 조언을구하러 오는 여성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응급 상황에 처했을 때 그녀에게 연락할 것이다. 그녀는 소매를 걷어올리고 감정 따위는 생략해버리고 피에 흠뻑 젖고 냄새가 나는 의무를 무엇이든 완수할 것이다.](247쪽) - P16

여러 개의 미래형 문장으로 이루어진 결말은 넬의 미래가 그녀와 전혀 달라 보이던 로블린의 삶을 따라 흘러갈 것을 암시한다. 언뜻 농장 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기묘하게도 낙관적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리고 나오는 마지막 문장. "그녀는 능숙하게 도끼를 다루게 될 것이다."(247쪽) - P17

도끼로는 스스로를 해할 수 없다. 도끼는 대상을 가까이서 겨냥해야만 하는 도구이니까. 내가 살기 위해 무언가는 반드시 상처받고 피를 흘린다. 산다는 것은 매 순간의 작고 큰 도끼질의 연속이라는 것, 견고한 경계선을 가진 안전지대는 무수한 핏자국으로 이루어진 영토의 또 다른 말이라는 것을 그녀는 체득하게 된 게 아닐까. - P17

"아무것도 기르지 말게."
"살아 있는 놈들을 키우면 죽는 놈도 나올 걸세." (216쪽) - P17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삶의 이치라면 초연히 받아들여야 할까. 내 것을 지키기 위해 도끼를 쥐는 일이 두렵다면, 차라리 누군가 내 머리를 베어줬으면 하는 것은 그래서인가. - P17

스스로 ‘난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의내리고 있던 것들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계속 흘러가며 변한다는 사실 - P24

인생에는 여러 길이 있지만, 어떤 길이든 정답은 없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선택해서 나아가면 될 뿐이라는 걸요. 때로는 이 길과 저 길이 갈라졌다 합쳐지기도 하고, 예상에 없던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도 생각지 못했던 아름다운 호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니까요. - P24

하지만 사실 인생이라는게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고 이 길로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다른 길로 빠질 수도 있고 결국 길이 합쳐지기도 하잖아요. - P25

사실 계획대로, 예상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죠. 막연해서 무서웠던 일들도 막상 부딪쳐보면 의외로 할 만한 경우가 제법 있고요. 오히려 좋아, 같은. - P25

누구나 다 하는 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도저히 못할것 같던 마음이 정말로 옅어지는 것 같았다.
(「연수」, 31쪽) - P26

‘잘했어‘는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만 들을 수 있는 말 같고, ‘잘할 거야‘는 내가 잘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그 기대에 못 미칠까봐 걱정하게 되는 말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잘하고 있어‘라는 현재진행형인 이 말이 좋다고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어서 소설에 쓰게 되었습니다. - P27

사람마다 ‘공정하다‘라는것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있고 거기에 또 엄청 집착하잖아요. 내 기준에 공정하지 않아 보이면 부당하다 생각하고, 인정하지도 않고요. 그런 것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 P28

문학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 P30

"그래도 나한테는 이게 제일 귀하고 중요해. 너처럼." - P31

‘사이‘ 역시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될 수 있겠네요. 제목에서 보자면 아침 ‘그리고‘ 저녁인데, 이 ‘그리고‘에 해당하는 부분이 쓰이지 않은 삶인 거잖아요. 전부 말할 수 없는 일생의 많은 부분들을 하나의 부사로 압축하자면 ‘그리고‘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 P37

저는 이 소설을 통해 인물들이 꼭 한 번씩 턴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다시 받는 식의 대화가 얼마나 다정한지를 알게 되었어요. 내 말을 타인이 한 번 더 곱씹어주었을 때 안정감이랄지 설명할 수 없는 친밀함 같은 게 있잖아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에서 그런 게 느껴졌어요. - P38

그러고 보면 나의 인생이지만, 그저 나로서가 아니라 어떤 관계 속의 나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나만의 인생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제게는 어떤 관계 속에서 의미 지어지는 나, 변화하는 나의 모습이 (아직까지는) 중요한 것 같아요. - P43

이 책의 문장들은 어떤 꾸밈이나 장식을 모두 제거하고 단순한 구조만 남아 가장 근본적인 인생의 본질에 대해 묻는데,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결국 읽는 이가 완성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백지 같은 여백 속에서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해석을 더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그렇게 깊은 울림이 더해져 가장 구체적인 소설이 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과 함께 읽어서 더욱 의미 있고 빛날 수 있었어요. 책이 두세배로 두꺼워졌다는 말씀, 너무너무 공감합니다. - P47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생각도 많이 났는데요, 이 책이랑 극단적인 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한사람이 태어나서 늙어가기까지의 일대기 속에서 생의 온갖 지리멸렬하고 구질구질하고 군더더기 가득한 오만 감정과 군때, 모든 생의 순간과 느낀 것을 낱낱이 적나라하게 써내려가는 점이 이 책과 정반대의 지점에 있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이 책과 같은 질문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우리 생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그런 다른 문체의 소설과 이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 P47

광고는 어차피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날씬한 몸매의 아이돌이 설탕 덩어리인 탄산음료를 마시라고 하고, 어지간한 부잣집 자식이 아니면 결코 엇비슷하게 꾸밀 수도 없을 것 같은 널찍한 집에서 신혼부부를 연기하는 광고 모델들이 나와 전자제품을 사면 이렇게 살 수 있다는 양 제안하는 것이 광고의 세계다. - P49

예쁜 무늬의 포장지 안쪽에는 변색된 표정의 사람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모든 것을 잊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행복할 수 있어요. 행복할 수도 있다고요"라고 부르짖는 느낌이었다. - P50

행복은 남이 이루어주거나, 외부의 무엇인가가 나에게 일구어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것이지, 무엇인가가 나를 행복해지게 해줄 수는없다. 내 상태를 불행 상태였다가 행복상태로 바꾸어주는 것이 나 자신 말고 따로 있지는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P51

행복은 내가 삶을 사는 방법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온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나에게 행복해지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오만한 명령이다. - P51

나는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인생의 과정이 행복이라고 누가 말한다면 그 말에는 동의할 수 있다. 과정이 행복이라니, 그 말도 좀 질리도록 반복해서 들어본 말 같지만, 그래도 인생의 과정이 행복이라는 말 속에는 경험과 공감과 뿌듯함과 약간의 후회가 서려 있는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는 말은 그렇지 않다. 그말은 오히려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보지도 못한 사람이 막연히 무지개 끝에 있을 황금단지나, 구름 위에 있는 신비의 궁전을 떠올리며 허상 속의 행복에 매달리는 모습에 더 가까운 것 같다. - P52

인생의 마지막 목표가 행복이기 때문에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야 한다거나, 무슨 숨겨진 삶의 비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처량하다. - P52

행복은 어려운 목표고, 멀리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욕망 속에서 갈구하며 달려들어야 하는 대상이 된다. 행복이 인생의 목표라서 끝없이 달려들어야 하는 것이라면 어쩐지 괴로운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말하자면, 세상이 거대한 행복 찾기 스파르타식 합숙학원 같은 곳이고, 잘못하면 밤마다 기합을 받아야 하며, 매달 시험을 쳐서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사람들에게만 상으로 진정하고도 완벽한 행복감을 주는 마약을 먹여준다는 이야기 같지 않은지? - P52

그러므로 나는 행복이란 대부분이 잃어버리고 있어서 극소수만 차지할 수 있는 귀금속 같은 것도 아니고, 바깥에서 무엇인가가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며, 인생의 거창한 목표로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할 가치가 있는 단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 P52

행복은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골치 아픈 일을 동료들과 함께 힘겹게 풀어가는 도중에 잠깐 서로 나누는 실없는 농담 같은 것이라거나, 갑작스럽게 닥친 문제로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것이 있었는데 그래도 어찌저찌 대강은 해결되었다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후련한 느낌 같은 것이다. - P52

별것 아닌 일인데도 잘 할 줄 몰라서 당황하고 있는 어린이를 보았을 때 어른이라면 누구나 친절하게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그 느낌이 행복이고, 그 어린이가 문제가 해결되어 얼굴이 밝아진 것을 보면 뿌듯해지는 것이 행복이다. - P53

인생을 살면서 시간을 보람차게 활용하고 생산적인 일을 많이 하는 삶의 태도를 요즘 말로 "갓생"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런 삶이 정말로 갓생이라는 말의 어감에 어울리게 되려면, 행복해지려고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P53

나는 사람들이 아침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자기전에 매일 일기를 쓰고,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새로운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는 일들을 할 때, 그런 일들이 감내하면 언제인가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에 참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좋겠다. 나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일기를 쓰고, 악기와 외국어를 배우는 동안 행복하기를 바란다. - P53

내 앞에 주어진 삶을 그 많은 일을 할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그 여러 가지 기회에 많은 꿈과 함께 도전하는 재미를 느끼는 시간은 행복한 삶에 잘 어울린다. - P53

돈을 많이 모으게 되었거나, 높은 지위로 승진한 자리에 오른 목표에 도달했다고 해서, 보통 그것만으로 그 사람이 갓생을 산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갓생이라는 말 역시 행복해지는 삶이 아닌, 행복한 삶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P53

삶 속에서 어떤 단어가 우리 앞에 불쑥 나타나는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 P55

우연은 얼마나 흥미로운지. - P55

애초에 갓생이란 일상에서 소소한 성취감을 얻는 일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적인 삶을 칭하는 MZ세대의 유행어로, 학업 및 운동 등을 열심히 하는 것을 아울러 말한다. - P55

(MZ는 너무 광범위하지만) 일명 MZ들은 짬나는 시간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퇴근 후에 인플루언서로 활동,
이모티콘을 만들어 부수입을 내는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 가지 일로는 치솟는 물가상승률과 집값을 따라잡을 수 없는 탓일까. 혹은 주 직업에서 얻는 가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메타버스처럼 자아실현 ‘모드‘를 전환하는 일종의 문화현상일까. - P55

자아의 분화는 나라는 존재가 다양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음, 비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브랜드마케터인 내가 망하면, 플로리스트인 나로 다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 P55

그렇다. 나는 자꾸만 쫑긋쫑긋움직이고 있다. 움직임이란 고여 있지않고 멈춰 있지 않는 운동성이다. 그것은 세포분열을 떠올리게도 한다. ‘갓생‘이란 어쩌면 자아의 ‘쪼개짐‘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알록달록한 롤리팝이 쪼개지듯. - P57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시도하는 에너지는 또 다른 내가 있기에 가능하다. 또 다른 ‘나‘들은 월요일의 나, 화요일의 나, 수요일의 나・・・・・・ 마침내 일요일의 나로 나뉜다. - P57

일사불란하게 오늘의 임무를 해낸다. - P57

몸이 강제로 전원을 끄고 기절할 때까지.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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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딱딱한 책인듯 하다가도 읽다가 간혹 기발한 문장들이 ...

1년 전 독서 기록을 통해 의외성(unexpectedness)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좀 더 강하게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았다. 북플에서도 간혹 이러한 의외성의 파워풀함을 느낄 때가 있다. 평소에 내가 올린 글에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던 분이 어느날 갑자기 급작스러운 관심을 보여주신 적이 있었다. 당시 솔직히 좀 많이 놀랬다. 나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이었기 때문이다. 1년 전 독서기록에 나왔던 의외성과 이 예상치 못하게 받았던 관심을 연결지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때 내가 올렸던 글이 내가 평소에 올리던 내용과 좀 다른 분야의 내용을 올렸던 날이었고 소위 이 책에서 말하는 ‘의외성‘ 이라는 것이 적용될 만한 사건(?)이었다. 상대방이 평소에 예상치 못했던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거기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는 뭐 그런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도 그 분께서 보여주신 긍정적인 관심에 기분 좋게 반응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책에 나왔던 개념을 나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에피소드에 적용해서 생각해보니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좀 더 깊이있게 체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지금 혹은 향후에 만나게 될 관계들 속에서도 이러한 의외성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염두해두면서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히 써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쓰면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잘만 쓰면 아주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는게 의외성(unexpectedness)이 아닐까 싶다.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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