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질 좋은 수면, 일명 ‘쾌면‘을 하기 위한 과학적인 노하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잠이 들 때는 심부 체온이 낮아지고 피부 체온이 높아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러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자기 전에 목욕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수면에도 커다란 영향이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블루라이트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독자인 내가 느낀 여기서의 핵심은 블루라이트가 우리 뇌의 생물시계라 일컬어지는 ‘시교차 상핵‘이라는 것에 영향을 미쳐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한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우리 뇌의 생물시계가 1~2시간 정도 뒤로 늦춰지고 결과적으로 잠들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수면의 질이 낮아져 있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러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생활습관을 조정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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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술이 우리 뇌와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평소에 그냥 막연하게 ‘과음하면 좋지 않다‘ 정도로만 아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여 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된 듯하다.

또한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에 제시된 적정 음주량과 술에 함유된 알코올 양의 기준표에 근거하여 순 알코올 양을 계산하는 산식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적정한 음주량을 정확히 계산해볼 수 있어서 여러 모로 유익했다. 이에 더해 알코올이 대사되는 과정을 그래픽과 함께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어서 전문가가 아닌 나같은 일반인들도 그 과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목욕을 한 후 바로 잠자리에 드는 일도 좋지 않다. 졸음은 ‘심부 체온‘[직장(直腸)등에서 측정한 몸 내부의 온도]과 깊은 관계가 있다. 심부 체온은 하루 가운데 자기 전에 가장 높아졌다가 낮아진다. 그러면서 졸음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P39

결국 목욕으로 올라간 심부 체온이 내려가기 시작하기 전에 잠자리에 들면 졸음을 느끼기 어렵다. "식는(cool down)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목욕을 한 후 잠자리에 들 때까지 적어도 한 시간 정도는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 P39

다만 목욕을 통해 심부 체온을 일부러 올리는 일 자체는 그 후 심부 체온이 낮아짐으로써 자연스럽게 잠이 드는 데 효과적이다. 그때 권하는 방법이 미지근한 물에 몸을 오래 담그는 일이다. - P39

물이 너무 뜨거우면 심부 체온은 오르지만 몸을 흥분시키는 ‘교감 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지근한 물에 오래 몸을 담그면 처음에는 활발해진 교감 신경의 활동이 서서히 억제되어, 반대로 긴장을 이완시켜 주는 작용을 하는 ‘부교감 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져 몸을 흥분시키지 않고 심부 체온을 높일 수 있다. - P39

자기 전에는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알코올 섭취도 쾌면의 적이다. - P39

"술을 마신 직후에는 잠에 오지만, 3시간 정도 지나 분해되면 알코올을 대사할 수 있는 물질이 가진 각성 작용 때문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또 이뇨 작용도 있기 때문에 한밤중에 깨어나게 된다." - P39

담배도 교감 신경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자기 전에는 피우지 않도록 한다. - P39

식사를 한 후 바로 잠자리에 드는 일도 좋지 않다. 소화 활동이 활발해져서 수면을 방해하는 등의 이유 외에도,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기 쉬워진다는 점도 이유의 하나이다. - P39

"깊은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하는 환자를 잘 조사하면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다. 식사 후 적어도 2~3시간, 어느 정도 소화가 진행된 다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이상적이다." - P39

쾌적한 실내 온도는 수면에 중요하지만, 몸속의 온도 즉 체온과 수면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 - P40

주로 직장(直腸)에서 측정하는 ‘심부 체온‘은 피부에서 재는
‘피부 체온‘보다 3~5℃ 정도 높다. - P40

심부 체온은 생물 시계에 의한 각성 단계와 연동되어 있으며, 밤 9시 정도를 피크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들기 전후에 더욱 내려가 수면 중에 가장 저온이 된다. - P40

반대로 피부 체온은 잠들기 전후에 서서히 상승한다. 잠든 갓난아이의 손이나 발이 따뜻해지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 P40

심부 체온은 뇌와 내장의 체온 - P40

체온 차의 감소와 그에 수반되는 몸 밖으로 방열이 일어나는 현상이 잠들기 전후의 특징이다. - P40

"잠들기 전후에 몸의 심부에서 피부로 방열이 일어나 심부와 피부 사이의 온도차가 줄어드는 것은 틀림없다. 단 ‘심부체온을 어떻게든 낮추면 잠잘 수 있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손발 등의 말초가 따뜻해지고 방열이 일어나는 것이 잠드는 데 중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 P40

예컨대 취침 직전에 뜨거운 물로 목욕하면 심부 체온이 잘내려가지 않아 잠들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목욕은 취침 2시간 정도 전에 마치거나, 취침 직전에 목욕할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 P40

추우면 잠들지 못한다는 이유로 겨울철에 전기담요 등을 사용하는 경우는 자기 전에 전원을 끄거나 오프타이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면 중에 가열이 계속되면 몸의 방열이 방해를 받아 도중에 잠을 깨는 등 수면의 질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 P40

밤에 눈에 들어오는 밝은 빛은 생물 시계를 교란시켜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 P42

"생물 시계는 온몸의 모든 세포에 갖추어져 있지만, 그들을 제어하는 마스터 시계가 뇌의 시교차 상핵이라는 부위에 있다. 이 마스터 시계의 바늘은 이른 아침 시간에 강한 빛을 쬠으로써 재설정된다. 그러나 밤늦은 시간에 빛을 쬐면 시곗바늘이 1~2시간 정도 뒤로 돌아가 버린다." - P42

일반적으로 밤이 되면 생물 시계의 작용에 의해 ‘멜라토닌‘
이라는 호르몬이 뇌에서 온몸으로 방출된다. 멜라토닌이 늘어나는 현상이 수면에 들어가는 것을 돕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생물시계의 바늘이 뒤로 돌아가 버리면 멜라토닌이 방출되는 타이밍이 늦어진다. 나아가 빛 그 자체에도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이러한 결과 잠들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 P42

눈의 망막에는 빛을 포착하는 센서인 ‘시각 세포‘가 늘어서있다. 이들 시각 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뇌로 중계하는 것이 망막의 ‘신경절 세포‘이다. - P42

최근 연구에서 신경절 세포의 일부는 파장 46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전후의 푸른빛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신호가 교차 상핵에 있는 생물 시계를 조절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스마트폰이나 PC, 그리고 LED 조명 등에 들어있는 푸른빛(이른바 블루라이트)은 이 경로를 통해 생물 시계에 영향을 미친다. - P42

"빛의 양을 생각하면 스마트폰이나 PC의 빛뿐 아니라 야간에 거실이나 침실이 너무 밝은 것도 문제이다. 야간에는 노란색이나 주황색으로 된, 약간 어둠을 느낄 정도의 조명이 좋다." - P42

빛은 생물 시계를 조절한다 - P43

생물 시계의 주기(약 24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24시간보다 짧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24시간보다 긴 사람도 있다. 그 시곗바늘을 지구의 자전 주기가 만드는 아침과 저녁의 사이클에 동기시키는 메커니즘이 ‘빛에 의한 생물 시계의 재설정‘이다. - P43

현대인이 살아가는 환경에서는 본래는 아침에 쬐어야 할 강한 빛을 밤에 쬐는 경우가 있다. 밤의 강한 빛이 생물 시계를 교란시키는 것이다. - P43

‘취하다‘란 대체 무슨 말일까? .. (중략)... "의학적으로는 에탄올이 뇌 등의 중추 신경계에 미치는 급성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목소리가 커지거나 대담한 행동을 하는 것은 뇌의 대뇌 피질이 담당하는 제어 메커니즘이 마비되기 때문" - P44

대뇌 피질이란 뇌의 표면 부위를 말하며, 특히 사람의 경우 앞쪽(전두엽 영역)이 발달해 사고, 창조성, 이성 등 ‘사람에게 특유한 고도의 뇌기능‘을 담당한다. - P44

예를 들어 싫어하는 상사가 있어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은 전두엽 영역이 좋지 못한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음주량의 증가와 더불어 전두엽 영역의 기능이 마비되어 억제가 점차 효과가 없어진다. - P44

좋게 해석하면 음주로 평소의 억압에서 해방된다고 할 수 있다. 적당한 양이라면 개방감이나 고양감을 느끼거나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인간관계가 밀접해지는 좋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P45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맥주 1~2병(알코올로 환산해 20~40g)을 마시면 약 30분 만에 알코올의 혈중 농도가 0.05~0.1%에 이르고 약간 취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 P45

혈중 농도가 0.1%를 넘으면 이른바 취한 상태가 되고, 0.35% 이상이 되면 의식 상실, 호흡 근육의 마비, 대소변을 참지 못하고 싸는 실금 등 급성 알코올 중독 상태에 빠진다. - P45

알코올의 작용은 대뇌 피질뿐만 아니라 나아가 뇌의 깊은 부위(대뇌 변연계나 대뇌 기저핵)에도 영향을 미쳐, 음주에 대한 욕구-의존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 P45

취하는 것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는데, 수면에는 나쁜 영향만 미친다고 한다. "많이 마시면 ‘렘수면‘이 억제되어 수면리듬이 나빠져 버린다. 많이 마셨을 때 기분이 상쾌하지 않고 다음 날 아침에 잠에서 쉽게 깨지 못하는 것은 뇌가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 P45

또 알코올에 의한 이뇨 효과로 화장실에가게 되기 때문에 잠을 방해하는 측면도 있다. 뇌의 호흡 중추가 영향을 받아 ‘수면 무호흡 증후군‘(수면 때 호흡 정지를 반복하는질환으로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 P45

나이트캡이라 해서 자기 전에 소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 의사들은 대부분 "잠을 자기 위한 음주는 그만두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위에서 말한 이유에 덧붙여 마시는 양이 조금씩 늘어나 알코올 의존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 P45

대략적으로 정종 1홉(알코올 약 20g)이 대사되는 데에는 약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즉 정종 3홉을 밤 10시까지 마셔도 다음 날 아침 7시에는 알코올이 분해된다는 이야기이다(단 다소의 개인차는 있다). - P45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기 때문에 숙취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숙취는 술을 마셔서 생긴 심신의 상처 자국이라고 할 수 있다." - P45

숙취 증상으로는 두통, 구역질, 구토, 위통, 설사, 현기증, 두근거림, 권태감, 목마름, 억울 상태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토 교수에 따르면 "각각의 사람에게 취약한 점이 드러난다"고 한다. - P45

숙취를 빠르고 완벽하게 치료하는 약은 없다. "탈수 증상에는 수분보급, 두통에는 위에 부담이 없는 아세트아미노펜(진통제)을 권한다. 단 시간이 흐르면 숙취는 저절로 낫는다." - P45

발효주와 증류주를 비교할 때 순 알코올 양이 같다면 발효주 쪽이 뒤끝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발효주에는 여러 가지 부산물이 들어 있으며, 그중에 뒤끝을 좋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와인에 들어 있는 ‘아민‘이라는 물질은 두통의 원인이 된다." - P45

음주는 적당히. - P45

알코올의 생체 작용은 마신 술의 양 그 자체가 아니라 섭취한 순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 P44

순 알코올 양(g)=마신 양(mL) X 알코올 도수 X 0.8 [알코올 비중] - P44

<알코올이 몸 속에서 무해한 물질로 변화하기까지>
술에 함유된 알코올은 위나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으로 들어가 간으로 운반된다. 간에서는 먼저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이 높고 뒤끝을 좋지 못하게 하며 발암성이 있다. 나아가 간에서는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질산으로 바뀐다. 이어 질산은 근육 등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며, 이산화탄소는 날숨으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 P45

쾌면의 3조건은 ‘어둠‘ , ‘고요‘ , ‘쾌적한 실온‘ - P46

빛은 잠드는 것을 방해하며 수면 도중의 각성을 초래하는 자극으로 수면에 악영향을 미친다. 단, 너무 어두우면 불안해져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취침 때의 조명은 최소한의 밝기로 하는 것이 좋다. - P46

기상 전후에 아침의 빛을 쬐면 생물시계가 재설정되어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침실 커튼은 밤에 밖이 눈부실 정도의 환경이 아닌 한 어느 정도 빛을 통하는 것이 적당하다. - P46

소리도 마찬가지로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이 된다. 특히 사람의 대화 소리는 큰 각성 작용이 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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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에 인간이 차원을 인식하는 것과 관련된 설명을 만났었는데, 오늘은 이러한 내용에 기반하여 빈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와 관련된 내용들이 나온다. 설명이 다소 길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만큼 자세하기 때문에 찬찬히 읽다보면 저자의 말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다음에는 챕터를 바꿔서 ‘문명을 탄생시킨 기후 변화‘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빙하기 때는 지역별로 온도 차이가 컸었는데, 빙하기가 끝나면서 이러한 온도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온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지구에 있던 물이 수증기로 전환되어 물이 부족해지고 기후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인간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물이 있는 강으로 모이기 시작하는데, 정말 이야기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흘러 문명이 탄생하게 된다.

읽다보면 p.46, 47에서 왜 메소포타미아에서 최초의 문명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도 결국 위에서 언급한 기후와도 연관이 있다. 저자는 여기선 ‘지리적 조건‘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잘 읽어보면 이 또한 기후와도 어느정도 연관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건조한 기후의 영향을 받아 사람들은 강이 있는 곳을 찾게 되었고, 이러한 교집합적인 조건들을 충족하는 곳이 여기 나오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나일강 유역인 것이었다.

과거 중고등학교에서는 이러한 배경적 지식없이 그냥 무작정 시험에 나온다는 이유로 단순 암기만 하다가 지나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배경 설명을 읽어보니 너무나도 당연한 인과관계가 느껴지면서 약간의 재미까지 더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페이지로는 몇 페이지 안되지만 잠시나마 중고등학교 사회시간으로 돌아가서 수업을 듣고 온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흥미롭게 읽었다.


뒤에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언어‘와 ‘문자‘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나오는데 이를 통해 각각의 세부적인 특징과 성격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농업이 전파되고 문명과 도시가 형성되는 스토리들이 쭉 이어지는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얼마전 읽었던 동 저자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에서 봤던 내용들과 얼추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술술 읽어볼 수 있었다. 농업에 있어서 기후가 중요한데 저자는 특별히 강수량을 키워드로 하여 벼와 밀 농사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이로 인한 동양과 서양간의 의식의 차이가 생겨나는 이유를 도출해낸다.《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도 봤었던 내용이지만 이 부분은 어떤 독자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흐름이 자연스럽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초당 2백 장 이상의 2차원 사진들을 망막으로 모아서 3차원의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공간은 4차원 혹은 5차원의 존재가 파악하는 완전한 3차원 공간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어렴풋이 공간을 파악할 수는 있다.  - P30

우리의 인식 방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는 회전하는 자전거 바퀴의 휠을 보면 알 수 있다. 제자리에서 있는 자전거의 바퀴를 돌리고 난 후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시계 방향으로 돌린 바퀴가 어느 정도 돌아간 다음에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이러한 착시 현상은 우리의 뇌가 그림을 초당 2백 장 정도로만 인식하는 불완전성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바퀴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우리의 뇌신경이 돌아가는 바퀴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전체를 다 감지하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감지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조합한 그림이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인식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거나 바퀴의 회전 속도가 더 느려지면 다시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조합되어서 보인다. - P32

인간은 초당 2백여 장의 망막 위에 맺힌 이미지 외에도 음향과 그림자 같은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인지 능력이 발달해 있다. - P32

우리가 깜깜한 우주 공간을 보면 아무런 공간도 느껴지지 않지만, 멀리 밝은 달이나 별이 있으면 그때부터 공간의 깊이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보이드라고 하는 빈 공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체가 필요하다. 물체가 있어야 빛을 반사시킬 수 있고, 그래야 우리 눈이 비어 있는 부분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32

빛을 느끼기 위해서 그림자가 필요하듯, 빈 공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물체가 필요하다. 역으로 추론해 보면, 물체가 만들어지면 동시에 빈 공간도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 P32

인간의 건축 행위는 일차적으로는 물체를 만드는 것이지만, 최종 목적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물체만 만드는 것은 조각이다. 건축이 조각과 다른 점은 건축은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물체를 만드는 행위라는 점이다. 인간은 건축물이라는 물체를 만들고 그 물체가 만든 빈 공간을 인간이 사용한다. - P34

  빈 공간을 프레임하기 위한 물체를 만드는 일은 엄청나게 큰 에너지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하고, 크게는 사회적 동의가 있어야만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빈 공간이 구축되는 형식과 모양을 보면 만든 사람의 생각과 문화를 비추어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공간을 분석하고 이해하면 사람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 P34

이 책은 사람의 생각이 어떻게 발생하고, 서로 다른 생각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융합되고 어떻게 생각의 ‘새로운 종‘
이 만들어지는지 추리해 보는 책이다. 이 추리의 과정에서 건축의 빈 공간의 특징은 중요한 물질적 단서와 증거가 된다. - P34

서양 문화에서 기하학적인 형태의 보이드 공간을 만드는 성향은 시대가 바뀌어도 지속된다. - P35

자연 생태계는 태양 에너지를 유기체 형태로 전환시켰고, 인간은 그 유기체를 소비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태양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았다. - P39

바람은 대기의 온도 차이가 만들어내는 공기의 이동이다. - P39

강한 바람은 유기물을 날려 버릴 뿐 아니라 땅 표면의 수분을 앗아가기 때문에 농사에 결정적인 해가 된다. 그런 바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지금도 농사지을 때 땅에 돌을 뿌린다. 땅에 뿌려진 작은 돌들은 바람을 막아 주고 그림자를 드리워서 수분이 빼앗기는 것을 줄여 준다. - P40

전 지구적으로 바람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비로소 농사지을 만큼 기후 조건이 좋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 P40

보통 수렵 채집을 통해서 한 사람이 먹고살려면 가로 세로 각각 1킬로미터 정도의 면적인 100만 제곱미터의 땅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원시적인 형태의 농업을 하게되면 한 사람이 먹고사는 데 5백 제곱미터의 땅만 있으면 된다. 수치상으로는 한 사람이 먹고사는 데 필요한 땅의 면적이 2천 분의 1의 면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과거 수렵 채집 때 1명이 사냥을 하면서 먹고살던 땅에 농사를 지으면 2천 명이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농업은 좁은 땅에서 더 많은 사람이 먹고살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었다. 그래서 배가 고팠던 인간은 수렵과 채집보다는 인공적으로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농업으로 전환하게 된다. 최초의 문명인 농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 P41

그런데 특이하게도 농업은 인간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곤충인 개미 중에서 중남미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잎꾼개미 Leafcutterants들은 잎을 잘라서 버섯을 키워 먹는 농업을 한다. 이파리를 잘게 잘라서 효소 성분이 있는 자신들의 배설물과 섞어 버섯균류를 재배하는 것이다. 버섯균류는 잎꾼개미의 주 식량원이다. - P42

인간과 개미의 특징은 둘 다 좁은 지역에 많은 개체 수가 사는, 단위 면적당 개체수 밀도가 높은 군집 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단위 면적당 개체 수가 많은 종이 모두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개미와 인간의 경우로 미루어 보아 농업 기술은 고밀도 군집 생활을 하지 않는 집단에서는 나오지 않는 기술인 것 같다. - P42

농업을 통해서 개미처럼 밀도가 높은 군집 생활을 하게 된 인간은 개미처럼 사회 내에 신분 계층을 가지게 되었다. 개미 사회에 여왕개미가 있듯이 인간 사회에 왕이 생겨났고, 두 사회 모두 하층부에 생산을 담당하는 노동자 계급이 있다. - P42

컴퓨터의 경우, 일반적인 가정용 개인 컴퓨터(PC)도 직렬이 아닌 병렬로 연결하게 되면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갖게 된다. 같은 원리로, 평범한 인간의 뇌도 병렬로 연결하면 집단은 개개인의 능력보다 훨씬 더 큰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 P44

인간의 뇌는 컴퓨터처럼 전선 케이블로 연결할 수 없다. 대신 인간의 뇌 사이를 병렬로 연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케이블이 있다. 바로 ‘언어‘다. 언어가 발달하면서 인간은 주변 사람들과 고도의 의견 교환이 가능해지게 되고 집단의 두뇌 간 시너지 효과가 커지게 되었다. 언어를 통한 뇌의 병렬연결은 단위 면적당 인구수가 늘어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 P44

수십 개의 PC를 병렬로 연결하는 것보다 수만 개의 PC를 병렬로 연결한 컴퓨터가 훨씬 더 강력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수만 명이 모여 살게 되면서 집단 지능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문명이 발생했다. 문명 발생의 필수 조건은 ‘도시‘ 형성이다. - P45

인류 최초의 도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만들어진 ‘우루크Uruk‘라는 도시다. - P45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농사를 짓게 했고, 강가에 고밀화된 도시를 만들게 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환경은 문명을 만들었다. - P45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우루크 같은 곳은 건조기후여서 전염병이 돌지 않는 장점이 있다. 예방주사가 없고 특별한 위생 시설도 없는 천연 상태에서 박테리아성 질병이나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유행에 가장 강한 내성을 가진 지역은 건조한 기후대 지역이다. - P46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MIT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과정을 연구했는데, 비가 내리면 땅에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흙과 함께 발포 상태가 되고 그것이 옆으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은 세균의 증식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전파에도 취약하다. 반대로 건조한 기후대는 비가 잘 안 오기 때문에 전염병에 강하다. - P46

그런데 문제가 있다. 건조 기후대는 전염병에는 강하지만 물이 부족하다. 물이 없으면 인간이 모여 살 수가 없다. 그런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역은 특이하게도 강이 남북으로 흐르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두 문명은 남북으로 흐르는 강의 하구이면서 건조 기후대에 위치한 문명이다. - P46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나일강 같은 거대하고 긴 강은상류와 하류의 기후대가 다른데, 강의 상류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빗물이 강을 따라서 하구의 건조한 지역에 다다르게 되면 사람들은 전염병없이 그 물로 농사를 짓고 마시면서 살면 되는 것이다. 남북으로 흐르는 강은 자연이 만들어 준 천연의 상수도 시스템이 되었다. 덕분에 최초의 문명 도시 우루크는 남북으로 흐르는 강 하구의 건조 기후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탄생하게 된 것이다. - P47

도시의 해발 고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산꼭대기에 위치한 마추픽추 같은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낮은 지대에 산다. 이유는 간단하다. 낮은 지대가 물이 풍부하고 땅의 경사도가 완만하기 때문이다. - P49

도시를 만들려면 집을 짓고 도로를 만들면서 정주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땅의 경사도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 P49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는 평지가 많고, 강의 범람 시에 퇴적되는 침전물로 인해 토질이 좋고 물이 풍부해서 거주하거나 농사를 짓기에 유리하다. - P49

남는 재화를 저장하고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서 문자가 생겨났다. 최초의 문자인 수메르 문명의 쐐기문자(설형문자)는 곡식의 양을 기록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 P50

그 당시(수메르 문명)만 하더라도 사람들의 생각을 남기는 방식은 ‘문자‘보다는 ‘그림‘이 더 효과적이었다. 쐐기문자보다는 각종 동굴이나 벽에 그려진 그림들이 그 시대 사람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방식이다. - P50

시간이 지나면서 문자 체계가 점점 더 정교해졌다. 주변사람들의 뇌와 병렬로 연결시키는 방식이 언어라면, 다른 시대 사람이나 먼 지역 사람들의 뇌와 병렬로 연결시키는 방식은 ‘문자‘다. - P50

최초의 문자는 회계 장부 정도의 기능을 했지만 시대를 거듭할수록 추상적인 개념들도 기록할 수 있는 문자 체계로 발달하게 되었다. 이로써 다른 지역, 다른 시대의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문명 발달의 속도가 가속화되었다. - P50

흥미로운 사실은 동양과 서양, 두 세계의 근간을 이루게 한 위대한 사상가들은 물리적으로 엄청난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시기적으로는 기원전 582년부터 기원전 300년 사이의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다는 점이다. - P52

인류의 집단은 교통수단의 발달과 문자의 개발로 더 많은 영역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체계적으로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되니, 이제 문제는 영토의 크기였다. 영토가 커지고 노예가 많아질수록 지배 계급의 이익은 더 커진다. 이는 주변국과의 영토 전쟁으로 이어졌다. - P53

전쟁 중에는 이유 없이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다. 사람들은 ‘왜‘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위대한 사상의 싹이 텄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 P53

책을 써서 텍스트로 남기는 일은 중요하다. 텍스트로 된 생각들은 전파되거나 전승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 P53

재러드 다이아몬드의《총, 균, 쇠》를 보면 농업 문명이 같은 위도상의 동서 방향으로는 빠르게 전파되고, 남북 방향으로는 느리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남북 방향으로 이동하면 위도가 달라지면서 기후가 바뀌게되고, 기후가 바뀌면 어렵게 발견한 농사 가능한 종자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동서 방향 이동은 같은 위도상으로 같은 기후대상에서의 이동이기 때문에 옆에서 농사가 가능했던 종자를 그대로 쓸 수 있기에 농업 전파의 속도가 빠르다. - P55

농업은 인간이 만든 최초의 ‘인공 생태계‘다. 인간이 선택한 몇 개의 종을 대량으로 복제하여 단순한 생태계를 만들고 그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방식이 농업이다. - P61

인류 문명은 다양하게 계속 진화하는 것 같지만 사실 본질을 들여다보면 1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문명은 단순한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인터넷 가상공간 역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을 대표로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역사의 첫 단추가 농업이다. - P61

농업의 시작은 셀 수 없이 많은 식물 중에서 열매의 생산성이 가장 높은 품종을 선택하는 일이었다. 이때 선택된 식물 종은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의 기후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중 강수량이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 P61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행성 전체를 감싸는 대기는 지역마다 일정한 흐름의 방향에 따라 바람이 되어 분다. 이러한 바람 중 계절풍이라는 것이 있다. 보통 대륙의 동쪽 지역은 계절풍의 영향으로 특정 시기에 비가 많이 내리는 몬순 기후다. 따라서 대륙의 동쪽은 벼농사를 짓는다. 유라시아대륙의 동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벼를 재배한다. 반대로 대륙의 서쪽 지역은 집중 호우식의 장마철 없이비가 일 년 내내 고루 내리는 편이고 강수량도 동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인 유럽은 밀을 재배한다. - P62

밀과 벼는 재배 방식에 차이가 있으며, 이 재배 방식의 차이가 가치관의 차이를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벼농사 지역은 집단의식이 강하고, 밀 농사 지역은 개인주의가 강하다. - P62

도시 생활을 하다가 귀농한 사람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농사일 자체가 아니라 마을 주민과의 관계라고 한다. - P63

귀농한 사람들은 도시인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가족의 경계가 직계 가족으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벼농사를 계속 지어 온 동네 사람들은 ‘이웃사촌‘의 경계 범위가 넓다. - P63

예부터 동네 빨래터에서 나오는 ‘평판‘과 ‘왕따는 벼농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따로 법정에 가서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도 없이 어떤 사람의 행위가 사회 유지에 옳지 못하다고 하면 인민재판식으로 여론을 몰아서 처벌하는 것이다. 벼농사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이웃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는 아직도 그런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 댓글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P63

우리 사회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도 있다. 이 속담의 배경 의식에는 강한 평등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인데, 오래된 벼농사 생활이 만든 사회주의적 공동체 의식이 자리 잡아서라고 생각된다. - P64

한국이 미국보다 자본주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같이 유독 동아시아에서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 사회주의 국가가 많이 남아 있는 것도 같은 벼농사 사회에 있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이 깔려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일찍이 서양 문화에 개방됐던 일본처럼 벼농사를 지으면서도 자본주의 산업화에 앞서 나간 경우도 있으니 그리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벼농사와 사회주의 공산 개념은 연관성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 P64

정리해 보면, 벼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온 농사짓는 방식 때문에 결속하고, 집단의식을 키우고, 주변인과 협업하도록 가치관과 시스템이 발달해 왔다. - P64

농사 방식은 마을의 풍경도 다르게 만들었다. 노동 방식이 문명의 성격을 결정지은 것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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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정의 독서법 - 내 독서법은 내가 만든다
정경수 지음 / 큰그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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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다양한 독서법들이 소개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책의 종류별로 어떤 독서법을 적용해서 책을 읽어나가는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를 배울 수 있었다. 책 읽기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이미 있는 분들보다는 특별한 노하우없이 그냥 무작정 책을 읽어왔던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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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책 제목과 차례를 활용하는 기술에 관한 글 가운데 표지와 뒤표지의 중요성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눈에 띈다. 모든 책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저자와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독자들에게 책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목, 부제, 뒤표지, 책 날개 등을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독자들이 이러한 부분들에 적혀있는 글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실제로 위의 내용을 읽은 뒤 잠시 책을 덮고 뒤표지에 나와있는 문장들이 있길래 읽어보았는데, 말그대로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물론 저자가 어느정도 의도한 것이겠지만, 어쨌든 책이라는 콘텐츠를 공급하는 입장에 있는 저자와 출판사가 단순히 본문 내용 뿐만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표지 등과 같은 것에 굉장히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디테일들이 결국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책을 선택하여 읽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어서 차례나 목차를 활용하여 독자 개개인의 목적에 맞는 독서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팁들이 소개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밑줄 친 부분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뒤이어 나오는 내용은 독서의 목적과 관련된 것인데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독서이고, 다른 하나는 독서 행위 자체에서 어떤 즐거움을 찾는 말그대로 독서 자체가 목적인 독서가 있다. 둘 다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주로 목적이 되는 독서는 단순한 즐거움의 목적보다는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그냥 단순히 지금 읽고 있는 이 책만 놓고 보더라도 어떤 독서법이라는 것과 관련된 노하우를 얻기 위함이지 어떤 재미나 즐거움을 위해 이 책을 읽지는 않을 것이다. 재미나 즐거움을 추구했다면 오히려 재미있는 소설책이나 만화책을 읽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했던 얘기를 이렇게 바로 적용해보니 그 의미가 더 깊이 와닿게 느껴졌다.

저자가 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독서는 ‘학습 독서‘ 라는 개념과 연결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뇌과학에 기반한 기억에 대한 내용이 간단히 소개된다.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같은 내용들인데 기억과 관련된 책들을 이미 여러 권 읽어보셨던 분들에게는 비교적 익숙할 법한 내용들이라 여기서 별도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학습 독서와 관련하여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서방법으로 유사한 주제와 관련된 최소 두 권 이상의 책을 함께 비교분석하면서 읽어보는 ‘신토피컬syn-topical 독서법‘이라는 것이 나온다. 의미를 직역해서 살펴보자면 syn은 함께 혹은 비슷함을 나타내는 접두사이고, topic은 화제나 주제 라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고 비교하면서 이해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직면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의 해결에도 도움이 되어보자는 취지라고 볼 수 있겠다.

잠시 위에서 언급했던 독서의 목적과 연관지어 이 신토피컬 독서법을 생각해보자면 이 독서법은 어떤 정보를 획득하여 자신이 궁금해하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한 수단으로의 독서라고 보면 될 듯 하다.

뒤이어서는 신토피컬 독서의 사례와 구체적인 활용 방법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각종 매체별로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독자 개개인의 필요에 맞게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독자별로 자신만의 독서법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갈 것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단순히 이 책에 소개된 모든 독서법을 무작정 따라하기 보다는 이 책의 제목처럼 사용자가 직접 정의한 독서법으로 승부를 보라는 말로 나는 이해했다. 결국 상황과 필요에 맞게 잘 쓰라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저자는 꼭 책이 아닐지라도 텍스트로 정보를 얻는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독서법을 잘 알고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와 함께 이 책을 마무리 한다. 밑줄쳤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독자인 내가 적용할 만한 독서법들을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적용해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책을 빠르게 훑어보는 과정에서 표지와 뒤표지, 책 날개 (일반적으로 표지 날개에는 저자 소개가 있고 뒤표지 날개에는 책 내용의 요약 또는 출판사에 출간한 다른 책 정보가 있다)를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 - P197

표지나 뒤표지에 출판사에서 책을 소개하는 글이 있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저자와 출판사의 편집자는 독자들에게 책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 제목, 부제, 뒤표지, 책 날개를 이용한다. 저자와 출판사에서 책의 제목과 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독자들도 제목과 표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 P198

책 제목은 키워드와 내용을 연상시키는 문장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표지 디자인에 따라 형식은 다르지만 표지만 보고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게 짧고 간결한 문장이나 단어로 만든다. 표지에 나온 문구들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책을 한참 읽은 후에 나에게 필요없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도 있다. 마찬가지로 표지에 나온 문구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꼭 읽어야 할 책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 P198

인문서나 역사, 철학과 관련된 책은 저자의 견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머리말부터 읽어야 하고 실용서나 기술서처럼 직접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차례부터 읽어야 한다. - P198

차례 페이지를 볼 때는 제목만 훑어보기 때문에 자세히 보더라도 5분이면 충분하다. 장제목과 소제목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이 키워드다. 키워드가 반복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 P199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차례에 나온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상상해야 한다. 책에서 필요한 부분만 읽을 때는 차례를 보고 필요한 내용이 나온 페이지를 찾아서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책 귀퉁이를 접어 둔다. 자주 나오는 키워드와 대략적인 페이지수를 확인한다. - P199

모든 책이 기-승-전-결로 구성되지는 않지만 중요한 주제에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기 때문에 자주 나오는 여러 개의 키워드 가운데 분량을 많이 차지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심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 P199

차례가 잘 정리된 책은 책 귀퉁이를 접어두지 않아도 된다. 차례만 보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99

좋은 책은 장제목과 소제목이 잘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내용은 독립적이지만 내용에 따라 순서와 분류가 잘 정리돼 있으면 전체적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살기 좋은 집과 나쁜 집이 있는 것처럼 읽기 좋은 책은 구성이 좋다. - P200

"남의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가 있다." - P201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에게 했던 것처럼 책은 독자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의 무지를 깨달아 가는 것보다 책에서 더 얻으려고만 한다. 책 속에서 자신의 무지를 알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독서를 한다면 ‘책‘이 제자들에게 무지를 일깨워주는 소크라테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P203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 - P203

"사물이나 현상의 실재성을 알려면 잠정적 회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물에 ‘책‘을 넣어보면 책을 읽으면서 어떤 회의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 P204

책을 읽으면서 회의를 어떻게 하냐고 묻는 독자도 있을 것 같다. 여기서 회의는 사유思惟, thought를 뜻한다. - P204

"나는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저자의 의도를 파악했는가?" "이 책이 나에게 필요한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내용에 따라서 질문은 다양하게 바뀐다. 데카르트가 말한 사유는 의심하고, 이해하며, 긍정하고, 부정하며, 상상하고, 감각하는 것이다. - P204

책을 읽는 것보다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 계속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질문이 계속 이어질지도 모른다. 요즘은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서 지은이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책을 읽으면 소크라테스가 우려했던 것처럼 ‘죽은 담론‘이 되지는 않는다. - P204

카타르시스는 ‘배설‘을 뜻한다. - P205

독서를 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서. - P205

책에는 정보가 들어 있고 즐거움을 주는 요소도 들어있다. 책이 주는 즐거움은 책을 읽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독서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즐거움을 느낀다. 즐거움을 크게 느낄수록 그 책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행복론에서는 책을 읽는 목적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했다. 카타르시스를 느껴서 인간이 추구하는 최종 목적인 행복에 도달하는 것이다. - P205

목적이 분명할수록 독서에서 느끼는 행복은 더 커진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타르시스는 독서의 목적이었지만 실용성을 강조하는 지금의 독서는 수단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독서는 아니지만 독서를 하는 자기만의 목적을 만들어보자. 그러면 억지로 책을 읽는 수고는 덜 수 있다. - P205

1분 독서법은 타임매직과 컬러매직 두 단계로 구분된다. 타임매직은 책을 읽는 시간을 단축하여 훑어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리는 분량의 책을 1분 안에 읽는 것이다. 타임매직이라는 말처럼 책을 읽는 시간을 단축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컬러매직은 색을 이용해서 책 내용을 복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책을 읽는 것이다. - P209

타임 매직은 짧은 시간에 반복해서 여러 번 보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컬러 매직은 이미 여러 책에서 활용하고 있다. 학습서나 자습서, 문제집 등을 보면 중요한 부분에는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등 눈에 잘 띄는 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다른 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한눈에 보더라도 중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P210

1분 독서법은 빠르게 읽는다는 것의 상징적 표현이다. 1분독서법의 핵심은 사람이 짧은 반복을 통해서 받아들인 내용이 뇌에서 더 오래 기억한다는 특징을 이용하는 것이다. - P210

사람들의 기억은 짧은 시간의 반복에 의해서 장기 기억으로 바뀐다. 장기 기억은 처음 저장된 후 며칠 또는 수개월, 수년에 걸쳐서 머릿속에 남는다.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꿔놓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여러 번 복습하는 것이 관건이다. - P211

단기 기억은 전화를 걸 때 마지막 자리까지 누르는 동안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정도의 기억력이다. 반면에 전화번호가 장기 기억에 저장되면 일생동안 기억되기도 한다. - P211

1분 독서법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꿔놓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에 적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P212

외국어를 공부할 때 단어와 문장을 쓰고 반복해서 읽는 이유는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시키기 위해서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읽고 쓰고 외국어 환경에 계속 노출되도록 노력하면 문장을 기억하게 되고 상황에 따라서 사용하는 말이 입에 붙게 된다. - P212

외국어 학습법이 기계적인 암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뇌가 기억하는 원리를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 P212

학습 독서에서 비교·분석하고 생각해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사실이나 사건이 과거에는 진리였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 편향된 정보만 학습하고 다른 편의 정보는 알지 못한 채 자기가 알고 있는 게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 - P213

학습 독서에서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 두 권 이상의 책을 비교해가면서 읽어야 한다. 신토피컬Syn-topical 독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실천해야 하는 독서법이다. 독서에 국한하지 말고 텍스트를 읽는 습관에서도 같은 주제를 여러 권의 책, 관점이 다른 매체를 통해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도 저자의 관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하지만 저자의 시각을 벗어날 수 없다. - P214

일본에서 지知의 거장, 최고의 제너럴리스트로 통하는 다치바나 다카시는 입문서부터 읽되 정독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하는 것도 권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의욕이 앞서면 도중에 좌절하기 때문이다. - P214

메모를 하면서 정독을 하면 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도 이틀씩 걸릴 수 있다. 입문서 한 권을 정독하기보다는 입문서 다섯 권을 가볍게 읽어 치우는 편이 낫다. 메모를 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부분은 다른 책에서 반복하여 언급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들어온다는 게 다치바나 다카시가 권하는 독서다. - P215

히라시노 게이치로는 책을 깊게 읽기 위해 관련된 책을 찾아서 읽으며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면서 깊이 있는 지식을 추구하는 것을 권했다. 다치바나 다카시도 독서를 독학에 포함시켜서 독선적인 해석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습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가능하면 비슷한 주제의 책을 여러권 읽거나 전문가를 찾아가 질문하라고 했다. - P215

느리게 읽는 독서법을 주장하는 히라시노 게이치로나 한 가지 주제와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빠르게 읽으라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공통적으로 권하는 것은 책의 내용을 비교하면서 읽으라는 것이다. 즉 신토피컬 독서를 권하고 있다. - P215

신토피컬 독서는 두 권 이상의 책을 비교해서 읽고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내는 독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책 읽기에 적합하다. - P215

독서를 목적으로서의 독서와 수단으로서의 독서로 구분한다면 신토피컬 독서는 수단으로서의 독서에 해당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독서를 이용하는 것이다. 두 권 이상의 책을 읽으면서 지식이나 객관적인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 수단으로서의 독서다. 이와 상대적으로 목적으로서의 독서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목적 독서에 해당한다. - P216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억지로 읽히는 것은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단순히 많이 읽으라고 시키지 말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서 목적으로서의 독서든 수단으로서의 독서든 독서를 하게 만드는 것, 텍스트를 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P216

우선은 읽어야 독서 습관이든 읽기 습관이든 기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감명받은 책이니까 읽어라‘,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는 말은 동기를 유발하지 않는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목적도, 수단도 아니라면 재미있는 책을 갖다 줘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P216

마쓰오카 세이고는 책은 읽을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지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자꾸자꾸 읽고 자신의 독서 페이스를 알 수없기 때문에 독서법을 바꿔가며 여러 권의 책을 읽으라고 했다.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기 보다는 적당히 멋있어 보이기 위해 책을 읽어도 좋다고 했다. - P217

호기심이 지적인 욕구를 불러일으킬 때 비로소 수단으로서의 독서가 시작된다. 요리를 잘 하고 싶은 사람이 요리책을 본다면 마찬가지로 수단으로서의 독서다. 대학생이 전공에 필요한 책을 읽는 것도 수단으로서의 독서다. - P218

아프리카 여행을 계획한 사람이 아프리카에 빠져서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소설, 에세이, 기행문 등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목적으로서의 독서가 된 것이다. 요리를 잘 하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요리책에서 시작해서 로컬푸드, 친환경 먹거리 등을 소개한 책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요리를 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요리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목적으로서의 독서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일한 주제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는 신토피컬 독서를 하게 된다. - P218

두 권 이상의 책을 동시에 읽을 필요는 없다. 같은 주제의 책을 두세 권 준비해서 한 권을 읽고 시간이 지난 뒤에 또 한 권을 읽어도 좋다. 신토피컬 독서도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서 실행하면 된다. 시간이 지난 후에 책을 읽을 때는 이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찾아보면서 읽어야 비교할 수 있고 자기만의 결론을 만들 수 있다. - P218

독서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행동이다. 사람마다 책을 읽은 법이 있다. 누군가가 가르쳐준 독서법을 따르기 보다는 자기가 편한 방법, 좋아하는 방법으로 읽으면 된다. 베스트셀러를 읽어도 좋고 자기계발서, 재테크 서적을 봐도 상관없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한꺼번에 많이 읽어도 되고 한 페이지도 읽지 않아도 된다. - P219

뉴스에도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컨텐츠가 있다. 바로 논설이나 사설 등의 해설 기사다. 신문은 뉴스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사설이나 컬럼 형태로 정리해서 언론사 입장을 밝힌다. 따라서 신문의 성격이 드러나는 사설이나 칼럼은 빼놓지 않고 읽어야 한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의 사설을 모두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P220

가능하면 종이로 인쇄된 잡지를 보는 게 바람직하다. 종이로 인쇄된 잡지에는 기사 외에도 업무와 관련된 최신 장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의 광고가 있다. 광고는 새로 나온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게 주요 컨텐츠다. 광고를 유심히 보면 한두 달 뒤에 유행하거나 다가올 시즌을 예측할 수 있다. - P221

도표를 읽을 때는 가로, 세로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위는 무엇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도표는 절대값이 아니라 변화율(상대적인 크기)을 보여주기 때문에 작성자의 의도에 따라서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몰고 갈 수 있으므로 단위와 데이터 오차, 작성자의 의도, 출처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P222

검색은 효율성을 중시하지만 탐색은 호기심과 지적인 욕구 충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 P223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자료를 조사할 때는 조사할 대상이 내용 또는 검색 결과에 들어 있을 때 주제를 대충 훑어보며 내용을 검토한 다음 자세히 읽을지, 다음 내용으로 넘어갈지 결정해야 한다. - P223

자료를 찾을 때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부분만 읽고도 그 내용이 나에게 필요한 내용인지, 필요 없는 내용인지 판단할 수 있지만 배경 지식이 없다면 자세히 살펴본 후에 다음 내용으로 넘어야 가아 한다. 결국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이 인터넷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 P223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읽는 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적인 검색 기술과 자기 스스로 정보의 오류를 점검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이지만 사용자가 정보 활용능력을 제대로 갖춰야 올바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를 수집해서 공유하는 실수도 방지할 수 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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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에 심리 치료사가 공포증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2가지 방법에 대해 잠깐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것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을 읽다보면 비행기 조종사들이 비행기 조종 중 실속(失速 : 속도를 잃어버림, 속도의 통제불능 상태)했을 경우에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의도적으로 이러한 실속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러한 불편한 상황에 조종사들을 던져 넣음으로써 실제 비행 중에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는 게 포인트다. 결과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경험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유능한 조종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불편한 상황에 자신을 던져넣어서 언어습득을 하는데 효과를 보았던 사례가 있었는데 오늘 읽었던 사례와 소재만 조금 다를 뿐 본질은 둘 다 동일한 것이다. 책에 직접적으로 나온 말은 아니지만 예전에 많이 들어봤던 사자성어 중에 ‘고진감래‘라는 것이 이 상황에 얼추 드러맞는 사자성어라는 생각이 든다. 유사한 의미의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고생끝에 낙이 온다‘ , ‘고통없이 얻는 것은 없다‘. 쓰다보니 의미가 통하는 영어 문장도 하나 생각난다. No pain, no gain.


체계적 둔감화는 아주 소량의 위협에 노출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노출되는 위협의 양을 점점 늘려가는 방법이다.

자극범람 요법은 정반대다.

노출 요법은 불편함을 증폭함으로써 불편함을 줄인다.

불편함을 강화함으로써 불편함을 다루는 방법을 터득하고 불편함을 헤쳐나가면서 기량을 키운다.

사회적 스카이다이빙

"내가 보기에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실수 중 하나가 언어 공부는 지식의 습득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소통 기량을 구축하는 일이다"

대부분 어색함을 피하려고 형식상의 대화를 고수하지만 심도있는 대화가 놀라울 정도로 호응이 좋다. 7가지 연구에서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의 심도있는 대화에 예상보다 훨씬 더 즐겁고 교감을 느끼고 덜 불편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작업을 물어보다가 질문을 바꿔 즐겨 하는 게 뭔지 물어보았을 때 훨씬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고 스페인어 연습을 더 알차게 하게 되었다.

학습은 실수를 인식하고 바로잡고 방지하는 과정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중략) 언어에 유창해지려면 실수를 줄이려 하지 말고 오히려 늘리려 애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때 학생이 틀리게 추측한 뒤에 정답을 가르쳐주면 나중에 시험을 볼 때 실수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사람들에게 실수해도 괜찮다고 하면 실수를 오히려 덜 한다. 초기에 하는 실수는 정답을 기억하도록 도와주고 계속 배우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야심만만한 목표를 세운다. 하루에 적어도 실수를 200개 하기다. (중략) 자기가 하는 실수 개수로 진전을 가늠한다.

"실수를 많이 할수록 빨리 진전하고 덜 꺼림칙해진다. 실수하는 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극복하려면 실수를 더 많이 하는 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루이스는 어색한 상황에 놓인 적이 적지 않다. (중략) 그러나 그는 자책하지 않았다. 실수하는 게 목표였으니까. 그가 실수해도 사람들은 대체로 노력이 가상하다며 칭찬해주었다. 그러면 계속 노력하고 싶은 동기가 유발된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선순환을 학습된 근면성이라고 일컫는다. 노력해서 칭찬을 받으면 노력한다는 느낌 자체가 부차적 보상의 가치를 띠게 된다. 계속 노력하도록 자신을 닦달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노력하는 쪽으로 끌려간다.

우리는 학습이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지식 > 편안함 > 연습 > 진전

학습은 실제로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

지식 > 연습 > 불편함 > 더 많은 연습 > 진전 > 편안함 > 더 많은 연습 > 지식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첫날부터 말하기를 한다는 아이디어는 학습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았다. 코딩도 첫날부터 만들 수 있고, 가르치기도 첫날부터 할 수 있고, 코치도 첫날부터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기량을 연습하기에 앞서 편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기량을 연습하면 점점 편안해진다.

약간 불편함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 한 배움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용기는 전염된다.

새로운 난관에 도전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낄 때까지 기다리면 아예 목표를 추구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 날 눈을 떴더니 문득 준비된 느낌이 드는 날은 오지 않을지 모른다. 눈 질끈 감고 뛰어내리듯 무턱대고 시작하면 준비된다.

가장 지적인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물살이 거세거나 포식자에게 뜯어 먹혀 몸이 손상된다고 반드시 물 위에 둥둥 뜨거나 죽지는 않는다. 생존 포자 (일단 여건이 호전되면 새로운 스펀지를 생성하게 해주는 세포)를 통해 재생하는 종류도 있다.

흡수하고 여과하고 적응하는 역량 덕분에 해면은 성장하고 번성한다. 그리고 이는 인간에게도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스펀지처럼 된다는 건 품성 기량을 의미한다. 이는 숨은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형태의 주도력이다.

개선은 추구하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정보의 질이 좌우한다. 성장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배우느냐가 관건이다.

장족의 발전은 노동의 양이 아니라 노동의 결실에서 비롯된다.

소득 증가는 온전히 읽고 쓰는 역량을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

문해력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배울 기회를 열어주는 중요한 원천이었다.

우리가 보통 더 열심히 노력하면 이룬다고 생각하는 진전은 실제로는 더 똑똑하게 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인지적 기량은 학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기는 하다. 기본적인 문해력이 있으면 품성 기량을 훨씬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학습에서 주도력을 발휘하면 더 빨리 배우게 된다. 사람들이 새로운 개념을 흡수하고 낡은 개념을 걸러낼 역량을 갖출수록 번영하게 된다.

정보를 흡수하고 이해하는 역량을 증폭시키는 인지적 기량은 스펀지가 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준다. 점점 더 스펀지처럼 되면 더 대단한 목표들을 성취할 역량을 갖추게 된다.

자발적으로 시작하면 더 멀리까지 가게 된다.

흡수 역량은 새로운 정보를 인식하고 가치를 평가하고 동화하고 새로운 정보를 적용하는 능력으로서 두 가지 핵심적인 습관이 결정한다.

첫째는 정보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대상에 반응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지식, 기량, 관점을 주도적으로 찾아 나서는가?

둘째는 정보를 걸러낼 때 추구하는 목표다. 자아 충족에 초점을 두는가? 아니면 성장할 동력을 얻는데 초점을 두는가?

최적점은 주도력과 성장 지향성이 만났을 때다. 바로 이 상태일 때 사람들은 스펀지가 된다. 끊임없이 주도적으로 자신을 확장하고 적응한다. 이러한 품성 기량은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을 때 특히 가치가 있다.

그는 자기가 본 정보를 흡수하고,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에 적용되지 않는 정보를 걸러내고, 자신만의 투창 스타일을 만들어내 세계 최고가 되었다.

삶의 많은 부분에서 스펀지가 되느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훨씬 주관적인 지침을 걸러내는 행위가 좌우한다.

피드백은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피드백을 수집하기란 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

사람들은 도움이 될 충고가 있어도 공유하기를 꺼린다.

우리는 공손함과 친절함을 혼동하고 있다. 공손함은 지금 당장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 비판을 자제하는 태도다. 친절함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될 지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말하는 태도다.

비판하든 응원하든 둘 중 하나를 하기는 쉽다. 그러나 코치가 되기는 훨씬 힘들다. 비판하는 사람은 여러분의 약점만 보고 치부를 공격한다. 응원하는 사람은 여러분의 장점만 보고 가장 큰 장점만 찬양한다. 코치는 여러분의 잠재력을 보고 여러분이 훨씬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돕는다.

나는 나를 비판하는 사람과 응원하는 사람 모두를 코치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이는 실수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피드백을 구하기보다 조언을 구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피드백은 여러분이 지난번 얼마나 잘했는지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조언은 여러분이 어떻게 하면 다음번에 더 잘할 지에 관심을 둔다. 이러한 단순한 변화만으로 훨씬 구체적인 제안과 건설적인 조언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사람들은 조언을 구하면 자신감이 없어보일까 걱정하지만, 조언을 구하는 행위는 자신감의 부족을 드러내지 않는다. 조언을 구하는 것은 상대방의 능력을 존중한다는 징표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면 사람들은 여러분을 훨씬 역량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넌 천재야! 내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는 걸 아니 말이야!‘

나는 피드백을 구하는 질문을 조언을 바란다는 내용으로 바꿨다.

내가 개선할 수 있는 게 한 가지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을 하자 갑자기 사람들은 내게 유용한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농담이 먹히리라는 확신이 없으면 농담으로 강의를 시작하지 말길 바란다는 조언

시적인 사연으로 말문을 열라. 이것은 당신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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