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에어로빅의 양면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잠깐 언급했었는데 오늘은 이에 관한 추가적인 얘기들로 시작한다.

p.231에 두번째 밑줄친 문장에서 저자는 에어로빅이 체력증진에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비디오를 보고 강사의 동작을 따라해야 하는 행위로 인해 은연중에 수동성과 복종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이라고 인식되는 것들을 사람들의 의식속에 심어넣고 있다는 뼈있는 말을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별다른 자각없이 수용하게 되는 지점에서 저자는 마치 예리한 검처럼 그 사이를 파고든다.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어떤 속박이나 굴레,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동기에서 비롯된 이러한 생각들이 뭔가 진보적이고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보인다.

다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과연 이 세상에 속박이나 굴레같은 게 정말 하나도 없는 곳이 있기는 한 걸까? 학생때는 학교라는 곳에 자신이 원하든 원치않든 속박되어 있고,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서는 돈을 벌어야 하기에 취업을 하든 아니면 자기 사업을 하든 일에 속박되어 있고, 또한 그 속박된 집단이나 조직 안에 있는 사람들간의 관계 속에 이리저리 얼키고 설켜있는 것이 모두 다 속박이고 굴레가 아닌가 싶다. 심지어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무슨 경제적 자유니 뭐니하는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서도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져야하는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가 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속박과 굴레가 과연 하나도 없는 곳이 있냐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곳이 과연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꼭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것들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편견들과 고정관념 같은 것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어느정도씩은 다들 겪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나이나 성별에 따라 겪게되는 어떤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의 종류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혹자는 내가 너무 이 문제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부당함은 늘 사회에 존재해왔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부당함을 조금씩 개선시켜 나가고자 하는 분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 사회가 전쟁터라는 말이 있듯이 전쟁터에서는 언제나 부당한 일들이 발생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선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단순하게 물리적인 힘인 무력일 수도 있고 때론 경제력일 수도 있으며 혹은 어떤 정치권력일 수도 있고 어떤 분야의 지식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속박이나 굴레의 종류를 불문하고 자신이 기를 수 있는 힘을 기르는게 그나마 어떤 속박이나 굴레로부터 진정으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데 이 힘을 기르는 과정마저도 속박이나 굴레라고 느낀다면 뭐 딱히 할 말은 없다. 글을 쓰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타인을 설득하는 것도 내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속박하고 쥐어 짜내서 해야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처럼 그냥 자신이 속박이나 굴레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속박이나 굴레가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속박이나 굴레라고 생각하든 말든 나 자신이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은 속박이나 굴레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닐까? 결국 인생이든 뭐든 다 자기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 같다. 앞서 무슨 주저리주저리 말들이 많았지만 결론은 언제나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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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이어지는 글은 ‘뚱뚱해도 즐겁게‘ 라는 제목의 글이다. 여기에는 버가드와 캔티-레트섬 이라는 두 명의 핵심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기존에 날씬하고 맵시있는 몸매를 추구하는 움직임에 반해 상대적으로 몸집이 크고 뚱뚱하다고 여겨지는 여성들이 살을 반드시 빼야한다는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면서 즐겁게 운동하는 것을 추구하는 에어로빅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들었다. 이를 틍해 몸집이 좀 크고 뚱뚱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이상적이라고 규정해놓은 몸매를 보면서 운동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 운동 자체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부분에서 저자도 특별히 진한 글씨로 써놓은 문장이 있었는데 다시 한 번 적어보겠다.

몸은 규격화될 수 없다. 살은 언제나 저항한다. (p.244)

본문에 여러가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메시지들이 등장하지만, 바로 위에 적은 문장이 가장 임팩트있는 핵심을 담고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과 나의 몸이 가급적 비슷할수록 좋을 수 있겠지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자체를 즐길줄 아는 사람이 진정 멋진 사람이 아닐까?

이는 앞서 언급한 사회적 속박이나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든 관계없이 내가 내 삶에, 내 몸에 당당하면 그만인 것이다. 괜히 사회가 규정한 특정한 기준에 나 자신을 억지로 맞추려 하다보면 행복함을 느끼기는 다소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딜 가든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의식하고 눈치보는 삶이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나의 행복을 온전히 추구하는데는 방해물로 작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을 하든 당당하고 자신있게 살아가자! 그게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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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챕터를 바꿔서 6장에서는 ‘아이콘‘ 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이는 엉덩이와 관련된 유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 6장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는 인물은 바로 ‘케이트 모스‘라는 사람이다. 90년대에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로 왕성하게 활동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쪽 분야에 둔감한 편이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에 케이트 모스와 관련된 내용들을 검색해봤는데 꽤나 유명한 인물인듯 보였다.

케이트 모스는 비교적 마른 체형의 모델이었고 엉덩이도 작은 편이었다고 한다. 90년대 당시 최고의 인기 브랜드 중 하나였던 켈빈 클라인은 케이트 모스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미지에 부합한다는 판단하에 그를 전격 캐스팅하여 대중들에게 선망받는 브랜드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고 한다. 모델인 케이트 모스가 표출해내는 이미지는 책의 앞선 내용에서 언급하기도 했었던 저항과 반항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많은 대중들에게 느껴졌는데, 이로 인해 일부 보수적인 단체들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우려 따위는 과감하게 거부해버리는 자녀 세대들로 인해 케이트 모스에 대한 선호도는 쭉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파트의 끝부분에서 저자는 케이트 모스 같은 체형에 대한 선호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말을 하는데, 뒤이어 나오는 인물은 ‘서 믹스어랏‘이다.

서 믹스어랏도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본문에 나오는 내용을 읽다보니 이 사람의 대표곡인 ‘베이비 갓 백‘ 이라는 노래가 약 20년 전에 우리나라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웃찾사‘ 속에 있는 나몰라 패밀리 라는 팀에서 등장곡으로 사용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내용은 책에 직접적으로 나온 건 아니고,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정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었다. 당시 그 코미디 프로그램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책을 읽다가 그 코미디 프로그램의 코너와 연계해서 생각해보니 본문의 내용이 좀 더 와닿게 느껴졌다.

서 믹스어랏은 랩을 하는 가수인데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자신의 여자친구가 엉덩이가 크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온갖 차별과 멸시 비슷한 것들을 당했었다고 한다. 위에서 케이트 모스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었지만 90년대 당시에는 작은 엉덩이가 선호되던 시절이라 큰 엉덩이를 가진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열등하고 좋지 않게 여겨졌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차별받던 자신의 여자친구를 위해 서 믹스어랏은 ‘베이비 갓 백‘ 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은 작은 엉덩이보다 큰 엉덩이를 가진 여성이 더 섹시하다고 느낀다는 내용의 가사들이 나오는 노래였다.

이 노래와 관련하여 많은 에피소드들이 본문에 나오는데,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어떤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일반 사람들은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엉덩이)만 부각되어 나온다는 이유로 방송부적격 판정을 받기도 하고, 이외에도 수많은 오해들을 받았던 얘기들이 나온다.

독자인 나는 이러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는 관계없이 나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행이라는 게 일정한 순환주기가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서 믹스어랏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오해를 받았음에도 자신이 처음에 가졌던 어떤 순수한 동기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나갔다는 점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어떤 성별을 떠나서 이러한 모습은 누구든지 배울만한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의 처음에는 엉덩이가 큰 여성들이 선호되는 흐름을 보이다가 이후 코코 샤넬의 등장과 함께 일명 ‘플래퍼‘라고 지칭하는 마른 여성들의 스타일이 선호되는 시대로 변화한다. 그리고 케이트 모스라는 인물이 그 시대의 절정을 찍은 뒤 다시 서 믹스어랏이라는 사람에 의해 마른 체형보다 엉덩이가 큰 체형이 선호되는 식의 유행을 선도하는 일련의 순환과정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선호가 시대에 따라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종종 하는 말 중에 ‘유행이라는 건 결국 돌고 돈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어떤 느낌인지 오늘 독서를 통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오늘 밑줄친 내용과 관련된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보도록 하겠다.

<제인 폰다의 워크아웃>과 <번즈 오브 스틸>은 무용 비디오가 아니다. 예술적 해석이나 자기표현의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비디오를 보고 운동하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닮기 위해 그 누군가를 한 박자씩 성실하게 따라 한다. 에어로빅은 대체로 고분고분한 운동이다. - P231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은 작은 직사각형을 그리는 매트에 머물면서 강사가 시키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한다. 이런 식으로 에어로빅은 결국 순종과 획일성에 보상을 주고 힘을 실어준다. 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수동성과 복종을, 여성에 관한 가장 오래되고 해로운 수사를 덩달아 가르친다. - P231

에어로빅 열풍은 건강의 새로운 방식뿐 아니라 여성성의 새로운 방식마저 만들어냈다. 80년대에 적절한 여자가 되기 위해선 제인 폰다나 타밀리 웹 같은 외모를 지녀야했다. 폰다나 웹 같은 몸매는 죽었다 깨나도 얻지 못할 여성들(날씬하지도 강하지도 않고 백인도 이성애자도 아닌 여성들)에게, 피트니스 혁명은 또 하나의 달성 불가능하며 억압적인 이상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에어로빅 운동의 이상을 쟁취하는건 실로 많은 이에게 불가능했다. - P231

아무리 노력해봤자 강철 엉덩이를 만들 수 없다는 걸 일찍이 알아차린 몇몇 여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에어로빅이 줄 수 있는 다른 것들에서 즐거움을 누릴 방법을 찾아냈다. - P231

"당신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싶어서요!" - P234

"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거예요. 이게 나니까요. 나답게 해결할 겁니다." - P235

‘레드 로버(두 팀으로 나뉜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상대 팀 술래가 통과하지 못하게 막는 놀이-옮긴이)‘ - P236

버가드는 체중 감량을 위해 너무 큰 대가를 치렀다는걸 깨달았다. 어렸을 적 이후 처음으로 엉덩이를 만졌을 때 튀어나온 뼈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몸매의 증표였다. 하지만 음식을 깨작거리며 몇 달을 지내고 보니, 자기 몸과 분리된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P237

"이런 생각이 들었죠.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대체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버가드는 회상한다. 그는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의미 있는 친구들과 지인들을 곁에 두고 있었다. 그가 인생에서 느끼는 성공과 힘은 거기서 나오지, 저울이 가리키는 숫자에서 나오지 않았었다. "커다란 깨달음이었어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게임에선 어차피 이길 수 없어. 이길 수 있는 다른 게임을 하자." - P237

1983년에 버가드는 어릴 적 거실에서 춤출 때 느낀 즐거움을 다른 뚱뚱한 여성들도 느끼도록 돕겠다는 사명을 안고 베이 지역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뜻이 맞는 지역 여성들 몇사람과 힘을 합쳐, 뚱뚱한 여성들을 위한 에어로빅 수업을 시작했다. 에어로빅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할뿐만 아니라 에어로빅 자체의 목적을 근본부터 새로 상상하는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 P238

수업의 원칙은 단순했다. "뚱뚱하거나 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해서 반드시 운동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운동할 권리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는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별하는 게 핵심이었다고 설명한다. "뚱뚱한 사람들에게 운동은 벌과 속죄를 연상시킵니다. 그 연상관계를 뒤집어서, 운동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 P238

버가드의 수업은 직접 짠 안무 운동과 자유 댄스와 근력운동을 신중하게 조합한 것으로서 매우 구체적인 수강생을 겨냥했다. "우리 수업은 체중 90킬로그램이 넘는 여성들만받는다고 홍보했어요. 자기 허벅지가 좀 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게 아닌 걸 분명히 해두고 싶었거든요. 체중에 대한 낙인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려고 한 거예요" - P238

버가드가 훗날 팻 라이언스Pat Lyons와 함께 쓴, 몸집이 큰 여성을 위한 운동 지침서인 《대단한 몸매 Great Shape》에서 저자들은 비만이나 과체중이라는 단어보다 ‘크다‘거나 ‘뚱뚱하다‘라는 단어를 선택한 까닭을 설명한다. "‘뚱뚱하다‘라는 단어를,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는 중립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정상화하고 안에 든 독소를 빼내려는 시도였죠." - P239

라이언스와 버가드는 《대단한 몸매》에 적었다. "우리가 알게 된 건, 체중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하는 고통이 사실 움직임 없는 삶, 놀이 없는 삶, 심호흡과 열정 없는 삶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자, 보시라. 움직임, 놀이, 심호흡, 열정 모두 당장 우리 것이 될 수 있다!" 그들은 이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신체 활동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을까?" - P239

"우리에게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건 우리의 몸이에요." 복잡한 기예보다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그의 조언이었다. "수강생들이 자기가 안전한 공간에 있다는 걸 알아차렸으면 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뭐든 해도 괜찮았어요. 신음하고 투덜거려도 됐고요." - P241

"그중에 죽도록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들은 거의 없었어요. ‘강철 엉덩이‘는 이번 생에 갖게 될 리 없는 사람들이었죠. 그들이 가진 비판 정신의 핵심이 바로 그거였어요. 이상은 거짓말이고, 모든 사람이 달성할 수는 없는거라고요." - P243

<번즈 오브 스틸>은 여성들에게 강한 엉덩이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비디오 제목에 내포된 의미는 그 이상이다. 인간의 몸에 붙은 살의 한계를 초월하는 엉덩이를, 완벽하지 못하고 치욕스러우며 탈출 불가능한 우리의 신체로부터 엉덩이를 해방해주겠다는 것이다. 강철 엉덩이는 인간의 엉덩이가 아니다. 제조된 엉덩이, 규격화된 엉덩이다. 연마되고 완벽하게 다듬어진 엉덩이다. 그러나 우리가 거듭 확인하고 있듯, 몸은 규격화될 수 없다. 살은 언제나 저항한다. - P244

버가드와 캔티-레트섬 같은 여자들은 이런 저항에서 하나의 운동을 만들어냈다. 뚱뚱한 엉덩이가 게으름과 자기 통제의 부족으로 해석되는 세상에서, 뚱뚱한 에어로빅을 하는 여자들은 자기들도 건강하다고, 자기들도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증명했다. 게으른 지방질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 움직이라고 말하는 깡패들에게 보란 듯 반기를 들었다. - P244

그들은 몸의 현실을 받아들였다. 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수용했다. 그리고 세상에 대고 말했다. 뚱뚱한 엉덩이는 즐거운 엉덩이이고, 건강한 엉덩이라고. 즐겁고 건강한 내 엉덩이에 당신들은 신경을 꺼달라고. - P244

버가드는 내게 설명한다. "내가 평생을 살면서 부린 모든 요술의 목적이 이거였어요.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 그 즐거움을 세상에 전파해서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요. 이게 당신이 타고난 권리라고, 원하는 만큼 당신의 몸에서 즐거움을 느껴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 P244

나 자신의 엉덩이를 제외하고 내가 1990년대에 제일 많이생각한 엉덩이는 아마 케이트 모스Kate Moss의 엉덩이였을 것이다. 대략 170센티미터의 신장으로 패션모델치고는 작은 축에 속했던 그의 몸에는 부족한 키를 보완하고도 남을 장점이 있었다. 깡마른 몸, 시크하고 중성적인 느낌 그리고 얼음처럼 싸늘하고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 P247

뼈가 드러날 만큼 앙상하고 수척한 모스의 몸매와 어려 보이는 외모는 1990년대 미디어 지형에서 주류를 차지한 이상적 몸매의 전형이었다. 나 역시 그가 풍기는 저항과 보헤미안적 분위기의 강력한 조합을 어찌나 갈망했는지 모른다. 내 몸은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몸을 지니면 내가 감히 닿을 수 없다고 느껴진 공간들에 받아들여질 것 같았다. 진정성, 어두운 매력 그리고 두말할 것 없이 로큰롤의 공간들에. - P248

내가 모스의 몸에서 그런 공간들을 연상한 건, 캘빈 클라인의 의도였다. 모스는 1991년에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과 처음 광고를 찍었다. 상반신은 나체로 드러낸 채 헐렁한 푸른색 청바지를 입고 바닥에 앉은 그는 몸이 어찌나 말랐는지,
척추가 스테고사우루스의 삐죽삐죽한 척추판처럼 튀어나와있었다. 얼굴은 공허했고 표정은 수수께끼 같았으며 혼란스러울 정도로 어려 보였다. 이 광고로 모스는 ‘그런지‘ 룩을 상업화한 버전인 ‘헤로인 시크‘ 룩의 가장 두드러진 아이콘이 되었다. - P249

그런지 음악은 레이건이 정권을 잡고 있던 1980년대의 과잉 소비주의·보수 정치·기업 영향력·미국에서 노동계급과 중간계급의 기회를 극적으로 빼앗아간 경기 침체에 대한 저항 정신을 담아낸 장르로서, 불필요한 건 전부 내버린 날것의 느낌을 강조했다. - P249

패션으로서의 그런지 역시 같은 분위기를 담아냈다. 관습적 미의 기준을 거부하고 누더기에 가까운 중고 의류와 길고 더러운 머리칼, 수척하고 영양결핍인 신체와 같은 현실 노동계급의 거친 요소들을 미화시킨 것이다. 그런지 룩에서 지향하는 신체는 성별에 관계없이 중성적이고 비쩍 말랐으며, 뻔뻔하게도 약물 주사를 자주 연상시켰다. - P249

이런 미학을 추구한 예술가들은 부르주아적이고 상업적인 가치를 명시적으로 거부했지만 (적어도 처음엔 그래 보였지만) 그들에게 멸시받고 있던 기업들은 브룩 실즈와 크리스티 브링클리로 대표되는 "쭉쭉빵빵한" 글래머 여성들의 시대에서 벗어날 기회를 포착하고 조바심이 났다. - P249

"그런 여성들은 싫었어요. 왜, 있잖아요... 가슴이 큰 여성들이요." 캘빈 클라인이 2017년에 설명했다. "그런 여성들은 자기 몸을 부풀리죠. 인공 보형물 같은 걸 넣어서요. 그게 기분 나빴어요. 매력없고 건강하지 못하고 나쁜 메시지를 준다고 느끼거든요." - P249

사실 1980년대의 패션모델과 1990년대 클라인의 취향에 맞은 모델들의 몸은 잘 뜯어보면 별로 다르지 않다. 양쪽 다 눈에 띄게 훤칠하고 날씬했는데, 90년대에 새로 유행한 몸이 근육이 덜하고 전통적 여성미가 덜하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클라인은 패션이 언제나 추구하는 것, 그러니까 참신함을 찾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그런지 룩과 케이트 모스의 몸에 그가 찾던 것이 있었다. - P250

물론 마르고 굴곡 없는 몸이 스타일리시한 저항과 함께 연상된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니었다. 19세기 말에 병약하고 밋밋한 몸은 방랑주의와 저항문화와 관련되었는데, 그 전형으로 시인 랭보와 키츠를 꼽을 수 있다. - P250

("어릴 적 나는 몸무게가 45킬로그램 이상 나가는 사람은 서정 시인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낭만주의 시인이자 비평가 테오필 고티에 Théophile Gautier의 말이다.) - P250

1920년대의 플래퍼는 새로운 유형의 성적·정치적 자유를 주장하고 표현하고자 몸에서 여성적인 굴곡을 지웠다. 플래퍼룩을 탄생시킨 1920년대 경제 호황의 낙관주의는 수그러들었지만, 날씬하고 중성적인 여성을 저항과 동일시하는 상징은 계속 명맥을 이어나가 비트족 · 히피 · 펑크를 비롯해 20세기에 폭발한 다양한 저항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당시 주류 패션은 이런 저항문화의 스타일을 전유하는 데에는 선수였다. - P250

케이트 모스의 엉덩이는 1990년대 전반에 어디서나 볼 수있는 가장 눈에 띄는 엉덩이였지만, 그 엉덩이의 부피는 크지 않았다. 굴곡이 거의 없으며 전반적으로 매끈한 몸매를 매력으로 내세운 백인 여성의 뒤편에 붙은 엉덩이는 작은 혹 같았다. 당시엔 작고 납작한 엉덩이가 지난 몇십 년 동안 그랬듯 미국 여성 대부분의 이상이자 목표로 굳어진 것 같았다. - P252

그때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말하자면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비쩍 마른 엉덩이의 지위는 사실 상당히 위태로웠다. 주류 백인 문화에서 오랫동안 무시당한 아름다움과 몸과 섹시함의 개념들이 슬슬 제자리를 찾아나서고 있었다. 이런 문화적 변화로 인해, 향후 30년 동안 많은 사람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엉덩이의 모양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 P252

"난 큰 엉덩이가 좋고 거짓말은 못 해!" - P254

서 믹스어랏은 이 노래 "베이비 갓 백Baby Got Back"으로 세상의 ‘베키‘들에게, 아니 온 세상 사람들에게 똑똑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 자신이 큰 엉덩이를 좋아하고, 다른 남성들도 똑같다는 거다. 그는 거짓말을 할 생각 따위는 없다. - P255

‘베키‘들이 다른 여자의 몸에 대해 (어쩌면 자기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역겹다고 선언하는 엉덩이를 서 믹스어랏은 당당하게 추앙하고 대상화한다. ‘베키‘들은 엉덩이를 보고 진저리치지만, 서 믹스어랏은 자극받는다. - P255

"베이비 갓 백"은 신나는 비트를 지닌 노래이고 뮤직비디오에는 시각적 농담이 가득 담겨 있다. 그러나 서 믹스어랏은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 노래가 ‘노벨티 송novelty song (유머와 익살을 담은 노래-옮긴이)‘이 아니며 농담 따먹기를 의도한 게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왔다. 오히려 그는 확고한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메시지는 당시 그의 연인이었으며 엉덩이 큰 혼혈 여성이었던 에밀리아 도시-리바스 Amylia Dorsey Rivas의 경험에서 비롯한다. - P255

"에이미랑 같이 투어 중에 어느 호텔에 갔는데, 슈퍼볼 기간이라 스퍼즈 매켄지Spuds MacKenzic(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 광고에 사용된 가상의 개-옮긴이)가 등장하는 버드와이저 광고가 있더군요. (...) 그 광고에 나온 여자들은 머리를 크게 부풀리고 다리는 새 다리처럼 말라빠져서 무슨 정지 표지판처럼 보였어요." 1980년대의 유물이었던 ‘정지 표지판‘룩이 서 믹스어랏의 눈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 P256

"우리 게토 지역 여성들은 그렇게 생기지 않았어요. 굴곡깨나 있는 여성들이, 아니, 나처럼 배가 나왔다는 게 아니라 매일 8킬로미터를 달리고, 배에 빨래판 같은 식스팩이 있고, 둥글고 아름답고 탄력 있는 근사한 엉덩이를 가진 여성들이, 몸매를 가린답시고 허리에 스웨터를 묶고 다니더라니까요!" - P256

그와 그의 친구들에게 TV속 머리를 부풀린 깡마른 여성들의 모습은 그리 섹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대 대중문화의 지형을 지배하고 있던 건 그런 유형의 여성들이었기에, 배우이자 성우였던 도시-리바스는 일거리를 찾기가 힘들었다. - P256

"내가 자란 시애틀 교외에선 패리스 힐턴 같은 몸매가 아니면 철저히 무시당했어요." 도시-리바스 본인이 <벌처>에 들려준 이야기다. "세상에서 광대뼈가 제일 높은 사람이어도, 엉덩이가 조금만 넓으면 꽝이었다고요." 애인 (믹스‘라고 불렀다)에게 왜 일거리를 못 구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는 답하곤 했다. "뒤태를 보면 알잖아." - P256

"뮤직비디오에 말라깽이 모델 같은 여자가 나오지 않으면,내 노래가 미국 주류에게 먹히지 않을 거라고 느꼈어요. 그땐 그게 엄연한 사실이었다고요." 서 믹스어랏은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다. 엉덩이 큰 여성들이 자기 몸에 달린 걸 자랑스러워하길, 미디어에서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잡길 바랐다. 그래서 그는 흑인 여성의 몸을 추켜세우는 노래를, 자신이 도시-리바스의 몸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떠받드는 노래를 쓰기로 했다. 서 믹스어랏에게 이 노래는 개인적 선언인 만큼이나 정치적인 선언이었다. - P257

"베이비 갓 백"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분분한 해석을 이끌어냈다. 그냥 끝내주게 재미있다고 여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편하고 여성을 대상화한다고 본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여성에게 힘을 준다고 느낀 사람도 있었다. - P257

오프닝 대사는 도시-리바스 본인이 맡아서, 자신의 것과 같은 엉덩이를 역겹게 여기는 백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따라 했다. <벌처>에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 노래가 자기 모습을 드러낼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심지어 심오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P257

"사람들은 이 노래가 모멸감을 준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평생 저랑 비슷한 느낌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에겐 이 노래에 모멸적인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받아치곤 했죠." - P257

"엉덩이가 있는 여자에 대한 노래지, 창녀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고요." - P258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여성을 캐스팅한 담당자들은 우리 작업이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작업에 참여한 백인들 대부분은, 엉덩이 큰 여성들이 기괴하게 성애화되지 않고서도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을 도통 받아들일 수 없었다. - P258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걸림돌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엉덩이를 논할 때 자주 일어나는 오해를 풀어야 했다. 볼기 얘기지, 구멍 얘기가 아니라는 것 말이다. 항문 성교, 똥에 대한 금기를 다루는 곡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 P258

마침내 완성된 "베이비 갓 백" 뮤직비디오가 MTV에 제출되자, 심의위원회에서는 여성의 얼굴을 잘라내고 신체 부위만 보여주는 뮤직비디오 방영을 금지하는 새로운 방송국 정책을 들어 비디오를 틀 수 없다고 말했다. MTV에서는 카메라로 여자의 신체 부위를 컷으로 잘라 보여주는 것도 그만두기로 했다. 최소한의 시각적 페미니즘을 받아들여, 여성을 문자 그대로 온전한 사람으로 그리도록 한 것이다. 희망과 꿈과 커리어가 있는 사람으로 그릴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최소한 머리는 있어야 했다. - P259

하지만 "베이비 갓 백"이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게 진짜로 성차별과 여성의 대상화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엉덩이와 흑인을 전면으로 지나치게 내세웠기 때문인지는 의심스럽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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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 막판에 ‘현황판‘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했었는데, 오늘은 이 현황판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보고서만 잘 활용해도 업무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뒤이어 좀 읽다가 보고서에서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하여 나온다. 이는 작성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읽는 사람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구체적이고 명확한 표현을 사용할 것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또한 장황하게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보다는 간결한 표현을 통해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덧붙인다.

단지 지인들과 사교적인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라면 장황하거나 애매한 표현들로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농담들을 주고 받는 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비즈니스 목적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상호간에 오해가 없도록 확실한 표현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보고서나 문서 상의 해석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작게는 회사 내부에서 크게는 다른 회사와의 관계에 까지도 안 좋은 영향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법적인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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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큰 회사의 업무가 팀별로 진행되는 사례를 통해 자기 팀에는 직접적으로 중요한 정보가 아니더라도 회사 전체적으로 중요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보고서에 별도로 표시하여 보고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나온다.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봐야한다‘는 말이 생각나는 지점이었다.

관리하기 번거로운 현황판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메일로 보낸 몇 줄 안 되는 보고서를 제대로 읽지 않는 관리자가 많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관리자는 자기가 필요할 때, 실무자에게 같은 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묻는다. - P74

업무일지와 정기적으로 쓰는 주간, 월간보고서는 제대로 활용하면 업무관리가 저절로 된다. - P74

보고서는 업무를 점검하는 감독관 역할을 한다. 여럿이 일하든 혼자 일하든 마찬가지다. 관리자가 진행 상황을 점검하면 실무자는 더 책임감을 갖는다. 관리자의 역할은 감시가 아니라 점검과 동기부여다. - P74

보고서는 그 존재만으로도 진행상황 점검과 동기부여를 한다. 주간보고서에는 지난주에 완료한 일과 이번 주에 할 일을 쓴다. 월간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에 완료한 일, 진행 중인 일, 앞으로 할 일을 쓴다. 실무자의 보고서를 확인한 관리자가 업무에 도움이 되는 말과 함께 주의사항을 한 번 더 전달한다. - P74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높은 수준의 자제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라면 보고서의 역할은 더 커진다. - P74

업무에 따라서 별도의 관리자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 관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어도 관리는 필요하다. - P75

적절한 관리는 실무자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준다. - P75

업무를 꼼꼼히 점검하려다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만드는 관리자도 있다. 이런 관리자는 정량화할 필요가 없는 일도 정량화하려고 한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 일을 관리하기 위해서 새로운 관리 업무가 생기면 체크리스트와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업무가 늘어난다.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현황판도 복잡해진다.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서 또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옳은 점검이 아니다. 목표와 점검을 혼동했을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 - P75

관리자가 방법론, 절차에 치중할 때 역효과가 나타난다. 진행 상황 점검의 목적은 ‘동기부여‘다. 업무가 이루어지는 상황과 실무자의 능력, 기여도를 수치로 정량화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일은 뒤로 밀린다. 처음에 정한 일정,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목표가 된다. 일을 성공적으로 끝내는것보다 처음 세운 일정을 맞추는 데 집중하면 지적과 규제만 늘어난다. - P75

완료한 일은 ‘완료‘라고 표시하고 별도로 완료 보고서를 써서 제출한다. - P75

일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거나 예산, 인력 확보가 안 돼서 시작하지 못한 일은 ‘시작하지 않음‘으로 표시한다. - P75

‘완료 중‘이라는 표현은 없다. 진행되는 단계를 명시하고 진행률, 앞으로 일정을 표시한다. (진행 중 또는 완료하지 않음) - P75

진행 중인 일은 완료하지 않은 일이다. 실무자는 시작한 일에 관한 진행률을 알리고 완료 시점을 예상한다. 완료하는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일이 어떤 과정에 있는지는 안다. 앞으로 할 일에 필요한 시간을 합해서 끝나는 시점을 예측한다. 업무 진행 상황은 매주, 매달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 P76

며칠 이내에 끝나는 일은 종료하는 시점에 즉시 보고하고 주간 월간보고서에 쓴다. - P76

정기적인 보고에서 완료한 업무와 진행 상황, 성과, 결과보고서를 한꺼번에 전달한다. 실무자는 일이 끝나는 시점에 이메일, 메신저, 구두 보고 등의 방법으로 완료한 일을 알린다. 완료한 일은 끝나는 시점에 보고하고 정기 보고에서 다시 전달한다. - P76

실무자는 곧 시작하는 일은 ‘진행‘으로, 곧 완료하는 일은 ‘완료‘로 보고하려고 한다. 곧 시작하는 일은 아직 시작한 일이 아니고 곧 완료하는 일도 완료한 일이 아니지만 ‘시작한다‘, ‘완료했다‘라고 예측해서 보고한다. - P76

너무 상세하게 세부 계획을 세워도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변화 관리가 필요하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작업단위별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 업무를 점검하는 관리자가 할 일이다. - P76

보고서를 쓰면 민감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문제가 발생한 상황을 보고서에 정리하면 비로소 문제가 보인다.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해야 문제가 된다. - P77

문제를 보고서에 써서 수면 위에 올려놓아야 주목한다. 문제를 인식하면 의식, 무의식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고서는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 것들을 문제로 바라보게 만들고 그 문제를 해결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 P77

일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보고서와 문제 해결은 밀접한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철해놓은 보고서에 문제와 해결방안이 다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 P77

문제의식이 없는 사람은 ‘전에도 그렇게 했으니까‘,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고치기 귀찮으니까‘라는 생각으로 과거에 하던 대로 한다.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를 바라보면 더 나은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 - P78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보고서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문제를 발견하는데 보고서만큼 효과적인 도구는 없다. 문제를 찾아서 개선하면 효율·생산성이 향상된다. ‘더 빨리‘, ‘더 많이‘를 추구하는 생산성이 아니라 적은 자원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는 것이 문제를 해결해서 얻는 성과다. - P78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일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효율, 즉 생산성은 향상되지 않는다. 문제의식을 가지면 비로소 문제가 보인다. - P79

무언가 심각한 오류를 일으키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우선 문제에 관한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문제는 현상과 목표의 차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100점을 목표로 공부했는데 시험 결과가 80점이라면 문제가 된다. 20점을 올리기 위해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P79

문제를 인식하면 목표가 생긴다. 목표는 기획서와 일정표, 계획서 등의 문서에서 여러 번 고쳐 썼다. 앞으로 할 일과 진행률이 목표다. 일을 완료하지 못했거나 계획한 진행률에 미치지 못하면 보고서에 그 이유를 쓴다. 보고서에 쓰면 문제가 눈에 보인다. 무리한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고, 일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보고서를 써서 문제를 눈으로 확인하면 머리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 P79

문제 해결 보고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일을 하면서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가 보인다. 문제의식이 없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비효율이 눈에 들어온다. 문제가 눈에 보이면 그것을 보고서에 쓴다. 그러면 머릿속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 P80

사안이 위중하다면 별도의 문제 해결 보고서를 쓴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발견한 문제는 보고서에 간단하고 명료하게 해결 방안을 제시해서 다른 부서 직원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 P80

보고서를 작성하는 목적은 소통해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보고서는 실무자와 관리자 사이에 정기적, 비정기적 소통 채널이다. 실무자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면, 관리자는 다른 부서 실무자에게 보고서를 전달해서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전사적으로 효율과 생산성이 향상된다. - P80

매일 의무적으로 쓰는 보고서에 의사소통과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다. 보고서 작성이 얼마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는 실행해보면 금방 알 수있다. - P80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데루야 하나코는 《로지컬 라이팅》에서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려면 다음 세 가지 요건을 갖추라고 했다.
첫째,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둘째, 논리적으로 표현한다.
셋째, 간결하게 표현한다. - P83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쓴다. - P83

적확한 표현을 써야 내용이 제대로 전달된다. - P84

논리적인 관계를 적확한 용어로 쓴다. 문서를 논리적으로 쓰려면 육하원칙5W1H에 따르면 된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는 사실이므로 간략하게 쓰고 ‘무엇을so what‘, ‘왜why so‘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특정요소를 분류할 때는 MECE (중복 없이, 누락 없이)를 이용한다. 논리적인 관계를 보여주려면 문서 종류에 맞는 프레임워크를 적용한다. - P84

간결하게 표현한다. 비즈니스 문서에서 금과옥조처럼 말하는 문장쓰기 원칙이 있다.
"짧게, 간결하게, 이해하기 쉽게 쓴다."
"어려운 단어, 약어, 은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 P84

문장 쓰기 원칙을 지키는 목적은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정보·의견을 전달할 때 대략, 조속한, 약간, 꽤 등 애매한 표현을 쓰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 P84

읽는 사람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 외에는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다. 분명하지 않은 표현을 작성자에게 질문해서 짚고 넘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고서를 읽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하려면 설명. 묘사는 구체적으로 하되, 문장은 간결하게 쓴다. - P85

누구에게 어떤 정보·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생각해서 구체적으로 쓸지또는 간결하게 쓸지 판단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보고서는 원인을 밝히고 명확한 해결책이 있다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 하도록 할 것인지‘ 간결하게 쓴다. - P85

구체적인 표현과 간결한 표현을 언제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문학평론가 스탠리 피쉬의 말을 기억하자. "만일 생각이나 사상을 분명하게 한 문장이나 두 문장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그것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의 것이 아니라면 그 어느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 P85

간결한 표현의 반대 개념은 장황한 표현이다. - P85

구체적인 표현과 간결한 표현은 의미가 전혀 다르다.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면 구체적이고 간결한 표현이 더 확실해진다. 구체적인 표현의 반대 개념은 애매모호한 표현이다. - P86

‘꽤 많다‘, ‘상당한 영향이 있다‘, ‘조속한 시일‘ 등이 문서에 자주 쓰는 애매모호한 표현이다. 보고서에서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은 유의해서 쓴다. 아예 안 쓸 수는 없지만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숫자나 양으로 나타낸다. 작성자는 어느 정도인지 알지만 읽는 사람은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을 마음대로 해석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 P86

문장을 간결하게 쓰라는 말은 장황해지는 문장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핵심을 전달하는 각각의 문장은 짧게 쓰고 여러 개의 문장으로 서술·묘사하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문장은 최소한의 단어로 간결하게 쓴다. 보충할 내용은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한다. - P87

‘구체적인 설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면 반대 개념을 생각하면 된다. 구체적인 설명의 반대는 뜬구름처럼 모호한 설명, 두루뭉술한 문장이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처럼 명확하지 않은 문장, ‘문제가 심각하다‘, ‘분석력이 뛰어나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처럼 근거 없는 의견· 주장도 문제다. - P88

무조건 숫자로 표현한다고 구체적인 설명이 되는 건 아니다. 정량적인 근거와 정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 P88

작성자가 업무를 진행하면서 겪은 일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이다. 단, 보고서에는 보고자의 개인적인 경험, 출처 ·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사례는 넣지 않는다. - P89

개인의 경험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데이터를 찾아서 넣는다고 주관적인 경험이 객관화되지 않는다. 조사 결과, 객관적인 자료, 과학으로 증명된 결과를 보여주고 개인적인 경험을 넣는 것은 괜찮다. 경험을 덧붙일 때는 보고 사안과 직접 연관이 있는 일화를 설명하고 그 일을 직접 했다는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한다. - P89

보고서를 쓰기 전에 할 일이 있다. 중요한 일을 더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로 나눈다. 모든 일에는 더 중요한 일, 덜 중요한 일, 급한 일, 급하지 않아도 꼭 해야 하는 일이 뒤섞여 있다. 덜 중요한 일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다. 하던 대로 하는 게 제일 좋은 일은 덜 중요한 일로 구분한다. 핵심 업무는 아니지만 중요한 일을 하기 전에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일이 급하지 않아도 꼭 해야하는 일이다. - P90

지금 하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면 더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구분할 수 있다. - P92

보고서에는 핵심만 간단히 써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핵심 외의 일, 즉 부수적인 일도 기록해야 한다. 왜냐하면, 중요한 일이 아니지만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정보도 있기 때문이다. - P93

핵심을 전달하는 것만큼 부수적인 사항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내용(핵심)과 간략하게 정리해서 보여줄 내용(부수적인 사항)을 구분한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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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밑줄친 문장처럼 실제 삶의 행동에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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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읽다가 범죄자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비난의 무용성에 대한 것이었다. 심지어는 비난이라는 게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사실이었다.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아무리 비난하더라도 정작 B는 자신의 행동을 오히려 합리화하기 위해 애쓸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비난이 계속되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려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비난한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 차올라서 극단적인 경우로 치닫는 경우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들의 사례가 그러했으며, 이는 수감된 범죄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 인간 모두의 속성이기 때문이라는 게 본문에 나온 존 워너메이커라는 사람과 저자의 깨달음이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실제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봤는데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의 행동 패턴이나 언행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본 결과 저자가 본문에 언급한 비난에 대한 내용이 정말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져서 너무나도 구구절절이 공감할 수 있었다. 만약 주변에 내 기준에서 봤을 때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판단되어 비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비난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냥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는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또한 나 자신의 사고방식을 되돌아봤을때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으면 그 이유가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감정적으로 언짢은 게 사실이다. 어디에서 나온 격언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네가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말처럼 나도 그닥 받고 싶지않은 비난을 남들에게 빈번히 하는 것은 썩 괜찮은 행동은 아닌듯 하다. 설령 그것이 정당한 명분일지라도 시간이 지나고 혹시라도 내가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난감할지 생각해본다면 진짜 웬만한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것이 피차 좋은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들마다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과 상황이 다들 다른 것이기에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물론 계시겠지만 내가 그분들의 생각들을 존중하는 만큼 나도 그분들로부터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까지 말해도 욕할 사람들은 욕을 하기 마련이지만 뭐 그것까지는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뒤이어 읽다보면 비난의 무용성과 관련하여 링컨과 관련된 이야기를 비롯한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이 나오는데, 결국 핵심적인 메시지는 비난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비난은 비난받는 대상의 감정만 자극하여 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만 발생시킬 뿐이다.

굉장히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아서 의미있는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인간관계를 좀 더 잘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내용이었다.

"교육이야말로 삶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줍니다."

"교육의 가장 커다란 목적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기 때문이다."

배움에 대한 깊고 절실한 욕망, 다시 말해 사람들을 다루는 능력을 향상시키고야 말겠다는 단호한 결단

"나의 인기, 나의 행복, 나의 자존감 모두는 사람을 다루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읽다가 잠깐 멈춰 이제껏 읽은 내용을 곰곰이 반추하라. 계속해서 반추하라. 각각의 원리를 언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해 보라.

책에 밑줄을 치거나 표시를 하면 책 읽기는 더욱 즐거워진다. 다시 볼 때 훨씬 쉽고 빠른 것은 덤이다.

내가 무엇을 썼는지 기억하기 위해서는 이따금씩 앞으로 돌아가 보아야 한다

우리가 기억을 잃는 속도는 놀랍다.

이 책에서 진정으로 지속적인 혜택을 얻고 싶다면, 한 번 대충 읽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리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꼼꼼히 읽은 다음, 매달 시간을 충분히 내어 다시 한 번 읽어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이 책이 당신 책상에 있어야 한다.

자주 책을 들어 훑어보라. 당신 앞에 놓여 있는 풍부한 개선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계속해서 열심히 읽어 보고 적용하는 것을 통해서만 이 책의 원리들이 당신 몸에 익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다른 방법은 없다.

"만일 당신이 어떤 사람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준다면, 그 사람은 절대 스스로 배우지 못할 것이다."

배움이란 능동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행동을 통해 배운다.

사용된 지식만이 머릿속에 남기 마련이다.

꿀을 얻으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내 옷 안에는 피곤하고 지친 심장이 있다. 하지만 그 심장은 따뜻하다. 어떤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자 하는 심장이다."

"나 자신을 지키려 했던 대가가 이거로군."

‘쌍권총‘ 크롤리는 자신이 저질렀던 어떤 일에도 스스로를 책망하지 않았다.

"저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절을 사람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데 바쳤습니다.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도왔죠. 그 대가로 제가 받은 것은 비난입니다.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삶이고요." 알 카포네Al Capone의 말이다.

"싱싱(교도소)에 있는 범죄자 중 자신을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신이나 나와 마찬가지인 사람들이라 생각하죠. 이들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변명합니다. 왜 금고를 털 수 밖에 없었는지, 왜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때론 오류투성이고, 때론 합리적인 나름의 논리를 동원해서 자신들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심지어 스스로에게도 그 행위의 정당성을 납득시키려 합니다. 결론은 그들이 감옥에 갇히지 않았어야 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됩니다."

알 카포네, ‘쌍권총‘ 크롤리, 더치 슐츠, 그리고 감옥에 갇혀있는 뉘우치지 않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저지른 어떤 일에 대해서도 전혀 자책하지 않고 있다면, 당신이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어떨까?

"나는 이미 30년 전에 남을 꾸짖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다. 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려 애쓰느라, 하느님이 지능이라는 선물을 공평하게 나누어주지 않으셨다는 사실에 대해 투덜거릴 시간 따위는 없었다."

워너메이커는 일찍이 이 교훈을 익혔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서 30년도 넘게 실컷 헛물을 켠 다음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아무리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그 어떤 일에 대해서도 자신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어렴풋이나마 떠올릴 수 있었다.

비난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사람들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비난은 위험하다.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히고, 자존감을 훼손하며,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독일군은 어떤 일이 일어난 후 즉시 그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거나 비난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억울한 일을 당한 병사는 우선 다음날까지 기다리며 마음을 가라앉힐 기회를 갖는다. 만일 즉시 소송을 제기한다면 오히려 처벌을 받는다. 시민 사회에도 그와 같은 법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푸념을 늘어놓는 부모, 잔소리하는 아내, 꾸짖는 걸 즐기는 고용주, 그리고 모든 일에 대해 남탓하는 고약한 무리들을 위한 법 말이다.

비판이 아무런 바람직한 결과도 낳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역사적인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나는 그 이상 잘할 수 없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을 비난한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그러니 당신이나 내가 당장 내일이라도 다른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알 카포네, ‘쌍권총‘ 크롤리, 앨버트 폴을 기억하도록 하자.

비판이란 마치 전서구傳書鳩와 같다. 항상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쳐 보려고 하고 비난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자신을 정당화할 뿐 아니라 도리어 우리를 비난할 것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하자.

"비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그들을 비난하지 마시오.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우리도 그랬을테니까."

아무리 날카롭게 비난하고 질책을 해 보았자 바람직한 결과는 생겨나지 않는다

"링컨이 내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링컨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누군가를 훈계하고픈 생각이 들 때마다, 주머니에서 5달러 지폐를 꺼내도록 하자. 지폐에서 링컨의 얼굴을 보며 자문해 보는 거다. "만일 링컨이었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바꾸고 싶고, 통제하고 싶고, 개선시키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좋은 일이다! 괜찮다. 정말 찬성하고 싶다. 하지만 먼저 자신부터 그렇게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순전히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자신을 바꾸는 것이 다른 사람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더 유익하다. 그렇다. 게다가 훨씬 덜 위험하다.

"먼저 자신과 싸우는 사람이 가치 있는 사람이 된다."

"네 집 문 앞이 더러운데, 이웃의 지붕에 쌓인 눈에 대해서 불평하지 마라." 라고 공자는 말했다.

앞으로도 몇십 년은 지속되고 아마도 죽을 때까지도 남아 있을 적개심을 굳이 다른 사람에게 불러 일으키고 싶다면, 약간의 신랄한 비판을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정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는 사람이 논리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편견으로 가득 차고, 자부심과 허영으로 움직이는 감정덕인 동물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비판은 위험한 불꽃을 튀게 만든다. 이 불꽃은 자부심이라는 화약을 폭발하게 만들고, 그 폭발은 때로 죽음을 앞당기기도 한다.

"저는 누구도 험담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좋게 이야기합니다."

바보라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하는 정도는 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바보들은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인품이 훌륭하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이 위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을 비난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자. 왜 그 사람들이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애써보자. 비판보다는 훨씬 더 도움이 되고 재미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공감, 관용, 친절도 몸에 배게 된다.

"모든 것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된다."

영국의 대문호 새뮤얼 존슨Dr. Samuel Johnson은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하느님도 심판의 날이 오기 전까지는 인간을 심판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당신과 내가 감히 그래서야 되겠는가?

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 1 :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말라.

Don‘t criticize, condemn and comp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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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바깥여름 - 12g, 7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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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드립백 추출한 뒤 얼음 넣어서 마시니까 너무 시원하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겉포장도 시원해보이고 각각의 드립백도 색깔이 알록달록해서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새롭게 출시될 예정인 드립백도 몇 개 포함되어 있어서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는 패키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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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부자는 없다 - 서른 전에 평생 돈 걱정을 해결한 젊은 부자 유비의 경제적 자유 실현 프로젝트, 개정증보판
김수영 지음 / 보랏빛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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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투자 분야에서 성공적인 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저자의 이야기다. 책 후반부에 경매와 관련된 내용들이 일부 소개되어 있지만 이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일궈내기 위한 기본적인 마인드셋을 정립하는데 좀 더 초점이 맞춰진듯 하다. 부동산에 관심있는 입문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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