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상으론 악당들끼리 힘을 합치는 것이라 부정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어쨌든 힘을 합친다는 건 단순한 합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끼리 힘을 합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다."

너무 이름이 제각각이면 핸들링이 어렵다.

"사소한 곳에서 실수하면 모든 걸 망치거든."

모든 걸 고급화해야 하니, 물도 고급을 쓰는 게 좋을 것이다.

상대팀의 전략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다면 쉽게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지만 속은 태평하구나.‘

힘이 강해졌다는 건 검법의 숙련도가 올랐다는 소린데.

이미 향할 장소가 정해져 있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검을 휘두르는 것이. 재미있다.‘

‘나는 과거에도 검을 잡았고, 지금도 잡았으며, 또 앞으로도 잡게 될 것이오.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소!!‘

분명 결과가 좋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그냥 한다.

앞으로 의미없이 실패만 반복할 수도 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실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다시 검을 잡는다면... ‘나는,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오.‘

나는 결과로부터 자유해졌소... 기쁨으로 검을 잡을 줄 아는, 이런 내가 되었소...

‘저 환희에 찬 시선은 뭐지? 도대체 뭘 가르친 것이냐.‘

기량이나 파괴력과는 관계 없는 무결한 자유로움. 검에 대해 순수하게 감동할 수 있는... 저건... 마치...

그는 자신이 강하기 때문에 깨달음의 역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극단적인 결투를 통해 충격을 받아야 한다고 여겼다. 그럴 때마다 절대자는 고개를 저었다.

새로운 힘을 얻어도 큰 감흥은 없을 거다. 그냥 그 과정을 즐기면서 살아. 그리고, 나는 조금 강한 각성자일 뿐이니까 절대자라고 부르지 좀 말고.

하지만 결국, 진심을 깨닫게 되는 것은 그 역순으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소드메이가 느리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가장 앞서게 될 것이다.

소드메이는 기술적으로 진보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일 큰 부분이 바뀌었으니, 분명 흐름이 변하게 될 것이다. ‘소드메이는 그 누구보다 자유로워.‘

‘시스템을 바꾸는데는 성공했지만, 학생 중에 있는 쓰레기는 아직 그대로네.‘

"제일 힘든 게 사람 다루는 거라는 말이 방금 떠올랐어요."

"싸우면서 큰다는 말도 있잖아."

애들은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크는 거니까.

쌓은 게 없어지는 것만큼 끔찍한 경험은 없을테니 말이다.

하나의 근원 초식을 여러 개로 나누는 행위가 이 무공의 핵심

아무튼 진심으로 임하라

‘그냥 기다리면 된다.‘ ...(중략)... 물론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모르겠다만...

"이미 정해져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초능력은 발아, 개화, 만개 3단계를 거친다. 자신의 재능을 인식하는 단계가 [발아]이며, 재능을 이용해 마나를 다룰 수 있으면 [개화]다. 그리고 이 단계를 뛰어넘어 [만개]에 도달하면 자신의 능력을 ‘스킬‘로 등록함으로써 게임 시스템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상태창 같은 것도 띄우고, 레벨업도 가능해진다는 소리다.

발아를 거쳐 만개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에 익숙하다보니, 습관적으로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해보면 알겠지."

동작 대비 파괴력이 강하다. 그것은 경기에서 강한 이점이 될 수 있다. 보통의 몬스펫은 항상 오더 딜레이가 생기니 말이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환영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결말을 내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거야. 그거에서 벗어나는 것도 하나의 독립된 길이지."

"누구에게나 예정된 길이 있다는 소리야."

얻는 게 생기면 잃을 수도 있다

‘권력이 생기면 기쁠 줄 알았다. 그게 없어지는 걸 걱정하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은 몰랐당...‘

물질보다 행복이 중요하다

원래 천재는 게으른 것이다.

모든 길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모두 교집합이란 말이다.

어차피 다 한 곳으로 모일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네 삶의 주인은 너다. 그러니 이후부터는 네가 알아서 판단하거라.

결국 모든 펫이 잘 지내는 게 중요하다.

결국,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은 존재하지 않아.

무조건 옳은 선택지를 고를 것 같지만, 결국 몇 번이나 고민하는 게 지성체의 특징.

직접 온다는 건 마음이 어느 정도 틀어졌다는 소리니까.

‘적당한 순간에 받아쳐야겠다.‘

"복수심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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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지루해져서 잠시 손놓고 있다가 오늘 다시 집어들었다. 거의 1주일만이다.

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엔트로피‘라는 개념에 대한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왔었고 이것이 어떤 확률을 의미한다고도 말했었다. 오늘은 이 엔트로피 개념과 생명체 생존간의 관계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면서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관계성이 어떠한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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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중후반부 부터 뇌에서 분비되는 쾌감물질인 ‘도파민‘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요즘 여기저기서 도파민이라는 용어를 자주 들어왔었기에 생소한 용어는 아니었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이고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는데, 오늘 읽은 본문을 통해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도파민이 생존과 번식의 확률을 올리기 위한 화학물질이기에 식욕이나 성욕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을 알고나니 왜 우리 인간이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단순히 ‘본능이 이성을 이긴다‘ 는 정도의 그냥 막연한 생각만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 과학적인 근거를 깨닫게 된 듯하다. 이렇게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던 것들의 이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되는 것도 독서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독자인 내가 독서를 통해 얻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동물의 경우 식물과 달리 운동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 확률을 변화시키는 행위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확률을 변화시키는 요소 중에 식물과는 다른 것이 있다. ‘동물動物‘은 움직이는 물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때 움직임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수반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과 번식의 확률을 올릴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동물만이 진화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정보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보 이외에 다른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 P533

자연계의 힘과 같이 방향성이 있어야 스스로 엔트로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자연계에서 힘에 의한 위치에너지는 인간의 감정과 비슷하다. 위치에너지 자체는 방향성이 없지만, 거리에 대한 위치에너지의 변화는 힘이 되어 방향성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감정 자체는 방향성이 없지만 감정의 변화는 방향성을 갖는다. - P533

어떠한 행위가 점점 더 즐거움을 준다거나 점점 더 고통을 준다면 우리는 즐거움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혹은 고통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다. 이와 같이 확률 분포에 영향을 준다는 면에서 우리의 감정이 자연계의 힘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에게 삶을 끌어당기고 죽음을 밀어내는 방향성을 만든다. - P533

자연계에 존재하는 중력이나 전기력의 크기는 일정한 공식에 따라 정해진다. 따라서 지구 표면과의 거리에 따른 공기의 분포와 같은 것은 공식에 의해 정해지므로 예측이 가능하다. 반면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우리의 감정은 임의로 변하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은 예측하기 어렵다. - P533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일에 의도적으로 몰입을 하면 그것에 대한 내적 중요성이 증가해 감정이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나의 생각이나 행동의 확률이 바뀐다. 자연현상은 주어진 조건이 같으면 재현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은 주어진 조건이 같다 해도 똑같이 재현되지 않을뿐더러 예측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 P534

쾌감, 불쾌감, 두려움과 분노 같은 인간의 감정은 대뇌변연계에서 만들어진다. 보통 감정은 하나의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만들어지기보다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들이 어우러져 복잡하고 특별해진다. - P534

흔히 "스릴을 즐긴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독사의 독 못지않게 독성이 강한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 그리고 쾌감물질인 도파민 등이 서로 어우러져 특별한 재미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매운맛 자체는 통증을 줘서 거부감이 들지만 고추장을 넣은 비빔밥이나 비빔냉면은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 P534

이러한 감정 때문에 우리는 주사위가 던져지는 것처럼 임의로 행동하지 않고 필연적으로 먹을 것과 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한 결과 생존과 번식 확률을 극단적으로 올려 치열한 진화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 P534

동물들은 새끼를 양육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새끼를 낳으면 자연스레 젖을 물린다. 만약 동물들의 행위가 방향성이 없고 임의적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행위는 확률적으로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이고, 동물들은 이미 오래전에 멸종되었을 것이다. - P534

인류는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이 획득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것이 선사시대의 문명이다. - P535

문자의 발명은 조상들이 획득한 지식과 정보를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로써 더욱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고대문명이 구축된 것이다. - P535

역사가들이 중세를 암흑시대라고 하는데 이는 문명의 발전이 정지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문명의 발전이 정지되었을까? 바로 인류가 ‘왜?‘와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다. 중세시대에 자연현상을 포함한 모든 것은 성서에 따라 해석되었고,
이에 반하는 생각은 금기시되었다. 그러다 천동설이 무너지고 지동설이 등장하면서 인류는 기존의 모든 믿음에 대해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서적 해석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이 바로 인류문명을 꽃피운 르네상스다. - P536

결국 암흑시대는 인류가 생각하기를 멈춘 상태라고 볼수 있고, 생각하기를 멈추면 발전도 멈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실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항상 ‘왜?‘와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면 각자의 인생에서 르네상스를 꽃피울수 있지만, 생각을 하지 않거나 게을리하면 별다른 발전 없는 암흑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 P536

감정은 정보 전달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정보와 감정이 우리의 행위와 사고의 확률을 바꾸는 핵심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P537

정보와 감정을 처리하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은 어디일까? 우리 몸에서 정보의 저장과 전달이 일어나는 곳은 시냅스이고, 여기서 감정도 만들어진다. 바로 시냅스가 우리의 행위와 사고의 확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근본인 것이다. - P537

엔트로피 관점에서 보면 시냅스에 대한 이해가 삶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삶의 방정식을 푸는 핵심이 된다. - P537

무언가에 몰입한다는 것은 의식이 산만해지려는 경향에 맞서 집중된 상태로 가는 것이다. 즉, 의식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경향에 맞서 이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 P538

칙센트미하이는 "몰입도가 증가하면 의식의 엔트로피는 감소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은 결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 P538

생각을 하나의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은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좁은 공간에 모으는 것과 비슷하다.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좁은 공간에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이것을 엔트로피 장벽이라고할 수 있다. 몰입이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엔트로피의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 P538

몰입도가 낮은 산만한 상태는 다양한 시냅스가 무작위로 활성화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잡념이 임의로 떠오른다. 반면 몰입도가 높은 상태는 특별한 관계를 갖는 뉴런과 시냅스들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상태다. 따라서 몰입을 이해하려면 우리 몸의 뉴런과 시냅스의 작용을 이해해야 한다. - P538

자기 능력의 한계를 발휘하고 이를 확대해 나가는 삶은 엔트로피가 가장 낮은 상태 혹은 가장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고도의 몰입 상태 역시 의식의 엔트로피가 가장 낮은 상태다. 이러한 상태는 시냅스가 가장 낮은 엔트로피를 갖는 상태이므로 엔트로피가 가장 높은 상태인 죽음과는 가장 반대되는 상태다. 따라서 몰입하는 삶은 죽음에 대한 최대의 저항이고 죽음과 가장 반대되는 삶, 가장 삶다운 삶이라 할 수 있다. - P538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졌다고는 해도, 우리의 어떠한 행동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 이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자연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P539

세상에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하기 쉬운 것이 있고 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중략)... 이것을 구별함으로써 우리의 한계와 능력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 P539

우리가 경험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 중 우리 뇌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한 내용은 모두 시냅스에 장기 기억 형태로 기록된다. 이는 시냅스를 항구적으로 만들거나 변형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들은 다시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쳐 생각과 행동의 방향성이나 확률을 바꾼다. 결과적으로 인격이 바뀌는 것이다. 미미하지만 작은 변화가 누적되면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 P539

시냅스의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정보의 입력이다. 이는 경험에 의해 이루어진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경험이 얻어지고 결국 좋은 시냅스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뇌과학적 근거다. 이런 사실은 정보의 입력을 통제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P540

경험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육체적 경험은 제약이 많아 통제가 어렵지만 정신적 경험인 사고에는 제약이 없으므로 의도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교적 쉽게 통제할 수 있다. 즉,
의도적인 생각으로 의도적인 시냅스를 생성시킬 수 있다. - P540

"아무리 사소한 생각이라도 예외 없이 두뇌의 구조를 변화시켜서 흔적을 남긴다" - P540

아주 사소한 생각조차 영향을 미쳐 뇌 구조를 바꾼다. 생각 하나하나가 뇌 구조를 쉬지 않고 바꾼다.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뇌에 배선을 만든다. 같은 생각을 여러 번 반복하면 습관으로 굳어버린다. 성격도 생각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그러니 생각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그 상태를 단단히 유지해 새로운 습관을 들여라. 그러면 뇌 구조가 거기에 맞게 변경될 것이다. - P540

삶에서 자기 자신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자신을 이해해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또 어떠한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지도 알 수 있다. - P541

내가 어떤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간다는 것은 수십 킬로그램의 물체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엔트로피 법칙에 의하면 이러한 변화는 구동력이 없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다. - P541

내 행동의 구동력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면 내 행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오는지 알 수 있고, 궁극적으로 나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된다. - P542

쾌감과 불쾌감, 노여움이나 두려움을 만드는 물질의 분비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우리의 사고와 행동도 이들 물질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므로 상호의존적이다. 우리가 이러한 화학물질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것이 우리의 진화론적 한계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 P544

갑상선자극-방출호르몬은 ‘행동력의 바탕‘, ‘의욕의 분자‘ - P545

뇌의 시상하부로부터 각종 소형 단백질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것이 정신 활동의 원인이 된다 - P545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분비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 P545

환경이나 행동이 화학물질의 분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같은 환경이나 상황에서도 개인마다 다르게 반응하는데, 이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분비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고, 또한 그것은 각 개인마다 형성된 시냅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한 개인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나아가 인격까지도 시냅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546

도파민은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쾌감 물질이다.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든 그로 인해 쾌감을 느꼈다면 그 근본 원인은 도파민에 있다고 보면 된다. 몰입의 즐거움은 바로 이 도파민의 과잉 분비에 의한 결과다. - P546

도파민은 궁극적으로 생존과 번식의 확률을 올리기 위한 화학물질이므로 식욕이나 성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우리가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것도 이를 먹으면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칼로리 음식이 다른 음식보다 더 많은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이유는 고칼로리 음식이 생존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갈증이 날 때는 물만 마셔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 P546

매력적인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 역시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첫사랑을 할 때 도파민의 과잉 분비를 거의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사랑이 강렬할수록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한다. 도파민과 더불어 사랑과 관련된 다른 화학물질들도 활발하게 분비된다.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차원의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면서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을 상대방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첫사랑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못 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547

열애에 빠졌을 때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강렬한 행복감을 느끼지만, 사랑하던 연인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되면 고통스럽고 우울해진다. 이때는 긍정적인 화학물질의 분비가 평소에 비해 급격히 떨어져 마치 약물중독자들이 약물복용을 중단할 때 겪는 금단현상과 비슷한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견디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를 빠른 시일 안에 치유하려면 긍정적 화학물질이 분비되는 활동을 해야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또는 취미활동을 하거나 새로운 이성을 사귀는 것이다. - P547

우리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도 도파민의 분비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이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낯선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영화 관람, 독서, 스포츠 경기 관람 등 각종 취미활동도 도파민을 유도한다. 모험적인 행위를 통해 스릴을 느낄 때도 도파민이 분비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끙끙대다가 풀었을 때 희열을 느끼는 것도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선을 베풀었을 때 느끼는 쾌감도 도파민에서 비롯된다. - P548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이용해 뇌 부위를 관찰하면 술, 흡연, 카페인, 쇼핑, 도박, 마약, 인터넷, 컴퓨터 게임에 빠질 때 복측피개영역 Ventral Tegment Area: VTA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쾌락의 중추라고 알려져 있는 이 부위는 도파민 회로의 출발점이며, 중독과 관련이 있다. - P548

동물실험 결과 마약을 복용할수록 도파민 수용체 receptor의 수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었다.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면 두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 P548

도파민 수용체 receptor : 시냅스 후 수상돌기에 존재하며 해당 신경전달물질과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특정한 반응을 한다. 도파민 수용체는 도파민과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반응을 일으킨다. - P626

첫째, 처음에 쾌락을 느꼈던 마약의 양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어 사용량을 점점 늘리지 않으면 동일한 수준의 쾌락을 얻지 못한다. 이것을 ‘내성‘이라 한다. - P548

둘째, 평소에 정상적인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더라도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도파민의 양이 감소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의욕이 없어지고 무기력해진다. - P548

마약 중독자나 알코올 중독자는 평소에도 도파민이 결핍되어 보통 사람보다 활기 없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약물에 더 의존하게 되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 P548

모르핀 중독은 진통 작용을 하는 엔도르핀을 감소시킨다. 평소 엔도르핀은 우리 몸이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이 감소하면 몸에서 아프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한다. 이것이 ‘금단현상‘이다. - P549

특정 행위에 따라 도파민의 분비가 반복되면 해당 신경조직들이 발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자극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 그 행위에 더욱 끌리게 되는데, 이것이 ‘중독현상‘이다. - P549

음주, 흡연, 쇼핑, 도박, 인터넷,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도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조직들이 발달해 더 많은 자극을 요구하게 된다. 심한 경우 알코올중독자는 술잔만 봐도 도파민이 분비되고, 니코틴 중독자는 담배만 봐도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한다. 중독의 원리나 정도는 마약과 다르지만 도박 역시 내성과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도박에 중독되면 하는 횟수와 배팅하는 돈이 늘어나고 알코올에 중독되면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이 늘어나는데 이 역시 도파민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 P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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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초반부라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책표지에 나온 글들을 보니 지구의 역사와 생명에 관한 얘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음과 동시에 얼마되진 않지만 예전에 읽었던 과학책들의 내용들도 어느정도는 상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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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를 잠깐 읽어봤는데, 서술의 관점을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하겠다는 저자의 얘기가 독특하게 느껴졌다. 즉, 저자가 그냥 쭉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객체에 저자가 감정이입을 해서 그 객체의 관점으로 서술해보겠다는 것인데, 나름대로 신선한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흥미를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반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게 느껴졌던 문장 중 하나는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원래 있던 게 사라져야 한다‘ 는 말이었다. 이는 이 책에서 다루는 어떤 동식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적용 가능한 문장이다. 한 예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던 사람이 물러나야 새로운 사람이 그 직책을 맡아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기존의 것은 필연적으로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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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인 2150년의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종을 가정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가 글을 읽기 쉽게 써주셔서 비전공자 독자인 내 기준에서도 본문 내용이 쭉쭉 잘 읽히지만 그 내용만큼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았다.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이산화탄소 배출 이슈 등 현재의 상황이 향후 몇 십년간 변함없이 지속될 경우 약 100여년 뒤에는 지구상의 인류가 절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현재 지구상에서 누리고 있는 현대 문명들이 결코 영원무궁한 만능 치트키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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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화성으로 이주한 인류의 최후‘ 라는 소제목의 글이 나온다. 이것은 지구가 완전히 멸종되기에 앞서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쓰여진 이야기인데, 이를 통해 화성이 지구와 얼마나 환경적으로 다른 곳인지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또한 ‘테라포밍‘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 나오는데, 이것은 다른 행성이나 위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서 지구인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지칭한다. 위에서 가정한 상황에 적용해보면 화성을 지구인들이 거주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인 것이다.

본문을 읽어보면 이런저런 세세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독자인 내가 느낀 결론만 간단히 말해보자면 테라포밍이라는 작업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구에서는 당연시되던 것들이 화성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닌 경우들이 많기에 과학의 기본 원리를 항상 생각하고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작업을 신중하게 진행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구의 생명은 다섯 번이나 대멸종의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찬란하게 진화했다.

시작이 있으려면 끝이 있어야 한다. 탄생은 죽음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생명의 역사는 멸종의 역사이기도 하다. - P4

인간 중심의 사고도 필요합니다. 본 것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뿐이니까요. - P7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엄청난 능력이 있더라고요. 스스로 다른 존재가 되어 생각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며 마치 자기가 주인공이 된 듯 감정이입을 하는 것처럼요. - P8

생명의 특징은 진화한다는 것입니다. 진화는 새로운 생명의 등장이죠.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누군가 그 자리를 비켜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멸종이라고 합니다. 흔히 멸종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새로운 생명 탄생의 찬란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 P9

자연사를 보니 멸종의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더군요. 멸종 당시 생명체들은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 P9

그런데 우리가 겪고 있는 여섯번째 대멸종 사건은 매우 다릅니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류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만 변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잖아요. - P9

우리는 그저 자연에 적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을 바꿀 수 있는 존재니까요. 인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 P10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입니다. - P11

"나는 인류가 지속하는 지구를 꿈꿉니다." - P11

그 어떤 인공지능도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인간이 만들어내고 퍼뜨린 정보를 재조합하고 편집할 뿐이다. - P21

왜 기록하는가? 읽기 위해서다. 왜 읽는가? 과거의 기록에서 배우기 위해서다. - P21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원래 있던 게 사라져야 한다. - P23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계는 꽉 차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멸종滅種이다.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 P23

오파비니아는 생명체가 급격히 다양해진 캄브리아기에 등장했다. 캄브리아기는 고생대의 첫 번째 시대로 약 5억 3880만 년 전에 시작한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 38억 년 생명의 역사를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이다. - P23

(새는 공룡이다. 그렇다고 공룡이 새는 아니다. 남자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남자는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 P27

멸종은 나쁜게 아니다. 자신의 등장보다 먼저 일어난 멸종은 고마운 일이다. - P28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직립이다. 직립이란 똑바로 선다는 뜻이다. 똑바로 선다는 게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bipedalism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더 큰 의미가 숨어 있다. 직립을 하게 되면서, 즉 똑바로 서서 걷게 되면서 골반은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 - P31

직립은 커다란 뇌, 넓은 시야와 더불어 인류에게 한 가지 선물을 더 주었다. 바로 자유로워진 손이다. 걷는 데는 두 발이면 충분했고, 더 이상 나무에 매달리는 데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손이 자유로워졌다. 예민한 감각이 모여 있는 손은 물건을 쥐고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자유로운 손은 노동을 탄생시켰다. - P32

인간으로의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뇌의 변화라기보다는 노동이며, 노동은 직립보행의 결과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똑바로 선 인간은 자유를 얻었고, 자유를 얻은 인간은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은 다시 인간의 진화를 촉진해 마침내 ‘슬기 인간 Homo sapiens‘ 으로 발전시켰다. - P32

아무 말도 안 하면 아이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들은 저절로 호기심을 보인다. 호모 사피엔스도 그랬다. 멸종하는 순간까지도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했다. 아마도 유전자에 ‘엄마 말에 반항하라‘는 암호가 숨겨진 듯하다. - P33

불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공간이 늘어났다. 추운 곳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루가 길어졌다. 해가 지면 자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불 주변에 오순도순 모여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지혜가 전수되었다. - P33

유대감도 커졌다. 현대인은 생일파티를 한답시고 멀쩡한 형광등을 끄고 작은 촛불을 켜고 했다. 또 환한 가로등 불 밖에서 굳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했다. 왜 그랬을까? 불 주변에 모이면 자신들이 하나의 무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 P34

불은 식량을 오래 보관하게 해주었다. 불에 익은 고기는 잘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에 익은 고기는 소화가 잘되었다. 뇌에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었다. 동물원의 침팬지는 하루에 12~14시간을 먹어야 겨우 자기 체온을 유지할 수 있지만 불에 익혀 먹으면 하루에 한두 시간만 먹어도 충분히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시간도 많이 남았다. 남은 시간에 문화를 발전시키고 도구를 만들었다. - P34

700만 년 전에 등장한 인류는 불과 1만 2000년 전 신석기 시대가 시작될 때가 되어서야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 P34

호모 사피엔스는 환경에 적응하는 대신 환경을 바꾸었다. 멀쩡한 벌판에 불을 질러 밭으로 바꾸고, 물길을 내어 멀리 흐르던 물을 당겨 왔다. - P35

2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한꺼번에 4도 이상 올랐다. 그리고 지구의 평균기온은 15도가 되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 P36

농사는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고 정착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사람이 사람다워졌다. - P36

산업혁명이란 결국 석탄과 석유라고 하는 화석연료를 맘껏 낭비하면서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든 변화였다. 산업혁명의 결과는 인류의 풍요와 장수였다. 만약 산업혁명이 없었다면 지구의 인구는 결코 10억 명을 넘지 못했을 것이다. - P36

이산화탄소 농도는 원래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였다. 거기에 맞춰 기온도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늘어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숲이 필요했고 그럼에도 농사를 짓느라 숲은 점점 줄어만 갔다. 간단한 산수만으로도 얼마나 급격하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는데서 그치지 않고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야 하는지 알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 P37

산업화 이후 기온 상승 2도 장벽은 넘지 말아야 했다. 2도를 넘어서자 인류가 통제하기 힘든 수준으로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만년설과 빙하에 반사되어 튕겨 나갔을 태양에너지가 그대로 숲과 바다에 흡수되었다. 또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냉각을 막았다. 해양은 제대로 순환하지 못했다. - P38

답은 자연사에 있다고 - P38

레골리스(먼지와 흙으로 된 퍼석퍼석한 물질) - P39

호킹 박사는 2010년부터 세상을 떠나는 2018년까지 반복해서 지구인들에게 일곱 가지 유언을 남겼다.

첫째, 100년 이내에 인류는 멸망한다.

둘째,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할 수 있다.

셋째, 블랙홀은 다른 우주로 연결되어 있다.

넷째, 슈퍼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한다.

다섯째, 세계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인공지능은 의지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

일곱째, 대형 강입자 충돌 실험을 계속하면 우주가 붕괴할 수 있다. - P41

기후가 바뀔 때마다 지구 생명체는 커다란 재앙을 맞았다. 그때 생명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화산이 터지고 지구 대륙이 이동하고 운석이 충돌하는 일을 누가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번 기후변화는 조금 달랐다. 인류의 활동으로 더위가 가속화되었던 것이다. - P42

SF 소설은 엄청난 통찰을 준다. 테라포밍 Terraforming 이란 개념도 SF 소설에 등장한 개념이다. 테라포밍이란 다른 행성이나 위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서 지구인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지구화地球化, 행성개조行星改造로 번역할 수 있다. - P42

금성은 태양에서 두 번째 가까운 행성으로 평균기온이 섭씨 477도에 달한다. 여기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겠는가? 하지만 칼 세이건은 금성 대기에서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면 금성의 표면 온도를 쾌적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광합성을 하는 수중 단세포 생물인 조류藻類를 이용해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합성하고, 탄소는 흑연의 형태로 분리시킬 수 있다고 했다. - P43

하지만 금성에는 칼 세이건이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금성의 대기에는 고농도 황산 구름이 있고 대기압이 무려 90기압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조류가 번성하기 어렵다. 또 어떻게 해서 조류를 번성시킨다고 해도 유기물 속으로 고정된 탄소는 다시 연소해 이산화탄소 형태로 대기로 방출된다. - P43

지구 과학자와 공학자의 특징은 매뉴얼을 만든다는 것이다. - P43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달까지 빛이 가는데는 채 1.3초가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가까운데도 20세기 말까지 달 근처에 가본 사람이 21명, 달에 발을 디딘 사람은 1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화성은 지구에 가장 가까이 있을 때도 빛이 가는 데 3분 2초가 걸린다. 무인 우주선을 보내는 데는 5개월 이상 걸리고 단순 왕복을 하는 데는 520일 이상 걸린다. 여기에 사람을 태운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큰 문제는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이 지구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 P46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0.6퍼센트 수준이다. 200분의 1기압에 불과한 것이다. 대기 입자가 너무 적어서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를 돌릴 수 없다. - P47

지열에너지도 사용할 수 없다. 화성의 표면 온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게 태양에너지다. - P48

다만 화성은 태양에서 너무 멀다. 화성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의 40퍼센트에 불과했다. 또 화성의 먼지는 며칠씩 햇빛을 가리기도 했다. - P48

화성에는 산화철이 널렸다. 산화철이 얼마나 많은지 지구에서 봐도 화성이 빨갛게 보일 정도다. 이건 지구인이 부르는 화성의 이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 사람들은 화성을 ‘불 화火‘자와 ‘별 성星‘자로 표기했다. 불처럼 붉게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서양 사람들은 ‘마르스Mars‘라고 불렀다. 마르스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이다. 전쟁이라고 하면 불과 피가 생각나지 않는가? 둘 다 붉은색이다. - P49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들은 가장 먼저 물을 확보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일단 눈에 보이는 액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화성은 대기압이 낮아서 액체가 쉽게 증발하고 또 온도가 낮아서 액체가 쉽게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 P50

하지만 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화성의 극지방에 있는 극관은 커다란 물-이산화탄소로 된 얼음 덩어리다. 극관의 얼음 정도면 초기 화성 거주인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극관의 얼음을 사용하려면 극관 근처에 기지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 P50

그런데 극관은 지구의 북극처럼 몇 달동안 해가 뜨지 않는 시기가 있다. 우리 로봇도 에너지가 있어야 활동한다. 그런데 극관처럼 해가 뜨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태양에너지를 생산하겠는가? - P51

답은 책상 위에 있는 게 아니다. 답은 현장에 있다. - P51

화성에는 계절에 따라 흐르는 소금물 개천이 있다. 화성의 낮은 대기압과 온도에도 불구하고 소금물 개천은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마치 겨울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도로에 쌓인 눈이 녹아 액체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리는 극관이 아닌 소금물 개천 근처에 기지를 건설했다. - P51

생각보다 화성의 토양에는 물이 많다. 화성 토양의 1세제곱미터당 35리터의 물이 있다. 화성 흙을 퍼서 열을 가한 다음 물을 분리하면 된다. 하지만 에너지가 많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어는점 내림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물에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같은 염류가 포함되면 어는점이 내려가기 때문에 액체 상태인 물을 얻을 수 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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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몬스펫들조차도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자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다.

다시 책을 보며 지식을 얻어야겠다. 무리를 다루려면 많은 전략과 계획이 필요해.

악당 영주가 영지를 관리하는 소설에는 음식으로 민심을 잡은 뒤, 지역 특산물을 팔기 시작했다.

‘요즘 날씨가 추워졌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걸 만드는 게 좋겠다.‘

이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겁니다.

다들 현상 유지에만 관심이 있고 발전이 없으니, 사실상 시간이 지나서 유전병으로 죽게 되는 미래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강한 개혁 정신을 가진 콩돌이 부족을 통합하면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훈제는 요리 시간이 길지만 향을 지속적으로 내뿜지. 게다가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초밥은 다른 음식에 비해 빨리 만들 수 있어서 좋은 간식거리가 되었다.

추운 날씨에 먼 길을 오느라 지쳤다. 일단 쉬면서 원기를 회복할 때였다.

화평의 의미로 꿀을 선물했다.

이대로 놔두면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

나폴리탄이나 매뉴얼 괴담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하다.

늙었다는 건 곧 살아남았다는 의미도 되겠지...

공포로 펫을 다스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고지능 몬스펫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공포에 잠식되었으니, 큰 결심이 생기지 않는 이상 다시 이곳에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열에 내성이 있어도 내부에 가득차면 버틸 수 없어.

반에서 먼저 이겨야 반대표팀으로 나갈 수 있다.

"그래도 어려워야 이기는 재미가 있지."

일단 중요한 건 케렌시아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것.

케렌시아는 순수한 동기로 행동해야 구역이 넓어지고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니까.

"역시 물리 엔진 부분에서는 기계보다는 생체 바이오 기술이 훨씬 낫군."
"어쩔 수 없지. 파리만한 로봇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파리 같은 생명체를 배양하는 건 쉬운 일이니까."

"10조 번이라...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숫자놀음이 아니길 빌겠소."

아이템은 게임 규칙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구매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곧 끝이 온다."

원하는 결과의 확률에 기생할 수 있게 해주는 힘.

"소형 핵탄두를 이용하면 광범위한 전파 방해 EMP탄 효과를 일으킬 수 있지. 운석은 궤도 중량 투하 무기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고."

"자만함이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냈군."

이쯤에서 꿀 보따리를 하나 푸는 게 적절했다.

기술을 너무 자주 보여주는 건 그닥 좋지 않다고 내 주인이 그랬소.

검법을 정확하게 수련하지 못하면 버려질지도.

"힘보다는 자세가 중요한 법이지."

"아직도 기술을 아끼고 있군. 아끼면 똥된다."

"써야 할 때 안 쓰고 묵히면 결국 썩는다는 의미지."

"분노는 공격 타점을 흐려지게 만들지. 오더를 듣고 움직이다가 스스로 하니까 실수가 많군."

"공격의 강함보다는, 타이밍이 중요한 거란다."

"방금 전의 대련을 떠올려보면서 스스로 깨닫는게 좋을 거야. 이런 부분은 스스로 뚫어야 의미가 있거든."

그들은 도대체 무엇에서부터 확률이 비롯되었는지 탐색하기 시작했다.

저들의 모든 활동은 결국 누군가를 적대하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기존에 심어놨던 씨앗. 전부 말라죽은 줄 알았던 씨앗. 그것들이 동시에 싹을 틔운 것이었다.

인간은 어차피 싸우는 걸 반복하는 존재. 기회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확률은 발생하게 되어 있었다.

‘난이도는 어려워졌지만 그래서 재미있도다.‘

"힘보다 빈틈을 잡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소이다. 하지만 그저 알았을 뿐이지, 이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

쓸데없는 동작을 줄이라

경지를 올리려면 기존에 만들었던 초식을 지우게 되는 바람에, 결국 수를 채울 수 없게 되는 정체 상태. 수련을 안 할 수도 없고, 현재에 머무르기에는 너무 자기만족 같은 현상.

"일단 일상적인 부분을 연마하는 게 좋을것 같다."

"다른 몬스펫들이 케렌시아에서 밥하고, 놀고, 열심히 생활하는 걸 일상이라고 부르지. 그런 걸 매일 반복하면, 너에게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걸 깨닫게 될지도 몰라."

가끔 아무것도 아닌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는 건 무공서에도 자주 나오는 부분이니까.

연습하면 다 할 수 있다.

"너도 해봐. 이런 부분을 연습하면 깨달음이 올지도 몰라."

‘역시 세상은 넓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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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이 일찍 들어서 자다가 새벽에 눈이 떠졌다. 책읽다보면 잠이 다시 오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오늘 다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독서노트 기록을 보니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읽는다. 힌 달 전 포스팅 내용을 잠깐 다시 보니 계몽사상이네 뭐네 하면서 다소 추상적인 얘기가 나왔던 관계로 잘 읽히지 않아 한동안 내려놨었던 것 같다. 근데, 최근 읽고 있는 다른 책들이 또 질리고 잘 안 읽히는 관계로 다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확실히 예전보다는 좀 수월하게 읽힌다. 한 달 전엔 이 책 본문에 나오는 한 문장 읽어내기가 그렇게 힘들더니 오늘은 또 안 그런 게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신기할 따름이다.

잡설이 과하게 길었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은 이 책의 4장에 해당하는 자연과학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한다. 맨 처음에 전자기 스펙트럼(?) 이라는 것에 대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지난 겨울에 칼 세이건의《코스모스》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을 접했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이나마 읽기가 수월할 듯하다. 어쩌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배경지식의 중요성이라는 게 이런 건지도 모르겠다.

과학에 완전히 무지했던 내가 《코스모스》를 꾸역꾸역 읽으면서 참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의 힘듦이 지금 읽는 이 책 《통섭》의 독서를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사자성어 하나가 생각났다. 그것은 바로 ‘고진감래苦盡甘來‘ 다. 물론 다들 아는 사자성어겠지만, 직역하자면 ‘괴로움이 다하고 달달함이 온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내 독서이력에 적용해서 말해보자면 《코스모스》를 읽을 때의 괴로움이 완독을 통해 끝나고 이《통섭》을 읽을 때는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배경지식이 쌓였기에 달달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이 책도 결코 쉽게 볼 책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달달하다는 표현은 그냥 예전보다 읽기가 좀 더 수월해졌다는 정도의 의미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또한 책의 내용 자체가 쉽다고 말하는 건 저자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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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과학이라는 것을 저자가 정의한 내용을 만나볼 수 있었다. p.112에 밑줄친 내용인데, 읽으면서 광범위하고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과학에 대한 정의를 정말로 잘 정리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작년 여름 경에 유시민 작가의《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 책에서 처음 알게 되어 익숙해진 용어인 ‘환원주의‘라는 것에 대해 나온다. 작년에는 그냥 막연하게 느낌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 용에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문득 앎에도 어떤 단계같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기 스펙트럼을 이해하게 된 과학자들은 동물의 시각 세계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시각 세계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모든 파장을 가시광선과 가청음(可聽音)으로 번역해 낼 수 있으며 다양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스펙트럼의 대부분을 생성해 낼 수 있다. - P101

과학자들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조작함으로써 아래로는 아원자 입자의 자취를 자세히 볼 수 있게 되었고, 위로는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오는 초기 우주의 빛을 통해 별의 탄생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 P101

그들, 아니 우리는(과학 지식이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해졌기에 우리라고 할 수 있다.) 37제곱의 크기로 물질을 시각화할 수 있다. 즉 가장 작다고 알려진 입자를 1로 볼 때 가장 큰 성단은 1 다음에 0을 37개 써넣은 정도의 크기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정도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물질을 시각화할 수 있다. - P101

인류의 위대한 업적은 인류가 질서 정연한 것으로 판명된 세계속에서 자신의 길을 아무런 도움 없이 개척해 왔다는 사실이다. - P102

인간 청각 범위는 20헤르츠에서 2만 헤르츠(초당 공기 압축 주기)이다. 박쥐는 이 범위의 상한선을 넘어서는 초음파 신호를 밤공기 속에 발사하고 돌아오는 반향(메아리)을 통해 나방 같은 곤충들의 위치를 알아낸다. 피식자들도 박쥐가 내는 동일한 주파수의 소리를 귀로 듣는다. - P102

우리는 찌릿한 피부 자극과 튀는 불꽃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전기를 감지하지만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전기 물고기들(전기뱀장어와 메기, 코끼리코물고기)은 그야말로 전기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굵은 신경 근육 조직을 유기체 전지로 변형시켜 몸 주위에 전기장을 만들도록 진화했다. - P102

전원은 신경 스위치로 통제된다. 즉 스위치가 켜질 때마다 전기 물고기들은 몸에 퍼져 있는 전기 수용로 전압을 감지할 수 있다. 가까이에 있는 물체에서 생긴 전기장의 변화는 수용기 주변으로 전기 그림자를 만드는데 이런 변화를 통해그들은 그 물체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운동을 측정한다. 이런 정보들을 연속적으로 받으면서 그 물고기들은 어두운 물속에서도 매우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헤엄쳐 다닌다. 게다가 이런 연속된 정보들을 통해 적을 피하기도 하고 먹이를 뒤쫓기도 한다. - P103

그들은 또한 암호화된 전기 신호를 사용해서 의사소통도 한다. 동물행동학자들도 전압기와 탐지기를 사용하면 인공 전기 물고기가 되어 이 의사소통에 동참할수 있다. - P103

만일 환경으로부터 어떤 신호를 포착하는 어떤 유기체 감지기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 감지기를 가진 종이 어딘가에는 존재한다 - P103

상이한 유전 형태의 차별적 생존과 번식으로 정의되는 자연선택은 필요에 따라서만 개체를 만든다. - P103

개체의 능력은 니치(niche, 원래의 뜻은 벽감. 어떤 종이 소비하는 자원들의 집합과 그 종이 점유하고 있는 서식지)에서 자신들의 적응도를 극대화하는 선까지만 진화한다. - P103

모든 종류의 나비, 박쥐, 물고기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포함한 영장류는 그들 나름의 독특한 니치를 갖고 있다. 이것은 각각의 종이 저마다 고유한 감각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세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선택은 과거 역사의 조건들과 그때그때 일어나는 사건들에 의해서만 인도된다. - P104

자연선택은 미래의 필요를 내다보지 못한다. - P104

인류가 진화의 투기장(鬪技場)에서 만난 세가지 조건 혹은 세 번의 행운이 과학 혁명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창조성과 끝없는 호기심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우주의 본질적 속성들을 추상화하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이었다. ...(중략)... 세 번째는 물리학자인 유진 위그너 (Eugene Wigner)가 언젠가 말했듯이 수학이 자연과학에 놀랍도록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 P105

아직도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이 그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수학 이론과 물리학 실험 자료의 대응은 신비로울 정도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이 과학의 자연 언어라는 믿음은 지당해 보인다. - P105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엄청난 유용성은 신비에 가까운 어떤 것이며 합리적 설명이 잘 안 되는 영역이다. ‘자연법칙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지만 인간이 그런 법칙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부자연스럽다. 물리 법칙을 공식화하는 데 수학 언어가 너무나 적절하다는 이 기적 같은 사실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할 만한 수준도 못 된다는 의미에서 너무나 멋진 선물이다." - P105

물리 법칙들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할 만큼 정밀한 게 사실이다. 그 법칙들은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되는데 그런 공식들은 예컨대 중국이건 에티오피아건 상관없이 한결같다. 게다가 그것들은 남권주의냐 여권주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만일 원자력을 사용하며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진보된 외계 문명인이 있다면 그들도 동일한 법칙들을 발견했을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물론 그들의 물리 법칙들을 우리 것들과 대응하도록 순차적인 번역을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 P105

가장 정밀한 것들은 전자의 측정과 관련되어 있다. 전자 하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파동 에너지의 확률적 분포로 추상화되는 이 전자는 이동하는 물체를 3차원의 공간 속에서 인지하는 전통적인 틀로는 시각화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현상은 양자물리학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전자가 1.6×10^19 쿨롱의 전하를 가지며 0.91×10^28 그램의 정지 질량을 가진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이런 값들과 그 밖의 다른 입증 가능한 양들로부터 전류, 전자기 스펙트럼, 광전 효과 그리고 화학 결합의 속성들이 연역되어 나왔다. - P106

이런 기본적 현상들을 하나로 묶는 이론은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 E. D.)이라고 불리며 그래프와 방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자전기역학은 각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파동함수와 공간상의 이산적 입자 둘 다로 다룬다. - P106

양자전기역학에서 전자는 무작위적으로 광자를 방사하고 재흡수하는 것으로 그려지며 이때 광자는 전자기력을 운반하지만 질량은 없는 독특한 입자로 간주된다. - P106

전자의 한 속성인 자기 모멘트에 관한 이론과 실험은 물리 과학의 역사상 가장 정확한 일치를 보였다. 자기 모멘트는 전자와 자기장 간의 상호 작용 값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자에 작용하는 자기 유도에 따라 갈라진 전자가 갖는 최대 토크(돌림힘)이다. 이때 알고 싶은 양은 자기 회전 비율, 즉 자기운동량을 각운동량으로 나눈 값이다. - P106

이론 물리학자들은 특수 상대성과 광자 방출과 재흡수로부터의 섭동 (양자전기역학으로부터 예측되는 이 두 현상은 고전 입자물리학으로 예측한 값들과 약간 다르다.)을 통합하는 계산을 통해 자기 회전 비율의 값을 예측했다. - P106

점점 더 작은 세계로 내려가 전자처럼 극미 존재자를 찾으려는 이런 시도는 서양의 자연과학을 추동해 온 힘이다. 이것은 일종의 본능이다. 인간은 기본 물질들을 찾는 것에 강박 관념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 물질들을 분리했다가 되붙이는 식의 작업을 끊임없이 한다. - P107

직접적인 시각 관찰은 궁극적인 것을 찾는 작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관찰은 현미경의 분해능을 점점 높이는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이 기술은 인간이 가진 제2의 기본적인 열망을 만족시킨다. 즉 모든 세상을 우리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 - P107

과학에서는 브리지 카드 놀이에서처럼 남의 패를 한 번 흘낏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P108

원자 수준의 영상화는 3세기 동안의 기술 혁신을 통해 얻은 최종 산물이다. 최초의 현미경은 안톤 반 레벤후크(Anton van Leeuwenhoek)가 1600년대 후반에 만든 초보적인 광학 도구였다. 인간보다 100배 높은 분해능을 지닌 이 도구로 그는 박테리아를 비롯한 여러 대상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게는 눈보다 100만 배나 더 높은 분해능을 가진 현미경이 있다. - P108

분해와 재결합을 향한 열정은 나노 기술의 발명을 이끌어 냈다. 나노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분자들로 구성된 장치를 만드는 기술이다. - P108

ROM (읽기 전용 기억 장치) - P108

궁극적인 의미에서 우리의 두뇌와 감각체계는 인간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배가시키는 생물학적 장치로서 진화했다. - P110

과학은 자료를 해석하는 이론을 개발함으로써 실험 도구를 통해 향상된 감각 경험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 P110

과학에서는 그 어떤 것도 이론이 없이는 의미가 없다. 모든 지식을 맥락에 맞도록 그럴듯하게 엮어 냄으로써 세계를 재창조하는 일은 우리의 본성이다. - P110

"경합하는 여러 이론들이 있다면 돈을 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된다." - P110

과학 이론은 반례들에 직면하면 폐기되도록 특별히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왕 틀린 것이라면 빨리 폐기되면 될수록 좋다. "실수는 빨리 할수록 좋다."라는 격언은 과학적 실천에서도 하나의 규칙이다. - P111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PaulSamuelson)이 언젠가 말했듯이 이론은 거듭되는 장례식을 통해 진보한다. - P111

양자전기역학과 자연선택에 근거한 진화론은 중요한 현상들을 다루는 거대 이론들 중에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그 이론들이 다루는 존재들, 예컨대 전자, 광자, 유전자 등은 측정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론의 진술들은 혹독한 비판과 수많은 실험 그리고 경쟁 이론의 끈질긴 문제 제기 등을 통해 철저히 시험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과학이론의 지위를 차지하려면 그 정도의 시험을 견뎌 내야만 한다. - P111

최고의 이론은 오컴의 면도날을 통해 판가름 난다.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용어는 1320년대에 오컴의 윌리엄(William of Occam)이 처음 사용한 것인데, 그는 "전제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전제들을 사용하는 것은 헛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P111

이론을 판가름하는 데 있어 검약성은 좋은 기준이다. 군살이 없고 시험에 통과한 이론만 있으면 하늘에서 태양의 길을 안내하는 포이보스(Phoebos, 아폴론 신의 다른 이름)나 북녘의 숲을 가꾸는 드라이아드(dryad, 그리스 신화의 숲의 요정)도 더 이상 필요 없다. 검약의 원리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하지만 뉴에이지 (New Age)운동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 P112

과학 이론도 상상력의 산물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정보에 입각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과학 이론은 이전에 짐작도 못했던 현상들의 존재를 예측하기 위해서 아무도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는 곳을 찾아간다. - P112

이론은 가설을 만들어 낸다. 가설은 탐구되지 않는 주제에 대한 훈련된 추측이다. 가장 좋은 이론은 가장 생산적인 가설을 생성해 낸다. 그리고 이 가설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명료하게 번역된다. 이론과 그것의 자손인 가설은 가용한 자료를 놓고 다른 이론. 가설과 경쟁을 한다. 이런 험난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다윈 진화론적인 의미의 승자로서 과학의 성전에 입성하게 되고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며 더 놀라운 물리적 실재를 탐구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한다. - P112

최대한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학은 세상에 대한 지식을 모아서 그 지식을 시험 가능한 법칙과 원리로 응축하는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탐구이다. - P112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하는 첫째 기준은 반복 가능성이다. 즉 다른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해도 같은 현상이 나와야 하고 그런 현상에 대한 해석이 새로운 분석과 실험을 통해 입증되거나 반증되어야 한다. - P112

둘째 기준은 경제성이다. 과학자들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적은 노력으로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정보를 추상화하고자 한다. 이것을 우아함의 추구라고 말할 수 있다. - P113

셋째 기준은 측정이다. 만일 어떤 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척도에 따라 적절히 측정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일반화는 명확해진다. - P113

넷째 기준은 발견 기법이다. 최고의 과학은 종종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방향으로 후속 발견들을 자극한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은 원래 원칙의 진위를 다시 시험해 보게끔 한다. - P113

마지막으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가르는 다섯째 기준은 통섭이다. 즉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여러 설명들을 서로 연결하고 일치시킬 수 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설명이 된다. - P113

천문학, 생의학 그리고 생리심리학은 이 모든 기준들을 만족시킨다. 하지만 불행히도 점성술, UFO학, 창조 과학, 크리스천 사이언스(미국의 종교가 에디 부인이 1866년에 창시한 신흥 종교로서 다양한 심리 요법을 통해 신자들을 늘리고 있다.)는 어떤 기준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 P113

진정한 자연과학은 이론과 증거로 꽉 맞물려 있으며 근대 문명의 기술적 진보에 근간이 되어 왔다는 점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이비 과학은 개인의 심리적 필요는 충족시킬 수 있으나 기술 발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 P113

과학의 최전선에는 언제나 자연을 자연적 구성 성분으로 쪼개는 환원주의가 있다. - P113

과학에 대한 비판가들은 환원주의를 일종의 강박증이라고 여긴다. 즉 환원주의자들은 종착점까지 내려가야만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최근에 이것을 "환원적 과대망상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묘사는 기소당할 수도 있는 명백한 오진이다. 입증 가능한 발견들을 산출해 내는 실제 과학자들은 환원주의를 이와는 완전히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 P114

환원주의는 다른 방도로는 도저히 뚫고 들어갈 수 없는 복잡한 체계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채용된 탐구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과학자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복잡성이지 단순성이 아니다. 환원주의는 그 복잡성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환원주의 없이 복잡성을 추구하면 예술이 탄생하지만 환원주의로 무장하고 복잡성을 탐구하면 그것은 과학이 된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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