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을 읽으면서 성공이라는 게 나 자신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거기에 더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도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의 저자가 속한 축구라는 분야 뿐만 아니라 어떤 다른 분야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성공이란 내부 요인(나 자신)과 외부 요인(주변 환경)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쓰고보니 너무 당연한 얘기 같기도 한데, 얘기는 당연할지 몰라도 실제 삶을 얘기처럼 당연하게 사는 건 또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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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읽다가 독자인 나의 눈길을 끄는 한 문장을 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행복하게 즐기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p.123)

사람마다 삶의 우선순위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자가 말한 위의 문장같은 고백이 우리 각자가 속한 삶의 분야에서도 비슷하게 나와야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최고의 무대에서 행복하게 즐기는 삶.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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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읽다가 사이클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여기서의 사이클은 무슨 자전거 사이클 이런게 아니라, 일종의 행동 루틴 같은 것이다. 저자가 팀을 이적하면서 출전하는 경기 수가 많아지자 체력 관리에 실패하면서 시즌 막판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러한 실패(?)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몸을 관리하는 노하우의 필요성을 체감한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우리 개개인의 삶에 적용해보자면 각자 속한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떤 노하우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저자의 경우처럼 체력을 요하는 일이라면 체력 관리 노하우, 어떤 지식을 요하는 일이라면 학습을 위한 노하우 등 분야별로 소위 말하는 요령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너는 특별한 재능을 가졌어. 자신감 있게 열심히 해봐" - P72

"괜찮아. 우리는 널 기다릴 거야" - P73

"호황이면 좋고 불황이면 더 좋다."
나를 둘러싼 상황이 어두워질 때마다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다. 글로벌 기업 도요타 자동차의 조 후지오 회장의 어록이다. 원래 뜻은 조금 달라도 나는 이 말을 곤경에 굴복하지 말고 더욱 노력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 P74

유럽 축구선수들은 다친 후에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I will be back stronger)‘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 P74

마인 에르스테스 토어(Mein erstes tor, 나의 첫 골) - P78

실력만 있으면 인정받는다는 유럽축구의 진리를 다시 한번 절감했다. - P78

아버지는 내가 쓰던 노트북을 집어 들고는 "오늘 이건 내가 가져가마"라고 조용히 말했다. - P79

아버지는 "흥민아, 축구선수한테 제일 무서운 게 교만이야. 한 골 넣었다고 세상은 달라지지 않아, 지금 네가 할 일은 다음 경기 준비야, 내일 보자"라면서 방을 나가셨다. - P79

축구선수는 직업 특성상 겉으로 화려해 보인다.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반대로 선수를 혼란에 빠트리기 쉬운 요소라고 생각한다. 자칫 현실을 망각하거나 쉽게 외적 화려함에 빠질 수 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가 소리소문 없이 잊히는 선수가 정말 많다. 급증한 세상의 관심이 혼란을 일으켜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 P82

내가 골을 넣을수록 아버지는 더 노심초사했다. 들뜨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카로스가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당부를 망각한 채 하늘 높이 떠올랐다가 태양의 열기에 날개를 붙였던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다. - P86

"네가 한국 축구의 미래다" - P87

"조금 좋다고 꼴값 떨고 교만해지고 나대면 안 된다. 반대로 조금 상황이 힘들다고 소심하게 있을 것도 아니다. 항상 자기 선을 지켜야 한다" - P93

밸런스가 무너진 몸 상태로는 아무리 노력해 봤자 소용이 없었다. - P94

"나는 자존심 상해서 못 돌아간다" - P95

내가 슛 능력을 타고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의 슈팅은 2011년 여름 지옥훈련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 P96

성미 급한 초여름 햇살이 내 정수리를 열정적으로 찔러 댔다. 죽을 것 같았다.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어지러웠다. 눈앞이 흐려졌다. 슈퍼마켓에서 사온 초콜릿과 바나나를 입안에 욱여넣어 떨어진 당을 채웠다. 서 있기만해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 P96

매일 아버지의 성에 찰 때까지 슛 훈련은 계속되었다. 입에서 신맛이 났다. - P96

훈련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을 먹자마자 쓰러져 자기 바빴다. 스마트폰을 들어 올릴 힘조차도 남아 있지 않았다. SNS는 끊긴지 오래였다. 대표팀 형들의 각종 경조사도 모두 건너 뛰었다. 혹시나 사람들이 내가 건방지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 누워서 그런 걱정을 하다가 이내 잠에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일어나면 지옥훈련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게 5주를 보냈다. 하루도쉬지 않았다. 단 하루도. - P98

5주 훈련은 지옥 같았지만 그 과정을 버틴 몸은 천국의 날개 달린 천사처럼 가벼웠다. 살면서 이런 컨디션은 처음이었다. - P98

프리시즌 첫날, 긴 여름 휴가에서 돌아온 동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했다. 나 혼자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훈련을 마쳤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훈련 강도에 비하면 함부르크의 프리시즌 첫 훈련은 내게 몸을 푸는 조깅 수준이었다. 자기 관리에 실패했던 애송이는 그렇게 프로축구선수로서 한 단계 올라설 준비를 마쳤다. - P98

롤러코스터에는 변치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올라가면 금방 떨어진다. 반대로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늘로 솟구치고, 우리 인생도 롤러코스터와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일만 있는 삶은 없다. 그 대신에 무슨 일이든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 P104

나는 ‘반짝 유망주‘로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렇게 끝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P105

지난 시즌과 차이가 하나 있었다. 부상을 대하는 마음가짐이었다. 전 시즌의 부상 경험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조언대로 좌절에 발목 잡혀 허우적거리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치료와 재활에 100%를 쏟아부었다.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가고 싶다는 일념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나는 2주 만에 훈련에 복귀할 수있었다. 다들 놀랐다. - P106

사람은 원래 자기 일은 버텨도 가족 일은 하염없이 걱정한다. - P109

"대들보가 휘면 기둥이 휜다" - P109

새 감독은 주변의 시선과 기대 속에서 본능적으로 전임자와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 P109

"좌절하지 말고 24시간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프로의 자세" - P110

회비가 무질서하게 교차되었던 2011-12시즌의 마지막에 나는 옷었다. 물론 우리 가족도. - P112

세상 어디에나 편견이 있다. 유럽에 온 한국인 선수는 ‘축구 못하는 동네에서 온 녀석‘이라는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유럽 기준으로 동양 선수들은 의사 표현이 소극적인 편이어서 만만하게 보기도 한다. 인종 차별과는 약간 다르다. - P113

마음의 담을 무너트리려면 경기장 안에서는 실력을 입증해야 하고, 밖에서는 ‘내가 너희 문화를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P114

경쟁해야 할 훈련에서는 절대 지지않았다. 1군에서 통하는 언어는 오직 실력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필요할 때는 나도 강하게, 세게 나갔다. 유럽축구에선 그게 당연하다. 훈련 중에 그렇게 거칠게 경쟁해도 일단 끝나고 나면 다들 일상으로 돌아갔다. - P114

가끔 더 세게 나가야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소위 ‘썩은 사과‘와 맞닥뜨릴 때다. 한국이든 독일이든 ‘썩은 사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강하게 나가야 한다. 내가 행동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 P114

반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오히려 기회라고. - P115

언제 어디서든 나의 최우선 기준은 출전 여부다. 축구선수는 뛸 때가 제일 행복하다. 아무리 빅클럽이라고 해도 벤치에만 앉아있으면 의미가 없다. - P118

첫째, 뛸 수 있는 팀이어야 한다. 둘째, UEFA 챔피언스리그처럼 큰 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연봉은 상관없었다. 돈은 항상 나의 목표가 아니라 내가 잘해서 따라오는 보너스라고 생각했다. - P118

금액의 크기가 선수의 실력과 정비례하진 않지만 그만큼 나를 원한다는 마음이 크다는 뜻이었다. - P120

"겸손해야 한다" - P122

성공 안에서 길을 잃지 말아야 한다 - P122

항상 상대방을 높이고 자신을 낮춰야 한다는 말씀도 나는 지금까지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 P123

레버쿠젠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아니라 나의 축구였다. 간단한 결론이다. 무거워진 통장은 그냥 겉모습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행복하게 즐기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 P123

골이란 지독하게 들어가지 않다가도 한 번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쉽게 들어가곤 한다. - P126

유럽 대회에 출전하는 팀의 선수라면 출전, 회복, 휴식으로 구성되는 나만의 시즌 사이클을 갖고 있어야 한다. - P128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성취라고 생각한다. - P133

"이렇게 팬들이 좋아해 주는 것도 현역으로 뛸 때 잠깐이다. 은퇴하면 아무도 너를 찾지 않을 거다. 관심 가져 줄 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인이든 기념 촬영이든 최대한 열심히 해드려야 한다" - P134

기본 문법부터 시작한 독일어는 이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설 정도로 익숙해졌다. 이번 변화는 운이 좋아서 얻어걸린 게 아니다. 모두 피와 땀과 노력과 맞바꾼 결과물이었다. - P138

나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다. 월드컵은 분명히 대단한 무대였지만 지금껏 내가 해왔던 대로 강하게 부딪치면 된다고 믿었다. - P138

평소 내 입에서 나오는 ‘국가대표의 책임감‘이라는 말은 순도 100% 진심이다. 나는 태극마크가 자랑스럽고 조국을 대표해서 뛰는 일을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고 굳게 믿는다. 나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스스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생각이 없다. 국가대표는 내가 먼저 고사할 수 있는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143

자신감과 패기만 있으면 월드컵에서 누구와 붙어도 다 해치울 수 있을 줄 알았다. 순진한 착각이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은 영락없는 약체였다. 같은 조에 속한 상대들이 꼽는 ‘승점 3점 제물‘이다. 우리 실력 이상을 발휘해야만 겨우 체면치레라도 할 수 있는 대회다. - P144

러시아와 알제리, 벨기에의 선수들을 차례로 상대하면서 내가 목격했던 그들의 눈빛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나도 나름대로 각오를 다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라운드 위에서 만난 상대 선수들의 눈빛은 그야말로 활활 불타고 있었다.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눈빛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그라운드에서 그렇게 투지에 불타는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 P144

싸움, 불화, 의견 충돌 등은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딱 좋은 ‘꺼리‘다. 작은 일이라고 해도 기사량이 많아지면 자연히 큰일처럼 부푼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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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친 첫 문장을 보며 독자인 나는 살짝 의아했다. 왜냐하면 내가 지난 여름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문과 남자의 과학공부》에서 봤던 내용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에는 생존 기계는 그저 생존만을 생각할 뿐 그다지 특별한 목적이 없다는 식으로 인지되어 있었는데 오늘 본문은 그와 반대되는 듯한 얘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읽어봐야 겠다.

생존 기계의 행동에서 가장 뚜렷한 특성의 하나는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 P125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생존 기계의 행동이 목적의식 있는 인간의 행동과 매우 닮았다는 것이다. 동물이 먹이나 배우자, 또는 잃어버린 새끼를 ‘찾는‘ 것을 보면, 인간이 무언가를 찾을 때 경험하는 모종의 주관적 감정을 그 동물 역시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감정에는 어떤 물체에 대한 ‘욕망‘, 즉 바라는 물체를 ‘마음속에 그린 그림‘ 또는 ‘목적‘이 내포되어 있다. - P125

현대의 생존 기계 중 적어도 하나(사람)에서는 이 목적성이 ‘의식‘이라고 불리는 특성을 진화시켰다. - P125

이들 기계는 기본적으로 극히 단순하며, 의식이 없으면서도 목적의식이 있는 듯 행동한다. 이러한 원리는 공학분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그와 같은 고전적인 예로는 와트증기 기관의 조속기調速機가 있다. - P125

‘목적기계‘, 즉 의식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기계 내지 물건은 사물의 현재 상태와 자신이 ‘바라는‘ 상태의 차이를 측정하는 일종의 장치를 가지고 있다. 이 차이가 클수록 기계는 더 열심히 돌아가도록 만들어진다. 이렇게 해서 기계는 자동적으로 그 둘의 차이를 좁혀 가며 (이 때문에 ‘음의 피드백negative feedback‘ 이라고 불린다), 자신이 ‘바라는‘ 상태에 도달하면 작동을 멈춘다. - P126

피드포워드feed-forward (실행 전에 결함을 예측하고 실시하는 제어) - P127

유도 미사일과 같은 기계가 의식을 가진 인간의 손으로 설계되고 만들어진 것이므로 의식을 가진 인간에 의해 직접 조종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은 잘못된 생각이다. - P127

‘컴퓨터는 조작하는 사람이 명령한 것밖에 못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왜 잘못된 것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유전자가 행동을 ‘조종‘한다고 말할 때 그 조종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 P127

중요한 것은, 컴퓨터가 실제로 경기를 할 때 컴퓨터는 이미 독립되어 있고 프로그래머의 훈수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프로그래머가 할 수 있는 것이란 미리 많은 양의 지식과 전략 및 기술에 대한 힌트를 적절히 섞어 입력하여 최선의 상태로 컴퓨터를 설정해 놓는 것 뿐이다. - P129

유전자 역시 인형을 직접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머처럼 간접적으로 자기 생존 기계의 행동을 제어한다. 유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생존 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뿐이다. 그 후 생존 기계는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가 되며 유전자는 그저 수동적인 상태로 그 안에 들어앉게 된다. 유전자는 왜 그렇게 수동적이 되었을까? 왜 고삐를 잡고 일일이 명령을 내리지 않을까? 그 이유는 시간적 차이 때문이다. - P129

프레드 호일Fred Hoyle과 존 엘리엇John Elliot의 소설 「안드로메다의 A A for Andromeda」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며, 좋은 공상과학 소설이 대부분 그러하듯 흥미로운 과학적인 논제들을 그 배경에 깔고 있다. 묘하게도 이 책은 이러한 논제들 중 가장 중요한 논점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 P129

《안드로메다의 A》와 그 속편 《안드로메다 돌파 작전Andromeda Breakthrough》은 내용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외계 문명이 터무니없이 먼 거리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생겨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말했듯이 안드로메다 성좌의 별에서 생겨난 것인지 일치하지 않는다. 전편에서는 그 행성이 우리 은하에 속하는 범위인 2백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러나 그 속편에서는 동일한 외계인이 2백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 P514

이 두 소설(《안드로메다의 A》와 그 속편 《안드로메다 돌파 작전Andromeda Breakthrough》)의 작가인 프레드 호일 Fred Hoyle은 저명한 천문학자이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상 과학 소설《검은 구름 The Black Cloud》 의 저자이기도 하다. - P514

한 분야에서 뛰어난 학자가 다른 분야에서도 뛰어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고쳐야 한다. - P515

광속은 우주 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속도의 이론적 상한선이다. 거기에다 기계공학적 문제를 생각하면 사실상의 한계는 광속보다 훨씬 더 낮다. - P130

무선 전파는 우주의 다른 장소와 교신하는 보다 좋은 수단이다. 한 방향으로만이 아니라 모든 방향으로 신호를 발송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있으면 아주 많은 세계 (그 수는 신호가 가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한다)에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P130

2백 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성좌에 어떤 문명이 있다. 그들은 자기들의 문화를 먼 외계에까지 전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직접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29

무선은 광속으로 전파되므로 그 신호가 안드로메다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 2백 년이 걸린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듯 거리 때문에 그들은 우리와 대화를 할 수 없다. 지구에서 연이어 송출된 메시지들이 각각 12세대만큼의 간격을 두고 전달된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거리에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분명히 헛된 일일 것이다. - P130

무선 전파가 지구와 화성 사이를 오가는 데 약 4분 걸린다. 이제 우주 비행사는 짧은 문장으로 말을 교환하는 습관을 버리고 대화보다는 편지 같은 장문의 혼잣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분명하다. - P130

로저 페인 Roger Payne이 지적한 대로 바다는 독특한 음향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즉 일정한 깊이에서 헤엄치는 어떤 고래들의 엄청나게 큰 ‘노래‘는 이론적으로 세계 모든 곳에서 들을 수 있다. - P130

고래들이 실제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와 교신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화성에 있는 우주 비행사와 같은 처지일 것이다. 수중의 음속으로 계산하면 그 노래가 대서양을 횡단하여 회담이 오기까지 약 2시간이 걸린다. 일부 고래들이 반복 없이 8분간이나 계속 독백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8분간의 독백이 끝나면 고래들은 노래를 처음부터 계속 여러 번 반복하는데, 그 반복 주기는 8분 정도다. - P131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을 제어하는 일을 통해서 작용한다. 이것은 세상을 조종하는 강력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리다. 배胚를 만들려면 인내를 갖고 몇 개월 동안 단백질 (합성)의 끈을 잡고 있어야 한다. 반면에 행동의 특징은 빠르다는 것이다. 행동은 수개월이라는 시간 단위가 아닌 몇 초, 또는 몇 분의 1초라는 시간 단위로 작용한다. - P132

유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안드로메다 외계인처럼, 자기들을 대신해서 신속히 작동할 컴퓨터를 조립하고, ‘예상‘할 수 있는 많은 우발적 사건들에 대처하기 위한 규칙과 ‘충고‘를 사전에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 두는 것뿐이다. - P133

그러나 체스 게임이 그렇듯이 생명체가 맞닥뜨릴 수 있는 우발적 사건이란 수없이 많기 때문에 도저히 그 모든 것을 예상할 수는 없다. 체스 프로그래머와 마찬가지로, 유전자는 생존 기계에게 생존 기술의 각론이 아니라 일반 전략이나 비결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 - P133

북극곰의 유전자는 곧 태어날 자신들의 생존 기계가 미래에 추위를 느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유전자가 그것을 하나의 예언으로서 생각해 내는 것은 아니다. 그 유전자는 생각이라는 것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두꺼운 모피를 만들 뿐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그 유전자가 과거의 몸속에서 항상 해 왔던 일이고, 또 그 유전자가 아직도 유전자 풀 속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P133

복잡한 세상에서 예측이란 불확실하게 마련이다. 생존 기계가 내리는 결정은 모두 도박이다. 따라서 유전자가 할 일은 뇌가 평균적으로 이득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뇌에 미리 프로그램을 짜놓는 것이다. - P134

진화라는 카지노에서 쓰이는 판돈은 생존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유전자의 생존인데, 여러 가지 면에서 개체의 생존을 유전자 생존의 근사치로 보아도 좋다. - P134

장기적 안목에서 당신의 유전자가 살아남는 기회를 최대화하도록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 P134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올바른 도박을 하도록 뇌를 만들어준 유전자의 개체가 당연히 더 잘 살아남고, 따라서 같은 유전자를 퍼뜨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 P134

‘고도의 문학적, 학문적 취미를 가졌으나 자신의 분석적 사고로 이해할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교육을 받아 온 많은 사람들‘이 ‘허황된 철학 이야기‘에 매력을 갖는다는 메더워의 말 - P515

예측 불허인 환경에서 예측을 하기 위해 유전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학습 능력을 만드는 것이다. - P135

우리에게 지도는 세계의 일부를 2차원으로 압축한 축소 모형이다. 컴퓨터 지도에는 아마도 마을을 비롯한 여러 지점이 각각 위도와 경도라는 두 가지 수치로 표시한 도표로 나타날 것이다. - P137

미래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생존 기계는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학습할 수 있는 생존 기계보다 한 단계 앞서 있는 것이다. 시행착오중 ‘시행‘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들며, ‘착오‘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은 보다 안전하면서 보다 신속하다. - P139

사회적 동물은 다른 개체들, 즉 잠재적인 교미 상대, 경쟁자, 협력자, 적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러한 세계에서 살아남아 번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른 개체들이 다음에 무엇을 하려는지 잘 예측해야만 한다. - P519

시뮬레이션 그 자체도 시뮬레이션의 대상인 세상의 일부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자기 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의식의 진화가 충분히 설명되는 것 같지 않다. 그 이유는 무한 회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형의 모형이 있다면 모형의 모형의 모형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P140

의식에 대해 제기되는 철학적 문제가 무엇이든, 현재 우리의 목적에서 의식이란, 실행의 결정권을 갖는 생존 기계가 그들의 궁극적 주인인 유전자로부터 해방되는 진화의 정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 P140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타적이든 이기적이든 동물의 행동은 유전자의 제어하에 있으며, 그 제어가 간접적이기는 하나 그와 동시에 매우 강력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 P140

생존 기계와 신경계를 조립하는 방법을 지시함으로써 유전자는 생존 기계의 행동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러나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순간순간 결정하는 것은 신경계다. 유전자는 일차적 정책 수립자이며 뇌는 집행자다. 그러나 뇌가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정책 결정권을 갖게 되었으며, 결정권 행사에서 학습이나 시뮬레이션과 같은 책략을 쓰게 되었다. - P140

진화는 실제로 유전자 풀 내 유전자들의 차등적 생존을 통해 단계적으로 일어난다 - P140

따라서 어떤 행동 패턴 - 이타적인 것이든 이기적인 것이든-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다른 행동을 ‘담당하는‘ 경쟁적 유전자, 즉 대립 유전자보다 유전자 풀 속에서 더 잘 생존해야 한다. - P141

이타적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란 이타적으로 행동하도록 신경계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말한다. - P141

무언가에 ‘대한‘, 무언가를 ‘담당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은 그 유전자가 변할 때 무언가도 변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유전적 차이 하나는 세포 내 분자들의 세세한 양상을 바꿔서 복잡한 배 발생 과정에 차이가 생기게 하고, 이것이 이를테면 행동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 P520

진화의 근본적인 점진성, 즉 적응적인 진화는 기존의 구조 혹은 행동에 작은 변화가 생겨 진행된다 - P521

꿀벌은 부저병 foul brood이라는 세균성 전염병에 걸린다. 이것은 꿀벌의 애벌레나 번데기가 벌집 속에서 세균에 감염되어 썩는 병이다. - P141

위생적인 종류는 병에 걸린 애벌레를 발견하고 봉방에서 끄집어내 버림으로써 병을 빨리 근절할 수 있다. 한편 감염되기 쉬운 종류는 이 ‘위생을 위한 영아 살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병에 걸리기 쉽다. - P141

유전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생존 기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 서로 ‘협력‘한다 - P143

유전자는 우두머리 프로그래머이며 자기의 생명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유전자는 자기의 생존 기계가 생애 중에 부딪치는 모든 위험을 그 프로그램이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로 심판받는다. 그것은 생존 법정에서 내려지는 냉혹한 심판이다. - P144

생존 기계와, 생존 기계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뇌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개체의 생존과 번식이다. 이 ‘군체‘ 내의 모든 유전자는 이에 동의할 것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먹이를 찾고, 잡아먹히지 않으려 하고, 병이나 사고를 피하려 하며, 나쁜 기후 조건에서 몸을 지키려 하고, 이성을 찾아 교미를 시도하며, 자기들이 누리는 것들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려 한다. 굳이 예를 들 필요도 없다. 원한다면 주위의 야생 동물을 잘 관찰해 보라. - P144

신호란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의 근육의 힘을 이용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 P521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정보가 아니며 다른 동물을 속이는  정보는 더욱더 아니다. 그것은 설득력 있고, 최면을 거는 것이며, 주문을 거는 웅변이다. - P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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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들이 많이 나온다. 나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점검해보면서 개선해야 할 점들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결국 관계와 관계의 결합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고, 잘 살지 못한다는 것은 이옷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어려울 게 없습니다. - P132

좋은 관계, 나쁜 관계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요?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내가 그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P132

이웃을 기쁘게하면 내 자신도 기쁩니다. 이웃을 슬프게 하면 내 자신도 고통스러워집니다. 마음은 메아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웃에 따뜻한 마음을 기울이면, 그 이웃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내 자신의 내적인 평안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관념적인 종교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본성에 관한 것입니다. - P132

어떤 사람이 좀 얄밉다, 밉상이다, 그런 마음이 들면 오히려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를 하세요. 그 사람은 내 마음을,
내 한 생각을 돌이키게 하는 선지식이니까요. - P133

선지식이라고 하면 무슨 머리로 쌓는 지식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던데, 여기서 말하는 선지식은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즉 스승입니다. - P133

선지식이라는 존재가 무슨 야단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깨우침을 주면 그가 바로 선지식입니다.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내 자식이 나에게 선지식이 될 수 있습니다. - P134

내 마음이 상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마음을 써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마음을 써야 할 일은 내가 만난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입니다. 친절은 인간의 아주 고귀한 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P134

세계화라는 것은 세계 여러 나라의 입장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세계화를 하고 세계 시민이 되는 것도 좋지요. 그런데 이보다는 인간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계 시민의 대열에 당당하게 서려면 사람의 도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 할 수 있는 도리로 친절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P135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다 큰 친절을 베푼다면 우주가 그만큼 선한 기운으로 확장됩니다. 좋은 기운으로 충만하게됩니다. 우주라고 해서 관념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로켓을 타야만 갈 수 있는 저기 먼 세계가 아닙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환경이 바로 우주입니다. 바깥에서 찾지 마십시오. 진리는 바로 내 안에, 내 곁에 있습니다. - P135

이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물질적인 가난 때문이라든가, 신체적인 장애 때문이 아닙니다.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없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있으면 어떤 역경 속에도 결코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산다 하더라도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없으면 불행해집니다. - P135

이웃을 따뜻하게 대하는 그런 사랑 없이는 그 어떤 위대한일도 이 지구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간답게 살다가 간사람들, 현재 또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 마음에는 다그런 따뜻한 사랑이 있습니다. 또 따뜻한 친절이 있습니다. - P136

마음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본래부터 우리는 다 갖추고 있습니다. 단지 그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을 뿐이에요. 그 마음이 겹겹으로 닫혀 있을 뿐입니다. 그 마음에는 본래부터 따뜻한 사랑이 가득 고여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 생각 뒤틀려서 엉뚱한 데 정신을 파느라, 딴 데 신경을 쓰느라 자기 마음을 그렇게 열지 못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 마음을 활짝 열기만 하면 됩니다. - P136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이웃을 통해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열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을, 내 이웃을 선지식으로 대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내 마음이 저절로 열립니다. 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간절해지는 존재가 됩니다. - P136

언짢은 사이란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나를 겸허하게 합니다. 생각을 돌이키게 합니다. 그러면 편해지고, 본래의 내가 될 수 있습니다. - P137

사랑과 친절이 우리 마음속에서 싹트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태어납니다. 이것이 진정한 탄생이고 부활입니다. - P137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늘 변하고 있습니다. 계절이 변하고, 우리의 마음이 변하고, 세월이 변하고, 권력이 변하고, 경제 구조가 변하고, 공기의 상태가 변합니다. 모든 것은 변화 속에 있습니다. 이게 우주의 실상이고 원리입니다. - P140

변한다는 것은 가능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 P140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지 않고는 본질적으로 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자기 존재를 자각하려면 고독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각 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발휘하는 데에는 고독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 P141

진정한 고독은 영혼 가운데 있는 심연深淵 같은 것입니다.
고독을 체험하려면, 즉 자기 존재에 대한 의미를 캐내려면범속한 일상에 저항해야 합니다. 또 범속에 저항할 수 있으려면 생명의 본질을 알아야 합니다. 생명은 바르지 않은 것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생명을 느끼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침묵의 바다에 들어가 봐야 자기 생명의 무게, 자기 생명의 빛깔을 알 수 있습니다. - P141

여러분들이 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묵상을 하고 피정에 참여하는 것도 자기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나는이것을 고독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마주하는외로움을 통해 사람답게 변할 수 있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은 자기 정화의 시간, 자기 응시의 시간입니다. - P142

사람의 기본을 이루는 구조는 세상에 있습니다. 세상에 있다는 것은 함께 있다는 뜻입니다.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같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홀로 있는 시간과같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배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으로서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성찰을 해야 하고, 집단 속의 일원으로서는 공동체의 발전에 협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 P142

산에서 사는 저 같은 중과 도시에서 사는 여러분 사이에는아무 연결점이 없는 것 같지만, 같은 시대의 공기를 마시면서 같은 문제를 두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절대 무연無緣한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존재와 존재로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P142

나뭇가지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뻗어 있지만 뿌리는 하나입니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맺어져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운명을 받은 겁니다. 가지들이 뿌리를 공유하여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듯 우리는 같은 나무에서 뻗은 가지들입니다.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살아가지 않을 수없는 그런 존재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쁨과 슬픔을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웃이 됩니다. - P143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돌 하나하나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하나의 자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여 이 중앙성당과 같은 건물을 짓는다면 어떨까요? 그때의 돌 하나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작은 돌 하나만 빠져도 건물은 온전해지지 않습니다. - P143

노력과 물자가 저마다 각기 있을 때는 그저 하나의 소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소재가 인간적인 표정을 갖추고 통일된 원리 안에서 건축에 참여하면 새로운 존재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 P143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은 대단한 존재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동체를 이룰 때 한 개인의 존재는 승화되어 무한하게 확산됩니다. 특히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눌 때 진정한 동료가 됩니다. 쉽고 간단한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래서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함께했을 때 진정한 동료의식이 싹틉니다. - P143

집단을 하나로 모으는 사회인지, 아니면 흐트러뜨리는 사회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헤쳐 나가야 하는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 P144

좋은 일은 사람을 한데 모으고, 좋지 않은 일은 산산이 흐트러뜨립니다. - P144

나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내가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거예요. - P144

카뮈의《전락》이라는 소설 - P145

우리는 인간성을 상실하고 괴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 이웃을 보살피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 P145

말은 쉽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 태종대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 용두산 전망대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갖추기란 어렵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바로 그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 P146

누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P146

대한민국은 대형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생명의 속성인 자유와 평화를 싣고 가고 있습니다. 이 버스를 지금 누가 운전하고 있습니까? 소수 지배 계층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의 문제이고 우리의 문제입니다.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모른 척해서는 안 됩니다. 이 시대의 공격에 대해서, 이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모른 척할 수 없는 거예요. 이 시대에 대해서, 시대의 흐몸에 대해서 책임이 있는 겁니다. 역사를 창조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는 거예요. - P147

삶의 가치와 살아갈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고통을 감내하고 견뎌 낼 수가 있어요. - P147

빅토르 프랑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면 "인간의 기본적인 자세는 의미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 P148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희망을 찾습니다. 비극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통해서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생명의 씨앗을 틔우고 꽃피우고 열매 맺으려 합니다. - P149

사람은 과거나 미래에 살지 않고 지금 이 시간, 이 자리에서 삽니다. 노을 지는 벤치에 앉아서 과거를 반추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불안의 탑을 쌓을 필요도 없습니다. - P149

철학자의 말을 인용해 본다면 시간은 관념적 개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흐르고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흐르고 변하는 것은 사물이거나 사람이거나 우리의 마음일 뿐입니다. 시간 그 자체는 그대로 늘 있는 거예요. - P149

사람이 만든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계는, 즉 시간의 흐름은 단지 인간들이 만들어 낸 약속일 뿐입니다. 지나가 버린 과거도 오지 않은 미래도 우리 것이 아니에요. 그러니 반추할 필요도, 불안해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공간과 붙잡히지 않는 개념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사람이 사람답게 변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때입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이 자리예요. - P149

롱펠로의 「인생 찬가」는 말 그대로 인생을 찬양하는 시라고 할 수 있는데, 삶을 관조하는 말들로 가득합니다. 그중 한 부분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아무리 즐거워도 미래를 믿지 말고 죽은 과거로 하여금 그 시체를 내지 않게 하라 죽은 과거는 그대로 묻어 두어라 행동하라, 살아 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 P150

우리는 생명의 한 장면을 아무렇게나 살아 버리면 안 됩니다. 즐겁고 유익하게 연소해야 합니다. 순간순간이 생명의무게로, 생명의 빛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 P150

사람이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동안에는 병에 걸리거나 늙거나 죽을수가 없습니다.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탄생의 과정이 멎을 때, 어둡고 불쾌하고 싸늘한 죽음이 우리 삶의 문을 두드립니다. - P150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그리고 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지, 늙고 병들고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달라져야 합니다. 정말 자기답게 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150

우리는 끌려가는 노예가 아니라 역사를 창조하는 당당한 존재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 됩니다. 나답게, 우리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그리고 지금 이 시대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 P150

표준어가 정제된 수돗물이라면 사투리는 따뜻한 피와 같은 것입니다. - P153

언어라는 것은 그렇습니다. 자기의 뿌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이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 P154

언어에 우열이 있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구성진 것으로 치면 아마도 남도 방언이 으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호남 방언은 수식어가 아주 발달했지요. 수식어가 발달했다는 것은 그만큼 감정이 섬세하다는 뜻입니다. - P154

작금의 사태들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총체적인 비리입니다. 우리 개개인도 우리 시대를 이루는 한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 P155

사회라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그런데 추상성이 개인 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사회는 사람들로 이루어진하나의 집합체예요. 존재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지 사회가 아닙니다. 개개인이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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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각종 SNS 들이 사람들의 집중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것의 원인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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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요즘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용어인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의 핵심은 우리가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p.203)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우리가 볼 것들을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알고리즘은 우리를 해당 플랫폼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 설계되는데, 이러한 설계와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가 합쳐져서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컨텐츠들이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진다는 말이다.

본문의 내용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소식들보다는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상당부분 채워져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었다. 또한 각종 드라마나 영화같은 것들도 무슨 막장 드라마나 기막힌(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본문 내용과 그에 걸맞는 사례들을 함께 생각해보면서 저자의 얘기에 더욱더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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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10분 규칙‘과 ‘타임박스‘라는 것이 나오는데, 실제 생활에서 적용해보면 좋을만한 꿀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페이스북과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의 사업 모델을 이해해야 한다 - P194

페이스북은 우리가 화면으로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는 시간만큼 돈을 벌며, 우리가 화면을 내려놓을 때마다 돈을 잃는다. - P194

페이스북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확실히 광고도 더 많이 보게 된다. 광고주들은 우리의 시선을 얻는 대가로 페이스북에 돈을 지불한다. - P194

"페이스북과 구글 서버 내부에 우리를 본뜬 작은 저주인형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 P195

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건 언제나 저주 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 P197

이 시스템을 칭하는 전문용어 (뛰어난 하버드 대학 교수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가 만들었다)는 ‘감시 자본주의‘다. - P197

"체스를 둘 때 내가 당신보다 앞서서 당신의 수를 전부 예측한다고 상상해봐요. 당신을 이기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거예요. 이게 바로 전 인류의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 P198

이들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우리의 주의력을 흩뜨려야 한다. - P198

이건 우리가 구축해서 계속 허용하고 있는 유인 구조의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 P199

"그들의 사업 모델은 스크린타임이지, 우리의 일생이 아니에요." - P199

문제는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앱과 노트북에서 여는 웹사이트가 설계되는 방식이다. - P200

진짜 논쟁은 이것이어야 한다. 어떤 기술이, 어떤 목적에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는가? - P201

알고리즘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일관된 핵심 원칙이 하나 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 정보를 보여준다. 그게 다다. 우리가 화면을 더 많이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므로 알고리즘은 언제나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도록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보를 파악해서 그 내용을 점점 화면에 들이붓는다. 알고리즘은 집중을 방해하도록 설계된다. - P202

알고리즘이 신경쓰는 것은 단 하나, 즉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릴 것인지다. - P203

안타깝게도 인간의 행동에는 기이한 특성이 하나 있다. 대체로 우리는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 - P203

이 타고난 인간 특성이 온라인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점점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싶다면 영상 제목에 어떤 단어를 넣어야 할까? (유튜브 트렌드를 감시하는 가장 훌륭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 단어들은 ‘증오, 말살, 혹평, 파괴‘다. - P204

그러므로 우리를 화면 앞에 붙잡아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알고리즘은 (의도는 없었지만 불가피하게) 우리를 화나고 격노하게 만드는 일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분노를 많이 일으킬수록 참여도도 높아진다. - P204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분노하는 데 쓰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 트리스탄이 말했듯이, 이러한 현상은 ‘증오를 습관화‘한다. 증오가 우리 사회의 뼈대에 스며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 P204

우리가 분노에 보상하고 자비에 벌을 주는 알고리즘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오늘날 (비난은 더 하고 이해는 덜하는) 이러한 태도는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모두의 반응이 되었다. - P205

이 시스템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여섯 가지 방식 - P206

첫째, 이 웹사이트와 앱들은 우리의 정신을 길들여 잦은 보상을 갈망하게 만들도록 설계된다. 우리가 ‘하트‘와 ‘좋아요‘ 를 갈구하게 만든다. - P206

한번 이러한 강화에 길들여지면 "현실과 물리적 세계에 머물기가 무척 힘들"다..."이만큼 잦은 보상을 즉각적으로 주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갈망 때문에 우리는 이 시스템에 연결되지 않았을 때보다 핸드폰을 더 많이 집어 들게 된다. 달디단 리트윗의 황홀감을 얻으려고 일과 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 P206

둘째, 이 웹사이트들은 평소보다 전환을 더 자주 하게 만든다. 핸드폰을 집어 들거나 노트북에서 페이스북을 클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전환이 집중력에 일으키는 피해가 고스란히 발생한다. 앞에서 다룬 증거들은 이러한 전환이 술이나 약에 취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사고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206

셋째, 이 웹사이트들은 (트리스탄이 말했듯) 우리를 "내침"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이들은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우리가 무엇을 즐겨 보고, 무엇에 흥분하고, 무엇에 화를 내고, 무엇에 격노하는지를 배운다. 우리의 개인적 트리거를 구체적으로 무엇이 우리를 어지럽힐지를 배운다. 즉 우리의 집중력을 뚫고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 P207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은 우리의 과거 행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을 조금씩 내놓으며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리게 만든다. 종이책이나 텔레비전 같은 오래된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겨냥하지 못한다. 소셜미디어는 정확히 어느 지점을 뚫고 들어가야하는지 안다. 우리가 가장 산만해지는 지점을 학습해 그곳을 겨냥한다. - P207

넷째,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 때문에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자주 화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실험을 통해 분노 자체가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해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평소만큼 집중하지 못하며 "정보 처리의 깊이가 얕아"짐을 발견했다. 즉, 더 얄팍하고 부주의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분노로 온몸이 떨리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 웹사이트들의 사업 모델은 매일같이 우리의 분노를 부채질한다. 이들의 알고리즘이 퍼뜨리는 단어가 ‘공격, 나쁜, 비난‘임을 떠올려보라. - P207

다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에 더해, 우리가 타인의 분노에 에워싸여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 현상은 우리에게 다양한 심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P207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가 분노와 적대감으로 가득한 환경에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이로써 우리는 더욱 각성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위험을 찾는 상태로 바뀌고, 책을 읽거나 자녀와 함께 노는 활동처럼 더 느린 형태의 집중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 P208

여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사회 전체에 불을 지른다. 여러 단계로 구성된 이 현상은 우리의 집중력에 가해지는 가장 복잡한 형태의 피해이자, 내가 보기에 가장 해로운 피해다. - P208

인류가 이 위험(프레온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은 과학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거짓 정보와 구분하고, 힘을 합쳐 조치를 촉구하고, 정치인들을 압박해 행동에 나서게 하는 모든 단계에서 사회 전체가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 P209

한 사회로서 힘을 합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우리의 능력을 이 웹사이트들이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 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뿐만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집중력까지 파괴한다. - P209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는 거짓주장이 진실보다 훨씬 빨리 퍼져나가는데, 알고리즘이 분노를 유말하는 내용을 더 빠르고 멀리 퍼뜨리기 때문이다. - P209

우리가 거짓말 속에서 길을 잃고 끊임없이 동료 시민에게 화를 내면 여기서부터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우리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집단으로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지고 악화된다. 그 결과 사회는 위험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실제 위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더욱 각성 상태가 된다. - P210

알고리즘은 그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영상을 더 오래 보게 만들 내용을 선택할 뿐이다. - P211

"어디에서 시작하는 말도 안 되는 것에서 끝이 납니다." - P211

"우리의 시스템이 매일 크랭크를 돌리듯 조직적으로 급진화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썩은 사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썩은 사과 공장입니다. 우리가 썩은 사과 농장이에요." - P212

어떤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 P217

현재 우리가 "인류의 집단적 퇴화와 기계의 진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합리성과 지성, 집중력을 갈수록 잃어가고 있다. - P218

낙천주의가 폭발하는 가운데 인류가 무언가를 만들었다가 자신이 만든 발명품을 더 이상 제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문학에 가득하다...(중략)...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 역시 그에게서 탈출해 살인을 저지른다. - P219

"자기 발명품이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할 때, 우화에서는 그때가 바로 그 발명품의 작동을 멈추는 순간 아니야?" - P219

다이어트 책은 비만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고, 디지털 다이어트 책은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한다. - P222

어린 시절은 아이와 부모 사이의 작은 연결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그 순간들을 놓치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다. - P223

"제게는 평생 나를 통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고, 결국엔 제가 그걸 통제했어요." - P225

"내적 트리거는 불편한 감정 상태입니다." - P227

"핵심은 회피예요. ‘이 불편한 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나지?‘가 핵심이죠." - P227

우리 모두가 자신의 내적 트리거를 탐구하고 고찰해 그것을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 - P227

마음을 들쑤시는 감정이나 지루함,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마다 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했고, 포스트잇 한 뭉치를 집어 알고 싶은 내용을 그 위에 적었다. - P227

"우리는 습관에 매여 있지 않습니다. 습관은 끊을 수 있어요. 언제나요. 우리는 습관을 바꿀 수 있어요. 그 방법은 내적 트리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과 그 행동 사이에 일종의 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 P227

우리 모두가 ‘10분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데, 그 규칙이란 핸드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때 10분만 기다리는 것이다. - P227

우리가 ‘타임박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매일 할 일의 자세한 계획을 짜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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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는데, 여기서 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점점 증폭시켜나갔던 과정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천문학자의 꿈을 키워왔고, 결국 천문학자가 되어 지금 이《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추가로 얘기를 덧붙이자면 저자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노력들이 우주에 직접 가보기 힘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우주라는 세계를 알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기에 저자의 노력이 더욱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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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지중해 동부 연안의 이오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과학사史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닌, 전체 지도를 본문의 지면에 할애(p.345)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만약 지도없이 텍스트만 있었다면 연상이 잘 되지 않아서 지루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좀 더 보태자면 지역의 이름과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이 함께 매칭이 되어있었던 것이 본문의 내용과 지도를 연계하면서 읽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행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단지 태양의 빛을 반사할 뿐 - P330

만일 우리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지구와 행성들은 아예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눈부신 태양의 광채 속에 완전히 파묻힌 채 태양광선을 반사하는 희미한 점일 뿐이다. 좋아, 그렇다면 다른 별들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행성들 중 몇몇에는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을까? 살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겠어? 그 생물은 물론 브루클린의 우리와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 P330

그때부터 나는 천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별과 행성 들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다면 그곳들을 방문해 보겠다고 - P330

생물학에는 반복설反復說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가설은 모든 상황에 100퍼센트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의 발생 과정에 관해서는 비교적 잘 들어맞는다. 반복설의 핵심 내용은 개체 하나의 발생 과정이 해당 종이 겪어 온 진화의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 P331

나는 개개인의 지적 성숙 과정에서도 반복설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조상들이 해 온 사고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해 간다. - P331

가젤 ㅡ 아프리카에 사는 영양의 일종 - P333

우리와 동물 사이를 이어 주는 끈이 있다. 우리는 동물을 사냥해서 먹고 동물도 우리를 잡아먹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짐승의 일부이고 짐승은 우리의 일부다. - P333

음식을 미리 다 먹어 버리면 나중에 우리 중 누군가가 굶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모든 사람은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는 항상 규칙이 있다. 규칙은 신성한 것이다. - P334

불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보호받고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원시적‘ 개념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은 수많은 근대 문명의 뿌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류의 유산이다. - P335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각 집에는 반드시 화로가 있있다. 고대 인도의 브라만 계급 사람들의 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화로를 돌보는 규칙이 아주 엄하게 정해져 있었다. 밤에는 물이 죽지 않도록 재를 덮어 두어야 했고, 아침에는 불을 되살리기 위해 나뭇가지를 더 넣어 줘야 했다. 화로 속 불의 죽음을 가족의 죽음과 동격으로 여겼다. - P335

이 세 문화권 모두에서 화로의 의식은 조상숭배와 관련이 있었다. 이것이 ‘영원의 불‘의 기원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종교 의식, 정치적 행사, 스포츠의 제전 등에서 두루 통용되는 횃불 점화 의식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 P335

그들은 불꽃을 두려워하지만 우리는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불꽃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불꽃을 돌보고 불꽃은 우리를 돌보아 준다. - P336

하늘은 중요하다. 하늘은 우리를 덮고 있다. 하늘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 P336

밤하늘의 그림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똑같은 그림이 매년 거기에 걸려 있다. 달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해 가느다란 은이 되었다가 둥그런 동그라미로 자란다. 그리고 또다시 사라진다. - P336

달은 천천히 움직이며 별 앞으로 지나가지만, 나중에 보면 별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달은 별을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들은 분명 달 뒤에 있다. - P337

별은 다른 세상의 사냥꾼들이 밤에 피우는 모닥불이겠지. - P337

어떤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다른 때에는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 P339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 P339

정교한 생각들은 원시 공동체의 집단에서 흔히 볼 수있다. 예를 들어,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Kung 족도 은하수를 그들 나름대로 설명할 줄 안다. 그들이 사는 위도에서는 은하수가 사람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다. 그들은 하늘이 거대한 짐승이고 우리는 그 짐승 뱃속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머리 위의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수를 "밤의 등뼈"라고 부른다. 이렇게 해석을 해 놓고 보면 은하수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 P340

!쿵 족 사람들은 은하수가 밤을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은하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둠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우리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지고 재미있는 상상이며 설명이다. - P340

글자 앞의 느낌표(!)가 뜻하는 것은, 이 소리를 낼 때 앞니 안쪽에 혀를 대는 동시에 K를 발음하라는 것이다. - P339

하늘의 모닥불이나 은하수 등뼈 같은 비유적 해석들은 대부분의 인류 문화에서 점차 다른 생각들로 대체돼 갔다. 하늘에 있다고 생각한 그 막강한 존재들이 다양한 이름의 신으로 승격됐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고 계보도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우주 속에서 수행해야하는 임무도 맡겨졌다. - P340

인간이 염려하는 모든 일을 관장하는 남신 또는 여신이 정해졌다. 신들이 자연을 다스렸다. 신들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었다. 만일 그들의 기분이 좋으면 식량이 풍부해졌으며, 따라서 인간도 행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무엇인가 신들을 언짢게 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가뭄, 폭풍우, 전쟁, 지진, 화산, 돌림병 등이 인간을 덮쳤다. 그러면 신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혀야 했다. - P340

신들을 달래기 위하여 사제와 예언자로 이루어진 방대한 조직이 구성되었다. 하지만 신은 변덕스러웠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자연은 신비에 싸여 있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 P340

헤라는 올림포스 신의 우두머리인 제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을 사모스 섬에서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스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때 헤라의 유방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젖이 밤하늘에 흘러서 빛을 내는 띠가 됐다고 한다. 서구인들이 은하수를 부를 때 쓰는 ‘젖 길Milky Way‘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이 신화에는 하늘이 지구를 기른다는 통찰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은하수의 원래 의미를 수천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셈이 된다. - P341

오랫동안 자연에 대한 종교의 피상적인 해석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가로막아 왔다. 호메로스 시대의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늘과 땅, 천둥 번개와 폭풍우, 바다와 지하 세계, 불과 시간, 사랑과 전쟁 모두에 신들이 관여했다. 나무나 풀숲 한구석, 자연 어디에나 요정이 살았다. - P342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억눌러 온 생각은 이 우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신 또는 신들이 실을 당겨 조종하는 꼭두각시연극이라는 생각이었다. - P342

이오니아는 이오니아 해에 있지 않다. 이오니아 해에서 에게 해 연안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이오니아라고 불렀다. - P342

사고의 혁명을 통해서 사람들은 혼돈 Chaos에서 질서 Cosmos를 읽어 내기 시작했다. - P342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초에 ‘형태가 없는‘ 혼돈이 있었다고 믿었는데 그 내용은 「창세기」의 구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혼돈의 신 카오스가 먼저 밤의 여신을 만든 다음 짝짓기를 했다. 거기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결국은 모든 신과 인간이 됐다. 혼돈으로부터 이렇게 우주가 탄생했다는 생각은 그리스인들의 자연관과 잘 맞는 것이었다. 변덕스러운 신들이 다스리는 예측 불허의 세상이 자연이라는 그들의 자연관과 상통했다. - P343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사조가 태동했다. 그것은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위대한 생각들 중의 하나이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 P343

하나가 꾸며 낸 것이라면 둘 다 꾸며 낸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346

문화는 일정한 박자와 일정한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문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한다. - P346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뇌의 가장 고등한 부분과 잘 들어맞고 그부분을 아주 잘 설명하며 또 그 부분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에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권이라도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 과학을 발견하게 되고 말 것이다. 다만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과학과의 만남에서 앞서거나 뒤설 뿐이다. - P346

탈레스, 유클리드, 뉴턴의 연속성 - P348

오늘날 우리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에 근거해서 만물을 설명 - P349

‘Enuma elish‘는 ‘높이 있을 때‘라는 뜻으로 시의 첫 구절이다. - P348

에누마 엘리시는 일본과 아이누족의 신화를 연상케 한다. 그 설화들에 따르면, 원래 코스모스는 진흙투성이였는데, 새의 날갯짓에 두들겨 맞아 육지가 바다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피지 제도 사람들의 창조 신화도 이런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로코마우투Rokomautu가 육지를 만들었다. 그는 대양의 밑바닥에서 진흙을 자신의 큰 손 가득히 퍼 올려 여기저기에 쌓아 놓았다. 그렇게 해서 피지 섬들이 만들어졌다." 물이 말라 육지가 되었다는 생각은 섬에 사는 사람들이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었을 것이다. - P348

탈레스의 친구이자 동료인 밀레투스의 아낙시만드로스 Anazimandros는 연구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최초의 인물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수직으로 세워 놓은 막대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을 관찰하여 1년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계절의 시작과 끝도 제대로 알아냈다. 오랜 세월 상대방을 때리고 찌르는 무기로만 사용돼 온 막대기가 아낙시만드로스 덕분에 처음으로 훌륭한 시간 측정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 P350

그(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의술이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과 화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353

히포크라테스의 전통에는 이론적인 내용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저술했다는《고대 의술에 관하여 On Ancient Medicine》를 보면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 P353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별이 떠오를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천랑성天狼星, Sirius와 대각성大角星, Arcturus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좀생이Pleidades가 저물 때를 주의해야 한다." - P353

공기에 대한 실험을 최초로 했다고 기록에 나오는 인물은 기원전 450년경에 활약했던 엠페도클레스 Empedocles 라는 이름의 의사이다. - P353

이 실험(공기에 대한 실험)은 혈액 순환에 관한 완전히 잘못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수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 탐구에 실험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학하기에서 매우 중요한 혁신임에 틀림이 없다. - P353

엠페도클레스가 사용한 실험 기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수세기 동안 사용해 오던 가재도구였다. 예를 들면 물시계depsydra 또는 ‘물도둑‘ 이라는 기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중요한 결론에 이르렀다. 물도둑은 끝이 열려 있는 가늘고 긴 대롱이 놋쇠 공 위에 붙어 있고, 놋쇠 공 밑에는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물건으로서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 국자 대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 P354

물도둑을 물속에 담가 놋쇠 공 안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대롱 끝을 연 채로 물에서 꺼내면 밑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물이 가는 빗줄기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대롱의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제대로 막은 다음 꺼내면 손가락을 떼지 않는 한 물은 놋쇠 공 안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또 엄지손가락으로 대롱 끝을 막은 채로 놋쇠 공을 물속에 담가 보면 물은 놋쇠 공 안에 채워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물이 놋쇠 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엠페도클레스는 그것이 공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P354

그(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멍청하게도 대롱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은 채 물도둑을 물에 넣는다면, 그 안에 들어 있던 공기가 물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엠페도클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공기가 너무 작게 나뉘어 있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공기도 물질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 P356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엠페도클레스는 미쳐서 스스로 신이라 여긴 나머지, 에트나 대화산의 칼데라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용암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매우 용감한 지구물리학자였다고 상상해본다. 그의 죽음은 생명을 무릅쓴 관측 중에 일어난 실족사였을 것이다. - P356

데모크리토스Democritos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해는 곧 즐거움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P356

데모크리토스가 만들어 낸 ‘원자 atom‘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자를 수 없다.‘라는 뜻이다. ‘원자는 궁극의 입자로서,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려는 시도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라는 뜻이 이 한 단어에 담겨 있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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